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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4일 화요일

김재철 식의 결단력 인정받은 사람


이글은 시사IN 2013-05-14일자 기사 '김재철 식의 결단력 인정받은 사람'을 퍼왔습니다.
방송문화진흥회가 뽑은 김종국 신임 MBC 사장을 두고 노조에 강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제2의 김재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MBC 정상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해고자 문제도 풀릴 가능성이 적어졌다.

5월2일 오후 5시10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 MBC 새 사장을 뽑는 투표함이 개봉됐다. 개표한 7표 중 5표가 김종국 대전 MBC 사장을 찍었다. 방문진 이사 9명 중 과반인 5명의 지지를 얻으면서 나머지 두 표는 개봉할 필요 없이, 김종국 후보가 MBC 차기 사장으로 내정되었다. 김문환 방문진 이사장은 이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참석해 “이사진 과반이 넘는 수가 김종국 사장을 지지했다. 김재철 전 사장 해임에 찬성한 이들 중 많게는 4∼5명이 그에게 투표했다는 이야기다. 방문진 이사 다수는 김종국 사장을 김재철 전 사장의 ‘아바타’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종국 MBC 사장은 ‘김재철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게 중론이다. 2011년 2월, 김 전 사장은 연임에 성공하자마자 지역사 통폐합을 단행했다. 이미 창원과 진주, 강릉과 삼척, 청주와 충주 6개 지역사에 ‘겸임사장’을 발령한 터였다. 언론노조 MBC 진주지부는 통폐합에 반대하면서 570일간 투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김종국 당시 창원·진주 MBC 겸임사장은 정대균 전 언론노조 진주지부장을 해고하고, 노조 집행부 13명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이사회 일주일 전부터 ‘사장 유력설’


ⓒMBC 제공 5월3일 김종국 MBC 사장이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창원·진주 MBC 사장 시절 노조 지부장을 해고했다.

이와 별개로 미디어법에 반대하며 벌인 언론노조 MBC 진주지부 상경 투쟁에 대해, 김 사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정대균 전 지부장과 언론노조 진주지부를 고소하기도 했다. 검찰이 무혐의로 종결한 이 사건을 두고 ‘노조 흠집내기’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노조에 강한 적개심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김재철 아바타’ ‘제2의 김재철’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것이다.

복수의 MBC 구성원은 방문진 이사회가 개최되기 일주일 전부터 ‘김종국 차기 사장 유력설’이 나돌았다고 전했다. 사장 후보 4명을 두고 설왕설래만 할 뿐 어느 한쪽으로 힘이 모이지 않는 듯하자, 더 이상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일부 여권 인사가 MBC 차기 사장에 대해 의견을 모아 표를 결집시켰다는 것이다. 한 내부 관계자는 “막판에 개별 이사들의 의견이 김종국 사장으로 모이는 게 뚜렷했다”라고 말했다. 김종국 사장이 2010년 창원·진주 MBC 겸임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지역사 통폐합을 성공시킨 결단력을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5월3일 취임한 김종국 사장은 ‘MBC 정상화’의 전제로 꼽히는 해직자·징계자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현재 MBC에서는 김재철 체제 당시 해고된 8명과 징계자 200여 명에 대한 처리 문제, 그리고 시용직 채용 문제 등을 놓고 내부 갈등이 진행 중이다. MBC 내부에서는 ‘김재철 시즌2’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신임 사장이 내부 갈등부터 진정성 있게 풀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노보를 통해 △김재철 3년 전면 감사 △해고자 복직·보복성 징계 무효화 △파업 대체인력에 대한 엄정한 임용 △단체협약 복원 등 7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하지만 한 MBC 관계자는 “자신을 선임해준 여당 인사의 눈치를 보고 있어서 (김 사장이) 당장 아무것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7대 과제는커녕 전횡이라도 일삼지 않으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의 임기는 9개월 남짓이다. 


