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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7일 수요일

‘난파선’ 방통위, 이 판국에 민주당 추천 부위원장 외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26일자 기사 '‘난파선’ 방통위, 이 판국에 민주당 추천 부위원장 외유?'를 퍼왔습니다.
주파수, 재송신, 방송법 등 현안 산적한데… 미창과부 이관 앞두고 ‘개점휴업’ 상태

지난 18일, 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토론회.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 문제를 두고 갑론을박하던 가운데 한 참석자가 물었다. “그런데 정부조직 개편안이 통과되면 주파수 정책은 미래창조과학부로 가는 것 아닌가요. 지금 이런 토론회를 왜 합니까.” 갑자기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사회를 맡은 김남 충남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의 답변에 실소가 터져 나왔다. “시점이 좀 애매하긴 하네요. 그래도 논의는 해야 되니까.”

이틀 뒤인 20일, 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이날 주파수 경매 방안이 상정될 거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일부 상임위원들이 “어차피 미창과부로 이관될 가능성이 크니까 차기 정부로 넘기자”고 제안해 안건 상정 자체가 무산됐다. 위원장을 비롯해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새 정부 출범과 무관하게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다. 그러나 이계철 위원장이 이미 사의를 밝힌 상태고 다른 상임위원들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 위원장은 13일 방통위 출입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상태”라며 “법적으로 임기가 결정돼 있어 사의표명을 해줘야 후임자를 뽑을 수 있다, 그래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력에서 독립해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합의제 위원회로 출범한 방통위의 수장이 남은 임기를 포기하면서 정권의 낙하산이라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애가 탄다. 18일 토론회에서는 방통위가 제안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통신사들이 첨예한 격론을 벌였다. 어떤 시나리오로 가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뒤바뀔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방통위는 당초 2월 안에 주파수 할당 방안을 결정해서 4월에 주파수 경매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방통위가 사실상 해체 수순으로 가고 상임위원들까지 손을 놓으면서 4월 경매도 물 건너 가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충식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왼쪽)과 양문석 상임위원. 양 위원이 2011년 진주ㆍ창원 MBC 통폐합에 반대해 삭발을 했을 때 사진이다. 두 사람은 5명의 상임위원 가운데 2명의 야당 추천 위원이다. 김 부위원장과 양 위원이 반대했지만 통폐합을 막지 못했다. ©연합뉴스

이런 와중에 민주당 추천의 방통위원인 김충식 부위원장의 해외 출장도 구설수에 오르내린다. 김 부위원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하러 지난 21일 출국했다. 3대 정보통신기술(ICT) 박람회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행사는 25일부터 3일 동안 열리는데 김 부위원장은 루마니아와 방송통신 정책 협력을 강화한다는 등의 업무로 일찍 나섰다. 루마니아 정보사회부 차관과 시청자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나는 일정이다.

물론 MWC와 세계가전박람회(CES)는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번갈아가며 참석해 왔고 ICT 업계 트렌드를 확인하고 조망하는 중요한 행사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런 엄혹한 시절에 부위원장이 한가하게 해외 박람회나 찾아다니는 모습을 두고 뒷말이 많다. 미창과부 이관을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이제 방통위 업무 소관도 아니다. 당장 조직이 반 토막 날 상황이고 위원장이 사실상 공석인 상태에서 부위원장이라도 나서서 조직을 추슬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둘러보면 결코 한가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 연말까지 처리하겠다고 했던 지상파 재송신 문제는 결국 해를 넘겨 제대로 논의 한 번 못해 보고 새 정부로 넘어왔다. 법원이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 손을 들어주긴 했지만 KBS2와 MBC를 의무 재송신 채널에 넣느냐 마느냐를 두고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양문석 위원의 사퇴 파동으로 시간을 허비한 탓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도대체 방통위가 뭐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터져 나온다.

