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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2일 토요일

'KBS'로부터 '경고'받은 '미디어스' 기자가 KBS에게


이글은 미디어스 2012-05-11일자 기사 ''KBS'로부터 '경고'받은 '미디어스' 기자가 KBS에게'를 퍼왔습니다.
[기자수첩] '명의'뿐인 기자의 '명의'뿐인 '공영방송사' 취재기

▲ 11일, <미디어스> 편집국으로 송달된 '출입금지 사전경고문'

KBS는 10일, (미디어스)를 특정해 '출입금지'를 '사전경고'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KBS는 또한 다음날인 11일 오전, KBS 홍보실 명의의 '사전경고문'을 등기우편으로 (미디어스) 사장과 편집국장에게 보내왔다.
KBS는 이 경고문에서 "(미디어스)에 대해 앞으로 출입금지 요청과 함께 공영방송 관련 보도자료 메일링 서비스를 잠정 중단할 수 있음을 사전에 경고한다"며 "명의뿐인 기자인지 의심과 함께 KBS가 해당 매체에 정당하게 요청한 기사 수정이 상습적으로 묵살되는 바, 앞으로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할 경우 언론매체로서 소속기자와 기사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과 윤리를 갖출 때까지 KBS 출입을 삼가하도록 정중히 요청하고 보도자료 메일링 서비스도 잠정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별로 대꾸할 가치가 없는 내용이기도 하고, KBS 홍보실 관계자들의 애환도 알기에 그냥 무시하려 했는데, 여기 저기서 "너 무슨 짓을 했길래, 출입금지까지 경고받냐?"는 질문을 받았다. 일일이 답변하기 어려운 탓에 기사로 답변을 해야겠다.  
 (미디어스)는 매체비평지여서, 우리나라의 최대 미디어인 KBS에 대한 기사가 어느 매체보다 많다. 이 때문에 그동안 KBS 홍보실로부터 숱한 항의를 받았다. 올해 KBS측의 항의를 받은 기사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대체로 김인규 KBS 사장에 관한 기사나, 처음으로 알려지는 내용을 포함하는 민감한 기사들이다.
(KBS '명작스캔들' 석연치 않은 '폐지', 제작진 '황당')(5월 9일)
("김인규 사장, 조롱과 풍자도 못받아들이는 협량")(4월 24일)
('MB의 남자' 김인규 KBS 사장, "이명박의 OOO" 문자에…)(4월 15일)
(KBS 김인규 사장, '새누리 압승' 총선으로 '기세등등'?)(4월 13일)
(KBS보직 간부들도 김인규 퇴진 요구)(4월 3일)
(KBS, '김인규 퇴진' 총파업에 '파업상황실'까지 운영)(3월 22일)
가장 최근에 항의를 받았던 (KBS '명작스캔들' 석연치 않은 '폐지', 제작진 '황당')는 지난해 1월 '공영성 강화' 차원에서 신설됐던 KBS (명작스캔들)이 제작진들과 MC의 파업 도중 폐지가 결정됐다는 내용을 다루었다.
취재 내막을 간단히 설명하면, 나는 9일 오후 관련 사실을 전해 들었고 'KBS의 공식 입'인 배재성 홍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폐지의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배재성 홍보실장은 관련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직 (폐지를) 최종 발표를 하지는 않았지만, 폐지의 사유에는 "주요 출연진 가운데 몇 명이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서 더 이상 못나오게 되어 당초 기획의도와 방향이 흔들리게 됐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예상보다 저조했다" 두 가지가 있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 주요 출연진 가운데 정확히 누가 문제가 됐는지까지는 알지 못하지만, 이게 '팩트'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런데 홍보실 이야기만 듣고 완성도 있는 기사를 쓸 수는 없다고 판단해서 을 기획한 민승식 부장, MC인 최원정 아나운서에게까지 확인 취재를 하여 기사를 작성했다.
그런데, 공영방송이 공영적 프로그램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폐지하려 한다는 사실이 (미디어스)를 처음으로 보도되자, 뜨끔했던 것이었을까? 10일 오전, 배재성 실장이 황급히 전화를 걸어와 "폐지가 아니라, 시즌2형식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잠정중단하는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자신이 잘못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단순히 '착오'였다고 하기에는 9일 오후와 10일 오전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달랐다. "담당 제작진들과 MC도 '폐지'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잠정중단'이라는 게 이해 안 된다"고 묻자, 배재성 실장은 "제작진들이나 MC가 파업 도중이라 관련 내용을 잘 몰랐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전날 해당기사의 취재원이었던 민승식 부장은 파업에 참가하지 않고 있을 뿐더러 해당 프로그램을 기획해 관련 내용을 가장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KBS의 '공식변명'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더욱이 다시 민 부장과 통화를 해보니 "팩트에 전혀 문제가 없는 기사"라며 "('잠정중단'이라는 것은) 제작진의 의사와 상관없이 (폐지로) 몰아가다가 기사까지 나오니까, 회사쪽에서 면피용으로 하는 얘기"라고 오히려 더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이렇게 다시 확인까지 한 기사인데, 홍보실의 일방적 정정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였어야 이런 '경고'를 받지 않았을 것인가.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KBS 홍보실장이 해당 기사 때문에 본부장에게 '한 소리' 듣는 등 내부적으로 문제가 됐다고 한다.  
또 다른 사례. 최경영 기자 해고 이후 4월 24일 KBS 앞에서 개최된 촛불집회를 스케치한 ("김인규 사장, 조롱과 풍자도 못받아들이는 협량") 기사의 경우, 다음날 홍보실 관계자가 편집국으로 전화를 걸어와 '일방적인 기사'라고 항의했다. 김 사장을 '소인배'처럼 묘사했다는 것이 항의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회사의 입장을 반영해야 했다는 말인가? 기사에 "KBS 사측은 '김 사장은 조롱과 풍자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대인배'라고 해명했다"라는 문장이라도 넣어주었다면, 이런 경고 보내지 않았다는 말인 것일까? 
