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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1일 일요일

MBC 김재철 해임 무산 압력, “물증있다”


이글은 미디어스2012-11-11일자 기사 'MBC 김재철 해임 무산 압력, “물증있다”'를 퍼왔습니다.
양문석 방통위원 “물증 보여 달라면…여, ‘PD수첩’ 부활 우려했다”

양문석 방통위원이 다시 한 번 마이크를 잡고 “물증을 보여 달라면 보여줄 수 있다”고 강수를 뒀다.
양문석 방통위원은 지난 8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김재철 사장 해임이 청와대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박근혜 후보 김무성 선대위총괄본부장이 김충일 방문진 이사에게 전화해 무산됐다고 폭로한 바 있다. 하지만 하 대통령실장과 김 선대위본부장은 “통화한 적 없다”면서 “증거를 대라”고 양 방통위원을 압박했다.
이와 관련해 양문석 방통위원은 11일 민주통합당 문방위원과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어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본부장이 나를 거짓말로 매도하고 있다”며 “(증거를 대라는데)물증을 보여 달라면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 11월 11일 양문석 방통위원이 민주통합당 문방위원들과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어 김재철 사장 해임 무산에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박근혜 후보 선대총괄본부장이 개입한 물증을 가지고 있다고 추가 폭로했다ⓒ미디어스

양문석 방통위원은 “김충일 이사로부터 들었던, 당시 김 이사와 앉아있던 제 입장에서 모든 (하금열과 김무성 통화를)것을 다 들었다”며 “김 이사도 통화하고 김재철 MBC 사장해임에 대해 논의했다고 시인했다. 이것을 두고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선대본부장 등 여권이)오리발 내미는 것은 사실관계도 맞지 않고 도덕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양문석 방통위원은 “정치인이 아니라 이런 자리가 불편하지만 김무성 본부장이 끝까지 (전화를)안했다고 이야기하고 새누리당 문방위원들이 흑색선전이라고 하는데 참을 수 없어 내가 민주통합당에 마지막 경고를 드리고 싶다는 의미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부탁했다”고 기자간담회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다시 (내) 증언들이 뒤집어지는 상황이 되면 물증을 보여드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김재철 사장 해임과 관련해 여권에서 MBC (PD수첩) 부활과 보도가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양문석 방통위원은 “협상과정에서 계속 나왔던 이야기가 MBC (PD수첩)이 부활되면 박근혜에게 불리하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여권에 김재철 사장 해임을 설득하면서 ‘(PD수첩)이건 보도이던 박 후보에게 불리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PD수첩) 주력 인사를 다 해고(타 부서발령)한 상황이고 보도국에서도 바른 소리하는 기자들은 징계로 인해 외부 교육을 시킨 상황이라 김 사장이 나간다고 하더라도 기자들이 복귀해 현업에 들어가는 데에는 한 달 이상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 주장에 대해서도 “김재철 사장 해임 폭로 사퇴기자회견을 하면서 MBC의 정치적 독립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김 사장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독립과 무관하다. 위법, 탈법적으로 드러난 것만으로도 파렴치한이고 자격미달 범법자”라고 지적했다.

신경민 의원,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선대본부장을 고소하라”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은 양문석 방통위원에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무성 선대위본부장을) 고소하라”면서 “통화를 공개하면 누가 거짓말 하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신 의원은 두 인사에게도 “(통화사실을 인정한)김충일 방문진 이사를 바보로 만들지 말라”고 충고했다.
전병헌 의원은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유산을 박근혜 후보가 상속녀로 지명 받은 사건”이라며 “사실 국회 개원 협상에서 김재철 사장의 해임에 대해 여·야·청 간 사실상 합의가 있었다. 하지만 대선 국면에서 어려워지니까 김재철 사장을 내세워 다시 한 번 편파왜곡방송으로 정권을 승계하겠다는 흑심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노웅래 의원은 “재처리 돼야할 김재철 사장이 청와대 새누리당 비호 아래 공영방송 사장을 계속한다는 게 해외토픽감”이라고 꼬집었다. 최민희 의원은 “물증이 있는데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거짓말 하고 있다. MBC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들에 대한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윤관석 의원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투표시간 연장’, ‘TV토론’, ‘후보단일화’, ‘홍어’를 두려워하고 있는데 ‘KBS와 MBC가 공정방송 되는 것’도 추가돼야할 것 같다”고 지적한 뒤, “즉시 김재철 사장을 사퇴시키고 길환영 공모선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배재정 의원은 “공영방송을 장악해서 정권을 연장하겠다는 작태에 대해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한길 의원은 “대통령 선거를 40일 안 남은 상황에서 MBC 뉴스가 민의를 제대로 담을 수 있을 지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10월 5일 금요일

노건평 뭉칫돈, 물증 없는 ‘헛다리 검찰’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04일자 기사 '노건평 뭉칫돈, 물증 없는 ‘헛다리 검찰’'을 퍼왔습니다.

