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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0일 월요일

박근혜 대세론 위협하는 ‘네가지’


이글은 시사IN 2012-12-10일자 기사 '박근혜 대세론 위협하는 ‘네가지’'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우위를 유지하며 서서히 대세론을 형성해간다. 중도층 공략 대신 보수 대연합에 열중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안철수 재등장·TV토론·MB 심판론·캠프 분열 등 위험 요소도 많다.

(조선일보)가 말했다. 대통령이 되려는 박근혜 후보에게는 두 개의 길이 있다고. 하나는 ‘모험을 걸어서라도 이기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안전하게 지는 길’이라고. 박근혜 캠프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모험을 걸어서 지는 길’보다는 ‘안전하게 이기는 길’을 택하겠다는 것이 박 캠프의 판단으로 보인다. 

과연 안전하게 이기는 길을 갈 수 있을까? 지난 총선 때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활약했던 한 관계자는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 박근혜 후보가 보여준 행보를 이렇게 비유했다.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 깃발과 국민대통합 깃발을 들고 전장에 나갔다. 그런데 가보니 적군은 성 안에서 문재인군과 안철수군으로 나뉘어 싸우고 있었다. 그걸 넋 놓고 구경하다가 깃발을 내려놓고 갑자기 성으로 철수해 성문을 걸어 잠그고 농성전에 들어갔다.”   

ⓒ시사IN 조남진 11월27일 박근혜 후보가 대전역 광장에서 선거출정식을 열었다.

그가 짚은 것은 세 가지다. 박근혜 후보가 ‘경제민주화’와 ‘국민대통합’이라는 화두를 내려놓았다는 것과 중도 성향 유권자 포용 전략을 바꿔서 ‘보수 대연합’ 방식으로 대선을 치른다는 것이다. 중도 성향 지지층이 많았던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는 국면에서도 박근혜 캠프는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총재를 영입하는 등 ‘보수 대연합’에 열중했다.  

박 후보 진영이 적잖은 내홍을 겪고, 대선 전략도 수성 쪽으로 바꿨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의 흐름은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캠페인이 상당히 성공적이다. 추석 이후 박근혜 후보의 선거 캠페인 중 눈에 띄는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NLL(북방한계선) 논쟁. ‘국방에 단호한 보수 대 오락가락하는 진보’ 프레임으로 여러 논점을 제시하며 논쟁을 길게 끌고 갔다. NLL 논쟁은 선거전을 이념논쟁으로 끌고 가서 보수 표를 결집시키는 효과와 함께 노무현 정부를 환기시켜서 이후 ‘박정희 대 노무현’으로 선거 구도를 짤 토대를 만들었다. 다른 하나는 ‘여성대통령론’이다. 박근혜 캠프에서 처음 여성 대통령을 내세웠을 때 이 이슈는 ‘투표 시간 연장’ 이슈와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에 묻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트윗양과 검색량 등 빅데이터를 보면 이에 대한 언급이 다른 이슈에 비해 훨씬 적었다. 그런데 황상민 연세대 교수의 발언으로 ‘생식기 논쟁’ 등이 벌어지며 널리 거론되기 시작했고 박 캠프의 꾸준한 캠페인에 힘입어 대중에 각인되기에 이르렀다. 

NLL 논쟁으로 보수 표를 끌어모으고 여성대통령론으로 여성 표를 결집해 박 후보 측은 2010년 지방선거와 2011년 재·보선 때 빼앗겼다가 지난 총선 때 되찾은 충청과 강원권의 지지세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대선 최대 승부처로 불린 야권 단일화 국면도 무사히 넘겼다. 안철수 후보의 사퇴에 대해 “안 후보의 새 정치 실험이 문재인과 민주당의 구태에 막힌 것”이라고 규정하며 안철수 지지층의 빈틈을 치고 들어갔다.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결과를 보면 안 후보 지지층 가운데 50~ 55%가 문재인 후보로 이동하고 20~25%가 박근혜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25% 정도는 유동층). 이전에 결집된 지지세와 안철수 후보 사퇴 후 유입된 지지세가 합쳐져 공식 선거전에 돌입한 시점에 문재인 후보에게 3% 내외의 우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비해 박근혜 후보의 ‘여성대통령론’에 맞서 ‘서민후보론’을 내세웠던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선거전 초반부터 대선 광고에 등장한 의자와 후보 안경테, 그리고 후보가 입고 다닌 패딩점퍼에 대한 고가 논란이 불거지면서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인 이름으로 구입한 빌라의 다운계약서 문제와 부산 상가에 대한 다운계약서 의혹까지 불거졌다. 초반 흐름은 확실히 박근혜 후보가 주도했다.   

