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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8일 수요일

MBC 파업과 '부끄럽지 않은 밥'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18일자 기사 'MBC 파업과 '부끄럽지 않은 밥''을 퍼왔습니다.
[포토스케치] 170일 파업 끝내고 업무 복귀 결정한 MBC 노조

MBC가 17일 파업 중단과 업무 복귀를 결정했다. 김재철 사장 퇴진이나 공영방송을 위한 장치 마련 등 어떤 요구도 관철시키지 못했지만 노조는 파업을 끝내고 업무에 복귀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명분이다. 물론, 김재철 사장의 해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과 MBC의 정상화를 노사 양측에 촉구한 여야간의 합의문 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8월초 구성되는 방문진 이사회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MBC 정상화를 위한 복귀 투쟁 선포식'이 열렸다. 노조원들은 파업 중단에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지만 방송사 파업 사상 가장 길었던 이번 파업의 성과와 의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기도 했다. 정영하 위원장은 "MBC에 공영방송을 해치는 낙하산 사장이 들어오면 노조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준 파업이기도 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 170일. 방송사 파업상 최장기간이다. ⓒ프레시안(최형락)

고참급인 '오라누이' 조합원을 대표해 앞에 나선 최승호 피디는 "170일간 싸우는 동안 세대와 부문을 뛰어넘어 하나가 됐다"며 "그 하나된 모습이 MBC의 밝은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결된 마음이 끝까지 이어진다면 기필코 MBC를 다시 일으키고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식지 않은 투쟁 의지를 보였다. 의 간판이었던 최승호 피디는 파업기간 중 해고당했다.

이 자리에는 외부 인사들도 참석해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MBC 파업콘서트를 기획하기도 한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우리가 언제 한 번이라도 완벽하게 이긴 적이 없었던가"라고 묻고, "그렇다고 한번이라도 완벽하게 져본 적도 없었다"며 노조원을 위로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어려움과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으니 지치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일간 3500만원을 모금하는데 앞장 선 시민 강보라씨도 참석했다. 그는 "밥을 내려놓고 싸우는 모습에 위로를 보내고 싶었다"며 모금 당시를 회상했다. "굶느냐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밥을 먹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한 그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밥을 먹일 수 있는 분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언론 파업의 경험이 있는 권영길 전 의원은 "MBC가 11번 파업했으니 우리나라에서 파업을 가장 많이 한 언론사이면서 세계에서도 가장 파업을 많이 한 언론사일 것"이라고 말해 씁쓸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권 이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공정방송을 위한 싸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여러분에게 승리는 '170일을 싸워도 안되더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 앞에는 75만여명의 시민들이 서명한 '김재철 사장 구속수사 촉구 청원서명서'가 쌓여 있었다. '대국민 선언문'에서 노조가 밝혔듯, 파업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국회와 정치권을 움직여 여야 합의안을 만들어낸 것도 국민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미였다. 참석자들은 서명지에 고개숙여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웃을 수는 없지만 울 일만도 아닌, 끝나버렸지만 아직 끝나지는 않은, 희망도 절망도말하기에 성급한, 안도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복귀 투쟁 선포식 현장이었다. 지난했던 파업과 '부끄럽지 않은 밥'에 대해 생각했던 MBC 조합원들의 파업 마지막 날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 기자회견을 하는 정영하 노조위원장. 유래없이 긴 파업을 지휘한 그의 투쟁 모토는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였다. 김재철 사장이 퇴진하지 않은 가운데 파업을 중단했지만 그는 새로운 방문진 이사회의 김 사장 해임 결정에 확신을 보였다. ⓒ프레시안(최형락)

▲ 김태호 피디. 파업 중 가장 완벽하게 결방된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파업 중단이 결정된 노조 총회 직후 한 조합원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MBC 정상화를 위한 복귀투쟁 선포식' ⓒ프레시안(최형락)

▲ 75만명의 시민들이 '김재철 사장 구속수사 촉구 청원서명'에 서명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서명용지에 감사를 표하는 참석자들. ⓒ프레시안(최형락)

▲ 투쟁 과정에서 고생한 노조원들을 소개하는 시간. 고참급인 '오라누이' 조합원들이 큰 박수를 받았다. 환호에 화답하는 김능희 피디. ⓒ프레시안(최형락)

▲ 김재철 사장은 여전히 웃고 있다. 파업은 끝났다. 그러나 앞 일은 알 수 없다. 노조는 8월 초 구성되는 방문진 이사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노조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있는 변창립 아나운서. ⓒ프레시안(최형락)

▲ 아쉬움이 남고, 고생한 기억이 스친다. 동료의 편지에 생각에 잠긴 박경추, 최현정 아나운서. ⓒ프레시안(최형락)

▲ 170일은 길었다. 끝내 눈시울을 적신 김완태 아나운서. ⓒ프레시안(최형락)

▲ '대국민 선언문'을 낭독하는 노조 집행부. ⓒ프레시안(최형락)

▲ '공영방송 MBC로 돌아가겠습니다' ⓒ프레시안(최형락)

/최형락 기자

MBC 파업과 '부끄럽지 않은 밥'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18일자 기사 'MBC 파업과 '부끄럽지 않은 밥''을 퍼왔습니다.
[포토스케치] 170일 파업 끝내고 업무 복귀 결정한 MBC 노조

MBC가 17일 파업 중단과 업무 복귀를 결정했다. 김재철 사장 퇴진이나 공영방송을 위한 장치 마련 등 어떤 요구도 관철시키지 못했지만 노조는 파업을 끝내고 업무에 복귀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명분이다. 물론, 김재철 사장의 해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과 MBC의 정상화를 노사 양측에 촉구한 여야간의 합의문 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8월초 구성되는 방문진 이사회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MBC 정상화를 위한 복귀 투쟁 선포식'이 열렸다. 노조원들은 파업 중단에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지만 방송사 파업 사상 가장 길었던 이번 파업의 성과와 의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기도 했다. 정영하 위원장은 "MBC에 공영방송을 해치는 낙하산 사장이 들어오면 노조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준 파업이기도 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 170일. 방송사 파업상 최장기간이다. ⓒ프레시안(최형락)

고참급인 '오라누이' 조합원을 대표해 앞에 나선 최승호 피디는 "170일간 싸우는 동안 세대와 부문을 뛰어넘어 하나가 됐다"며 "그 하나된 모습이 MBC의 밝은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결된 마음이 끝까지 이어진다면 기필코 MBC를 다시 일으키고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식지 않은 투쟁 의지를 보였다. 의 간판이었던 최승호 피디는 파업기간 중 해고당했다.

