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PD수첩 작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PD수첩 작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8월 23일 목요일

“대선까지 PD수첩 없이 가고 싶은 거 아닐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2일자 기사 '“대선까지 PD수첩 없이 가고 싶은 거 아닐까”'를 퍼왔습니다.
[PD수첩 작가 릴레이 기고 ③] 이아미 전 PD수첩 작가 “결방되던 날 나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PD수첩을 제작하다보면, 방송 당일까지 취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다 오늘 방송을 못 내보내는 것은 아닐까, 소름끼쳤던 적도 있었다. 그럴 땐, 팀원들 머리털이 모두 쭈뼛 서 있다. PD는 혀를 깨물고 편집을 하고, 작가는 심장을 멈추고 원고를 쓴다. 이미 애가 다 타버린 PD수첩 팀장은 편집실로 스튜디오로 종합편집실로 막 날아다닌다. 그래도 방송은 늘 제 시간에 나갔다. 그렇다고 끝이 아니다.
무사히 방송을 내보내도, 팀장의 분노는 계속된다. 제작진은 팀장에게 밤새 욕먹고, 다음 날 또 욕을 먹는다. 방송이 제 시간에 나갔지만, 방송이 제 시간에 못 나갈 뻔했다는 이유에서다. 만약 PD수첩이 내부의 사정으로 시청자와의 약속을 깨고 결방 되는 참변이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담당 PD와 팀장은 물론 해당 국장까지 자리를 보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어제, PD수첩이 결방됐다. 

MBC 노조가 파업을 잠정 중단한 뒤, PD수첩은 8월 21일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제 때 제 시간에 방송을 못 내보냈다. PD수첩 22년 역사에 이렇게 또 한 번, 오점을 남기게 됐다.
나는 ‘나의’ PD수첩 8년 역사의 여러 팀장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마치 제 자식 지키듯 PD수첩을 지켰다. 이상했다. 말랑말랑 온순할 것 같은 PD도 PD수첩 팀장 자리에만 오면 가슴 속에 머리띠를 둘러맸다. 온갖 종류의 외압을 막아냈다. 이루 말 할 수 없는 내부의 복잡한 사정들도 어떻게든 해결해냈다. 그렇게, PD수첩은 제 때 제 시간에 제 목소리로 방송됐다. 그들이 지금 PD수첩의 팀장이라면, 어떤 심정이었을까. 적어도 PD수첩이 결방된 어젯밤, 쉽게 잠들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결방이 예상 된 한 달 전부터 쉽게 잠들 수 없었을 것이다.
PD수첩이 결방된 어제, PD들이 PD수첩 배연규 팀장에게 “결방 사태를 어찌할 거냐”고 물었단다. 팀장은 “이 문제는 작가들이 풀어야지, 내가 어떻게 하냐”는 취지의 대답을 했다고 한다. 김현종 시사제작국장은 후배 PD들이 작가들의 편에 서서 자신을 공격하는 성명서를 낸 것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단다. 그 팀장과 국장은 PD수첩이 결방된 어젯밤, 어쩌면 그 섭섭함에 잠을 설쳤을지도 모르겠다.      
야만에 대한 분노
PD수첩 작가 여섯 명을 한꺼번에 내쫓은 지 한 달째다. 결국 작가들을 집단 해고하고 새 작가를 구하지 못한 PD수첩은 결방되고 말았다. 이런 식이라면 다음 주, 그 다음 주 방송 재개도 불투명하다. 이미 900여명의 시사교양 작가들이 PD수첩 대체 작가로 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한민국 시사교양 프로그램 구성작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숫자다. 그러니, 어디서 작가를 구해 방송을 재개 하겠는가.     예전, 한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했던 일을 방송한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해고보다, 해고를 문자 메시지로 통보해 버리고 마는 그 야만이 믿기지 않았다. PD수첩 작가들에겐 그마저 없었다. 짧게는 4년 길게는 12년을 일한 작가의 밥줄을 끊어놓고 알리지도 않았다. 뒤꽁무니로 새 작가를 물색하다 들켰다. 시사교양 작가들이 PD수첩 대체 작가를 거부하는 것엔 그런 야만에 대한 깊은 분노가 깔려 있다. 누구든 밉보이면 그렇게 내쳐질 수 있다는 데 대한 아찔함도 배어있다. 

