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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6일 일요일

김지윤 “해적기지 표현, 보수언론 정치적 의도로 이용”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05일자 기사 '김지윤 “해적기지 표현, 보수언론 정치적 의도로 이용”'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제주 강정마을 ‘해적기지’ 발언 검찰 불기소 처분 받은 김지윤씨

의외의 소식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임관혁)는 5일 제주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표현해 해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된 전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김지윤(29)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이다.  
2012년 3월 초 김지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반대합니다.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지켜냅시다”라는 글을 남겨 해군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의 강한 비난여론에 부딪혔다.
당시 해군은 ‘해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김씨를 형사 고소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수사에 들어갔고, 보수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4·11 총선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해 8월 명예훼손 혐의 없이 모욕 혐의만 인정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이 최종적으로 무죄에 해당하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김씨의 표현은 주관적 평가에 불과해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다. 모욕혐의 역시 해군이라는 집단에 대한 모욕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지윤씨는 5일 미디어오늘과 전화인터뷰에서 “갑작스럽지만 불기소 결과가 나와 굉장히 기쁘다.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많은 분들의 광범위한 노력 덕분”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 김지윤 씨.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 씨는 지난해 ‘해적기지’ 표현으로 예상못했던 큰 곤혹을 치루었다. 김 씨는 “처음 고소고발 당해 경찰조사를 받을 때는 전국적인 (비난) 포화가 있어 개인적으로 힘들었지만 강정마을 주민 분들이 ‘조사가 부당하다’며 단체로 도와주시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광범위한 노력이 이어지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총선 무렵이던 지난해 3월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김지윤씨의 ‘해적기지’ 발언을 연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김씨의 발언을 1면 톱기사로 보도하며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에 대한 보수층의 분노를 전했다. 김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해적기지 표현을 핫이슈로 만들고 나를 굉장히 몰상식한 사람으로 몰아세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당시 언론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슈를 키웠다는 의심을 지금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김 씨는 “총선이란 시점도 있었고, 당시는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이 좋아하는 게 해군기지 반대와 한미 FTA반대라면서 우파를 결집하는 시기였다”고 전한 뒤 “해군기지 건의 경우 구럼비 바위 폭파논란으로 여론이 안 좋은 상황이었는데 해적기지 논란을 키운 건 이를 반전시키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2012년 3월 9일자 1면 기사.

▲ 조선일보 2012년 3월 12일자 6면 기사.

김 씨는 해군기지 표현 논란을 두고 “개인에 대한 공격 차원이 아니었다. 때문에 나 자신도 개인적 차원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불기소가 나면서 사건 자체는 일단락 됐지만 이슈화시킬 당시에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자아내고 공포심이나 두려움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언론이라면 표현의 자유에 대해 더욱 철저하게 반응해야 하지만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그런 고민 없이 정치적으로 움직이며 공격을 쏟아냈다. 해적기지 논란은 보수결집의 수단으로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김지윤씨는 아직 논란이 끝나지 않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강조했다. 김 씨는 제주해군기지의 본질은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것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대선결과를 보면 한국 일본 중국 모두 새로운 지도자들이 강경 우익 성향이다. 일부는 해군기지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기지 건설은 군사적 긴장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씨는 이어 “강정 주민들은 ‘세계의 평화는 강정에서부터’라고 말하고 있다. 그 말이 맞다”며 “박근혜 당선인이 민생과 복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군사기지 건설에 쓰이는 돈을 복지에 쓰는 것이 진정한 복지”라고 강조했다.

정철운 기자 | pierce@mediatoday.co.kr  

2012년 3월 14일 수요일

노엄 촘스키, “김지윤 마녀사냥을 중단하라”


이글은 레프트21 2012-03-13일자 기사 '노엄 촘스키, “김지윤 마녀사냥을 중단하라”'를 퍼왔습니다.

