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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6일 화요일

법정 선 이진숙, 해명 오락가락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16일자 기사 '법정 선 이진숙, 해명 오락가락'을 퍼왔습니다.
‘정치적 의도’ 없다더니 “극복 가능한 파장이라고 생각했다” 말 바꿔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겨레 최성진 기자의 4차 공판에 출석,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을 논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지분 매각에 “정치적 의도가 없다”던 이진숙 본부장은 뒤늦게 “정치적 파장을 예상했으나 극복 가능하리라고 봤다”고 말을 바꿔 논란이 예상된다.
15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513호 법정에서 한겨레 최성진 기자의 4차 공판이 열렸다. 최성진 기자는 최필립 정수장학회 전 이사장,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이상옥 MBC 전략기획부장 등이 지난해 10월 정수장학회가 보유한 MBC·부산일보 지분을 처분해, 그 돈을 부산·경남 지역 반값등록금 등 대선 겨냥한 후원 사업에 쓰자고 논의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날 공판은 최필립 정수장학회 전 이사장,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 이상옥 MBC 전략기획부장 등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을 논의했던 당사자들이 직접 출석, 증인 심문을 받을 예정이라 이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이상옥 MBC 전략기획부장,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이 차례로 증인 심문을 받았다.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은 한겨레 최성진 기자가 보도한 ‘최필립의 비밀회동’ 기사에 대해 “대화의 의도를 심하게 훼손한 ‘짜깁기식 보도’다. 오랫동안 이야기가 나왔던 MBC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자리였을 뿐”이라며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최성진 기자는) ‘박근혜에게 뭐…’라고 말한 것을 ‘박근혜에게 도움을…’로 써, 박근혜 후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정치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도했다”며 “오랫동안 쌓아올린 언론인으로서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대 심문 과정에서 이진숙 본부장의 앞선 발언의 허점이 드러났다.
최성진 기자의 변호를 맡은 김형태 변호사는 ‘공익재단’인 정수장학회가 ‘공영방송’인 MBC의 지분을 매각하는 중요한 일을,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논의했는지 재차 물었다. 3인의 회동에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 내부 의견 조정 과정이 많이 남은 상태에서 왜 발표 시기부터 정했는지가 핵심이었다.
이때, 이진숙 본부장은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의 정치적 의도에 대해 “물론 말은 나왔을 것”이라며 “정치적 파장은 있겠지만 극복 가능한 파장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정치적 의도’가 없었다는 앞선 발언과 배치되는 주장을 했다.
최성진 기자가 제출한 녹취록에는 이진숙 본부장이 대학생 반값등록금 사업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그림은 괜찮게 보일 필요가 있다. 정치적으로도 임팩트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부분도 있다. ‘청계광장’, ‘대학로’ 등 계획을 발표할 장소와 ‘아나운서를 불러야 한다’는 등의 이진숙 본부장의 발언은 정수장학회의 지분 매각 계획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이에 이진숙 본부장은 “정수장학회가 지분을 매각하는 건 몇 십년 만에 행해지는 일로, 목적사업을 하겠다고 하니 그 부분을 제대로 설명해 주자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또한 단순히 아이디어 차원이라던 논의를 이사회, 방문진 등 많은 결정과정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할 계획을 세운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 “한겨레의 보도가 없었다면 무리 없이 갈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11일 만에 MBC의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모두 통과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판을 마치고 최성진 기자는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분 매각 계획 같은 민감한 사안은 결정하기까지 몇 년씩 걸리기도 한다”며 “열 하루만에 복잡한 이해관계를 고려해 의사조정 절차를 다 거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다음달 14일에 열리는 최성진 기자의 5차 공판에는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증인 심문이 예정돼 있다.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2013년 3월 6일 수요일

버티는 김재우와 침묵하는 단국대의 찰떡궁합


이글은 미디어스 2013-03-05일자 기사 '버티는 김재우와 침묵하는 단국대의 찰떡궁합'을 퍼왔습니다.
단대 대학원, 후속 조치 늑장…"정치적인 의도 있다"