▲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PD수첩이 결방된 어제, MBC 김현종 시사제작국장의 정책 발표회가 있었다. 노조 파업 와중에 승진, 임명된 김현종 국장이 PD와 기자들에게 국 운영에 관한 생각을 내놓는 자리였다. 궁금했다. 김현종 국장은 PD수첩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까. 김 국장은 한 달 전, PD수첩 작가 사태에 대해 PD들에게 “작가 교체는 전적으로 내가 결정한 일이며,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했다. 부디 김현종 국장에게 뱀 같은 지혜가 샘솟아 사태를 해결하고, PD수첩이 정상화되길 바랐다. 정말 진심이었다.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판단이었다’
그러나, 복수의 PD와 기자들에게 전해들은 김 국장의 정책 설명회의 주요 내용을 보면 PD수첩은 아마도 그냥 이 상태로 쭉 갈 모양이다. 김현종 국장은 PD 수첩 작가를 전면 교체한 이유로, 노조 파업에 작가들이 지지 성명을 냈기 때문이라고 재차 확인했다고 한다. PD들은 노조원으로 직접 파업에 참가했다. 파업에 참가한 PD가 PD수첩을 하는 것은 괜찮고, 단지 파업 지지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작가가 PD수첩을 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인가? 정책 설명회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PD, 기자들과 김 국장 사이에 논쟁이 이어졌던 모양이다. ‘논리적 모순’이라는 PD와 기자들의 지적에, 김 국장은 ‘모순이 아니다’라고 했단다. 모순이냐 아니냐, 문자 투표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김 국장은 정책 설명회에서 한겨레21 기사를 읽어 내려가며, 작가가 편향돼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다고도 한다. 해당 기사는 정재홍 작가가 해고된 이후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PD수첩 팀장과 담당 국장은 정권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는 아이템은 갖은 핑계를 들어 못하도록 막았다. PD수첩 작가들이 노조 파업을 지지하며 성명서에 이름을 올릴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이유가 담긴 인터뷰다. 불편부당하고 싶다는, 어떤 권력, 어떤 세력, 어떤 집단의 눈치도 보지 않고 방송하고 싶다는 PD수첩 12년차 작가의 바람이 왜 김 국장에겐 편향돼 있는 것으로 보였을까? 누가 가운데 서 있고, 누가 한 쪽 귀퉁이에 서 있는가? 
김현종 국장은 어제, PD수첩 작가 해고가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판단’이었다고 했다고도 한다. PD수첩 PD들 뿐 아니라, MBC PD협회, PD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PD 수첩 작가 해고의 부당함을 지적했었다. 시사교양 작가들뿐 아니라 드라마, 라디오, 예능 등 각 분야 방송작가 2500명을 회원으로 거느린 한국 방송작가협회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이 사태에 직접 대응하고 있다. 방송작가협회 소속 회원들이 장르를 망라해 거리 집회에 나선 것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PD수첩 대체 작가를 하겠다는 작가를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해 결국 PD수첩이 불방 되는 사태에 이르렀는데,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판단’이었다니... 나는 역사의 교훈과 시대의 상식을 품지 못한 리더가 외치는 ‘정의’가, 그 ‘정의’가 이루려는 일들이 두렵다.
‘이러다 정말 대선까지 방송을 못 할 수도 있다’는 PD들의 호소에 김 국장은 ‘PD수첩 PD들이 작가 충원에 적극 나서달라’ 했다고 한다. PD들의 깊은 한숨 소리가 애처로울 따름이다.
역시 우리는 낚인 것일까?
작가들이 집단 해고 됐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잠깐 상상했었다. 당분간이라도, 가능하면 대선까지 PD수첩을 결방 시키려는 것 아닐까. 어제의 정책 설명회에서 김현종 국장은 “결방 사태까지 이르게 될 줄 몰랐다”고 했다. 차라리 그 말을 믿고 싶다. 그러나, PD들에게 ‘작가 충원에 적극 나서달라’고 하는 국장에게서 PD수첩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방송작가협회가 액션을 철회해야 사태가 해결 된다’고 하는 팀장에게서 PD수첩에 대한 애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시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들이 보이콧 선언을 하고, PD수첩이 결방 되는 상황을 웃으며 지켜보는 누군가는 존재하는 것일까? 역시 우리 모두는 ‘어떤 그들’에게 낚인 것일까? 그래도 괜찮다. 나는 역사를 믿고, 시간을 기다린다.
이 글을 쓰느라 인터넷 PD수첩 시청자 게시판에 들어가 봤다. 378465번의 제목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파업 끝났으니 모든 걸 파헤쳐 주세요!”

아무래도 시청자는 조금은 더 기다려야 할 모양이다. 이제는 PD수첩을 떠난, 일개 프리랜서 작가인 나는 괜히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이아미 작가는 2002~2010년까지 PD수첩을 집필했습니다. MBC스페셜과 휴먼다큐 사랑, 성공시대 등에서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편집자 주)

이아미 전 PD수첩 작가 | media@mediatoday.co.kr

2012년 8월 15일 수요일

PD수첩 작가 꿈꾸는 지망생들도 거리에 나섰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14일자 기사 'PD수첩 작가 꿈꾸는 지망생들도 거리에 나섰다'를 퍼왔습니다.
2기 MBC 아카데미 소속 방송작가 지망생들 집회 참석…“선배들 원직 복직 시켜라”

방송작가 지망생들에게도 이번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 사태는 충격적인 일이다. 선배들이 하루아침에 잘려나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직업으로써 방송작가에 대한 회의가 느껴졌을 법도 하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사태를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며 적극 행동에 나서고 있다. MBC 아카데미 소속 구성다큐 작가 지망생 6명은 한국방송작가협회 주최로 열린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비록 현재 정식 작가의 이름을 얻지 못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PD수첩 작가 해고 사태는 충분히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MBC 아카데미에 지원해 지난 7월부터 구성다큐 작가 과정을 밟고 있는 이진주(27)씨에게 특히 이번 해고 사태는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씨의 꿈이 바로 PD수첩 작가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PD수첩은 스스로 자신의 프로그램을 ‘정직한 목격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사회에서 그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권력층과 사회의 불편한 지점을 건드리고, 이슈화 됐을 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우리 사회가 개선되는 것을 보면 어려운 일이지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정치적인 문제와 관련돼 있는데 왜 PD수첩이 휘둘러야 하는지 참담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해고 사태가 어떻게든 해결되지 않고 넘어간다면 방송에서 어느 누가 사회에 불편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 이씨의 하소연이다. 