이 자리에는 외부 인사들도 참석해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MBC 파업콘서트를 기획하기도 한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우리가 언제 한 번이라도 완벽하게 이긴 적이 없었던가"라고 묻고, "그렇다고 한번이라도 완벽하게 져본 적도 없었다"며 노조원을 위로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어려움과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으니 지치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일간 3500만원을 모금하는데 앞장 선 시민 강보라씨도 참석했다. 그는 "밥을 내려놓고 싸우는 모습에 위로를 보내고 싶었다"며 모금 당시를 회상했다. "굶느냐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밥을 먹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한 그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밥을 먹일 수 있는 분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언론 파업의 경험이 있는 권영길 전 의원은 "MBC가 11번 파업했으니 우리나라에서 파업을 가장 많이 한 언론사이면서 세계에서도 가장 파업을 많이 한 언론사일 것"이라고 말해 씁쓸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권 이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공정방송을 위한 싸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여러분에게 승리는 '170일을 싸워도 안되더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 앞에는 75만여명의 시민들이 서명한 '김재철 사장 구속수사 촉구 청원서명서'가 쌓여 있었다. '대국민 선언문'에서 노조가 밝혔듯, 파업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국회와 정치권을 움직여 여야 합의안을 만들어낸 것도 국민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미였다. 참석자들은 서명지에 고개숙여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웃을 수는 없지만 울 일만도 아닌, 끝나버렸지만 아직 끝나지는 않은, 희망도 절망도말하기에 성급한, 안도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복귀 투쟁 선포식 현장이었다. 지난했던 파업과 '부끄럽지 않은 밥'에 대해 생각했던 MBC 조합원들의 파업 마지막 날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 기자회견을 하는 정영하 노조위원장. 유래없이 긴 파업을 지휘한 그의 투쟁 모토는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였다. 김재철 사장이 퇴진하지 않은 가운데 파업을 중단했지만 그는 새로운 방문진 이사회의 김 사장 해임 결정에 확신을 보였다. ⓒ프레시안(최형락)

▲ 김태호 피디. 파업 중 가장 완벽하게 결방된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파업 중단이 결정된 노조 총회 직후 한 조합원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MBC 정상화를 위한 복귀투쟁 선포식' ⓒ프레시안(최형락)

▲ 75만명의 시민들이 '김재철 사장 구속수사 촉구 청원서명'에 서명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서명용지에 감사를 표하는 참석자들. ⓒ프레시안(최형락)

▲ 투쟁 과정에서 고생한 노조원들을 소개하는 시간. 고참급인 '오라누이' 조합원들이 큰 박수를 받았다. 환호에 화답하는 김능희 피디. ⓒ프레시안(최형락)

▲ 김재철 사장은 여전히 웃고 있다. 파업은 끝났다. 그러나 앞 일은 알 수 없다. 노조는 8월 초 구성되는 방문진 이사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노조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있는 변창립 아나운서. ⓒ프레시안(최형락)

▲ 아쉬움이 남고, 고생한 기억이 스친다. 동료의 편지에 생각에 잠긴 박경추, 최현정 아나운서. ⓒ프레시안(최형락)

▲ 170일은 길었다. 끝내 눈시울을 적신 김완태 아나운서. ⓒ프레시안(최형락)

▲ '대국민 선언문'을 낭독하는 노조 집행부. ⓒ프레시안(최형락)

▲ '공영방송 MBC로 돌아가겠습니다' ⓒ프레시안(최형락)

/최형락 기자

2012년 7월 2일 월요일

KBS, 기자들에게 “MBC 파업 취재하지 마라” 파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02일자 기사 'KBS, 기자들에게 “MBC 파업 취재하지 마라” 파문'을 퍼왔습니다.
추적60분 제작진 제안에 시사제작국장 “불공정할 것” 불가통보

파업 중단 이후 업무에 복귀한지 한 달 째에 접어들고 있는 KBS의 고위간부가 제작진의 MBC 파업사태 취재 아이템에 대해 “불공정할테니 취재도 하지 말라”고 통보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2일 KBS 시사제작국장과 KBS 제작진에 따르면, 권순범 시사제작국장은 이날 오전 시사제작국 전체 간부회의 자리에서 PD들이 제출한 ‘MBC 파업사태’ 제작 아이템에 대해 최종 불가 방침을 내렸다.
이 아이템은 김영선 전 PD가 지난달 중순 처음 제출(7월 11일 방송일자)한 직후 거부당했으나 정기인사로 김 PD가 타부서로 전보되자 다시 지난달 말 허양제 PD 등이 같은 제작 아이템(7월 18일 또는 25일 방송)을 냈으나 권순범 국장이 끝내 불가 결정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제작진 일동으로 성명을 내어 제작 불가 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무엇보다 권 국장이 제시한 추적 60분 팀의 MBC 파업 프로그램 제작 불가 이유가 더 큰 반발을 사고 있다. KBS 제작진과 강윤기 KBS 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현 추적60분 제작진)에 따르면, 권 국장은 2일 간부회의에서 “연대파업의 당사자였던 KBS 노조원이 관련 아이템을 취재한다면 그 방송은 공정한 방송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주 수요일 밤 방송되는 KBS 2TV <추적 60분>

