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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2일 토요일

"기사 요건도 못 갖춘 사이비 기사 넘쳐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12일자 기사 '"기사 요건도 못 갖춘 사이비 기사 넘쳐난다"'를 퍼왔습니다.
심석태 SBS 기자, '저널리즘의 7가지 문제'… "광고주 편향, 출입처 동화도 심각"

기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사가 많다. 사실 관계 확인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사실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작위적인 기사, 억지 기사, 허위 기사를 쓰는 경우도 많다. 심석태 SBS 기자는 최근 펴낸 방송기자연합회 저널리즘 특별위원회 보고서, ‘저널리즘의 7가지 문제’에서 “이런 식으로 작성된 기사는 애초에 가장 기초적인 요건도 갖추지 않은 것으로 기사를 가장한 유사 기사, 사이비 기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심 기자가 분류한 7가지 문제 유형은 첫째, 사실 관계 확인 부족. 둘째, 정치적 편향, 셋째, 광고주 편향, 넷째, 출입처 동화, 다섯째, 자사 이기주의, 여섯째, 시청률 집착, 일곱째, 관습적 기사 작성 등이다. 심 기자는 “사실 관계를 충분하게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작성하는 이유는 정치적 평향이나 자사 이기주의, 시청률에 대한 과도한 집착 등 다른 문제 유형과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사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사는 지난 대선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박사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한 보도가 대표적이다. 방송이 나가기 두 시간 전에 반론 취재를 시작한 데다 방송 직전에 반론이 도착했는 데도 이를 방송에 내보내지 않고 “이런 의혹에 대해 안철수 후보 측은 ‘후보와 논의해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고만 보도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명백하게 위반한 보도였다.

미디어오늘 자료 사진. 본문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습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사실이 무엇인지 관심이 없는 기사도 많다. “제주도가 7대 세계 자연경관에 포함돼 연간 1조2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는 발표를 대부분의 언론이 일방적으로 인용 보도했다. G20 세계 정상회의는 경제효과가 30조원이라고 떠들었을 때도 기자들은 합리적 의심 없이 관습적으로 인용 보도했다. 기업이 발표하는 파업 손실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파업이 지속돼야 그런 손실이 발생하는지 설명이 없고 정작 파업 쟁점이 뭔지도 관심이 없다.

정치적 편향은 MBC가 특히 심각했다. 지난해 8월26일, MBC 뉴스의 기사 첫 문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에 대한 선호도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37.1%로 1위를 지켰다”고 돼 있는데 양자구도 조사 결과는 안철수가 앞섰다. 안철수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얼마나 앞섰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와 양자 대결에서 12.6%포인트로 앞서고 있다고 친절하게 수치를 읽어주기도 했다.

MBC의 박근혜 띄우기는 교묘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9월10일에는 기사 첫 문장이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자 대결에서 박 후보가 안 후보를 7.5%포인트 앞섰다”고 보도했다. 박 후보가 양자 구도에서 앞선 날은 양자구도를 먼저 보여줬지만 10월3일, 다시 박 후보가 뒤쳐진 것으로 나타나자 다자구도를 강조했다. 박 후보의 지지율 변화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첫 문장은 늘 박 후보가 1위인 것으로 전달됐다.

심 기자는 “사안 자체가 특정 정파나 진영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반대의 측면이 무시되거나 축소돼 사안의 본질을 넘어 유리하거나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심 기자는 “해당 사안의 비중이나 본질에 어울리지 않는 방식의 기사를 취급해 물타기하거나 전혀 다른 사안을 같은 비중으로 묶어서 처리하기도 하고 비중이 다른 사안을 기계적인 균형을 내세워 동등하게 취급하는 경우도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광고주 편향은 훨씬 더 노골적이다. 역시 MBC 보도인데 지난해 8월16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구속됐을 때 MBC는 “김 회장이 직접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해 성사시킨 신도시 건설사업, 세계 1위를 목표로 미국 기업까지 인수합병해 추진한 태양광 사업, 회장 이름을 내걸고 밀어붙였던 사업들이 동력을 잃게 될 것을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외롭고 힘든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도 곁들였다.

