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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4일 수요일

"MB정부 불법사찰, 국정원ㆍ기무사 동원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03일자 기사 '"MB정부 불법사찰, 국정원ㆍ기무사 동원했다"'를 퍼왔습니다.
사찰은 어떻게 이뤄졌나…휴대폰 도청? 망원경 사용해 미행?

이명박 정부가 기무사와 국정원까지 동원해 조직적으로 불법 사찰을 감행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도청까지 이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민간인의 경우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사찰의 정황도 드러났다.

민주통합당 'MB-새누리 심판 국민위원회'는 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 1팀 소속 원충연 조사관의 수첩을 공개했다. 심판위 박영선 위원장은 "원충연 조사관의 수첩에 '2008년 9월, BH, 공직기강, 국정원, 기무사도 같이함'이라는 기록이 나와 있다. 국정원과 기무사가 등장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 박영선 위원장이 불법 사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정원, 기무사도 총리실과 '사찰 작업' 연계?

원 전 조사관은 불법 민간인 사찰로 기소된 인물이다. 원 전 조사관 수첩에 국정원, 기무사가 언급됐다는 사실은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실제로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 등은 국정원의 사찰을 받았었다. 남 의원은 지난 2010년 8월 "국정원에서 내 주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청와대에 강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국정원이 사찰을 했으나, 곧바로 중단시켰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었다. 당시 정태근 의원도 "2009년 국정원이 나와 아내를 사찰했다는 물증이 있다"고 주장했었다. 이들 소장파 의원들은 공동 대응까지 모색했을 정도였다.

남 의원은 자신의 부인 관련 의혹, 경찰 수사 외압 등 내용이 포함된 문건 작성과 관련해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과 김충곤 전 점검1팀장 등을 '주범'으로 지목했었다. 국정원과 총리실이 사찰 관련 '협업'을 했다고 추측할 수 있는 정황들이다.

박 위원장은 "국정원도 사실상 여기에 파견됐던 것으로 봐서 국정원도 이 업무에 관여한 것으로 보여진다. 국정원이 관여했다는 것이 이 노트북(수첩) 한 장 말고 여러 곳에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국정원 직원은 2010년 민간인 사찰사건이 들통나기 전까지 공식적으로 2명 파견이 확인됐는데, 이외에도 국정원 파견 직원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국정원 직원의 이름과 전화번호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기무사는 어떠한 이유로도 민간인과 관련된 업무를 볼 수 없게 돼 있다. 명백한 불법 행위고 국민을 속이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기무사 직원이 불법적으로 (총리실에) 파견되었던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가능하다. 파견에 동원됐던 41명 공식 인원 이외의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 사람들 누구였는지 청와대는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주장과 남 의원의 주장 등 상황을 종합해보면 총리실과 연계돼 국정원, 기무사 등 다른 정보 기관이 움직였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사찰은 어떻게 이뤄졌나…휴대폰 도청? 망원경 사용해 미행? 

박 위원장은 "또 한 가지 특이점은 '도청'이라는 글자가 등장한다는 것"이라며 "'HP', 즉 휴대폰으로 보이는데 'HP도청 열람'이라고 적혀있다"며 "도청은 과연 범위가 어떠했는지 청와대가 고백해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망원경과 카메라를 사용했음을 보면 이것은 미행을 했었다는 증거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도 사찰 대상자였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불법 사찰 증거 인멸의 총책임자가 수사의 총책임자로 앉아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요, 검찰을 망가뜨리는 일이고 국민의 검찰에 대한 수사의 신뢰도를 저해시키는 일"이라며 "권재진 법무장관은 빨리 사퇴를 하셔야 이 부분이 정리된다"고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권재진 법무장관이 참석한 국무회의에서 "공직자들은 흔들리지 말라"고 말해, 사실상 권 장관에 대한 재신임 입장을 밝혔다.