강윤기 PD는 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연대파업의 당사자여서 불공정할 것이므로 취재도 하지 말라’는 주장은 (데스크로서) 매우 위험한 인식수준”이라며 “각자 가치관과 정치성향이 있다해도 모든 공영방송 기자와 PD의 시각을 일일이 확인하고 리포트와 프로그램 제작을 시키지 않는다. 결과물로 평가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PD는 ‘파업한 새노조 소속 PD들이 만들면 불공정해질 것이니 MBC파업이라는 특정아이템을 다뤄선 안된다’는 주장에 대해 “KBS 저널리스트들의 양심과 자질을 믿지 않겠다는 뜻일 뿐 아니라 제작 시스템과 데스킹 과정 모두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아주 잘못된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강 PD는 “대부분의 PD들이 파업에 참가했는데, 그럼 MBC 파업사태는 제작 자체를 못하는 것이냐, 같은 논리를 확대하면 ‘경상도 출신이면 경상도에 유리하게 제작할 것’이라는 주장과 무엇이 다르느냐”며 “명분이 안되니 이런 식의 주장을 갖다 붙이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강 PD는 특히 “이 아이템은 우리의 파업과 무관하게 중대한 아이템”이라며 “현재 MBC 파업사태는 기자 PD 등 조합원들이 해고 등 마구 징계를 받으며 그 정점을 향해 가고 있으며 정치권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핫이슈라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 제작진은 향후 간부진의 반응을 지켜본 뒤 KBS PD협회와 시사제작국 구성원, 새노조 차원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논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KBS 추적60분 제작진은 이날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언론사 파업문제는 국회 개원협상의 선결조건 중 하나였을 정도로 우리 사회 가장 중요한 이슈”라며 “이를 공영방송 시사프로그램에서 다루지 않는다면 오히려 직무유기 아닌가. 국장도 제작진과 면담에서 ‘MBC 파업이 지금 우리 사회의 핫이슈라는 사실에는 공감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제작진은 “파업에 참여했던 제작진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보나마나 그 프로그램은 공정하지 못할 것이고, 때문에 그 아이템은 추진조차 할 수 없다는 국장의 편견이야말로 후배 기자, PD들의 자질을 평가절하 하는 것일 뿐 아니라 KBS 시사 제작물 자체의 공정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닐지 몹시 유감스럽다”고 성토했다.

매주 수요일 밤 방송되는 KBS 2TV <추적 60분> 

제작진은 “개그맨도 ‘만나면 좋은 친구, 무한도전을 보고싶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MBC 사태가, ‘추적60분’에서는 취재 불가 성역으로 취급받아서야 되겠느냐”며 “언론인의 양심을 실천할 기회를 막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권순범 KBS 시사제작국장은 2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PD들과 몇차례 얘기했고, 해당 부장과도 의견을 나눈 내용”이라며 “서로 하고 싶은 애기를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것은 직접 제작진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밝혔다.

앞서 KBS는 지난 2010년 '천안함'과 '4대강' 등 각종 정부 비판 아이템이 제출됐을 때마다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불방시키거나 불방시도를 했다가 큰 반발을 샀었다.

다음은 KBS 제작진이 2일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추적60분 성명] MBC사태 취재 불가, 제작진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권순범 국장 취재불가 지시에 대한 일선 제작진 입장     2주일이 흘렀습니다. 추적60분 제작진이 ‘MBC 파업’ 취재 기획안을 제출한 이후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며 답변을 유보하던 권순범 시사제작국장은 결국 오늘 아침, 최종적으로 ‘안된다’라는 입장을 통보했습니다.     권국장께서 밝히신 취재 불가 사유는 ‘공정성이 담보될 수 없다’는 것. 정확한 표현은 “연대파업의 당사자였던 KBS 노조원이 관련 아이템을 취재한다면 그 방송은 공정한 방송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저희 제작진은 국장님의 의견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언론사 파업문제는 국회 개원협상의 선결조건 중 하나였을 정도로 우리 사회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이런 문제를 공영방송의 시사프로그램에서 다루지 않는다면 오히려 직무유기 아닐까요? 국장께서도 제작진과의 면담 중에 ‘MBC 파업이 지금 우리 사회의 핫이슈라는 사실에는 공감한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거듭 우려하신 공정성 문제는 취재를 진행하는 동안 적절한 협의과정과 데스킹을 통해 보완할 수 있으니 이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을 비롯한 KBS 제작진들은 개인의 신념이나 호불호를 떠나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사명으로 불편부당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여 취재합니다. 때문에 공정성은 국장님 뿐 아니라 저희 개개인이 가장 중요시하는 기본 원칙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파업에 참여했던 제작진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보나마나 그 프로그램은 공정하지 못할 것이고, 때문에 그 아이템은 추진조차 할 수 없다는 국장님의 편견이야말로 후배 기자, PD들의 자질을 평가절하 하는 것일 뿐 아니라 나아가 기왕에 제작해 왔던 KBS 시사 제작물 자체의 공정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닐지 몹시 유감스럽습니다.      2년 전 이 보도본부로 이관된 이래로 아이템을 둘러싼 간부진과 일선 제작진들의 충돌은 적지 않았고 프로그램이 불방 되고 급기야 제작진이 징계를 받는 사태까지도 벌어졌습니다. 수 년 간 되풀이되었던 이런 상황을 더 이상은 초래하지 않기 위해 저희 제작진은 지난 2주에 걸쳐 권 국장에게 전향적인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해 왔습니다. 어제 방송된 개그콘서트를 보셨습니까? 개그맨도 ‘만나면 좋은 친구, 무한도전을 보고싶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MBC 사태가, ‘추적60분’에서는 취재 불가 성역으로 취급받아서야 되겠습니까?      일찍이 보도국 내 탐사보도팀 구축을 담당하신 권국장님께 시사제작국 후배 일동이 다시 한 번 촉구드립니다. 을 제작하는 후배들의 자질을 믿고, 성역 없는 시사프로그램을 향한 언론인의 양심을 실천할 기회를 막지 말아주십시오.  2012년 7월 2일 추적60분 제작진 일동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6월 28일 목요일