또 하나 들여다 보자. 4월 13일 작성된 (KBS 김인규 사장, '새누리 압승' 총선으로 '기세등등'?)는 "그동안 KBS 새 노조 파업에 대해 침묵해왔던 김인규 KBS사장이 4.11 총선의 '새누리당 압승' 결과가 나온 이후 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는 등 적극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내용을 다루었다. KBS 홍보실은 이 기사에 대해 "전 사원에게 보낸 사장의 메일발송에 대해 마치 특정정당이 압승하자 노조파업에 선전포고한 것으로 단정적 해석을 내렸다. 사장메일 발송 계획은 임원회의에서 사전에 공표된 것으로 총선결과와 무관하다"며 기사를 수정하지 않을 경우 중재위에 제소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침묵해왔던 김 사장이 총선 이후 전 사원에게 메일을 보내는 등 적극적 공세를 이어가는 것을 '기세등등'으로 표현한 것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해석의 자유' 문제인데 무엇을 수정하란 말인지. 그리고, '노조파업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대목 역시 KBS 충주방송국의 한 기자(새 노조 소속)가 KBS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김 사장의 발언이 새노조 파업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한 것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3월 22일 작성된 (KBS, '김인규 퇴진' 총파업에 '파업상황실'까지 운영)은 3월 7일자로 KBS가 마련한 'KBS본부노조 불법파업 대응지침'을 입수해 단독 보도한 것이다. 이에 대해 KBS홍보실측은 "KBS는 상황 점검과 대응을 위해 모든 파업에 대해 (파업) 상황실을 운영해온 것을 마치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으로 표기한 것은 악의적인 허위보도"라고 항의했다. 그런데, KBS가 '파업 상황실'을 운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총선을 앞두고 중요한 순간에 정치파업이 벌어졌기 때문에 (과거 파업때보다) 좀 더 민감한 사안들이 쏟아져 나올 우려가 있다. 과거에도 노무부서에서 파업 상황 대책을 논의했었지만, 이번에는 아예 대책반을 가동한 것"이라며 '파업상황실'을 처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확인해 줬었다.
그리고 "(새 노조의 파업은)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목적으로 하는 노동관계법상 보호받지 못하는 불법파업이며, 참여자는 분명하게 인사ㆍ보수상 불이익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표현은 해당 문건에 분명히 명기된 것인데, KBS는 '악의적 허위보도'라고 주장했다.  문건에 표기된 내용을 발췌한 것을 허위보도라고 하면, 무엇이 진실보도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KBS 홍보실의 해명을 받아들인 경우도 있었다. 김인규 KBS 사장을 비난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최경영 KBS 기자가 경찰에 고소됐음을 다룬 ('MB의 남자' 김인규 KBS 사장, "이명박의 OOO" 문자에…)(4월 15일) 기사의 경우 일부 표현이 사실관계와 달리 해석될 수 있는 점이 있어서 이를 수정한 바 있다.
이렇게 세세히 답변을 쓰다보니, KBS가  KBS를 출입하는 기자들을  어떻게 일방적으로 대해왔는지,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다. 
기자가 KBS에 본격적으로 출입한 것은 특보 출신 김인규 사장이 취임했던 2009년 11월 경이다. 그해 1월 경,  KBS 출입기자실이 서울 여의도 KBS본관 3층에서 자료동 4층 홍보실 옆에 '처박히는' 모습을 목격했다. KBS 사측이 정연주 사장 해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던 KBS 사원행동 참가자들에게 '중징계'를 내린 직후 단행된 조치였다.  당시 29개 언론사 출입기자들은 단체로 성명을 내어 "최근 들어 벌어진 KBS의 공정성 논란과 사원 파면사태 등에 비등하고 있는 KBS 내 비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을 봉쇄하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항의했으나, 항의는 아주 가볍게 묵살됐다.
홍보실 사람들만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곳에 자리하게 된 출입기자실. 주요 부서들은 본관에 있는데 홍보실 옆 출입기자실에 처박혀 취재를 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  옹색했던 자리마저 지키지 못하고 기자실은 KBS 신관의 차가운 로비 바닥으로 쫓겨났다.  이 뿐만이 아니다. 김인규 사장은 수신료 인상, ABU회장 선출 문제 외에 기자회견이나 기자간담회를 연 적도 없었다. KBS 김인규 사장 체제 출범 이후 KBS 출입기자들에게도 KBS는 일방적이었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11일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전경고'를 내린 이유에 대해 "그동안 홍보실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 등이 몇 건 쌓이면서 홍보실 직원들 사이에서 (미디어스)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방적으로 갑자기 출입을 정지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으니까 '경고'한 것이고, 더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직장인이자 생활인으로서 KBS 홍보실의 애환과 고민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공영방송사인 KBS의 조직이  내부의 곤란함을 이유로 다른 언론사에게 이런 무리한 제스추어를 취하는 건 정말 비상식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언론사에게 "명의뿐인 기자"라는 비난의 표현을 쏟아내는 경고장을 보내기 전에  이런 무리한 경고가 오히려 KBS를  "명의뿐인 공영방송사"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한 번 심사숙고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2년 3월 28일 수요일

