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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2일 월요일

매카시즘을 떠올리게 하는 황교안 장관의 발언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22일자 기사 '매카시즘을 떠올리게 하는 황교안 장관의 발언'을 퍼왔습니다.
[비평]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 수사를 둘러싼 논란, 공안정국 조성 의도도

어나니머스의 한국지부를 자처하는 어나니머스 코리아가 지난 달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의 주요 사이트를 해킹해 1만 5천 명 가량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데 이어 지난 19일 5천 명 가량의 신상정보를 추가로 공개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어나니머스 코리아 측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알려진 려명, 조선신보, 재미동포전국연합회 등을 해킹했다는 사실을 밝혔는데, 이런 방식으로 공개된 명단에 대해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 등이 내사를 벌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런 방식으로 수사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논란도 심화되고 있다.

▲ 위기 시에는 표현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는 황교안 장관의 발언을 보도한 중앙일보 22일자 기사.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민주통합당 김현 대변인은 “불법적으로 취득한 정보를 가지고 내사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삼성X파일 수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불법으로 취득된 정보는 정보로서의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 이철우 원내대변인은 “한국정부를 전복하려는 세력이 북한과 연계해 활동하고 있다면 조용한 수사를 통해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면서 “명단을 증거 자료로 내놓을 수는 없겠지만 수사를 해볼 수는 있다”고 주장했다. 소위 독수독과(毒樹毒果) 원칙에 대한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셈이다.
황교안 법무부장관 역시 1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22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황교안 장관은 “어나미머스의 것 말고도 여러 가지 다른 자료들이 있다”며 “이런 자료들을 활용하면 독수독과 원칙과 관계없이 수사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어나미머스가 공개한 명단은 수사상의 참고로만 이용하고 내사를 벌이겠다는 이야기다.
황교안 장관은 공안검사 출신으로 특히 이념 문제에 대해 강고한 원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장관은 이 날 인터뷰에서도 “50년대 미국에선 위협의 경향성이 높다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었다”라며 SNS 등의 문제적 게시물 등에 국가보안법 7조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보안법 7조는 이적단체 찬양·고무에 대한 처벌 규정이다.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 수사에 대한 논란

황교안 장관의 인터뷰를 참고할 때 우리민족끼리 가입 수사 논란의 논점은 결국 세 가지로 압축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가입 여부가 처벌의 대상이 되는 지 여부다.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국가보안법을 적용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국가보안법 7조 1항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되어 있으며 7조 3항은 “제1항의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단순 가입한 경우 이 두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공안 당국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몇몇 보도에 따르면 한 검찰 관계자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자체를 이적단체로 보기는 어렵고 어떤 글을 게시하거나 이적 표현물 등을 내려 받아 배포하는 등의 행위가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또 다른 보도에 등장한 국정원 관계자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가입 자체도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을 수사할 수 있다는 황교안 장관의 인터뷰 발언을 보도한 중앙일보 22일자 기사.


두 번째 논점은 공안당국이 공개된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을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한 지 여부이다. 이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독수독과 원칙을 들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측과 독수독과 원칙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는 측이 맞서고 있으나 당국의 입장은 독수독과 논란을 비켜가면서도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해킹이 국가기관이 아닌 사적 개인들에 의해 진행됐다는 점에서 독수독과 논란 자체의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이 명단을 공안당국이 굳이 활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맹점이다. 왜냐면 이 명단을 증거로 제출하기 위해서는 이 명단 자체가 북한이 운영하는 서버에서 유출된 것이 맞는지, 가입한 이용자가 개인정보를 도용당한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수사가 추가로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이다. 서버는 북한 측이 관리할 것이기 때문에 공안당국이 이러한 수사에 대한 근거가 되는 정보를 전달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매카시즘을 떠올리게 되는 법무부 장관의 발언

이러한 어려움들 때문에 공안당국은 이 명단들을 증거로 제출하기 보다는 이 명단에 존재하는 인사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적행위를 했는지를 놓고 수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의 가입 여부’가 아니라 ‘개인의 이적행위 여부’자체가 수사대상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특별한 절차 없이도 ‘인지수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수사절차에 대한 논란도 제한적이다. 황교안 장관이나 검찰 관계자 등의 입장은 여기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놓고 보면 우리는 새로운 논점과 마주하게 된다. 황교안 장관 등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 이번 논란은 ‘이미 수사 자료가 갖춰진 대상’들에 대해 이적행위 여부를 수사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러한 수사는 실정법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어나니머스 코리아의 명단 공개와는 별개로 언제든지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즉, 해킹으로 유출된 명단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더라도 국가보안법 등 실정법에 의거해 잡혀갈 사람은 잡혀간다는 얘기다. 그러면 우리는 하나의 의문을 떠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 그건 “그렇다면 왜 지금인가?”라는 것이다.
황교안 장관이 언급한 ‘1950년대의 미국’은 흔히 우리가 ‘매카시즘(McCarthyism)’으로 부르는 반(反)공산주의 열풍이 불어오던 시기다. 매카시즘이라는 명칭은 미국 위스콘신 주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인 J.R.매카시(Joseph Raymond McCarthy)가 1950년 2월 “국무부 안에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연설을 한 것이 반공주의 열풍의 방아쇠가 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이 일로 인해 미국에서는 음악, 만화, 소설, 극본 등에 대한 광범위한 사상검열이 진행됐고 정부, 기업, 사회단체 등에 대한 끝없는 의심이 전 사회적으로 퍼져나가게 됐다.
그러나 1950년대를 경과하며 과도한 매카시즘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등장하면서 결국 매카시즘 열풍은 지적 반성의 대상이 됐다. 이런 사례를 굳이 언론을 통해 인터뷰 하며 언급한 황교안 장관의 발언은 의미심장한 데가 있다.

▲ 1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신임 검사들이 기념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스1


우리나라의 경우도 북한에 관련한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공안정국이 조성됐다. 진보정당과 사회운동단체 등은 범사회적 사상검증의 대상이 됐고 이로 인한 유·무형의 피해를 감당해야만 했다. 한국의 정치 현실에서는 이런 조치들 때문에 정치가 퇴행적 수준이 되고 조금이나마 진보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려던 국민들의 마음도 급격하게 보수로 쏠리는 현상이 반복돼왔다.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실정법에 따라 사상범을 수사하는 것을 피할 수 없겠지만 그것을 언제 어떻게 어느 규모로 할지는 정권이 쥔 칼자루가 어디를 향하느냐에 달렸다. 황교안 장관의 발언과 어나니머스 코리아가 공개한 명단을 둘러싼 논란이 결국 공안정국의 조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은 합리적이란 얘기다. 최근 경제민주화 등에 있어서도 논란을 불러일으킨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이 어디까지 후퇴할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민하 기자  |  acidkiss@gmail.com

2013년 3월 12일 화요일

자신과 다르면 무조건 종북? 보수언론의 매카시즘 도넘었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3-11일자 기사 '자신과 다르면 무조건 종북? 보수언론의 매카시즘 도넘었다'를 퍼왔습니다.
“대결론에 마녀사냥, 독재정권 때나 하던 것”

한.미 ‘키 리졸브’ 군사연습이 시작되고 이 날을 기점으로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 남북 불가침 합의 무효화를 선언한 가운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여느 때보다 높다. 

