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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2일 금요일

박근혜 비방 댓글 '벌금형' 왜 네티즌만 처벌하나?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2-22일자 기사 '박근혜 비방 댓글 '벌금형' 왜 네티즌만 처벌하나?'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올린 네티즌에게 벌금형이 선고됐습니다. 2월 21일 인천지법 형사 13부는 신문사 홈페이지에 박근혜 후보 관련 가시에 "빨갱이의 딸로 친일파이고 BBK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내용의 댓글을 올린 A씨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8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을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네티즌 A씨가 올린 글의 요지가 과연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를 우리는 파악해야 합니다.
네티즌이 올린 댓글의 원문은 알 수 없지만, 핵심 쟁점은 3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1. 빨갱이2. 친일파3. BBK 사건(사건의 본질과 다른 기타의 네티즌 글 원문은 제외하고)

여기서 BBK 사건은 정봉주 전 의원의 실형과 비교하면 네티즌의 글이 잘못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는 대선 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는데, 당시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BBK 발언을 몇 차례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동영상 속에 나오는 최경환 의원은 친박계의 대표적인 핵심 주자로 박근혜 후보의 비서실장이기도 했습니다.
정봉주 전 의원의 재판 과정에서 비슷한 얘기를 했던 박근혜 후보는 왜 구속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듯이 분명 박근혜 후보는 BBK 사건을 끊임없이 이명박 후보와의 싸움에서 활용했기에 그 자체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빨갱이 박정희, 그것이 과연 거짓일까?'

우리 사회에서 '빨갱이'는 어떤 사람을 말할까요? '아이엠피터'의 댓글에는 하루에도 서너차례씩 '빨갱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그냥 단순히 '빨갱이'라고 하면 그냥 놔두지만 욕설이 있는 경우는 삭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아이엠피터'의 글을 읽은 사람 중에 일부는 저를 '빨갱이'라고 부를까요?
사실 저도 모르겠습니다. 북한을 찬양하지도 않았고, 북한 관련 단체에 가입한 사실도 없고, 오히려 그 흔하디 흔한 북한 여성 사진도 없는 블로그인데...

▲ 박정희의 '무기징역' 선고를 다룬 동아일보와 박정희의 재판 판결문. 출처: 진실의 길

사실 법적으로 '빨갱이'라는 판정을 받았던 사람은 '아이엠피터'가 아니라 박정희였습니다. 박정희는 1949년 고등군법회의에서 국방경비법 16조 위반,즉 '반란기도죄'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던 인물입니다.
당시 박정희에 대한 구체적인 범죄 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 피고인은 단기 4279년(1946년) 7월경부터 4281년(1948년) 11월경에 이르는 동안 대한민국 서울 기타 등지에서 각각 남로당에 가입하고 군 내에 비밀세포를 조직하여 무력으로 합법적인 대한민국 정부를 반대하는 반란을 기도했다"

▲ 간첩단 사건을 보도한 1972년 매일경제 신문.

우리가 흔히 보는 간첩단 사건에는 몇 가지 핵심적인 단어가 있습니다. '조직', '무력', '전복'이라는 용어인데, 이점에 비춰보면 박정희는 모두가 해당됩니다. '남로당 가입', '무력으로',' 대한민국 전복'이라는 단어가 박정희의 재판 판결문에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박정희의 재판 판결문을 찾아낸 정운현 선생의 기록을 놓고 현재 육군에서는 찾을 수 없는 기록물이기 때문에 허위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판결문 원본이 없는 것이지, 그가 반란죄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것은 역사적 팩트입니다. 그런 논의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주장일 뿐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은 '보도연맹 사건'을 통해 좌익과 관련됐다는 양민을 모두 '빨갱이'라는 이유만으로 학살했습니다. 당시 '남로당'이 뭔지도 모르는 부녀자도 '빨갱이'로 규정했는데, 고등군법회의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면 완벽한 '빨갱이'라고 볼 수있습니다.
대한민국 법에서 인정한 박정희를 '빨갱이'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빨갱이의 딸'에서 주는 인신공격적인 어감에 대한 비방은 비난받을 수 있지만, 박정희가 '빨갱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간도특설대 박정희에 대한 재판부의 판결은?'


