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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4일 토요일

안철수 "X파일, 기득권 유착관계 드러난 사건"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03일자 기사 '안철수 "X파일, 기득권 유착관계 드러난 사건"'을 퍼왔습니다.

국회 입성후 첫 토론회 "낡은 유산 청산이 정치 가야 할 길"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3일 "X파일 사건은 기득권 세력간의 유착관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송호창 무소속 의원이 주최한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과 언론의 자유'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며 "진실을 기록하고자 했던 분들의 희생으로까지 이어졌다"며 우회적으로 노회찬 전 의원의 희생을 거론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는 기득권이 아니라 국민과 약자를 보호하는 울타리여야 한다"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그 울타리가 튼튼하고 촘촘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과 함께 하셨던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분들께서 추구하셨던 가치가 제가 가고자 했던 길과 같은 모습이 많다. 잘못된 관행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고, 낡은 유산 청산하는 길이 지금 정치가 가야할 길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안 의원이 국회 입성 후 첫번째로 참석한 토론회로, 안 의원은 '안기부 X파일' 사건을 폭로했다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은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노원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학영 민주통합당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박정엽 기자 

2013년 2월 16일 토요일

노회찬 뒤로도 진보 의원들 줄줄이 재판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2-15일자 기사 '노회찬 뒤로도 진보 의원들 줄줄이 재판'을 퍼왔습니다.
김선동, 박원석 등... 진보정당 탄압?

▲ '의원직 상실' 회견장 떠나는 노회찬 이른바 '떡값 검사' 실명 공개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14일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힌뒤 착잡한 표정으로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노회찬 진보정의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의 유죄가 확정됨으로써 14일부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노 전 의원은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검사 7명의 실명이 담긴 이른바 'X파일'을 공개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노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선고 논리는 "떡값 검사들의 이름을 국회 회의에서 거명하거나 보도자료를 통하여 기자들에게 보내는 것은 면책특권이 인정되지만, 인터넷을 통해 일반 국민들이 알게 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정말 이해하기 힘든 논리다. 국민적인 관심사였던 삼성 X파일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논리도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그것이 오로지 공익을 위한 것이 명백한데 처벌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사실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기자들에게 보내는 보도자료를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올려두어 국민들 누구나 보도록 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국회의원은 국민들의 투표에 의해 뽑힌 국민의 대표이다. 보도자료를 통하여 기자에게 알려도 되는 것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에게 알렸다고 불법이라고 하는 주장은 설득력도 없으며,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 정보사회의 특성에도 맞지 않다.

언론들도 대체로 노 전 의원에 대한 유죄 선고가 부당하다고 보도했다. 또 새누리당 국회의원 18명을 포함한 159명의 의원들이 대법원 선고를 벌금형은 없고 징역형만 있는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 개정 이후로 연기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까지 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떡값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검사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었지만 검사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를 폭로한 이상호 MBC기자에 이어 노 전 의원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검사들은 무혐의 처분하고 노 전 의원과 이상호 기자는 기소한 이 사건을 지휘한 장본인이 13일 박근혜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당시 황교안 차장검사이다. 

국회에 개정안이 제출되고 국민 여론까지 있어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결국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진보 정당에 대한 사법부와 정권의 의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노회찬 의원직 상실, 다음 타깃은 김미희 의원?

노 의원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에 이어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인데 김미희 의원 사건 역시 진보정당에 대한 정치적 판결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김미희 의원은 4·11 총선 당시 공시지가 990만 원 상당의 목포시 소재 토지 지분을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250만 원을 선고 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미희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후보 등록 당일 갑자기 후보가 바뀌는 과정에서 실수로 누락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재판부는 이것이 선거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유죄를 선고했다. 

990만 원의 재산 누락과 5년간 약 6만 원 정도의 재산세 신고 누락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웃기지만 사실 이는 선거 과정에서 실수로 누락되었음을 토론회 등을 통하여 이미 선거구민들에게 밝힌 상태였기 때문에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설자리가 없어 보인다. 

게다가 민주통합당 전정희 의원의 경우 1심과 2심 모두에서 법원이 1억8000만 원 상당의 재산신고를 누락하고 수백만 원의 재산세를 납부하지 않았음에도 고의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적은 990만 원 재산 신고 누락에 대해 벌금 250만 원이라는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것에 대해서는 수긍하기가 힘들다. 

노회찬, 김미희 의원 외에도 진보 정당 현역 의원 중 당락 여부를 두고 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이 있다. 4·11 총선에서 당선된 13명의 진보정당(당시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 중 현재 사법부에 의해서 의원직 유지 여부가 결정되는 의원은 9명에 이른다.