이 가운데 보수언론의 여론몰이가 점입가경이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비판만 가능하고 북한과 대화를 요구하기라도 하면 이는 곧 ‘종북’이니 ‘그 입 다물라’고 요구하는 모양새다.

◆조선, “北옹호세력 대한민국 사람 맞나”=‘조선일보’는 11일 ‘北核 협박 눈감은 세력들 “韓美훈련이 전쟁 부른다” 비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북한 입장 대변해온 정당 및 단체’라는 표까지 제시하며 통합진보당, 한국진보연대, 한국대학생연합,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범민련 남측본부 등을 지목했다.

이 신문은 시민사회 단체가 ‘키 리졸브’ 훈련 중단과 북한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데 대해 “북한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며 호응하는 듯한 모양새”이며 “‘핵 협박을 하는 북을 옹호하는 이들이 과연 대한민국 사람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북한의 노골적인 핵(核)전쟁 협박 속에 종북(從北)세력이 더 준동하고 있다”며 “이들은 북한의 기습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韓美)연합 연례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조차 “북한 공격 전쟁 훈련” 운운하며 북한의 적반하장을 그대로 좇아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이날 보도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를 한양대 학생단체가 새내기 대상 강연자로 초청한 것과 관련, 한양대 재학생들 사이에서 ‘종북 논란’과 ‘경선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이 대표를 강사로 초청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와 시끌시끌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미 대화’ 요구하면 ‘종북’?=그러나 수십 년 간 이어져온 북미 대결을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보수언론이 주장하듯 ‘북한 옹호 주장’도 아니다.

북한은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냉전 해체 이후 한.미동맹이 군사적으로 압도적 우위에 서자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한편으론 핵개발을 해왔으며 다른 한편으론 평화협상과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구해왔다.

이로 인해 북핵 문제는 지난 20여 년 간 지속돼왔으며, 북.미 간 긴장이 높아지다 협상에 돌입하는 식의 패턴도 장기간 이어져왔다. 그 사이 한반도 긴장의 수위는 계속 높아져와 현재에 이르게 됐다.

문제는 북.미 간 긴장 고조가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졌을 경우 그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남과 북의 주민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북.미관계나 남북관계를 긴장을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의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은 진보진영은 물론이고 중립적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수의 의견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도 그간 북한에 대해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정책이 애초 추구했던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지 못한 만큼, 새로운 접근법이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한미연합훈련 반대하면 ‘종북’?=아울러 북한을 겨냥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북한의 반발과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며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진보진영이 일관되게 해왔던 주장이다. 이는 설혹 국민 모두가 찬성하는 견해는 아닐지언정, ‘대한민국 국민이 어찌 감히’라는꼬리표를 붙일 만한 주장도 아니다.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은 1976년 시작된 팀스피리트 훈련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후 연합전시증원연습(ROSI)으로 이어져 오다 2008년부터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으로 대체됐다. 

이 훈련은 한반도 긴급상황 시 한반도 밖에 있는 미군을 얼마나 빠르게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가를 집중 연습하는 훈련으로, 전쟁 반발과 북한 급변사태 발생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훈련을 벌인다. 올해 훈련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 외에 F-22 스텔스 전투기, B-52 전략폭격기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해마다 키 리졸브 훈련이 북한을 선제공격하기 위한 연합 훈련이라며 이 훈련을 전후로 강하게 반발해왔다. 올해처럼 이슈화되지 않았을 뿐, 해마다 3월 이 훈련을 전후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다.

실제 2009년 3월엔 북이 세 차례에 걸쳐 개성공단 육로통행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북은 훈련이 시작된 11일 남북 연락사무소 간 직통전화를 끊었으나, 개성공단 출입경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충돌위기를 불러올 수 있으니 한미훈련을 중단하고, 이를 북미 대화의 계기로 삼으라는 주장은 그저 ‘종북’으로 매도돼야 할까?

앞서 한.미는 지난 1991년 남북 ‘비핵화공동선언’을 체결한 이듬해인 1992년 팀스피리트 훈련을 일시 중단해 대화의 물꼬를 텄던 경험이 있다. 또 1993년 북이 이 훈련의 실시 등에 반발해 NPT 탈퇴를 결정하고 1차 북핵위기가 불거지자 1994년 다시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으며, 그해 맺어진 북미 ‘제네바 합의’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이후에도 팀스피리트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풀어갈 지에 대해 건강한 토론을 전제로 다양한 여론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쪽의 주장을 ‘종북’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하면 서로 다른 의견이 공존할 장은 사라지고 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엽합(민언련) 공동대표는 “보수신문들이 북에 대해선 ‘대결론’으로, 남쪽 내에선 선을 그어 분류해내는 식으로 보도하는 태도는 대단히 파시스트적”이며 “민주주의적 언론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 대표는 “원인진단과 처방에 있어 다양한 의견이 있고, 이를 차근차근 짚어나가며 여론형성 과정을 충실하게 해줘야 하는데 마녀사냥 식으로 딱 건너뛰고 특정 방향으로 ‘몰이’하는 것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억압하는 독재시절에나 했던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정지영 기자 jjy@vop.co.kr

자신과 다르면 무조건 종북? 보수언론의 매카시즘 도넘었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3-11일자 기사 '자신과 다르면 무조건 종북? 보수언론의 매카시즘 도넘었다'를 퍼왔습니다.
“대결론에 마녀사냥, 독재정권 때나 하던 것”

한.미 ‘키 리졸브’ 군사연습이 시작되고 이 날을 기점으로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 남북 불가침 합의 무효화를 선언한 가운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여느 때보다 높다. 

이 가운데 보수언론의 여론몰이가 점입가경이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비판만 가능하고 북한과 대화를 요구하기라도 하면 이는 곧 ‘종북’이니 ‘그 입 다물라’고 요구하는 모양새다.

◆조선, “北옹호세력 대한민국 사람 맞나”=‘조선일보’는 11일 ‘北核 협박 눈감은 세력들 “韓美훈련이 전쟁 부른다” 비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북한 입장 대변해온 정당 및 단체’라는 표까지 제시하며 통합진보당, 한국진보연대, 한국대학생연합,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범민련 남측본부 등을 지목했다.

이 신문은 시민사회 단체가 ‘키 리졸브’ 훈련 중단과 북한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데 대해 “북한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며 호응하는 듯한 모양새”이며 “‘핵 협박을 하는 북을 옹호하는 이들이 과연 대한민국 사람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북한의 노골적인 핵(核)전쟁 협박 속에 종북(從北)세력이 더 준동하고 있다”며 “이들은 북한의 기습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韓美)연합 연례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조차 “북한 공격 전쟁 훈련” 운운하며 북한의 적반하장을 그대로 좇아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이날 보도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를 한양대 학생단체가 새내기 대상 강연자로 초청한 것과 관련, 한양대 재학생들 사이에서 ‘종북 논란’과 ‘경선조작 논란’에 휩싸였던 이 대표를 강사로 초청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와 시끌시끌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미 대화’ 요구하면 ‘종북’?=그러나 수십 년 간 이어져온 북미 대결을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보수언론이 주장하듯 ‘북한 옹호 주장’도 아니다.

