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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삼성병원 의사가 '삼성 직업병' 산재 신청 심사 논란

이글은 프레시안 2013-05-30일자 기사 '삼성병원 의사가 '삼성 직업병' 산재 신청 심사 논란'을 퍼왔습니다.
고 윤슬기 씨 산재 불승인…반올림 "공정성 심각하게 훼손"

'삼성전자 직업병'의 산재를 심사하는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강북삼성병원 소속 의사가 포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29일 "근로복지공단이 고(故) 윤슬기 씨의 산재 심의에 강북삼성병원 소속 의사를 참여시켰으나, 판정위원 명단을 비공개해 유가족이 (판정위원) 기피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사건에 강북삼성병원 소속 의사 참여?"

유가족 대리인으로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가 출석한 가운데, 근로복지공단은 지난달 12일 고(故) 윤슬기 씨의 산재 신청에 대한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첫 심의회의를 열었다.

이 심의회의에서 한 판정위원은 "삼성전자 사건을 다루는데 강북삼성병원 소속 의사가 참여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자 당시 판정위원회 위원장은 "근로복지공단의 유권해석상 그러한 사유가 위원의 제척, 기피, 회피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회의를 계속했다.

강북삼성병원 소속 의사가 참여한 사실을 유가족 측이 뒤늦게 인지한 상태에서 이날 판정회의의 결과는 3 대 3으로 가부동수가 나왔고, 윤 씨의 산재 신청은 재심의에 회부됐다.

반올림은 "강북삼성병원은 삼성전자와 같은 계열사이자, 삼성전자 LCD 공장과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병원"이라며 지난 9일 해당 판정위원의 이름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 측은 이를 거부했다.


▲ 반올림은 지난해 7월 20일 고 윤슬기 씨의 49재를 맞아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산재 신청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근로복지공단, 위원 명단 공개 거부

이종란 노무사는 "근로복지공단이 판정위원의 소속과 이름을 사전에 제공하지 않아, 산재 당사자의 법률상 권리인 '(판정위원) 기피 신청권'을 박탈했다"며 "유가족이 기피 신청권을 행사하지 못하면서 산재 판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산재법은 '당사자는 위원에게 심리·재결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원 명단조차 당사자에게 공개되지 않아 해당 조항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것이다.

지난 9일 판정위원에서 강북삼성병원 의사가 빠진 채 재심의가 열렸지만, 결과는 또다시 3 대 3 가부동수가 나왔다. 이에 운영규정에 따라 재심에서 판정위원장이 표결에 참여하면서 4 대 3으로 불승인됐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7일 유가족에게 발송한 불승인 통지서를 통해 "고인이 작업 과정에서 사용한 물질의 노출력과 노출량을 고려해야 하고, 원인물질에 노출됐을 것이라는 추정만으로는 타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종란 노무사는 "초심 판정 때 정당한 기피권을 행사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며 "근로복지공단이 당사자에게 정당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복지공단 "심의위원 본인도 사건 배정 결정 못해" 

윤 씨의 산재 판정에 강북삼성병원 의사가 참여한 것에 대해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심의위원은 이미 2월에 배치됐으며, 어떤 사건을 심의하는지는 심의가 열리기 5일 전까지는 심의위원 본인도 모르는 상태"라고 말했다.

산재 판정의 공정성 논란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위원장을 제외하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위원은 노동계와 경영계가 추천한 위원 동수로 구성한다"며 "게다가 재심 당시 강북삼성병원 의사는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산재를 심의할 때 청구인의 대리인, 역학조사 위원, 청구인의 주치의인 경우에는 공단이 미리 제척하지만, 삼성병원 의사라고 해서 제척할 근거는 없다"며 "홈페이지에 판정위원 100명의 직업과 이름은 공개하지만, 개별 사건을 담당하는 위원의 신원은 원칙상 비공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재생불량성빈혈' 산재 승인 전례 있다 

고(故) 윤슬기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99년 6월 삼성전자 천안공장(현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해 검정색 유리 재질의 LCD 패널을 자르는 일을 했다.