이씨는 "이번 PD수첩 작가들을 해고한 것은 PD수첩 프로그램을 없애버리겠다. 정권에 불편한 얘기는 입막음을 해버리겠다고 경고를 한 것"이라며 "지금 PD수첩은 몰락해가는 과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PD수첩이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프로그램의 제작했던 사람들의 역할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14일 오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열린 'PD수첩 해고작가 전원복귀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MBC 구성작가협회 소속 작가들이 김재철 사장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이치열 기자 truth710@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방송작가의 길에 뒤늦게 들어선 조은별(28)씨. 조씨는 42기 MBC 아카데미 소속 동기들을 설득해 집회에 참여시킨 주인공이다. 조씨가 드라마, 예능, 라디오 등 많은 장르에서도 구성다큐 작가를 고집하는 이유도 사회에 무관심한 사람들의 눈을 돌려 공동체의 가치를 발견해 주고 싶기 때문이다. 

조씨는 "집회에 참가해 머릿수만 채우더라도 참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방송지망생이라고 하더라도 참여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번 사태를 방관하는 것은 작가 지망생으로서 양심에 찔리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조씨는 "능력이 있고 없고 차이에 대해 말한다면 납득이 될 수 있지만 해고 통보도 없었고, 단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자른다고 한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다. 정치 논리에 따른 해고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씨는 "방송사에서 가장 취약하고 보호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 작가들인데, 이번 해고 사태는 방송 직업군을 철저히 무시한 일이라서 분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씨는 "만약 지금 PD수첩 작가 제안이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잔인한 질문에도 “공지영씨의 소설 '의자 놀이'에 나온 것처럼 의자 몇 개 놔두고 사회적 약자에게 경쟁해서 앉아보라고 하는 것과 같다. 밥그릇을 빼앗긴 것을 다시 빼는 짓을 하라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방송작가들은 경쟁자이기 이전에 동지이다.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8월 7일 화요일

드라마·예능·라디오·번역 작가들도 뿔났다 <대장금> 작가 "MBC와 함께 한 15년 후회스러워"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8-06일자 기사 '드라마·예능·라디오·번역 작가들도 뿔났다 (대장금) 작가 "MBC와 함께 한 15년 후회스러워"'를 퍼왔습니다.
[현장] PD수첩 작가 해고사태 규탄 집회... 스타 작가 등 300여명 참석

▲ 170일간 진행된 MBC노조 파업이 끝난 뒤 사측이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PD수첩 작가 6명을 전원 해고시킨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한국방송작가협회 소속 작가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PD수첩 작가의 해고사태를 규탄하며 원상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지난 1970년 협회가 설립된 이후 최초로 드라마, 예능, 교양, 라디오 등 모든 부분의 방송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PD수첩 작가들의 전원복귀와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 ⓒ 유성호

"드라마 (추적자)에서 김성령(서지수 분)이 그러더라. '우리는 버릴 수 있는 존재고, 너희는 버려질 수 있는 존재'라고. 우리 작가들은 함부로 버려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한국 방송 발전을 이뤘다는 자부심이 있다. 버리려면 정당한 이유를 들고 와라. 작가들의 분노를 우습게 보지 마라." - 김옥영 전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
  
6일 서울 여의도 MBC 남문 앞.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 300여 명의 방송작가들이 모였다.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사태를 규탄하고 복직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지난 1일 방송작가협회는 김재철 MBC 사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답변 요구 시한인 3일 오후 2시까지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

"PD수첩 작가 해고사태는 작가 양심에 대한 보복과 탄압"

▲ 170일간 진행된 MBC노조 파업이 끝난 뒤 사측이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PD수첩 작가 6명을 전원 해고시킨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한국방송작가협회 소속 작가들이 결의대회를 마친뒤 김재철 사장의 면담과 성명서를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지난달(7월) 31일에 이어 두 번째 집회. 일주일 전에는 시사교양작가들이 전면에 나섰다면 이번에는 드라마, 예능, 라디오, 번역 작가들까지 함께했다. 사회를 맡은 신진주 작가(SBS)는 "작가들이 이렇게 모여서 집회를 연 것은 1962년 협회 설립 이후 50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작가들이 이번 PD수첩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금림 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작가들은 주로 밤에 일하기 때문에 이 시간에 모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50년 역사상 이런 일은 있어본 적도 없고, 있을 필요도 없었다"고 개탄했다. 이 이사장은 "협회는 이번 사태를 작가의 양심에 대한 보복과 탄압이라고 판단한다"면서 "PD수첩 작가 6명이 아닌 방송작가 협회 2500명에 대한 해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PD수첩 작가 6명 전원 해고와 관련해, 김현종 MBC 시사제작국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최근에 교체된 정재홍 작가를 포함한 PD수첩 작가들은 불편부당성과 중립성을 무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면서 "MBC의 노사분규 사태에서 일방적으로 노조의 파업을 옹호하고 노조 측에 가담하며 회사 측을 상대로 싸움했다는 것이 하나의 사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재홍 작가는 "이게 과연 공영방송 간부가 할 말인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정 작가는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 공정성과 불편부당함은 필요하지만, 노조를 지지하는 것은 개인의 양심의 문제이고 이를 표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고 반박했다. 이어 "저희 작가들은 노조 측에 가담해 싸운 적이 없다"이라면서 "공정방송을 되살리기 위해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대장금) 작가 "MBC와 함께 일한 15년 후회하게 만든다"