심 기자는 “광고주 편향은 단순히 광고주인 재벌과 대기업, 대자본을 칭찬, 미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들의 주장을 검증없이 받아들이는 행위, 관련된 개인들을 미화하거나 신비화하는 행위도 포함된다”면서 “노동자 등 다른 세력과의 갈등관계에서 성장이나 안정, 시민들의 불편을 내세우는 것도 역시 광고주 편향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왕실 관련 보도를 연상하게 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 관련 보도도 사례가 될 수 있다.

기자들이 흔히 취재 대상과 심리적 거리 두기에 실패하는 건, 폐쇄성이 높은 출입처일수록기자와 취재원이 정상적인 관계를 넘어 유착이라고 표현할 만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기 때문이다. “칠흙 같은 어둠 속에 청와대 내부만 환하게 불이 켜져 있다”, “친인척 측근 비리 의혹의 충격을 딛고 일 중심의 경제 사령탑 행보를 재개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문장은 기자라기 보다는 청와대 대변인의 어법을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를 둘러싼 논란도 저널리즘의 위기를 드러냈다. 대부분의 방송사들이 청와대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쳤다. 자금 출처에 대한 의문도 없고 대통령실과 공동명의로 구입한 정황에 대해서도 아무런 문제의식을 보여주지 않았다. 심 기자는 “기사를 살펴보면 관찰자가 아니라 해명 당사자가 된 듯한 화법을 사용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밝혔다’나 ‘주장했다’도 아닌 사실 그 자체로 묘사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심 기자는 “청와대와 재벌과 관련된 기사에서는 심정적인 동화까지 나타나 객관적인 관찰자로서가 아니라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내면 묘사를 하는 등 상상력으로 기사를 쓰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런 식의 기사 작성은 기자가 취재원과의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지만 의도적으로 출입처 관리를 위해 행해지는 경우도 있으나 언론의 기본적인 신뢰를 상실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마찬가지 해악을 미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사 이기주의 보도의 대표적인 사례는 KBS의 KBS 수신료 인상 관련 보도다. 2011년 4월19일 국회에서 열린 수신료 공청회를 보도하면서 17개의 녹취 가운데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내용은 3개 밖에 안 됐다. 국민 70%가 수신료 인상을 찬성한다는 자체 설문 조사 결과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애초에 설문 구성부터 결과가 뻔한 조사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KBS는 민주당과 도청 공방 등에서도 자사 이기주의적 보도를 되풀이했다.

권재홍 앵커가 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맞아서 허리 부상을 입었다는 MBC 보도는 자사 이기주의의 극단을 보여준 사례다. 폐쇄회로(CC)TV 화면이 공개되자 다음날 MBC는 정신적 충격이라고 말을 바꿨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사로 내보낸 것도 문제지만 자사 앵커의 동정을 메인 뉴스 첫 소식으로 다룬 것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스를 자사 이기주의의 도구로 활용한 셈이다.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본문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습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심 기자는 “무서운 것은 언론사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용상의 선의의 경쟁이 아닌 이런 자사 이기주의에 의탁한 비정상적인 경쟁 행태가 점차 늘어나고 있고 일선 기자들이 이런 문제를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당수의 자사 이기주의 사례는 회사 이익의 극대화라기 보다 회사 내 특정 세력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뉴스의 사유화라고 규정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도 의미심장하다.