송지혜 기자  |  song@sisain.co.kr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벌써 ‘朴心’이니 ‘청와대 뜻’이니 구시대 용어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26일자 기사 '“벌써 ‘朴心’이니 ‘청와대 뜻’이니 구시대 용어가”'를 퍼왔습니다.
김재철 사장 해임 언론계 반응… “MBC 정상화· 언론 공공성 회복 계기로”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이 통과되자 언론계는 이명박 정권하에서 훼손된 MBC의 공영방송으로서 위상과 전체 언론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제히 나오고 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26일 과반 찬성으로 김재철 사장 해임안을 가결시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MBC 본부(본부장 이성주)는 결과가 발표된 직후 "방송문화진흥회의 김재철 '前' 사장 해임 결정을 환영한다. 늦었지만 너무도 당연한 결정이다"면서 "지난 1988년 방문진 설립 이래 처음으로 자진 사퇴가 아닌 방문진에 의해 '해고'된 사장으로 기록되게 됐다"는 환영 논평을 냈다. 
MBC 안팎에서는 김재철 사장 해임이 MBC 정상화의 첫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데 일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MBC는 김재철 사장 체제 이후 편파 방송과 해직·징계 등 언론탄압으로 공영방송으로의 토대가 무너졌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언론광장 대표인 김중배 전 MBC 사장은 26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젊은 사원들이 해직 징계 교육발령 등으로 고통을 받는 시간과 MBC에 대한 국민적 신뢰와 기대가 참담할 정도로 추락한 시간이 너무 길었다, 하지만 해임안 처리가 MBC로 하여금 제2의 창사를 다짐하는 새로운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재철 MBC 사장이 26일 오전 9시 30분경 서울 여의도 방문진 사무실로 들어서다가 사진기자들의 플래쉬 세례에 눈이 부신 듯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중배 전 사장은 또한 "MBC 구성원들이 인고의 시간 동안 MBC를 공영방송 다운 공영방송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굳건히 다졌으리라 보고, 그렇기 때문에 땅에 떨어진 MBC의 독립성과 민주성을 흔들림 없이 회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김재철 사장 체제 하에서 해직된 언론인들도 환영의 뜻과 함께 MBC 정상화에 대한 강한 바람에 드러냈다. 정영하 전 MBC 본부장도 "만시지탄이지만 순리대로 결정된 것이라고 본다"며 "해직언론인들은 언제 복직할 것인지 보다는 MBC가 예전의 상태로 얼마나 빨리 회복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진행자인 최승호 전 (PD수첩) PD는 "방송을 정치적인 도구로 생각해서 MBC를 독단적으로 운영하다가 나타난 게 김재철 사태"라며 "공영방송으로서의 항구적 독립성을 제고할 수 있는 토대를 새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강성남) 역시 성명을 내고 "(김재철 사장은) 정권에 의한 언론 장악의 상징이었고, 나아가 사장 한 명이 공영방송을 얼마나 망가뜨릴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인물이었다"며 "지난 정권에서 언론 자유를 위해 투쟁하다 해고된 언론인의 복직은 물론, 정직·전보발령 등 징계를 받은 모든 언론인들의 원상회복과 명예회복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MBC 정상화에 대한 강한 바람은 신임 사장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김중배 전 사장은 "MBC가 방송법이 지향하는 민주적이고 독립적인 매체, 공공성과 공정성을 확립하는 매체로 기능을 다해야 한다고 보고, 방송통신위원회나 방문진에 여러 정파의 인사가 모여 있지만 이런 방송법의 정신에 입각한 인사를 신임 사장으로 추천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친박 인사’가 신임 사장으로 오는, ‘제2의 낙하산 사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MBC 본부는 “벌써부터 ‘朴心’이니 ‘청와대의 뜻’이니 하는 구시대 용어가 난무하고 있다. 우리는 방문진이 차기 사장 선임에서부터 이 같은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을 이룰 수 있는지 주시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도 이날 “MBC의 신임 사장 인선이 능력은 없지만 권력에 기생해 자리보전에만 열을 올렸던 김재철과 같은 인사로 ‘김재철 시즌2’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깊어진다”는 논평을 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청와대 이남기 홍보수석은 “방문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김재철 사장 해임은 언론계 전체가 독립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돼야 한다는 기대도 크다. 

언론노조는 “‘제2의 김재철’이 나타나지 않도록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김재철 사장과 함께 대표적 낙하산 사장으로 거론돼온 YTN 배석규 사장도 하루 빨리 물러나야 한다. 다시는 정권에 의한 언론 장악이 이뤄지지 않도록 국정조사나 청문회 등을 통한 진상 규명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산하 YTN 지부도 “김재철 씨와 여러 모로 닮은 배석규 씨는 곧 불명예 퇴진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2012년 7월 18일 수요일

MBC 파업과 '부끄럽지 않은 밥'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18일자 기사 'MBC 파업과 '부끄럽지 않은 밥''을 퍼왔습니다.
[포토스케치] 170일 파업 끝내고 업무 복귀 결정한 MBC 노조

MBC가 17일 파업 중단과 업무 복귀를 결정했다. 김재철 사장 퇴진이나 공영방송을 위한 장치 마련 등 어떤 요구도 관철시키지 못했지만 노조는 파업을 끝내고 업무에 복귀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명분이다. 물론, 김재철 사장의 해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과 MBC의 정상화를 노사 양측에 촉구한 여야간의 합의문 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8월초 구성되는 방문진 이사회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MBC 정상화를 위한 복귀 투쟁 선포식'이 열렸다. 노조원들은 파업 중단에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지만 방송사 파업 사상 가장 길었던 이번 파업의 성과와 의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기도 했다. 정영하 위원장은 "MBC에 공영방송을 해치는 낙하산 사장이 들어오면 노조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준 파업이기도 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 170일. 방송사 파업상 최장기간이다. ⓒ프레시안(최형락)

