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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4일 목요일

20대는 정말 ‘막장’만 있나?


이글은 미디어스 2013-03-14일자 기사 '20대는 정말 ‘막장’만 있나?'를 퍼왔습니다.
[20대 오해와 진실] 언론, ‘20대’ 타자화

소크라테스도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 말세다.” 소크라테스도 말한 적 있다고 알려진 ‘젊은이’들에 대한 클리셰 같은 말이다. 그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걸 논리적으로 증명해보는 일은 생각보다 매우 간단하다. 만약 시대를 초월해 저 말이 진실이었다면 ‘버릇이 없는 애들보다 버릇이 없는 애들보다 버릇이 없는 애들보다 ... 더 버릇이 없는’ 그런 세대가 사회를 유지해간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았겠는가. 버릇이 없는 게 아니라 다른 것이라는 인식을 사실 쉽게 하기는 어렵다. 전자의 방식으로 사고하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는 20대를 대상으로, 심지어 20대들도 10대들을 대상으로 ‘요즘 애들’이라는 말을 꺼내는 일이 흔해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언론도 이런 식으로 젊은 세대를 ‘타자화’하는 데 한 몫 한다. 10대, 20대의 새로운 문화에 대해서 ‘경악’하게 만드는 기사나 그들의 범죄 사실을 소개하는 기사들이 매일같이 넘실댄다. 3월 4일부터 3월 8일부터 국내에 발행된 모든 기사 중 제목에 ‘20대’가 포함된 기사는 159건이다. (참조: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가온) 그 중 57건의 기사는 20대의 범죄를 다룬 사회면의 사건․사고 기사였다. 10대의 범죄를 다룬 기사도 같은 기간 35건이나 됐다. 대학생, 여대생, 명문대생, 청소년, 중학생, 고등학생과 같이 나이대와 긴밀하게 연결된 직업 명사가 등장하는 범죄 기사들을 포함하면 그 수는 곱절로 늘어난다.

▲ 20대의 범죄를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는 언론 (포털 화면 캡처)

소위 ‘기성세대’의 범죄는 미디어를 통해 얼마나 다뤄졌을까. 같은 기간 30대가 용의자인 범죄는 48건, 40대는 35건, 50대는 43건, 60대는 14건, 70대는 7건이 기사로 다뤄졌다. 기성세대의 범죄의 경우에도 연령을 기준으로 한 단어 대신 직장인, 고위급 간부, 정치인 등의 직업 명사를 동원해 보도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청소년, 대학생’ 등의 단어와 달리 특정 연령대를 지칭하기 보다는 특정 직업군의 부도덕성을 가리키는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똑같이 볼 수는 없다.

‘젊은 세대의 범죄’ 과장하는 언론

20대는 정말 30~50대에 비해 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나. 10대의 범죄는 다른 세대와 비슷하게 많이 나타나는가. 이 질문에 ‘예스’라고 답할 수 있다면 언론의 이러한 보도 양태는 그저 현실을 반영할 뿐, 편향은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허나 통계가 보여주는 진실은 언론 보도가 젊은 세대의 범죄를 실제에 비해 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1년 경찰청범죄통계에 분석된 범죄자의 범행 시 연령 통계에 따르면, 2011년 전체 범죄 181만 5233건 중 20대의 소행인 것은 29만 7667건이다. 30대 40만 6994건, 40대 51만 3732건, 50대 34만 8708건으로 최소한 20대의 범죄 건수는 30-50대보다는 적다. 10대, 즉 미성년자의 범죄 건수는 8만 6616건이다.

