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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3일 금요일

숨은 표는 왜 숨어버렸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12일자 기사 '숨은 표는 왜 숨어버렸나'를 퍼왔습니다.
[창비주간논평] 심판론에 안주하고 진영논리에 갇힌 야권의 아쉬운 패배

여론조사도, 출구조사도 빗나갔다. 숨은표를 말하던전문가들의 예상도 어긋났다. 2012년 의회권력과 행정부권력을 교체하는 두번의 선거 중 한번은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획득으로 끝났다. 새누리당이 획득한 승리라기보다 야당이 헌납한 승리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하다. 국민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지도 못하고 역사적 기회를 놓쳐버렸다.

불과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 부조리함과 불공정함의 원흉으로 비난받던 새누리당과 보수세력은 위기 속에서 진화한 반면 민주진보진영은 심판론이라는 손쉬운 카드에 기대었다. 쇄신과 변화는커녕 퇴행을 반복했다. 기대에 못 미친 투표율이 이를 말해준다. 그 결과 끝까지 유보적 태도를 보이면서 숨어 있던 젊은층에게 투표할 이유를 제공하지 못했다. 역대 선거에서 야권의 승리는 늘 높은 투표율, 특히 젊은층의 적극적 참여 덕분이었다. 투표할 적극적 이유와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때 정치와 거리를 두었던 층도 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드러냈던 것이다.

숨은 표를 끌어내지 못한 무능과 오만

두어달 전만 하더라도 젊은층의 정치적 관심과 선거참여 의지는 매우 높았다. 지난 2월 2040세대를 대상으로 한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이전보다 정치적 관심이 높아졌다는 응답이 20대는 59.7%, 30대는 49.9%에 이르렀다. 이를 떠받치고 있던 것은 정치적 효능감으로 '총선과 대선에서 시민의 참여가 정치와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의견이 63.2%에 이르렀다. 하지만 지난 2개월 동안 민주진보진영이 보여준 행태는 무능과 오만 자체였다. 이미 준비가 된 2040세대를 다시 숨어버리게 하고 결국 투표장으로 끌어오지 못한 무능, 별다른 노력 없이도 이 층은 야권지지 표밭이라는 오만이 낮은 투표율로 나타난 것이다.

야권연대도 큰 울림을 주지 못했다. 2010년 지방선거,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을 이미 이런 틀로 치른 바 있어 신선함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야권연대를 채울 내용, 즉 아젠다와 전망이 필요했지만 오히려 내용적으로는 더 후퇴했다. 관악을, 성남중원 후보 사퇴 파동은 진보진영의 자기성찰, 자기검열이 얼마나 안이했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13석을 획득한 통합진보당도 외형적으로는 선전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정체성 위기 등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일하는 사람을 위한 정당'이 울산, 창원 등 노동자 지역에서 외면당했다. 노동자 기반을 상실한 진보정당을 진보정당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정체성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또한 비례득표율도 10.3%에 그치면서 2004년 총선의 13.1%에도 못 미쳤다. 정책과 가치를 중시하는 진보정당의 특성상 지역구보다는 비례대표에서 득표율이 대체로 높다. 진보진영이 주장하는 정치제도 개혁의 가장 중요한 화두도 독일시 정당명부제 등 비례대표 확대였다. 그런데 비례대표 후보들의 면면이나 선출과정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면서 비례득표율도 낮게 나타났다. 아무리 좋은 정책, 공약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정치인이다.



▲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당선자들의 현충원 참배 ⓒ뉴시스

심판론에 갇혀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선거

그렇다면 민주진보진영이 역사적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처참하게 패배한 원인은 무엇인가? 여러 요인들이 서로 엉켜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심판론에 갇혀 변화에 대한 비전과 전망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의 대부분의 선거가 사실상 정부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 심판론으로 치러졌다. 2010년 지방선거, 2011년 서울시장선거는 심판선거의 절정이었다. 심판으로 나타난 분노의 에너지는 순간의 열기는 뜨겁지만 지속되기 힘들다. 그 자리를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과 전망으로 채워야 했으나 야권은 이를 채울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 지난 5년간 성찰과 치열한 준비를 통해 변화를 도모하지 못하고 반MB 정서와 근거 없는 낙관에 안주해온 셈이다.