고참급인 '오라누이' 조합원을 대표해 앞에 나선 최승호 피디는 "170일간 싸우는 동안 세대와 부문을 뛰어넘어 하나가 됐다"며 "그 하나된 모습이 MBC의 밝은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결된 마음이 끝까지 이어진다면 기필코 MBC를 다시 일으키고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식지 않은 투쟁 의지를 보였다. 의 간판이었던 최승호 피디는 파업기간 중 해고당했다.

이 자리에는 외부 인사들도 참석해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MBC 파업콘서트를 기획하기도 한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우리가 언제 한 번이라도 완벽하게 이긴 적이 없었던가"라고 묻고, "그렇다고 한번이라도 완벽하게 져본 적도 없었다"며 노조원을 위로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어려움과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으니 지치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일간 3500만원을 모금하는데 앞장 선 시민 강보라씨도 참석했다. 그는 "밥을 내려놓고 싸우는 모습에 위로를 보내고 싶었다"며 모금 당시를 회상했다. "굶느냐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밥을 먹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한 그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밥을 먹일 수 있는 분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언론 파업의 경험이 있는 권영길 전 의원은 "MBC가 11번 파업했으니 우리나라에서 파업을 가장 많이 한 언론사이면서 세계에서도 가장 파업을 많이 한 언론사일 것"이라고 말해 씁쓸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권 이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공정방송을 위한 싸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여러분에게 승리는 '170일을 싸워도 안되더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 앞에는 75만여명의 시민들이 서명한 '김재철 사장 구속수사 촉구 청원서명서'가 쌓여 있었다. '대국민 선언문'에서 노조가 밝혔듯, 파업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국회와 정치권을 움직여 여야 합의안을 만들어낸 것도 국민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미였다. 참석자들은 서명지에 고개숙여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웃을 수는 없지만 울 일만도 아닌, 끝나버렸지만 아직 끝나지는 않은, 희망도 절망도말하기에 성급한, 안도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복귀 투쟁 선포식 현장이었다. 지난했던 파업과 '부끄럽지 않은 밥'에 대해 생각했던 MBC 조합원들의 파업 마지막 날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 기자회견을 하는 정영하 노조위원장. 유래없이 긴 파업을 지휘한 그의 투쟁 모토는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였다. 김재철 사장이 퇴진하지 않은 가운데 파업을 중단했지만 그는 새로운 방문진 이사회의 김 사장 해임 결정에 확신을 보였다. ⓒ프레시안(최형락)

▲ 김태호 피디. 파업 중 가장 완벽하게 결방된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파업 중단이 결정된 노조 총회 직후 한 조합원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MBC 정상화를 위한 복귀투쟁 선포식' ⓒ프레시안(최형락)

▲ 75만명의 시민들이 '김재철 사장 구속수사 촉구 청원서명'에 서명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서명용지에 감사를 표하는 참석자들. ⓒ프레시안(최형락)

▲ 투쟁 과정에서 고생한 노조원들을 소개하는 시간. 고참급인 '오라누이' 조합원들이 큰 박수를 받았다. 환호에 화답하는 김능희 피디. ⓒ프레시안(최형락)

▲ 김재철 사장은 여전히 웃고 있다. 파업은 끝났다. 그러나 앞 일은 알 수 없다. 노조는 8월 초 구성되는 방문진 이사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노조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있는 변창립 아나운서. ⓒ프레시안(최형락)

▲ 아쉬움이 남고, 고생한 기억이 스친다. 동료의 편지에 생각에 잠긴 박경추, 최현정 아나운서. ⓒ프레시안(최형락)

▲ 170일은 길었다. 끝내 눈시울을 적신 김완태 아나운서. ⓒ프레시안(최형락)

▲ '대국민 선언문'을 낭독하는 노조 집행부. ⓒ프레시안(최형락)

▲ '공영방송 MBC로 돌아가겠습니다' ⓒ프레시안(최형락)

/최형락 기자

MBC 파업과 '부끄럽지 않은 밥'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18일자 기사 'MBC 파업과 '부끄럽지 않은 밥''을 퍼왔습니다.
[포토스케치] 170일 파업 끝내고 업무 복귀 결정한 MBC 노조