75세 노앵커, 박근혜에게 뭐라고 했을까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6-28일자 기사 '75세 노앵커, 박근혜에게 뭐라고 했을까'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미국 CBS 의 앵커 밥 쉬퍼..."기자의 무기는 언어"

 ▲ CBS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의 앵커인 밥 쉬퍼(Bob Schieffer). ⓒ 유창재

"미국은 언론의 자유를 통해 민주주의를 얻었다. (미국)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고 할 때, 기자들이 분개했다."

지난 7일, 미국 언론계에서 존경받는 언론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CBS 의 앵커 밥 쉬퍼(Bob Schieffer)가 '언론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 기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라는 질문에 답한 것 중 일부 내용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우리나라의 수많은 언론인들이 생각났다. 그들은 바로 오늘(28일)로 벌써 151일째, 그러니까 다섯 달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하면서 거리에 나서 장기간 파업 중인 수많은 MBC 노조 언론인들이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하에 낙하산 사장으로 임명돼 언론을 통제하고 언론을 권력의 시녀로 전락시킨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공정보도 사수' 등을 주장하며 언론의 자유를 위해 지금도 싸우고 있다.

▲ MBC 노조 파업 150일째를 맞은 27일 광화문광장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수정 기자. ⓒ 김당

여기서 잠깐! 밥 쉬퍼에 대해 소개하자면, 그는 75세의 나이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방송 현업에서 왕성히 뛰고 있는 언론인이다. 특히 그는 미국 대선 후보들의 승패를 좌우하는 TV 방송토론회의 모더레이터(moderater, 사회자 또는 진행자)로 지난 2004년과 2008년 두 번씩이나 뽑혀 활약했다. 최근(지난 16일)에는 공화당의 롬니 후보를 자신이 진행하는 에서 인터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이력이 있는 신망 높은 언론인 밥 쉬퍼와 20일 전 나눴던 이야기들을 잊지 않고 지금 전하려고 하는 이유는 노(老) 언론인이 전해주는 메시지를 통해 MBC 노조의 파업에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를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진행한 'KPF디플로마-선거보도' 해외연수 과정에서 만나게 됐다. 애초 밥 쉬퍼를 만나기 전에는 '선거'와 관련해 주된 질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그를 찾아간 연수생(한국 기자들)에게 "한국 언론의 상황은 어떤가?"란 질문을 먼저 꺼내면서 선거를 포함한 언론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다.

자, 지금부터 지난 7일 오전 미국 워싱턴DC CBS 방송국을 직접 찾아가 만난 밥 쉬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미국 신문 시장은 위기... 뉴미디어가 혁명적으로 나오고 있다"

▲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CBS 방송국 건물 벽에 새겨진 로고. ⓒ 유창재
"미국의 오래된 미디어인 신문은 (상황이) 별로 안 좋다. 뉴올리언스 등 여러 지역 일간신문의 경우 신문을 매일 발행하지 않고 (날짜를) 줄여서 일 주일에 2~3번 발행할 정도다. 위기다. 그런 반면에 미국은 지금 뉴미디어가 혁명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솔직히 놀랐다. 인상 좋은 할아버지 같은 모습의 밥 쉬퍼에게 선제 질문을 빼앗긴 것보다 그에게서 '뉴미디어'란 단어를 들었기 때문이다. 75세란 나이가 무색할 만큼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이에 우리 일행은 "한국도 마찬가지로 신문 시장이 좋지는 않지만 발행 날짜를 줄이는 경우는 없다"고만 짧게 답했다.

바로 이어 밥 쉬퍼는 "인터넷이 나온 이후 정치권뿐 아니라 모든 현상, 분야에서 양상이 바뀌고 있다"면서 인터넷 시대에 언론인이 당면한 문제를 지적했다.

"많은 이들이 신문 등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케네디 대통령 이후 TV가 급속도로 발전했다. 신문과 TV 뉴스는 이른바 게이트 키퍼가 있었는데, 인터넷이 나온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게이트 키퍼가 되어) 인터넷을 통해 뉴스(정보)를 얻는다. 더 이상 사람들이 똑같은 뉴스, 똑같은 정보를 얻는 게 아니다. 현재 미국만 해도 TV 뉴스가 수백 개나 된다. 정보를 액세스(접근)할 코드가 많아진 게 좋아졌다. 여기에 인터넷까지…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인터넷의 경우 (정보만 있을 뿐) 앞에 내보이는 사람(게이트 키퍼)이 없으니, 정보가 나온 곳이, (정보의) 원천이 어딘지 몰라 진실을 밝히기 어렵다. 이게 바로 현재 저널리스트들이 갖고 있는 커다란 어려움 중 하나다. 그것을 밝혀야 하는 게 저널리스트들의 고민이고 도전이기도 하다.
  
이같은 양상은 저널리스트뿐 아니라 많은 정치가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예전에 정치인 관련 취재를 할 때에는 그 스캔들에 대해 (취재원에게) 속삭여도 사실 여부를 체크하고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제보자들을 통한 스캔들이 블로그나 뉴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 저널리스트들도 그렇지만 그 정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놓고 고민이다. (정보를) 받아야 할지, 아니면 그대로 둬야 할지… 그대로 두면 더 큰 문제가 되기도 하고… 그래서 현재 인터넷과 새로운 미디어가 양상을 바꾸는 커다란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까지가 저널리스트가 당면한 문제다."