흔히 한국 선거의 특징으로 거론되는 것은 ‘조직·동정·바람·심판’ 네 가지다. 이를 대입해보면, 박근혜 후보는 새누리당의 탄탄한 조직을 활용해, 박정희·육영수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면도칼 테러에 대한 동정심을 이끌어내며, ‘선거의 여왕’답게 현장 바람을 일으켜, 노무현 정부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로 이끌겠다는 방향성이 분명해 보인다. 안철수 사퇴라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캠페인 방향을 오락가락하는 문재인 후보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흐름이다. 

일가친척 검증 공세, 견딜 수 있을까

서서히 대세론을 형성해가는 박근혜 후보에게 남은 위협 요소는 대략 넷 정도로 꼽힌다. 하나는 사퇴한 안철수 전 후보의 문재인 지지 활동이다. 안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지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경우 안철수 사퇴 이후 유보 의견이던 유권자들이 문 후보 쪽으로 급격하게 쏠릴 수 있다. 안 전 후보는 12월3일 대선 캠프 해단식을 시작으로 문 후보 지원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캠프가 예의주시하는 대목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경선기획단장을 맡아 야권에서는 유일하게 박근혜 후보를 이긴 경험이 있는 이태규 전 안철수 캠프 미래기획실장은 “문재인 후보에 대해 박근혜 캠프에서는 ‘집토끼로도 이긴다’고 판단한다.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은 투표를 안 하고 빠질 것이고 이념 공세와 노무현 정부 실정을 부각하면 충성도 높은 지지층을 가진 박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이 구도에 치명적인 것이 바로 안철수의 재등장이다. 

한국 선거의 필승 키워드인 ‘조직·동정·바람·심판’을 안철수 버전으로 풀어보면 이렇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빛의 속도로 재조직되는 2030 세대가, 안철수에 대한 동정심을 바탕으로, 전세를 역전시키는 ‘안풍’을 일으켜, 문재인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으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한다”라는 시나리오다.  

박 후보에 대한 두 번째 위협 요소는 텔레비전 토론이다. 박근혜 후보는 준비된 내용을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면에서는 뛰어난 반면, 현장 질문에는 약한 면모를 보여왔다. 정치인들은 보통 그런 상황에서 넉살 좋게 눙치고 빠져나가는데 박 후보는 눈을 깜빡거리거나 말을 더듬는 등 당황하는 기색을 역력히 드러내곤 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토론할 때 이산화탄소와 오존가스를 ‘이산화가스, 산소가스’로 잘못 말한 것은 두고두고 입길에 올랐다. 지난 11월26일 단독 텔레비전 토론에서도 이런 문제가 노출됐다. 자신만을 위해 준비된 토론에서도 실점한 것은 박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디컴-펄스K의 소셜 미디어 분석 데이터를 보면 박근혜 후보의 단독 텔레비전 토론 이후 이를 언급한 트윗양이 안철수 후보 사퇴 이후 트윗양에 버금갈 만큼 많았다. 그런데 언급 내용은 부정적인 쪽이 많았다. 중앙선관위가 주관하는 세 차례(12월4일, 10일, 16일)의 공식 토론 이후 SNS 등에서 어떤 반응이 일지가 궁금하다. 특히 안철수 전 후보의 활동 재개 이후 이뤄지는 만큼 유보적이었던 안철수 지지자들이 텔레비전 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사진기자단 2007년 열린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텔레비전 토론. 박 후보(오른쪽)는 이때도 말실수를 했다.