심 기자는 “자사 이기주의적 보도에 동원되는 기자들은 해당 사안을 직접 종합적으로 취재해서 보도하는 게 아니라 회사에서 정한 입장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기사를 작성하면서 기본적인 기사 작성의 원칙에 무감각해지게 된다”면서 “회사에 충성하는 통상의 회사원으로 스스로를 규정함으로써 언론인으로서의 비판적 사고 방식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시청률에 집착하는 보도의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8월24일 SBS 보도가 꼽혔다. 스쿨존에서 과속을 하면 안 된다는 내용인데 어린이들을 차로 들이받는 CCTV와 블랙박스 영상을 계속해서 보여줬다. 선정성을 넘어 끔찍한 수준이었다. 성매매 업소에 급습하는 영상이나 무참한 폭력이 자행되는 CCTV 영상, 각종 동물 관련 기사 등 박력있는 영상,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영상에 집착하는 편집이 부쩍 늘어난 것도 주목된다.

심 기자는 “과도한 연성화도 시청률 집착의 전형적인 현상”이라면서 “단순한 눈요깃거리 기사, ‘동물농장’ 류의 기사, 아무런 구체적인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 삶의 체험 현장 스타일의 기사를 내보내는 것도 시청률 집착과 경쟁을 위해 저널리즘을 희생시키는 잘못된 행태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사건을 사실 확인 없이 서둘러 내보내 네티즌들의 관심에 편승하려는 경우도 흔하다.

다음 기사를 보자. “서울의 북쪽 끝 도봉산. 산등성이마다 노랗고 붉은 단풍이 천연색 수를 놓았습니다. 붉은 빛깔로 물든 암자는 한 폭의 수채화입니다. 정산에 오른 등산객들은 울긋불긋한 산세를 내려다 보며 산행의 피로를 잊었습니다.” 심 기자는 “기자는 산 정상에 오른 등산객을 보았을 뿐이지만 기사에서는 ‘산행의 피로를 잊었다’며 등산객들의 생각을 미뤄 짐작해 묘사한다”며 “일종의 독심술”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방송국에서 아이템 결정권은 국장-부장-데스크-기자 순으로 이어지는 하향식 구조 안에 있다. 개별 기자의 취재에 의해 발굴되는 상향식 구조도 있지만 그 구조는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게 심 기자의 설명이다. 가뜩이나 우리나라 기자 사회 교육은 선배-후배의 도제식 교육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나마 경찰 기자 시절을 제외하면 체계적 재교육의 기회가 드물다. “선배들에게 입력돼 있는 관습을 무의식적으로 내재화할 개연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심 기자는 가장 폐해가 큰 것은 “이목이 집중되는 기사가 있을 때 경쟁을 위해 무리하게 기사를 벌리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관습적인 벌리기 편집의 폐해는 기사를 위한 기사를 씀으로써 불필요한 과장과 왜곡을 낳고 더 나아가 이런 왜곡된 편집으로 인해 다른 의제들이 실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데 있다. 주말에는 날씨 스케치를, 여름에는 해병대 병영 체험을, 겨울에는 특전사 동계 훈련을 배치하는 강박관념이 기사를 위한 기사를 만든다.

심 기자는 “스케치 기사 자체로는 비난거리가 아니지만 원론적으로 기사는 문학적 글쓰기가 아니며 이런 표현 양식에 길들여져 비판정신을 잃어버릴 경우 정치적 편향, 광고주 편향 기사를 생산하게 될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심 기자는 “날씨 스케치의 표현 방식이 대통령이나 재벌 회장의 마음을 읽고 미묘한 감정까지 묘사해 낼 수 있는 능력으로 변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석태 기자의 보고서 '저널리즘의 7가지 문제'는 방송기자연합회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http://reportplus.kr/?p=5634&aid=5635&sa=1)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2013년 1월 11일 금요일

‘삼성공화국’ 언론의 낯 뜨거운 회장님 생일 보도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1-10일자 기사 '‘삼성공화국’ 언론의 낯 뜨거운 회장님 생일 보도'를 퍼왔습니다.
[비평] 실시간 중계급 기사에 드레스코드까지 보도… “가십거리 확대해 광고주에게 존재감 보인 보도”