▲ 범죄자 범행시 연령 ⓒ경찰청 수사국 수사과

(범죄건수를 통해 20대보다 기성세대가 사실은 더 ‘나쁘다’고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인구 구성비에서 차이가 있고, 청년보다 중장년층이 범죄를 더 많이 저지르는 까닭에 대해서는 범죄학에서 다양한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노년층의 범죄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경찰청범죄통계와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연령별 범죄건수를 종합하면 매체들이 10대, 20대의 범죄를 더욱 민감한 잣대로 보도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단순한 보도 건수로도 차이가 나지만, 종이신문의 경우 보도 면, 인터넷신문의 경우 메인화면 배치되는 범죄 보도는 젊은 세대의 소행인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대 막말남, 20대 막장녀 같은 보도도 같은 맥락이다.
20대가 기성세대에게 폭언을 행사하는 일과, 기성세대가 20대에게 폭언을 행사하는 일의 횟수를 비교하면 사실상 후자가 현실에 더 많을 것이다. 다만 이 20대와 기성세대의 관계에 대한 유교적인 장유유서의 잣대를 들이대 후자는 그럴 수도 있는 일로, 전자는 세상이 망하는 소리가 들리는 일로 포장할 뿐이다.
지면의 한계를 비롯한 제약 덕에 미디어는 나름의 기준에 따라 사건들의 뉴스 가치를 판별하여 어떤 것은 기사화하고 어떤 것은 버린다. 이것은 언론의 기본적인 원칙이다. 그 ‘나름의 기준’이 잘못되었을 가능성, 특정한 집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뉴스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범죄 사실이나 행동 양식, 문화에 대해서 더욱 민감한 잣대가 작용되고 있다는 점만은 엄연한 사실이다. 20대 범죄가 기성세대의 범죄보다 흥미롭게 여겨지기 때문일 테다. (논외지만, 외국인 범죄가 내국인 범죄에 비해 훨씬 적게 일어남에도 더 큰 문제로 다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 통념에 부합하는 기사를 쓰기 때문인지, 혹은 기자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가치가 10대와 20대에게 더욱 가혹하게 작용되고 있기 때문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문제는 어찌됐든 이러한 보도 편향이 10대, 20대에 대한 사회, 기성세대의 인식을 왜곡하는 영향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의 ‘경악스러운’ 범죄 소식을 접한 어른들이 “요즘 애들은 왜 그렇게 하고 다니나 모르겠다 우리 땐 안 그랬는데 넌 그러지 말아라” 하는 이야기들을 재생산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말하고 싶다. 20대도 ‘싸가지’ 있다고. 얼마나 우리가 예의를 지키는 옛 전통에서 멀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기성세대만큼의 상식은 가지고 살고 있고, 사리를 판별할 줄 안다고 말이다. 언론의 자극적 보도를 기준으로 10대, 20대를 모두 매도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전에 언론들이 먼저 정신 차리고, 사건․사고 보도에 있어서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세대 갈등을 조장하는 언론은 백 번 생각해도 옳지 않다.      

▲ 고함20 김선기 대표
기성 언론에서도 20대는 ‘핫’한 주제다. 20대가 저지른 범죄, 20대의 여론, 20대의 문화 등은 허구한 날 다뤄지는 단골 소재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20대의 목소리가 기자들에 의해 윤색된다는 것이다. 20대는 언론을 통해 ‘삼포 세대’, ‘개념 없는 세대’,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와 같은 방식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20대 전체가 통으로 묶을 수 없는 매우 다층적이고 개별화된 집단이라는 팩트는 무시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체계적 왜곡은 20대에게 낙인을 찍기도 하고, 20대에 대한 정책적 논의를 할 때도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붕 뜬’ 정책들을 만들기도 하면서 부정적 효과를 창출한다.
앞으로 이 연재에서는 20대의 한 사람으로서, 또 ‘20대의 목소리를 직접 내는 것’을 큰 목적으로 하는 언론매체 (고함20)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20대에 대한 오해들의 진위를 심층적으로 다뤄보려고 한다. 

김선기 / 고함20 대표  |  webmaster@mediaus.co.kr

2012년 12월 19일 수요일

"투표가 뭐가 중요하냐구요? 졸라 중요합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19일자 기사 '"투표가 뭐가 중요하냐구요? 졸라 중요합니다"'를 퍼왔습니다.
[정희준의 '어퍼컷'] 20대가 이런 거였어!?

사실 제가 대학 다닐 땐 '정규직,' '비정규직'이란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취업의 목표가 '종합상사' '은행' '건설회사' 뭐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초등학생도 정규직이라고 한다지요.