무엇보다 무상급식 논란 이후 복지, 경제민주화 등의 정책이슈를 통해 새로운 균열축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1%만 대변하는 낡은 틀을 대체해 지금까지 정치로부터 배제되었던 서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99%를 위한 연대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외면했다. 아니, 수행할 만한 능력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특히 복지 이슈의 경우 무상의료, 무상교육, 무상보육 등 '무상'만 강조할 뿐 구체적 실행프로그램이 부실하다보니 박근혜식 복지와 차별화되기 어려웠다. 말만 앞세우고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 정책은 힘이 없다. 오히려 재원 문제 등에 대해 여당의 공격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민주진보진영의 패배와 관련해 묵과할 수 없는 것은 진영논리의 위험성이다. 내부의 과오는 진영논리 앞에서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거나 무시되었다. 민주통합당의 임종석 사무총장 임명 및 단수 공천, 이화영 공천은 그 단적인 사례다. 재판중이거나 수사중임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의도된 수사라는 명분, 무죄추정의 원칙을 들어 한명숙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이들을 감싸안기에 급급했다. 만일 새누리당이 동일한 상황에 처할 때도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을까? 통합진보당 역시 관악을 선거에서 부정이 드러났음에도 이를 단순한 실수로 축소하고자 했고, 또한 성추행 의혹 후보를 감싸안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진보는 더이상 도덕적 우위를 내세우기 어렵게 되었다.

진영논리의 위험성, 공정하지 못한 이중잣대

진영논리가 위험한 것은 내부를 향한 비판이 들어설 여지가 없으며, 성찰의 공간이 닫혀 있기 때문이다. 성찰의 공간이 부재할 때 그 공간은 안팎으로 소통하지 못하고 고인 공간, 진화가 불가능한 공간이 된다. 또한 진영논리는 공정하지 못하다. 내부와 외부에 다른 잣대를 들이대기 때문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중잣대다. 국민이 이명박정부에 분노했던 가장 결정적 이유는 부자, 재벌에게만 기회가 열려 있고 서민에게는 기회가 닫혀 있는 불공정한 질서 때문이다. 그런데 민주진보진영도 진영논리에 갇히면서 공정성을 상실했다. 지금까지 야권에 유리한 역사적 기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 '나꼼수'도 반MB라는 명분하에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내 편의 과오에 대해서는 관대했다.

민주진보진영이 진영논리에 갇히고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결국 리더십의 부재 때문이다. 큰 명분보다 작은 실리에 집착하고 오만 속에 역사적 기회를 놓쳐버렸다. 이는 공천의 부실함으로 이어졌고 충청권과 강원지역의 패배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정당득표율에서 야권연대는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을 합친 득표율 46% 못지않은 46.6%를 얻었다. 수도권에서는 새누리당을 압도했다. 문제는 대선까지 남은 7개월 동안 치열한 내부 반성과 쇄신의 노력을 실천할 수 있느냐다. 미래를 준비하고 정책과 아젠다를 통해 지지층을 다시 결집해내기에 이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한귀영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보수-진보 의석차 17석이지만 득표차 ‘2%p’ 불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12일자 기사 '보수-진보 의석차 17석이지만 득표차 ‘2%p’ 불과'를 퍼왔습니다.