▲ 노희경 작가가 'PD수첩 작가 전원해고 규탄과 원상복귀를 위한 결의대회'에 참석해 'PD수첩 작가 전원 학살, PD수첩 죽이기 결정판'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이날 집회에는 이른바 '스타작가'들도 대거 참석했다. 작가 입장에서는 '갑'일 수도 있는 방송사를 상대로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서울의 달), (옥이이모), (파랑새는 있다) 등을 집필한 김운경 작가는 "김재철 사장은 PD수첩 작가들을 향한 파렴치한 행보를 멈춰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꽃보다 아름다워), (그들이 사는 세상)의 노희경 작가는 "PD수첩 작가들에 대한 치졸한 보복 해고는 방송사의 생존 이유를 말살한 것"이라면서 "작가들이 복직하는 그날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대장금), (선덕여왕) 등을 쓴 김영현 작가도 마이크를 들었다. 김 작가는 "이번 사태는 MBC가 작가들을 동료로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22년간 작가로 일했고 그 중 15년을 MBC와 일했는데 그 시간들을 후회하게 만든다"고 씁쓸해했다. (황금어장), (놀러와)의 최대웅 작가는 "MBC는 작가와 PD의 동료의식이 있었던 곳"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작가들을 복귀시키고 하루빨리 원상복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지웅, 이승준, 조능희 PD 등 PD수첩 전·현직 PD들도 함께 자리를 지켰다.

1시간여의 집회 이후, 작가들은 MBC 정문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PD수첩 해고 작가 6명 원직 복귀와 공식사과·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며, 해고 작가들의 즉각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2500여 방송 작가들은 MBC에 대한 전면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홍현진(hong698)

2012년 7월 31일 화요일

“작가 없이 방송 만들 수 있나” MBC에 보이콧 선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30일자 기사 '“작가 없이 방송 만들 수 있나” MBC에 보이콧 선언'을 퍼왔습니다.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 사태에 방송작가들 공동 대응… 방송작가 전체 싸움 확대 양상

PD수첩 작가 6명 전원 해고에 대한 반발이 심상치 않다. 특히 수십 년 일한 일터에서 본인에 대한 통보도 없이 하루 아침에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며 전격 해고한 것은 방송작가의 자존심마저도 짓밟은 폭거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를 수수방관할 경우 이 같은 사태가 방송계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강해 오히려 방송작가들이 똘똘 뭉쳐 MBC를 '공공의 적'으로 규정하고 싸우는 형국이 되고 있다.
30일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열린 PD수첩 보이콧 작가 결의대회 현장에서 만난 방송 작가들은 방송사 소속을 떠나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이번 해고 사태가 단순한 고용관계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 방송작가를 무시한 처사이면서 시사교양프로그램 작가 길들이기 뿐 아니라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날 보이콧 서명 운동에 이름을 올린 작가는 778명이다. MBC, KBS, SBS, EBS 시사교양작가 뿐만 아니라 외주제작자사, 케이블, 지방사 소속 작가들까지 포함된 숫자다. 한국방송작가협회에 따르면 현직에서 일하는 시사교양작가 대부분이 서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작가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 앞에서 열린 PD수첩 보이콧 작가 결의대회 이치열 기자 truth710@