이건희 회장 72세 생일 관련 기사는 9일 밤 11시 기준 200여 건이 넘었다. 언론은 마치 생중계하듯 분 단위로 현장 상황을 소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30여 개 언론사가 현장을 취재했다. 이를 두고 일선 기자들과 언론운동단체에서는 ‘한국 최대 광고주 삼성에 대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과도한 보도행태’라고 지적했다.
텍스트 기사 기준으로 일부 언론은 6건의 이건희 회장 생일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포털사이트에 ‘이건희’와 ‘생일’을 키워드로 넣어 검색하면 경제지와 인터넷언론을 중심으로 총 200여 건 이상의 기사가 검색된다. 마치 실시간 중계처럼 ‘○○분에 ○○○이 입장했다’는 내용은 물론 드레스코드를 소개한 기사도 눈에 띄었다.
헤럴드경제는 생일에 맞춰 이틀 동안 총 6건의 기사를 내보냈다. 특히 10일 (이건희 회장 생일에 등장한 아줌마 오빠부대...무슨일?)에서 이 매체는 이날 행사가 열린 신라호텔 주변에 40~50대 여성 대여섯이 이건희 회장을 기다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다른 기사에서 행사에 노래를 부른 걸그룹 시스타의 ‘소감’을 보도하기도 했다.
헤럴드경제는 앞서 9일 5.9매 분량 기사를 기자칼럼 형식으로 내보냈다. 이 매체는 (“새로운 도전의 시작” 72세 ‘청년 이건희’ 혁신의 끝은…) 제하 제목 기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경영 마인드, 리더십을 소개하면서 “도전과 혁신의 72세 청년, 이 회장의 행보에 ‘기대감’이란 표현을 붙이는 것이 아깝지 않은 이유”라고 썼다.

▲ 헤럴드경제 누리집에서 '이건희'를 검색한 결과. 총 6개의 텍스트 기사가 검색된다. 헤럴드경제 누리집에서 갈무리.

민영통신사 뉴스1은 7.3매 분량 (‘오마주 투 유’ 이건희 회장 72주년 생일 축하연 마무리)로 이 소식을 내보냈다. 특히 뉴스1은 이건희 회장의 손주들의 꽃과 음성 선물에 대해서도 자세히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 회장은 소박하더라도 손주들의 정성이 들어있는 선물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경제도 (이건희 회장 72세 생일 선물은? ‘1000년 가는 갤럭시S3’) 6.2매 분량 기사에서 손자들의 선물에 대해 “이 회장 역시 손자, 손녀들의 목소리가 꽃에서 나오자 웃음을 지으며 눈시울을 적셨다”며 자세히 보도했다. 이 매체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스탠드에도 이 기사를 노출했다.
뉴스핌의 경우, 분 단위로 현장 분위기를 자세히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건희 회장, 72회 생일 만찬…부사장 이상 300여명 참석) 제하 제목 5.1매 분량 기사에서 이 회장 일가의 드레스 코드는 물론 주요인사들의 도착 시간까지 보도했다. 아이뉴스24 6.5매 분량 (이건희 회장 생일 만찬에 350여명 참석) 제하 제목 기사 내용은 뉴스핌과 유사했다.