ㆍ측근 자금 흐름 연관성 못 밝혀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 친형 노건평씨(70)의 측근 계좌에서 발견됐다던 ‘수백억원 뭉칫돈’ 사건을 노씨와의 연관성을 밝히지 못하고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검찰이 섣불리 노건평씨 비자금 의혹을 공개했다’는 지적이 일었던 만큼, 뭉칫돈이 노씨와 무관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헛다리 짚은 검찰’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노씨는 4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상식적으로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지검은 김해지역 기업인 박모씨(57) 계좌를 분석한 결과 노씨를 포함한 노 전 대통령 측과 연관된 자금흐름을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박씨의 거래 자금 대부분은 박씨 회사가 거래처로부터 고철을 사고판 대금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박씨가 형제 이름을 빌려 땅을 사고판 혐의점이 드러나 부동산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창원지검은 지난 5월 노씨의 변호사법 위반혐의를 수사하다 노씨의 고향 후배이자 측근으로 알려진 박씨의 회사계좌에서 수억원의 자금이 입출금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당시 창원지검은 “노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했던 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는 비교되지도 않는 수백억원대 거액의 뭉칫돈이 오간 의심스러운 계좌가 나왔다”고 말했다. 

당시 수백억원의 계좌 주인 박씨는 “회사 운영과정에서 거래된 돈이고, 금액도 수천만원밖에 안된다”고 반박했다. 노씨의 변호인과 민주당, 시민사회단체들은 “확인도 되지 않는 사실을 언론에 공표했다”며 피의사실 공표라면서 반발했다.

검찰은 박씨의 회사·집은 물론 박씨와 부동산 거래를 한 김해상공회의소, 김해상공개발(주), 김해상의 신용협동조합 등을 압수수색해 자금 흐름을 샅샅이 추적했다. 그러나 4개월 동안 수백억원 뭉칫돈과 노씨의 관련성을 밝히지 못했다. 

노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검찰이 잘못 짚었는지, 언론이 잘못 짚었는지 모르겠지만 단순한 사건을 확대해 국민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했다”며 “검찰도 수사한다고 수고했겠지만, 나는 지금도 그 충격 때문에 지인들과 술로 지새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씨는 브로커와 짜고 2007년 3월 경남 통영시의 공유수면 매립면허 취득과정에 개입해 ㄱ사 주식을 무상으로 받는 방식으로 13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창원 |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2012년 5월 21일 월요일

진보당 온라인 경선부정 첫 물증 나왔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21일자 기사 '진보당 온라인 경선부정 첫 물증 나왔다'를 퍼왔습니다.
경선당일 “인증번호 보내라
”당권파의 문자독촉 드러나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후보를 뽑는 온라인투표에서 당권파 쪽 인사가 당원 대신 대리투표를 한 정황이 확인됐다.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이석기 당선자 등 당권파 쪽 비례대표 당선자와 후보들은 온라인투표에서 조직적인 선거부정이 이뤄진 증거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산하 지역위원회 소속 당원 ㄱ씨는 20일 “(비례대표 후보 경선 마지막날인) 3월18일 같은 지역위 당원 ㄴ씨로부터 ‘(투표에 필요한 휴대전화) 인증번호 문자가 가면 좀 보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ㄴ씨와 관련해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은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 쪽 인사”라고 설명했다. ㄱ씨는 “ㄴ씨가 당권파 쪽이라는 걸 최근 (부정경선 파문 이후) 알게 됐지만, 당시엔 몰랐다”고 말했다.
ㄱ씨는 전화를 받을 때까지 투표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평소 친분이 있던 ㄴ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투표에 필요한 인증번호 8자리 등을 ㄴ씨에게 전했다.(사진) ㄴ씨가 “(인증번호) 문자 좀” 전달해 달라며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세 차례나 독촉한 탓이었다. ㄱ씨의 인증번호는 그의 명의로 대리투표를 하는 데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ㄱ씨는 “내가 투표를 한 게 아니니 내 표가 누구한테 갔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ㄴ씨는 이 지역위 소속 당원으로, 당의 공식적인 직책은 맡지 않았지만 영향력이 적지 않은 인사다. ㄴ씨가, ㄱ씨가 투표 마지막날까지 투표를 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문자를 보내 인증번호까지 요구한 것은, 온라인투표에서는 부정이 없었다는 그간 당권파의 주장과 배치된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지난 8일 당권파의 자체적인 공청회에서 “온라인에서 오류가 있다는 점을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 본인이 입증 못 하면 의혹이 있다고 결론 내려서 되겠나”라며 온라인투표 부정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ㄴ씨는 “누가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일(인증번호 요구)을 한 기억이 없다. (총선을 앞두고) 야권연대 문제 때문에 바쁜 시기여서 비례대표 경선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2012년 1월 27일 금요일