북한은 사회주의권의 몰락과 냉전 해체 이후 한.미동맹이 군사적으로 압도적 우위에 서자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한편으론 핵개발을 해왔으며 다른 한편으론 평화협상과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구해왔다.

이로 인해 북핵 문제는 지난 20여 년 간 지속돼왔으며, 북.미 간 긴장이 높아지다 협상에 돌입하는 식의 패턴도 장기간 이어져왔다. 그 사이 한반도 긴장의 수위는 계속 높아져와 현재에 이르게 됐다.

문제는 북.미 간 긴장 고조가 자칫 군사적 충돌로 이어졌을 경우 그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남과 북의 주민들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북.미관계나 남북관계를 긴장을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대화와 협상의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은 진보진영은 물론이고 중립적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수의 의견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도 그간 북한에 대해 ‘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정책이 애초 추구했던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지 못한 만큼, 새로운 접근법이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한미연합훈련 반대하면 ‘종북’?=아울러 북한을 겨냥한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북한의 반발과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며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진보진영이 일관되게 해왔던 주장이다. 이는 설혹 국민 모두가 찬성하는 견해는 아닐지언정, ‘대한민국 국민이 어찌 감히’라는꼬리표를 붙일 만한 주장도 아니다.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은 1976년 시작된 팀스피리트 훈련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후 연합전시증원연습(ROSI)으로 이어져 오다 2008년부터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으로 대체됐다. 

이 훈련은 한반도 긴급상황 시 한반도 밖에 있는 미군을 얼마나 빠르게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가를 집중 연습하는 훈련으로, 전쟁 반발과 북한 급변사태 발생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훈련을 벌인다. 올해 훈련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 외에 F-22 스텔스 전투기, B-52 전략폭격기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해마다 키 리졸브 훈련이 북한을 선제공격하기 위한 연합 훈련이라며 이 훈련을 전후로 강하게 반발해왔다. 올해처럼 이슈화되지 않았을 뿐, 해마다 3월 이 훈련을 전후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다.

실제 2009년 3월엔 북이 세 차례에 걸쳐 개성공단 육로통행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올해의 경우 북은 훈련이 시작된 11일 남북 연락사무소 간 직통전화를 끊었으나, 개성공단 출입경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한반도에 일촉즉발의 충돌위기를 불러올 수 있으니 한미훈련을 중단하고, 이를 북미 대화의 계기로 삼으라는 주장은 그저 ‘종북’으로 매도돼야 할까?

앞서 한.미는 지난 1991년 남북 ‘비핵화공동선언’을 체결한 이듬해인 1992년 팀스피리트 훈련을 일시 중단해 대화의 물꼬를 텄던 경험이 있다. 또 1993년 북이 이 훈련의 실시 등에 반발해 NPT 탈퇴를 결정하고 1차 북핵위기가 불거지자 1994년 다시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했으며, 그해 맺어진 북미 ‘제네바 합의’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이후에도 팀스피리트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풀어갈 지에 대해 건강한 토론을 전제로 다양한 여론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쪽의 주장을 ‘종북’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하면 서로 다른 의견이 공존할 장은 사라지고 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엽합(민언련) 공동대표는 “보수신문들이 북에 대해선 ‘대결론’으로, 남쪽 내에선 선을 그어 분류해내는 식으로 보도하는 태도는 대단히 파시스트적”이며 “민주주의적 언론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 대표는 “원인진단과 처방에 있어 다양한 의견이 있고, 이를 차근차근 짚어나가며 여론형성 과정을 충실하게 해줘야 하는데 마녀사냥 식으로 딱 건너뛰고 특정 방향으로 ‘몰이’하는 것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억압하는 독재시절에나 했던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정지영 기자 jjy@vop.co.kr

2012년 6월 18일 월요일

2012 대한민국 예견한 '비극'...소름끼친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6--18일자 기사 '2012 대한민국 예견한 '비극'...소름끼친다'를 퍼왔습니다.
영화 , 매카시즘 맞서 싸운 언론인 이야기

*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은 1950년대 초반, 미국에 불어닥친 과열된 '공산주의자 사냥 열풍'에 맞서 언론의 자유라는 가치와 진실보도를 위해 싸운 언론인 '에드워드 머로우'의 실화를 다루었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굿 나잇 앤 굿 럭'은 극중 주인공인 에드워드 머로우가 미국 CBS 방송사의 TV 시사보도 프로그램 의 진행자로서 방송을 마무리하며 늘 하던 클로징멘트다. 에드워드 머로우는 그의 독특한 진행방식과 화법, 마무리 인사말로 시청자들에게 개성있는 앵커로 각인되었으며, 진실을 추구하던 언론인이었다.

1950년대 미국을 휩쓴 광풍, '공산주의자를 때려잡자'

▲ ▲ 영화 <굿 나잇 앤 굿 럭>의 한 장면. ⓒ (주)유레카 픽쳐스

"현재 미국 정부 내에서 200명 이상의 공산당원이 활동 중입니다! 바로 내 손 안에 그 명단이 있습니다!"

공산권에 대한 위기의식이 팽배해있던 1950년대, 미국 상원의원 조셉 매카시가 던진 말은 충격 그 자체였다. 미국이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를 여러 차례 겪었던 당시, 정부 기관에까지 공산주의자가 존재한다는 이 짧은 문장은 미국인들을 경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매카시 의원의 발언 이후, 4년간 미국은 소위 '빨갱이 때려잡기' 광풍에 휩싸이게 된다.

하지만 매카시 의원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는 미국 정부기관 내에서 활동 중인 공산당원의 명단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뚜렷한 증거없는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를 집요하게 이용했다. 그는 가장 민감한 주제 중 하나인 안보의식을 무기로, 정치계뿐만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 걸쳐 '국가를 위협하는 반 사회적 공산주의자'들을 색출하는 작업에 열을 올린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는 공산주의와 전혀 무관한 사람들, 무고한 국민들까지도 '빨갱이'로 몰리게 된다. 하지만 언론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이에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 그에게 비판을 제기했다가 빨갱이로 몰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사회 전체에 퍼져있었던 것이다.

이 광기어린 마녀사냥에 맞서 진실보도를 외치며 언론인의 양심을 보여준 인물이 바로 '에드워드 머로우'였다. 그는 '마일로 라둘로비치'라는 공군 중위가 부당하게 공산주의자로 몰려 군인 신분을 잃고 쫓겨난 사건을 폭로한다. 이에 매카시 의원이 '머로우는 공산주의자이고, 나를 비롯한 반공세력을 음해하려는 의도로 공격한 것이다'라고 반박하면서 사건은 더욱 커지게 된다. (매카시 의원의 이 발언은 아무런 증거없는 모함이었으며, 자신을 비판한 언론인에 대한 탄압에 불과했다.)

▲ ▲ 영화 <굿 나잇 앤 굿 럭>의 한 장면. ⓒ (주)유레카 픽쳐스

용감히 권력에 맞선 언론인이었던 머로우와 그의 뉴스팀은 시련을 맞이하게 된다. 공군 대령들이 찾아와 방송을 내보내지 말 것을 강요하는가 하면, 매카시 의원은 머로우를 공공연하게 '공산주의자'로 낙인 찍고, 그가 진행하던 시사프로 는 광고주와 마찰을 빚게 된다. 방송사는 압박을 견디다 못해 프로그램을 사실상 폐지하는 조치까지 내린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방송의 마지막 순간까지 보도를 계속하기로 결심한다. 진실의 가치를 믿은 것이다.