CJ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도 전혀 손을 못 댔다. IPTV법 개정안 역시 마찬가지다. 이동통신 사업자 추가 선정도 결국 실패했고 성장동력으로 밀어붙였던 와이브로는 LTE 서비스에 밀려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망중립성 논쟁 역시 아무런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 미창과부와 업무 분담을 두고 논란을 벌이는 배경에는 방통위 상임위원들의 무능과 업계의 누적된  불만이 있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된 뒤 후임 이계철 위원장 체제는 사실상 식물 방통위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근혜 정부에서 방통위는 그나마 방송통신 정책 기능을 모두 내주고 유명무실한 규제 기관으로 전락할 운명에 놓여있다. 왼쪽이 이계철 위원장, 오른쪽이 김충식 부위원장. ©연합뉴스

실제로 최근 방통위 내부 설문 조사에서는 대부분 직원들이 미창과부로 옮겨가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창과부로 옮겨가게 될 통신정책국의 경우 42명 가운데 36명이 미창과부로 옮겨가고 싶다고 답변했고 방통위에 남게 될 방송정책국에서도 42명 가운데 16명만 방통위에 남고 싶다고 답변했다. 정통부 출신 직원들의 상당수가 이미 마음이 뜬 상태라 방통위는 새해 들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방통위 국·실장은 물론이고 과장들까지 줄 대기에 바쁘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오죽하면 양문석 상임위원이 “난파선에서 혼자 살겠다는 쥐새끼들”이라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써가면서 “국회에서 로비하는 과장들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그러나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과장들의 문제가 아니라 상임위원들도 중심을 잡고 방통위의 정체성을 지키지 못했있다”면서 “양 위원도 그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1층 현관. ©연합뉴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합의제 시스템의 문제라기 보다는 애초에 대통령과 정당이 위원들을 추천하는 시스템에서는 정치적 독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정권의 눈치를 보는 영혼 없는 관료들과 무기력한 상임위원들이 지금의 식물 방통위를 만들었다”면서 “특히 정보통신부 출신 관료들의 밥그릇 싸움에 방송의 공공성이 내동댕이쳐진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

2011년 12월 29일 목요일

아직도 지상파 뉴스를 보냐는 물음에 건네는 2011년 풍경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29일자 기사 '아직도 지상파 뉴스를 보냐는 물음에 건네는 2011년 풍경'을 퍼왔습니다.
[2011 미디어 결산]종편 벌한 SNS, 나꼼수 벌하려는 방통심의위

한국 사회에서 1년을 정리하는데 '다사다난'이란 표현은 늘 25.7%쯤 부족하다. 더욱이 올 해의 경우, 한 해의 이슈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일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해 가장 뜨거웠던 미디어 이슈, 변화, 사건을 꼽아봤다. 1위부터 5위까지는 편집국 논의를 통해 결정했으며  나머지는 무순이다. 


▲ 인터넷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이용현황은 2010년에 비해 무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1. 스마트폰 2000만대 돌파, SNS의 시대
‘전통적 개념의 미디어 시대는 끝났다’ 지난 2007년 구글의 부사장인 빈트 서프가 미디어 혁명을 단언했을 때만 해도 그것은 그냥 바다 건너의 이야기처럼 들렸다. 하지만 바야흐로 2011년 한국 사회도 ‘슈퍼 플랫폼을 든 개인들의 시대’가 전통적 개념의 미디어에게 종언을 고하고 있다.
신문 구독률은 떨어지고, TV시청률 마저 전과 같지 않지만 정보의 유통과 확산 속도는 훨씬 빨라졌다. 2011년은 한국 사회 미디어 지형에 가장 근본적인 변화가 궤도에 오른 해로 기억될 것이다. 신문도 방송도 보지 않으며 생각 없이 사는 듯 보이는 사람들은 그러나 손엔 하나씩 ‘슈퍼 플랫폼’을 들고 전에 없던 ‘네트워크’를 형성해 오히려 기존의 미디어를 ‘정보빈자’(information poor)로 만들어버리고 있다. 2011년 스마트폰 보급률은 인구의 절반에 이르는 2000만대를 돌파했다.
스마트폰 그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대변되는 SNS시대의 도래는 기존의 언론 구도는 물론 사회적 이슈의 설정 능력, 전통적 방식의 지식 정보 유통에 그야말로 ‘빅 엿’을 먹이며 사회 전체를 격변으로 몰아넣었다. 오세훈 시장의 사퇴를 촉발한 무상급식 주민투표 부결부터 10.26재보선 그리고 최근의 안철수 현상에 이르기까지 2011년 한국 사회를 지배했던 사회적 현상에는 SNS가 있었다. 미디어가 ‘마사지’라는 말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SNS는 하나의 미디어라기 보단 이제 미디어 전체를 포괄하는 어떤 상위개념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과 SNS가 촉발시킨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아직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이란 점이다. 내년 선거에서 SNS의 위력은 이제 변수를 넘어 부동의 상수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는 조중동과 지상파로 대변되는 전통적 미디어의 영향력이 실제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는 최후의 장이 될지도 모른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새로운 미디어는 언제나 임계점에 이르면 경계를 넘어 이전 미디어를 완전히 낡은 것으로 만들어왔던 점이다.