친일파의 딸이라는 말은 박정희가 친일파였다는 뜻입니다. 박정희는 1937년 대구사범 졸업 후 문경보통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1940년 돌연 만주로 갑니다. 일제 괴뢰국인 만주국은 장경 양성을 위해 신경에 4년제 군관학교를 세웠는데, 박정희는 1940년 신경군관학교 제2기로 입교한 뒤, 성적우수자에게 주어지는 특전으로 일본 육사에 편입, 57기로 졸업합니다.
박정희의 핵심 친일 전력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만주군에서의 활동과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할 때 배경입니다. 먼저 만주군의 활동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뿐더러, 그에 관한 증언을 해줄 사람들이 죽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 일본 위키피디아에 나온 백선엽의 간도특설대 복무 내용

그래서 박정희의 친일 행적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그 중의 논란 하나가 '간도특설대'에 박정희의 복무 여부와 조선인 토벌 증거입니다. '간도특설대'는 간도 지역 내 항일 세력 토벌을 위해 관동군이 만든 특별부대인데, 한국의 전쟁영웅으로 손꼽히는 백선엽도 '간도특설대' 출신입니다.

[현대사] - 일본특수부대출신 백선엽 장군이 한국의 영웅?

간도특설대와 박정희가 복무했던 만주군 보영8단의 연관성과 그가 토벌작전에 참여한 내용 등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벌어난 일이 관련 책을 발간했던 출판사와 편집장,저자를 상대로 한 박정희 유족 측의 명예훼손 사건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간도인 특설부대원으로 활동하면서 항일군을 토벌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이정환은 공소외 류연산의 글에 관해 사실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박정희의 유족들이 제기할 수 있는 반론을 병기하지 않아 일반독자들이 보았을 경우 류연산의 주장이 설득력 있고 확고한 역사적 사실인 것처럼 인식될 개연성이 있도록 류연산의 글을 그대로 게재하여, 그 무렵 불특정 다수인에게 발행 배포되게 하고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인 박정희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다." (검찰의 이정환 기자 공소장)
박정희의 딸 박근영씨는 이정환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는데,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박정희가 간도특설대로 활동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글을 썼다는 이유였습니다. 여기서 검찰은 아예 박정희가 간도특설대로 활동하지 않았다고 강조하지만 그것은 100%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검찰이 제시한 '간도특설대 명단에 박정희는 없었다'는 현재 나온 명단만 가지고 말한 것입니다. 현재 간도특설대의 명단은 10%밖에 나오지 않았고, 간도특설대 재직 시기도 그에 반박하는 정황과 증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만주군 보병8연대와 간도특설대를 같은 임무를 수행했다고 보는 역사학자도 많은 등, 검찰의 주장과 이정환 기자의 주장은 서로의 주장일뿐 역사적으로 정확히 판명된 것은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박근영씨가 제기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역사적·공적 인물에 대한 사자명예훼손죄의 성립에 필요한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은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점차 망인이나 그 유족의 명예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탐구 또는 표현의 자유가 보호돼야 하고 또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에도 한계가 있어 진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용이하지 아니한 점이 고려돼야 하므로 확정적 인식에 가까운 정도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중간 생략)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 평가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 현대사에 있어서 큰 발자취를 남긴 역사적·공적 인물로서 그의 친일 행적 여부에 관한 논란이 있고 그가 위 특설부대에 근무하였는지 여부도 한국 현대사의 쟁점으로 계속 연구돼야 할 것이고 또 될 것으로 보이는 점 (중간 생략) 등을 고려햐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위 특설부대근무설이 허위임을 인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은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의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재판부 판결 내용)
재판부는 판결에서 박정희에 대한 간도특설대 근무에 대한 연구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돼야 할 사안이고, 이때문에 이를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한 인물의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연구가 완벽하게 끝나지 않았다면 그 연구에 대한 다양한 주장 자체가 허위가 아니라는 뜻이 됩니다. 결국, 박정희에 대한 친일 연구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카키 마사오, 박정희는 왜 친일명단에서 빠졌는가?'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박정희를 친일파, 즉 '반민족행위자'로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중위로 해방을 맞이했으니, 일본제국주의 군대의 소위 이상의 장교에 해당하기 때문에 조사 대상이었지만 앞서 말한 '만주군 보병 8단 근무' 이상의 구체적인 자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 만주일보에 나온 박정희 혈서와 이 사실을 처음 보도했던 조갑제.

