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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5일 일요일

금융소비자 보호 독립기구가 필요하다


이글은 한겨레21 2012-08-06일자 제922호 기사 '금융소비자 보호 독립기구가 필요하다'를 퍼왔습니다.
[경제] 은행, 가산금리 부풀리고 CD 금리 담합 의혹까지… 제구실 못하는 금융감독 당국이 문제 핵심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
금융소비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에 가산금리 담합까지 연타석으로 터졌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를 우롱한 (적어도 그런 의심을 받고 있는) 금융기관의 행태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로 드러난 것이 지난번 변액보험 사건 이후 벌써 두 번째다. 금융소비자를 더 열받게 만드는 것은 감독 당국의 한심한 견해다. 수많은 금융소비자가 그동안 헛되이 빼앗긴 초과 이자 때문에 몸을 떠는 이 순간에도 감독 당국에서 나오는 소리가 고작 “금융감독의 영역에 공정위가 웬 말인가”라든가 “CD 금리가 단기자금 시장의 지표금리로 적절하지 않으니 곧 이를 대리할 지표를 만들어내겠다”는 것뿐이다. 이제까지의 관행이었다고 적당히 둘러대고 넘어가려는 몸짓도 보인다. 도대체 그들이 왜 금융감독의 권한을 행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도 안 보인다.
공정위 탓하는 한심한 금융 당국
우리나라 금융감독 구조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법률은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 제1조는 금융감독의 목적을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이 법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설치하여 금융산업의 선진화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건전한 신용 질서와 공정한 금융거래 관행을 확립하며 예금자 및 투자자 등 금융수요자를 보호함으로써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법에 근거해 설립된 기구다. 따라서 마땅히 제1조의 목적 조항에 부합하게 그 업무를 운영해야 한다. 제1조에서 당장 우리 눈에 밟히는 구절이 있다. ‘건전한 신용 질서’ ‘공정한 금융거래 관행’ ‘금융수요자 보호’ 등이 그것이다. 신용 질서는 건전해야 하고, 금융거래 관행은 공정해야 하며, 금융수요자는 보호돼야 한다. 그런 목적을 위해 만든 기구가 금융위원회요 금융감독원이다.
이번 CD 금리 사태가 건전한 것인가? 아니다. 이번 CD 금리 결정이 관행이기만 하면 다 넘어갈 수 있는가? 아니다. 공정해야만 한다. 이번 CD 금리 사태 과정에서 금융거래자들은 보호되었는가? 그랬다면 왜 이 난리겠는가!
이것이 이번 CD 금리 사태의 본질이다. 제도는 멋있게 만들어놓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일을 맡은 기구는 딴생각만 하고 본연의 업무는 손 놓고 있었다. 임무를 맡은 사람이 일을 하지 않으니 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될 리 없다. 코미디 프로의 유행어처럼 “그럼 소~오는 누가 키워, 소는…”.
더욱 가관인 것은 금융감독 당국이 최근 들어 부쩍 금융소비자 보호의 화신인 것처럼 열을 올렸다는 점이다. 얼마 전 금융위원회는 금융소비자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앞서 발 빠르게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내부 기구로 발족했다. 이것만으로는 우리나라 금융감독 당국은 기특하기 짝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CD 금리 담합 의혹은 이런 발걸음이 과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충심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는지 의문을 품게 한다. 아닌 말로 CD 금리 담합이 터지고 나서 금감원의 금융소비자보호처에서 보도자료라도 하나 나온 것이 있는가? 보도자료가 어렵다면 논평이라도 나온 것이 있는가? 금융위원회의 금융소비자보호 담당자는 무슨 의견 표명을 했는가? 대중은 금융소비자보호 담당자가 누군지도 잘 모른다. 필자도 모른다.
정부, 담합 실태 파헤쳐 엄벌해야
그러나 그저 말로만 분풀이를 하기에는 사안이 위중하다. 따라서 이번에야말로 어물쩍 넘어가지 말고 문제를 제대로 파헤치고 원론에 맞게 수습해야 한다. 또다시 기관 간 밥그릇 싸움에 휘둘리거나 섣불리 금융기관 보호 지상주의라는 낡은 구호에 고개를 떨구고 나면, 더 이상 금융소비자 보호는 기약할 수 없고 우리의 금융 질서는 현대화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현재를 정리하고 그다음 미래를 위한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의 정리는 의지의 문제다. 대통령이 의지를 가지고 담합의 실체를 샅샅이 조사하고, 그에 따라 잘못이 있는 담당자는 민형사상 처벌에 처해야 한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늘상 튀어나오는 반론에 속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금융기관이 남아나지 않는다느니, 이렇게 하면 해외투자자들이 떠난다느니, 금융은 원래 이렇게 하는 것이라느니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이번 일에 대해 손해배상을 해주어도 금융기관은 끄떡없다. 담합의 이익을 배상하더라도 이미 금융시장이 과점 구조여서 상당한 정도의 초과이윤을 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투자자들도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오히려 이런 문제제기는 해외투자자 쪽에서 먼저 나왔다. 한국 정부가 똑바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문제다. 그들이 한국을 외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은 원래 이렇게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랬다면 영국의 리보 금리 담합은 왜 문제가 되었겠는가.
파탄난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 봇물
더 중요한 것은 미래를 위한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다. 최근 나타난 일련의 사태는 우리나라 금융 환경에서 금융소비자 보호가 얼마나 요원한 감독상의 가치인지를 절실하게 보여줬다.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감독이나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하려는 규제는 어느 정도 정착했지만,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사전 규제나 사후 감독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따라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실제로 작동하는 기구를 정착시켜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사전 규제 기능과 사후 감독 기능을 겸비한 금융소비자 보호기구를 독립시키는 것이다. 먼저 이 기구는 사후 감독 기능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발생한 사건을 처리할 수 없다. 또한 이 기구는 사전 규제 기능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번 사후 약방문식 처리밖에 할 수 없다.
최근 새 정부 출범에 대비해 파탄에 빠진 금융감독 체계를 개편하자는 학자들의 논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 6월 초에는 한국금융학회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고, 6월 말에는 시민단체와 일단의 학자들이 주요 논점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조하고 이를 위해 감독기구로부터 독립된 별도의 소비자 보호기구를 설립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제는 딴 일을 멈추고 소를 키워야 한다.