고인은 "바로 앞 공정에서 화학물질을 고온으로 처리해 LCD 패널에 발라서 넘기면 독한 냄새가 진동했고, 패널을 자를 때는 미세한 검정 유리 가루가 날렸다"고 증언했다. 반올림은 "고인이 열분해 산물로 나오는 벤젠과 방사선 검사로 인한 방사선에 복합적으로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충분했지만, 국소 배기 장치나 개인 보호구는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2000년 1월 희귀병인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판정을 받고 12년간 수혈에 의지해 투병한 끝에 지난해 6월 숨졌다(향년 31세). 반올림이 집계한 56번째 삼성전자 사망 노동자다. (☞ 관련 기사 : "삼성에서 하혈하다 죽어간 딸, 이건희 자식이었다면…")

앞서 근로복지공단은 1999년까지 삼성전자 기흥공장과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2008년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은 고(故) 김지숙 씨에 대해 지난해 4월 산재를 인정한 바 있다.

한편, 반올림과 윤 씨의 유가족은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산재 판정에 삼성병원 의사 참여, 판정위원 비공개, 산재 불승인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북삼성병원이 삼성전자 LCD 공장과 반도체 공장 소속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병원이라는 주장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직원들의 집이 가까우면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기도 하지만, 강북삼성병원을 특수건강검진 실시 병원으로 지정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윤나영 기자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삼성에서 하혈하다 죽어간 딸, 이건희 자식이었다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22일자 기사 '"삼성에서 하혈하다 죽어간 딸, 이건희 자식이었다면…"'을 퍼왔습니다.
[현장] 삼성전자 56번째 사망자 故 윤슬기 씨 산재 신청

근로복지공단 철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 뒤를 경찰들이 둘러쌌다. 영정사진을 든 유족들이 체념한 듯 철문 밖에 섰다.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고(故) 윤슬기 씨(32)의 어머니 신정옥 씨가 따져 물었다. "산재 신청하러 왔는데 경찰까지 나서서 막을 이유는 없잖아요."

윤슬기 씨의 49재를 맞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유가족들은 2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윤슬기 씨의 산재를 신청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인은 삼성전자에서 일했다가 백혈병 등 각종 희귀병에 걸려 숨을 거둔 56번째 노동자였다.

 
▲ 반올림이 고(故) 윤슬기 씨의 49재인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산재 신청 기자회견을 열었다. 닫힌 철문 뒤로 경찰이 배치됐다. ⓒ프레시안(김윤나영)

19살에 '재생불량성빈혈' 판정…13년째 수혈 연명하다 사망 

윤슬기 씨는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99년 6월 삼성전자 LCD 공장에 입사했다. 그러다 화학물질이 묻은 LCD 패널을 자르는 일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공장에서 일하던 도중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희귀병인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았을 때 그의 나이는 만 18세였다.

윤 씨는 검정색 유리 재질의 LCD 패널을 자르는 일을 맡았다. 바로 앞 공정에서 화학물질을 고온에서 처리해 LCD 패널에 발라서 넘기면, 면장갑만 끼고 패널을 손으로 잘랐다. 그는 검정 패널을 고온에 처리하면 독한 냄새가 진동했고, 자를 때는 미세한 검정 유릿가루가 날렸다고 증언했다. 신정옥 씨가 뜻 없이 한 말이 의미심장했다. "슬기가 죽기 전에 사경을 헤매면서 '검정색 무서워'라고 헛소리를 했어요. 난 지금도 검정색이 뭔지 모르겠어요."

재생불량성빈혈 판정을 받은 뒤로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이뤄지는 수혈에 의존해 살았다. 골수이식을 해야 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렵고 맞는 골수도 없어서 연명치료를 했다. 지난 5월부터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양쪽 대퇴부 고관절이 70% 괴사했고, 온몸에 검붉은 반점과 멍이 들었다. 하혈이 멈추지 않았고, 산소마스크를 제대로 끼울 수 없을 정도로 입에서 피를 토했다. 방광은 물론이고 폐에까지 피가 들어찼다.

공단, 삼성전자 재생불량성빈혈 노동자 최초 직업병 인정


13년의 투병생활 끝에 윤 씨는 지난달 2일 숨을 거뒀다. 외동딸의 49재를 맞은 어머니 신정옥 씨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 "아픈 자식을 둔 부모의 심정은 안 당해보면 몰라요. 차라리 내가 아프고 내가 죽었으면 좋겠어." 그러나 신 씨는 산재는 꿈도 못 꿨다고 덧붙였다.