▲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 ⓒ뉴스1

단국대가 1월 15일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 이사장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표절이라고 최종 판정을 내렸지만, 김 이사장 거취와 관련한 후속조치들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가 김 이사장의 논문을 표절이라고 확정한 이상, 김 이사장의 '박사학위 취소 여부'와 관련한 일정과 조치는 전적으로 단국대 대학원의 결정에 따른다. 그러나 현재 단국대 대학원은 김 이사장 학위취소와 관련한 일정을 따로 잡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국대 대학원 관계자는 미디어스의 취재요청에 "지금 시점에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며 "대학원 위원회가 구성됐지만 구체적인 소집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재우 이사장의 논문 표절 심의는 지난해 8월 23일부터 단국대학교 연구윤리위원회 소위원회를 통해 조사가 진행됐고 한달 뒤인 9월 24일에 본조사로 넘어갔다. 이로부터 120일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1월 15일에야 본조사 위원회가 논문표절 확정 결론을 냈다. 이후의 조치인 '학위취소'와 관련해 단국대 대학원이 칼자루를 쥐고 있지만 3월 5일 현재까지 이렇다 할 후속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김재우 이사장의 논문에 대해 '매우 심각한 수준의 표절'이라고 판단했던 학술단체협의회의 배성인 운영위원장(한신대 교수)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기 때문에 빠르게 처리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박근혜 정권이 아니었다면 이미 처리됐을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배 운영위원장은 "사실 위원회는 날짜만 잡으면 충분히 소집될 수 있는 것"이라며 "명예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는 곤란한 지점이 있겠지만, 이미 예비조사에서 표절로 확인된 만큼 깔끔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단국대 대학원이 이와 같이 '늑장'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김 이사장은 사퇴의 전제조건을 놓고 '논문표절'에서 '학위 취소'로 말을 바꾸면서 계속 버티고 있다. 야당추천 선동규·권미혁·최강욱 이사와 여당추천 김용철·김충일 이사는 지난달 7일과 21일 방문진 이사회를 보이콧해, 김 이사장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야당추천 권미혁 이사는 "학위취소는 쟁점이 아니다"라며 "논문표절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공영방송 관리감독기구 수장의 자질이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 이사는 "7일 이사회는 참석을 할 것"이라며 "두 번이나 이사회가 열리지 못했기 때문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 의식이 이사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us.co.kr

2013년 1월 6일 일요일

김지윤 “해적기지 표현, 보수언론 정치적 의도로 이용”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05일자 기사 '김지윤 “해적기지 표현, 보수언론 정치적 의도로 이용”'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제주 강정마을 ‘해적기지’ 발언 검찰 불기소 처분 받은 김지윤씨

의외의 소식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임관혁)는 5일 제주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표현해 해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된 전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 김지윤(29)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이다.  
2012년 3월 초 김지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에 “제주 해적기지 반대합니다.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지켜냅시다”라는 글을 남겨 해군을 비롯한 군 관계자들의 강한 비난여론에 부딪혔다.
당시 해군은 ‘해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김씨를 형사 고소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수사에 들어갔고, 보수언론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4·11 총선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해 8월 명예훼손 혐의 없이 모욕 혐의만 인정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이 최종적으로 무죄에 해당하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김씨의 표현은 주관적 평가에 불과해 범죄로 인정되지 않는다. 모욕혐의 역시 해군이라는 집단에 대한 모욕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지윤씨는 5일 미디어오늘과 전화인터뷰에서 “갑작스럽지만 불기소 결과가 나와 굉장히 기쁘다.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많은 분들의 광범위한 노력 덕분”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 김지윤 씨.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 씨는 지난해 ‘해적기지’ 표현으로 예상못했던 큰 곤혹을 치루었다. 김 씨는 “처음 고소고발 당해 경찰조사를 받을 때는 전국적인 (비난) 포화가 있어 개인적으로 힘들었지만 강정마을 주민 분들이 ‘조사가 부당하다’며 단체로 도와주시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광범위한 노력이 이어지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총선 무렵이던 지난해 3월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김지윤씨의 ‘해적기지’ 발언을 연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김씨의 발언을 1면 톱기사로 보도하며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에 대한 보수층의 분노를 전했다. 김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해적기지 표현을 핫이슈로 만들고 나를 굉장히 몰상식한 사람으로 몰아세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당시 언론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슈를 키웠다는 의심을 지금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김 씨는 “총선이란 시점도 있었고, 당시는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이 좋아하는 게 해군기지 반대와 한미 FTA반대라면서 우파를 결집하는 시기였다”고 전한 뒤 “해군기지 건의 경우 구럼비 바위 폭파논란으로 여론이 안 좋은 상황이었는데 해적기지 논란을 키운 건 이를 반전시키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2012년 3월 9일자 1면 기사.