한국 정부와 우파의 마녀사냥에 맞서서 김지윤 씨를 방어하는 국제 연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명한 반제국주의 사상가이자 활동가인 노엄 촘스키 교수를 비롯한 많은 국제 단체와 인사들이 김지윤 방어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에 반대하며 “해적기지 반대”라고 외친 김지윤 씨에 대한 마녀사냥을 강하게 규탄한다.
해군기지를 건설하며 ‘세계 평화의 섬’에 군함이 들어온다는 협박을 하고 강정 주민들을 강제로 쫓아낸 것은 분명히 해적 행위다.
우리는 김지윤 씨에 대한 혐의와 법적 소송 등을 즉각 취하할 것과 한국 해군이 발파와 기지 건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우리의 요구가 실현될 때까지 우리의 항의를 전세계 시민들에게 알리고 단결된 저항의 목소리를 만들 것이다.
Protest Statement
We, the undersigned, strongly condemn the witch-hunt against Kim Ji-yun who said "No to an haejeok (pirate) base" in opposition to the construction of a naval base on Jeju Island, the most idyllic place on the planet. It is clearly a piracy to evict the Gangjeong villagers by force and bring the threat of warships on an "Island of World Peace" by building a naval base.
We demand that any charge and/or lawsuit against Kim Ji-yun be dismissed and the Navy of the Republic of Korea to immediately stop the blasting and construction of the naval base. We intend to publicize this outrage to the working people in the world to build up a chorus of voices demanding it comes to an end. 
노엄 촘스키(Noam Chomsky), 전 MIT 교수, 미국
루시엔 오키프(Lucienne O'Keefe), 미국
데보라 머래이(Deborah Murray), 미국
브루스 K. 개그논(Bruce K. Gagnon), 우주 무기와 핵발전에 반대하는 글로벌네트워크
두갈 믹니일(Dougal McNeill) 웰링톤 빅토리아대학교 교수, 뉴질랜드
엔루차(En lucha), 단체, 스페인
엔류이타(En lluita) 카탈로니아 단체, 스페인
‘스페인 학생투쟁’, 단체, 스페인
‘카탈로니아 학생투쟁’, 단체, 스페인 
호세 루이스 골디야(José Luis Gordillo), 바르셀로나대학교 교수, 스페인
알레한드로 포조(Alejandro Pozo), 델라스 평화연구센터 연구원, 스페인
칼메 사밧 아촌(Carme Sabat Achón), 스페인
데이비드 칼발라(David Karvala), 저술가, 스페인
앤디 덜갠(Andy Durgan), 바르셀로나대학교 교수, 스페인
헤수스 카스틸료(Jesus Castillo), 세빌대학교 교수, 스페인
미구엘 산즈(Miguel Sanz), 노조 활동가, 스페인
애나 로요(Anna Royo), 교사, 스페인
미레이아 로셀료(Mireia Rosselló), 바르셀로나 교사, 스페인
오스카 시몬(Oscar Simón), 바르셀로나 교사, 스페인
만넬 로스(Manel Ros), 바르셀로나 노조조직가, 스페인
알버트 가르시아(Albert García), 바르셀로나 공립대학교방어캠페인 활동가, 스페인
애쉴리 파탈(Ashley Fataar), 킵레프트(Keep Left), 남아공
숀 이그네(Shone Igene), 킵레프트(Keep Left), 남아공
알랜 고틀리(Alan Goatley), 킵레프트(Keep Left), 남아공
클레어 세루티(Claire Ceruti), 킵레프트(Keep Left), 남아공
모사 파다이(Mosa Phadai), 킵레프트(Keep Left), 남아공
테보고 목고페(Tebogo Mokgope), 킵레프트(Keep Left), 남아공
랜스 음포푸(Lance Mpofu), 킵레프트(Keep Left), 남아공
※ 서명운동이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 더 명단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2012년 3월 12일 월요일

김지윤, “다시 ‘제주해적기지’ 건설 반대를 외친다”


이글은 레프트21 2012-03-08일자 기사 '김지윤, “다시 ‘제주해적기지’ 건설 반대를 외친다”'를 퍼왔습니다.