/박세열 기자

2012년 1월 27일 금요일

대중조직 지도자, 보수정치 재수혈 비판


이글은 레디앙 2012-01-26일자 기사 '대중조직 지도자, 보수정치 재수혈 비판'을 퍼왔습니다.
[기고] 익숙한 정치 vs 새로운 정치…진보정당 취약, 핑계 안돼

얼마 전 민주통합당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이용득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남윤인순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전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가 임명되었다. 그리고 오늘(26일) 청년유니온 김영경대표의 민주통합당 청년 비례대표 '출마설'을 접했다.
소위 한국사회의 주류 운동조직들인 진보적 대중조직의 대표들이 민주통합당의 지도부 혹은 공직후보로 출마한다는 이 같은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한국정치가 아무리 후진적이고 천민적이라 하더라도 진보적인 대중운동 영역에서 조직을 만들고 대중들과 함께 투쟁해왔던 그들의 지도자들, 대중조직의 지도부들이 속속 보수정당(민주통합당이 보수정당이 아니라고 주장할 사람 있으면 나와봐도 좋다)으로 수혈되는것을 보면서, 아니 그 뻔뻔스러운 수혈을 아무도 비판하지 않는 작금의 현실을 보면서 우리 진보운동의 미래는 과연 있는 건지 나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중운동의 우경화, 어찌 여기까지 왔을까?
론스타 문제가 왜 생겼는가? 한국사회 여성문제의 핵심인 여성 비정규직을 양산한 것이 어느 정부인가? 청년 비정규직과 실업문제도 마찬가지... 이 질문에 대해 이용득, 남윤인순, 김영경은 먼저 답을 해야 한다.
민주통합당은 과거 자신들의 정부가 한 정치행위에 대한 진지한 평가와 반성조차 없고 그것을 탈바꿈할 대안조차 보여주지 않고 있다. 단지 보여지는 것은 높은 지지율, 국회의원 당선가능성일 뿐이다.
사회가 아무리 진보적으로 변화하더라도 진보적인 당사자운동, 대중운동은 중요하다. 우리가 10여년 전 민주노동당이라는 진보정당을 만들면서 운동과 정치를 결합시키고자 했던 것은 운동세력이 정치세력화로 연결되지 못했을 때 운동의 성과는 결국 모두 보수정치인들에게 돌아가더라는 뼈아픈 체험 때문이었다. 싸움은 열나게 하고 목숨을 바쳐도 성과는 보수정치가 고스란히 가져가는 것을 더 이상은 할 수 없다는 뼈저린 각성으로 진보정치를 시작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제 운동과 정치는 강제로 분리되고 있다. 운동할 사람과 정치할 사람도 강제로 나뉘어지고 있다. 소위 전문성이라는 이름하에... 다시 10여년 전처럼 싸우는 사람과 성과를 가지는 사람은 더욱 심하게 심지어 진보진영 내에서조차도 분리가 심화되고 있다.
그당시 우리가 고민했던 것은 노동자 출신, 대중운동 출신의 정치인, 국회의원을 만드는 것만이 아니었다. 그들을 통해 새로운 정치, 노동자정치, 또 진보적인 대중정치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새로운 노동자정치, 대중정치를 통해 다시 대중을 조직하고 그들과 정치를 함께 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그것이 대중을 정치의 주체로 세우는 길이고 이 참을 수 없는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사회운동정치라고 불렀다.
진보정당 미약함이 보수 수혈 면죄부 안돼
물론 진보정당은 지난 10여년간 그 실험을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다. 성공과 좌절, 실패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진보정당의 미약함이 곧바로 그들이 보수정당으로 재수혈되는 것을 정당화시켜주는 이유로 둔갑될 수 는 없다.
진보정당이 한국사회에서 미약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의 이면에는 낙후적인 한국적 정치환경과 선거제도, 대중운동진영 대표자들의 끊임없는 보수정치권으로의 수혈이 진보정당의 성장을 가로막았던 탓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감히 말하건데 보수정당의 정치권으로 수혈된 대표자들을 보며 한국사회의 대중운동은 무엇보다 바닥정치를 다시 배워야 한다고 본다. 어느새 한국사회는 상층정치, 국회의원들만의 정치가 과잉대표되어 있다. 
정치인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이들이 지방의원부터 시작해 차곡차곡 행정을 배우고 지역정치를 배우는 것이 빠져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 모든 삶의 문제를 정치로 만들어가고 실천적으로 해법을 찾아나가는 생활정치가 빠져있는 것이다.
이래가지곤 정치란 건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늘 남이 대신해주고 유명 정치인이 대리해주는 대리정치를 벗어나지 못한다. 내가 지역에서 이웃들과 함께 하는 정치, 그것이 빠진 정치는 관념의 정치, 머릿속의 정치요, 상층의 정치일 뿐이다.
여성정치는 남성들의 관념정치와 다르다며 생활정치를 그토록 강조했던 여성단체의 지도급 인사가 민주통합당의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현실이 그래서 나는 더욱 씁쓸하다.
대중운동 바닥부터 다시 해야
오로지 국회의원이 하는 정치만 정치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 대중운동진영, 진보정당 내부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국회의원이 되어 재력으로 능력있는 전문가들을 동원해 많은 법률을 만들고 주요 정치적 현안에 발빠르게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언론에 드러나는 것, 이것이 우리가 보아온 익숙한 정치이다.
우리는 과연 이런 익숙한 정치를 하고 싶은 것인가? 무엇을 위해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다른 정치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진보정치는 무엇이 달라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왔다.
또하나, 한국사회의 운동진영은 바닥부터 기는 대중운동을 다시 해야 한다. 대중운동은 각 부문에서 대중들이 처한 현실에서 시작해서 그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집단으로 조직하고 투쟁하며 성장한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자본가들과 정부의 억압에 맞서 투쟁하고 여성들은 여성단체를 만들어 성차별에 저항하고 청년들은 유니온을 만들어 청년들을 비정규직 시장으로 내몬 정부와 개별사업주에 항의하는 투쟁을 해왔다.
그 투쟁 속에서 좀더 많은 노동자들과 여성들, 청년들이 조직되었고 그 힘을 모아 세력을 형성했으며 아직 조직되지 못한 그들의 이웃들, 동지들과 연대를 넓혀나가는 것이 대중운동 진영이 주되게 해야 할 일이다.
물론 모든 억압엔 정치가 있고 제도가 있다. 당연히 정치적 진출도 대중운동 진영의 과제이다. 그런데 어느새 대중운동 진영조차도 상층운동에 익숙해져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모든 대중운동은 삶 속의 구체적 현실적 대중들의 요구를 조직하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밑으로부터 사람도, 과제도, 조직도 재생산되어야 한다.
대중운동은 바닥을 기는 조직운동을 수반해야만 건강해지고 진보적인 대중운동으로 성장할 수 있다. 민주노조 하나 만들기 위해 과거 선배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정성을 들였는지 되돌아보면 금세 비교될 것이다. 비정규직을 외면한 현재의 정규직으로 대변되는 노동운동이 왜 위기에 처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느새 바닥부터 기는 대중운동을 외면하고 요령만 피우는 대중운동을 하게 된 건 아닌지, 대중운동 내에 노력과 정성은 없고 정치만 난무하지 않았는지, 우리 모두 함께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대중운동, 진보정당 관계 재정립
끝으로 대중운동과 진보정당과의 관계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한 시기이다. 민중운동 진영, 진보진영의 해묵은 숙제이기도 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동안 대중운동과 진보정치운동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 속에서 재조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서는 진보정치와 진보적 대중운동(진보정당과 진보적 대중조직)이라는 두 수레바퀴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며 그 각각은 독립적인 자기 영역을 갖고 있으나 긴밀히 결합해야 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운동 진영의 지도급 인사가 정치적으로 진출할 때는 그들의 개인적 정치적 선택, 정치행위가 향후 자신이 속한 대중운동진영과 진보정당 혹은 진보정치의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냉정하게 평가해 보아야 한다.