» 금융소비자 단체가 7월24일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CD 금리 담합 의혹과 관련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자 저축은행 피해자인 안치웅(73)씨가 "내돈을 돌려달라"며 소리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CD금리 결정은 주먹구구…당국은 “관행” 은행 감싸기만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2일자 기사 'CD금리 결정은 주먹구구…당국은 “관행” 은행 감싸기만'을 퍼왔습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증권사 “다른 증권사 호가 물어보고 협회에 대충 보고
”은행들 CD조달자금 2% 불과…단기금리 지표기능 상실 
‘싼 예금 비싼 대출’ 가능성 높지만 소비자 피해는 뒷전

‘CD금리 조작 의혹’ 파문 확산

신용으로 먹고사는 금융권이 신용의 추락으로 위기에 놓였다.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금리) 조작 의혹 탓이다.금융시장에서 금리란 이해관계가 각기 다른 무수한 참여자들끼리 밀고 당기기한 결과물이어야 함에도 지표 노릇을 하는 시디금리의 결정 구조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있다. 10개 증권사는 매일 하루 두차례씩 시디금리를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하고, 협회는 이 가운데 최고·최저치를 빼고 가중평균한 값을 고시한다. 하지만 거래가 없는 날에도 “전날 고시금리나 다른 증권사의 호가를 물어봐서 협회에 대충 보고하고 있다”는 게 여러 증권사 담당자들의 전언이다. 공정위로서는 담합의 정황으로 판단할 수 있는 행위다.한 대형증권사의 간부는 “시디 시장을 육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죽이면서 대체수단을 개발하지도 않았다”며 책임을 정부 탓으로 돌렸다. 증권사는 시장금리를 점검해야 하는 금융당국과 협회의 요구에 따랐을 뿐이라는 얘기다.억울하다는 반응은 은행에서도 나오고 있다. 시디 거래가 급감하고, 이 때문에 금리가 경직된 시점은 2010년부터다. 91일(3개월)짜리로 은행이 발행하는 시디는 은행 창구에 만기 때 제시하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사실상 단기예금이다. 그런데 2010년 2월부터 금융당국이 은행의 예대율(총예금 대비 총대출금 비율) 규정을 바꿔 예금으로 인정되는 항목에서 시디를 빼버렸다. 그 뒤 시디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됐다. 9개 시중은행들의 전체 수신자금 가운데 시디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비중은 한때 20%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2%에도 못미친다. 지난 2008년 224조원에 이르던 시디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13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은행권에선 시디시장의 이런 급격한 위축이 오히려 조작 가능성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뜸하게 발행하면서 물량이나 금리를 조정하면 금방 눈에 띄이게 되어 있는데 누가 나서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냥 비교가 될만한 다른 단기금리 추이에 맞춰서 발행할 뿐”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시디처럼 91일짜리로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이나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의 금리 추이를 비교해보면, 0.5%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기준금리에 연동하며 시피, 시디, 통안증권의 차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특히 시디 발행이 급감한 가운데 기준금리가 3.25%로 장기간 동결됐던 구간에선 시디와 통안증권의 최대 차이가 0.28%포인트(2011년 9월)에 그쳤다.시디금리를 높여 은행이 대출자들에게 폭리를 챙긴 흔적도 아직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은의 자금동향표에서 2004년 이후 시디금리와 시중은행의 예대마진 추이를 보면, 시디금리가 올라가면 예대마진은 줄어들고 내려가면 거꾸로 올라가는 반비례 관계다. 이런 경향은 시디금리와 가계대출금리(신규취금액 기준)를 비교해봐도 마찬가지이다. 시디금리가 연평균 2.63%에 불과했던 지난 2009년에는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5.73%)가 3.1%포인트나 높았는데 연 3.44%이던 2011년에는(대출금리 5.47%)에는 2.03%포인트로 폭이 줄어들었다. 시디금리가 높을 수록 오히려 수익성이 낮다는 반증이다. 가계대출 금리와 시디금리의 차이는 올들어서도 1월2.25%포인트에서 5월에는 1.97%포인트로 달마다 차이가 감소하는 추세다.사정이 그렇더라도 주먹구구식 시디금리 결정 구조는 언제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공정위와 달리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는 뒤전인 채 업계 감싸기에만 급급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사고 있다. 시디금리 결정 방식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본적인 시각은 ‘시장 여건과 특성에 따른 불가피한 관례’라는 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한두 곳이 (시디금리 결정 과정에서) 메시지를 주고 받는 정도를 두고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라고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업계를 변호했다.같은 사안을 두고 정부 안에서도 ‘두개의 시선’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시디금리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이 금융기관의 재무적 건전성에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었다면 감독당국이 당장 규제에 나섰을 것”이라며 “금감원이 소비자의 시각에서 감독하고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금융소비자 보호’과 ‘금융기관 건전성’ 사이에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규제의 방향과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금융감독기구가 건전성 규제와 소비자 보호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때 상대적으로 소비자 보호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금융선진국들이 건전성을 감독하는 기관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분리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이재명 기자 sbpark@hani.co.kr

CD금리 결정은 주먹구구…당국은 “관행” 은행 감싸기만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2일자 기사 'CD금리 결정은 주먹구구…당국은 “관행” 은행 감싸기만'을 퍼왔습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증권사 “다른 증권사 호가 물어보고 협회에 대충 보고
”은행들 CD조달자금 2% 불과…단기금리 지표기능 상실 
‘싼 예금 비싼 대출’ 가능성 높지만 소비자 피해는 뒷전