통합진보당 청년 비례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김지윤 후보가 “제주 ‘해적기지’ 반대합니다!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지켜냅시다!”라는 글을 올리자, 이명박 정부와 우파들은 김지윤 후보를 매도하며 비난하고 나섰다. 
강용석은 김지윤 후보를 ‘해군 모욕죄’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본인은 군 법무관 시절 사병을 폭행하며 자백을 강요한 가혹 수사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람이 ‘국군 장병’ 운운하는 것은 위선적이다. 
새누리당 의원 전여옥은 “고대녀의 해적발언, 김정은 만세! 가 그 속뜻?”이라고 말하고 “바윗덩어리를 위해 삭발하고 눈물 흘리는 그들은 목숨이 경각에 달린 탈북자를 생각치 않는다” 하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런 비난은 가당치 않다. 김지윤 후보는 는 의견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김지윤 후보는 탈북민을 우파 결집용 카드로 이용하는 보수세력의 위선을 비판하며, 전 세계 99퍼센트의 연대라는 관점에서 “탈북민들을 가로막는 북한과 중국, 그리고 위선적인 한국과 미국 기성 권력자들에 모두 반대하며 탈북민들의 자유를 옹호”했다.
또, 우파들은 김지윤 후보가 해군 사병 개개인을 해적으로 매도한 것처럼 왜곡하며 진정한 쟁점을 흐리고 있다. 김지윤 후보는 이런 매도에 대해 “평범한 사병들을 ‘해적’이라 한 적 없다”고 밝히고 “이명박 정권과 해군 당국을 ‘해적’에 빗대 비판한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김지윤 후보가 국방부에 답하며 올린 글 전문이다.
국방부의 비판에 답하며
강정마을 주민의 심정을 담아다시 한 번 “제주해적기지” 건설 반대를 외친다
강용석, 전여옥, 변희재 등 보수 인사들이 내가 제주해군기지 반대 인증샷을 올린 것을 비난한 데 이어, 보수언론들과 국방부마저 이를 인용해 제주해군기지 반대의 뜻을 왜곡하고 있다.
내가 인증샷에 ‘제주해적기지 건설 반대!’를 든 것을 보고, 이들은 이게 해군 사병들을 해적으로 지칭하는 것마냥 왜곡한다.

△이명박 정부의 행위가 해적질이 아니면 무엇인가. ⓒ 출처 김지윤 트위터
그러나 나는 평범한 사병들을 ‘해적’이라 한 적 없다. 강정마을 주민들을 짓밟고 자연 유산을 파괴하며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이명박 정권과 해군 당국을 ‘해적’에 빗대 비판한 것이다. 또한,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적 해양 지배를 하려 하는데, 제주해군기지가 미국의 이런 ‘합법적 해적질’을 돕게 된다는 점에서도 ‘해적’기지라 할 것이다.
나는 강정마을 주민들이 겪는 고통에 가슴 아파하고, 주민들의 싸움에 지지를 보내며 해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해군은 주민은 물론 제주도도 무시하고 국회까지 무시하는 ‘해적’”이라고 울분을 토해 왔다. (, 2012년 1월 26일, “국회ㆍ제주도 무시…해군 아니라 해적”) 저명한 평화운동가인 문정현 신부도 페이스북에서 강정마을 주민들을 괴롭히는 해군 당국을 ‘해적’이라고 규탄한 바 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중앙정부에 의해 수백 명이 사법처리됐고, 벌금만 5억 원 넘게 내야 한다. 이 아름다운 평화의 마을이 가장 ‘범죄율’이 높은 마을이 되고, 공동체가 깨지고 극도의 불안과 스트레스 속에 절반 가까운 주민이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한다.
주민 1천5백여 명의 마을에서 고작 87명이 찬성한 게 주민 동의를 얻은 것이라 우기는 정부, 주민과 활동가 들을 폭력 탄압하는 경찰, 주민들의 애타는 호소를 무시하고 왜곡한 보수언론들, 천혜의 자연인 구럼비 바위에 구멍을 뚫고 파괴하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이들이 하는 게 ‘해적’질이 아니라면 달리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제주 4.3 항쟁 당시 제주도 주민들은 육지에서 건너간 군대에게 역적 취급을 받았고 수많은 주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됐다. 그런데 65년이 흐른 지금, 육지 경찰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이 대치하는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구럼비를 파괴하는 폭파음이 다시금 4.3항쟁을 연상케 할 만하다.
보수우익들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강행이 강력한 반대 여론에 부딪히자, 반대 여론의 진의를 왜곡하려고 얼토당토않은 트집을 잡고 있다.
그러나 생짜를 부린다고, 이명박 정권과 보수우익들이 대중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기어이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밀어붙여 동아시아 불안정을 높이고 평화의 섬을 파괴한다면 ‘해적질’의 책임을 반드시 묻게 될 것이다.