"문재인ㆍ안철수는 입장 표명, 박근혜는 뭔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28일자 기사 '"문재인ㆍ안철수는 입장 표명, 박근혜는 뭔가?"'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다른 정권이라면 김재철 진작 사퇴했을 것"

MBC의 파업이 29일이면 60일 째를 맞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는 지난 21일 MBC 역사상 최장 파업이었던 1992년 50일 파업 기록도 갱신했다. 공영방송사가 '공정 방송'과 '사장 퇴진'을 내세워 이렇게 오랜 기간 파업을 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MBC 내부적으로 보면 김재철 사장은 점점 고립되고 있다. 최근 "사장과 방문진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 아무런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사퇴를 선언한 예능 보직부장을 포함해 30여 명의 보직 간부들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사퇴했고, 파업 동참 규모도 줄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다. 김재철 사장은 27일에도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선임된 사장을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도 끝나기 전에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사퇴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밝혔다.

김 사장은 계약직 기자와 앵커를 모집해 뉴스 리포트를 하게끔 하는가 하면, 과 같은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도 외주사에 맡기는 등 '장기전' 태세를 취하고 있다. 의 경우 이른바 '종편 시청률'이라 불리는 1% 시청률이 나왔다.

이같은 파업 사태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27일 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이 '언제까지 파업할 것이냐'고 걱정하는 것은 잘 안다. 그러나 우리는 날짜를 정해두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라며 '종결 파업'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MBC 파업은 시기상으로나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의제상으로나 총선과 맞물려 있다. 정영하 위원장은 "만약 이 상황에서 파업을 하지 않았다면 MBC는 엄청난 편파 방송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총선과 맞물려 그리 좋지 않은 국면인 것은 맞지만, 지금싸우는 것은 우리의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 위원장은 "여야 지도부 중에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만이 MBC를 비롯한언론사들의 투쟁에 침묵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노 코멘트'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 즉 이명박 정권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 자유는 제도만이 아니라 집권자의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권 후보라면 반드시 언론 자유에 관한 입장을 공약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선거 결과와 상관 없이 새 국회가 구성되고 오는 6월 본회의가 열리면 방송문화진흥회법을 개정해 정권과 독립적인 방문진과 사장을 선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김재철 역시 자신의 임기가 길어야 6월까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정영하 언론노조 MBC본부장 과의 인터뷰 전문.