"우린 두려움에 떨며 살 순 없습니다. 역사와 종교를 고찰해보면 두려움 때문에 혼란의 시대로 빠져든 적은 없습니다. 우리는 겁쟁이의 후손이 아니며 표현하고, 기록하고, 동참하길 겁내는 자의 후손도 아니며 억지주장을 관철하려는 자의 후손도 아님을 명심하십시오."

그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참된 언론이 지향해야할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사실을 숨기고 왜곡하려는 권력들의 탄압에도 끝내 진실을 보도하려는 의지 말이다.

몰락한 매카시즘, 2012년 대한민국서 부활하다

매카시는 결국 몰락했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가 남긴 매카시즘은 여전히 세상에 남아 떠돌다가 대한민국으로 건너온 듯하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진 독재정권이 반대세력을 '빨갱이'로 몰아 무고한 사람들마저 부당하게 처벌했고, 당시 언론은 이를 무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최근에 당시 간첩사건으로 처벌받은 사람들이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으로 인한 결과였던 것이 드러나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신' 매카시즘은 2012년에도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 여당 의원들의 발언들을 살펴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종북주의자, 간첩 출신들이 국회의원이 되려한다 -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국회에 (국가보안법)법 위반자가 30명이나 된다 -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

하지만 이들 중 어느 누구도, '그렇다면 거론한 인물들이 누구인가'하고 묻는 물음에 뚜렷히 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막연히 '간첩이 국회에 존재한다'는 발언만 반복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심을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이용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다. 마치 1950년대의 미국에서 매카시 의원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 ▲ 영화 <굿 나잇 앤 굿 럭>의 한 장면. ⓒ (주)유레카 픽쳐스

1950년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무자비한 정치적 공세와 탄압으로 반대세력을 잠재우려 했던 조셉 매카시 의원. 매카시즘의 창시자였던 그가 결국 진실이 밝혀지고 비참한 최후를 맞았음을, 2012년 '신' 매카시즘을 앞세운 대한민국 보수 정치인들이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연출·각본·조연 맡은 조지 클루니...언론 정의를 말하다

이 영화는 조지 클루니가 조연으로 출연은 물론, 각본과 연출까지 맡으며 다방면에서 그의 실력을 드러낸 영화이다. 삽입되는 당시 매카시 의원의 실제 영상들에 위화감을 주지 않기 위해 영화 전체가 흑백으로 제작되었지만 세련된 화면구성을 느낄 수 있고, 중간중간에 흘러나오는 재즈풍의 음악들은 담백하고도 잔잔히 흘러가는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준다. 조지 클루니는 이 영화로 60여년 전의 사건을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걸까.

조셉 매카시 상원의원과 에드워드 머로우의 역사적인 대결을 보여주며, 영화는 우리에게 말한다. 국민들을 공포심으로 억누르고 지배하려는 것은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들은 그보다 더 나은 정치인과 정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그리고, 나는 대한민국 역시도 그러한 국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민주주의 국가임을 떠올린다.

현재 MBC를 비롯한 방송사들은 정부 여당의 낙하산 인사로 인해 현재 언론 비판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으며, PD수첩을 비롯한 시사 프로그램들은 다수 폐지 또는 중단되었고, 제작자들이 부당한 사유의 징계를 받거나 해고된 상태이다. 정부가 비판의 목소리를 탄압으로 잠재우려 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방송인들은 언론의 자유를 위한 길고도 힘든 무임금 파업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공정 언론을 되찾기 위하여 애쓰는 2012년의 대한민국 언론인들을 보면서, 나는 그들로부터 또 다른 에드워드 머로우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TV는 우리를 가르칠 수 있습니다.
계몽하고 영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려면, 우리가 그런 목적으로 사용해야만 합니다.
그러지 않는 한, TV는 번쩍이는 전깃줄 상자에 불과합니다.  - 에드워드 머로우

 김준수 (deckey)

2012년 6월 15일 금요일

MB의 '천안함 이중왜곡', 17세기식 종교재판


이글은 프레시안 2012-06-14일자 기사 'MB의 '천안함 이중왜곡', 17세기식 종교재판'을 퍼왔습니다.
[기고] 한국사회는 최소한의 합리성을 언제 회복할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5월28일 제91차 인터넷 라디오연설에서 천안함 사건을 또 다시 두 번이나 왜곡했다. 천안함 침몰이 북의 어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과학적 증거를 왜곡했을 뿐만 아니라 합조단의 조사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 '종북세력'이라는 터무니없는 사실왜곡을 한 것이다. 이는 매카시즘이냐 사상검증이냐의 문제 이전에 사실관계의 문제이고, 이 사실관계는 명확하게 집고 넘어가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연설에서 천안함과 관련하여 세 가지 주장을 펼쳤다. 즉 (1) "2010년도 천안함 폭침 때도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2) "북한은 똑같이 자작극이라고 주장"했고 (3) "이들(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우리 내부의 종북세력은 더 큰 문제입니다"라는 것이다. 이중 (2) 북한이 천안함 책임을 부인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1)과 (3)은 사실과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다.

"명확한 과학적 증거"는 '폭침설' 부정

천안함 사건 이후 나온 "명확한 과학적 증거"는 이명박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합조단의 북한 어뢰설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즉, 합조단이 주장한 어뢰의 수중폭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어뢰와 천안함을 인과관계로 연결지어주는 핵심적 물증으로 제시된 데이터가 조작되었다는 것이다. 모의폭발실험에서 나왔다는 '흡착물'이 알루미늄산화물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그래프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데이터였다. 폭발로 생성되었다면 합조단의 주장과 같이 알루미늄산화물일 것이고, 그렇다면 이 물질을 에너지분광데이타(EDS)로 분석할 때 알루미늄과 산소 피크(그 원소가 있음을 보여주는 그래프상의 표기)의 비율이 1:0.25정도로 나와야 한다. 그러나 합조단 보고서에 실려 있는 그래프에서 이 비율은 1:0.9로 되어 있다.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데이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조작이외에는 설명할 방도가 없다.

