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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4일 화요일

각시탈 보조출연자 사고 원인 조작 의혹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03일자 기사 '각시탈 보조출연자 사고 원인 조작 의혹'을 퍼와씁니다.
운전기사 과속 운전 재촉받았는지 재판 과정에서 규명돼야

지난 4월 18일 발생한 KBS 수목드라마 보조출연자 버스전복사고 원인이 당초 언론에 브레이크 파열 등 제동장치 이상으로 발표됐으나 검찰 수사결과 운전자의 과실이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촬영현장에서 빨리 오라는 재촉이 있었다는 정황도 나왔다. 이과 함께 “차량 결함으로 인터뷰를 하면 사고 보상에 유리할 것”이라는 보조출연자 공급업체 관계자의 언급도 있었다고 사고 당시 부상자가 증언했다. ▷검찰, 사고 운전기사 불구속기소= 30일 검찰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은 지난 29일 사고를 낸 버스운전기사 신아무개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법원에 재판을 청구했다. 안산지검은 당초 신씨에 대해 법원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돼 불구속기소했다.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는 사고 당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버스가 촬영장으로 이동하던 중…지방도로 내리막길을 달리다 제동장치 이상으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논으로 전복됐다”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거의 대부분의 언론이 사고의 원인을 브레이크 고장이라는 식으로 보도했다. 안산지검의 공보를 담당하고 있는 김종민 차장검사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사 결과도 있고, 운전자 과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제동장치 이상에 대해서도 감정을 했는데 제동장치에도 일부 문제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운전사한테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조사를 맡은 합천경찰서는 사고 원인에 대해 제동장치 이상 쪽으로 몰아가려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사고로 숨진 보조출연자 고 박희석씨의 유가족은 지난 7월 23일 사고 현장을 직접 방문한 뒤 합천경찰서측에 “경찰 담당자가 사고 원인을 브레이크 파열이라고 인식하도록 해 사고를 불가항력적인 과실치사로 마무리하려한 의도로 생각한다”며 공문을 보내 보강수사를 요구했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합천경찰서 관계자는 30일 “사고차량 브레이크 유압(공기압)이 9.5가 정상인데 6정도가 됐다”며 “운전자가 유압이 빠진 것을 알고 있었고 차를 세워야했는데 내리막길인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운전자도 다쳤기 때문에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 지난 4월 18일 사고 당일 인터넷 언론에 보도된 제작사의 공식입장.

▷사고 당시 ‘브레이크 파열’로 사고 원인 몰아가= 당시 사고 관련 회사들이 사고의 원인을 브레이크 고장 쪽으로 몰고 가려했던 사실은 사고 당시 부상자들의 증언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중상을 입은 보조출연자 A씨는 지난 29일 미디어오늘과 만나 “사고 후 병원에 이송돼 누워있는데 태양기획 관계자가 와서 ‘만약 기자들이 오면 브레이크 파열로 인한 사고라고 하면 보상금을 더 많이 받을 테니 그렇게 얘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실제 사고 당일 KBS MBC 등과 인터뷰한 대부분의 보조출연자들은 사고 원인을 “브레이크 파열”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옆에 누워있던 한 보조출연자는 100% 브레이크 파열이 아니라고 인터뷰를 했는데 그건 어디에도 방송이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사자인 B씨도 미디어오늘과 만나 “사고 후 고려병원으로 이송됐는데 태양기획 측에서 ‘버스사고가 운전자 과실이 아니라 차가 망가진 것으로 얘기해야 우리(보조출연자)한테 좀 더 이득이 있을 것이다. 합의가 편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며 “부상자들이 서로 다른 층에 있었는데 돌아다니면서 얘기한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그러나 “사고에 합의한 다른 보조출연자들을 보면 딱히 합의가 잘 됐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태양기획 관계자는 3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그 사람들이 거짓 진술을 한 것이다. 사고가 어떻게 난 것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그렇게 말하냐”며 “더 이상 그 문제에 신경 쓰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A씨와 B씨 모두 사고 당일 운전기사가 난폭운전을 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버스를 타면 보통 도착할 때 일어날 정도로 잠을 잘 자는데 그날은 차가 너무 흔들려서 여러 차례 깼다”며 “고속도로에서 트럭 옆으로 가는데 부딪칠 뻔한 정도였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중간에 휴게소에서 쉴 때 다들 ‘너무 심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B씨도 “여러 번 가드레일에 거의 붙어갈 때도 있고 앞 차와 부딪칠 뻔한 적도 있다”며 “과속으로 난폭 운전을 했다”고 설명했다. 