▲ 서울경제 1월 10일자 13면

관련 기사를 보도한 한 언론사의 산업부장은 1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 같은 ‘이건희 생일 보도’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기사 가치가 있지만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문들이 과도한 보도를 하는 것은 최대 광고주 삼성에게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공인에 대한 소식을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보도하는 것일 수 있지만 취재원에게 아부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보도는 독자에 대한 예의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언론사에게는 새해 벽두부터 광고를 딸 수 있는 건수”라면서 “언론이 가십거리를 어마어마한 량으로 보도한 것은 그야말로 한국이 삼성공화국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추혜선 총장은 이어 “광고주 삼성에게 구걸하는 행태로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서울경제는 13면에 (72세 이건희, 지칠줄 모르는 혁신경영)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건희 회장과 사돈관계인 홍석현 회장의 중앙일보는 10일자 인물면 (이건희 회장, 부사장급까지 초청 생일 만찬) 기사, 한국경제는 (이건희가 받은 생일선물은 ‘옻·자개로 장식한 갤S3’) 등 기사를 게재했다. 연합뉴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원고지 3.6매 분량의 (이건희 회장, 72번째 생일 맞아 신라호텔에서 만찬) 제하 제목 기사를 내보냈다. 파이낸셜뉴스는 10일자 1면에 사진과 함께 이 소식을 전했다. 머니투데이와 매일경제는 10일자에 관련 사진기사를 게재했다.
삼성 홍보팀 정재웅 부장은 1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자들에게 ‘사내 행사이니 가급적 취재를 오지 말라’고 부탁했고, 보도자료를 내지도 않았지만 기자들이 70여 명 왔다”고 밝혔다.

▲ 중앙일보 1월 10일자 26면 인물면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2012년 2월 9일 목요일

다급한 종편, ‘덤핑·대포 광고’ 넘쳐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08일자 기사 '다급한 종편, ‘덤핑·대포 광고’ 넘쳐난다'를 퍼왔습니다.
[종편 광고 비상] 지상파 대비 4% 단가 ‘헐값’ 판매도…“킬러 콘텐츠 없이는 생존 위태로워”

“월 1억에 15초 기준 700회 횟수 제공, 보너스율 2400%”. 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광고주(대행사)에 배포한 ‘2월 광고 특별 판매안’의 일부 내용이다. 보너스율이 2400%라는 것은 단순 계산으로 해도 정가 광고 액수보다 24배 만큼 광고를 ‘덤’으로 주겠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방송사에서는 보기 힘든 상황으로, 신문사에서 광고비를 받지 않고 싣는 ‘대포 광고’와 비슷한 경우다. 시장에서 ‘점포 정리’ 팻말을 내걸고 헐값에 물건을 ‘방출’하는 가게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을 표방한 이들 종편에서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요즘에 종편쪽에 연락해 보면 계속 회의 중이라고 하고 만나서도 내부 얘기를 안 한다”며 “지금이 광고비수기이기는 하지만 너무 상황이 좋지 않다”고 종편쪽 상황을 귀뜸했다. 지난 12월 언론과 광고업계쪽에 활발히 자사 프로그램을 홍보하며 영업을 뛰었는데 개국 3개월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전언이다.


채널A 드라마 <컬러 오브 우먼>. ©채널A

채널A의 2월 광고 판매 상황도 이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인 셈이다. 채널A는 ‘비수기 한시 판매’를 내걸고 월 1억 원 이하에도 ‘월 3천만 원, 120회 횟수제공, 보너스율 1300%’, ‘월 5천만 원, 250회 횟수제공, 보너스율 1700%’ 등 파격적인 판매 계획을 밝혔다. 심지어 간접광고도 20~40% 할인을 하기도 했다.