"다른 정권이라면 이미 김재철 물러났을 것"



▲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이제 두달이 된 파업 과정을중간 평가 한다면?

정영하 : 방송사 파업은 여느 사업장과 달라서 힘든 게 있다. 일반 제조업체라면 파업을 하는 것 자체가 사업주에게 압박이 되는데, 언론사의 경우는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으면 사측을 압박하기 어려워서 장기 파업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지난 8주를 돌이켜 보면 MBC의 최장 파업 기록도 깼고, 단순히 기록만이 아니라 한주 한주 다른 국면을 만들어가며 잘 싸워왔다고 생각한다.

대국민 사과부터 시작해서,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공정방송 어떻게 무너졌는지 보여줬고 '법인카드 논란'과 같이 김재철 사장의 부적절한 경영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와 같은 팟캐스트를 통해 '공정보도'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조합원이 아니었던 선배들이 노조에 재가입하는가 하면, 사측의 편을 들어야할 보직 간부들까지 노조의 편을 들어줬다. 그냥 목숨을 연명해 온 파업이 아니라 우리가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그러나 아직도 김재철 사장은 사퇴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문제 해결이 요원한데.

정영하 : 이렇게 해왔음에도 왔던 길만큼 가야 해결 될 것 같다. 이런 전망에 몇몇 조합원들이 힘들어 하는 것도 사실이다. 워낙 무도한 사장이라서, 그리고 정권도 마찬가지다. 여느 다른 정권 같으면 이 정도까지 안와도 끝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60일이 되어가는데도 해결의 기미가 안보이는 것은 '그간 정권이 참 지독하게 방송을 장악했구나' 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본다. 김재철 사장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살 길 만을 찾는 간부들이 있고, 이들과 맞붙는 싸움이다. 지난 평가는 훌륭했지만, 더 싸워야 한다. 해온만큼 해야 이길 수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지난해 4월 '김재철 퇴진'을 내걸었던 MBC 파업은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중단됐었다. 이번에는 다를까?

정영하 : 지난번 파업과는 질적으로 다른 파업이다. 당시에는 보직간부들의 이탈해 노조에 가입하거나 하지 않았고,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수가 계속 늘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파업 기간에 조합에 가입하는 수도 늘었고. 파업 참여하는 동력도 처음 돌입할 때 보다 200명이 더 늘었다. 또 실명 성명이 계속 나오고, '파업에 참여하지 못하지만 대의에 동의한다'는 MBC 구성원들도 있다. 이번 조합의 싸움에 동의해준 구성원들은 1600명 중 1200명 정도 된다. 지난번 파업과는 완전히 다르다.

프레시안 : 그러나 지난 파업에도 내부의 열기는 충분했지만 천안함과 지방선거 등에 묻혀서 충분한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게 주된 원인이었다. 이번에도 총선과 겹치면서 아무래도 이슈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정영하 : 물론 기성 언론이 쓰지 않아서 전체 국민의 여론까지는 닿지 못하고 있다. 사실 아직도 MBC가 파업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고, 분명 총선의 영향도 있다. 차라리 조·중·동과 같은 기성 언론들이 MBC에 악의적인 보도를 했다면 달랐을 텐데. (웃음) 사실 이들 신문은 'MBC는 계속 파업하라'는 자세라서 보도를 하지 않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지금은 지난 파업과 비교되지 않을만큼의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고, 우리가 공영방송 언론인으로서 진정성을 가지고 싸우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더 많은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본다.

"왜 박근혜만 침묵하나…'언론자유는 필요 없다'는 뜻인가?"

프레시안 : 지금은 노사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인데, 언제가 분기점이 될까? 총선?