▲ 각시탈 보조출연자 버스전복사고 현장. 지난 7월 고 박희석씨의 유가족이 찍은 사진이다. 사고 이후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길에 스키드마크가 남아있다.

▷끝나지 않은 사고 피해자들의 고통= 언론에 운전자 과실이 아닌 브레이크 파열 등으로 말하면 사고보상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과 달리 사고 피해자들은 버스회사 동백관광의 보험사인 전세버스공제조합 처리에 따라 병원치료를 받은 것 외에 별다른 보상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전세버스공제조합으로부터 소정의 합의금을 받고 끝내고, A씨와 B씨는 변호사에게 합의 문제를 위임해 놓은 상태다. A씨는 “사고 후 태양기획으로부터 받은 것은 과일 두 번이 전부”라며 “각시탈 감독(윤성식 PD)과 태양기획 작업반장이 직접 찾아와 30만 원을 건넸다. 작업반장이 ‘돈은 감독과 작가가 사비로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는 “중상자들은 30만 원, 경상자들은 10만 원을 받았다”며 “이 돈도 태양기획에서 준 게 아니다. 태양기획에서는 부상자들한테 수건과 과일을 준 게 전부다. 그게 보상이냐. 너무나 슬픈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당시 사고를 당한 보조출연자는 30여 명에 달하지만 대부분 태양기획측에 보상 등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문제제기를 하면 일을 안 주기 때문에 무서워서 못한다”고 전했다. 사고를 당한 후 9시간 동안 대수술을 받은 A씨는 현재까지 통원치료를 하고 있다.
연기지망생이었던 B씨의 경우 부상 정도가 심해 최근까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B씨는 “보조기 없이는 걷기 힘든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장시간 걷는다거나 운전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의사한테 들었다”고 말했다.
B씨는 “사고를 당했을 당시부터 태양기획에서는 우리를 사람이 아니라 물건 취급을 했다. 제대로 보상도 못 받고 평생 장애가 남았다”며 “연기지망생들은 촬영 현장에도 가고 돈도 필요하니까 보조출연자를 많이 하는데 절대 안 했으면 좋겠다. 괜히 사고 나면 사람 취급도 못 받는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B씨는 “어딜 가든 보조출연이라는 이름 없는 단역은 하대를 받는다. 만약 버스에 누구 한 명이라도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배우가 탔으면 이렇게까지 무시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KBS 사장에게 제일 묻고 싶다. 당신 아들이었으면 일을 이렇게 처리했을 것이냐. KBS가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B씨는 이번 사고를 당하고 연기자의 꿈을 접었다.

▲ 지난 9월 6일 <각시탈> 최종회에서 방송된 애도 자막. KBS 화면 캡처.

▷사고원인, 왜 제동장치 이상으로 몰고 갔나= 사고의 원인을 제동장치 이상으로 몰고 가려고 했던 주체가 KBS·팬엔터테인먼트·태양기획·동백관광 등 관계사 중 어디인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촬영현장에서 버스에 있던 보조출연자 통솔자(부반장)에게 빨리 오라고 재촉했다는 정황이 나와 주목된다.
보조출연자 A씨는 “휴게소에서 잠깐 쉴 때 부반장(당시 보조출연자 통솔자)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것을 옆에서 직접 들었다”며 “‘지금 어디다. 알았습니다. 빨리 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는 “기획사(태양기획)에서 급하게 오라고 한 것, 운전기사가 초행길이면서 서두른 것, 운전미숙으로 인한 사고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A씨와 B씨 모두 사고 당일 과속운전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인정했다.  고 박희석씨의 유가족은 3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사고 원인에 대해 의혹을 갖게 된 동기는 사고 현장에 방문했을 때 스키드마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민형사상 소송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결정적인 증거물인 버스마저 폐차시켰다”며 조사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유가족은 “30여명이 사상을 당한 것은 엄청난 큰 사고다. 여론으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어찌할 수 없는 브레이크로 인한 단순 교통사고로 몰고 가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며 “드라마 제작 환경이 드러나면서 시끄러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고 원인을 조작했다고 생각한다. 운전기사가 촬영장에 빨리 오라는 얘기를 들었다면 KBS도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운전기사가 과속 운전을 재촉받았는지 여부는 재판 과정에서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운전자 진술 내용에 촬영 현장에서 빨리 오라는 재촉이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은 운전기사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심야에 이동하는 보조출연자들은 항상 교통사고에 노출돼 있다. 사고 당사자인 보조출연자 B씨는 “지금 보조출연을 다니는 분들은 다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촬영장 쪽이 길이 험한 곳이 많은데 다른 운전기사들도 과속운전을 한다”며 “운전기사들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 운전하는 것 같다. 쉬지 못하고 며칠씩 연장해서 일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 KBS 드라마 <각시탈> 포스터. ⓒKBS

