레이블이 종북논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종북논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3월 2일 토요일

'종북 논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3-03-01일자 기사 ''종북 논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퍼왔습니다.
[기고] 박근혜의 '종북 프레임'은 허상인가, 실재인가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왜 서민들이,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와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수정당에 투표할까? 서민들이 보수정당의 정체를 모르기 때문일까? '사실'을 알고 이해하기만 하면 돌아설 것인가?"

2013년 대한민국에 관한 질문이 아니다. 이것은 2004년 11월 민주당의 존 포브즈 케리(John Forbes Kerry) 후보가 공화당의 조지 워커 부시(George W. Bush)에게 패배한 후에 던져진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의 질문이다. 이에 대해 레이코프는 "사실 혹은 진실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생각은 환상이다. 진실만으로는 자유로워질 수 없다.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체계와, 그 가치를 떠올리게 하는 언어와 '프레임'에 근거하여 정치와 후보자에 대해 판단을 내린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기 이익과는 반대로 투표하는 것이다. 그들을 투표소로 들어가게 하는 동기는 바로 그들의 가치이다. 프레임, 곧 생각의 틀을 바꿔라"라고 조언한다.

레이코프에 따르면 공화당이 '엄격한 아버지의 가족'(strict father family) 모델에 근거한 권위주의적 가치 프레임을 작동하여 보수주의자들을 설득한다고 한다. 미국의 빈민들은 부자들이 규율을 잘 터득해서 그 대가로 많은 돈을 소유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화당에 투표한다는 것이다.

"레이코프는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을 뿐 아니라 유럽도 생각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이념을 말하는 그의 머릿속에는 좌우 이념의 나라 유럽이 들어 있지 않다. (중략) 레이코프의 논리는 미국의 영토 안에서만 통용될 수밖에 없는 반쪽짜리이다. 미국 외에는 좌파가 법으로 금지됐던 한국 같은 나라에나 적용될 만하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이 10석의 의석으로 국회에 진출한 2004년 이후 한국에는 제한된 범위 내에서지만 제대로 된 좌우 이념 갈등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점차 그의 언어 만능 논리가 힘을 잃고 있다. 그의 이론을 한국사회분석에 적용할 때에는 적어도 이만큼의 오차는 인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관련기사 : "박근혜 '중도 전략', 레이코프 눈에는")

19세기부터 노동운동과 사회주의운동의 역사를 지녀왔던 유럽에서는 노동계급이 자신의 계급적 지위에 상응하는 투표행위를 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다. 단적인 예로 스웨덴 사회민주당은 1932년부터 1976년까지 무려 44년간 장기집권을 하였고, 그 후 일시적으로 우파정부가 들어섰지만, 우파정부가 오히려 더 '친노동적 정책'을 제시하여 다수 의석을 차지한 것이라고 평가된다. ([스웨덴모델, 독점자본과 복지국가의 공존] (김인춘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이제 슘페터의 예언처럼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진화할 것처럼도 보인다.

냉전과 매카시즘을 배경으로 사회당조차 허용하지 않는 미국은 유럽으로부터 동떨어진 '갈라파고스'(Galapagos)임에 분명하다. 부시의 이라크전쟁에 바바라 리 하원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주)을 제외한 모든 민주당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이 찬성을 했던 사실만 보아도 극명하다.

그런데 레이코프의 핵심은 유권자가 자신의 계급적 지위가 아닌 가치관에 의하여 투표한다는 것이다. 그 나라에 좌우의 이념대립 구도가 있느냐라는 문제와는 절대적으로 무관하며, 또한 민주노동당이 10석을 차지했든 말든 그것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요컨대 유럽의 유권자에게는 계급적 지위가 가치관의 상당 부분에 투영된 데에 반하여, 미국의 노동계급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것이다. 어떻게 보면 레이코프는 '유럽의 우파'들에게 더 큰 의미를 가진다. 미국에서 코끼리는 공화당임에 반하여, 유럽의 코끼리는 사민당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2010년 스웨덴 총선은 흥미 있는 결과를 전했다. 사회민주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지만, 온건당(Moderaterna)을 필두로 한 우파동맹이 다수당이 되었다. 온건당은 '소득세 감소와 고용보험 비용 최소화, 군대와 경찰력 증대, 학교와 병원 민영화, 기업권리 확대, 핵발전소 건립'을 내세웠다. 온건당은 선거기간 동안 '일하지 않는 자에게 보조금 최소화'라는 '익숙한' 슬로건을 내걸었다. '유럽의 코끼리'가 흔들리고 있다.