"얘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두세 달에 한 번씩 헌혈한 애에요. 혈액 관련 질병이나 암 관련 가족력도 없고 입사할 때까지만 해도 건강했거든요. 그런데 아프고 1~2년쯤 후에 공단에다가 '산재 신청 돼요?'라고 물어봤더니, 공단이 '안 돼요'라고 했어요."

12년 간 산재를 단념했던 윤 씨 모녀가 다시 용기를 낸 계기는 고(故) 김지숙 씨의 산재 승인이었다. 1999년 4월까지 5년 4개월간 삼성전자 기흥공장과 온양공장에서 일했던 김지숙 씨는 2008년 11월 병원에서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았다. 윤슬기 씨와 같은 희귀병이었다.

지난 4월 근로복지공단은 김지숙 씨가 "발암물질인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등에 간접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초로 삼성전자에서 생긴 직업병을 인정했다. 그러자 삼성전자는 공식 홈페이지에 "과거와 달리 산업재해 판정기준을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에 따라 보상 범위를 넓힌 것 같다"며 "공단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지난 2월 고용노동부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반도체 제조 사업장 정밀 작업환경평가 연구'를 실시한 결과 "반도체 사업장에서 벤젠 등 1급 발암성물질이 부산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화학물질에 고온의 열을 가하는 것만으로도 화학작용으로 발암물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정부 연구가 발표된 것이다.

"그 전에는 슬기가 대기업을 어떻게 이기냐고 했어요. 그런데 올해 4월에 재생불량성빈혈로 산재 승인이 났을 때는 슬기도 적극적으로 신청하자고 했어요. 자기랑 똑같은 병이 산재 승인됐다고. '나도 산재 신청되겠네?' 그렇게 간 게 너무 억울하잖아. 한은 풀어줘야겠다…."

▲ 고(故) 윤슬기 씨. ⓒ신정옥

"이건희 자식들이 일하는 곳이면 그런 환경으로 만들었겠나"

기자회견이 끝나고 경찰과 공단 직원들은 철문 일부를 터줬다. 산재를 접수하는 길에 복도 양쪽에 일렬로 서 있는 근로복지공단 직원들을 향해 유족들이 울분을 쏟아냈다.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하다가 뇌종양 진단을 받은 한혜경(34) 씨의 어머니 김시녀 씨는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언제까지 불승인을 남발할 거냐"며 "병 들어도 치료 받으면 덜 죽을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만들다가 백혈병으로 숨진 고(故) 황유미(23)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불승인은) 이건희가 사람 죽이는 거 도와주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신정옥 씨는 "슬기가 죽기 전까지는 삼성전자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아프고 죽는 줄 몰랐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삼성전자가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기들(삼성전자)이 다 이런 환경을 만들어놨잖아. 세상에 피어보지도 못하고 애들이 그 젊은 나이에 병 걸려서 죽어나갔잖아요. 자기 자식들이 일하는 곳이라면 그런 환경으로 만들었겠어요? 노동자를 기계 만지는 노예로 생각하는 거죠. 짐승도 그렇게 생각은 안 해요."

윤슬기 씨의 죽음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산재에 대해서 회사가 결정할 권한이 없다"면서 "근로복지공단이 방침을 정하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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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CD 자살 노동자 유가족, 1인 시위 시작
☞"아들이 회사에서 죽었는데, 삼성은 돈 얘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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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말하지 않은 '삼성 백혈병'의 진짜 이유는?"

☞정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공장서 1급 발암물질 발견" 첫 인정
☞반도체 공장 발암물질 정부 공인, '삼성 백혈병' 소송 영향은?