세 번째 위협 요인은 이명박 정부 심판론 혹은 교체론이다. ‘서민후보론’이 먹히지 않자 문재인 캠프에서는 ‘정권교체론’으로 선거 전략을 급선회했다. 박근혜 캠프에서는 이에 대해 무대응 전략을 펴지만 지난 총선 때와 비교하면 불리한 상황이다. 당시에는 당명과 당 로고를 바꾸며 과거와 단절해 효과를 보았지만 대선을 앞두고는 이명박 정부와 선긋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 이후 박근혜 후보는 청와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내곡동 특검’ 연장 문제에 대해서도 소극적이었고 물의를 일으킨 MBC 김재철 사장의 퇴임문제도 방관하는 등 현 정부와 거리두기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지난 총선에서 야당의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적극 대응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심지어 청와대가 NLL 논쟁에 가세하는 등 박근혜 캠프를 지원사격하기도 했다.

문재인 캠프가 ‘정권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새누리당이 애초 설정했던 ‘박정희 대 노무현’ 프레임은 희미해지고 ‘이명박 대 노무현’ 프레임이 들어서고 있다. 이 구도는 박근혜 후보에게 그리 유리할 것 같지 않다. 이 지난 10월 실시한 신뢰도 조사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뢰도는 33.7%로, 32.9%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대등한 수준이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4.5%, 불신도는 17.7%에 이르렀다. 

박 후보가 견뎌야 할 네 번째 위협 요인은 검증 공세 등 네거티브 캠페인과 캠프의 분열이다. 5년 전 이명박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가 본인에게 집중되었던 데 비해, 박 후보는 일가친척에 대한 내용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동생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EG 소유 건물에 룸살롱이 있다는 사실 등 새로운 문제가 불거졌다. 박근혜 후보의 5촌 사이에 벌어진 살인사건은 박 후보의 두 동생 근령·지만씨 사이의 송사와 맞물려 이런저런 의혹을 낳는다(30~ 33쪽 기사 참조). 5년 전 이명박 후보와 경선할 때 불거졌다 잠복한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여전히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34~35쪽 기사 참조)

선거전 초반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지형이 형성되면서 잠복해 있지만, 언제든지 불거질 캠프 내 갈등 요인도 적지 않다. 대선 캠프를 친박 정치인 위주로 꾸리면서 비박근혜 의원들 사이에 홀대당했다는 서운함이 팽배하다. 캠프에 영입되리라는 보도가 나온 뒤 실제 영입되지 않은 친이 성향 의원들은 다들 “후보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수도권의 비박 의원들이 뒷짐을 진 사이 친박 의원들은 과도한 충성 경쟁을 벌인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소셜 미디어에서 문재인 지지자가 더 많아 보이는 착시현상이 있다면 오프라인에서는 박근혜 착시현상이 있다. 후보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오기도 하지만 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이 경쟁적으로 청중을 동원해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세를 말하기에는 박근혜 후보가 감당해야 할 위기 요인이 만만치 않다. 

고재열 기자  |  scoop@sisain.co.kr

2012년 9월 24일 월요일

국민 57% “정권교체 원해”…박근혜 ‘흔들리는 대세론’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23일자 기사 '국민 57% “정권교체 원해”…박근혜 ‘흔들리는 대세론’'을 퍼왔습니다.

한겨레-KSOI 대선 여론조사
 안철수 49.7 〉박근혜 44.6
박근혜 48.9 〉문재인 44.6

4월 총선 이후 굳건했던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양자 대결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역전당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도 턱밑까지 추격당했다. 국민 절반 이상이 정권 교체를 원한다는 응답도 나왔다.(한겨레)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전국 19살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는 안철수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 44.6% 대 49.7%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2.5%)를 벗어난 5.1%포인트 격차다. 문재인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박근혜 48.9%, 문재인 44.6%로,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인 4.3%포인트로 좁혀졌다. 박 후보는 2주 전인 지난 8일 조사에선,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를 각각 6.5%포인트, 11.3%포인트 차로 앞선 바 있다.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자 대결 조사에서도 박 후보 39.6%, 안 후보 29.0%, 문 후보 20.1%로 격차가 줄었다. 지난 8일 조사에선 박 후보 45.7%, 안 후보 27.7%, 문 후보 23.3%로, 박 후보의 지지율이 2주일 사이에 6.1%포인트 깎였다.특히 ‘12월 대선에서 새누리당 재집권과 정권교체 가운데 어떤 입장에 가까운가’라는 질문에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것이 낫다”는 응답이 56.7%인 데 비해, “새누리당이 재집권하는 것이 낫다”는 답변은 35.3%에 그쳤다.박근혜 후보의 지지율 하락에는 과거사 발언 논란과 홍사덕·송영선 전 의원 등 친박계의 잇단 비리 사건,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확정, 안철수 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지난 19일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후보는 양자 대결에서 박근혜 후보를 역전하는 등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안 후보는 ‘박근혜 후보에 맞설 야권 단일후보 경쟁력’ 조사에서도 51.5%를 기록하며, 38.2%의 문 후보를 크게 따돌렸다.민주당은 35.3%의 정당지지율을 기록해 8일 조사 때의 28.4%보다 6.9%포인트 올랐다. 문재인 대선 후보 확정과 안철수 후보의 출마선언에 따른 야권후보 단일화 가능성 등을 계기로 야권 성향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39.9%로, 2주 전 43.3%보다 3.4%포인트 하락했다.이번 조사는 가구전화 50%와 휴대전화 50%를 이용한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2012년 4월 14일 토요일