MBC가 17일 파업 중단과 업무 복귀를 결정했다. 김재철 사장 퇴진이나 공영방송을 위한 장치 마련 등 어떤 요구도 관철시키지 못했지만 노조는 파업을 끝내고 업무에 복귀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명분이다. 물론, 김재철 사장의 해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과 MBC의 정상화를 노사 양측에 촉구한 여야간의 합의문 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8월초 구성되는 방문진 이사회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본사에서 'MBC 정상화를 위한 복귀 투쟁 선포식'이 열렸다. 노조원들은 파업 중단에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지만 방송사 파업 사상 가장 길었던 이번 파업의 성과와 의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기도 했다. 정영하 위원장은 "MBC에 공영방송을 해치는 낙하산 사장이 들어오면 노조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준 파업이기도 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 170일. 방송사 파업상 최장기간이다. ⓒ프레시안(최형락)

고참급인 '오라누이' 조합원을 대표해 앞에 나선 최승호 피디는 "170일간 싸우는 동안 세대와 부문을 뛰어넘어 하나가 됐다"며 "그 하나된 모습이 MBC의 밝은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결된 마음이 끝까지 이어진다면 기필코 MBC를 다시 일으키고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식지 않은 투쟁 의지를 보였다. 의 간판이었던 최승호 피디는 파업기간 중 해고당했다.

이 자리에는 외부 인사들도 참석해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MBC 파업콘서트를 기획하기도 한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우리가 언제 한 번이라도 완벽하게 이긴 적이 없었던가"라고 묻고, "그렇다고 한번이라도 완벽하게 져본 적도 없었다"며 노조원을 위로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어려움과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으니 지치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일간 3500만원을 모금하는데 앞장 선 시민 강보라씨도 참석했다. 그는 "밥을 내려놓고 싸우는 모습에 위로를 보내고 싶었다"며 모금 당시를 회상했다. "굶느냐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밥을 먹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한 그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밥을 먹일 수 있는 분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언론 파업의 경험이 있는 권영길 전 의원은 "MBC가 11번 파업했으니 우리나라에서 파업을 가장 많이 한 언론사이면서 세계에서도 가장 파업을 많이 한 언론사일 것"이라고 말해 씁쓸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권 이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공정방송을 위한 싸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여러분에게 승리는 '170일을 싸워도 안되더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대 앞에는 75만여명의 시민들이 서명한 '김재철 사장 구속수사 촉구 청원서명서'가 쌓여 있었다. '대국민 선언문'에서 노조가 밝혔듯, 파업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도, 국회와 정치권을 움직여 여야 합의안을 만들어낸 것도 국민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의미였다. 참석자들은 서명지에 고개숙여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웃을 수는 없지만 울 일만도 아닌, 끝나버렸지만 아직 끝나지는 않은, 희망도 절망도말하기에 성급한, 안도감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복귀 투쟁 선포식 현장이었다. 지난했던 파업과 '부끄럽지 않은 밥'에 대해 생각했던 MBC 조합원들의 파업 마지막 날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 기자회견을 하는 정영하 노조위원장. 유래없이 긴 파업을 지휘한 그의 투쟁 모토는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였다. 김재철 사장이 퇴진하지 않은 가운데 파업을 중단했지만 그는 새로운 방문진 이사회의 김 사장 해임 결정에 확신을 보였다. ⓒ프레시안(최형락)

▲ 김태호 피디. 파업 중 가장 완벽하게 결방된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파업 중단이 결정된 노조 총회 직후 한 조합원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MBC 정상화를 위한 복귀투쟁 선포식' ⓒ프레시안(최형락)

▲ 75만명의 시민들이 '김재철 사장 구속수사 촉구 청원서명'에 서명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서명용지에 감사를 표하는 참석자들. ⓒ프레시안(최형락)

▲ 투쟁 과정에서 고생한 노조원들을 소개하는 시간. 고참급인 '오라누이' 조합원들이 큰 박수를 받았다. 환호에 화답하는 김능희 피디. ⓒ프레시안(최형락)

▲ 김재철 사장은 여전히 웃고 있다. 파업은 끝났다. 그러나 앞 일은 알 수 없다. 노조는 8월 초 구성되는 방문진 이사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노조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있는 변창립 아나운서. ⓒ프레시안(최형락)

▲ 아쉬움이 남고, 고생한 기억이 스친다. 동료의 편지에 생각에 잠긴 박경추, 최현정 아나운서. ⓒ프레시안(최형락)

▲ 170일은 길었다. 끝내 눈시울을 적신 김완태 아나운서. ⓒ프레시안(최형락)

▲ '대국민 선언문'을 낭독하는 노조 집행부. ⓒ프레시안(최형락)

▲ '공영방송 MBC로 돌아가겠습니다' ⓒ프레시안(최형락)

/최형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