2012년 01월 26일 (목) 18:12:07 최혜영 / 진보신당 경기도당 사무처장

2011년 11월 22일 화요일

2007년엔 MB 지지했던 한국노총, 이번엔 민주당?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18일자 기사 '2007년엔 MB 지지했던 한국노총, 이번엔 민주당?'을 퍼왔습니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를, 2007년 대선에선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한국노총이 또 한 번의 정치실험에 나섰다. 한국노총은 또 2004년 총선에서는 아예 ‘녹색사민당’을 창당해 선거에 참여했지만 참패한 바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공식적 참여 요청을 받은 한국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 중앙정치위원회에서의 3시간에 걸친 난상토론 끝에 야권통합 연석회의에 참석하기로 결정하고, 20일 열린 연석회의에 이용득 위원장이 참석했다. 한국노총은 연석회의 참여와 관련해 "지도부가 논의 사항을 수시로 중앙집행위에 보고하고 최종 의결은 대의원대회에서 한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통합정당 참여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앞선 두 차례의 ‘지지’ 혹은 ‘정책연합’과는 달리 이번엔 아예 창당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한국노총의 행보는 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과거를 의식한 듯 20일 연석회의에 참석한 이용득 위원장은 “제1야당인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시민사회세력과 함께 하는 이 자리가 한국노총에서 있어서는 마지막 정치세력화의 시도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진보 및 시민통합정당 출범을 위한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모두발언하는 이용득 위원장

호헌 지지에서 김대중 지지, 이명박 지지를 거쳐 다시 민주당으로

한국노총의 정치참여 전략은 여러 차례 변화해 왔다. 