<부러진 화살>, 그 실체적 진실이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27일자 기사 ', 그 실체적 진실이란?'를 퍼왔습니다.
[김민웅 칼럼] 100만 관객을 넘으면서

쏜 사람은 없는데 맞은 사람이 있다면?

쏜 사람이 없으면 맞은 사람은 없게 마련이다. 그러나 맞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은 누구라도 가장 먼저 떠올릴 기본이다. 더군다나 맞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법정에서 증거논쟁을 정리하는 판사라면 그 증거가 얼마나 중대한지도 알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가해의 증거라는 것도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의 몸에 박혔다고 하니 그건 가해자가 어떻게 인멸할 수 없는, 피해자의 손에 들어간 가장 확실한 물증이다. 그런데 그 증거가 사라졌다. 누구의 손에 의해서일까? 어떤 경로로?

가령 누군가를 칼로 찌른 뒤, 그걸 범인이 없애버렸다고 그 범죄 사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찌른 칼을 찾지 못한다고 해서 찔린 상처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니 칼이라는 물증이 없을 때에는 다른 정황 증거가 범죄를 입증하는 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결정적 물증이 없다고 그 범인이 잡히든 아니든 해당 범죄 사실이 부인될 수 없다. 그러나 이 경우, 그 결정적 물증이 실종된 것은 범인이 은폐 인멸했을 때의 이야기다.

만일 피해자가 주장하는 상처가 석궁 발사의 결과인지 아닌지도 확증되지 못했고, 발사체인 화살이라고 하는 물증도 없어진 상태이며 혈흔이 피해자의 것인지도 밝히는 과정이 없는 상태에서 내려진 판결이라면, 그걸 승복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주인공 김명호로 분한 안성기 ⓒ부산국제영화제

사법부의 권위를 몰락시키고 있는 당사자는...

법정에서 판사가 전문가를 불러 실험해 본 과학적 결과도 부정하고, 피해자의 혈흔 검증도 거부하고 결정적 물증이 사라진 경위에 대해서도 묻지 않고 피해자, 그것도 동료 판사의 말만 근거로 판결을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 재판의 일방성은 도마 위에 오르지 않을 수 없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 셈이기 때문이다.

증거로 제출된 것의 증거능력 판별은 판사의 자유재량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은 상식적 설득력이 있을 경우에 한 한다. 판사의 자유재량 발동에 필요한 절차를 엄밀하게 구성하는 것이 바로 공판주의의 정신이기도 하고 법의 권위를 확보하는 첩경이기도 하다. 이걸 판사 스스로가 무너뜨리는 순간, 법의 권위를 몰락시킨 당사자는 다름 아닌 판사 자신이다.

물론 '판결에 불만을 품고 석궁을 들고 갈 수 있는가'라는 윤리적 문제가 생긴다. 석궁을 들고 해당 판사를 겁주려 한 것은 찬동할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라는생각 대신 "오죽하면"이라는 시각을 가지는 순간 그를 대표로 하는 무수한 이들의 억울한 심정을 읽어내는 것이 판사의 양심이어야 한다. 이 행위를 벌주는 것에 진력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에 담긴 절규를 듣는 것이 판사의 책임이다. 그런 판사가 있으면 그 행위에 대한 지탄은 사회가 알아서 하게 되어 있다.