2012년 3월 11일 일요일

'건수' 잡고 '오버'하는 조선일보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09일자 기사 ''건수' 잡고 '오버'하는 조선일보'를 퍼왔습니다.
[비평]김지윤 '해적' 발언의 진짜 문제


▲ 9일자 조선일보는 통합진보당 김지윤 예비후보의 발언을 1면 헤드라인으로 올리며, 스리큐션 때리기로 김지윤, 통합진보당, 민주통합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고대녀로 널리 알려진 통합진보당 청년 비례대표 예비후보 김지윤씨의 ‘해적 발언’에 대한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9일자 조선일보는 1면 헤드라인으로 이 문제를 올렸고, 동아일보 역시 1면에서 이 문제를 다룬 것을 비롯해 대다수의 일간지들이 이 발언을 다뤘다.
조선일보는 특히, ‘1타 3피’의 노림수를 들고 나왔다. 속된 말로 ‘건수 잡았다’는 지면 구성이다. “제주 해군기지는 해적기지”라고 말한 김 후보를 ‘이런 사람’이라고 칭한 조선은 “그런 사람이 국회의원 예비 후보”라며 통진당을 ‘이런 진보당’이라고 힐난한 뒤 “표 때문에 그런 정당에 끌려 다니는” ‘이런 민주당’이라고 매조지 했다. 현란한 쓰리 쿠션 때리기다.
해군도 발끈했다. 해군은 김 후보의 발언이 전체 해군 장병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섰다.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정치적인 이유라고 해도 할 얘기와 하지 말아야 할 얘기가 있다”며 “참담함과 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조선의 기겁함과 해군의 발끈함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국가 정체성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군에 대한 존중은 필요하고 또 중요한 문제다. 사회운동가와 달리 정치인이 되고자 하면서 김 후보의 언행이 보다 정교하고, 사회적 파급을 감안해 이뤄져야 한단 점도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이 문제가 정말 해군기지 문제 전체를 압도할 정도로 중차대하고 심각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발언의 심각성 여부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있어야 하고, 발언의 의미를 확대하고 있는 보수언론과 정부의 의도에 대한 전략적 판단도 필요해 보인다. 
우선, 발언의 심각성 여부부터 따져보자. 현재, 김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가장 자주 인용되고 있는 언급은 “해군기지가 해적기지면, 거북선은 해적선이고, 이순신 장군은 해적 두목이냐?”는 트위터 멘션이다. 해군참모총장까지 나서 김 후보의 발언이 해군 전체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나선 맥락은 기본적으로 이 멘션의 맥락과 같은 정서적 분노이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오버하지 말자. 모든 해군이 해적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아는 얘기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 반대로 ‘어떤 해군은 해적이 될 수도 있다’는 역의 논리도 당연히 성립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군대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고, 반드시 사회적 선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한국 현대사가 그 자체로 증명하는 문제이기도 하고, 오키나와 같은 섬에선 여전히 가장 치열한 쟁점이기도 한데 말이다.
강정마을에 직접 가봤거나, 한 번이라도 기지건설 반대 집회에 참석해본 이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주민들은 해군을 해적이라고 부르는데 아무런 주저함이 없다.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한 서울의 비난과 강정마을 주민들 간에 엄청난 온도차가 있다.
실제, 해군은 2007년 4월 일부 주민들로 하여금 해군기지 유치 신청을 하도록 했고(주민들의 표현을 빌자면 ‘매수’했고), 별도의 주민설명회조차 없이 유치 신청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부지를 결정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자신의 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온단 사실 자체를 몰랐던 때에, 해군은 토지 보상을 시작했는데 이때도 해군은 ‘원치 않는 사람에 대해선 토지 강제수용을 하지 않겠다. 기지는 바다에만 짓는 것이다’ 등의 말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는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났다.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부지의 50% 정도는 주민 의사와는 상관없이 국책사업이란 이유로 강제 수용된 것이라고 하는데 전혀 원치 않게 해군에 재산을 뺏긴 사람이 전체 주민의 50% 이상 되는 셈이다.            기지 건설 과정에서 해군이 저지른 잘못도 무수히 많다.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집단으로서의 정체성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활동의 연속이었다. 예컨대, 주민들은 지난 수년 간 해군의 폭력이 상시적인 것이었다고 증언한다. 강정마을에서 8개월 째 상주중인 한 활동가는 2011년 6월 해군이 마을회장을 바지선 아래로 떨어뜨린 것을 비롯해 철조망을 친 이후에는 숱한 주민들이 해군으로부터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자세하게 공개하기도 했다. 구럼비 바위에 대한 폭파가 자행된 첫 날, 해군이 영국에서 온 평화활동가 등이 탄 카약을 뒤집어 버리는 장면은 국제뉴스의 화면으로 전 세계에 퍼져 나가기도 했다. 