‘CD금리 조작 의혹’ 파문 확산

신용으로 먹고사는 금융권이 신용의 추락으로 위기에 놓였다.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금리) 조작 의혹 탓이다.금융시장에서 금리란 이해관계가 각기 다른 무수한 참여자들끼리 밀고 당기기한 결과물이어야 함에도 지표 노릇을 하는 시디금리의 결정 구조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있다. 10개 증권사는 매일 하루 두차례씩 시디금리를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하고, 협회는 이 가운데 최고·최저치를 빼고 가중평균한 값을 고시한다. 하지만 거래가 없는 날에도 “전날 고시금리나 다른 증권사의 호가를 물어봐서 협회에 대충 보고하고 있다”는 게 여러 증권사 담당자들의 전언이다. 공정위로서는 담합의 정황으로 판단할 수 있는 행위다.한 대형증권사의 간부는 “시디 시장을 육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죽이면서 대체수단을 개발하지도 않았다”며 책임을 정부 탓으로 돌렸다. 증권사는 시장금리를 점검해야 하는 금융당국과 협회의 요구에 따랐을 뿐이라는 얘기다.억울하다는 반응은 은행에서도 나오고 있다. 시디 거래가 급감하고, 이 때문에 금리가 경직된 시점은 2010년부터다. 91일(3개월)짜리로 은행이 발행하는 시디는 은행 창구에 만기 때 제시하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사실상 단기예금이다. 그런데 2010년 2월부터 금융당국이 은행의 예대율(총예금 대비 총대출금 비율) 규정을 바꿔 예금으로 인정되는 항목에서 시디를 빼버렸다. 그 뒤 시디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됐다. 9개 시중은행들의 전체 수신자금 가운데 시디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비중은 한때 20%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2%에도 못미친다. 지난 2008년 224조원에 이르던 시디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13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은행권에선 시디시장의 이런 급격한 위축이 오히려 조작 가능성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뜸하게 발행하면서 물량이나 금리를 조정하면 금방 눈에 띄이게 되어 있는데 누가 나서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냥 비교가 될만한 다른 단기금리 추이에 맞춰서 발행할 뿐”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시디처럼 91일짜리로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이나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의 금리 추이를 비교해보면, 0.5%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기준금리에 연동하며 시피, 시디, 통안증권의 차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특히 시디 발행이 급감한 가운데 기준금리가 3.25%로 장기간 동결됐던 구간에선 시디와 통안증권의 최대 차이가 0.28%포인트(2011년 9월)에 그쳤다.시디금리를 높여 은행이 대출자들에게 폭리를 챙긴 흔적도 아직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은의 자금동향표에서 2004년 이후 시디금리와 시중은행의 예대마진 추이를 보면, 시디금리가 올라가면 예대마진은 줄어들고 내려가면 거꾸로 올라가는 반비례 관계다. 이런 경향은 시디금리와 가계대출금리(신규취금액 기준)를 비교해봐도 마찬가지이다. 시디금리가 연평균 2.63%에 불과했던 지난 2009년에는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5.73%)가 3.1%포인트나 높았는데 연 3.44%이던 2011년에는(대출금리 5.47%)에는 2.03%포인트로 폭이 줄어들었다. 시디금리가 높을 수록 오히려 수익성이 낮다는 반증이다. 가계대출 금리와 시디금리의 차이는 올들어서도 1월2.25%포인트에서 5월에는 1.97%포인트로 달마다 차이가 감소하는 추세다.사정이 그렇더라도 주먹구구식 시디금리 결정 구조는 언제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공정위와 달리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는 뒤전인 채 업계 감싸기에만 급급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사고 있다. 시디금리 결정 방식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본적인 시각은 ‘시장 여건과 특성에 따른 불가피한 관례’라는 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한두 곳이 (시디금리 결정 과정에서) 메시지를 주고 받는 정도를 두고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라고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업계를 변호했다.같은 사안을 두고 정부 안에서도 ‘두개의 시선’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시디금리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이 금융기관의 재무적 건전성에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었다면 감독당국이 당장 규제에 나섰을 것”이라며 “금감원이 소비자의 시각에서 감독하고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금융소비자 보호’과 ‘금융기관 건전성’ 사이에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규제의 방향과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금융감독기구가 건전성 규제와 소비자 보호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때 상대적으로 소비자 보호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금융선진국들이 건전성을 감독하는 기관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분리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이재명 기자 sbpark@hani.co.kr

CD금리 결정은 주먹구구…당국은 “관행” 은행 감싸기만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2일자 기사 'CD금리 결정은 주먹구구…당국은 “관행” 은행 감싸기만'을 퍼왔습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증권사 “다른 증권사 호가 물어보고 협회에 대충 보고
”은행들 CD조달자금 2% 불과…단기금리 지표기능 상실 
‘싼 예금 비싼 대출’ 가능성 높지만 소비자 피해는 뒷전