TV조선 창사특집 드라마 <한반도>. ©TV조선

조선일보 종편 TV조선의 경우에도 보너스율이 수백%에 달했다. 2월 광고 판매 ‘기본 운영가이드’를 적용할 경우, 1억 원을 청약할 경우 550%, 5천만 원은 500%, 3천만 원은 450%, 천 만 원은 400%의 보너스가 제공됐다. 지난 6일 첫 방송에서 자사 정규 프로그램 시청률에서 최고치를 기록한 드라마 의 광고 보너스율도 500%(8천만 원 청약) 이상에 달했다.
중앙일보 종편 JTBC만이 보너스율이 일반적인 케이블 업계 수준이었다. 정기물 보너스가 100%로 가장 높았고, 장기청약 보너스(30%, 50%), 프리미엄 보너스(30%, 50%), 기본형 보너스(20%) 순으로 공개됐다. 
종편쪽은 높은 보너스율에 대해 다양한 요인이 반영된 결과라는 입장이다. TV조선 광고팀 관계자는 “(광고)청약이 안 들어와서 그럴 수도 있지만 (회사별 광고)가격 정책까지 결부돼 있어 이유를 딱 부러지게 말할 수 없다”며 “보너스율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종편의 보너스율은 OBS 등 지상파와 CJ E&M, YTN 등 케이블 방송사보다도 높아 이례적인 수준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에 따르면, KBS2는 지난 1월 정기물의 보너스율이 30% 수준이었고 판매율이 저조한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최고치가 100%였다. 보너스율이 높은 편에 속하는 OBS의 경우에도 1년 광고주의 경우 400%까지만 보너스율을 제공했다.
김인섭 코바코 홍보팀장은 “보너스율은 방송사·프로그램·월별로 달라지는데 KBS·MBC는 수백%씩 보너스율을 주는 게 거의 없다”며 “지상파에는 비수기에만 보너스율이 있는 정도이고, 시청률이 안 나오는 프로그램도 100% 이하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원식 한국CM전략연구소 국장은 “케이블은 200~2000%까지 보너스율이 있지만, YTN·tvN·OCN은 정가 처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너스율은 100% 이내로 하는 게 정상적인데 보너스율이 2000%라는 것은 사실상 광고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국 초기 지상파의 70% 수준에서 최근에는 20~30% 수준으로 단가가 내려갔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공개된 2월 보너스율만 봐도 채널A는 4%(100/2400), TV조선은 18%(100/550) 수준까지 단가가 내려간 것이다.


JTBC 드라마 <빠담빠담>. ©JTBC

JTBC도 보너스율이 종편사 중에서 상대적으로 낮지만 광고 상황이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AGB닐슨이 작년 12월1일부터 올해 1월8일까지 종편의 평균 시청률(수도권, 전체 가구)을 조사한 결과 JTBC 0.5%, 채널A 0.32%, TV조선 0.313%, MBN 0.289%로, JTBC의 시청률이 가장 높지만 광고 시장에서 보통 마지노선으로 보는 1%에도 못 미쳤다. JTBC의 광고 매출도 높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회사 정책적으로 보너스율을 높게 잡지않을 수 있다. 또 이들 종편들이 ‘광고 직거래’를 하기 때문에 실제 보너스율은 공개치보다 더 높을 가능성도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종편 시청률이 0%대이고 JTBC를 제외하면 일반 케이블보다도 뒤처져 있다”며 “종편사들이 모기업 신문사의 힘을 뒤에 업고 하는 영업이 우려돼 지금은 몇몇 광고주들이 광고 집행을 하고 있지만, 계속 시청률이 안 나오면 광고 집행이 곤란하다”고 현재 종편의 광고 집행 상황을 전했다.
결국, 이처럼 파격적인 보너스율은 광고 비수기임을 감안하더라도 개국 초기에 지상파 광고 단가의 70% 수준으로 알려진 종편의 광고 단가가 이미 시장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평가받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종편들이 비상식적인 보너스율을 내걸 정도로, 광고주들이 종편쪽에 지갑을 닫은 결과이기도 하다.
이미 제작비를 상당히 투여했지만 시청률이 오르지 않고, 광고도 저조한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어 종편 내부의 고민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주들이 종편쪽에 소극적으로 광고를 집행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종편을 둘러싼 광고·언론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종관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1월 보고서를 통해 “‘제작투자 확대→시청률 상승→광고비 증가’의 관계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 즉 종합편성 PP의 광고가치가 왜곡되는 경우 종합편성 PP가 미디어 및 광고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선정적인 콘텐츠를 만들거나, 광고를 끌어오기 위해 ‘조폭식’ 영업이나 ‘광고-기사 바꿔치기’ 영업 등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원식 국장은 “변수는 킬러 콘텐츠와 총선 이후 정치상황”이라며 “과거 SBS 개국 당시와 달리 지금은 채널이 수백 개나 경쟁하는 상황이어서 올해 시청률에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종편사는 자리를 잡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채수현 언론연대 정책위원은 “정권이 종편에 줄 추가 특혜가 없는 상황인데다 오히려 총선이 끝나고 나면 야권에서 종편 규제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며 “정권 말기 종편은 존폐 여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종편, 애국가 시청률에 매출은 월 30억원?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8일자 기사 '종편, 애국가 시청률에 매출은 월 30억원?'를 퍼왔습니다.
개국 효과 사라졌나, 분위기 싸늘 "시청률 못 올리면 생존 불투명"