사실 조지 레이코프가 세계적 관점 혹은 인류의 문명사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되든지 관심이 없다. 오로지 2013년 대한민국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지만 궁금할 따름이다. 요컨대 내전(內戰)으로 인해 모든 반정부운동이 공산주의운동으로 탄압받았던 우리의 역사를 볼 때, 유럽보다도 미국과의 유사성이 더 크면 컸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대한민국 서민층 상당수가 자신의 계급적 지위와 반대로 투표를 하고 있다는 현실을 볼 때, 레이코프는 우리에게 너무도 의미심장하다.

 
▲ 유권자들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 정당의 손을 들어줬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달리, '정통 보수'로 평가 받는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에 이어 2대 째 대한민국 최고 통수권자의 지위를 이었다. ⓒ프레시안(최형락)

한국 보수당의 프레임은 무엇일까?

아리스토미니스 처바스 감독의 (테라-인류 최후의 전쟁)(2010)은 폭력과 전쟁으로 지구를 잃어버린 지구인들이 새로운 행성 '테라'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해머 장군'은 생존을 위해 테라를 점령하려 하고, '평의회'와 '짐'(Jim)은 그에 대적한다. 공화당을 상징하는 '해머'는, 전투에 임하는 군인들에게 '인류의 생존과 미래를 위하여 역사에 영원히 이름이 남을 것'이라는 비장한 연설을 한다.

미국 보수주의의 가치는 어수룩하지 않다. 공화당은 몇십 년에 걸쳐서 정교하고 체계적인 가치관을 생산하여 왔으며, 이를 보급시켜 왔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노동계급이 자신의 계급적 지위를 자신의 가치관에 투사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한국의 하층민들이 미국의 빈민들처럼 부자들이 규율을 잘 터득해서 그 대가로 많은 돈을 소유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할까? 천만에. 우리의 경우 '부의 축적과정' 자체가 권력과의 야합 또는 불법적인 정보의 취득, 부도덕한 거래를 통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한 탓에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마저도 부당하게 부인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정치인과 관료들은 모두 존경받지 못하며, 끊임없이 그 도덕성을 의심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 지배체제(regime)가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도대체 보수당이 선거에서 이제껏 승리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종북(從北) 프레임'이다. 한국 보수당의 '종북 프레임'이란 자신에 대한 반대파를 '북한'과 동일시하는 전략이다. 한국의 민주당이 '민주 대 반민주' 프레임으로 자파를 강화시켜 왔던 것처럼, 보수당은 '종북 대 안보' 프레임으로 자파를 강화시켜 왔다. 종북 프레임은 소위 '북풍'(北風)이 있을 때에 일시적으로 작동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보수당 지지자들은 언제나 '종북 프레임'으로 모든 정치적 사실(事實)들을 여과(濾過)한다.

제2연평해전(2002년 6월 29일 발발)에서 죽은 군인의 미망인이 지난 대선 박근혜 후보의 찬조연설자로 나와서 시종일관 북한에 대하여 비판하였다. 우리나라 보수당의 지지자들은 '북한에 대한 비판'과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종북 프레임은 허상인가 실재하는 것인가?

레이코프는 공화당의 '깨끗한 하늘 계획'(The Clear Skies Initiative)의 '깨끗한'(Clear)은오염기업에 대한 규제완화를 감추는 프레임이고, '건강한 숲'(Healthy Forests)의 '건강한'(Healthy)은 벌목을 은폐하는 프레임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한국 보수당의 '종북 프레임'은 허상인가 실재하는 것인가?

민주당과 진보진영이 '종북'(從北)으로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의 보수당은 민주당과 진보진영의 한반도 평화전략을 '종북'으로 매도하고 있다. 실제 그들은 '대립' 이외에 다른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대한 이유는 실제로 진보진영 내에 '친북주의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60~70년대 반정부 진영에 '친북파'가 있었고, 80년대 NL-PD 논쟁에서 NL(민족해방론)이 '주체사상'을 기본으로 한 것 또한 사실이다. 진보진영은 이제껏 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진 파시즘에 대항하여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라는 주제로 이 문제를 접근하였다. 요컨대 '종북 프레임'은 실존하는 친북주의자들의 행동에 한해서는 실재(實在)이며, 보수당의 반대파 전부에 확장되는 한도에서는 허상(虛像)이다.