김선동 의원(전남 순천곡성)은 한미FTA 비준안 국회처리에 반대하여 최루가루를 살포하여 총포·도검·화학류 단속법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4년이 구형된 상황이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의 경우 노회찬 의원에게 적용되었던 통신비밀호보에관한법률과 마찬가지로 벌금형이 없어 유죄가 인정되면 바로 의원직이 박탈된다. 또 민노당 회계책임자로 재직할 때 미신고계좌로 144억 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위반)로도 기소되었다. 

이 혐의는 오병윤 의원(광주 서구)도 적용되어 있는데, 오 의원은 이 혐의 외에도 2010년 당원 명부가 들어있는 서버를 압수하려는 검찰로부터 이를 은닉했다는 혐의로도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공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기소되어 재판 중이다. 검찰은 지난해 4·11 총선 직후 비례대표 경선 과정을 확인한다면서 압수수색을 시도했는데, 박 의원은 이를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그 해 12월 불구속 기소되었다.

박 의원은 압수수색 중인 검찰 수사관을 밀쳐 2주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되었는데, 검찰의 주장대로 공무집행 중인 검찰을 다치게 한 것이 인정되어 특수공무방해죄가 된다면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게 된다. 형법 제144조(특수공무방해) 제2항은 최소 징역 3년(벌금형 없음)을 정하고 있어 유죄가 인정되면 박 의원도 곧바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반년 동안 언론을 도배하다시피 하며 장기간 검찰 수사를 받았던 이석기 의원도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언론에 의해 연일 보도되었던 부정경선과 관련된 불법선거운동 혐의가 아니라 이른바 정치자금법 위반과 횡령 혐의 때문이다.

그는 2010년 지방자치선거에서 선거 보전비용 4억여 원을 부풀려 받은 혐의와 회사 대표로 있던 시절 법인자금 2억여 원을 유용한 혐의로 기소되어 1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거의 6개월을 부정선거라고 떠들었던 것에 비하면 당시 정치인도 아닌 회사 대표에게 정치자금법을 적용하고 아무 관련도 없는 횡령을 별건 수사로 끼워넣었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든 이유이다.

잔류-탈당 가리지 않고 진보의원 줄줄이 재판

현재 당선된 13명의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 중 재판을 받지 않고 있는 의원은 4명인데, 심상정(경기 고양), 강동원(전북 남원), 이상규(서울 관악)와 김재연 의원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석기 의원과 함께 부정경선 당사자로 줄기차게 보도되었던 김재연 의원은 아무런 혐의로도 기소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김 의원은 부정경선 당사자로 국민에게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검찰 기소에 의한 재판은 아니지만,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특수공무방해죄로 형사재판을 받는 것과는 별도로 서기호, 정진후, 김제남 의원과 함께 이른바 '셀프 제명'으로 통합진보당에서 진보정의당으로 옮긴 사건과 관련하여 의원직 유지 여부를 두고 재판을 받고 있다.

현행법은 비례대표의 경우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어 있는데 의원직 유지를 위하여 이들 4명의 의원들이 탈당이 아닌 스스로 제명이라는 편법으로 당적을 옮긴 것에 대해서 지난해 10월 통합진보당이 탈당무효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서 박원석, 정진후, 서기호, 김제남 의원 등 4명 모두 의원직을 상실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14일 노 의원의 의원직 박탈에 이어 검찰의 다음 타깃은 김미희 의원으로 보인다. 사실 노 전 의원의 유죄선고에 대한 국민 여론은 결코 사법부에 우호적이지 않았지만 법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사법부와 정권 분위기로는 김미희 의원도 우호적인 판결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어질 진보 정당 소속의 김선동, 박원석, 오병윤, 이석기 의원 등의 형사 재판에서도 마찬가지다. 

진보정당 소속 13명 중 이미 노회찬 의원 1명의 의원직이 박탈되었고, 재판 중인 8명의 의원 중 과연 몇 명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체 299석 중 13석에 불과한 진보정당에 대해서 검찰권을 앞세운 정권 차원의 공안 탄압이라는 비판이 기우일지는 재판 결과가 말해 줄 듯하다.