 /김윤나영 기자

2012년 6월 4일 월요일

탈북자=변절자? 종북논란, 민주통합당으로 확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04일자 기사 '탈북자=변절자? 종북논란, 민주통합당으로 확산'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솎아보기] 국가관 논란으로 확산… 보수언론 총공세, 야권연대에도 ‘빨간 불’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이 4일자 아침신문 톱을 장식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의원 비례대표 21번으로 당선된 바 있는 임 의원은 지난 1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탈북자인 백요셉씨와의 대화 중 폭언을 한 것이 탈북자 비하 발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 욕설 발언 등으로 파문이 확산됐다.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 추진 논란이 종북 논란과 국가관 논란으로 확대된 가운데 민주통합당도 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일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보수신문들은 특히 통일운동을 했던 임수경 의원의 과거 전력을 문제삼고 이번 발언으로 의원 자격 문제까지 제기하면서 종북 논란을 국가관 검증으로 확대시키는 모양새다.
지난 3월 뜨겁게 달궜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이 재수사한지 3개월만에 마무리에 들어갔지만 이렇다할 수사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이 작성한 비선 문건까지 나왔지만 윗선 배후에 대해서는 전혀 밝혀내지 못하며서 수사팀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ㅤㅎㅔㅆ던 윤슬기씨가 지난 2일 숨졌다. 윤씨는 지난 4월부터 산재 승인을 받기 위해 뛰어다녔지만 결국 두달이 안돼 세상을 떠났다. 삼성전자 반도체 및 액정화면 공장에서 일을 하다 병에 걸려 사망한 사람은 윤씨를 포함해 56명이다.
다음은 4일자 아침종합신문 머릿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임수경 의원의 발언 파문은 지난 1일 서울 종로 한 식당에서 탈북자 백씨와 대화 중 불거져 나왔다.
백씨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 의원과 오고간 대화를 소개했고, 이에 대해 임 의원은 트윗을 통해 사과를 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보도자료를 통해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인터넷상 검색어를 오르내리면 큰 관심을 끌었고, 단순 헤프닝을 넘어 '변절자' 논란과 국가관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
탈북자 백씨는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당시 사건을 재구성하고 녹취록까지 공개할 의사가 있다고 전해 쉽사리 파장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임수경 발언, 무슨 일이 있었나?
백씨의 주장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따르면 지난 1일 사건은 서울 종로 한 식당 술자리에서 시작됐다.
백씨는 지난 1일 우연히 임 의원이 일행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사진 촬영을 요청해 휴대 전화를 이용해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식당 종업원이 임 의원의 보좌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임 의원을 찍은 사진을 삭제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백씨는 임 의원을 찾아가 사진 삭제를 임 의원이 지시한 거냐고 물었다. 백씨는 한 TV 토론회에서 패널로 참가해 임 의원과 토론을 벌인 적이 있고, 임 의원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한국외대 재학 중이어서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이에 임 의원은 "그런 적 없다. 나에게 사소한 피해가 갈까봐 (보좌관들이) 신경을 쓴 것이니 이해하라"고 말했다.
문제는 백씨가 "이럴 때 북한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아시죠? 바로 총살입니다. 어디 수령님이 명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합니까"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불거졌다.
임 의원은 이같은 대답에 "너 누구냐"면서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XX가 굴러 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라고 발언을 했고, 이어 "너 그 (새누리당) 하태경(의원)하고 북한인권인지 뭔지 이상한 짓 하고 있지. 하태경 그 변절자 XX,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 하태경 그 개XX. 진짜 변절자 XX야"라고 했다고 백씨는 주장했다.
백씨도 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선배님. 누가, 누구를 변절했느냐. 당신이 아버지라고 부른 그 살인마 김일성을 하태경 의원님이, 그리고 우리 탈북자들이 배반했다는 말씀이냐"고 응수했고, 임 의원은 "개념 없는 탈북자 XX들이 어디 국회의원에게 개기는 거야.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 너 몸 조심해 알았어"라고 말했다고 백씨는 주장했다.
이같은 내용은 백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하면서 일파만파 논란이 커졌고, 임 의원은 성명까지 내고 탈북청년이 보좌관들에게 ‘북한에서는 총살감’이라는 말을 해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언론과 정치권은 임 의원의 발언을 그냥 넘어가지 않을 태세다.
탈북자=변절자? 
4일자 신문에서는 임 의원의 발언을 상세히 소개할 뿐 아니라 사설을 통해서도 일제히 임 의원의 자격 문제를 제기했다. '탈북자=변절자'라는 인식이 곧 임 의원의 종북 의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논리도 공통점이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대한민국에서 이들을 보호하고 있고 국제사회도 탈북자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그런데도 쉽게 ‘변절자’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임 의원의 대북관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일보는 "물론 임 의원은 ‘보좌관에게 총살 운운한 학생을 꾸짖은 것이 전체 탈북자 문제로 비화됐다’고 밝혔으나 국민들의 뇌리에는 아직도 종북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좌로 읽힌다"며 "종북주의자가 통합진보당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임 의원은 술자리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당사자에게 사과하는 동시에 국민을 향해서도 진솔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씨의 총살 발언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한 발언이 비화됐다는 임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백씨의 주장하는 구체적인 발언들이 소개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정확한 사실관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하지만 이미 임 의원을 종북 의원으로 낙인찍고, 통합진보당을 엮어 야권 전체를 종북 프레임으로 묶으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탈북자들과 북한 인권 운동을 두루 칭해 변절이나 이상한 짓으로 여기는 그의 사고방식이 해명된 것은 아니다. 그가 여전히 주사파의 이념에 사로잡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동아일보는 임 의원이 1989년 6월 평양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참가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3년 5개월을 복역한 사실을 전하면서 "그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됐을 당시부터 민주당 내에서조차 ‘임종석 전 사무총장의 아바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임 전 사무총장을 1989년 주사파가 장악한 전대협의 의장으로 임 의원의 방북을 기획, 실행한 인물이라고 지적한 데 이어 "임 의원이 방북 당시 다녔던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는 통합진보당 주사파의 산실(産室)로 이석기 의원 등 경기동부연합의 주력이 졸업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자들과, 북한의 실상을 보고 북한 인권 운동가로 돌아선 전향자들을 비하한 것은 주사파의 본색을 부지불식간에 드러낸 것이 아닐까"라며 "정치권 내 주사파 종북세력을 통진당만의 문제로 국한하는 것은 협소한 시각"이라고 전했다.