정규직은 이제 인격에 앞서는 그 무엇이 되었고 그것으로 사람을 품평하기도 합니다. 딸 결혼시키려는 부모가 사윗감 고를 때 가장 먼저 따지는 게 "정규직이에요?"라더군요. 또 명절날 만난 친척 어른은 직장에 다닌다고 했는데도 굳이 "정규직이냐?"라는 송곳 같은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던진답니다.

정규직이라는 단어는 이 시대가 불안의 시대로, 그리고 생존만을 쫓는 메마르고 인정머리 없는 시대로 전락했음을 듬뿍 가르쳐 줍니다.

"20대가 이런 거였어!?"

대한민국은 먹고살 만해졌다는데 20대는 왜 이렇게 힘들고도 복잡할까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등록금에 학원비도 내야하고, 당연히 돈이 모자라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공부할 시간은 부족하고, 이도 저도 안 되니까 휴학을 했다가 졸업은 해야겠다는 생각에 대출을 받는 게 요즘 청춘들의 삶입니다.

요즘 대학 졸업식이란 수많은 청년들을 채무자로 만들어 세상으로 몰아내는 세리머니가 돼버렸습니다. 은행에 다니는 분이 그러시더군요. 대학 졸업하면서 500만 원 이상 대출을 받은 청년들은 그 빚을 중년이 돼서도 못 털어낸다구요. 그러니 요즘 청년들을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라 부른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청년들에게서 사랑마저 앗아간 사회. 이게 도대체 제대로 돌아가는 세상입니까.

요즘 대학을 졸업하고서도 스펙에 '올인'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미래를 위해 열심히 하셔야죠. 그런데 문제는 스펙에 올인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관문을 통과하는 건 더 힘들어진다는 겁니다. 정규직 취업의 기회는 점점 줄고 있죠, 거기에 후배들까지 계속 밀려오죠, 게다가 번듯한 직장의 대표 격인 공기업마저 민영화 되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 취업 기회가 계속 줄어드는 지금의 현실에서 여러분의 미래는 바뀌기 어렵습니다. 더욱 더 심한 병목 현상 속에서 여러분들만 서로 박 터지게 싸우게 되는 겁니다.

지금 우리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생산성을 지닌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데 가난한 사람은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모순이죠. 우리 사회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보다 더 못 살던 옛날에도 직장에 들어가면 그곳이 바로 평생 직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빛나는 경제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이라는데 왜 평생 직장은커녕 정규직도 잘 보이지 않는 것일까요. 이 문제를 도대체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생각해봅시다. 여러분들이 지금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이유는 '뽑히기' 위해서입니다. 기업에 의해 뽑히기 위해 여러분의 청춘을 다 바치고, 대출까지 받고, 또래 친구들이 먼저 자빠지기를 기도하기도 하지만 실상 뽑히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이걸 바꿔야 합니다. 여러분이 그들에 의해 뽑히려 발버둥 칠 게 아니라 그들이 여러분을 뽑게 만드는 겁니다. 그들로 하여금 여러분들을 뽑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드는 겁니다.

 
ⓒ프레시안(최형락)

차라리 세상을 바꿔라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오늘 대통령 선거가 있잖아요. 투표하면 됩니다. 투표한다고 세상이 바뀌냐고요? 바뀝니다.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하냐고요? '졸라' 중요합니다.

스펙 쌓기보다 투표하기가 여러분의 미래를 바꾸기 쉽습니다. 여러분들이 뽑히기 위해 아등바등 하는 것보다 차라리 세상을 바꾸는 게 차라리 더 쉽다는 얘깁니다. 그렇게 되면 반값등록금 될 거구요, 청년취업 활성화 될 거구요, 정규직 늘어날 겁니다. 또 그렇게 되면요 누구 혼자 스펙 쌓아서 간신히 취직하는 게 아니고 여러분들이 무더기로 취직이 될 겁니다.