‘CD금리 조작 의혹’ 파문 확산

신용으로 먹고사는 금융권이 신용의 추락으로 위기에 놓였다.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금리) 조작 의혹 탓이다.금융시장에서 금리란 이해관계가 각기 다른 무수한 참여자들끼리 밀고 당기기한 결과물이어야 함에도 지표 노릇을 하는 시디금리의 결정 구조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있다. 10개 증권사는 매일 하루 두차례씩 시디금리를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하고, 협회는 이 가운데 최고·최저치를 빼고 가중평균한 값을 고시한다. 하지만 거래가 없는 날에도 “전날 고시금리나 다른 증권사의 호가를 물어봐서 협회에 대충 보고하고 있다”는 게 여러 증권사 담당자들의 전언이다. 공정위로서는 담합의 정황으로 판단할 수 있는 행위다.한 대형증권사의 간부는 “시디 시장을 육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죽이면서 대체수단을 개발하지도 않았다”며 책임을 정부 탓으로 돌렸다. 증권사는 시장금리를 점검해야 하는 금융당국과 협회의 요구에 따랐을 뿐이라는 얘기다.억울하다는 반응은 은행에서도 나오고 있다. 시디 거래가 급감하고, 이 때문에 금리가 경직된 시점은 2010년부터다. 91일(3개월)짜리로 은행이 발행하는 시디는 은행 창구에 만기 때 제시하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사실상 단기예금이다. 그런데 2010년 2월부터 금융당국이 은행의 예대율(총예금 대비 총대출금 비율) 규정을 바꿔 예금으로 인정되는 항목에서 시디를 빼버렸다. 그 뒤 시디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됐다. 9개 시중은행들의 전체 수신자금 가운데 시디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비중은 한때 20%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2%에도 못미친다. 지난 2008년 224조원에 이르던 시디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13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은행권에선 시디시장의 이런 급격한 위축이 오히려 조작 가능성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뜸하게 발행하면서 물량이나 금리를 조정하면 금방 눈에 띄이게 되어 있는데 누가 나서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냥 비교가 될만한 다른 단기금리 추이에 맞춰서 발행할 뿐”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시디처럼 91일짜리로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이나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의 금리 추이를 비교해보면, 0.5%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기준금리에 연동하며 시피, 시디, 통안증권의 차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특히 시디 발행이 급감한 가운데 기준금리가 3.25%로 장기간 동결됐던 구간에선 시디와 통안증권의 최대 차이가 0.28%포인트(2011년 9월)에 그쳤다.시디금리를 높여 은행이 대출자들에게 폭리를 챙긴 흔적도 아직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은의 자금동향표에서 2004년 이후 시디금리와 시중은행의 예대마진 추이를 보면, 시디금리가 올라가면 예대마진은 줄어들고 내려가면 거꾸로 올라가는 반비례 관계다. 이런 경향은 시디금리와 가계대출금리(신규취금액 기준)를 비교해봐도 마찬가지이다. 시디금리가 연평균 2.63%에 불과했던 지난 2009년에는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5.73%)가 3.1%포인트나 높았는데 연 3.44%이던 2011년에는(대출금리 5.47%)에는 2.03%포인트로 폭이 줄어들었다. 시디금리가 높을 수록 오히려 수익성이 낮다는 반증이다. 가계대출 금리와 시디금리의 차이는 올들어서도 1월2.25%포인트에서 5월에는 1.97%포인트로 달마다 차이가 감소하는 추세다.사정이 그렇더라도 주먹구구식 시디금리 결정 구조는 언제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공정위와 달리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는 뒤전인 채 업계 감싸기에만 급급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사고 있다. 시디금리 결정 방식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본적인 시각은 ‘시장 여건과 특성에 따른 불가피한 관례’라는 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한두 곳이 (시디금리 결정 과정에서) 메시지를 주고 받는 정도를 두고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라고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업계를 변호했다.같은 사안을 두고 정부 안에서도 ‘두개의 시선’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시디금리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이 금융기관의 재무적 건전성에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었다면 감독당국이 당장 규제에 나섰을 것”이라며 “금감원이 소비자의 시각에서 감독하고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금융소비자 보호’과 ‘금융기관 건전성’ 사이에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규제의 방향과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금융감독기구가 건전성 규제와 소비자 보호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때 상대적으로 소비자 보호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금융선진국들이 건전성을 감독하는 기관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분리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이재명 기자 sbpark@hani.co.kr

2012년 7월 21일 토요일

CD금리 담합 의혹 정치쟁점화 금융자본의 투기성, 비도덕성 드러내


이글은 레디앙 2012-07-20일자 기사 'CD금리 담합 의혹 정치쟁점화 금융자본의 투기성, 비도덕성 드러내'를 퍼왔습니다.