'종북논란'과 '종북세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지난 21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전교조 교사들이 주축이 된 이적단체 '새시대교육운동'의 대표 박 모 씨와 집행위원장 김 모 씨, 정책을 담당한 최 모 씨와 인천지역책 백 모 씨를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 등은 지난 2008년 1월 초 경북 영주에서 새시대교육운동을 결성하고 이듬해 5월까지 예비교사 및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을 대상으로 북한의 사상·주장에 동조하는 강의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초등학교 교사인 최 모 씨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강성대국건설을 위한 투쟁 신념인 '오늘을 위한 오늘에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자'라는 문구를 급훈으로 인쇄해 교실 복도 벽에 걸어뒀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 씨 등은 (조선의 력사) 등 북한 원전을 소지하고,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발췌본을 작성해 내부 학습자료로 배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전교조 차원의 교육 교류 명목으로 여러 차례 방북해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선군정치는 정의의 보검'이라는 내용이 담긴 북한 간부의 연설문 등을 입수,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 씨는 총 스물여섯 차례나 방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단체가 전국적인 조직체계를 구축하고 북한 대남혁명론 및 사회주의 교육 철학을 추종하면서 교육현장에서 주체사상·선군정치 등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학습·전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위에 기소된 공소사실이 조작된 것이라면 당연히 싸워야 한다. 그러나 만약 사실이라면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위와 같은 기소를 비판해야 하는가 아니면 위와 같은 '주사파'에 대하여 반대를 표명해야 하는가?

핵을 보유한 미국이 자신의 안보를 위해 핵보유를 정당화하는 반면에 다른 나라의 안보에는 핵무기가 필요 없다고 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리처드 버틀러(Richard Butler)의 지적은 타당하다. 그러나 이러한 논거로 북한의 핵보유를 수긍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바로 우리의 생명과 미래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동일한 문제이다. 일정한 사상에 관한 모의를 범죄로 치부하는 것은 문명국가의 이성에 부합하지 않지만, 그 모의가 '더 비이성적인 국가'의 기동전(機動戰)을 지원하는 진지전(陣地戰)적 행위가 된다면, 다르다. 인권적 비평이 아닌 적어도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한도에서 더 이상 '사상의 자유'라는 계몽주의적 낭만(浪漫)으로 대답할 수 없다.

더구나 '북한'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정부이기 때문이다. 김운회 교수의 지적처럼 '북한은 마치 조선 말기처럼 상부구조가 하부의 생산관계와 생산력의 발전을 철저히 왜곡시켰기 때문에 역사의 추가 거꾸로 가고 있는 상태'이다.(☞관련기사 : "슘페터와 그람시의 봄, 서울")

'북한'은 봉건국가에 불과하며, 그들의 반민주주의와 반인권적 행태, 그리고 인민들의 경제적 피폐는 어떤 이유로도 변명될 수 없다. 우리 유권자 중 60대 이상은 실제로 6·25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더구나 북한은 최근에는 핵실험까지 마친 상태이다.

지금까지 이 같은 친북주의자들에게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탓에 민주당과 진보진영 전체가 종북으로 매도당했던 것이다. 'MB 정부'가 제아무리 반민주적이라고 하더라도 '김정은 정부'에 비할 바가 아니다. 김정은 정부를 비판하지 못하는 이정희 대선 후보가 MB와 박근혜를 비판할 때, 유권자들의 종북프레임은 이정희의 주장이 팩트라고 하더라도 모두 튕겨버리는 것이다.

보수당의 종북프레임은 북한정부를 '절대악'(絶對惡)으로 묘사함으로써 완성된다. 문제는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이다. 동시대에서 가장 반동적인(reactionary) 정부를 꼽으라면 단연 '북한정부'일 수밖에 없다. 레이코프는 상대방의 프레임으로 답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실재하는 영역이 있다는 점에서 레이코프가 말하는 미국 공화당의 프레임과는 다르다. 그래서 그 프레임으로 들어가야 한다.