19대 총선에서 확인된 진보-보수의 표가름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굳어진 박근혜 ‘대세’…야권, 정당득표율 49%에 기대
야당, 충청·강원 여권에 내줘 힘겨운 싸움 예상
“대세론 더 탄력” “직접 관계 없다” 평가 엇갈려

올 연말 대통령 선거로 가는 길목에서 치러진 4·11 총선 결과가 대선에도 그대로 이어질까.
여야의 당선 지역을 각 정당 상징색으로 표시한 지도를 보면 수도권과 호남·충청 등 일부 지역을 뺀 온 나라가 붉은 단풍색이어서 야권 지지자들은 절망할 법하다. 하지만 아직은 모른다.
산술적인 면에서 보면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접전지역 10여곳에서 승리하면서 152석을 차지해 단독 과반수를 확보했다. 자유선진당 5석을 합치면 보수진영 의석이 157석으로, 진보진영 민주통합당(127석)과 통합진보당(13석)을 합친 의석 140석보다 17석이 많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을 결정하는 정당득표율은 다르다. 민주통합당(36.45%)과 통합진보당(10.3%)의 정당득표율 합은 46.75%로 새누리당의 42.8%에 비해 4%포인트쯤 많다.
범위를 넓혀 범보수 계열 정당의 합계와 범개혁·진보 정당의 합계(표 참조)를 보면 50.87% 대 49.13%로 그 격차가 2%포인트 이내이다. 여야 각 후보들이 지역에서 얻은 표의 총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야권이 충청과 강원 등 ‘중원’의 상당 부분을 여권에 떼어내준 부분은 야권의 대선 전망을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이번 총선 결과는 민정당이 3당합당을 통해 영남과 충청을 차지한 뒤 총선과 대선에서 연승한 1992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서울에서 이기고 호남에서 압승했지만 역부족을 드러냈다. 이후 김대중 정권은 디제이피 연대를, 노무현 정권은 충청권 수도이전 공약을 통해 충청 민심을 확보한 뒤에야 정권을 잡을 수 있었다. 이번 총선은 대선 고지를 향한 야권에 ‘중원 민심 확보’라는 과제를 남긴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승리로 이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세론이 더욱 굳어진 점은 분명하지만 1997년과 2002년 대선 결과를 보면 대세론이 꼭 승리로 이어진다는 법은 없다. 총선과 대선 사이의 8개월이라는 시간은 한국 정치의 역동성을 고려할 때 짧지 않다. (한겨레) 정치전문가 패널에 참여중인 복수의 인사들은 총선 직전 조사에서 “야권의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예를 들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이벤트 효과에 힘입어 박근혜 대세론을 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총선과 대선은 성격이 다르다. 대선에선 후보 경쟁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총선은 집권세력을 평가하는 회귀적 투표 성향이 강한 반면, 대선은 미래를 향한 전망적 투표 성향이 강하다.
이번 총선 결과가 올 연말 대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이번 총선 승리로 박근혜 대세론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총선 결과와 시기적으로 가까운 대선 결과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며 “오히려 야당이 다수당이 됐을 경우 짧은 기간 동안 다수당의 성과를 보여줘야 하므로 (다수당이 되지 않은 점이) 대선에서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보협 길윤형 기자 bhkim@hani.co.kr

2012년 4월 12일 목요일

한나라당 0.9% 지지율, 이름값 했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12일자 기사 '한나라당 0.9% 지지율, 이름값 했네?'를 퍼왔습니다.
정당득표율도 새누리당이 압도적 1위… 진보신당·녹색당 등 정당해산 절차 밟을 듯

11일 치러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득표율도 새누리당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오전 2시 현재 85.02%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42.50%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36.62%, 통합진보당은 10.31%를 기록했다. 자유선진당이 3.34%를 득표했을 뿐 진보신당이나 녹색당, 국민생각, 친박연합 등은 모두 비례대표 의석을 얻는데 실패했다.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일부가 통합돼 만든 통합진보당의 지지율 10.31%는 과거 진보신당이 떨어져 나가기 전 민주노동당 정당지지율 13.03%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초 기대와 달리 통합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한편 진보신당은 1.1%를 얻는데 그쳤고 녹색당도 0.47%로 사실상 정당 해산 절차를 밟게 됐다. 영남신당에서 이름을 바꾼 한나라당이 0.87%를 득표한 것도 주목된다.  


정당득표율 현황. 오전 2시 현재. 85.02% 개표율 상황.

허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