유가족은 “밤 12시에 출발해서 5시간을 운행시킨다면 임차인도 운전자의 사전 수면 상태 등을 확인하는 게 기본”이라며 “배우들의 촬영시작 시간이 몇 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분장 등의 시간을 고려해 한 두 시간 일찍 집합시켜 출발하고 도착하는 데도 한 시간 정도 여유를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이어 “30명이 다치고 한 명이 사망한 사고에서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것은 사회정의차원에서도 말이 안 된다”며 “검찰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조사내용을 확인하고 재판 과정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까지도 태양기획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한 유가족은 지난 9월 말부터 서울 여의도 태양기획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태양기획 이강용 대표는 지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2012년 8월 23일 목요일

원전 수명 조작 의혹…한수원 “오타” 궁색 해명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23일자 기사 '원전 수명 조작 의혹…한수원 “오타” 궁색 해명'을 퍼왔습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연 ‘고리 1호기 재가동 관련 원전 안전에 관한 공청회’에서 보충 질의를 위해 정회되자 정부 쪽 진술인들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박윤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 강창순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윤철호 원자력안전위원회 부위원장.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고리1호기 평가방법 임의변경 논란
 중성자량 재는 금속판 기준수치 바꿔 ‘수명 60년’ 짜맞추기
2004년 인출 재료 수정만으로
가동수명 48년으로 늘어나
2014년치 더하면 60년 육박
한수원쪽 해명 모호 의혹

정전사고 은폐와 안전성 기준 고시 편법 변경 추진 등으로 물의를 빚은 고리 원전 1호기와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감시시편의 내구성 평가 기준치를 조작한 의혹까지 제기돼 또다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우원식 민주통합당 의원이 22일 한수원이 고리 1호기 수명을 60년으로 연장하기 위해 감시시편의 선배율을 조작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한수원 쪽은 처음에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다 나중에는 오타라고 해명해 의혹을 배가시켰다.한수원은 2004년 원자로 노심(원전 연료)과 압력용기 사이에 있는 감시캡슐 안에서 ‘엔’(N) 위치에 있는 감시시편을 인출해 중성자 조사량(쬐는 양) 평가 과정을 거쳐 선배율을 1.67로 추정했다. 감시시편에 들어 있는 선량감시자를 꺼내 측정을 해야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있지만, ‘엔’ 감시시편이 마지막 시편이어서 다시 사용하기 위해 선량감시자를 꺼내지 않고 유추한 값만을 산출했다. ‘엔’ 감시시편의 유효전출력 가동연수(EFPY)는 19.38로 계산됐다. 이를 토대로 계산(19.38×1.67/0.8)을 하면 해당 가동기간이 40.4년이 나온다.한수원은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에 ‘고리 1호기 운영변경 허가’를 신청하면서 ‘엔’ 감시시편의 선배율을 1.98로 변경하고, 지난해 1월 ‘엔’ 감시시편을 선배율이 3.15인 ‘브이’(V) 위치에 재설치했다. 교과부 고시에 따르면 이 감시시편은 2014년에 꺼내 가동연수를 재평가하도록 돼 있다.2004년 인출한 ‘엔’ 감시시편의 선배율이 1.98로 수정됨에 따라 해당 가동기간은 47.96년(19.38×1.98/0.8)으로 늘어났다. 2014년에 꺼낼 ‘브이’ 위치의 감시시편이 받을 조사량으로 계산한 가동연수는 ‘3×3.15/0.8’로 11.8년이 나온다. 두 수치를 더하면 60년에 가까운 59.8년이 된다. 1.67을 적용했을 때(52.2년)보다 8년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한수원은 이에 대해 “2004년 ‘엔’ 감시시편 인출 뒤 설치한 대체감시자로 2004~2008년의 중성자 조사량을 평가해 선배율을 보정했다”며 “1.89로 값이 나왔는데 1.98로 오타를 냈다”고 해명했다.하지만 한수원은 지난 21일 우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는 “고리 1호기 압력용기의 유효전출력 가동연수(EFPY·이하 가동연수)가 38.4년이고, 감시시편의 가동연수가 19.38년이어서 선배율이 1.98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원실의 곽현 보좌관은 “압력용기 가동연수나 감시시편 가동연수는 고정된 값이어서 1.98이 1.89의 오타라면 두 수치 중 하나가 조작됐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임도균 비서관도 “중성자 조사량은 원전 가동률, 핵연료 배치 등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대체감시자와 ‘엔’ 감시시편의 조사량은 완전히 다르다”며 “특히 대체감시자는 ‘엔’ 감시시편이 2004년 인출된 이후에 설치됐기 때문에 두 시편의 중성자 조사 기간이 겹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수원 쪽 선배율 보정 방식이 잘못됐다는 얘기다.