박근혜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달았던 네티즌에게 벌금 80만 원을 선고한 재판부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거나 주관적 감정에 바탕한 내용의 댓글을 달아 박근혜 후보를 매도했다'면서 A씨에게 벌금 8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지난 대선 기간에 박근혜 후보는 TV토론에서 '여직원이 댓글 달았는지 증거 없는 걸로 나왔다'고 주장하며 '피의자 신분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문재인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알다시피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을 달았다는 증거는 지금 계속 나오고 있으며, 당시 경찰은 국정원 여직원을 '피의자'로 규정하여 공문을 보낸 바 있습니다.
재판부의 판결을 박근혜 후보에게 대입하면, 단순히 주관적인 감정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방송에서 말하여 상대방 후보를 비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박근혜 후보는 처벌받지 않을까요? 당연히 그는 대통령 당선인이기 때문이겠죠. 

법으로 판결이 난 사건과 역사적 증거가 나오는 얘기를 개인이 선거 4개월 전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댓글로 달았다는 이유만으로 벌금 80만 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대선 기간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이제는 밝혀진 내용과 다른 사실을 당당하게 자신의 감정에 맞춰 주관적으로 얘기했던 사람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누가 과연 처벌을 받아야 했는지는 나중에 역사가 판단해줄 것입니다.

문제는 없는 살림에 만약을 대비한 벌금용 비상금을 귤농장 임대한다고 몽땅 털어 놓은 '아이엠피터'는 빠른 시일 내에 벌금을 통장에 모아 놓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아이엠피터 블로그에는 댓글 달지 마세요. 괜히 여러분까지도 벌금 나올 수 있습니다.

아이엠피터  |  impeter701@gmail.com

2012년 6월 10일 일요일

하루 아침에 범법자 된 남북경협사업자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09일자 기사 '하루 아침에 범법자 된 남북경협사업자'를 퍼왔습니다.

검찰, 5·24 조치 이전 관행이던 대북송금에 벌금형 논란

“하다못해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잡아 벌금을 물릴 때도 시행에 앞서 계도기간이라는 것을 갖습니다. 최소한의 법집행 절차를 지키는 것이 국가가 아닙니까. 남북경협 사업자들은 하루 아침에 벌금형을 받고, 범법자가 됐습니다.”(남북경협 관계자)

이명박 정부의 5·24조치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경협업체들이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남북교류협력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대거 벌금형을 부과 받고, 일부는 이에 불복해 힘겹게 소송을 벌이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2010년 5월 24일 천안함 사태에 따른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경협 및 교역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정부는 경협업체들에 파산선고나 다름없는 교역의 전면 중단 조치를 내린 데 이어, 무차별적인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경협업체들이 북한으로부터 반입하는 물품 등의 대금으로 보낸 대북송금 관련 서류를 샅샅이 뒤졌다. 경찰이 제3국을 통한 대북송금을 현행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보고, 증거 확보에 나선 것이다. 한 경협업체 대표는 “5·24조치 이후로 경협업체들이 경찰서 보안부서에 불려가서 대북송금 문제와 관련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이 중소기업인 경협업체들이 경찰에 불려가면 위축된 상태에서 조사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결과를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약식기소 형태로 벌금형을 부과했다. 