▲ 조선일보 3면

새누리당도 임 의원의 '변절' 발언을 지적하며 종북 논란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우 대변인은 "임 의원이 어느 나라 의원인지 참담한 심정이다. 공당의 국회의원이 어떻게 이런 폭언과 망발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는지 의아스러울 뿐”이라며 “도대체 누구를 변절했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임 의원의 발언으로 불거진 이번 사태가 종북 논란으로 민주당에 불꽃이 튈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동아일보는 민주당 당직자의 말을 빌려 "통합진보당의 종북 논란이 예민하게 불거진 시기에 오해받기 딱 좋은 사건이 터져 머리가 아프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도 탈북단체들의 반응과 백요셉씨의 인터뷰, 임수경 의원 과거 전력 분석을 1면과 3면 관련기사에 걸쳐 실었다.
조선일보는 아예 사설을 통해 임 의원의 조국이 어디인지를 묻는 질문으로 임 의원을 압박했다. 조선일보는 "탈북자들은 김씨 세습 왕조 밑에선 도저히 못살겠다며 목숨 걸고 대한민국 땅을 찾은 사람들"이라며 "임 의원이 그런 2만여 탈북(脫北) 국민을 변절자로 보고, 북한 민주화 운동에 발 벗고 나선 하태경 의원을 자기 손으로 처단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면 임 의원의 마음속 조국은 북조선공화국이라는 뜻인가"이라고 물었다.
중앙일보도 사설을 통해 "탈북자들과 운동권 출신으로 북한 인권운동을 벌여온 하 의원을 “변절자”라고 부른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북한 정권에 정치적·도덕적 정통성이 있으며, 충성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임 의원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온 데는 통일 논의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발언으로 그에게 국민을 대표해 국정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임 의원이 직접 탈북자를 포함한 국민 앞에 나와 사과를 하는 건 기본이다. 민주통합당이 당 차원에서 임 의원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보도했다.
보수 신문들이 임 의원의 발언과 통합진보당 사태를 계기로 국회의원의 국가관 논란을 확대시키고 있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상의 자유가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논란이 매카시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국가관을 의심받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선 안 된다”는 발언을 분석해 국가관 논란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한겨레는 "박 전 위원장이 이런 발언을 한 건 최근 통합진보당이 ‘종북 논란’에 휩싸여 뭇매를 맞는 상황에서 보수 후보로서 분명한 정체성을 드러내 보이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또한 이렇게 하는 게 12월 대선을 치르는 데 유리하다고 계산했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진보정당과 연대를 한 민주통합당까지 ‘이념적으로’ 몰아붙일 수 있는 정치적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박 전 위원장은 문제의 발언 당시 “이 사태에 민주통합당도 큰 책임이 있다”며 ‘민주당 책임론’을 거론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겨레는 "그가 내세우는 가치가 2012년의 시대정신을 제대로 담보하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과, 그의 리더십이 개발독재를 이끈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처럼 권위주의적이고 일방통행식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 탓이 컸다"며 "‘국가관’을 이유로 대의기관인 국회의원 거취를 결정하자는 박 전 위원장 발언은 이런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킬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 신문 1면