▲ 해군은 육상으로 화약을 운반하겠다고 신고하곤, 실제 운반은 해상으로 하고 있다. 해군정으로부터 화약을 옮기는데는 고무보트가 동원되는데, 해군 최정예부대라 일컬어지는 UDT/SEAL 부대가 상주하면서 화약을 나르고 있다. 군복도 입지 않고 고무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이들의 모습이 흡사 '해적'과 같아 보인다. ⓒSeung-min Ko

해군이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여럿이다. 제주도지사의 중단 촉구를 해군이 가볍게 무시하고 있는 것은 지역자치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지만 위법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행정대집행 영장 제시조차 없이 주민들의 시설을 맘대로 부순 것은 ‘재물손괴죄’ 위반에 해당할 것이다. 현재 해군참모총장 등은 매장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되어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해군과 해적의 차이는 천지차이일수도 있지만, 정말 한 끗 일수도 있다. 우리가 소말리아 해적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그들 국가에서는 ‘자치활동의 일환’이라고 평가된다. 어디서 바라보느냐, 주요한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존재는 늘 유동적일 수 있다. 조선일보는 언제나 스스로를 1등 신문, 정론으로 칭하지만 외부에서 조선일보를 ‘취재거부대상’ ‘찌라시’라고 전혀 달리 보는 것도 이런 유동성의 상황이 아니겠는가.
조선일보에게 ‘약점’ 잡힐 일은 애당초 하지 말아야 한다가 아니라면 김 후보의 발언을 과도하게 비판할 이유는 없다. 김 후보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해군 장병을 해적이라 고 한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적 해양 지배를 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제주해군기지가 돕게 된다는 점에서 ‘해적’ 기지라고 한 것”이라며 “반대 여론의 진의를 왜곡하려고 얼토당토않은 트집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의 발언은 논리적으로 충분히 구성력을 갖는다. 그렇다면 천안함 장병도 해적이었냐는 애국주의 호소형 몰지각적 반론은 그 자체로 정략적이다. 제주 취재에서 만난 제주도민들은 하나 같이 사방이 바다인데 이 난리 법석을 부리며 굳이 저 바위를 깨고 강정에 해군기지를 져야 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물론, 정부에서 하는 일을 반대한다고 막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감도 광범위했다. 한 택시 기사는 “뭍에서 온 사람들이 하는 일이 다 그렇게 우릴 걸 뺏는 거다”는 인상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 뭍의 정치적 이유로, 뭍에서 다 결정하고, 뭍에서 들어온 이들이 추진하는 기지사업. 제주도민에게 ‘해군’은 ‘해적’과 얼마나 같고 또 다른 것일까, 언론이 진짜 고민해야 하는 문제는 그런게 아닐까.