김행수(hs1578)

2013년 2월 15일 금요일

삼성공화국, ‘노회찬’과 ‘황교안’ 운명 갈랐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4일자 기사 '삼성공화국, ‘노회찬’과 ‘황교안’ 운명 갈랐다'를 퍼왔습니다.
[기자칼럼] X파일 덮은 황교안 검사는 법무장관 영전…노회찬 “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황교안 검사는 당시 ‘안기부 X파일’ 수사 책임자로서 지난 2005년 ‘독수독과(증거 수집 방법이 위법이면 증거 능력을 상실한다)’를 적용해 뇌물 의혹에 휩싸인 사람들은 수사하지 않고 이를 알린 기자와 정치인을 기소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안기부 ‘X파일 사건’을 덮은 사람이 검찰개혁을 해야 할 법무부장관에 지명되고 같은 시각 나는 국회를 떠나게 됐지만 이것을 두고 불의가 정의를 이겼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 사건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의원이 14일 국회를 떠났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국회에 재입성 한지 불과 10개월여 만이다.
지난 1997년 이학수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장과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이회창 신한국당 대선 후보와 검찰 간부들에게 ‘떡값’을 돌렸다는 대화를 나눴고 이를 안기부가 도청했다. 그리고 8년 후 노회찬 의원이 이를 입수해 국회에서 떡값을 받은 검사들의 실명을 폭로했고, 다시 8년 후 노회찬 의원은 유죄를 받았다.
이에 앞서 13일, 당시 ‘안기부 X파일’ 특별수사팀을 지휘한 황교안 전 검사가 박근혜 정권 초대 법무부장관에 지명됐다. 황교안 검사는 이 사건 수사 중 뇌물을 준 혐의가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서면조사 후 불기소 처분했고, 떡값을 받은 검사는 수사도 안했다. 그리고 오히려 이를 알린 이상호 MBC 기자와 노회찬 의원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삼성과 정계, 검찰 간의 부적절한 유착관계는 덮어지고, 오히려 이를 사회에 고발한 언론인과 정치인이 법의 철퇴를 맞은 것이다. 그리고 이 황당한 사건을 지휘한 검사는 오히려 법무부장관으로 ‘영전’했다. 이것이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던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하기 직전 벌어진 일이다.

▲ 이른바 '떡값 검사' 실명 공개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인 노회찬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노회찬 의원의 선고를 앞두고, 국회 여야 의원 152명이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에 동의했고 여야 의원 159명은 이 통비법이 개정된 후 노 의원의 선고를 내려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현행 통비법이 벌금형 없이 때문에 노 의원의 공익을 위한 의정활동이 의원직 사퇴라는 기형적인 결론으로 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통비법이 개정되기 전 기어이 노 의원의 의원직을 박탈했다. 무엇이 그렇게 급했을까? 노회찬 의원은 14일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 개정 가능성이 높은 사항인데 왜 서둘러 선고했는지 모르겠다”며 “개정법에 의해 내가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을 대법원이 바라지 않는 듯하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노회찬 의원은 국회를 떠났다. 재벌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는 검사는 조사도 받지 않았고, 같은 혐의가 있는 옛 대선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박 당선인을 지지하며 재기했다. 위장전입 등 법을 어긴 사람들은 고위 공직에서 잘 살아남고 있다. 오직 불법을 폭로한 정치인만이 국회를 떠났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은 한국사회가 '삼성공화국'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는 평가다. 삼성가를 불편하게 한 자 노회찬과 근심을 덜어준 자 황교안의 엇갈린 운명이 극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엇갈린 운명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그 아무도 모른다. 안기부 X파일 사건이 이번 판결로 매듭될 지는 미지수다. 노회찬 의원이 폭로한 X파일의 내용은 안기부 도청팀이 압수당한 280여개의 테이프 중 불과 2~3개에 불과하다.
“280개의 테이프가 서울중앙지검에 그대로 보관돼 있습니다. 국회와 국민이 노력하면 테이프 공개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친일 문제도 새 법률로 진상을 규명했습니다. 역사에는 시효가 없습니다. 거대권력의 비리를 규명하고 처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아직 제 싸움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말을 남기고, 노회찬 의원은 국회 밖으로 나섰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1년 12월 25일 일요일

정봉주 유죄, 세계적 유례없는 엉터리 판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23일자 기사 '정봉주 유죄, 세계적 유례없는 엉터리 판결'을 퍼왔습니다.
[기고] 박경신 고려대 교수 "진실 입증 못하면 유죄? 기독교인들 다 잡아갈 건가"

국가가 모든 걸 통제하고 개입할 필요는 없다. 상대성 이론은 국가개입 없이 발견되었고 아이폰은 국가지원 없이 잘 만들어졌다.
사법부가 모든 말의 진위 여부를 결정할 필요도 없다. 안기부 X파일 검사가 실제로 떡값을 받았는지 조선일보 사장이 장자연의 성상납을 받았는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감염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등등 어떤 명제들은 과학적으로 현실적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아마도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명제인 ‘신은 존재한가?’도 그 진위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수천년을 잘 살아 왔다. 가장 신실한 기독교인들의 신실함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의 강도로 결정된다.
국가가 국민이 한 말이 허위라고 해서 잡아가두거나 국가가 독점하는 기타 강제력을 행사하려면 우선 그 말이 허위임이 입증되어야 한다.