남북경협 관련 전문가들이 6월 1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된 ‘5·24조치 2년, 남북경협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 제공

한국은행 승인 받은 송금 문제된 적 없어

경협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200여개의 업체가 북한에 현금을 송금한 혐의로 100만∼800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으며, 대북송금 규모가 큰 업체의 경우 불구속 상태에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경협업체들은 이런 사법당국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초기(5·24조치 이전)까지 관행화됐던 대북송금 문제를 지금에 와서 사법당국이 벌금형을 부과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법당국은 대북송금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해석하고 있다. 남북교류협력법 13조 1항은 (북한에) 물품 등을 반출하거나 반입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물품 등의 품목, 거래 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하여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남북교류협력법은 대북송금과 관련해 애매한 규정을 담고 있다. 같은 법 13조 4항은 1항에 따라 반출이나 반입을 승인할 때는 물품 등의 품목, 거래 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한 일정한 범위를 정하여 포괄적으로 승인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여기서 말하는 포괄승인 품목이란 통일부 고시에 따라 물품을 북한에 반출·반입할 때 건별로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는 품목을 말한다. 물품의 반입·반출시 건별로 승인 받을 필요가 없으니, 업체들은 대금을 지급할 때도 통일부 장관의 승인 없이 그동안 송금을 해왔던 것이다. 

이에 따라 한 번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협업체들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는 물론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9년 초까지 북한에 무역대금을 제3국을 통해 송금했다. 다만 업체들은 외국환관리법에 따라 한국은행의 승인을 받아 송금했다. 포괄승인 품목의 경우 통일부 장관 승인 없이 대북송금이 관행화됐었기 때문에 통일부도 이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5·24조치 이후 사법당국은 경협업체들의 자금 흐름을 수사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포괄승인 품목을 반입한 대가로 제3국을 통해 대북송금을 한 것을 문제 삼아 남북교류협력법(13조 1항)과 통일부 고시(4조, 2008년 1월 제정)를 근거로 200여개 업체에 벌금형을 부과했다. 정부는 5·24조치 이전에는 모래, 농수산물 등 대부분의 남북경협 품목을 포괄적 승인품목으로 지정했으나, 5·24조치 이후에는 포괄승인 품목을 개별승인 품목으로 바꾸었다. 개별승인 품목이란 물품을 북한으로부터 반입 또는 반출시에 건별로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경협업체인 A사의 경우 현재 이와 관련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A사는 포괄승인 품목을 북한으로부터 반입하면서 5·24조치 이전까지 대북송금을 정기적으로 해왔다. 특히 A사는 외국환관리법에 따라 대북송금과 관련해 한국은행의 승인을 받을 때 한국은행 직원과 통일부 직원이 통화를 하도록 해 송금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남북교류협력법과 통일부 고시 위반을 근거로 이 업체 대표를 기소했다. 현재 A사 대표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사법당국은 이 업체가 한국은행의 승인을 받아 송금했기 때문에 외환관리법에는 문제가 없지만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개성공단에서 북측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B기업도 가벼운 벌금을 받는 것으로 끝났지만 경찰에 불려 다니며 수사를 받는 등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았다. 경찰로부터 내사를 받고 여려 차례 전화로 출석요구를 받는 등 시달렸다고 기업 관계자들은 전했다.