증권사,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를 담합했다는 의혹이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원회의 김석동 위원장이 “담합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대해 정치권에서 MB정부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반응이다.
통합진보당의 노회찬 의원은 20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이 수조원의 부당한 대출이자를 부담하고 있는데도 이를 알면서 방치한 금융감독 당국에 대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를 당론에 반영시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5월 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642조원 중 CD금리 연동 가계대출규모가 약 278조원으로 추정된다. 약 43% 수준이다.”라며 “CD금리가 0.5%만 떨어져도 가계는 약 1조4천억원의 이자 부담이 줄 수 있는데 지난 10개월 동안 변동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19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라”라고 말한 것에 대해 노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관련해서 조사를 실시할 때는 관계부처와도 협의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자 기본인데 자신들과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명하는 것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정성호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저축은행 게이트에 이어 CD금리담합 의혹까지, 이명박 정권의 금융감독기능이 총체적인 무능과 부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287조에 달하는 변동 가계대출금액에 비춰 금융사들이 갈취한 부당이득 규모는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정 대변인은 “서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정작 공정위와 금융감독기구 간에 CD금리 담합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늑장 대응에 따른 책임은 없는지, 금융 감독 업무 전반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진보신당의 박은지 대변인도 “CD금리 조작은 변동형 대출이자의 기준 금리를 높게 조작함으로써, 가뜩이나 부채에 허리가 휘는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은행의 주머니를 채우는 극악한 사기 행위”라며 “대출이자를 갚느라 빈곤에 벗어나지 못하는 소위 ‘하우스푸어’를 희생양 삼아 은행의 배를 채운 것”이라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또한 박 대변인은 “이 문제의 구조적 원인은 CD금리의 결정을 증권사에 맡인 것”이라며 “은행이 계열 증권사를 이용해 언제든 금리를 조작할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과 마찬가지니 고양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이 맹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관리 감독을 소홀히한 금융당국 또한 어두운 커넥션이 없었는지 매우 의아스럽다.”며 “진보신당은 이번 사건이 CD금리 조작 등 금융 횡포가 근절되는 계기가 되도록,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검찰 고발, 집단 소송 지원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장여진

[토요판]CD금리 짬짜미 의혹, 혹시 내 대출이자도?


이글은한겨레신문 2012-07-20일자 기사 '[토요판]CD금리 짬짜미 의혹, 혹시 내 대출이자도?'를 퍼왔습니다.

[토요판] 친절한 기자들