일방 해고통보를 받은 PD수첩의 작가들 뒤로 대체인력 거부에 나선 방송4사의 작가단체 팻말들. 이치열 기자 truth710@

드라마 작가들도 이번 해고 사태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송지나, 노희경, 김영현, 김은숙, 최완규, 진수완, 김인영, 배유미, 장항준, 김은희 작가들이 보낸 문자와 메일 메시지를 공개했다.
(대장금) (뿌리 깊은 나무) 등 히트 작가인 김영현씨는 "그나마의 계약도 무시하고, 최소한의 동료의식도 내팽개친 MBC의 이번 행태는 전 방송작가들의 연대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기 바란다"며 MBC를 비난했다.
(라이터를 켜라) 감독이면서 드라마 (싸인) 작가로 참여했던 장항준씨는 "김재철 사장님, 아무리 생각해봐도 MBC에서 해고되어야 할 사람은 오직 당신 뿐"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한 격앙된 입장을 전했다.
드라마, 예능, 라디오, 번역 등 전 부문의 작가들도 동참 여부를 놓고 논의 중이어서 시사교양작가들의 연대를 넘어 향후 MBC에 대한 대대적인 보이콧 운동으로 전개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방송4사 작가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번에 해고된 정재홍 작가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 싸움은 방송작가 전체와 MBC 경영진과의 싸움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절대로 한두번 기자회견을 하고 그만두는 싸움이 아니다. 초유의 싸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의대회에서도 방송작가들은 이번 사태가 일방적인 해고에 따른 작가들의 '자존심'을 무너뜨린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며 분노의 목소리를 전했다.
SBS구성작가협의회 박진아 회장은 "서명을 받으러 가면서 느낀 것은 이런 일에 마음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라며 "언제든지 같은 논리로 행해질 수 있다는 것을 누구든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번 작가들의 대규모 보이콧이 어떤 의미인지 PD수첩 사태를 일으킨 주인공들은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BS구성작가협의회 임정아 회장은 "성명서 지지해달라는 문자를 보냈는데 왜 이제서야 왔느냐, 애타게 기다렸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작가들은 컨베이어벨트에서 찍어내는 대체인력이 아니라는 것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홍 작가는 마이크를 잡고 한동안 말을 잊지 못하다가 "제가 서 있는 뒷 쪽이 17년 동안 의 제 일터였다. 참담하다"면서 "제 개인의 문제라면 깨끗이 그만두겠지만 이번 사태는 방송 작가를 인정치 않는 폭거이자 시사보도프로그램의 정신을 짓밟은 폭거"라고 비난했다.
정재홍 작가에 따르면 현재 MBC는 정식으로 이들에게 해고 통보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다. PD수첩 작가들은 MBC PD로부터 PD수첩팀이 작가를 구한다는 얘기를 듣고 배연규 PD수첩팀장에 확인을 부탁하자 '(해고에)재론의 여지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PD수첩 작가들은 해고 당사자로서 국장을 만나고 싶다고 했지만 '작가에게 할 얘기가 없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이다. 그나마 해고 사유를 밝히라는 요구에 해고도 아니고 계약해지도 아닌 작가를 교체한 것이며 공식적인 이유는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답변만 늘어놨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4-SEYKvJVVs

정 작가는 "일반 사기업도 아니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는 공영방송에서 시간도 안 주고 당장 나가라고 하느냐며 재고해달라고 했지만 더 이상 할말이 없다고 하더라"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승준 PD수첩 PD도 이번 해고 사태는 MBC 경영진들이 제작자율성을 침해해 결국 공정방송을 훼손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 PD는 "6명의 작가는 그동안 PD들과 동고동락한 동료"라며 "이번 문제는 또한 프로그램 완성도와 직결된 문제다. 일선 PD들의 의견도 듣지 않고 제작자율성 원칙을 침해한 것이다. 즉각 해고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옥영 전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런 방식으로 작가들의 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PD수첩을 무력화하는데 전원교체라는 일이 발생한 것은 작가들이 얼마나 기여해왔는지를 말해준다"며 "이번 문제는 작가들의 노동권과 생존권 문제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언론의 자유, 공정방송, 우리사회 정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19세기 광부들이 카나리아를 탄광 속에 데려가는 이유는 일산화탄소에 민감하기 때문인데, 바로 시사교양 작가들이 방송의 카나리아"라면서 "MBC가 카나리아의 목을 조르고 있는데 (우리 사회에)일산화탄소가 얼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들은 카나리아가 아니라 앵무새를 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승호 전 PD수첩 PD도 결의대회 현장에 함께하면서 훌륭한 작가들이 없으면 TV저널리즘은 불가능하다며 이번 해고 사태는 이성적인 잣대로 판단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오랫동안 PD수첩을 제작 했었던 최승호 PD가 연대발언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PD수첩 작가 해고 사태가 방송계 전체 싸움으로 확전되고 MBC 파업 이후 공정방송 싸움으로 이번 문제가 부각될지도 관심사다.
한국PD연합회는 "지금 MBC 김재철씨는 시민사회로부터 전방위 사퇴압력을 받고 있다. 결국 ‘PD수첩 작가 전원 축출’은, 궁지에 몰린 쥐가 된 김재철이 살아남기 위해 빼든 마지막 꼼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면서 " ‘PD 부당징계에 이은 작가 전원 해고’라는 이번 만행은, 언론의 사명과 자유를 짓밟은 쇠말뚝 테러로 대한민국 언론방송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 민주시민연합은 공동성명을 통해 "그들의 해고는 PD수첩을 아예 없애겠다는 시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면서 "작가적 양심과 시대의 양심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해온 작가들의 해고는 부당하고 부당하다. MBC는 작가들의 해고를 즉각 철회하고, PD 수첩을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방송작가협회 박영주 상임이사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당연히 있을 수 없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프리랜서 작가라고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는 일이다. 작가들은 정말 세상의 등불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인데 함부로 꺼뜨리는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500여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는 한국방송작가협회는 이번 사태에 대한 규탄 성명을 준비 중이며 드라마 등 각 부문 작가들과 협의해 이번 싸움의 동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7월 30일 월요일

김재철 사장, 거침없거나 앞뒤 없거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2-07-30일자 기사 '김재철 사장, 거침없거나 앞뒤 없거나'를 퍼왔습니다.
[뉴스브리핑] (동아) 인터뷰 "원칙대로 했는데 반발…MBC 새 역사 초석 되고 싶다"

■ (동아) 인터뷰 "원칙대로 했는데 반발..MBC 새 역사 초석 되고 싶다"
■ (한국) “방통위-방문진 커넥션” (경향>) “불통정권” 비판
■ (한겨레) 여론조사 '5·16 옹호 박근혜에 국민 절반이 동의 못해'

실격소동 딛고 따낸 수영 박태환의 은메달과 판정번복 딛고 따낸 유도 조준호의 동메달, 마지막 한 발의 트라우마를 극복한 사격 진종오의 금메달. 30일자 각 신문이 주목한 올림픽 메달 소식이다. 다음은 1면에 실린 관련기사 제목.