박근혜-안철수-문재인, 올드vs뉴 리더쉽 경쟁 시작됐다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4-14일자 기사 '박근혜-안철수-문재인, 올드vs뉴 리더쉽 경쟁 시작됐다'를 퍼왔습니다.
총선 ‘총득표수’는 野 앞서…안철수 본격행보 관심집중

제 19대 총선이 새누리당의 과반의석 확보라는 결과로 끝난 가운데, 이른바 ‘대선주자 빅 3’으로 불리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그리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기상도’도 다소 엇갈리게 됐다. 

일단,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끈 박근혜 위원장은 일정 기간 동안 대세론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 벨트’ 구축에 성공하지 못한 문재인 고문의 경우,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에 간접적인 지원을 했다고 평가받는 안철수 원장은 야권의 패배에 따라 ‘조기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 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총선 이후 곧바로 대선정국으로 전환되는 분위기라 해도 아직 대선까지는 8개월 가량의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현 구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단순한 의석수만 놓고보면 새누리당이 승리했지만 총선의 내용을 놓고 보면 새누리당이 마냥 ‘장밋빛 전망’을 내놓을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굳어진 ‘박근혜 대세론’?…‘견제심리’ 자극할 수도

박근혜 위원장은 사실상 이번 총선을 거의 단독으로 진두지휘했다. 민간인 사찰의혹 파문 등 여권에 온갖 악재가 쏟아지는 상황이었고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벼랑끝 승부’였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아울러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 등 범 보수진영의 다른 정당들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새누리당에 대한 보수층의 결집을 확인한 것도 박 위원장으로서는 고무적인 결과였다.


ⓒ 새누리당

또한, 총선과정을 거치면서 새누리당도 명실상부한 ‘박근혜 당’으로 탈바꿈됐다는 평가다. 박 위원장의 대항마로 꼽히는 정몽준 전 대표와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이 살아돌아왔지만 공천과정에서 이들의 측근들이 상당수 탈락하면서 이전보다 당 내 영향력은 줄어든 상황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최측근인 차명진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결국,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다소 흔들렸던 ‘박근혜 대세론’은 이번 총선승리로 한층 견고해졌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와 한국갤럽이 지난 11일 총선 직후 전국 만 19세 이상 투표참여자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집전화·휴대전화 RDD 방식/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 ±3.5%p) ‘박근혜-안철수 두 사람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1%는 박 위원장을 꼽았다. 안 원장은 35.9%에 머물렀다. 

대선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는 박 위원장이지만 무턱대고 희망에 부풀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선 ‘박근혜 대세론’이 계속된다면 국민들의 견제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충청권 친박계 핵심인 강창희 당선자가 13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대세론은 정말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새누리당의 행보도 ‘박근혜 대세론’ 유지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한 원동력 중 하나는 현 정권과의 차별화 전략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비록 이번 총선에서 패했지만 야권은 140석(민주당+통합진보당)으로 몸집을 불렸다. 

민간인 사찰 의혹과 언론독립 문제 등 야권이 공세를 취할 수 있는 이슈들은 아직 산적해있다. 결국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지만 이번 총선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된 몇몇 새누리당 당선자들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만약 새누리당이 국민들의 기대만큼 쇄신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민심이 급선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세력이 미약해지기는 했지만 당 내 ‘비박(非朴) 진영’의 견제구도 계속 날아올 것으로 보인다.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전 대표, 그리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연합전선’ 구축 여부가 주목되는 이유다. 김태호 의원과 정운찬 전 총리의 이름도 비박진영의 대선잠룡으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총선결과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새누리당이 마음 편하게 승리선언을 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 수도권에서 만큼은 야권이 승리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지역은 야권이 48석 중 32석을 차지해 새누리당(16석)을 더블스코어로 이겼다. 