국방부-강용석, '해적' 꼬투리 잡는 사이 구럼비는…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09일자 기사 '국방부-강용석, '해적' 꼬투리 잡는 사이 구럼비는…'를 퍼왔습니다.
흙탕물 유입으로 환경 파괴 시작…찬반 몸싸움 가열

'고대녀'로 불리는 김지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의 '해적기지' 발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국방부가 연일 그의 발언을 비판하는 가운데 해군은 김 후보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발단은 김 후보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건설 반대! 강정을 지킵시다'라고 적힌 태블릿PC를 든 '인증샷'을 올리면서 촉발됐다. 이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8일 "해군을 해적이라고 한데 대해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천안함 피격 당시 전사한 46분은 전부 해적이란 말이냐"고 반발했다.


▲ 김지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 ⓒ김지윤 트위터김 대변인은 9일에도 "당 청년비례대표 후보가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을 해적기지로 표현한 데 대해 강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해군은 이날 최윤희 해군참모총장 명의로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김 후보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천안함 유가족도 고소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후보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정마을 주민들을 짓밟고 자연 유산을 파괴하며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이명박 정권과 해군 당국을 '해적'에 빗대 비판한 것"이라며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적 해양 지배를 하려 하는데, 제주 해군기지가 미국의 이런 '합법적 해적질'을 돕게 된다는 점에서도 '해적'기지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도 '전매특허'인 소송전에 가세했다. 강 의원은 8일 김 후보가 해당 트윗으로 해군ㆍ해병대 전우회 소속 예비역들을 모욕했다며 "해군ㆍ해병대 전우회 소속 예비역 123명을 대리해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9일에는 자신의 팬클럽 회원 십 수명과 함께 강정마을을 찾아 해군기지 건설 촉구 시위를 벌였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기지 공사장 출입구 근처의 강정천 다리 앞에서 '대양해군 건설'이라는 피켓을 들고 "할아버지 고향이 서귀포 법환동 출신이다. 반드시 해군기지가 제주에 들어 서야 된다"고 시위를 벌이다 기지 건설 반대 활동가들이 반발하자 5분 만에 자리를 떠났다. 는 이 자리에서 한 마을 주민이 "할아버지 고향 팔아 먹으려 왔느냐"며 "할아버지 무덤에 가서 해군기지를 찬성하느냐고 물어보라"고 호통쳤다고 전했다.

▲ 9일 오전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지지자들과 함께 강정마을을 방문해 플랜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강 의원은 집회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이후 홀로 1인 시위를 벌이다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연합뉴스

한편, 통합진보당은 김 후보와의 거리두기에 나선 듯 하다. 통합진보당은 8일 청년비례선출위원회를 통해 "김 후보가 통합진보당의 청년비례대표 후보로 최종 선출된 바는 없다"며 "김 후보가 거론한 '제주 해적기지 건설 반대' 표현은 청년비례선출위원회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유시민 공동대표도 9일 KBS 라디오 에 출연해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정당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합리적이고 적절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발파 3일째 맞은 강정마을, 활동가 25명 무더기 연행

정치인과 군이 인증샷을 두고 다투는 사이 해군기지 건설 재개 3일째를 맞은 이날 강정마을에서는 기지에 반대하는 종교인과 활동가들이 발파를 막기 위해 공사장 안으로 침입했다가 무더기로 연행됐다.

문규현 신부 등 종교인 및 활동가, 주민 등 30여 명은 이날 오전 기지 공사장 서쪽에서 펜스를 절단기로 끊고 구럼비 해안 안으로 들어가 오늘 예정됐던 세 번째 발파를 막으려 시도했다.

이들은 곧 경찰 90여 명과 시공사 측 직원 20여 명의 제지를 받고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여성 활동가 1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은 기지 안으로 들어간 이들을 연행해 버스에 실어 공장 정문을 통과하려 했지만 활동가들이 버스 밑으로 들어가 눕는 등 저지에 나서면서 다시 수십 분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 측 직원에 의해 취재 중인 기자들의 장비가 일부 파손되기도 했다.