또 캐나다 매니토바대학의 양판석 박사와 안동대의 안기영교수가 천안함 함체와 어뢰파편에서 채취한 '흡착물'을 분석한 결과 이는 폭발에서 생성되는 물질이 아니라는 것도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었다. 합조단이 공개한 샘플을 두 과학자가 서로 다른 연구실에서 독립적으로 분석을 한 결과, 이 물질은 수산화알루미늄 계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물질은 저온에서 장시간 침전의 결과로 생성되는 것이므로 폭발로 생성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과학적 사실은 합조단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이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험폭발로 생성된 '흡착물'도 공개하여 성분을 밝히자고 요구하고 있으나 국방부는 무엇이 두려운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명확한 과학적 증거"는 이미 나와 있다. 즉 어뢰 폭발의 물증은 없다는 것이고, 합조단이 결정적 증거라고 내세운 데이터 중 적어도 하나의 데이터는 조작됐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이러한 "과학적 증거"에 정반대되는 '폭침론'만을 주장하며 또 하나의 왜곡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 천안함 함체와 '1번 어뢰'에서 나온 물질 ⓒ국방부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 중 (3) 부분은 천안함과 관련한 두 번째의 사실왜곡이다. 즉 "북한은 똑같이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과 한국에서 많은 이들이 천안함 조사보고서의 결론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는 두 개의 사실을 잘못된 선후관계와 왜곡된 인과관계로 엮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적 선후관계로 봐서도 필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과 수많은 네티즌들이 먼저 의혹을 제기했고, 내용적으로 봐서도 우리들이 제기한 내용들을 나중에 북한이 되풀이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뒤집어서 마치 북한이 먼저 이런 문제점들을 지적했고, 우리는 나중에 북한이 한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왜곡한 것이다.

천안함이 2010년 3월 26일 침몰한 직후부터 정부의 초동대응이 미진했고, 이에 대한 정부의 보고는 의혹투성이였다. 사고의 위치와 시간에 대한 발표도 여러 차례 바뀌었고, 함미는 3월 28일 밤 어선이 찾아낼 때까지 며칠 동안 그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어뢰설계도'는 5월 20일 조사결과 발표 당시 잘못된 것을 제시했다. 어뢰가 폭발을 했으면 당연히 생겼어야 할 70미터 높이의 물기둥이 없었던 점, 생존한 병사와 죽은 병사의 시신의 깨끗한 생태, 어뢰추진체의 부식상태, 스크루 날개의 손상상태, 프로펠러 축에 감겨있던 그물 등 상식인에겐 '어뢰폭침설'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점들 투성이였다.

언론과 네티즌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초기부터 의문을 제기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당시 민간전문위원으로 합조단의 조사에 참가하고 있던 신상철대표는 3월27일 언론에 공개된 사진에 근거해서 좌초설을 제기했고, 사고 이틀후인 28일 폭발 가능성을 (KBS)에서 언급했던 해상전문가 이종인 대표는 4월 15일 인양된 함미의 모습을 보고 천안함이 좌초된 것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브루킹스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있던 박선원 박사는 노무현정부에서 군사안보분야의 대통령보좌관시절에 얻은 군사지식에 근거해서 4월 22일 의문을 제기했다. 서재정 교수는 5월 20일 합동조사단이 조사보고서를 발표하기 직전 (프레시안)에 발표한 기고문에서 여러 가지 의혹의 근거를 제시하고 합조단이 이를 해명할 것을 촉구했으나, 보고서가 이러한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합조단의 주장 중 모순되는 부분들과 미흡한 부분들을 본격적으로 지적하기 시작했다.

합조단의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필자들은 2010년 6월 1일 '어뢰추진체'에서 발견된 불일치 현상(고온에서야 타는 외부 페인트는 소각되고, 저온에서도 타는 매직 잉크는 타지 않은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과학적 문제점들을 제기했다. 이밖에도 최문순 당시 민주당 의원, 이정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 해상전문가 이종인대표, 노종면 기자, 양판석 박사, 정기영 교수등 예전에는 서로를 알지도 못하던 많은 사람들이 독립적으로 자신들의 전문지식에 기반을 두고 사건의 진실을 찾았던 것이다. 6월초 한국을 방문했던 러시아조사단도 천안함 침몰이 북의 소행이라고 확증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천안함 사건 초기 한국 내에서는 무수한 의혹이 제기되고 논란이 있었지만 북은 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3월 31일에는 중국 지안(集安)시와 합작으로 압록강 수력발전소 건설에 착수하고, 4월 9일에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2차회의를 진행하는 등 천안함 사건에 전혀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일정을 이행했다. 심지어 5월 3일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공헌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치하하고, 양자는 "9.19공동성명의 입장에 근거해 한반도비핵화 목표실현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 이며 "6자회담 참가국들이 반드시 성의를 보여, 6자회담을 진전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합의하기도 했다. 즉 한국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었지만 북은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천안함 사건을 무시하다시피 하던 북이 공식적으로 천안함을 언급한 것은 한국의 합동조사단이 보고서를 발표한 5월 20일이었다. 한국 측에서 공식적으로 "천안함은 북한제 어뢰에 의한 외부 수중폭발의 결과로 침몰되었다"고 발표하자마자 북 국방위원회는 성명서를 발표, 이를 "모략극, 날조극"이라고 규정하고 "국방위원회 검열단"을 한국에 파견하겠다고 선언했다. 북의 이러한 성명서는 이미 한국에서 무수한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 나왔지만 한국에서 제기되던 구체적 문제점들은 지적하지 못한 채, 오히려 한국에서는 그 누구도 주장하지 않던 "모략극, 날조극"이라는 주장만을 내세우고 실현가능성도 없는 '검열단 파견'만을 선언했던 것이다.

북이 천안함과 관련한 입장을 보다 구체적으로 소명한 '진상공개장'을 밝힌 것은 2010년 11월 2일이었다. 합조단의 1차보고서가 발표된 5월 20일에서 거의 반년이 지났고, 최종보고서가 발표된 9월 13일에서 거의 두 달이나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그동안 한국 언론에서 제기되었던 의혹들을 재탕하는 수준이었다. 어뢰 추진체의 부식과 관련해서는 "남조선의 한 해상전문가의 실험결과"를 인용했고, 언론과 국회에서도 지적이 되었던 열상관측장비(TOD) 문제 및 '1번'과 '방탄형광등' 등 네티즌들이 오래 전에 지적했던 의혹들을 재탕했다. 천안함 진상조사 언론보도 검증위원회가 지적했던스크류 변형 문제를 되풀이하는 한편, "미국과 카나다를 비롯한 여러 나라 물리학자들"을 인용하며 소위 '흡착물'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북 국방위원회가 공개한 '진상공개장'이란 것에는 심지어 표절의 의혹까지 있다. 다음의 두 문단을 비교해 보라.

"《1번》글씨는 페인트가 아니라 마지크같은것으로 씌여졌다. 지금 세계에서 일반적으로 마지크에 사용되는 잉크는 크실렌, 톨루엔, 알콜로 이루어져있다. 매 성분의 끓음점은 138.5℃(크실렌), 110.6℃(톨루엔), 78.4℃(알콜)라고 한다. 따라서 추진체후부에 300℃의 열만 가해졌더라도 잉크는 완전히 타없어졌을것이다. 외부페인트가 탔다면 마지크로 씌여진 《1번》글씨도 타버려야 했고 그 《1번》글씨가 남아있다면 외부페인트도 남아있어야 한다. 이것은 과학이다.   그러나 고열에 견딜수 있는 외부페인트는 타버렸고 저온에도 타는 내부잉크는 남아있는 이러한 불일치는 입이 열개라도 설명할 방법이 없다." (북 국방위원회 검열단 진상공개장, 2010년 11월 2일)