유효전출력 가동연수(EFPY)
 특정 시점까지의 총 발전량을, 설계상의 정격 출력으로 하루 24시간씩 1년 동안 가동할 때의 발전량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원전의 실제 가동률은 원전 점검 등을 고려해 80% 정도인 것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압력용기의 EFPY는 실제 가동연수×0.8이다.

대체감시자
 원자로의 압력용기 안 감시캡슐 안에 설치된 감시시편과 같은 재질로 압력용기와 콘크리트 차폐벽 사이에 설치된 감시시편을 말한다. 내부 감시시편이 없을 때 원전 운영중 중성자 조사량을 측정하는 데 사용한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CD금리 결정은 주먹구구…당국은 “관행” 은행 감싸기만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2일자 기사 'CD금리 결정은 주먹구구…당국은 “관행” 은행 감싸기만'을 퍼왔습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증권사 “다른 증권사 호가 물어보고 협회에 대충 보고
”은행들 CD조달자금 2% 불과…단기금리 지표기능 상실 
‘싼 예금 비싼 대출’ 가능성 높지만 소비자 피해는 뒷전

‘CD금리 조작 의혹’ 파문 확산

신용으로 먹고사는 금융권이 신용의 추락으로 위기에 놓였다.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금리) 조작 의혹 탓이다.금융시장에서 금리란 이해관계가 각기 다른 무수한 참여자들끼리 밀고 당기기한 결과물이어야 함에도 지표 노릇을 하는 시디금리의 결정 구조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있다. 10개 증권사는 매일 하루 두차례씩 시디금리를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하고, 협회는 이 가운데 최고·최저치를 빼고 가중평균한 값을 고시한다. 하지만 거래가 없는 날에도 “전날 고시금리나 다른 증권사의 호가를 물어봐서 협회에 대충 보고하고 있다”는 게 여러 증권사 담당자들의 전언이다. 공정위로서는 담합의 정황으로 판단할 수 있는 행위다.한 대형증권사의 간부는 “시디 시장을 육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죽이면서 대체수단을 개발하지도 않았다”며 책임을 정부 탓으로 돌렸다. 증권사는 시장금리를 점검해야 하는 금융당국과 협회의 요구에 따랐을 뿐이라는 얘기다.억울하다는 반응은 은행에서도 나오고 있다. 시디 거래가 급감하고, 이 때문에 금리가 경직된 시점은 2010년부터다. 91일(3개월)짜리로 은행이 발행하는 시디는 은행 창구에 만기 때 제시하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사실상 단기예금이다. 그런데 2010년 2월부터 금융당국이 은행의 예대율(총예금 대비 총대출금 비율) 규정을 바꿔 예금으로 인정되는 항목에서 시디를 빼버렸다. 그 뒤 시디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됐다. 9개 시중은행들의 전체 수신자금 가운데 시디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비중은 한때 20%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2%에도 못미친다. 지난 2008년 224조원에 이르던 시디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13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은행권에선 시디시장의 이런 급격한 위축이 오히려 조작 가능성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뜸하게 발행하면서 물량이나 금리를 조정하면 금방 눈에 띄이게 되어 있는데 누가 나서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냥 비교가 될만한 다른 단기금리 추이에 맞춰서 발행할 뿐”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시디처럼 91일짜리로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이나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의 금리 추이를 비교해보면, 0.5%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기준금리에 연동하며 시피, 시디, 통안증권의 차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특히 시디 발행이 급감한 가운데 기준금리가 3.25%로 장기간 동결됐던 구간에선 시디와 통안증권의 최대 차이가 0.28%포인트(2011년 9월)에 그쳤다.