▲ TV조선은 지난 1일 개국특집 방송으로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을 인터뷰하며,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라는 자막을 내보내 엄청난 사회적 힐난과 개그 프로그램의 단골 패러디 대상이 됐다. 종편의 생존 방법은 이제 박근혜 의원이 형광등 100개를 켜준 특혜를 제공하거나 아니면 종편 스스로 기업의 비리를 형광등 100개 켠 밝기로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광고를 약탈하는 것 외엔 딱히 없어 보인다.
2. 창대한 기획, 미약한 시작, 이미 빤한 결과, 종합편성채널
태생적 ‘특혜’, 과정상의 ‘반칙’ 총체적으론 ‘꼼수’. 이명박 출범 이후 언론계를 가장 오래도록 뜨겁게 달구며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죄도 많았던 ‘종합편성채널’이 지난 12월 초 개국했다. 하지만 뭐랄까. 기획은 창대했으나 시작은 미약했고 결과는 벌써 망했다고 해야 할까. 동시 개국한 종편 4사들이 개국 후 한 달 동안 거둔 성적은 초라하다고 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참담 또 참담한 수준이다.
개국 이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이 2%였을 정도로 철저한 외면을 받고 있는 종편 채널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평균 시청률 0.3%대를 사이좋게 기록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이 더 낯 뜨거운 것은 그 와중에 서로가 정색하며 ‘내가 1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향력이 너무 미비하여 차마 비판하기도 머쓱한 상황이랄까.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육성’과 ‘여론 다양성의 확보’라고 하는 애초의 추진 목표는 안드로메다로 간지 이미 오래됐다. 현재적 시점에서 종편은 지상파, 케이블 인기 채널 아래에 위치하는 3부 리그 위상 쯤 된다. 물론, 아직 종편이 실패라고 말하기엔 이른 시점이긴 하다.  종편은 추가적인 특혜를 요구할 것이고 그들이 지금까지 생존해 온 과정을 봤을 때, 최후의 순간까지 말이다.

▲ 올 한해 신드롬을 일으킨 '국내 최초 가카의, 가카에 의한, 가카를 위한 가카헌정공연 <나는 꼼수다>(나꼼수)' 의 콘서트 모습. ⓒ오마이뉴스 권우성

3. 나꼼수의, 나꼼수에 의한, 나꼼수를 위한

2011년은 세계 1위 인터넷 팟 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 의한, 나꼼수를 위한, 나꼼수의 해였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당신은 이미 웃고 있다. 더 설명이 필요한가? 