"'1번'은 페인트가 아니라 매직펜 같은 것으로 쓰여 있고, 그 잉크의 성분은 분석이 완료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잉크는 크실렌, 톨루엔, 알코올로 이뤄져있다. 각 성분의 비등점은 섭씨 138.5도(크실렌), 110.6도(톨루엔), 78.4도(알코올)이다. 따라서 후부 추진체에 300도의 열만 가해졌더라도 잉크는 완전히 타 없어졌을 것이다. 비등점이 이보다 높은 유성잉크나 페인트를 사용했더라도 어뢰 외부의 페인트가 타버릴 정도였다면 내부의 유성잉크나 페인트도 함께 탔을 것이다. 이러한 불일치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외부 페인트가 탔다면 '1번'도 타야 했고, '1번'이 남아 있다면 외부 페인트도 남아 있어야 한다. 그것이 과학이다. 그러나 고열에 견딜 수 있는 외부 페인트는 타버렸고, 저온에도 타는 내부 잉크는 남아 있다." (서재정.이승헌, "'1번'에 대한 과학적 의혹을 제기한다", (경향신문), 2010년 6월 1일)

필자들이 2010년 6월 초에 경향신문에 발표한 기고문을 북한당국은 2010년 11월에 거의 그대로 옮겨 쓰지 않았는가. 북한의 최고기관이라는 국방위원회 검열단이 진상공개장이라고 발표한 것이 이 정도 수준이었기 때문에, 당시 한국 국방부도 "북한의 주장은 남한에서 제기된 의혹을 반복한 수준"이라고 일축할 정도였다.

필자들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천안함에 대한 정부 보고에 이의를 제기한 것은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합리적 이성에 기초한 의심이었고, 과학에 근거한 이의제기였다. 이에 비해 북한은 주체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다기 보다는 많은 부분 한국 내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재활용했고 심지어는 한국에서 발표된 글을 표절하기조차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이러한 사실을 모두 부정하고 사실의 선후관계를 거꾸로 뒤집어 놓는 왜곡을 일삼고 있다. 이러한 왜곡은 합동조사단의 결론에 의혹을 제기한 러시아 조사단마저 '종북세력'에 포함시킨다는 외교적 결례마저 저지르고 있다.

이러한 왜곡의 정점이 "종북세력"이라는 색깔론이다. 과학을 부정하고 데이터를 조작하는 것으로도 부족해, 이제는 과학과 합리적 이성에 빨간 칠을 입히는 중세유럽식 종교재판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중세 당시의 수구세력이 신봉하던 천동설이 과학적 데이터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갈릴레오를 처단하고 이단시한 17세기 유럽을 21세기 한국이 뒤쫓아 가고 있다. 무려 4세기를 퇴보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비극이다.

한국사회는 최소한의 합리성을 언제 회복할 것인가.

▲ 천안함의 절단면. ⓒ프레시안(최형락)

*이 기고문은 14일자 (한겨레) '왜냐면' 코너(29면)에 실린 "이명박 대통령의 위험한 천안함 왜곡발언"을 필자들이 보다 자세히 보충, 확대해 보낸 글입니다.

 /서재정 美 존스홉킨스대 교수,이승헌 美 버지니아대 교수

2012년 6월 10일 일요일

우파의 역사 거꾸로 돌리기를 저지해야


이글은 레프트21 2012-06-11일자 기사 '우파의 역사 거꾸로 돌리기를 저지해야'를 퍼왔습니다.

우파들이 ‘종북’ 마녀사냥의 발톱을 세우고 사정없이 이 사회를 할퀴고 있다. 이명박 자신이 “종북세력”,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려는 자들” 운운하며 마녀샤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근혜도 ‘국가관을 의심받는 의원은 사퇴해야 한다’며 직접 통합진보당 마녀사냥을 독려했다. 새누리당 웹사이트는 온통 ‘종북’ 때려잡기 내용으로 도배돼 있다. 
검찰이 선거 부정과 상관도 없는 통합진보당 당원 명부를 탈취해 가더니, 이번에는 기무사가 당원 명부를 이용해 군 복무자 중 통합진보당 당원을 처벌하겠다는 의도까지 드러냈다. 당원 명부를 가져간 진정한 목적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5월 26일 통합진보당 사수 결의대회 집권 우파는 통합진보당의 위기를 이용해 사회 분위기를 우경화시키려 한다. ⓒ사진 출처 <진보정치>

이 틈을 타 법원은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을 옹호하는 판결을 내렸다. 노엄 촘스키, 장하준 등 베스트셀러 필자들의 책을 군인들에게 읽지 못하게 한 게 ‘합법’이라는 것이다! 
공안당국은 북한 체제에 비판적인 노동해방실천연대(해방연대)를 탄압한 데 이어서, 최근에는 ‘제주 해적기지’ 발언을 이유로 김지윤 씨도 소환했다.  
민주당에게 “종북 주사파의 졸개 노릇”을 그만두라며 압박하던 우파는 나아가 민주당 의원들까지 마녀사냥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전대협 방북대표 출신인 임수경 의원의 부적절한 언행과 이해찬의 ‘북한인권법’ 반대 발언을 공세의 빌미로 이용하고 있다. 심지어 새누리당 황우여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을 심사”하겠다며 압박했다. 
매카시즘 
우파들이 모두 달려들어 ‘종북’ 마녀사냥을 벌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온갖 더러운 부패 스캔들과 정권 최악의 위기를 덮고, 이번 기회에 계급 세력관계를 우파에게 유리하도록 조성하려는 것이다. 
부정부패가 일상인 지배자들은 통합진보당의 선거 부정을 바로잡는 데는 애초부터 추호의 관심도 없었다. 마녀사냥 속에서 어느새 선거 부정은 온데간데없고, 개인의 머릿속 사상을 끄집어내 검증하는 악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더러운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날수록 ‘종북’ 마녀사냥은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마치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천안함 역풍이 그랬듯이 말이다. 이미 ‘도가 지나치다’는 여론이 불거지고 있고,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도 마녀사냥에 정면대응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애초에 민주당의 어정쩡한 태도가 우파에게 마녀사냥의 기회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 
지금도, 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은 ‘색깔론은 안 된다’ 하면서도 ‘이석기・김재연이 자진사퇴 안 하면 자격심사를 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민주당은 집권당이자 의회에서 다수당일 때(2004년)조차도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못했을 만큼 민주주의 문제에서조차 불철저한 집단이다. 따라서 민주당과는 독립적인 진보진영의 대응이 중요하다. 
진보진영은 통합진보당의 선거 부정을 바로잡는 것과 우파의 마녀사냥에 맞서는 것을 잘 구분해서 대처해야 한다. 선거 부정은 진보의 관점에서도 명백히 바로잡아야 할 문제고, 비례경선에 참가한 후보들은 모두 사퇴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우파와 국가의 탄압을 받는 사람들은 진보진영이 단결해서 방어해야 한다. 지배자들의 ‘종북’ 마녀사냥은 진보운동 전체에 대한 공격이다. 이 탄압 앞에 흔들리고 분열한다면 계급 세력관계 전체가 불리해질 것이다. 진보운동의 결정이 아니라 우파의 마녀사냥에 의해 진보 의원들이 제거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이석기・김재연이 사퇴하지 않으면 방어하기 어렵다’거나 ‘지금 방어에 나섰다가 괜한 오해만 살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일부 NGO와 좌파들이 적극적인 방어 운동 건설을 꺼리는 것은 아쉽다. 선거 부정과 마녀사냥은 별개의 문제이며, 우리 편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저들의 마녀사냥 공세가 더 확대될 수 있다.
마치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듯한 더러운 마녀사냥 앞에 진보가 단결해서 맞서야 한다. 