안녕하세요. 한때 ‘미모의 여기자’로 불렸지만(…응?) 이젠 그냥 ‘여기자’가 된 경제부 최혜정입니다. 이렇게 ‘친절한 기자’로 독자 여러분을 만나게 되니, 두근두근하고 걱정스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평소 ‘친절도’를 되돌아보는 계기도 되네요.며칠 전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조작 의혹 파문으로 금융권이 뒤숭숭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증권사 10곳과 은행 9곳을 대상으로 금리 짬짜미(담합) 여부를 캐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제가 물고 있는 이자비용이 먼저 떠오르더군요. 몇년 전 부족한 전세금을 보태느라 신용대출을 받았는데, 석달마다 ‘시디금리+1.5%’로 금리가 오르내립니다.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을 받으신 분들도 저처럼 시디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매달 이자를 물고 계신 분이 많을 겁니다. 시디금리의 오르내림이 가계의 주머니 사정과 직결되는 셈이죠. 최근 많은 분들이 “시중금리는 내리는데, 내 이자는 왜 안 내리나”라는 의문을 갖고 계셨을 것입니다.변동금리부 대출금리의 기준인 이 시디금리는 단기자금 시장의 주요 지표입니다. 시디는 은행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채권인데요. 은행이 돈이 부족할 땐 시디를 발행해 금융시장에 내다팝니다. 만기가 석달·반년 단위로 짧아서 빨리 쓰고 빨리 갚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이렇게 발행된 시디는 증권사가 자산운용사 등에 팔게 되는데, 여기서 형성된 금리(유통금리)가 변동금리 대출자들을 울고 웃게 하는 시디금리입니다. 시디금리의 오르내림에 따라 대출자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결정되는 거죠.금리 0.1~0.2%포인트쯤이야 ‘그까이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대출액이 적을 경우엔 이자 변동분이 크지 않아 별 신경 안 쓰는 분들도 많겠지요. 한데 전체 규모를 놓고 보면 차원이 달라져요. 현재 우리나라 은행 대출 가운데 시디금리에 연동된 대출이 얼만 줄 아세요. 무려 324조원이라네요. 가계대출은 이 가운데 166조원이고, 우리나라 가구 10곳 가운데 7곳이 금융권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컨대 시디금리가 0.1%포인트 올라가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액이 1660억원 늘어나게 되는 거죠.현재 공정위는 은행이 증권사와 ‘짜고’ 금리를 일부러 높게 책정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은행으로선 이자 오르내림이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의심의 눈길을 받고 있는 거죠. 그리고 사실로 확인된다면 금리 조작 규모와 기간에 따라 가계가 부당하게 내준 금리는 수조원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답니다. 벌써 일부 소비자단체가 거액의 집단소송을 준비한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어요. 공정위 조사를 지켜봐야겠지만, 만일 짬짜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금융질서의 근간을 뒤흔드는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는 거죠.짬짜미 여부와 관계없이 시디금리가 결정되는 구조도 문제가 많답니다. 시장에서 공급과 수요가 만나 가격(금리)이 결정돼야 하는데, 이 시장은 사실상 붕괴된 지 오래래요. 시디의 거래량은 2008년에 228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급격히 줄어들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거래량은 14조5000억원밖에 되지 않습니다. 돈이 넘쳐나는 은행들이 더 이상 시디를 발행하지 않다 보니, 증권사가 그냥 알아서 금리를 매기고 있었던 겁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거죠.제 대출이자를 좌우하는 시디금리가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확인하니 참 허탈하더군요.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이런 문제를 진작 알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손 놓고 있다가 최근 문제가 불거지자 부랴부랴 논의를 시작하고 있지만, 이미 깨진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은행과 증권사가 각각 혹은 함께 짬짜미를 했는지 여부는 앞으로 공정위가 밝혀내겠죠. 아직은 혐의도 구체화되지 않았고 실제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현재로선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파문은 이해관계자가 금리에 직접적 영향을 행사하고 있는 비합리적 구조와 도덕적 해이, 금융당국의 직무유기 등이 어우러진 사건입니다. 우리 금융시장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기도 하고요. 결국 믿을 것은 우리 금융소비자들의 부릅뜬 눈밖에 없을 것 같네요.