▲ 조선일보 2012년 3월 12일자 6면 기사.

김 씨는 해군기지 표현 논란을 두고 “개인에 대한 공격 차원이 아니었다. 때문에 나 자신도 개인적 차원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불기소가 나면서 사건 자체는 일단락 됐지만 이슈화시킬 당시에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자아내고 공포심이나 두려움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언론이라면 표현의 자유에 대해 더욱 철저하게 반응해야 하지만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그런 고민 없이 정치적으로 움직이며 공격을 쏟아냈다. 해적기지 논란은 보수결집의 수단으로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김지윤씨는 아직 논란이 끝나지 않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강조했다. 김 씨는 제주해군기지의 본질은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것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대선결과를 보면 한국 일본 중국 모두 새로운 지도자들이 강경 우익 성향이다. 일부는 해군기지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기지 건설은 군사적 긴장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씨는 이어 “강정 주민들은 ‘세계의 평화는 강정에서부터’라고 말하고 있다. 그 말이 맞다”며 “박근혜 당선인이 민생과 복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군사기지 건설에 쓰이는 돈을 복지에 쓰는 것이 진정한 복지”라고 강조했다.

정철운 기자 | pierce@mediatoday.co.kr  

2012년 12월 4일 화요일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묻는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12-03일자 기사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묻는다'를 퍼왔습니다.
뉴스타파 "조사의 부정확한 숙명, 언론의 정치적 의도"