왜 남한의 진보주의자들은 '북한인권 운동'을 보수주의자들의 손에 맡기고 있는가? 이는 보수주의자들이 자신을 정당화하는 용도로 북한인권운동을 활용하는 것을 방관하는 것이다. 70년대 국제앰네스티는 박정희의 인권탄압을 규탄하였다. 동일하게 남한의 진보주의자들은 북한정부의 인권탄압을 규탄하여야 한다. '북한정부에 대한 규탄'이 빠진 단순한 '북한돕기 운동'은 북한정부의 체제선전의 도구로 악용될 수밖에 없다.

진보진영은 보수당의 종북프레임을 정면으로 안아 '정풍운동'(整風運動)을 해야 한다. 역사상 좌파들이 늘 해왔던 "'다른 것'(different)과의 구별(distinction)"이 아닌 "'틀린 것'(fault)의 배제(exclusion)"를 해야 한다. '주사파'는 '진보'가 아니다. 그래서 '진보'라는 이름으로 함께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진보진영은 '전선'과 '깃발'만 있고, 콘텐츠가 없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김현철 변호사(법무법인 세민)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애국가’로 옮겨붙은 종북논란…이석기, 또 기름부었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7일자 기사 '‘애국가’로 옮겨붙은 종북논란…이석기, 또 기름부었다'를 퍼왔습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애국가는 국가 아니다’
“애국가 부르면 쇄신…황당한 닭짓”
이석기, 비보도 전제 당특위 비판

애국가, 국가 아니라니…
새누리 “대한민국 부정 막장드라마”
황우여까지 “국가 안위에 관한 문제”


‘애국가는 국가’ 법적 근거는…
‘안익태 곡=국가’ 공식지정 없지만
‘굳어진 관습’ 국민은 국가로 인식


이석기의 진담? 의도된 실언?
정치적 파장 뻔한데 신중치 못해
일각선 “색깔론 피해자로 몰고가”


부정경선 논란에 이어 최근 자신이 운영한 선거기획사의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석기(사진) 통합진보당 의원이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 기자 9명과 점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당 새로나기특위가) 애국가 부르면 쇄신이라는데, 황당한 ‘닭짓’(멍청한 짓의 은어)이라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선), (중앙), (동아) 등 보수언론 기자들도 모두 참석한 자리였다.


■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이 의원의 애국가 발언은 통합진보당 새로나기특위에 대한 대화 도중 튀어나왔다. 비보도(오프더레코드) 요청을 5차례나 한 뒤였다.


-(당) 새로나기특위 토론회는 봤나? “토론회는 아니고 나중에 그 내용은 봤다.”


-동의하는 게 있나? “거의 없다. 아예 없다.(웃음)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현장 말로, 김어준 식으로 ‘쫄지마 XX’, 이런 것처럼 ‘애국가 부르면 XX다’, 이런 정서가 있다. 그런데 애국가 부르면 쇄신이라니, 황당한 닭짓이라고 본다. (중략) 애국가란 것도 국가가 아니다. 잘못 이해하시는데 우리나라는 국가가 없다. 미국은 있다. 애국가는 그냥 여러, 나라 사랑하는 노래 중에 하나인 거다. 애국가가 국가로 정해진 바가 없다.”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 그냥 나라 사랑하는 노래라는 얘긴가? “독재정권 때 (국가인 것처럼) 만들어진 건데 그걸 마치 국가인 양 하게 된 거다.”


-국가로 정한 것 아니었나? “국가라면 아리랑 이런 게 실제로 우리 민족적 역사와 정한을 다뤘다. (국가라면) 윤도현 식으로 다이내믹하든지, 최근엔 ‘버스커 버스커’ 노래도 좋다. 세련된 것보다도 아마추어인데 진정이 배어서 사람 마음 스쳐가는 그런 노래가 (좋다).”