경제부 최혜정기자

2012년 7월 20일 금요일

'한국판 리보게이트' 터졌다…CD금리 '사실상 조작'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19일자 기사 ''한국판 리보게이트' 터졌다…CD금리 '사실상 조작''을 퍼왔습니다.
[분석] 수천억 대 집단소송 예고, 공정위 조사에 "정치적 의도" 반발도

마침내 '한국판 리보게이트', 'CD게이트'가 터졌다. CD(양도성 예금증서)금리는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 이 금리 선정에 참여하는 은행과 증권사들이 CD금리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실상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300조 원에 육박하는 대출이 CD연동 금리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0.1%만 높여잡아도 은행들이 연간 3000억 원 정도의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금융소비자연맹 등 소비자단체들은 "은행들이 자진해서 반납하지 않으면, 부당이득 반환청구 등 집단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CD 금리가 '사실상 조작'되고 있었다는 의혹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자마자 담합에 따른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가장 먼저 자진신고한업체는 100% 과징금이 면제된다는 '리니언시'를 이용해 한 금융업체가 담합 사실을 시인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CD금리 자체가 시중금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CD 금리 조작 의혹 조사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김석동 금융위원장. ⓒ뉴시스

전광석화 같은 공정위 조사, "이미 증거 확보"?

CD금리 조작을 확인하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금융감독당국과의 사전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최소한 사전에 금융당국에 논의를 했어야 한다"면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직접 유감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정위는 17일과 18일 CD 금리를 산정하는 증권사에 대한 조사에 이어, CD를 발행하는 은행들에 대해 잇따른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신속한 조사 과정을 지켜보던 업계에서는 "이미 증거를 확보하고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돌았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는 '리보게이트'에 의해 촉발됐다. 350조 달러에 달하는 국제금융거래의 기준금리 격인 리보 금리가 글로벌 대형은행들에 의해 조작됐다는 충격적 사실이 폭로된 이후 , 리보 금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산정되는 CD금리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의혹이 증폭되자 공정위가 나선 것이다.

사실상 거래 없는 날도 CD 금리는 보고된다

현행 CD금리가 산출되는 방식은 이렇다. 10개 증권사가 매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금융투자협회에 시중에 유통되는 CD 금리를 보고한다. CD는 현재 7개 시중은행이 발행한다. 금투협은 최고, 최저 금리 2개를 제외한 8개 수치를 평균해 고시금리를 결정한다.

문제는 지난 2009년 정부가 은행이 CD 발행으로 들어오는 돈을 예금에 포함시키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은행이 CD를 발행할 인센티브가 사라지면서 사실상 CD 발행 물량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CD 발행 물량의 절대량 자체가 시중금리의 기준으로 삼기에 턱없이 부족해서 '식물금리'가 된 지 오래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가 됐다.