"공정성 지키는 것이 객관성 지키는 것보다 중요"

 ▲ 밥 쉬퍼(Bob Schieffer)는 언론이 객관성을 지키는 것보다 '공정성'을 지키라고 강조했다. ⓒ 유창재
- 후보자 토론회에서 기계적 중립을 지키면 시청자들은 재미없어 한다. 그동안 두 번의 방송토론을 진행해왔는데, 선거방송토론회에서 모더레이터(진행자)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인가.
"토론 진행자가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진행자가 아니라 '후보자'라는 것이다. (선거방송토론회는) 정보를 과시하려는 프로가 아니라 미국 시민들이 각 후보자의 정책이 무엇인지 알도록 도와주는 게 목적이다. (모더레이터는) 각 후보자가 정책 입장을 표명하고 토론 때 의견을 제시하게 이끌어내 토론하게 도와주는 역할이다. 후보자가 어떤 사람이냐, 후보자의 진성성이 무엇이냐를 보여줘 시민들이 제대로 투표를 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기본 철학은 정치토론뿐 아니라 (누군가를) 인터뷰할 때도 상대가 인터뷰를 통해 놀라거나 실수나 말을 잘못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갖고 있는 생각, 뜻하는 바를 정확히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질문을 했을 때 질문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보여주도록 하는 것에 포커스가 있다."

- 방송 진행자로서 자질을 타고난 것인가, 아니면 훈련을 통해 이뤄진 것인가.
"연습을 통해 이렇게 된 것이다. 내 나이 75세다. 20살 때부터 주급을 받으며 리포터를 했다. 공군에 가서 신문 편집자 일도 해봤다. (결론은) 공정성을 지키는 게 객관성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하다. 사람들은 모두 안목과 의견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객관화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공정성은 훈련과 연습을 통해 이룰 수 있다. 다른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것을 통해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 공정성은 모든 언론의 기본이다. 방송에서는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는데, 방송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가 공정하게 보여주는 포인트를 알려준다면?
"예를 들어, 젊은 리포터들에게 해줬던 말인데… (내가) 경찰서를 담당할 때 경찰처럼 옷을 입고 다녔다. 사람들이 물어보면, '경찰이 아니다, 신문기자다'라는 말을 나서서 하지는 않았다. 결국 리포터를 할 때는 배경과 잘 어우러지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국회의원과 인터뷰할 때는 정장 양복을 입고, 스포츠를 리포트할 때는 스포츠 복장을 했다. 공군을 리포트할 때는 공군 작업복을 입고 (상대에게) 자신감을 갖게 했다. 어떻게 자신을 표현하느냐가 신뢰를 형성한다. TV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인터뷰할 때 '난 당신과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다. '난 당신의 입장을 알고 싶어 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신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공정성'을 강조한 밥 쉬퍼는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질문에 대해 미리 고민할 필요도 없다. 나쁜 질문은 없고, 나쁜(어리석은) 대답만 있을 뿐이다. 어리석은 질문이라도 좋은 대답을 얻어낼 수 있다, 두려워하지 말고 물어라, 그리고 (상대가) 답을 하면, 그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게 뭐냐고 물어봐라. 그 사람이 암기해서 답한 것인지 본인의 생각을 말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상대가 답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질문하기에 달렸다. 어리석은 질문에서도 답을 얻을 수 있다. 어리석은 질문이라도 해라! 중요한 것은 그 다음 질문이다."

- 한국은 앵커가 정치적인 자기 입장을 갖는 것이 금지돼 있다. 미국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성향을 갖고 진행할 때 편파 논란이 있지 않은가?
"내 프로그램에서도 코멘터리를 단다. 하지만 '이것은 방송국의 의견이 아니라 나만의 의견'이라고 단다. CBS의 경우 정치적 성향을 보이지 않는다. 정당에 대한 편파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케이블(방송) 쪽에서는 양상이 다르다. 정치 성향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곳은 민주당 전략가라고 소개하고 (방송)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뉴스를 통해 각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각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입장, 어떤 시각인지 명시하고 명백하게 해야 한다. 내가 리포터를 시작했던 1969년 상황은 지금과 달랐다. 참, 난 보수도 진보도 채식주의도 아니다.(하하)"

- 선거방송토론을 진행하면서 균형을 못 맞춘 경험이나 당혹스러웠던 에피소드는 없었나.
"대통령 토론 규칙은 항상 조금씩 달라서 후보자가 사전에 동의를 해야 한다. 카터 시절 두커 키시의 키가 작아 어떻게 세우고 해야 하나 하는 논란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토론회는 2008년 오바마와 매케인의 '5분 주제' 토론이었다. 두 후보자와 나 사이가 팔이 닿을 정도였다. 누가 처음 대답할지 지명하면 1분간 입장을 말하고, 다른 후보자가 반론하는 등 가까이서 진행해 진짜 대화하는 것 같아 좋았다. 이때 양쪽 모두 규칙을 미리 인지하고 한다. 이 질문이 나오면 다른 질문이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모더레이터는 코치가 아니라 심판이다'. 미리 준비하는 것은 후보자의 역할이다."