박태환의 은, 조준호의 동, 진종오의 금

(한국에 진 한국 양궁 / 남자단체 4강 팀 감독 모두 한국인)(경향)
(박태환, 아쉽지만 잘했다)(국민)
(굳세었다 박태환 실격소동 딛고 은…사격 진종오 첫 금)(동아)
(또 하나의 적…오심에 울다)(서울)
(백발백金 / 진종오 10m 권총서 첫 금)(세계)
(3:0에서 0:3 번복…박태환 이어 또 판정 수난 / 유도 조준호, 8강전서 일 선수에 판정패)(조선)
(금메달은 놓쳤다, 그러나 울림은 컸다 / 23세 박태환의 길었던 하루)(중앙)
(실격 충격…기적같은 번복…박태환 ‘감동의 물살’)(한겨레)
(“힘내! 마린보이” 하단에 황당한 판정·부상…조준호 ‘투혼의 동’)(한국)

다른 신문과 달리 양궁소식을 1면 톱자리에 올린 경향신문은 사진기사도 북한 여자 유도 안금애 선수의 금메달 소식을 크게 실었다. 1면을 제외한 올림픽 관련기사는 서울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가 5개면으로 가장 많았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세계일보, 조선일보는 4개면이었고 동아일보, 한겨레신문이 3개면으로 가장 적은 지면을 할애했다.

김재철 사장, 방문진 논란 와중에 “민영화도 검토대상”

올림픽 소식 외에 두 신문의 인터뷰 기사가 눈에 띈다. 먼저 동아일보 29면 ‘논설위원이 만난 사람’에 실린 (“보직간부들이 노조를 두려워하는 노영(勞營)방송 관행 끊어야 MBC가 산다”) 제하 기사. ‘문제적 인물’ MBC 김재철 사장이 마침내 동아일보에 등장했다. 인터뷰는 김순덕 논설위원이 맡았다. 기사를 보면, 이렇게 대쪽 같은 사장이 없다. “내가 와서 원칙대로 하자 반발이 커졌다.” “MBC가 노영방송에서 국민의 방송으로 가는 과정이므로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각오하고 있었다.” “MBC의 새 역사를 쓰는 데 내가 초석이 되고 싶다.” 김재철 사장의 발언엔 ‘불법파업’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넘쳐났다.


“MBC는 노영(勞營)방송의 성격이어서 보직간부들이 노조를 두려워했다. 나도 보도제작국장을 했지만 부장 국장이 PD나 기자를 꾸짖는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기자의 취재기사를 부장이 ‘데스킹’하거나 게이트키핑하는 기능이 없다. 기자나 PD 주축이 현장을 뛰는 젊은 세대니까 아무래도 진보적인 생각을 갖는다. 자기들이 맞다고 PD가 계속 주장하고 기자가 대들면 노조에서 ‘다 맞다는데 왜 부장만 딴소리하느냐’며 끼어든다. 그러다 쫓겨난 부장 국장도 적지 않다. 나는 반드시 노영방송의 관행을 끊어야 한다고 믿었다. 이번 파업에서도 다들 사장이 굴복할 줄 알았을 거다. 내가 일관되게 원칙대로 대응하니 간부들이 따라왔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죽이 맞았다. “(노조가 파업한 것은) 올해가 선거의 해여서 사장을 굴복시키려고 한 것일까. 이 정부에서 일어난 5차례 파업 중 이번까지 4차례가 총선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전에 일어났다”고 묻자 이렇게 답한다.
“그렇다. 크게 보면 그 말이 맞다. 나는 MBC가 공정방송 공정보도를 하려면 여든 야든 중간에 서면 된다고 강조했다. 정말 두려워할 것은 시청자와 국민뿐이고, 그게 공영방송이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노조에 민주노총 탈퇴하라고 했다.”
무용가 J씨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회사의 문화사업 파트너일 뿐”이라며 “J씨 남편이 기러기 남편인데 노조가 찾아가서 자꾸 뭐라고 하니 의처증 비슷한 게 생긴 것 같다”고 했다. MBC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민영화도 검토 대상”이라며 또 다른 후폭풍을 예고했다. 이런 대목도 있었다.
―MB와 가까운 건 사실 아닌가. 친분이 없었으면 사장이 됐을까.
“일정 부분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사장 선임은 방문진 이사 9명이 투표로 결정한다. 대주주가 뽑은 사장을 처음부터 낙하산이다, 무능하다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내가 청주MBC와 울산MBC 사장을 해서 마당발이다. 서울문화재단 이사를 하면서 MB와 가까워졌고 정치부 기자하면서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과도 가까웠다. 나는 사람을 한번 사귀면 오래간다.”

