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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31일 토요일

[사설] 권재진 법무장관부터 당장 사퇴하고 조사받아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30일자 사설 '[사설] 권재진 법무장관부터 당장 사퇴하고 조사받아야'를 퍼왔습니다.
검찰이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한 2600여건의 자료를 입수하고도 김종익씨 등 겨우 2건에 대해서만 수사한 것은 사건 축소 수준을 넘어 사실상 조작에 가깝다. 편집장에다 방송사 사장 등 민간인들을 사찰했고 담당 조사관 이름까지 나오는데도 전혀 수사하지 않았다. 이는 불법사찰 은폐조작의 주범이 바로 검찰이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노환균 당시 서울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장)이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의 소환조사를 막아 결국 호텔에서 출장조사하는가 하면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청와대 컴퓨터 로그기록 확보를 반대해 무산시켰다. 조작수사의 명백한 증거다. 김진모 민정2비서관이 검찰에 전화해 질책했다는 장진수 전 주무관의 증언이나 검찰이 자료 삭제에 대해선 묻지도 않았다는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의 주장도 마찬가지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수사를 지휘한 신경식 청주지검장은 “증거가 부족해 보이거나 근거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으나 궤변이 아닐 수 없다. 대규모로 불법사찰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확보하고도 말단 직원들만 기소하고 끝냈으니 이런 게 바로 직권남용에 직무유기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청와대 민정수석의 개입 없이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 당시 민정수석이던 권재진 법무장관과 노환균 연수원장은 당장 피의자로 조사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주요 수사대상인 김진모 전 비서관과 동기인 부장검사를 특별수사팀장으로 발령하더니 엊그제는 제보자인 장 전 주무관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도 권 장관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권 장관이 현직에 있는 한 검찰이 어떤 결과를 내놓더라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당장 사퇴해야 한다.
지금의 수사팀도 최소한 특임검사 등으로 격을 높이고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 그래야 검찰 내부의 치부까지 도려낼 수 있다.

2012년 3월 17일 토요일

[사설]‘뒷북 재수사’ 나선 검찰, 진상규명 의지 있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3-16일자 사설 '[사설]‘뒷북 재수사’ 나선 검찰, 진상규명 의지 있나'를 퍼왔습니다.
검찰이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청와대 지시로 불법사찰의 증거를 인멸했다”고 폭로한 지 거의 2주 만이다. 새로운 진술과 녹취록, 돈이 오갔다는 정황까지 나오고 시민 여론이 재수사를 압박하니 더 이상 버틸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제 구성된 특별수사팀의 면면을 보면 과연 검찰이 진상규명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할 경우 특임검사를 지명해 수사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특임검사는 수사과정에서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수사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한다. 그러나 이번에 구성된 특별수사팀은 박윤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을 팀장으로 하고 있다. 박 부장은 향후 수사 과정을 중앙지검 1차장-중앙지검장-검찰총장 라인에 보고하고 지휘를 받아야 한다. 더욱이 그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2010년 불법사찰 1차 수사를 지휘했던 노환균 당시 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장)과 동향이다.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기 힘든 환경이다. 검찰은 특임검사를 지명하지 않은 데 대해 “이번 사건은 특임검사 운영 요건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검찰청 훈령을 보면 ‘검찰총장은 검사의 범죄혐의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등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특임검사를 지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진수씨는 불법사찰의 증거인멸을 청와대가 주도하고 검찰도 공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터다. 당연히 특임검사를 지명할 사안이 된다. 검찰은 불법사찰·증거인멸이 과거 특임검사를 지명했던 그랜저 검사·벤츠 검사 사건보다 ‘국민적 의혹’이나 ‘사회적 이목’이 덜하다고 본 것인가.

검찰이 이번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면 2008년 불법사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 전 대검 차장, 증거인멸이 자행된 2010년 민정수석이던 권재진 현 법무부 장관도 수사선상에 올려야 한다. 그러나 한상대 검찰총장이 특임검사 지명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미뤄볼 때 검찰은 제 살을 도려낼 의지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여론에 떠밀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작된 재수사 역시 1차 수사와 마찬가지로 부실·축소·봐주기로 끝날 것이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4·11 총선이 임박한 만큼 일단 위기만 모면하자는 생각에서 재수사 착수를 선언한 듯하다. 그러나 얕은 꼼수를 부리다가는 조직 전체가 더 궁지에 몰릴 수 있다. 19대 국회가 출범하면 특별검사와 국정조사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대선 과정에서도 검찰개혁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다. 검찰의 재수사 첫날부터 수사 성과에 대한 기대나 당부보다 특검·국조를 거론해야 하는 상황이 민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