시청률에서 고전하고 있는 종합편성채널들이 1월 들어 목표했던광고물량을 채우지 못하는 등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종편채널이 제작비를 만회하려면 종편 1개 사당 연간 1000억~2000억 원 정도의 광고매출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간 매출이 예상 목표치의 4분의 1 수준도 안 될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광고주들에게 지상파대비 70% 수준에 해당하는 광고비를 요구했던 종편들이 30% 수준까지 낮춰서 부르거나 한번 광고하면 3~4번씩 광고를 틀어주는 편법으로 영업을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기업에서도 개국 때와는 달리 냉랭한 한기가 느껴진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종편 개국 효과는 끝났다”고 말했다.
광고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종편의 광고매출이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목표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신문의 영향력만 믿고 광고수주를 자신했던 한 종편의 경우 광고매출이 월 30억 원 수준에 그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월 30억 원이면 연간으로 따지면 400억 원도 안 되는 금액이다. 제작비만 연간 10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큰 폭의 적자가 불가피한 것이다.



종편 개국 이전 1개 사당 연간 1000억~1200억 원 정도의 광고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국방송광고공사 추산)했었는데 지금 추세대로라면 4개사 전체를 합친 광고비가 1200억 원 수준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종편채널들은 광고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매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광고가 심상치 않다는 조짐은 종편 안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종편들은 평일 낮·심야·주말 시간대의 상당부분을 재방송으로 채우고 있다. 채널A와 같은 일부 종편들은 개국 한 달 만에 예능프로그램들을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등 제작비 감축에 들어갔다. 드라마에서 1%대를 넘으며 선전하고 있는 JTBC조차 주말 재방송 시간을 늘리는 등 비용절감에 나섰다.
영업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종편으로부터 광고 요구를 받았다는 한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종편이 지상파대비 70%의 광고비를 요구했지만 지금은 30% 수준이라도 좋으니 광고를 달라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아예 “종편이 요구하는 광고단가라는 게 전혀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내보낼 광고가 없어 종편에 1회 광고를 하면 보너스로 3~4번씩 더 내보내 주고 있는데 지상파 대비 70%라는 광고단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대기업 관계자에게서도 같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1억 원을 주고 광고를 하면 10번씩 내보내 준다. 오히려 광고가 너무 많이 나가면 소비자들의 눈에 거슬리는 등 역효과가 나기 때문에 광고 노출을 제한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라고 말했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종편을 소유한 신문사의 영향력이 있다고 해도 평균 시청률이 0.3%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2~3년 안에 종편채널 가운데 한 두 곳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특히, 종편이 신문의 영향력을 이용해 영업에 나서는 순간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종편이 독기를 품거나 상황을 오판해 신문의 영향력과 광고를 엮는 순간 방송과 신문 두 매체 모두 망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경쟁사인 비종편 신문사들과 지상파 방송이 모두 들고 일어날 텐데 종편이 감당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종편의 개국 효과는 사실상 끝났다”면서 “5~6% 이상의 시청률이 나오는 히트 드라마를 만들어 내야 지상파로 흘러 들어가던 돈이 종편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계열사에 자체 판단으로 종편에 광고를 하라는 방침을 내려 보낸 상태다.
박원기 코바코 광고연구소 연구위원은 “대 언론관계 때문에 종편 개국 초기 기업들이 광고를 밀어줬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정권이 바뀌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시청률 등 자료에 근거하지 않고 터무니없이 광고를 집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