두 대선 후보 모두 경제 민주화를 외칩니다. 이거 잘 할 대통령 뽑으면 됩니다. 그런데 경제 민주화가 제대로 되려면 재벌 개혁을 해야 합니다. 이거 없이 경제 민주화 없습니다. 재벌이 잘 돼야 경제가 발전한다는 이야기 많이 들을 거예요. 아닙니다. 지금 재벌들이, 아니 재벌들만 너무 잘 돼서 여러분들 취직이 안 되는 거예요.

한 번 보세요. 5대 재벌이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은 무려 70퍼센트예요. 그런데 이들 재벌이 여러분을 얼마나 취직시켜 줄까요? 3퍼센트도 안 돼요. 그래도 어쨌든 대기업에 취직만 하면 된다고요? 아니에요. 대기업에 입사해도 그 회사에서 임원이 될 확률은 고작 0.6퍼센트밖에 안 된답니다. 이 얘기가 무슨 얘기냐. 입사 동기 167명 중 한 명만 임원이 된다는 얘깁니다. 그럼 이건 또 무슨 얘기냐. 나머지 166명은 나이 쉰 전에 회사에서 쫓겨난다는 얘깁니다.

그럼 중소기업을 한 번 볼까요? 사실 우리나라 고용의 대부분은 중소기업들이 해줍니다. 그런데 중소기업이 재벌들 때문에 호되게 시달립니다. 단가 후려치기, 어음 남발, 일감 몰아주기는 중소기업을 피 말리게 하고 심지어 부도까지 나게 합니다. 결국 재벌은 고용에 기여하기는커녕 고용의 대부분을 떠맡고 있는 중소기업마저 고용을 할 수 없게 괴롭히는 거죠. 여기에 사내 하청과 골목 상권 침해 문제까지 더하면 재벌은 청년 실업, 비정규직, 저임금, 사회 양극화의 주범이지요.

투표하면 바뀝니다

그런데요 이번에 대통령 되겠다고 나선 두 후보 중에서 경제 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정작 재벌 개혁은 모른 채 하는 후보가 있더군요. 이 분은 자기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분입니다. 경제 민주화는 바로 재벌의 횡포 때문에 생겨난 개념입니다. 재벌 개혁 없이 경제 민주화하겠다는 것은 브로콜리를 자꾸 소나무라고 우기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알고 보니 그 분은 반값 등록금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이게 실상은 '차등 등록금'이고 '장학금 확대'더군요. 여러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도 있고 못 받을 수도 있는 공약입니다. 청년 취업도 '활성화 시키겠다,' '확대하겠다'고 수백 번 이야기 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내용은 없더군요.

투표하세요. 작년 서울 시민은 대머리에 이름도 촌스런 아저씨를 시장으로 뽑았는데 시장 되자마자 초등학교 전면 무상 급식 실시하고, 서울시 산하 비정규직 3000여 명을 정규직으로 바꿔주고, 서울시립대학교 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췄습니다. 인문사회 계열 등록금이 102만 원이랍니다. 그래서 많은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지금 '공부만' 합니다.

지도자 잘 뽑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투표하세요. 여러분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이렇게 참 쉽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이야기하세요. 이번에 자식 좀 도와달라고. 참, 아버지께 괜히 그런 말 꺼내면 부자, 부녀 간 의만 상합니다. 제 주변에서 많이 봤습니다. 그러니까 어머니한테 이야기 하세요. 어머니는 들어주실 거예요. 그리고 어머니가 아버지를 설득해 주실 거예요.

정치, 밥 먹여줍니다

청년 여러분. 여러분은 앞으로도 계속 혼자 뽑힐 때까지 스펙을 쌓으시겠어요, 아니면 그들로 하여금 여러분들을 뽑게 만드시겠어요. 여러분은 다니는 학교의 등록금이 일정하게 반값이길 원하세요, 아니면 성적이나 가정 형편에 따라 매학기 등록금과 장학금 액수가 달라지길 원하세요. 후자는 확실히 긴장감(?) 있는 대학 생활을 선사할 것 같긴 합니다.

세상은 바꿔야 할 때가 됐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혼자 외롭게 스펙 쌓는 것보다 함께 투표하면 세상을 확 뒤집을 수 있습니다. 세상 바꾸기가 이렇게 쉽습니다.