실제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3일 논평에서 "박 전 위원장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5·16 군사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이라고 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국가관 논란이 박 전 위원장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여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겨레는 "이석기 의원 등의 최근 발언이나 행동에 공안적인 것이 전혀 없는데도 제명 운운한 것은 매카시즘적 발상(유창선 박사)",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의회에 들어와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심각하게 훼손하는 게 보인다면 제명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국가관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국회 입성이 안 되고 제명하자는 건 매우 위험하다(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발언을 소개하면서 국가관 논쟁과 논란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 ‘흐지부지’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39)의 폭로로 시작된 검찰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 재수사가 흐지부지 되고 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형사부 등의 검사 14명으로 특별수사팀을 꾸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48)과 그의 수하인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42)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기소했지만 사실상 청와대 윗선은 밝히지 못했다.
경향신문은 "이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를 받기 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증거인멸의 ‘몸통’이라고 자인했다. 또 최 전 행정관의 혐의는 장 전 주무관의 구체적인 폭로로 이미 드러난 상태였다. 검찰이 밝혀냈다고 하기엔 민망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향신문은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진 전 과장이 작성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추진 지휘체계(2008·8·28)’라는 문건을 압수했다. 문건에는 “VIP 보고는 ‘공직윤리지원관 → BH 비선 → VIP(또는 대통령실장)’로 한다”고 돼 있다. VIP는 대통령, BH는 청와대를 말한다"며 "그러나 검찰은 지원관실이 운영된 2008년 7월~2010년 7월 대통령실장을 지낸 정정길 현 한국학중앙연구원장에게 최근 서면조사서를 보내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관봉 형태로 건네진 5000만원은 이번 사건의 핵심을 밝혀줄 열쇠로 통했지만 검찰은 이에 대한 수사도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향신문은 "장 전 주무관은 “장석명 민정수석실 비서관이 줬다고 들었다”고 했지만 검찰은 장 비서관을 지난달 말 한 차례 불러 조사하는 데 그쳤다"며 "이 돈은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관련자들이 2심에서 유죄를 받은 시점에 전달됐다. 또 장 전 주무관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돈이 전달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정부 기관의 공금이나 정권 실세의 비자금, 또는 민간기업에서 흘러든 부적절한 자금으로 밝혀질 경우 그 자체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윤슬기씨 숨져
삼성전자 액정화면(LCD) 천안공장에서 일해온 윤슬기씨가 지난 2일 숨을 거뒀다.
윤씨는 1999년 LCD 공장에서 근무하다 재생불량성빈혈에 걸려 13년간 투병해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4월 근로복지공단에서 자신과 같은 질환을 앓던 김지숙씨가 산재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산재 신청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그러나 상담을 받은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 산재 신청을 하지 못했다.
윤씨는 지난 군산여상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9년 6월7일 삼성전자 LCD 천안사업장에 입사해 이 공장에서 LCD 패널을 자르는 일을 맡았다.
윤씨가 잘라낸 LCD 패널은 바로 앞 공정에서 화학물질을 바른 뒤 옮겨진 것이었는데 그는 화학물질이 묻은 패널을 다뤘지만 면장갑만 끼고 일했고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또한 바로 앞 공정과 윤씨가 일하던 공정 사이의 출입문은 항상 열려 있었다. 화학물질에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았던 셈이다.

▲ 경향신문 10면

윤씨는 이같은 작업환경에서 근무를 시작한지 5개월 만에 쓰러져 병원에서 재생불량성빈혈 판정을 받았고, 그해 12월 퇴사했다. 윤씨는 지난 13년간 수혈에 의존하다가 지난달 상태가 급악화돼 병원에 입원했지만 재생불량성빈혈로 인한 폐출혈과 장출혈로 끝내 숨졌다.
이종란 노무사는 “윤씨가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 청구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유족이 대신 청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