박근혜 46.0% 문재인 37.8% (2일 발표된 SBS 여론조사) 박근혜 44.9% 문재인 40.9% (3일 발표된 한겨레 여론조사) 박근혜 48.1% 문재인 37.8% (3일 중앙일보 여론조사)
대선을 불과 2주 남겨둔 지난 주말과 오늘(3일) 사이에도 무려 3개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일관되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또는 오차범위를 근소하게 넘어선 수준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앞서고 있는 모양새다. 연일 쏟아져 나오는 여론조사를 과연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여론조사의 홍수 속에서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 뉴스타파가 엠비존에 의뢰해 11월 28일부터 29일까지 '휴대전화 100%'와 '집전화 50%+휴대전화 50%' 2가지 조사방법으로 대선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물은 결과, '집전화 50%+휴대전화 50%'의 경우 집전화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후보(39%)가 문재인 후보(38%)를 앞섰으나 휴대전화에서는 문재인 후보(46.9%)가 박근혜 후보(40.6%)를 6% 포인트 넘게 앞서며 결과를 뒤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직언론인들이 제작하는 인터넷방송 (뉴스타파)는 1일 (여론 흐리는 여론조사)에서 여론조사가 과연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조사방법'만 달리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업체인 '엠비존'에 의뢰해 동일한 기간(11월 28일~29일)에 여론조사를 실시하되 '휴대전화 100%'(성인남녀 1052명)와 '집전화 50%+휴대전화 50%'(성인남녀 1000명) 등 2가지 조사방법으로 대선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물은 것이다.
결과는 흥미롭다.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를 지지 하시나요?'라는 동일한 질문이었지만 '집전화 50%+휴대전화 50%'의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42.7%)가 박근혜 후보(39.9%)를 2.8%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휴대전화 100%'에서는 문재인 후보(46.2%)와 박근혜 후보(41.2%)의 격차가 5% 포인트로 벌어진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집전화 50%+휴대전화 50%'의 경우 집전화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후보(39%)가 문재인 후보(38%)를 앞섰으나 휴대전화에서는 문재인 후보(46.9%)가 박근혜 후보(40.6%)를 6% 포인트 넘게 앞서며 결과를 뒤집었다. 집전화와 휴대전화의 응답결과에서 뚜렷한 성향의 차이가 발견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집전화를 가진 가정이 전체의 55%밖에 되지 않으며, 여론조사가 실시되는 오후 4시부터 저녁 9시까지 집에서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보수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주부와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집 전화만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에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아질 개연성이 큰 것이다.
이렇듯 조사방법에 따라 결과가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지만, 현재 언론사들은 구체적 조사방법에 대해 명시도 않은 채 '박근혜' '문재인' 줄세우기 보도를 쏟아내고 있으며 대부분은 박근혜 후보가 앞서고 있다고 보도된다. 위에서 언급된 여론조사에서도 SBS와 한겨레는 유무선 혼합 조사 방법이었으나 혼합 비율이 얼마인지 밝히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미국도 여론조사가 담고 있는 보수적 편향성 등으로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낮아졌다. 어떻게 혼합해야 가장 정확한 여론조사가 될지는 여론조사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아직 해답이 없다"며 "무선전화 보급률이 100%를 넘는 우리나라의 경우, 만약 이동통신사들이 개인정보를 여론조사기관에 제공한다면 보다 완벽한 여론조사가 가능할 수 있으나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법제화되는 데는 번번히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유선전화로만 실시하든 무선전화로만 실시하든 전체 유권자라는 대표성에 충실한 표본집단이 추출될 수 있다면 여론조사의 신뢰도는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문제는 언론사의 여론조사가 대부분 시간에 쫓긴 상황에서 급하게 이뤄지다 보니 대표성을 제대로 구현할 표본집단을 상대로 조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각 언론사가 자신의 정파성에 따라 설문설계를 미묘하게 조작해 의도하는 응답을 유도하는 관행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25일 KBS 대선공정방송위원회에서는, KBS가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박근혜 후보의 의혹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않고 안철수 후보 의혹의 검증 필요성에 대한 질문만 포함시켜 '여권 편들기식 불공정 질문'이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뉴스타파는 "여론조사는 기본적으로 부정확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사는 여론조사 결과를 마치 과학적인 것처럼 포장하면서 후보들을 줄세우는 경마식보도를 일삼고 있다"며 "독자와 시청자들은 여론조사 결과가 태생적으로 부정확할 수 있으며 언론사의 정치적 의도가 숨겨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언론사도 조사과정과 그 한계를 투명하게 제시하고 무엇보다 경마식 보도를 지양해야 할 것"고 비판했다.
여론조사기관 엠비존의 허춘호 대표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부정확성을) 그쪽(언론사들)에선 알고 있다고 본다"며 "알고 있으면서 그 조사방식을 계속 유지하면서 가는 것은 또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2년 7월 20일 금요일

'한국판 리보게이트' 터졌다…CD금리 '사실상 조작'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19일자 기사 ''한국판 리보게이트' 터졌다…CD금리 '사실상 조작''을 퍼왔습니다.
[분석] 수천억 대 집단소송 예고, 공정위 조사에 "정치적 의도" 반발도