청년 여러분. 이제 그만 일어나셔야죠.


 /정희준 동아대학교 교수 

2012년 4월 10일 화요일

20대 유권자, 왜 굳이 투표장에 가려할까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10일자 기사 '20대 유권자, 왜 굳이 투표장에 가려할까'를 퍼왔습니다.


ⓒ양지웅 기자 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투표참여 호소 셔플댄스 행사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김재연 후보와 청년들이 춤을 추고 있다.

4.11 총선을 하루 앞두고 여야 공히 투표율이 얼마를 기록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 승패를 가를 수도권 지역 112개 선거구 중 절반 가량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표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은 투표율이 60%를 넘으면 대부분의 박빙 지역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은 55% 미만이면 해볼 만한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투표율 55%를 승패를 가르는 기준으로 보고 있다. 

55% 투표율을 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가르는 것은 젊은 유권자, 특히 20대가 얼마나 투표장으로 몰려드느냐다. 이번 선거에서 만 19세를 포함한 20대 유권자는 739만여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18%다. 

20대를 제외한 연령대에서 평균 60%의 투표율을 기록한다고 가정할 때, 20대가 지난 18대 총선처럼 30%대의 투표율을 기록하면 전체 투표율은 54%가량으로 떨어져 새누리당의 승리가 예상된다. 반면 20대 투표율이 윗세대 평균투표율과 비슷하면 야권의 승리가 점쳐진다. 20대가 전체 투표율과 이에 따른 선거 승패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야권 투표참여 호소에 보수세력은 '정치냉소' 퍼트리기 전략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선거 승패의 관건으로 떠오르면서 야권은 투표 참여 호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명숙 대표 등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대학가, 시내중심가 등 20대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서 집중 유세를 펼치고 있다. '나꼼수' 멤버들도 시청광장에 이어 부산의 주요 대학가를 순회하며 "11일은 '가카'데이"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야당 지지자들과 주요 정치인들은 '투표율 70%를 넘으면 00을 하겠다'라는 '이색공약'을 내걸고 유권자들의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투표율이 70%가 넘으면 망사스타킹과 미니스커트를 착용하겠다"고 했고, 명진스님은 "투표율이 70%가 되면 힙합바지를 입고 개다리춤을 추겠다"라고 하기까지 했다. 한명숙 대표는 '롤리폴리' 춤을 추겠다고 했고,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뽀글이 파마를 하고 유시민 대표는 보라색 염색을 하겠다고 했다. 


ⓒ양지웅 기자 7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투표참여 호소 셔플댄스 행사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김재연 후보와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에 더해 안철수 원장도 "투표율 70%가 넘으면 미니스커트 입고 춤추며 노래하겠다"며 투표 호소에 나섰고, 김제동 씨는 9일 "투표율 70% 넘을 걸로 보고 미리 공개합니다. 온몸으로 투표"라며 상반신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야권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적인 투표 참여 분위기가 형성되자 보수세력은 또다시 젊은 층을 겨냥해 '정치냉소'를 퍼트리며 투표율 낮추기 전략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의 김용민 후보에 대한 집중포화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조선일보)가 투표 전날인 10일 개재한 사설은 보수세력의 전략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설은 "이번 선거판을 통해 정치가 스스로 달라질지에 대한 희망을 상당부분 접었다"고 정치불신을 자극한 후, "저질 의원들이 제발로 국회에 들어간 것이 아니다. 국민이 투표를 통해 그런 그들을 뽑은 것이다"라며 국민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뽑을 만한 사람이 없는데 뽑은 국민이 잘못이라는 얘기다. 사실상 투표하지 말라는 말에 가깝다. 사설은 "우리 정당이 아직 이런 수준이라면 국민도 대의정치 정신에 맞춰 선거 때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잠시 접을 수밖에 없다"라고까지 했다. 