■ 발언마다 논란 
대통령령인 ‘대한민국 국기에 관한 규정’과 대통령훈령인 ‘국민의례규정’엔 국민의례 등의 애국가 제창 관련 규정이 있다. 이 의원 말대로 애국가가 국가라는 법적 근거는 없다. 한 역사학자는 “태극기는 법(‘대한민국국기법’)으로 국기로 규정돼 있지만, 애국가는 공식적·법적으로 국가로 지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애국가가 국가로 불려왔고, 국민 다수가 이를 국가로 인식하고 있다는 ‘관습법’적 차원에서 보면 이 의원의 발언은 일반 국민의 인식과 동떨어져 있다. 반감을 부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 의원은 부정경선과 종북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자신의 발언 하나하나가 커다란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인데도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했다.


당장 민주통합당이 선긋기에 나섰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어 “국가를 이념논쟁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이석기 의원에게 상식의 정치를 주문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 색깔론 불러일으키는 발언 이유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17일 “(애국가 발언을) 국가 안위에 관한 문제로 생각하며, 최근의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국가안위위기관리체계’를 마련하고, ‘국가기밀보호특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종북좌파의 국가기밀에 대한 접근, 유출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원·비서실·당 소속 및 출입인사의 기밀접근 관리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규정한 ‘종북좌파’의 개념도 모호하고, 이념을 근거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기능을 제한하겠다는 발상도 위헌 시비가 붙을 수 있다.


이석기 의원이 보수언론과 새누리당이 비판적으로 쓸 만한 얘기를 거듭하면서 자신을 ‘색깔론의 피해자’인 것처럼 만들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파문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어떤 파장이 있을지 예상하지 못했다면 지각이 없는 것”이라며 “이 발언을 놓고 보수나 수구 쪽에서 (논란을) 잘못된 상황으로 끌고 갈 거라는 건 뻔히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2012년 6월 9일 토요일

종북논란 틈타…‘코걸이 귀걸이’ 보안법 활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8일자 기사 '종북논란 틈타…‘코걸이 귀걸이’ 보안법 활개'를 퍼왔습니다.

검찰, 노동해방연대 기소
‘폭력혁명’ 주장도 없는데
‘우회적 표현 있다’며 적용

반자본주의를 표방하는 사회주의 운동단체 간부들이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2008년 11월, 사회주의노동자연합(사노련) 간부들에 대한 기소 때와 마찬가지로 검찰은 이들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변창훈)는 성아무개(53)씨 등 노동해방실천연대(해방연대)의 전·현직 간부 4명을 이적단체 구성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2005년 6월에 창립된 해방연대가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성된 단체’라고 판단했다. 이들이 ‘한국사회주의노동자당 강령 초안’에서 밝힌, 자본주의 국가 파괴 및 노동자국가 수립, 생산수단의 사회화, 토지 초과 보유분 무상몰수 등의 주장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강령 초안을 읽어보면, 폭력혁명을 주장하는 표현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이들이 내세운 공약이라는 것도 무상보육, 모성보호, 간접세 폐지와 누진세 강화 등 기존 진보정당의 공약과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자본주의 국가기구 파괴’나 ‘부르주아 계급의 저항 분쇄’는 폭력혁명의 우회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시민강좌 등을 통한 공개활동은 “대중 침투 전술의 결과”로 규정했다. 검찰은 “해방연대는 극좌 사회주의 혁명 세력으로, 종북주의 세력과는 구분이 필요하다”면서도 “외부에 드러난 모습만으로 해방연대의 위험성 여부를 속단하면 그 본질적 위험성을 간과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런 생각들이) 자기들 머릿속에만 있고 외부로 표출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지만, 기관지도 만들고 인터넷에서 알리고 전파를 했기 때문에 선전·선동이 성립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주의 운동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국가보안법에 의한 처벌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어야 가능한데, 노동해방연대라는 조직이 대한민국 체제에 어떤 위험을 주는지 의문”이라며 “검찰의 기소는 종북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정에 추정을 거쳐 ‘폭력혁명을 시도했다’며 처벌하는 국가 폭력”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2012년 6월 4일 월요일