‘해고통보’ PD수첩 작가 “탐사보도 못하게 꽁꽁 묶어”

환기하자면, 이제까지, 그리고 지금도 공영방송 MBC 사장으로 있는 인사의 발언이다. 거침이 없다 해야 하나 앞뒤 없다 해야 하나. 반면 한국일보 28면에 실린 서화숙 선임기자의 인터뷰 대상은 (해고 통보받은 ‘PD수첩’ 간판작가 정재홍)이다. 인터뷰 제목은 (“PD 교체·아이템 통제 이어 작가 전원 해고…탐사보도 아예 못하게 꽁꽁 묶어”). 정재홍 작가는 “이 정부 들어서 유난히 피디수첩에 개입을 하는가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답변을 보기 전에, 김재철 사장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PD수첩 제작진 인사에 대해 “계속 거기만 있어서 다른 세상을 모른다. 우물 속에만 있지 말고 넓은 세상을 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정재홍 작가의 ‘다른 답변’이다.
"작년에 롯데를 취재하려고 했더니 회사에서 광고 떨어진다고 못하게 해요. 광고 떨어진다는 말, 그 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고요. 시청률을 요구한 적도 없어요. 배연규 팀장한테 피디들이 왜 작가를 자르느냐고 물었더니 시청률이 낮다고 하더랍니다. 검사와 스폰서, 사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공정사회와 낙하산, 이런 거 다 10% 넘어갔어요. 제 후배가 했지만 김종익씨 민간인 사찰, 그것도 시청률이 10% 넘은 걸로 알고 있어요. 기무사 민간인 사찰, 전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사회를 바꾸는 역할을 했어요. 그런데 윤길용 국장 오고 최승호 피디 등 다 비제작부서로 보내고 그 다음부터 아이템 통제에요. 김진숙씨 아이템, 제주 세븐원더스 모두 못하게 했어요. 남북 긴장 관계 때문에 사업 투자하고 망한 사람이 다음 날 외국 간다고 해서 서둘러 취재하러 갔는데 즉시 돌아오라고 해서 거기에 반발했다고 이우환 피디를 드라마 세트장 관리하는 곳으로 보냈어요. 그래 놓고 강원도 산골에서 주민들이 보험회사 속여서 사기쳤다더라, 교장이 초등학생 성추행 했다더라. 그런 거 하래요. 그건 피디수첩이 안해도 법으로 제재를 받아요. 경찰도 검찰도 법원도 손대지 않는 걸 발굴하는 게 탐사보도인데 그걸 못하게 꽁꽁 묶어두고 있어요. 우리 고정층이 7% 있었는데 4%로 내려가고 게시판에는 자폭하라는 욕투성이에요. 그래도 근근이 역량을 보존해왔는데 이제 그것도 다 버리라는 거잖아요."


“MBC 파업방치 장본인들 재선임은 청와대 속내”

이 와중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7일 김재우 이사장을 비롯해 김광동, 차기환 등 8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3명을 재선임했다. MBC의 장기 파업사태를 방치한 장본인들이자, 모두 정부여당이 추천한 인사들이다. 한국일보와 경향신문이 관련사설을 게재했다.
한국일보는 (공영방송 안중에 없는 방통위-방문진 커넥션) 사설에서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것은 방통위의 정권 눈치보기라고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며 “이번 인사가 김재철 사장을 유임시키겠다는 청와대의 속내를 반영한 것이라는 의혹이 전혀 근거 없어 보이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김재철 이대로’를 고집하는 불통정권) 사설에서 이들 이사의 재선임과 관련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공영방송 복원을 외치며 MBC 구성원들이 170일 동안 벌인 파업을 무위로 돌리는 것은 물론, 국회 개원협상을 통해 공영방송 정상화에 뜻을 모은 정치권의 합의정신마저 흔드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9기 이사회는 다음달 9일 임기를 시작한다. 전체 이사 9명 가운데 사실상 여당 몫으로 새로 임명된 김충일·김용철·박천일 이사가 상식과 순리에 따른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5·16은 불가피한 선택” 발언 49.9%가 동의하지 않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는 지난 24일 방송토론회에서 “5·16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최근 여론조사에서 내 발언에 대한 찬성이 50%를 넘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여론조사는 어떤 조사였을까. 한겨레신문 1면에 실린 (5·16 옹호 박근혜 발언 국민 절반이 “동의 못한다”) 기사를 보면 박근혜 후보가 주장한 여론은 그 여론이 아닌 거 같다.
기사에 따르면, 한겨레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27~28일 전국의 19살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정기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는 5·16을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며 바람직한 판단이라 밝혔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9.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한다”는 응답은 37.2%에 그쳤다. 5면 기사에서는 여론조사 분석결과를 내놨다.
“쿠데타를 합리화하는 박 후보의 발언에 대해 20대의 64.9%, 30대의 61.8% 그리고 40대의 57.7%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50대에서는 47.1%가, 60대 이상에서는 58.5%가 ‘동의한다’고 했다”는 것. 세대와 함께 박근혜, 안철수 지지층도 확연히 나뉘었다. 한겨레는 “박 후보 지지자는 64.5%가 이 발언에 ‘동의한다’고 답한 반면, 안 원장 지지자는 76.7%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단순화하자면, ‘5·16 발언’에 찬성하면 박 후보 지지, 반대하면 안 원장 지지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50.2%, 인천·경기와 부산·울산·경남에서 각각 49.3%가 박 후보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콘텐츠제휴 : 노무현재단]