▲ BBK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 선고에서 징역1년을 선고받은 뒤 지지자들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번 정봉주 전 의원의 유죄판결은 이 당연한 원리를 송두리째 무시한 판결이다. ‘BBK가 이명박 소유가 아니다’라는 입증이 없는 상황에서 정봉주 전 의원에게 ‘네 말이 진실이라고 입증하지 못했으니 유죄’라는 판결은 전세계적으로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판결이다.
대륙법과 영미법을 막론하고 어느 나라에서도 진실인지 입증하지 못한 명제의 책임을 그 말을 한 사람에게지우는 나라는 없다. 그런 논리라면 전세계의 기독교인들은 야훼의 존재를 입증하지 못한 죄로 모두 감옥에 가야 할 것이다.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입을 다물라’는 것인데 이런 규범하에서 문명이 어떻게 발전하고 사상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노회찬 안기부 X파일 사건에서는 다행히도 우리 대법원이 정확하게 말했다. 

“안강민, 홍석현, 이학수가 법정에 출두해서 ‘우린 떡값을 주지도 받지도 않았다’고 증언이라도 하지 않는 이를 입증하지 못한 책임을 노회찬에게 지울 수 없다”고. 노회찬 대법원의 판결의 원리를 완전히 뒤집은 이번 이상훈의 판결은 우리나라 사법부의 수준이 얼마나 저열한지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얼마나 깊게 우리 속살을 도려내야 하는지 보여준 판결이다.
이상훈 대법관은 ‘BBK가 이명박 소유이다’라는 명제가 허위인지를 판시하지 않고 정봉주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다. 틀림없이 죄목은 허위사실공표인데 허위인지를 판시하기 전에 정봉주가 자신의 한 말의 근거가 없다고 유죄를 때렸다.
이렇게 하게 된 이유는 착시현상 때문이다. 형법 제307조제1항이 진실인 경우에도 명예훼손의 성립을 인정하기 때문에 진실이든 허위이든 어차피 유죄이니 기소죄목에서는 ‘허위’가 위법성 요건임에도 불구하고 진위여부를 판정하기도 전에 말한 사람이 얼마나 근거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따진다. 피고가 한 말의 진위를 밝힐 생각은 안하고 ‘피고 너 그런 말할 자격있냐’를 묻게 되는 것이다.


▲ 22일 오전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판결이 나오자 그의 지지모임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 회원들이 대법원 앞에 모여 판결에 대해 성토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렇게 되어버리면 권력비리는 캘 수가 없다. 권력비리는 침묵과 어둠의 장막 속에서만 이루어진다. 이들은 이런 장막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장막을 뚫고 간신히 올라오는 단서들은 당연히 ‘충분한’ 증거가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단서들을 제시할 수 없다면 비리의 고발은 불가능하다.
장자연이 남긴 유언장과도 같은 문서, 안기부가 본의 아니게 남긴 X파일, 외국 과학자들과 언론이 광우병에 대해서 한 말, 네티즌들이 황우석의 테라토마 사진을 보고 제기한 의혹들이 바로 그러한 단서들인데 이 단서들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묻는다고 해서 감옥에 가야 한다면 누가 비리 고발을 하겠는가. 정봉주도 BBK의 소유주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이 침묵의 장막으로 차단된 상황에서 어렵게 어렵게 얻어낸 단서들을 국민들과 공유한 것 뿐이다. 정봉주가 한 일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모든 정보들 중에서 BBK와 이명박 사이의 관계에 대한 정보들을 공개한 것 뿐이다.
지금 할 일은 두 가지이다. 첫째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이 진실임에도 명예훼손 책임을 지우는 형법 제307조 제1항을 꼭 폐지해야 한다. 물론 이번 유죄조항은 선거법 조항이지만 명예훼손 논리를 대입하였음이 분명하다. 

둘째 사법개혁이다. 법관소환 제도만으로 불충분하다. 법관이든 검사이든 국민의 위임 범위 안에서 활동한다는 명제를 확실히 상기시켜줘야 한다. 국민은 누구에게도 국민의 말이 진실임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국민을 처벌할 권한을 준 적이 없다.

(박경신 고려대 교수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박 교수의 동의를 받아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