문재인, ‘낙동강 벨트’ 구축 실패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에 과반의석을 내주기는 했지만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얻은 득표수 합계가 오히려 새누리당의 득표수를 앞섰다는 점도 박 위원장과 새누리당의 고민을 깊게 만드는 지점이다.

는 “중앙선관위가 12일 집계한 지역구 국회의원 정당별 득표수 현황 자료를 보면 총 유효투표수 2154만5326표 가운데 새누리당은 43.3%인 932만4911표, 민주당은 37.9%인 815만6045표를 각각 얻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는 “이번 선거에서 야권연대를 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6%ㆍ129만1306표)의 득표수를 합하면 총 944만7351표가 돼 새누리당보다 12만2440표가 많았다”고 전했다. 단순 비교에 무리가 따르기는 하지만, 이번 총선이 만약 대선이었다면 새누리당은 패배했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야권의 시각에서 보면 이는 12월 대선에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대선까지 는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총선패배의 아픔을 빠르게 추스르는 것이 야권으로서는 ‘정권 탈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총 득표수로 야권연대의 파괴력이 아직 유효함을 확인했다는 점도 야권이 다행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 문재인 상임고문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이자 ‘낙동강 벨트’ 구축의 야전사령관으로 나섰던 문재인 고문은 자신을 포함해 단 세 명의 영남지역 당선자를 내는 데 그쳐 대선주자로서의 입지가 다소 흔들리게 됐다는 평가다. 그나마 조경태 의원의 경우는 현 지역구 의원이었고 이번에 3선고지를 밟았기 때문에 ‘문재인 효과’로 당선됐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이번 총선을 통해 처음으로 현실정치에 뛰어든 문 고문으로서는 ‘정치초보’의 한계를 실감할 수 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야권주자들 가운데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문 고문의 향후 행보에 따라 얼마든지 만회할 기회는 남아있다. 참여정부 시절 습득한 국정 노하우와 참신한 이미지도 아직 유효해 보인다. 이번 선거실패가 오히려 문 고문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타나고 있다. 

관건은 안철수 원장이다. 어쨌든 야권이 이번 선거에서 패했기 때문에 안 원장의 정치적 행보가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안 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대 특강에서 “내가 만약 우리 사회의 긍정적 발전 도구로 쓰일 수 있다면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아울러 “지금 있는 분들이 잘해 주시면 내가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철수, 총선 끝난만큼 거취 분명히 해야”

안 원장은 인재근, 송호창 두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보냈고 선거 이틀 전 동영상을 통해 투표참여를 독려하는가 하면 고향인 부산 시민들에게 ‘현명한 선택’을 강조하기도 했다. 안 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간접적이나마 야권을 지원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간접지원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패배한 만큼 이른바 ‘안풍’의 파괴력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안 원장의 행보에 쏠린 관심들을 감안하면 향후 공식적인 정치참여 움직임 여부에 따라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나타난 ‘안풍’이 재현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참신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안 원장과 문 고문의 경쟁체제가 만들어진다면 시너지 효과도 적지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타나고 있다. 


ⓒ SBS 방송화면 캡쳐

다만, 안 원장이 독자행보를 걸어갈 지, 아니면 기존 정치세력과 연대 혹은 연합하는 형태로 정치에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다. 때문에 야권에서는 안 원장을 향해 ‘선택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강조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신경민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불교방송 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원장은 이미 정치에 한걸음 내지 반걸음 이상은 개입한 것으로 보는데 이번 총선 과정을 통해서 보면 그 보다 더 많이 나간게 아닌가 싶다”며 “이제는 거의 카운트다운 단계에 들어간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같은 당의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와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민주당 내부에서 후보 결정이 되고나서 안 원장이 그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치겠다고 한다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안 원장이 빨리 판단하시고 그 레이스에 같이 해주는 게 가장 좋겠다는 생각을 많은 분들이 하신다”고 전했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에 출연해 “이제 총선도 끝났으니만큼 안철수 교수가 스스로의 거취를 분명히 전하는 게 필요하다. 야권이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자신의 진로를 선택한다면 대권에 도전하는 사람으로 걸맞지 않은 것”이라며 “조기에 자신의 거취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 정세균 상임고문 등 야권 내 다른 잠룡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승리에 일정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손학규 전 대표와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를 탈환한 정세균 고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과 문재인 고문의 경쟁구도 속에 안철수 원장까지 가세한다면 일찌감치 박근혜 위원장의 독주체제가 굳어진 여권과는 달리 야권의 대선주자 구도는 예측이 쉽지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야권연대의 한 축인 통합진보당의 대선후보가 누가 될지도 지켜봐야 하는 대목이다.