C기업은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혐의 없음’ 판정을 받아냈다, 이 기업의 대표는 경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하며, 처음부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정식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냈고, C기업의 대표는 해당 경찰서에 출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찰은 대북송금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신문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교역계약서, 대금송금 증명서, 사업자 증명서 등 각종 관련 서류도 제출토록 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서인 통일부는 미온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통일부는 이 사건과 관련, 경협업체들의 불찰로 돌리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관련 규정(남북교류협력법, 통일부 고시)에 대해 과거의 교역업체들이 규정을 잘 몰랐거나 오인해서 대금결제 방법에 대해서 통일부의 승인을 받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며 “그래서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 수사기관들이 수사를 진행하고 일부 업체에 대해서 약식기소 형태로 벌금을 부과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현금송금이 문제가 되면 대신 현물로라도 북측에 지급할 수 있게 해달라는 업체들의 요구에도 5·24조치 해제 이후에 논의할 얘기라며 답변을 피하고 있다.

경협업체들은 5·24조치의 장기화와 대북송금에 따른 벌금형 부과로 대북사업에서 아예 손을 떼고 있다. 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 정범진 정책위원장은 “남북경협업체들이 경영 외적인 피해로 인해 대북사업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며 “이런 상태라면 남북의 정치상황이 호전되어도 경협을 하겠다고 나서는 업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2012년 1월 26일 목요일

곽노현 험로, 이번엔 교과부와 법정 투쟁


이글은 레디앙 2012-01-26일자 기사 '곽노현 험로, 이번엔 교과부와 법정 투쟁'을 퍼왔습니다.
곽, 26일 인권조례 공포…정부 "무효확인 소송, 직무유기"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26일자 서울시보를 통해 학생인권조례를 게재하면서 이 조례는 공식적인 법적 효력을 갖게 됐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즉각적으로 '인권조례 무효확인 소송'을 대법원에 제출했다. 교과부는 더 나아가 곽 교융감을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고발할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포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에는 간접체벌 금지, 두발·복장 자율화, 소지품 검사 금지 등 학생 지도에 즉시 영향을 미치는 내용들이 담겨 있으며, 교내 집회 허용 임신 또는 출산, 동성애 차별 금지, 교내 집회 허용 등 논란이 되었던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교과부 "곽 교육감 직무유기 형사고발 검토"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공포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히 곽노현 교육감이 후보자 매수혐의로 구속 소된 이후 교육감 권한대행을 맡았던 이대영 부교육감이 서울시의회에 조례안 재의를 요구해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곽노현 교육감이 지난 20일 벌금형을 선고 받고 풀려나면서 상황이 급반전되었다. 곽노현 교육감은 업무 복귀와 동시에 재의 요구를 철회했고, 서울시 의회가 철회를 받아들이자 곧바로 조례를 반포하는 속도전으로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시행 의지를 분명히했다.
이제 남은 것은 법정 싸움이다. 곽노현 교육감은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교육감직을 잃기 때문에 대법원까지 지리한 법정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곽 교육감은 이와 함께 정부와의 법정 싸움도 해야 한다. 정부는 조례무효 확인 소송과 직무유기 혐의 고발 검토 이외에도 권한쟁의 심판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교과부는 무효확인 소송 소장을 통해 학생인권조례가 학교 칙을 일률적으로 규제하여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조 등이 보장하는 학교의 자율성 및 학교 구성원의 학칙 제정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과부는 또한 조례 제정 과정에서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면서 현 시점에서 조례가 재정될 경우 현저히 공익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2012년 01월 26일 (목) 13:07:10 고영철 기자

2012년 1월 20일 금요일

곽노현의 복귀, 제대로 된 논쟁이 시작돼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9일자 기사 '곽노현의 복귀, 제대로 된 논쟁이 시작돼야'를 퍼왔습니다.
[김민웅 칼럼] 곽노현 교육감 판결에 대해

법적 결론 완결되지 않았다.

곽노현 교육감의 벌금형 선고는 실정법적 제약과 곽 교육감의 진심에 대한 경계선에서 내려진 판결로 보인다. 그러나 법원의 최종판단이 3심까지 있다는 점에서 이번 1심 유죄선고가 곽 교육감에 대한 법적 결론이 완결된 것은 아니다.