4. 아직도 지상파 뉴스를 보십니까? 지상파 뉴스 연성화
“여기 아직도 지상파 뉴스를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얼마 전 한 트위터리안이 최근 지상파 뉴스가 ‘멧돼지 뉴스’, ‘체리 뉴스’, ‘45분짜리 날씨 뉴스’라는 볼멘소리를 남기자 이를 RT한 또 다른 트위터리안이 남긴 멘트이다. 이 짧은 언급에는 2011년 지상파 뉴스가 어떤 사회적 취급을 당하고 있는지 함축적으로 담겨져 있다. 시청률 경쟁에 사로잡혀 뉴스 시간대를 오락가락하는 극약처방까지 등장했던 2011년 지상파 뉴스의 사회적 위상은 ‘지체’, ‘낙후’, ‘낙제’ 그 자체다.
2011년 지상파 뉴스는 중요한 것은 후반에 배치하고, 헤드라인에는 정보가, 뉴스 전반부에는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말랑말랑한 뉴스들이 자리 잡는 신종 포맷이 방송 3사 모두에 완전 정착된 한 해였다. 메인 뉴스에는 검색어를 노린 리포트를 배치하고  CCTV를 이용한 선정적인 화면은 물론, 뉴스의 가치와 상관없이 ‘시청률’ 상승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 싶은 주제들이 알뜰살뜰한 대접을 받은 한 해였다. 뉴스보다 개그콘서트가 더 시사적이고, 기자의 멘트보다 무한도전 자막이 더 날카로웠던 2011년 방송 뉴스는 보도국이 아닌 예능국의 콘텐츠로 손색없었다. 


▲ '봉숭아학당'보다 재밌고 '막걸리 보안법'보다 우스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만든 주역들. 좌로부터 박만 위원장, 권혁부 부위원장, 최찬묵·박성희·엄광석·구종상 위원ⓒ방통심의위