최미진

‘이해찬 호’ 출범…“새누리 매카시즘에 단호히 맞설것”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6-09일자 기사 '‘이해찬 호’ 출범…“새누리 매카시즘에 단호히 맞설것”'을 퍼왔습니다.
야권연대 행보 주목…트위플 “조중동·새누리 선명성에 호응”

이해찬 의원이 민주통합당의 새로운 선장으로 선출됐다. 이 의원은 김한길 의원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당 대표의 자리에 올랐다. 이로서 민주당은 4.11 총선 패배 이후 이어졌던 3주간의 ‘권한대행 체제’, 한달 여의 비대위 체제를 마감하고 새로운 지도부로 당 운영을 정상화 하게됐다. 

이 의원은 9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임시 전당대회에서 24.3%의 득표율을 차지해 23.8%를 차지한 김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 민주통합당

김 의원은 지방순회 경선과 수도권 및 정책대의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당원 및 시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의원에게 밀리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 의원은 2위로 최고위원에 오르는데 만족해야 했다. 


3위를 차지한 추미애 의원(14.1%)과 강기정 의원(10.0%), 이종걸 의원(8.4%), 우상호 의원(7.5%)도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조정식 의원(6.0%)와 원외인 문용식 후보(5.9%)는 지도부 입성에 실패했다. 


이해찬 신임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이제 정권교체를 향한 대장정이 시작됐다. 민주당을 안정된 수권정당으로 만들어 내겠다”며 “일자리와 민생정책으로 국민에게 희망이 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박근혜 새누리당의 매카시즘에는 단호히 맞서서 싸우겠다. 새누리당에 간곡하게 요청을 드린다. 정말 지금 우리 경제는 매우 어렵다. 특히 지방경제는 더더욱 어렵다”며 이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을 때 정치권이 정치적인 전쟁을 벌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신임대표는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제 2기 이명박 정권인 박근혜 새누리당 정권의 탄생을 막고 제 3기 민주정부를 수립하자”며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 이 세가지를 갖고 이번 대통령 선거에 임하겠다. 이를 실현해서 고통받는 국민들을 위로하고 국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새로운 정부를 만들어 역사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보수진영 ‘색깔론 십자포화’, 오히려 ‘역풍’ 불렀다?


이날 이 대표가 ‘역전승’을 거두게 된 배경에는 최근 북한인권법 관련 발언으로 인한 보수진영의 공세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논란이 불거지자 해명에 치중하기 보다는 오히려 ‘강경책’을 선택해 쏟아지는 십자포화에 맞섰다. 


지난 5일에는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이 구시대적 발상인 색깔론으로 신매카시즘을 유포하는 것에 대해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다음날에는 5.16 쿠데타와 12.12 쿠데타에 대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장을 따져묻기도 했다. 이같은 ‘선명한’ 행보가 ‘강한 야당 대표’를 원하는 젊은 표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트위터(@changseon)를 통해 “이해찬의 승리는 그에게 색깔공세를 퍼부은 조중동과 새누리당 덕분”이라며 “그들의 낡은 행태에 분노한 야권 지지층이 이해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위터 아이디 ‏‘sarabo***’는 “막판 이해찬 후보의 역전은 이해찬 후보가 보수화된 언론 등에게 보여준 선명성이 요인이 아닐까”라고 밝혔다. ‘‏art***’도 “‏이해찬 대표, 막판 대 역전은 매카시즘 광풍이 호재로 작용한 탓? 위기감을 느낀 야권이 보다 강한 리더십을 선택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대표가 6선 경력의 중진 국회의원인데다가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로서 국정에 참여하는 등 적잖은 정치적 무게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타나고 있다. 80년대 평화민주당 시절부터 쭉 이어진 정치적 경륜도 ‘이해찬 대표’를 만들어 낸 원동력으로 꼽힌다. 


이해찬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하지만 0.5%라는 득표율 격차가 말해주듯, 이번 결과가 당 대표 경선 초기에 제기됐던 ‘이해찬 대세론’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전국순회 대의원 투표에서 김 최고위원에게 연패한 것을 두고 민주당의 주류로 부상한 이른바 ‘친노진영’에 대한 당내 견제심리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당내 대권레이스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 대권주자중 여론조사 지지율이 가장 높은 문재인 상임고문에 대한 견제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당 대표 경선에 앞서 불거진 이른바 ‘이-박 연대’ 논란도 이 대표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화합형’ 당 대표로서의 모습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 대표도 이를 의식하는 듯 하다. 이 대표는 당 대표에 당선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결과가 말하듯이 정말로 이제 민주사회에서는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박 연대’에 대해서는 “사전에 당원, 국민들과 논의하지 못하고 제안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저의 진정성을 알고 표를 주신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오늘 표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당을 민주적으로 잘 이끌어가라는 뜻으로 깊이 새겨 듣겠다. 이런 마음으로 정권교체를 위해서 전체를 하나로 모아서 매진하겠다”고 언급했다. 


경선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던 김한길 최고위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김 최고위원과는 오랜 친구로 지내왔고 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 창출에도 같이 기여했다”며 “이번 (경선) 과정에서 제가 소통을 잘하지 못해 약간 불편함이 없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이런 것 때문에 당을 이끄는데 장애되는 행동을 하는 작은 사람들이 아니다. 작은 것들을 털어버리고 정권교체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야권연대’ 설정 유효할 듯…새누리는 또 ‘종북’ 언급 ‘견제구’


이해찬 대표는 오랜기간 야권의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혀왔다. 김한길 최고위원도 전략통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는 인물이다. 때문에 두 사람의 ‘대선전략’이 오는 12월 대선에서 어떤 파워를 발휘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 박지원 원내대표의 ‘전투력’과 ‘정보능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경우, 새누리당으로서도 민주당을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 지도부와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설정도 관심을 모은다. “역대선거에서 보듯이 민주진보진영이 다 합쳐야 겨우 이길 수 있다”는 이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이 주목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민주진보진영은 연대를 해야 승리할 수 있다”며 통합진보당의 빠른 내홍 수습을 당부했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이정미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민주통합당 이해찬 신임대표의 당선을 축하드린다. 통합진보당은 앞으로도 민주통합당과의 흔들림 없는 단단한 야권연대로 올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짧은 논평이지만 야권연대에 대한 통합진보당의 변함없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이번 경선과정에서 이해찬 대표와 각을 세웠던 새누리당은 김영우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민주통합당 이해찬 신임대표의 선출을 축하한다”며 “오랜 정치경륜과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 서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대변인은 “최근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 폭언으로 촉발된 민주통합당 내 종북 논란과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입장을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히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야권연대 당사자로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부정선거를 통한 당선자 제명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견제구’를 날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진락 기자

2012년 6월 8일 금요일

다시 춤추는 매카시즘의 망령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6-07일자 기사 '다시 춤추는 매카시즘의 망령'을 퍼왔습니다.
(긴급진단)