뉴스브리핑팀 / 김상철  |  mediaus@mediaus.co.kr

2012년 7월 27일 금요일

PD수첩 작가 "모독당했다" 울음바다된 회견장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26일자 기사 'PD수첩 작가 "모독당했다" 울음바다된 회견장'을 퍼왔습니다.
"PD수첩 죽이기 결정판" 눈물 멈추지 않아…사전설명없이 일방 해고 설움

한 여인이 말을 채 잊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울먹이자 카메라 셔터 소리만 요란한 채 일순간 침묵이 흘렀다.
26일 여의도 소재 한 빌딩에서 열린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 사태에 대한 MBC 구성작가협의회의 입장 전달 및 규탄 기자회견'는 그야말로 눈물의 기자회견이 됐다.
"PD수첩 작가 단체 해고는 방송작가 전체에 대한 모독이다. 그런 식으로 단체 해고를 하면 그 자리를 메꿔줄 작가가 있다라고 믿는 그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알베르 까뮈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때 소감으로 '작가의 의무는 진실과 자유에 대한 섬김이다'라고 했는데 지금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최미혜 방송4사 구성다큐연구회 회장은 눈물을 흘리며 띄엄띄엄 자신의 생각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마이크를 놓고서도 서러운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다는 듯 울음이 멈추지 않았다.
25일 MBC가 PD수첩 작가 6명에 대해 전격적으로 해고 통보했다. 이 같은 해고 사례는 22년 PD수첩 역사를 통틀어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조치이다. 본인들에게 사전 통보도 없었고 구체적인 해고 사유도 듣지 못했다.
구성 작가들에 따르면 작가 교체는 보통 프로그램 제작진이 새로 구성되거나 담당 PD들의 의사에 따라 이뤄진다. 작가들은 프리랜서 신분이지만 최소한 교체가 되더라도 최소 1~2달 전에 통보해 사정을 설명하는 것이 관례이다.
하지만 PD수첩 작가들은 자신의 해고 사실조차 본인이 통보받지 못했다. 작가들은 교체 사실을 전해듣고 면담을 요구해 만난 김현종 시사제작교양국장으로부터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것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발언을 들었을 뿐이었다. 분위기를 바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작가들은 언제든지 자를 수 있다는 것이 MBC의 주장인 셈이다.
작가들 사이에서도 사회의 진실과 권력의 감시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큰 대표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았던 PD수첩의 작가들이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은 것은 전체 작가들의 자존심이 철저히 짓밟힌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 최미혜 방송4사 구성다큐연구회 회장이 26일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 사태에 대해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치열 기자

작가들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분을 삼키지 못한 것은 내용과 절차상 해고 조치가 부당할 뿐 아니라 MBC 경영진들의 노골적인 'PD수첩 죽이기'에 자신들이 희생양이 됐다는 자괴감 때문이다.
입맛에 맞지 않으면 PD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실질적인 제작 업무를 맡고 있는 작가들도 손을 보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PD수첩의 색을 바꾸겠다는 MBC 경영진들의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지적이다.
작가 6명이 PD수첩 팀에서 맡았던 방송 내용을 보면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정재홍 작가) '민간인 사찰'(장형운), '기무사 민간인 사찰'(이소영), '오세훈의 한강 르네상스'(이화정) 등이다. MBC 경영진 입장에서는 눈에 가시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김 사장 취임 이후 경영진과 PD 수첩 제작진은 공정보도를 둘러싼 MBC 갈등 문제를 축소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승호 PD는 "PD수첩을 없애고 싶다. 없애야 겠다라고 하면 속이라도 시원하겠다, 이런 본심은 감춰둔 채 PD들부터 쫓아내고 이제 드디어 작가들까지 유린한 것은 인간적으로 도리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이번 해고 사태로 인해 구성 작가들의 자기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시사교양프로그램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작가들은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 아이템 선정부터 스토리 틀을 만들고 취재하는 역량까지 발휘하고 있다. 작가들의 능력이 곧 프로그램의 질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이번 해고 사태는 단순한 고용관계 문제로만 바라볼 수 볼 게 아니라 시사교양프로그램의 질적 문제와도 깊이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
기자회견에서 작가들이 "PD수첩과 같은 탐사보도프로그램 본래의 의무는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의 불의를 고발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PD 수첩 작가에게 요구되는 것은 성역을 인정하지 않는 철저한 비판정신과 어떤 탄압에도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양심과 용기"였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재홍 작가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새로운 작가가 우리의 빈자리를 채울 때 과연 용기있게 권력의 비리를 비판하고 사회의 부정을 파헤칠 수 있겠느냐"라며 "바로 눈 앞에서 잘리는 것을 보고 그 수혜로 들어온 사람들에게 불가능한 일이다. 이번 작가 전원 해고 사태는 PD수첩 무력화를 위한 마지막 종결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해고 사태는 또한 'MBC 대 방송작가'들과의 싸움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MBC를 포함해 KBS, SBS, EBS 등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는 오는 30일 MBC 사옥 앞에서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 사태에 대한 규탄 및 대체작가 거부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결의대회에서는 유명 드라마 작가도 참여해 구성작가들을 격려 지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방송4사 구성작가 협의회 소속 400여명의 작가들은 PD수첩 대체 작가 공모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4aehVYkyNfI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