5. ‘봉숭아 학당’ 보다 더 웃겨서 너무 슬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가위질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봉숭아 학당’이 끝난 공백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전체회의가 메웠다. 애당초 뭘 하는 기관인지 알 수 없으나 어지간한 우스운 짓에는 반드시 이름을 올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올 한해 에게 시시각각 와라 가라하며 괴롭힌 것을 비롯해 최근에는 SNS 심의 부서를 신설, 일기장 들여다보는 훈육선생처럼 표현의 자유를 향한 드잡이를 하고 있다. 여기까지가 희극이라면, 진짜 비극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면면이 ‘봉숭아 학당’의 맹구, 오서방, 연변총각, 왕년에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에 속았다고 생각하고, SNS에 올린 농담에는 죽자고 덤비지만 종편을 심사할 때만은 무척이나 진지하고 학구적이며 언론의 자유에 유독 강한 신념을 보이곤 했다.
△ KT 2G서비스 종료, 엎치락뒤치락 법원 판결
KT 2G서비스 종료와 관련해 ‘본안판결 선고 시까지 폐지승인 효력을 정지한다’던 법원의 판결은 딱 19일 만에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졌다. 26일 서울고법은 KT의 2G서비스 종료를 중지시켜 달라는 요청에 “신청인들의 손해는 번호통합정책에 따른 것일 뿐 2G망 폐지로 인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금전보상이 불가능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며 방통위와 KT의 손을 들어줬다.
번호통합정책이 2G서비스 종료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을 간과한 것은 물론, “금전으로 보상하라”는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해준 법원에 감사라도 해야 할 일일까. 2G서비스 이용자 16만 명이 KT와의 계약에 따른 권리는 하잘 것 없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SKT와 LGU+의 4G LTE 서비스 시작에 똥줄 탄 곳은 KT였다. 그리고 지난 주파수 경매에서 일정 정도 양보하게 된 KT에 대한 보상이 조속한 2G서비스 종료와 향후 할당될 주파수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어쨌든, 옳다구나 KT는 1월 3일 2G서비스 종료 4일부터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타 통신사의 2G서비스 종료와도 연결, 2012년에도 핫한 뉴스가 될 확률은 100%다.
△ “잊지 말아요, 나를 잊지 말아요”…언론5적
시간을 흘렀고, 바야흐로 선거는 다가오고 있다. ‘언론 5적’, 심판의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당초 2009년 이른바 언론악법 날치기로 낙인찍혔던 언론5적은 한나라당 소속 김형오 국회의장,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나경원 문방위 간사, 정병국 미디어특위 위원장, 고흥길 문방위원장이었다. 나열해 놓고 보니 굳이 심판이 필요한 인사는 보이지 않는다.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강용석 제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여러분 가운데 강 의원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나는 도저히 돌을 던질 수 없습니다”라는 자기고백에 가까운 망언을 퍼부었던 김형오. 정치인으로서 고속행진을 벌였으나 서울시장 선거에서 ‘똑’ 떨어져 “집에서나 쉬라”는 핀잔을 들어야했던 존재감 줄어든 나경원. ‘자연산’ 발언으로 자리를 내놓게 된 보온상수, 안상수. 문화부 장관 내놓고 총선에 매진하고 있을 정병국. 한마디로 존재감 전무의 고흥길.
그러나 2011년 인원교체가 이뤄졌다. 종편의 개국까지 포함한 ‘언론5적’이 탄생했다. 조중동저지네트워크가 선정한 2011년도 판 ‘언론5적’에는 김형오, 안상수가 빠졌고, ‘재투표’, ‘대리투표’ 논란의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과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추가됐다. 조중동 개국에 지대한 공을 세우신 최 위원장은 지금은 종편의 세일즈맨을 자처 대기업들을 두루두루 볶아내고 계신다.
△ 2011년에도 언론인 해고는 “계속됐다”
2011년에도 언론해고자 수가 늘었다. ‘정수재단으로부터의 경영권 독립’을 요구해 왔던 이호진 노동조합 위원장이다.
사태를 간략히 이야기하면 이렇다.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정수재단. 대세론 잃은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은 2005년 이사장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자신의 비서였던 최필립 씨를 정수재단 이사장으로 앉혀 실질적 운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 언론사가 한 정치인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1년이라는 현재에 믿기지 않을 수 있으나 사실이다. 노사는 올해 2월 경영권 독립을 위한 사장추천제 실시에 합의했으나 정수장학회가 노사 합의 사항을 거부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호진 노조위원장은 징계위에 회부 된 이후, 해고됐고 신문은 발행 중단사태까지 이어졌다.
언론인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결자해지! 대선에 나서려거든 박근혜 위원장은 정상화부터 시키는 게 답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속보가 날아들었다. ‘조중동방송 저지’ 등을 내걸고 3차례의 미디어법 총파업을 지휘한 최 전 언론노조위원장에게 SBS 사측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해고’ 전 단계라는 게 SBS조합원 공통된 의견이다. 그리고 최 전 위원장은 또 다시 투쟁에 나섰다. “쫄지 말자”며.
△ “지역MBC는… 죽었다”, 진주·창원MBC 통폐합
“땅땅땅”, 1968년 5월31일 개국한 진주MBC가 2011년 8월 8일 오전 11시45분 ‘해산’ 됐다.
‘광역화’라는 이름으로 지역MBC 통폐합을 추진한 김재철 MBC 사장과 온갖 위법을 저지르면서 하수인 노릇을 톡톡히 완수한 김종국 진주MBC 사장(전 기획조정실장). 노동자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주·창원 MBC 합병을 또 표결처리로 승인한 방통위. 그들 덕분에 43년 3개월여의 역사를 끝으로 진주MBC는 사라졌다.
‘상호 전략적 사업 성장을 통한 경영 합리화 도모’, ‘경쟁력 강화를 통한 주주 가치의 극대화 추구’라는 장밋빛 미래가 달성될 것이라고 믿는 이들이 있을까. 2011년 미디어 핫뉴스? 한 방송사가 사라진 사건, 진주MBC 통폐합이다.
△ 700㎒ 주파수 재배치, 통신에 퍼주기 논란
이명박 정부 들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지상파방송’, 700㎒ 주파수 재배치에서 다시 그 위치를 확인해야만 했다.
완료되지 않은 디지털전환을 빌미로 주파수 재배치 계획이 발표됐고, 방송계는 또 반발했다. 방통위는 지난 26일 470~806㎒ 대역 주파수 회수에 따른 손실 보장 기본계획을 결정했다. 골자는 698~806㎒ 대역의 주파수 가운데 40㎒는 차세대 통신 ‘4G Advanced’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방송에서 사용해왔던 공공재인 주파수를 통신 쪽에 돈 주고 팔겠다는 얘기다. 남은 주파수 박박 긁어 통신 쪽에 주려는 방통위의 큰 흐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종편 챙기듯 알뜰살뜰히 통신을 보살피고 있는 방통위, 이번에도 방송은 깨물어도 안 아픈 손가락이 됐다.