문용필 기자

2012년 4월 13일 금요일

보수-진보 의석차 17석이지만 득표차 ‘2%p’ 불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12일자 기사 '보수-진보 의석차 17석이지만 득표차 ‘2%p’ 불과'를 퍼왔습니다.

19대 총선에서 확인된 진보-보수의 표가름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굳어진 박근혜 ‘대세’…야권, 정당득표율 49%에 기대
야당, 충청·강원 여권에 내줘 힘겨운 싸움 예상
“대세론 더 탄력” “직접 관계 없다” 평가 엇갈려

올 연말 대통령 선거로 가는 길목에서 치러진 4·11 총선 결과가 대선에도 그대로 이어질까.
여야의 당선 지역을 각 정당 상징색으로 표시한 지도를 보면 수도권과 호남·충청 등 일부 지역을 뺀 온 나라가 붉은 단풍색이어서 야권 지지자들은 절망할 법하다. 하지만 아직은 모른다.
산술적인 면에서 보면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접전지역 10여곳에서 승리하면서 152석을 차지해 단독 과반수를 확보했다. 자유선진당 5석을 합치면 보수진영 의석이 157석으로, 진보진영 민주통합당(127석)과 통합진보당(13석)을 합친 의석 140석보다 17석이 많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을 결정하는 정당득표율은 다르다. 민주통합당(36.45%)과 통합진보당(10.3%)의 정당득표율 합은 46.75%로 새누리당의 42.8%에 비해 4%포인트쯤 많다.
범위를 넓혀 범보수 계열 정당의 합계와 범개혁·진보 정당의 합계(표 참조)를 보면 50.87% 대 49.13%로 그 격차가 2%포인트 이내이다. 여야 각 후보들이 지역에서 얻은 표의 총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야권이 충청과 강원 등 ‘중원’의 상당 부분을 여권에 떼어내준 부분은 야권의 대선 전망을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이번 총선 결과는 민정당이 3당합당을 통해 영남과 충청을 차지한 뒤 총선과 대선에서 연승한 1992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서울에서 이기고 호남에서 압승했지만 역부족을 드러냈다. 이후 김대중 정권은 디제이피 연대를, 노무현 정권은 충청권 수도이전 공약을 통해 충청 민심을 확보한 뒤에야 정권을 잡을 수 있었다. 이번 총선은 대선 고지를 향한 야권에 ‘중원 민심 확보’라는 과제를 남긴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승리로 이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세론이 더욱 굳어진 점은 분명하지만 1997년과 2002년 대선 결과를 보면 대세론이 꼭 승리로 이어진다는 법은 없다. 총선과 대선 사이의 8개월이라는 시간은 한국 정치의 역동성을 고려할 때 짧지 않다. (한겨레) 정치전문가 패널에 참여중인 복수의 인사들은 총선 직전 조사에서 “야권의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예를 들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이벤트 효과에 힘입어 박근혜 대세론을 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총선과 대선은 성격이 다르다. 대선에선 후보 경쟁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총선은 집권세력을 평가하는 회귀적 투표 성향이 강한 반면, 대선은 미래를 향한 전망적 투표 성향이 강하다.
이번 총선 결과가 올 연말 대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이번 총선 승리로 박근혜 대세론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총선 결과와 시기적으로 가까운 대선 결과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며 “오히려 야당이 다수당이 됐을 경우 짧은 기간 동안 다수당의 성과를 보여줘야 하므로 (다수당이 되지 않은 점이) 대선에서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보협 길윤형 기자 bh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