지난 2009년 말 100조 원에 달하던 CD 발행잔액은 지난해부터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올 6월 말 현재 27조 원으로 급감했다. 2010년까지 매달 9조~10조 원씩 거래됐던 CD는 현재 2조 원에 불과하다. 이래서는 시장의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CD금리, "나홀로 고정금리"

이처럼 CD 거래가 거의 없는데도 증권사들은 금융투자협회에 유통금리를 보고해왔다. 사실상 금리조작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금투협에 CD금리를 보고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통틀어 CD금리 거래가 있었던 날이 5일 미만"이라면서 "거래량이 무의미할 정도로 적은 상황에서 금리를 보고해야 하니, 과거 수치를 입력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CD금리는 다른 시중금리는 하락했는데, 지난 3개월간 3.54%에서 변동이 없었고, 지난 1년간에도 거의 변동이 없었다. 통화안정증권의 금리는 같은 기간 3.38%에서 3.22%로 0.16%포인트나 떨어졌다.

금융업계에서는 공정위에 자진신고한 금융사가 증권사일 것으로 추정하고, 은행과 '갑과 을'의 관계인 증권사가 '사실상의 조작 금리'를 제시해오다가 이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식물금리 만든 건 당국" 비판도

일각에서는 이처럼 CD 금리를 '식물금리'로 만드는 요인을 제공한 금융당국이 CD금리를 대체할 지표를 만들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하기도 한다.

금융당국은 CD금리를 대체할 지표를 찾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난해 11월 첫 회의를 개최한 이후 내부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후 한 번도 추가 회의를 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공정위가 금융당국을 무시하고 CD금리 조작 의혹을 조사하고 나선 배경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은행들이 예대 마진으로 수익을 늘리는 데만 급급하기 때문에 대출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 위해 나섰다는 것이다.

  /이승선 기자

공정위 "CD금리 담합 증거 확보했다"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7-20일자 기사 '공정위 "CD금리 담합 증거 확보했다"'를 퍼왔습니다.
수조대 집단소송, 4천조대 파생상품 청산 등 쓰나미 도래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조사에서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 담합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급속 확산되고 있다.

20일 에 따르면, 공정위 관계자는 19일 “지난 17일과 18일 증권사, 은행에 대한 현장조사에서 금융회사들이 CD금리를 담합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로부터 CD금리 담합 증거를 포착했다는 언급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증거가 입수됐지는지, 증거들이 어떻게 CD금리 담합을 입증하는 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복수의 금융업계 종사자 등에 따르면 공정위가 입수한 증거는 은행 자금부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의 안건과 관련된 서류, 메모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에서 CD발행과 관련된 것들이 있었다는 것. 

이같은 증거들은 한 금융회사의 리니언시를 통해 확보한 것은 아니라 공정위가 자체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니언시를 한 금융사는 이같은 증거를 제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시중은행들이 은행연합회에 소속된 자금부서장 간담회를 통해 자금부서장들이 만난다는 것과 함께 실무자급들이 ‘발행시장 협의회’ 형태의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서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복수의 금융계 종사자들은 공정위가 이번 조사에서 은행과 증권사에서 CD발행에 관련된 실무자들이 사용하는 PC본체 등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CD 발행 업무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이 주로 채권시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 등을 통해 업무상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 PC본체 등을 압수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라고 은 전했다.

증권사 한곳이 CD금리 담합 사실을 자진신고했다는 보도에 이어 현장조사에서 담합 증거를 확보했다는 공정위 관계자 발언까지 나오면서 CD금리 담합 파문은 매머드 태풍으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CD금리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우선 막대한 수탈적 피해를 입은 가계대출자들의 분노가 폭발하면서 수조원대 집단소송을 물론이고, 심각한 정치사회적 문제로 발전하면서 연말 대선에도 중대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공정위 고발에 따른 검찰 수사로 이어지면서 리보 금리 조작 사건때 영국 버클레이스은행의 고위 임원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듯, 관련자 구속, 대형 금융지주사 최고위층의 무더기 경질과 금융감독당국 문책 등이 뒤따를 전망이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대외신인도 급락. 현재 CD금리를 기초로한 파생상품은 이자율스와프 4천332조원, 이자율선도 5조1천억원, 이자율옵션 250조3천억원 등 모두 4천587조원에 달한다. 이 중 90% 가량이 CD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 CD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구조화채권인 변동금리부사채(FRN)가 20조3천억원, 파생상품연계증권(DLS)가이 6조8천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파생상품을 주로 취급해온 외국계는 한국에 대한 극한 불신으로 앞다퉈 파생상품을 청산하고 한국을 떠나며 피해자들은 대규모 국제소송을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뜩이나 부동산거품 파열, 가계부채, 수출급랭 등 한국경제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CD금리 조작 의혹이 한국경제의 신인도에 치명타를 가하는 게 아니냐는 공포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심각한 상황 전개다.

임지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