시디금리를 높여 은행이 대출자들에게 폭리를 챙긴 흔적도 아직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은의 자금동향표에서 2004년 이후 시디금리와 시중은행의 예대마진 추이를 보면, 시디금리가 올라가면 예대마진은 줄어들고 내려가면 거꾸로 올라가는 반비례 관계다. 이런 경향은 시디금리와 가계대출금리(신규취금액 기준)를 비교해봐도 마찬가지이다. 시디금리가 연평균 2.63%에 불과했던 지난 2009년에는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5.73%)가 3.1%포인트나 높았는데 연 3.44%이던 2011년에는(대출금리 5.47%)에는 2.03%포인트로 폭이 줄어들었다. 시디금리가 높을 수록 오히려 수익성이 낮다는 반증이다. 가계대출 금리와 시디금리의 차이는 올들어서도 1월2.25%포인트에서 5월에는 1.97%포인트로 달마다 차이가 감소하는 추세다.사정이 그렇더라도 주먹구구식 시디금리 결정 구조는 언제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공정위와 달리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는 뒤전인 채 업계 감싸기에만 급급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사고 있다. 시디금리 결정 방식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본적인 시각은 ‘시장 여건과 특성에 따른 불가피한 관례’라는 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한두 곳이 (시디금리 결정 과정에서) 메시지를 주고 받는 정도를 두고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라고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업계를 변호했다.같은 사안을 두고 정부 안에서도 ‘두개의 시선’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시디금리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이 금융기관의 재무적 건전성에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었다면 감독당국이 당장 규제에 나섰을 것”이라며 “금감원이 소비자의 시각에서 감독하고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금융소비자 보호’과 ‘금융기관 건전성’ 사이에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규제의 방향과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금융감독기구가 건전성 규제와 소비자 보호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때 상대적으로 소비자 보호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금융선진국들이 건전성을 감독하는 기관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분리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이재명 기자 sbpark@hani.co.kr

CD금리 결정은 주먹구구…당국은 “관행” 은행 감싸기만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2일자 기사 'CD금리 결정은 주먹구구…당국은 “관행” 은행 감싸기만'을 퍼왔습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증권사 “다른 증권사 호가 물어보고 협회에 대충 보고
”은행들 CD조달자금 2% 불과…단기금리 지표기능 상실 
‘싼 예금 비싼 대출’ 가능성 높지만 소비자 피해는 뒷전