"좋은 선거보도는 시민들이 현명한 투표하도록 길 열어주는 것"

▲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CBS 방송국의 뉴스룸. 방송국의 규모가 생각보다 작았다. ⓒ 유창재

- 존경받는 훌륭한 언론인의 조건은 뭐라 생각하나?
"(언론인은)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정보 습득에 있어서 항상 관심을 갖고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정확성에서 신뢰를 쌓아야 한다. 특히 실수했을 때는 즉시 인정하고 사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 뉴스를 사랑하고 일을 사랑해야 한다. 시사 문제에 늘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나를 '가장 신뢰받는 CBS 앵커'라고 하는데,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고 뉴스를 사랑하고 솔직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 과연 좋은 선거보도란 어떻게 해야 하나.
"좋은 보도는 진실을 밝히는 보도다. 후보자는 메시지 전달이 목적이다. 그러나 리포터는 진실을 전달하는 게 목적이다. 리포터가 진실을 찾아내고 밝혀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결국 (좋은 선거보도는) 시민들이 현명한 투표를 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전체주의와 민주주의의 차이는… 전체주의는 정보 소스가 정부 1개다. 반면에 민주주의는 자유 언론이 독자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갖고 이를 시민들에게 전해줘 시민들이 비교해서 현명한 결정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 오랜 기간 앵커로 활동해 왔다. 중간에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었다거나 정치 쪽의 제안도 있었을 텐데… 여기까지 오게 된 원동력은?
"몇 년 전 의회 진출 제안이 왔지만 거절했다. 난 일을 사랑했다. 좌절을 거의 매일 맛보지만, 이 일을 너무나 사랑한다. 한 번도 직업을 바꾸려고 한 적이 없다."

- 올해도 대선 방송토론 진행자 제안이 온다면 할 것인가? 아메리칸 대학의 리처드 베네디토(Richard Benedetto) 교수를 만났을 때,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첫 방송토론에서 오바마와 매케인 중에 누가 될지 결정이 됐다고 했다. 이번 토론 결과를 예측한다면?
"일단, 내가 올해 방송토론회 진행자를 할지 안 할지 모른다. 선거 캠페인 후반에 (진행자가 누군지) 발표한다. 제안이 오면 당연히 할 것이다. 방송토론은 미국에서 아주 중요하다. TV방송 토론을 하게 되면 많은 시민이 시청한다. 누구를 찍을 것인지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때문에 (방송토론이) 선거결과를 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때(2008년)의 경우 경제가 침체돼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상황이 아니었다. 게다가 당시 토론회에서 (오바마가) 이겼다.

사람들은 대통령 후보를 찍을 때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본다. 오바마는 조용하고 침착했다. 매너있는 모습을 보여 인기를 끌었다. 그게 인상적이었다. 후보자가 앉아 길게 답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시민들이) 후보자의 인상을 결정한다. TV 방송토론은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번처럼 경합의 경우 토론은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경제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 중요하지만, 결국 (방송토론을 통해) 어떤 인상을 심어주고 입장을 밝히느냐가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기자의 무기는 '언어'...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라"

▲ 인터뷰 중인 CBS 앵커인 밥 쉬퍼(Bob Schieffer). ⓒ 유창재

끝으로 밥 쉬퍼에게 한 질문이 기사의 앞에서 언급했던 그 물음이다. 바로 '언론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기자는 어떻게 해야 하냐'는 것.

"언론 자유국은 50%도 안 된다. 내 생각에 언론 자유는 독자적인 정보 수집이 보장돼야 한다. 이를 통해 민주주의가 유지할 수 있다. 선거를 통해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 미국은 언론의 자유를 통해 민주주의를 얻었다.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고 할 때, (기자들이) 분개했다. 기자의 무기는 '언어'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 이야기를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진실된 이야기를 말하는 법을 배워라.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라. 그러면 기자는 성공한 직업이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 22일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파업 중인 MBC 노조의 파업 장기화와 관련해 한마디 했다. 박 의원은 "노사가 서로 대화로서 슬기롭게 잘 풀었으면 좋겠다, 하루빨리 정상화 되길 바라는 것이 국민의 마음"이라며 "이번 파업이 징계사태까지 간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단다.

한 번 이렇게 생각해보자. 밥 쉬퍼에 따르면, MBC는 우리나라 대표 언론 중의 한 곳이며 오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 캠페인 과정을 '공정'하게 보도해야 하는 언론의 책무를 지닌 곳이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박근혜 의원은 선거라는 '공정한 승부'에 임해야 하는 유력한 대선 후보이자 집권여당의 지도자로서 MBC가 하루 빨리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당연한 책무가 아닐까. 때문에 긴 침묵을 깨고 토해낸 박 의원의 일성치고는 약하면서도 비겁한 발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밥 쉬퍼라면… 이같은 상황에서 박근혜 의원에게 과연 뭐라고 질문했을까.

[밥 쉬퍼의 예상] 오바마 VS. 롬니, 과연 승자는... "결국 문제는 경제야!"
지난 2004년과 2008년 두 번씩이나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자 TV 방송토론회의 모더레이터였던 밥 쉬퍼는 이번 미 대선에 대한 설명을 빠뜨리지 않았다. 물론, 이번 우리의 방문이 '선거보도' 관련된 것이기에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지금 미국의 선거 캠페인은 미국 선거 역사상 (후보자간의 격차가) 가장 비슷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다. 5% 차이다. 그래서 마지막 몇 %가 승자를 결정할 것이다. (공화당의) 롬니는 (민주당의) 오바마에 대한 캠페인(선거광고)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로 갈 것이고, 이에 반해 민주당은 '공정성'을 앞세울 것이다. 롬니가 친구들을 위해 세금을 깎은 것 등을 통해 볼 때, (대선 캠페인에서) 메시지는 컨트롤 할 수 있지만 이벤트는 양쪽(공화당과 민주당)이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다. 대선 결과가 어떻게 진행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밥 쉬퍼는 "결국 '경제'가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라며 "오는 10월에 경제가 어떤 양상으로 갈 것인가 하는 것이 대선의 향방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제가 회생 가능성이 있는지, 실업률 극복, 휘발유 가격 책정 등 이런 것에 따라 선거가 결정될 것"이라며 "예전에 클린턴이 한 말인데, '결국 문제는 경제야!'"라고 강조했다. 