경찰은 연행된 이들을 상대로 무단침입 혐의 등에 의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8일 오전 경찰에게 폭행을 가한 혐의로 연행한 오 모 씨에 대해에도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날 예정되었던 발파 작업은 오후 2시가 넘어설 때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발파 작업이 이어지면서 구럼비 해안 앞 바다로 흙탕물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해군기지 저지 범도민 대책위원회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비가 내리지 않았음에도 (발파로 인한 토사가) 구럼비 해안으로 유입된 것은 구럼비 암반 밑으로 흐르는지하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구럼비 해안 주위에 흙탕물이 유출되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범도민대책위원회

기지 시공사가 발파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임시 배수로와 침사지 등을 만들었지만 발파를 위해 암반에 뚫은 구멍으로 지하수가 용출됐고, 이 공간에 토사가 유입돼 구럼비 해안까지 흙탕물이 나오게 됐다는 것이다.

범대위는 "주민들은 지하수 오염 가능성과 용출수의 영향 여부에 대한 조사를 해군과 제주도에 요구했지만 모두 묵살됐다"며 "결국 사업자인 해군과 환경영향평가 협의 내용 이행을 관리해야 하는 제주도의 무책임함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범대위는 또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바다에 설치한 오탁방지막도 최근 풍랑으로 훼손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봉규 기자

2012년 3월 10일 토요일

[사설]제주 해군기지 논란 속에 또 도지는 색깔론


이글은 경향신문 2012-03-09일자 사설 '[사설]제주 해군기지 논란 속에 또 도지는 색깔론'을 퍼왔습니다.
통합진보당 청년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 나서는 김지윤씨가 제주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표현한 것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김씨는 지난 4일 트위터에 “제주 해군기지는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할 ‘해적기지’에 불과하다”면서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를 지켜내자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민감한 반응을 촉발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엊그제 브리핑에서 “통탄을 금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그렇다면 해군에 보낸 우리 장병들은 다 해적이고, 그 부모, 형제도 해적의 부모형제라는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천안함 피격으로 전사한 46분도 전부 해적이냐. 이렇게 말하는 분이 대한민국 국민인지 의심스럽다”라고 주장했다. 최윤희 해군참모총장도 “영해를 수호하는 해군장병을 해적이라고 매도할 수 있느냐”며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해군은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런 반응을 접하는 첫번째 느낌은 좀 지나치다는 것이다.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남기 바라는 사람이 해적기지라는 은유적 표현을 사용했다고 해서, 해군 대변인과 참모총장까지 나서 유감표명 정도를 넘어 해군 전체와 심지어 천안함 전사 장병까지 거론한 것은 아무리 보아도 논리비약이며 확대해석이다.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논란일수록 흥분을 자제하고 상대의 말을 잘 들어봐야 대안이 도출된다. 김씨의 해명인즉 “사병들을 해적이라 한 게 아니라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정권과 해군 당국을 해적에 빗대 비판한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강정마을 주민들은 과거부터 폭력을 사용하여 불법공사를 강행하는 해군을 주민은 물론 제주도, 국회까지 무시하는 해적이라고 비난해 왔다. 또 갓 대학을 졸업한 스물여덟살 정치 신인이 해적이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을 썼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충무공의 후예까지 들먹이며 고소한 것은 과잉반응이다. 김씨가 울고 싶은 기지 찬성론자들의 뺨을 때려준 격이라 할까.

또 하나 지적할 것은 이 같은 논리비약, 확대해석의 뒷전에 어른거리는 색깔론이다. 해군의 반응이나 수구 신문들의 보도태도에 그런 시각이 배어 있다. 제주 기지 논란 과정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것이 반대론에 대한 반미·친북 색깔론이었다. 이 근거없는 색깔론이야말로 이성적인 논의를 방해한다. 김 대변인은 예의 ‘대한민국 국민 의심론’을 꺼냈다. 안보문제에 있어 반대한다는 목소리만 내면 즉각 “어느 나라 국민이냐”라거나, “북한 가서 살아라”는 등 구시대의 이분법적 색깔론이 튀어나오는 일이 이 정권에서 유난히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