영화 이 사법부를 겨냥했다고들 난리인 모양이나, 이 영화는 사법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사법부의 오만과 특권의식, 그리고 기득권 동맹 체제를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태를 만들어낸 것은 영화가 아니라 사법부 자신이다.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시작도 하지 못했을 것이며, 이 영화에 열광하는 이들이 이렇게 매일 급증할 수도 없다.

앙시앙 레짐의 몰락과 2012년의 시대정신

이제 영화 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관객 100만을 기록했다. 이런 식의 고공 행진이 계속된다면 여기에 0이 하나 더 붙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사태가 그렇게방향을 잡아나가는 추세가 되면, 기존질서의 가장 강력한 보루인 사법부를 비롯하여 이른바 낡은 질서의 총체적 구조인 "앙시앙 레짐(ancien regime)"이 일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2012년의 시대정신"과도 그대로 일치하는 현상이 될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단지 사법부의 현실만을 문제 삼고 있지 않다. 이 점이 중요하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가 제기하고 고민하며 토론하고 해결해야 할 사안들과 두루두루 직면하게 된다. 사립학교법, 국가보안법, 노동자 탄압, 사법피해, 교도소 인권상황,언론의 비굴함, 이명박과 BBK, 검찰개혁 등 하나 둘이 아니다. 특히 노동자 탄압은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아래에서도 잔혹하게 벌어졌던 사건들이다.

이 영화는 이러한 사회적 악폐와 구질서의 억압구조를 사법부의 현실에서 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뿐이며, 그렇다고 다른 구질서의 권력기관들은 그냥 넘어가도 좋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정부 10년의 공과 과, 그리고 이명박 정권의 폐습, 사법부를 비롯한 권력기관의 오만과 특권체제 이 모든 것이 이 영화에서 하나로 뭉뚱그려 얽혀 있음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감독의 시야는 결코 좁지 않다. 하나로 열을 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 정지영 감독에게 <부러진 화살>의 영화화를 권했던 배우 문성근(오른쪽)이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안성기, 감독 정지영, 배우 김지호, 박원상 ⓒ연합뉴스

'2013년 체제'를 향해 하는 길목에서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2013년 체제'를 향해 가는 길목에 서 있는 작품이다. 민주주의의 완성과 남북관계의 진화, 그리고 복지체제의 건설을 위해 필요한 우리의 의식과 시선을 재정리하는 매우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사법부라는 특정한 실체를 놓고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에서 그 주제를 놓쳐서는 안 되지만, 그 한계에 갇혀 논란을 벌이는 것도 기득권 질서의 담론 전략에 갇혀 버리는 일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석궁 사건의 실체 논란과 영화의 사실성, 허구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논란은 그 나름으로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으로 의 의미를 한정시켜버린다면 그건 또 다른 "농간"에 놀아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정작 이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우리가 이길 수 있다"이다. 방법도 나와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밀고 나가 보는 것이다. 대담하게. 그렇다면 누가?

2008년 촛불 광장에서부터 한미FTA 반대, 그리고 야권의 연대와 통합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현실을 역동적으로 변화시켜온 힘의 밑바닥에는 "보통 사람들의 미미하게만 보였던 목소리"가 있다. 세상으로부터 잊힐 뻔했던 석궁 사건의 김명호 교수도 그런 목소리의 하나이고,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 자체가 또한 그런 목소리며 노 개런티로 출연한 연기자들과 스텝도 그런 목소리를 만들어낸 이들이다. 이 영화를 설 개봉으로 과감히 배급 결정한 이들도 마찬가지다.

어디 그뿐인가? 영화 은 거대한 자본의 공세와 벽 앞에서도 SNS를 통한 사회적 응원에 힘입고 있지 않은가? 개봉 1주일 100만 관객도 그런 이들의 위력이 만들어낸 거사이다. 그렇지 않아도 2011년, 세계는 "작은 자들의 반란"과 이들의 힘이 폭발적으로 자라나는 것을 목격했다. 이슬람권에서, 미국에서, 유럽에서, 우리는 "더는 쫄지 않는 작은 자들의 목소리와 행동"을 통해 현실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을 체험했다. 우리 역시 다르지 않다.

이 영화는 이미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여는 현관이 되었다. 한 시대의 의미를 규정하는 사회적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으로 들어서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이걸 따고 들어가서 만들어가야 할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바로 거기에 "의 실체적 진실"이 있다.

이번에는 제대로 쏘게 될 것이다. 영화처럼 유쾌하게.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