 ▲ 공산주의의 잠재적인 위험을 경고하는 Catechetical Guild Educational Society의 어느 만화책. 1947년.(출처=위키백과)
한국사회에서 수구보수세력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정치적 무기 가운데 하나로 매카시즘이 있다. 매카시즘은 미국의 연방 상원의원 조지프 레이먼드 매카시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는 1950년 “국무부에 고용된 공산당원들과 스파이단원들의 명단을 가지고 있다”라고 발표하면서 미국을 ‘빨갱이 공포증’으로 몰아넣기 시작했다. 매카시는 트루먼 행정부의 국무부, 방송, 미 육군에 공산주의자들이 침투해 있다고 계속 비난했다.
매카시즘의 광풍은 꼬박 4년 동안 미국의 정계는 물론이고 문화예술계까지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매카시는 ‘마샬 플랜’의 창시자인 국방장관 조지 마샬이 205명의 ‘알려진 공산주의자들을 품고 있다’고 공격했다. 중공군이 북한을 도우려고 한국전쟁에 참여했을 때, 유엔군 총사령관이던 더글러스 맥아더가 “중국 땅에 원자폭탄을 터뜨리자”고 정부에 건의하자 트루먼 대통령은 단호히 거부하고 맥아더를 해임했다. 그때 매카시는 트루먼을 향해 “그 개자식은 탄핵당해야 한다”라고 극언을 퍼부었다.
매카시 트루먼에게 "그 개자식은 탄핵당해야 한다"
매카시는 1953년에 ‘정부활동조사위원회’ 책임자가 되어 육군 안의 ‘공산주의자들’을 색출하려고 나섰으나 아무런 증거도 찾지 못했다. 반격에 나선 육군이 1954년 초에 매카시를 고발하자 그는 4월에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간염을 앓다가 1957년 5월 세상을 떠난 그가 미국과 세계에 남긴 ‘유산’은 맥카시즘이라는 파괴적 ‘정치공학’뿐이었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6개월 남짓 앞둔 한국 사회에 매카시즘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석기·김재연 씨가 ‘주사파’이자 ‘종북주의자’라는 주장이 2012년에 맥카시즘 망령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술자리에서 청년탈북자에게 했다는 ‘폭언’이 매카시즘에 기름을 퍼부었다.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이석기·김재연·임수경 의원을 ‘종북 주사파’로 몰아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 나선 이해찬 상임고문의 ‘사상을 검증해야 한다’고 나섰다. 그는 새누리당이 국회에 제출한 ‘북한인권법안’에 대해 “남북한을 고려한 법안이 아니라 일부 극우 보수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돕는 ‘삐라 지원법’으로,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실효성도 없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황우여 이해찬에게 "사상을 검증해야 한다" 
이 상임고문은 새누리당의 황우여 대표가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국회에서 제명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한 국가의 큰 당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상대당 의원의 사상과 국가관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망언’”이라고 공격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해찬 상임고문의 발언을 두고 “과연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을 갖추었느냐 심사하는 데까지 이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번의 ‘종북 공방전’에서 가장 눈길을 끈 주장 가운데 하나는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자 유력한 대선 후보인 박근혜 의원의 발언이었다. 그는 6월 1일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제명해야 한다”라고 공언했다.

▲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19대 국회 개원일인 30일 오전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반값등록금국민본부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법안, 19대 국회 1호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김 의원 뒤로 군복을 입은 한 시민이 종북 좌파의 국회입성을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12.5.30/뉴스1

나는 이번에 되살아난 매카시즘의 망령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을 정리했다.
먼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일어난 부정행위와 관련해서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사퇴 권고, 그리고 서울시당의 제명 결정을 받은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사퇴 여부는 두 사람이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그들이 어떤 ‘종북행위’를 했는지에 관한 명확한 증거도 없이 ‘주사파’라고 보면서 국회에서 제명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전형적인 매카시즘이다.
임수경 막말이 불러온 "통일운동은 종북" 
다음으로, 임수경 의원이 술자리에서 백아무개라는 청년을 상대로 탈북자들을 비하하는 말을 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북한 땅을 버리고 남한으로 온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그들은 ‘망명자’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인권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임 의원이 폭언을 했다는 사실 때문에 1989년에 북한을 방문해서 통일운동에 헌신적으로 기여한 일까지를 ‘종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매카시즘이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의 교육부장관, 집권당의 정책위 의장, 노무현 정부의 국무총리로서 ‘햇볕정책’ 실현과 남북 화해에 힘을 쓴 이해찬 의원의 사상을 검증하겠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날 뿐 아니라 민주통합당의 대표 경선에 참여한 그에게 상처를 입히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매카시즘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나는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의 ‘2012년 판 매카시즘’을 보면서 1972년 5월 4일 판문점을 통해 평양에 가서 김일성 주석을 만난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을 떠올렸다. 그는 남북관계 발전과 민족의 화해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로 ‘청산가리를 몸에 감추고’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채’ 김 주석을 만났다고 말했다.당시의 반공법 제5조 1항은 “반국가단체나 국외의 공산계열의 이익이 된다는 점을 알면서 그 구성원 또는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 또는 통신 기타 방법으로 연락을 하거나 금품의 제공을 받은 자는 징역 7년에 처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은 ‘이적행위’가 될 수도 있는 이후락의 비밀방북을 ‘대통령의 초법적 통치행위’라고 옹호했다. 만일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 국정원장이 대통령의 재가 없이 평양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면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은 ‘대통령의 초법적 통치행위’라고 보고 침묵했을까?
박근혜는 김정일이 보낸 특별기 타고 방북 
박근혜 의원은 이번의 ‘종북 논란’에서 사상을 의심받는 국회의원의 제명을 강하게 주장함으로써 ‘색깔론’이라는 보수세력의 해묵은 매카시즘을 대변하고 나섰다는 비판을 받았다.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공직자들의 사상을 일일이 검증하는 작업을 하겠다는 뜻인가?

▲ 사진출처 : 진중권 동양대 교수 트위터. / 김정일 "위대한 지도자의 자녀끼리 선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자"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둔 2002년 5월 10일 박근혜 예비후보는 김정일 위원장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그는 중국 베이징에서 김 위원장이 보낸 특별기를 타고 평양으로 갔다. 그는 김 위원장과 단독 면담을 통해 남북 스포츠 교류,  김 위원장의 남한 방문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등 여러 가지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박근혜 자서전 에는 그때 경험이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북한에 다녀온 이후 나는 남북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것은 바로 진심을 바탕으로 상호 신뢰를 쌓아야만 발전적인 현상과 약속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의 눈치를 살피거나 정치적 계산에 밀려 신뢰를 쌓지 못한다면, 만난 횟수나 대화 시간은 무의미하다. 아니, 오히려 그런 식의 만남이 많아질수록 양측이 신뢰를 쌓을 가능성은 적어질 것이다”(203쪽)
박근혜 의원은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민주통합당, 그리고 통합진보당도 ‘진심을 바탕으로’ 북한과 ‘상호 신뢰를 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없는가? ‘내가 쌓는 신뢰는 로맨스’이고 ‘남이 그렇게 하면 불륜’이라고 본다면, 그것이야말로 전형적 매카시즘이 될 것이다.

김종철 (언론인)  |  cckim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