탈북자=변절자? 종북논란, 민주통합당으로 확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04일자 기사 '탈북자=변절자? 종북논란, 민주통합당으로 확산'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솎아보기] 국가관 논란으로 확산… 보수언론 총공세, 야권연대에도 ‘빨간 불’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이 4일자 아침신문 톱을 장식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의원 비례대표 21번으로 당선된 바 있는 임 의원은 지난 1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탈북자인 백요셉씨와의 대화 중 폭언을 한 것이 탈북자 비하 발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 욕설 발언 등으로 파문이 확산됐다.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 추진 논란이 종북 논란과 국가관 논란으로 확대된 가운데 민주통합당도 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일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보수신문들은 특히 통일운동을 했던 임수경 의원의 과거 전력을 문제삼고 이번 발언으로 의원 자격 문제까지 제기하면서 종북 논란을 국가관 검증으로 확대시키는 모양새다.
지난 3월 뜨겁게 달궜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이 재수사한지 3개월만에 마무리에 들어갔지만 이렇다할 수사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이 작성한 비선 문건까지 나왔지만 윗선 배후에 대해서는 전혀 밝혀내지 못하며서 수사팀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ㅤㅎㅔㅆ던 윤슬기씨가 지난 2일 숨졌다. 윤씨는 지난 4월부터 산재 승인을 받기 위해 뛰어다녔지만 결국 두달이 안돼 세상을 떠났다. 삼성전자 반도체 및 액정화면 공장에서 일을 하다 병에 걸려 사망한 사람은 윤씨를 포함해 56명이다.
다음은 4일자 아침종합신문 머릿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임수경 의원의 발언 파문은 지난 1일 서울 종로 한 식당에서 탈북자 백씨와 대화 중 불거져 나왔다.
백씨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 의원과 오고간 대화를 소개했고, 이에 대해 임 의원은 트윗을 통해 사과를 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보도자료를 통해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인터넷상 검색어를 오르내리면 큰 관심을 끌었고, 단순 헤프닝을 넘어 '변절자' 논란과 국가관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탈북자 백씨는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당시 사건을 재구성하고 녹취록까지 공개할 의사가 있다고 전해 쉽사리 파장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임수경 발언, 무슨 일이 있었나?
백씨의 주장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따르면 지난 1일 사건은 서울 종로 한 식당 술자리에서 시작됐다.
백씨는 지난 1일 우연히 임 의원이 일행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사진 촬영을 요청해 휴대 전화를 이용해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식당 종업원이 임 의원의 보좌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임 의원을 찍은 사진을 삭제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백씨는 임 의원을 찾아가 사진 삭제를 임 의원이 지시한 거냐고 물었다. 백씨는 한 TV 토론회에서 패널로 참가해 임 의원과 토론을 벌인 적이 있고, 임 의원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한국외대 재학 중이어서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이에 임 의원은 "그런 적 없다. 나에게 사소한 피해가 갈까봐 (보좌관들이) 신경을 쓴 것이니 이해하라"고 말했다.
문제는 백씨가 "이럴 때 북한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아시죠? 바로 총살입니다. 어디 수령님이 명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합니까"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불거졌다.
임 의원은 이같은 대답에 "너 누구냐"면서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XX가 굴러 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라고 발언을 했고, 이어 "너 그 (새누리당) 하태경(의원)하고 북한인권인지 뭔지 이상한 짓 하고 있지. 하태경 그 변절자 XX,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 하태경 그 개XX. 진짜 변절자 XX야"라고 했다고 백씨는 주장했다.
백씨도 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선배님. 누가, 누구를 변절했느냐. 당신이 아버지라고 부른 그 살인마 김일성을 하태경 의원님이, 그리고 우리 탈북자들이 배반했다는 말씀이냐"고 응수했고, 임 의원은 "개념 없는 탈북자 XX들이 어디 국회의원에게 개기는 거야.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 너 몸 조심해 알았어"라고 말했다고 백씨는 주장했다.
이같은 내용은 백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하면서 일파만파 논란이 커졌고, 임 의원은 성명까지 내고 탈북청년이 보좌관들에게 ‘북한에서는 총살감’이라는 말을 해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언론과 정치권은 임 의원의 발언을 그냥 넘어가지 않을 태세다.
탈북자=변절자? 
4일자 신문에서는 임 의원의 발언을 상세히 소개할 뿐 아니라 사설을 통해서도 일제히 임 의원의 자격 문제를 제기했다. '탈북자=변절자'라는 인식이 곧 임 의원의 종북 의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논리도 공통점이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대한민국에서 이들을 보호하고 있고 국제사회도 탈북자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그런데도 쉽게 ‘변절자’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임 의원의 대북관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일보는 "물론 임 의원은 ‘보좌관에게 총살 운운한 학생을 꾸짖은 것이 전체 탈북자 문제로 비화됐다’고 밝혔으나 국민들의 뇌리에는 아직도 종북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좌로 읽힌다"며 "종북주의자가 통합진보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임 의원은 술자리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당사자에게 사과하는 동시에 국민을 향해서도 진솔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씨의 총살 발언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한 발언이 비화됐다는 임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백씨의 주장하는 구체적인 발언들이 소개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정확한 사실관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하지만 이미 임 의원을 종북 의원으로 낙인찍고, 통합진보당을 엮어 야권 전체를 종북 프레임으로 묶으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탈북자들과 북한 인권 운동을 두루 칭해 변절이나 이상한 짓으로 여기는 그의 사고방식이 해명된 것은 아니다. 그가 여전히 주사파의 이념에 사로잡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동아일보는 임 의원이 1989년 6월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참가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년 5개월을 복역한 사실을 전하면서 "그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됐을 당시부터 민주당 내에서조차 ‘임종석 전 사무총장의 아바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임 전 사무총장을 1989년 주사파가 장악한 전대협의 의장으로 임 의원의 방북을 기획, 실행한 인물이라고 지적한 데 이어 "임 의원이 방북 당시 다녔던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는 통합진보당 주사파의 산실(産室)로 이석기 의원 등 경기동부연합의 주력이 졸업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자들과, 북한의 실상을 보고 북한 인권 운동가로 돌아선 전향자들을 비하한 것은 주사파의 본색을 부지불식간에 드러낸 것이 아닐까"라며 "정치권 내 주사파 종북세력을 통진당만의 문제로 국한하는 것은 협소한 시각"이라고 전했다.