우선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곽 교육감의 직무복귀가 이루어짐으로써 그간 이명박 정권과 보수 세력이 저지하려 했던 교육 개혁의 방향과 의지가 다시 점화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재판에서 곽 교육감이 돈과 관련한 사전 합의에 대한 인지 여부, 사후라도 대가성이 입증된다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사안으로 떠올랐다. 이는 돈의 성격을 어떻게 판별할 것인가의 문제이자, 실정법이 규정한 대가성 금품 제공의 기준에 대한 논란이 걸려 있는 사안이었다.

그런데 곽 교육감이 선거 과정에서 경쟁 상대였던 박명기 교수에게 선거가 끝난 후, 돈을 주었다는 사실은 명백했고 이는 곽 교육감 자신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사실 관계의 일차적 진실은 변함이 없었다. 여기서 대립되는 지점은, 어려운 박명기 교수의 처지에 긴급 조력을 했다는 곽 교육감의 주장과 선거 이후 사전 합의에 따른 대가성 금품 제공이라는 검찰의 주장이다.

상황논리와 진심의 대결



ⓒ뉴시스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돈을 준 것은 그 어떤 정상을 참작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그런 식이라면 우리 사회는 너무도 인심이 사나와질 것이라는 반박이 있다. 어디에서는 갓끈도 매지 말고 신발 끈도 고쳐 신지 말라고 하는데, 이건 상황에 따른 오해의 가능성을 피하라는 교훈이다.

진보 교육감이라는 위상을 어렵게 얻은마당에 보수 세력의 공세가 뻔한데 아무리 상대의 처지가 급해도 그러지 않는 것이 당연히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옳은 처신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상황 논리가 모든 것을 압도할 경우, 그 상황논리를 넘어서는 진심의 수용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이번 재판의 사실상 핵심은 곽 교육감의 진심을 판단하는 문제이다. 선거과정에서 경쟁상대가 사퇴함으로써 유리한 입장에 서 있게 된 것도 사실이고, 그 상대가 사퇴의 대가를 기대할 만한 정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가 곽 교육감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오간 것도 사실이며, 돈이 건네진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과 조건만 보면 이는 대가성 금품 제공이라는 판단을 내리기에 족하다. 유죄판결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재판은 바로 이러한 조건과 상황이 얽혀 있는 사안의 진실을 파헤치는데서 시작된다. 또한 이 사안에 깔려 있는 진정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명 재판의 의미다.

긴급부조의 진실성, 그리고 윤리적 논쟁

묻자. 우리는 문제가 불거지면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음에도 상대의 처지를 진심으로 생각해서 돈을 건네주는 행위는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결론 내릴 수 있는가? 만일 돈의 성격이 정말 "긴급부조"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아무리 긴급부조를 해야 할 상황이라도 상대에 따라 그 긴급부조는 하지 말아야 하는가? 그렇다면, 가령 "원수를 사랑하라"는 종교적 윤리는 언제나 실정법적 판단의 잣대에 묶여야 하는가?

나는 곽 교육감이 실로 용기 있다고 본다. 경쟁 상대였던 후보에게 돈을 주는 일은 위험하다. 뿐만 아니라 사건 직후 이에 대한 사실 인정을 했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이런 모든 정황논리를 뛰어넘어, 교육감 선거를 거치면서 진보교육 운동에 뛰어든 이들이 어떤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힘겨운 처지에 빠지는가를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다.

그가 교육의 진보적 개혁에 진력을 다하는 것 이상으로, 함께 선거에 나섰던 이의 처지를 외면하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했다. 정치적으로 순진하고 교육감의 위치에서 무책임한 일을 저질렀다고 비난받을 수 있다.

그런데 곽 교육감이 바로 이러한 자세를 가지고 있기에, 그는 현실의 비난과 오해를 뚫고 교육개혁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진정 조력이 필요한 곳에 조력을 하는 것. 그것이 이 사회를 보다 윤리적으로 진보시킬 수 있는 출발점이다. 이 일을 하는 것은, 현실의 오해라는 거대한 벽을 허물고 나가는 이에게만 가능하다.