‘CD금리 조작 의혹’ 파문 확산

신용으로 먹고사는 금융권이 신용의 추락으로 위기에 놓였다.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금리) 조작 의혹 탓이다.금융시장에서 금리란 이해관계가 각기 다른 무수한 참여자들끼리 밀고 당기기한 결과물이어야 함에도 지표 노릇을 하는 시디금리의 결정 구조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있다. 10개 증권사는 매일 하루 두차례씩 시디금리를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하고, 협회는 이 가운데 최고·최저치를 빼고 가중평균한 값을 고시한다. 하지만 거래가 없는 날에도 “전날 고시금리나 다른 증권사의 호가를 물어봐서 협회에 대충 보고하고 있다”는 게 여러 증권사 담당자들의 전언이다. 공정위로서는 담합의 정황으로 판단할 수 있는 행위다.한 대형증권사의 간부는 “시디 시장을 육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죽이면서 대체수단을 개발하지도 않았다”며 책임을 정부 탓으로 돌렸다. 증권사는 시장금리를 점검해야 하는 금융당국과 협회의 요구에 따랐을 뿐이라는 얘기다.억울하다는 반응은 은행에서도 나오고 있다. 시디 거래가 급감하고, 이 때문에 금리가 경직된 시점은 2010년부터다. 91일(3개월)짜리로 은행이 발행하는 시디는 은행 창구에 만기 때 제시하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사실상 단기예금이다. 그런데 2010년 2월부터 금융당국이 은행의 예대율(총예금 대비 총대출금 비율) 규정을 바꿔 예금으로 인정되는 항목에서 시디를 빼버렸다. 그 뒤 시디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됐다. 9개 시중은행들의 전체 수신자금 가운데 시디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비중은 한때 20%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2%에도 못미친다. 지난 2008년 224조원에 이르던 시디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13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은행권에선 시디시장의 이런 급격한 위축이 오히려 조작 가능성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뜸하게 발행하면서 물량이나 금리를 조정하면 금방 눈에 띄이게 되어 있는데 누가 나서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냥 비교가 될만한 다른 단기금리 추이에 맞춰서 발행할 뿐”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시디처럼 91일짜리로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이나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의 금리 추이를 비교해보면, 0.5%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기준금리에 연동하며 시피, 시디, 통안증권의 차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특히 시디 발행이 급감한 가운데 기준금리가 3.25%로 장기간 동결됐던 구간에선 시디와 통안증권의 최대 차이가 0.28%포인트(2011년 9월)에 그쳤다.시디금리를 높여 은행이 대출자들에게 폭리를 챙긴 흔적도 아직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은의 자금동향표에서 2004년 이후 시디금리와 시중은행의 예대마진 추이를 보면, 시디금리가 올라가면 예대마진은 줄어들고 내려가면 거꾸로 올라가는 반비례 관계다. 이런 경향은 시디금리와 가계대출금리(신규취금액 기준)를 비교해봐도 마찬가지이다. 시디금리가 연평균 2.63%에 불과했던 지난 2009년에는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5.73%)가 3.1%포인트나 높았는데 연 3.44%이던 2011년에는(대출금리 5.47%)에는 2.03%포인트로 폭이 줄어들었다. 시디금리가 높을 수록 오히려 수익성이 낮다는 반증이다. 가계대출 금리와 시디금리의 차이는 올들어서도 1월2.25%포인트에서 5월에는 1.97%포인트로 달마다 차이가 감소하는 추세다.사정이 그렇더라도 주먹구구식 시디금리 결정 구조는 언제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공정위와 달리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는 뒤전인 채 업계 감싸기에만 급급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사고 있다. 시디금리 결정 방식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본적인 시각은 ‘시장 여건과 특성에 따른 불가피한 관례’라는 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한두 곳이 (시디금리 결정 과정에서) 메시지를 주고 받는 정도를 두고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라고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업계를 변호했다.같은 사안을 두고 정부 안에서도 ‘두개의 시선’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시디금리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이 금융기관의 재무적 건전성에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었다면 감독당국이 당장 규제에 나섰을 것”이라며 “금감원이 소비자의 시각에서 감독하고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금융소비자 보호’과 ‘금융기관 건전성’ 사이에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규제의 방향과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금융감독기구가 건전성 규제와 소비자 보호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때 상대적으로 소비자 보호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금융선진국들이 건전성을 감독하는 기관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분리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이재명 기자 sbpark@hani.co.kr

CD금리 결정은 주먹구구…당국은 “관행” 은행 감싸기만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2일자 기사 'CD금리 결정은 주먹구구…당국은 “관행” 은행 감싸기만'을 퍼왔습니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증권사 “다른 증권사 호가 물어보고 협회에 대충 보고
”은행들 CD조달자금 2% 불과…단기금리 지표기능 상실 
‘싼 예금 비싼 대출’ 가능성 높지만 소비자 피해는 뒷전