▲ 조선일보 3면

새누리당도 임 의원의 '변절' 발언을 지적하며 종북 논란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우 대변인은 "임 의원이 어느 나라 의원인지 참담한 심정이다. 공당의 국회의원이 어떻게 이런 폭언과 망발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는지 의아스러울 뿐”이라며 “도대체 누구를 변절했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임 의원의 발언으로 불거진 이번 사태가 종북 논란으로 민주당에 불꽃이 튈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동아일보는 민주당 당직자의 말을 빌려 "통합진보당의 종북 논란이 예민하게 불거진 시기에 오해받기 딱 좋은 사건이 터져 머리가 아프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도 탈북단체들의 반응과 백요셉씨의 인터뷰, 임수경 의원 과거 전력 분석을 1면과 3면 관련기사에 걸쳐 실었다.
조선일보는 아예 사설을 통해 임 의원의 조국이 어디인지를 묻는 질문으로 임 의원을 압박했다. 조선일보는 "탈북자들은 김씨 세습 왕조 밑에선 도저히 못살겠다며 목숨 걸고 대한민국 땅을 찾은 사람들"이라며 "임 의원이 그런 2만여 탈북(脫北) 국민을 변절자로 보고, 북한 민주화 운동에 발 벗고 나선 하태경 의원을 자기 손으로 처단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면 임 의원의 마음속 조국은 북조선공화국이라는 뜻인가"이라고 물었다.
중앙일보도 사설을 통해 "탈북자들과 운동권 출신으로 북한 인권운동을 벌여온 하 의원을 “변절자”라고 부른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북한 정권에 정치적·도덕적 정통성이 있으며, 충성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임 의원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온 데는 통일 논의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발언으로 그에게 국민을 대표해 국정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임 의원이 직접 탈북자를 포함한 국민 앞에 나와 사과를 하는 건 기본이다. 민주통합당이 당 차원에서 임 의원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보도했다.
보수 신문들이 임 의원의 발언과 통합진보당 사태를 계기로 국회의원의 국가관 논란을 확대시키고 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상의 자유가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논란이 매카시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국가관을 의심받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선 안 된다”는 발언을 분석해 국가관 논란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한겨레는 "박 전 위원장이 이런 발언을 한 건 최근 통합진보당이 ‘종북 논란’에 휩싸여 뭇매를 맞는 상황에서 보수 후보로서 분명한 정체성을 드러내 보이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또한 이렇게 하는 게 12월 대선을 치르는 데 유리하다고 계산했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진보정당과 연대를 한 민주통합당까지 ‘이념적으로’ 몰아붙일 수 있는 정치적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박 전 위원장은 문제의 발언 당시 “이 사태에 민주통합당도 큰 책임이 있다”며 ‘민주당 책임론’을 거론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겨레는 "그가 내세우는 가치가 2012년의 시대정신을 제대로 담보하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과, 그의 리더십이 개발독재를 이끈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권위주의적이고 일방통행식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 탓이 컸다"며 "‘국가관’을 이유로 대의기관인 국회의원 거취를 결정하자는 박 전 위원장 발언은 이런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킬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 신문 1면