곽노현 표 교육 개혁 힘차게 다시 시동을 걸어야

곽노현 교육감 재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논쟁은 이제 비로소 제대로 시작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태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는 향후 우리 교육의 내용과 가치에도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그에 더해 그간 곽노현 교육감의 진보교육 개혁을 막고자 했던 세력이 이번 일로 어떤 대응을 하게 될는지 주목된다.

이제 우리는 곽노현 교육감의 복귀로, 그간 흐트러져 있던 서울시 교육정책의 흐름을 다시 잡아 교육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박원순 시장과 곽노현 교육감, 이 쌍두마차가 서울시의 내일을 밝게 해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곽노현 교육감의 무상급식 정책이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를 결과적으로 가져왔고 박원순 서울시장 체제를 만들어내는계기가 된 것이 아닌가?

박원순-곽노현, 이 서울시 개혁의 두 동력이 힘차게 손을 잡고 2012년을 더더욱 흥분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사설] 직무 복귀한 곽 교육감, 공약 이행에 매진하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1-19일자 사설 '[사설] 직무 복귀한 곽 교육감, 공약 이행에 매진하라'를 퍼왔습니다.
법원이 어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벌금형으로 구속 상태를 풀어 직무에 복귀할 수 있게 했다. 곽 교육감이 사퇴한 후보에게 돈을 건넨 행위의 위법성은 인정했지만, 사전에 이런 합의 사실을 몰랐고 알고 난 뒤에도 지급을 한 차례 거부했던 만큼 후보 매수의 범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사퇴한 후보자의 금전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켜준 만큼 대가성에 대해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곽 교육감은 법원의 대가성 인정에 승복하지 않았다. 사실 이 부분은 법리상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퉈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장 중요한 것은 곽 교육감의 직무 복귀 문제다.
일부 친정부 단체들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육 책임자로서 1심에서 당선무효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만큼 자진사퇴하라고 주장한다. 교육 책임자에겐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는 가능한 얘기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을 보면, 그에게 도덕적 시비를 걸 근거는 약하다. 오히려 재판부는 돈을 건넨 것에 대해, 단순히 이해관계만이 아니라 윤리적인 책무감도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인정했다. 그렇다면 기껏해야 과실이거나 부주의에 해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리 당선무효형을 예상해 사퇴를 주장하거나, 쟁점 정책 결정의 유보를 요구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훼손하는 무책임한 정치공세일 뿐이다.
따라서 곽 교육감은 즉각 직무에 복귀해 서울시민에게 약속한 공약의 이행에 매진해야 한다. 벌써 4개월간의 공백이 있었다. 선거 때 시민들이 선택한 것은 후보자 개인과 함께 그가 제시한 공약이었다. 공약 이행은 시민에 대한 의무일 뿐 권리는 아니다.
무엇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임명한 이대영 권한대행이 요구한 서울학생인권조례 재의부터 철회해야 한다. 인권조례는 곽 교육감의 가장 중요한 공약이었다. 고교 선택제도 쇄신해야 한다. 자율형 사립고가 무더기로 등장해 일반고가 가뜩이나 외면받는 상황에서, 이 제도는 가난한 지역 일반 고교의 슬럼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공교육 혁신의 지렛대로 추진중인 300개 혁신학교 설립이나, 무상급식 확대 정책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이런 일은 사법부의 최종판단을 기다려 할 일이 아니다. 시민과 약속한 일, 시민의 입장에서 철저히 이행하기 바란다.