정영하 : 총선일이 되면 MBC는 70일 파업을 벌이는 셈이 된다. 이 '언론 장악' 문제는 이명박 정부 심판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여당이든 야당이든 무시하고 넘길 수는 없다고 본다. 또 총선에서 어느 쪽이 이기든 '정권에서 장악된 방송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우리 파업에 대한 시각이 다를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 안철수 씨나 문재인 후보와 같은 다른 야당 지도부들은 'MBC 노조 파업을 지지한다'며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나 박근혜 비대위원장만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박근혜 위원장이 총선 직후에도 여전히 이 문제에 함구한다면 자신이 이명박 정권과 다를 바 없음을 표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노 코멘트'는 '문제가 없다'는 뜻 아닌가. MBC 하나만이 아니라 KBS, 연합뉴스 등 언론사 다수가 파업하는 상황에서 침묵한다면 '언론 자유는 필요없다'는 뜻이고 역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프레시안 :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인가.

정영하 : 그간 수없이 확인됐지만, 언론 자유는 집권자의 의지 문제다. 법이나 제도로 완벽하게 할 수 없다. 집권자가 맘만 먹으면 흔들 수 있는게 언론의 현실이다. 따로 사주가 있는 SBS도 감사원 감사 등 무엇을 통해서든 얼마든지 괴롭힐 수 있다. 대권을 노리는 후보들이라면 표현의 자유 문제에 명백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총선 전에 공약으로 약속을 받아야 한다.

프레시안 : 총선과 맞물리면서 여론에서 밀리는 것이나, 김재철 사장의 대응 방식이나 MBC 노조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영하 : 총선 국면과 맞물리면서 현행 선거법 때문에 충분히 표현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확실히 별로 좋지 않은 국면인 것은 맞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선거를 피해서 파업한다,고 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만약 지금 일을 하고 있었다면 엄청난 편파 방송을 하고 있었을 거다. 그걸 막아낼 방법이 없어서 파업을 돌입한 거고, 우리의 최소한의 양심이었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MBC를 위해서 스스로 나갈 수 있는 양심을 가진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다음 국회 구성되면 방송문화진흥회 법부터 개정해야"

프레시안 : 그렇지만 이제 '출구'를 고민할 때가 왔다. 또 김재철 사장이 나간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정영하 : 처음 파업에 돌입할 때 '종결파업'이라고 밝혔던 것처럼 날짜를 박아두고 파업하지 않는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다음 국회가 4월 성립이 되면 6월부터 본회의가 열릴텐데, 방송문화진흥회법을 현행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여당 대 야당 비율이 3:2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문화진흥회를 6:3으로 구성하고, 그 방문진이 사장을 뽑는다. 아무리 표결을 해도 해결이 안된다. 모든 문제가 여기서 출발한다.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방문진을 '승자독식'하는 현재의 체제를 바꿔야 한다.

이러한 법 개정이 6월 국회에서 관철이 되면 현재의 방문진 이사들은 바뀐 법에 의해 자동으로 폐기되고 자동으로 새 방문진이 구성될 것이다. 공교롭게 현 방문진의 임기는 올 8월까지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뀌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바뀐 철학과 제도에 의해 다양성과 전문성이 반영된 형태로 사장 선임 방식 자체가 바뀌는 것이다. 이를 통해 김재철 체제를 심판해야 한다. 김재철은 자신의 임기가 길어야 6월, 혹은 8월까지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프레시안 : 민주통합당도 미지수지만, 과연 새누리당이 방문진과 MBC의 독립성 확보 개정안에 동의할까?

정영하 : 새누리당이 소수 야당이 되면 더 개정하자고 나설 수도 있지 않을까. 또 민주통합당도 자신들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면 함구할 수도 있다. 그래서 말한대로 선거구도와는 우리 파업이 무관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사태가 다시 반복되면 안된다는 점이다. MBC는 '홍보 방송'이 아니고, 정치권에 대해서 '불가근 불가원'의 상태에서 비판 언론으로 남아있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프레시안 : 질문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MBC 파업은 언제까지 갈까, 김재철 사장은 언제 퇴진할까?

정영하 : 날짜를 상정해 놓고 계산하지 않는다. 지금으로서는 진정성을 보여드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만약 여론이 우리의 진정성을 본다면 '잘 싸웠다, 너희들. 사장을 바꾸자'고 해줄 수 있는 것이고, 아닐 수도 있다. 아마 박근혜 위원장도 '이런 상황은 문제다'라고 생각하고 있으리라고 본다. 다만 자신들의 행보나 총선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채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