‘CD금리 조작 의혹’ 파문 확산

신용으로 먹고사는 금융권이 신용의 추락으로 위기에 놓였다.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금리) 조작 의혹 탓이다.금융시장에서 금리란 이해관계가 각기 다른 무수한 참여자들끼리 밀고 당기기한 결과물이어야 함에도 지표 노릇을 하는 시디금리의 결정 구조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있다. 10개 증권사는 매일 하루 두차례씩 시디금리를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하고, 협회는 이 가운데 최고·최저치를 빼고 가중평균한 값을 고시한다. 하지만 거래가 없는 날에도 “전날 고시금리나 다른 증권사의 호가를 물어봐서 협회에 대충 보고하고 있다”는 게 여러 증권사 담당자들의 전언이다. 공정위로서는 담합의 정황으로 판단할 수 있는 행위다.한 대형증권사의 간부는 “시디 시장을 육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죽이면서 대체수단을 개발하지도 않았다”며 책임을 정부 탓으로 돌렸다. 증권사는 시장금리를 점검해야 하는 금융당국과 협회의 요구에 따랐을 뿐이라는 얘기다.억울하다는 반응은 은행에서도 나오고 있다. 시디 거래가 급감하고, 이 때문에 금리가 경직된 시점은 2010년부터다. 91일(3개월)짜리로 은행이 발행하는 시디는 은행 창구에 만기 때 제시하면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사실상 단기예금이다. 그런데 2010년 2월부터 금융당국이 은행의 예대율(총예금 대비 총대출금 비율) 규정을 바꿔 예금으로 인정되는 항목에서 시디를 빼버렸다. 그 뒤 시디시장은 급격하게 위축됐다. 9개 시중은행들의 전체 수신자금 가운데 시디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비중은 한때 20%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2%에도 못미친다. 지난 2008년 224조원에 이르던 시디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13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은행권에선 시디시장의 이런 급격한 위축이 오히려 조작 가능성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뜸하게 발행하면서 물량이나 금리를 조정하면 금방 눈에 띄이게 되어 있는데 누가 나서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냥 비교가 될만한 다른 단기금리 추이에 맞춰서 발행할 뿐”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시디처럼 91일짜리로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이나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의 금리 추이를 비교해보면, 0.5%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기준금리에 연동하며 시피, 시디, 통안증권의 차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특히 시디 발행이 급감한 가운데 기준금리가 3.25%로 장기간 동결됐던 구간에선 시디와 통안증권의 최대 차이가 0.28%포인트(2011년 9월)에 그쳤다.시디금리를 높여 은행이 대출자들에게 폭리를 챙긴 흔적도 아직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은의 자금동향표에서 2004년 이후 시디금리와 시중은행의 예대마진 추이를 보면, 시디금리가 올라가면 예대마진은 줄어들고 내려가면 거꾸로 올라가는 반비례 관계다. 이런 경향은 시디금리와 가계대출금리(신규취금액 기준)를 비교해봐도 마찬가지이다. 시디금리가 연평균 2.63%에 불과했던 지난 2009년에는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5.73%)가 3.1%포인트나 높았는데 연 3.44%이던 2011년에는(대출금리 5.47%)에는 2.03%포인트로 폭이 줄어들었다. 시디금리가 높을 수록 오히려 수익성이 낮다는 반증이다. 가계대출 금리와 시디금리의 차이는 올들어서도 1월2.25%포인트에서 5월에는 1.97%포인트로 달마다 차이가 감소하는 추세다.사정이 그렇더라도 주먹구구식 시디금리 결정 구조는 언제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공정위와 달리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는 뒤전인 채 업계 감싸기에만 급급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사고 있다. 시디금리 결정 방식에 대한 금융당국의 기본적인 시각은 ‘시장 여건과 특성에 따른 불가피한 관례’라는 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한두 곳이 (시디금리 결정 과정에서) 메시지를 주고 받는 정도를 두고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문제라고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업계를 변호했다.같은 사안을 두고 정부 안에서도 ‘두개의 시선’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시디금리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이 금융기관의 재무적 건전성에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었다면 감독당국이 당장 규제에 나섰을 것”이라며 “금감원이 소비자의 시각에서 감독하고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금융소비자 보호’과 ‘금융기관 건전성’ 사이에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규제의 방향과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금융감독기구가 건전성 규제와 소비자 보호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때 상대적으로 소비자 보호기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금융선진국들이 건전성을 감독하는 기관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분리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이재명 기자 sb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