2012년 1월 19일 목요일

곽노현 교육감 직무에 복귀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9일자 기사 '곽노현 교육감 직무에 복귀한다'를 퍼왔습니다.
[뉴스분석] 법원 “단일화 과정, 일관되게 금품거절”… ‘벌금 3천만원’판결

“곽노현 피고인은 단일화 과정에서 일관되게 금품제공을 거절했다. 박명기 피고인이 상황이 어려워 경제적 부조를 한다는 주관적 동기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19일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 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1심 판결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구속 상태가 해제되면서 풀려나게 됐다.
곽노현 교육감은 이번 판결에 대해 “서울시민과 가족들에게 걱정과 충격을 안겨드려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다행스럽게 1심 판결에서 검찰의 주장들은 전혀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면서 “그럼에도 대가성 관련에서 법원의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 2심 등 재판에 성실하게 임해서 앞으로 무죄를 입증해나겠다“고 말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곽노현 서울교육감을 둘러싼 1심 판결의 관전 포인트는 유죄냐 무죄냐, 유죄일 경우 실형을 선고할 것인가로 모아졌다. 실형을 선고받지 않고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을 경우 ‘유죄’가 되더라도 서울시교육감 업무복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결 내용은 벌금 3000만원이었다. 유죄로 판단했지만, 징역형을 요구했던 검찰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법원은 곽노현 교육감이 서울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금품제공을 일관되게 거절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금전지급과 관련해 합의한 사실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곽노현 서울교육감은 박명기 교수의 딱한 처지를 고려해 선의의 도움을 줬다는 입장이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곽노현 교육감이 윤리적 책임감에 의해 2억 원을 전달했다는 점에 공감했지만, 법적으로 볼 때는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벌금 3천만원을 선고한 배경이다.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유죄 판결은 받았지만, 판결 내용을 종합해보면 법원 상고심 판단을 기다릴만한 내용이다. 대가성을 인정한 1심 판결이 타당한지를 놓고 2심의 판단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곧바로 직무 복귀가 가능해짐에 따라 이명박 정부 ‘낙하산 체제’이던 서울시 교육감 운영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명박 정부 쪽에서는 내심 곽노현 서울교육감의 징역형 선고를 기다리면서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을 경우 ‘서울시 교육청’에 더욱 강한 입김을 불어넣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이러한 구상은 무너진 셈이다.
곽노현 서울교육감 입장에서 이번 판결은 양날의 칼이다. 직무에 복귀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대가성 인정에 따라 유죄를 받았다는 점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보수진영 쪽에서 ‘유죄’ 부분을 각인시키면서 공격을 해올 경우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곽노현 서울교육감은 1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경우 교육감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 선거 과정에서 소요된 선거 비용 수십 억 원을 반납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곽노현 서울교육감은 검찰의 기소 이후 보수언론 등의 집중 공격을 받을 때도 자신의 무죄를 확신하면서 법원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었다.
여론재판에 따라 등 떠밀려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곽노현 서울교육감 구속과 함께 이명박 정부 친정체제가 구축되고 서울시 교육행정의 ‘색깔’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곽노현 교육감을 둘러싼 사건의 발단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와 함께 서울시장직을 물러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지난해 8월 26일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 대한 검찰 수사 소식이 언론에 전해졌다. 이번 사건을 ‘정치 검찰’의 계산된 행보로 바라보는 시각도 이 때문이다.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불미스러운 일로 검찰에 기소되고 구속까지 됐음에도 진보진영에서 그에 대한 변론의목소리가 이어진 것도 이러한 원인이다. 곽노현 교육감이 정말로 죄를 지었는지 아닌지 냉정히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진보신당 박은지 부대변인은 “직무복귀 이후 곽 교육감은 그동안의 공백을 채우기위해서 더욱 열정적으로 서울 교육혁신을 위해 뛰어주기 바란다. 덧붙여 고교선택제 수정, 혁신학교 확대 등 곽 교육감의 진보적 교육혁신 공약을 완성하기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 드린다”고 말했다.
박은지 부대변인은 “후보단일화 문제에 있어서 '대가'나 '매수'의 성격이 아니더라도, 선의에 의한 단일화에 응한 후보가 선거비용을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현행 정치자금법에 대한 수정이 검토되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