- 유럽이나 그리스, 스페인 등이 뱅크런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오바마는 끝까지 관리하지 않겠는가. 유럽이 심각해도 터지지 않게 관리하고, 백악관이 선거일 전까지는 유럽 문제가 일어나지 않게 관리할 것으로 보이는데.
"내 생각에도 오바마가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바마와 유럽 경제 운명이 맞물려 있다. 모든 게 경제가 잘못되면 현 대통령이 욕을 먹는다. 하지만 경제의 대부분은 대통령이 힘을 쓸 수 없다. 대통령 권한 밖이다. 사람들은 현재 가격이 높은 것에 중점을 두지, '왜?'란 의문을 갖고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바마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이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안정적이고 안전한 환경, 우리 아기가 다른 부잣집 아이들과 공정하게 경쟁하는 환경에 관심이 있다. 경제적 안정성을 누가 보장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이) 결정될 것이다."

 유창재 (karma50)

2012년 6월 21일 목요일

'간판 PD' 최승호까지 해고... "김재철 체제, 미쳤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6-21일자 기사 ''간판 PD' 최승호까지 해고... "김재철 체제, 미쳤다"'를 퍼왔습니다.
[스팟인터뷰] 20일 해고 통보 받은 MBC 입사 27년차 최승호 PD

▲ 최승호 PD(자료사진). ⓒ 이정민

"김재철 체제라는 게, 정말 '미쳤다'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나. 상식이 없는, 엄청난 무리를 범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징계를 피한다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 아닌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PD수첩의 '간판 PD' 최승호 PD가 해고됐다. MBC 사측은 20일 오후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이미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던 김민식 PD()에게는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렸고, 이중각 PD('PD수첩'), 전흥배 촬영감독()도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김재영 PD, 'PD수첩' '광우병편' 이춘근 PD는 '정직 6개월', 신정수 PD는 '정직 1개월'을 받았다.

이날 사측이 징계를 내린 조합원은 모두 12명.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의 표현에 따르면, 그야말로 '대학살'이다. 이로써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MBC 내 해고자는 모두 8명으로 늘어났다.

최승호 PD는 해고 통보를 받은 직후, 와 한 전화통화에서 "조합원 신분일 뿐이고 조합 집행부도 아니고 공식적인 활동을 유별나게 한 것도 없기 때문에 해고까지는 생각을 안 했다"면서 "(결과를) 미리 정해놓고 하는 징계위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후배들이 정직 1개월에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최 PD는 "마음이 아프다"면서 "징계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씁쓸해했다. 

노조위원장 출신인 자신과 박성제 기자가 해고된 것을 두고, "노조를 완전히 뿌리뽑겠다는 상징성 때문에 저와 박성제 기자를 해고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1986년 MBC 시사교양국에 입사해, 올해로 27년차 최고참 PD인 최승호 PD는 , , 등 MBC의 대표적인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을 제작해왔다. 1995년부터 'PD수첩'에 몸담은 최 PD는 2005년에는 한학수 PD와 함께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올해의 PD상'을 수상했고, 2010년 '검사와 스폰서편'으로 또 한 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이 불방사태를 맞으면서 경영진과 갈등을 빚은 후, 최 PD는 지난해 3월 비제작부서로 '강제 전출' 당한다. 파업 이전에는 제작부서로 돌아가 에서 '원자력 문제' 관련 방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음은 최승호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규정 위반한 간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더니..."

▲ 지난 2월 24일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간부들과 안전관리직원들에 둘러싸여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 '해고' 예상했나.
"예상 못 했다. 저는 조합원 신분일 뿐이고 조합 집행부도 아니고 공식적인 활동을 유별나게 한 것도 없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생각 안 했다. 징계위 회부 자체가 '너무 오바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는데 그렇게 결과가 나왔다. (결과를) 미리 정해놓고 하는 징계위였던 것 같다." 

- 사측이 밝힌 징계 사유가 뭔가.
"파업 참여한 것, 무단결근한 것, 입사 20년차 이상 조합원들이 하는 '오라누이' 농성을 같이 한 것, 에서 인터뷰한 것, 그 다음에 대기발령에 응하지 않은 것도 (징계 사유에) 집어넣었더라. 대기 발령을 일방적으로 내려놓고. 파업 중인 사람들한테 대기발령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기자주 : 최승호 PD는 지난 1일 사측이 내놓은 1차 대기발령자 명단에 포함됐다)." 

- 18일 인사위원회에서 뭐라고 소명했나.
"제가 '피떡수첩'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김재철 사장이 PD수첩을 얼마나 탄압을 했나가 내용이다. 그런데 김재철 사장이 'PD수첩'을 탄압하는 과정 자체가 사내에 있는 규정을 다 위반하면서 했다. 단체협약 위반하고,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위반하고. 하나하나가 다 그렇다. (규정을 위반한) 그런 간부나 임원들의 위반행위에는 일언반구도 없고, 조사를 한다든지 처벌을 한다든지 그런 것 없이, 거기에 항의하는 PD들을 징계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나를 징계하기 전에 그 사람들을 징계하라'. 그랬는데 저만 해고시켰다." 

"서명운동에 불 붙어...파업 해결, 머지않았다" 

- 징계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나.
"징계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번에 후배 PD들 같은 경우에도 정직 6개월을 때리고 이런 걸 보니까 마음이 아프다. '김재철 체제'라는 게 정말 '미쳤다'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나. 상식이 없는, 엄청난 무리를 범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징계를 피한다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 아닌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싶다)."

- 공교롭게도 이번에 해고를 당한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사 모두 노조위원장 출신인데. 
"제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노조위원장을 했다. 노조를 완전히 뿌리뽑겠다는 상징성 때문에 저와 박성제 기자를 해고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 지난해 3월 비제작부서로 발령 받았다가, 파업 전에는 다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들었다.
"에서 원자력 문제를 제작하다가 파업 때문에 중단을 하고 내려왔다(파업에 참여했다)."