1987년 개헌 국면에서 ‘호헌지지’를 선언하는 등 해방 이후 일관되게 집권세력을 지지해왔던 한국노총이 변화를 모색한 첫 번째 선거는 1997년 대선이었다. 

한국노총은 당시 김대중 후보와의 정책연대를 거쳐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해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했다. 한국노총은 김대중 정권에서 열린 2000년 총선에서 박인상 위원장을 비례대표 7번으로 국회에 진출시켰다. 한국노총은 2002년 대선에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고, 2004년 총선에서는 녹색사민당을 창당했으나 실패했다. 

한국노총은 현 여권의 승리가 기정사실에 가까웠던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을 지지했다. 한국노총은 ‘노동계가 어떻게 한나라당과 손을 잡을 수 있냐’는 비난을 무릅쓰고 이명박 후보와 정책연합을 한 데 이어, 2008년에는 강성천(비례)·김성태(강서을)·이화수(경기 안산상록갑)·현기환(부산 사하갑) 등 4명의 한국노총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한국노총으로서는 최대의 성과를 올린 셈이다. 다만 당시 정책연합을 주도했던 이용득 위원장은 비례대표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는데, 이 위원장은 총선 직전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에게 배신당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그 후 다시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됨으로서 ‘권토중래’의 길을 걸었다. 이번에 이 위원장은 한나라당에서 정반대에 있는 민주당과 손을 잡았다. 

한국노총의 정치세력화 경험은 민주노총이 자신들이 건설한 민주노동당을 일관되게 지지하며 노동자 의원과 지자체장을 탄생시킨 것과 비교된다. 그 이면에는 한국노총이 그 때 그 때 ‘최대 이익’을 추구하는 실리주의 전략이 깔려있다. 한국노총은 ‘될 것 같은’ 세력과 손을 잡아왔다는 뜻이다. 이번의 야권통합 참여 결정 역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정세인식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노총의 실리 전략, 비판도 많아

실리주의 전략에 따른 한국노총의 통합정당 참여 여부는 지분 규모에 따라 최종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용득 위원장이 한국노총 회의 직후 "연석회의에서 한국노총의 지분참여를 요구할 것이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통합정당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점과 ‘혁신과통합’과 물밑 대화에서 20석 규모의 지분 논의가 오고갔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한국노총 특유의 정치세력화 방법론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뚜렷한 이념이나 노선 없이 추진되는 정치세력화가 결국 상층 간부들의 정계 진출로만 끝났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이번 정권에서도 이명박 정권과의 공조를 통해 4명의 출신 의원을 배출했지만 결국 타임오프제 시행 등 반노동 정책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강성천, 김성태, 이화수, 현기환 의원 등은 타임오프제 시행에 대해 소극적 반대 입장을 내놓았을 뿐 한국노총과의 긴밀한 협의나 시행 저지 등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또 한국노총이 한나라당과 공조를 파기했음에도 이들이 여전히 의원직은 물론 한나라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아이러니다. 

민주노총 부위원장 출신인 민주노동당 이혜선 최고위원(노동 담당)은 "한국노총 출신 4명의 의원들은 노동자 전체의 이익에 별로 관계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반노동자정책에 앞장서왔으며 비정규직 양산과 양극화가 더욱 심화됐다"며 한국노총의 정책공조가 오히려 노동계를 어렵게 했다고 지적했다. 

역설적으로 한국노총이 통합정당 참여를 앞두고 ‘지분’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경험에 근거를 둔다. 개인의 정치적 영달이 아닌 조직의 지분 참여 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노총의 한 산별위원장은 “김대중 정권이나 이명박 정권 모두 우리는 속았다”면서 “정치 참여를 안 하는 것이 좋지만, 굳이 하려면 조직 앞에 돌아올 지분을 분명히 하고, 이용득 위원장 등 집행부는 ‘정치 안한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이나 혁신과통합 측은 지분 논의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20일 열린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은 “2012년의 19대 총선과 관련해, 공천 지분 나누기는 없으며, 지역구는 국민경선을 원칙으로 한다”면서도 “통합정신에 입각해 새로운 참여세력을 적극적으로 배려한다”는 합의를 도출했다. 지분 문제가 겉으로 불거지는 것은 피하되, 한국노총 등 ‘비전문 정치인’을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 셈이다. 

이정미 기자voice@voiceofpeopl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