2011년 12월 14일 수요일

"공공의 주파수, 시장 논리로 매각 안 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14일자 기사 '"공공의 주파수, 시장 논리로 매각 안 된다"'를 퍼왔습니다.
[방송정책포럼] 700MHz 대역 없이는 3DTV 등 차세대 방송서비스 불가능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700MHz 대역이 통신업계로 넘어가면 차세대(4G) 방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재차 제기됐다. 현재 지상파 방송에 사용되고 있는 700㎒(698~806㎒) 대역 주파수는 내년 말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면 유휴대역으로 남는다. 700㎒ 대역은 혼선이나 잡음이 적으면서도 전파 도달 거리가 길어 황금 주파수로 불려왔다.
국내 방송업계와 통신업계는 700㎒ 대역의 주파수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통신사업자는  급증하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해, 방송사는 차세대 방송과 난시청 해소를 위해 각각  700㎒ 주파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제창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13일 한국방송협회 주최로 열린 제1회 방송정책포럼에서 700MHz  유휴대역을 차세대(4G) 방송 활성화에 써야 한다고 주장, 방송업계에 힘을 실었다.
정제창 교수는 3DTV, UHDTV(HDTV보다 4~16배 선명한 고화질 방송) 등 차세대 방송 산업 성장 가능성을  전망했다. 정 교수는 "2009년 영화 의 전세계적 성공은 3D에 대한 인식을 크게 변화시켰다"며  "시청자는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2D와 비교할 수 없는 실감 영상에 대한 수요가 크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황금주파수 차세대 방송 할당 시나리오로 우선, 채널당 6MHz의 대역폭을 가지는 기존 디지 털방송에 6MHz를 추가로 할당해서 2DTV와 역호환성을 유지하는 세계최초의 '지상파3DTV'를 제시했다.  이는 700MHz 대역의 108MHz 폭의 절반(54㎒)을 주파수가 필요한 주요 9개 대역에 6MHz씩 배분하는 방식이다. 나머지는 이동통신과 공공서비스에 균등배분하면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제안이다.
방송업계 역시 정 교수와 같은 주장을 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난시청 해소를 위해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고, 차세대방송 실험방송에도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700MHz주파수는 디지털 전환 이후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난시청 지역을 해소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거나, 차세대방송을 위한 주파수로 사용해야 하는 주파수 소요량이라는 게 이들의 논리다.
700MHz 대역의 주파수가 없다면 차세대 방송 실현은 불가능한 걸까.  정 교수는 "지금 현재 갖고 있는  700MHz 대역 주파수를 지상파가 갖지 않으면 '차세대 방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박진우 KBS 송신기획팀장은 "700MHz 대역이 이동통신용으로만 할당되면 디지털 방송의 난시청해소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을 수신할 수 없는 난시청 지역에 거주하는 시청자들은 유료 방송에 가입할 수밖에 없고, 그런 지역이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며 "또한 차세대방송이 등장하더라도 여유주파수가 없어 시청자는 유료방송이나 통신서비스를 통해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모바일 광개토 플랜을 발표하면서 연내 700㎒ 할당을 결정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사실상 통신업계에 무게중심이 기운 분위기다. 방송계는 방통위 정책에 반발, 오는 2013년 이후로 용도확정을 연기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SBS 조삼모 정책팀 박사는 "방통위는 공익의 가치로 판단해야 할 주파수 정책을 친통신업체 논리로 일 관하고 있다"며 "700㎒ 대역의 주파수 할당은 디지털 방송 전환이 완전히 끝난 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방송학회는 오는 15일 오전 10시30분 프레스센터 18층에서 700MHz 주파수 활용에 대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