- 사측의 징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추후 부분은 노동조합에서 결정을 할 거다."

- MBC 파업 사태,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서명운동에 불이 붙었다. 많은 국민들이 서명운동에 참여를 해서 100만 명 이상 서명을 하고, 이러한 마음이 전달된다면, 저는 머지않아서 끝날 거라고 생각한다."

 홍현진 (hong698)

2012년 6월 8일 금요일

'검찰의 ‘수모’?...MBC 노조 영장 또 전원기각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6-08일자 기사 ''검찰의 ‘수모’?...MBC 노조 영장 또 전원기각'을 퍼왔습니다.
노조집행부 5명, 2주만에 구속영장 또 다시 기각..."김재철 사장 수사해야"

[2신 : 8일 오전 0시 20분]
  
검찰이 MBC 노조 집행부 5명을 상대로 2주 만에 재청구한 구속영장이 또 다시 전원 기각됐다.
  
7일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남부지방법원은 '업무방해죄 성립여부를 다퉈볼 소지가 있고 파업의 책임을 어느 일방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법원은 이어 노동조합 집행부 5인의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 역시 없다고 봤다. 이로써 검찰은 2주 만에 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되는 '수모'를 겪게 됐다.
  
8일 자정을 앞두고 구속영장 기각 소식이 전해지자, MBC 노조는 즉각 성명을 내고 "역시 이번에도 노조 집행부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휴지 조각에 불과했다"며 "애초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를 하지 말아야했다"고 질타했다.
  
노조는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불과 2주 만에 구속수사가 필요할 만한 중대한 범죄사실이 추가로 확인된 것도 아니었는데도, 검찰은 사측이 적극적으로 언론에 배포한 배현진 아나운서의 글을 핑계로 노조 집행부에 대한 무더기 구속영장을 한 번도 모자라 두 번씩이나 청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뻔뻔한 도발의 과정과 배후에는 정권과 낙하산 사장 김재철의 부추김이 있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이제 검찰이 할 일은 분명해졌다"면서 김재철 사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노조는 "검찰이 법의 형평성을 지키고자 하는 일말의 사명감을 갖고 있다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온갖 비리로 얼룩진 김재철 사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라면서 "MBC 노조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된 마당에 검찰이 김재철에 대한 구속 수사를 벌이지 않는다면 정권의 눈치나 보며 김재철 감싸기에 급급하다는 온 국민의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신: 7일 오후 6시]

"내일 제 얼굴을 다시 보실수 있을 거다." 

2주 전인 지난 5월 21일에도 정영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이하 MBC 노조)장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똑같은 말을 했다. 그리고 그날, 정영하 위원장, 강지웅 사무처장, 이용마 홍보국장, 김민석 부위원장, 장재훈 정책교섭국장 등 노조집행부 5명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되었다.

"KBS 파업 타결, MBC에 집중하게 되는 의미"

▲ 정영하 노조위원장, 강지웅 사무처장, 이용마 홍보국장 등 노조집행부 5명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기에 앞서 MBC 노조가 여의도 MBC 로비 1층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홍현진

7일 오후,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여의도 MBC 로비 1층에서 열린 사내집회에서 정영하 위원장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어찌 보면 지난번보다 더 깊은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영장실질심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저희한테 나쁜 국면이 아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이 투쟁은 잘 될 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3개월을 '동고동락'해온 KBS 노조가 잠정적으로 파업을 타결한 상황. 정 위원장은 조합원들의 사기저하를 우려한 듯, "보도되는 내용을 보시면 '뭘 얼마나 어떻게 얻어낸 거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건 KBS 조합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KBS 노조는 김인규 사장이 KBS 사장으로 내려오기 전의 상태로 KBS를 회복시키는 내용에 사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우리는 파업으로 더 열심히 투쟁하고, KBS는 방송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이 마이크를 받았다. 이 위원장은 "KBS 노사 합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고소고발·징계 문제를 비롯해 이전에 유배됐던 PD, 기자들이 제 위치를 찾는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내용상 완승이다"라면서 "김인규호는 침몰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KBS의 업무복귀가 결과적으로 MBC 파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전면적으로 사업장들이 교착된 상태에서 돌파구를 열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MBC에 집중하게 되는 의미가 있다"면서 "MBC가 승리하지 못하면 이 싸움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MBC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 구속영장 재청구, 배현진 아나운서 글 때문?

▲ 배현진 MBC 아나운서 ⓒ MBC
한편, MBC 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검찰이 구속영장 재청구 사유로 B아나운서가 사내 통신망에 게시한 글을 핵심 사유로 들었다"고 밝혔다. B아나운서는 배현진 아나운서를 뜻한다.

노조는 "검찰이 구속영장 재청구 사유로 새롭게 추가한 혐의 사실은 '노조 내 폭력이 존재한다'는 것이 사실상 거의 유일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B아나운서의 '집회 참여 강요 및 노조원 간 폭력행위 발생' 발언으로 보아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파업이) 비민주적으로 흘러가 노조 측의 자발적인 사태해결 의지를 인정할 수 없는 등 사안이 중하고 재범 위험성이 높으므로 구속 수사하고자 한다는 것이 검찰이 밝힌 구속영장 재청구 사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는 "구속영장 재청구 사유가 된 B아나운서의 사내 게시글이 유포된 과정을 보면, 사측이 구속영장을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배포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지난 5월 29일 배현진 아나운서가 저녁 7시 쯤 사내 게시판에 노조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지 30분 만에 본인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해당 게시물을 보도자료 형태로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조합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집행부 5명은 남부지방법원으로 가는 차량에 몸을 실었다.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3시부터 하며 결과는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홍현진 (hong6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