실제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3일 논평에서 "박 전 위원장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5·16 군사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이라고 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국가관 논란이 박 전 위원장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여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겨레는 "이석기 의원 등의 최근 발언이나 행동에 공안적인 것이 전혀 없는데도 제명 운운한 것은 매카시즘적 발상(유창선 박사)",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의회에 들어와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심각하게 훼손하는 게 보인다면 제명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국가관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국회 입성이 안 되고 제명하자는 건 매우 위험하다(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발언을 소개하면서 국가관 논쟁과 논란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흐지부지’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39)의 폭로로 시작된 검찰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재수사가 흐지부지 되고 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형사부 등의 검사 14명으로 특별수사팀을 꾸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48)과 그의 수하인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42)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했지만 사실상 청와대 윗선은 밝히지 못했다.
경향신문은 "이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를 받기 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증거인멸의 ‘몸통’이라고 자인했다. 또 최 전 행정관의 혐의는 장 전 주무관의 구체적인 폭로로 이미 드러난 상태였다. 검찰이 밝혀냈다고 하기엔 민망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향신문은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진 전 과장이 작성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2008·8·28)’라는 문건을 압수했다. 문건에는 “VIP 보고는 ‘공직윤리지원관 → BH 비선 → VIP(또는 대통령실장)’로 한다”고 돼 있다. VIP는 대통령, BH는 청와대를 말한다"며 "그러나 검찰은 지원관실이 운영된 2008년 7월~2010년 7월 대통령실장을 지낸 정정길 현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게 최근 서면조사서를 보내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관봉 형태로 건네진 5000만원은 이번 사건의 핵심을 밝혀줄 열쇠로 통했지만 검찰은 이에 대한 수사도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향신문은 "장 전 주무관은 “장석명 민정수석실 비서관이 줬다고 들었다”고 했지만 검찰은 장 비서관을 지난달 말 한 차례 불러 조사하는 데 그쳤다"며 "이 돈은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관련자들이 2심에서 유죄를 받은 시점에 전달됐다. 또 장 전 주무관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돈이 전달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정부 기관의 공금이나 정권 실세의 비자금, 또는 민간기업에서 흘러든 부적절한 자금으로 밝혀질 경우 그 자체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윤슬기씨 숨져
삼성전자 액정화면(LCD) 천안공장에서 일해온 윤슬기씨가 지난 2일 숨을 거뒀다.
윤씨는 1999년 LCD 공장에서 근무하다 재생불량성빈혈에 걸려 13년간 투병해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4월 근로복지공단에서 자신과 같은 질환을 앓던 김지숙씨가 산재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산재 신청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상담을 받은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 산재 신청을 하지 못했다.
윤씨는 지난 군산여상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9년 6월7일 삼성전자 LCD 천안사업장에 입사해 이 공장에서 LCD 패널을 자르는 일을 맡았다.
윤씨가 잘라낸 LCD 패널은 바로 앞 공정에서 화학물질을 바른 뒤 옮겨진 것이었는데 그는 화학물질이 묻은 패널을 다뤘지만 면장갑만 끼고 일했고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또한 바로 앞 공정과 윤씨가 일하던 공정 사이의 출입문은 항상 열려 있었다. 화학물질에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았던 셈이다.

▲ 경향신문 10면

윤씨는 이같은 작업환경에서 근무를 시작한지 5개월 만에 쓰러져 병원에서 재생불량성빈혈 판정을 받았고, 그해 12월 퇴사했다. 윤씨는 지난 13년간 수혈에 의존하다가 지난달 상태가 급악화돼 병원에 입원했지만 재생불량성빈혈로 인한 폐출혈과 장출혈로 끝내 숨졌다.
이종란 노무사는 “윤씨가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 청구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유족이 대신 청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