마침내 '한국판 리보게이트', 'CD게이트'가 터졌다. CD(양도성 예금증서)금리는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 이 금리 선정에 참여하는 은행과 증권사들이 CD금리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실상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300조 원에 육박하는 대출이 CD연동 금리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0.1%만 높여잡아도 은행들이 연간 3000억 원 정도의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금융소비자연맹 등 소비자단체들은 "은행들이 자진해서 반납하지 않으면, 부당이득 반환청구 등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CD 금리가 '사실상 조작'되고 있었다는 의혹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자마자 담합에 따른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가장 먼저 자진신고한업체는 100% 과징금이 면제된다는 '리니언시'를 이용해 한 금융업체가 담합 사실을 시인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CD금리 자체가 시중금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CD 금리 조작 의혹 조사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김석동 금융위원장. ⓒ뉴시스

전광석화 같은 공정위 조사, "이미 증거 확보"?

CD금리 조작을 확인하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금융감독당국과의 사전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최소한 사전에 금융당국에 논의를 했어야 한다"면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직접 유감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정위는 17일과 18일 CD 금리를 산정하는 증권사에 대한 조사에 이어, CD를 발행하는 은행들에 대해 잇따른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신속한 조사 과정을 지켜보던 업계에서는 "이미 증거를 확보하고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돌았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는 '리보게이트'에 의해 촉발됐다. 350조 달러에 달하는 국제금융거래의 기준금리 격인 리보 금리가 글로벌 대형은행들에 의해 조작됐다는 충격적 사실이 폭로된 이후 , 리보 금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산정되는 CD금리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의혹이 증폭되자 공정위가 나선 것이다.

사실상 거래 없는 날도 CD 금리는 보고된다

현행 CD금리가 산출되는 방식은 이렇다. 10개 증권사가 매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금융투자협회에 시중에 유통되는 CD 금리를 보고한다. CD는 현재 7개 시중은행이 발행한다. 금투협은 최고, 최저 금리 2개를 제외한 8개 수치를 평균해 고시금리를 결정한다.

문제는 지난 2009년 정부가 은행이 CD 발행으로 들어오는 돈을 예금에 포함시키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은행이 CD를 발행할 인센티브가 사라지면서 사실상 CD 발행 물량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CD 발행 물량의 절대량 자체가 시중금리의 기준으로 삼기에 턱없이 부족해서 '식물금리'가 된 지 오래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가 됐다.

지난 2009년 말 100조 원에 달하던 CD 발행잔액은 지난해부터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올 6월 말 현재 27조 원으로 급감했다. 2010년까지 매달 9조~10조 원씩 거래됐던 CD는 현재 2조 원에 불과하다. 이래서는 시장의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CD금리, "나홀로 고정금리"

이처럼 CD 거래가 거의 없는데도 증권사들은 금융투자협회에 유통금리를 보고해왔다. 사실상 금리조작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금투협에 CD금리를 보고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통틀어 CD금리 거래가 있었던 날이 5일 미만"이라면서 "거래량이 무의미할 정도로 적은 상황에서 금리를 보고해야 하니, 과거 수치를 입력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CD금리는 다른 시중금리는 하락했는데, 지난 3개월간 3.54%에서 변동이 없었고, 지난 1년간에도 거의 변동이 없었다. 통화안정증권의 금리는 같은 기간 3.38%에서 3.22%로 0.16%포인트나 떨어졌다.

금융업계에서는 공정위에 자진신고한 금융사가 증권사일 것으로 추정하고, 은행과 '갑과 을'의 관계인 증권사가 '사실상의 조작 금리'를 제시해오다가 이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식물금리 만든 건 당국" 비판도

일각에서는 이처럼 CD 금리를 '식물금리'로 만드는 요인을 제공한 금융당국이 CD금리를 대체할 지표를 만들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하기도 한다.

금융당국은 CD금리를 대체할 지표를 찾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난해 11월 첫 회의를 개최한 이후 내부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후 한 번도 추가 회의를 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공정위가 금융당국을 무시하고 CD금리 조작 의혹을 조사하고 나선 배경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은행들이 예대 마진으로 수익을 늘리는 데만 급급하기 때문에 대출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 위해 나섰다는 것이다.

  /이승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