20대들이 왜 굳이 투표장으로 가려할까

그렇다면 4월 11일 투표 당일, 과연 20대들은 투표장으로 몰려가게 될까. 최근 몇 년 간 진행된 과정을 살펴보면 이번 총선에서도 이들은 투표소에서 '냉소'를 떨치고 '개념'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몇년간 진행된 선거가 '세대 대결' 구도로 전개되고 있으며 이 현상속에는 '계급 대결'이 숨어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같은 분석은 암울한 현실에 대한 젊은 층의 분노가 표출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최근 젊은 층의 투표율이 올라가고 이들이 대부분 야권성향인 현상에 대해 (진보 세대가 지배한다)의 저자 유창오 씨는 "지금 사회에 새롭게 진입하는 20대는 중심부 노동시장에 편입될 기회가 거의 없다"며 "보수세력은 2040세대와 그 윗세대가 정치적으로 반목하는 것을 놓고 세대갈등이라고 말하지만, 본질은 계급투쟁"이라고 주장했다. '하류사회'라는 책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계층간의 갈등은 본질적으로 계급간의 갈등이라고 한 일본의 미우라 아츠시와 같은 맥락이다. 세대 자체가 빈곤화되면서 이들의 분노가 정치를 통해 표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지웅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열린 2012학년도 입학식에서 인건 총장 등 서울시립대 관계자들과 입장하고 있다.

20대 젊은이들이 정치불신과 냉소를 버릴 계기가 마련된 것도 중요한 지점이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이 당선되면서 곧바로 서울시립대에서 '반값등록금'이 시행됐다. 또한 오는 5월 서울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1000여명의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다. 정치를 바꾸면 자신의 삶이 실제로 바뀔 수 있다는 '정치적 경험'은 냉소를 버리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 20대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MB정권 심판' 정서가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20대들의 '심판 정서'는 다른 세대와는 조금 다른 측면이 존재한다. 40대 이상이 '먹고살기 힘들어졌다'는 '민생파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젊은 층에서는 MB정권의 '몰상식과 비이성적 행태'에 더 중심이 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동물에 비유하거나 작은 용량의 메모리에 비교하는 등 희화화하는 것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1번 어뢰', 광우병 촛불집회를 차벽으로 막으려 한 '명박산성', 청와대 개입의혹이 있는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을 비롯해 김제동, 김미화, 윤도현 씨 등 연예인들에 대한 프로그램 하차 압력 의혹,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 등등은 젊은이들이 보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비상식적인 일들이다. 그 결과 20대들은 이를 온갖 패러디를 통해 비꼬고 희화화하면서 투표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으로 보인다.


ⓒ민중의소리 합조단이 공식 발표가 있던 20일, 네티즌은 다양한 '북한산'제품들을 소개했다.

아울러 투표가 20대들의 일종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도 20대 투표율 상승이 예상되는 중요한 이유다. 

최근 투표참여 운동이 벌어지면서 '개념녀'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투표가 문화가 되고 있는 현상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투표를 하는 것은 '개념 있는 행동'이고 투표를 하지 않으면 '개념이 없다'는 풍토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각 대학들에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투표하겠다'는 답이 상당히 높은 비율로 나오고 있다. 서울대 학보사가 3월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에서는 투표하겠다는 답이 69.2%에 달했고, 고려대 학보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71.9%가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부산경남지역 대학 학보사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무려 88%의 학생들이 투표 참여의사를 밝혔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투표율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어쨌건 투표는 해야한다'는 문화가 20대에서 상당히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래 집단에서 어떤 행동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는 순간 그 행동은 지속적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정치에 관심없는 듯 행동하는 것이 '쿨'한 것으로 대접받던 풍토가 '투표안하면 개념없다'는 풍토로 바뀌게 되는 것. 결국 지난 6.2 지방선거 때부터 이어진 20대들의 투표참여 열기는 이번 총선에서도 다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일 기자 soultrane@vop.co.kr

2012년 4월 4일 수요일

먹고 사느라 바쁜 20대, 우리의 요구를 걸고 투표하자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04일자 기사 '먹고 사느라 바쁜 20대, 우리의 요구를 걸고 투표하자'를 퍼왔습니다.
[2030 투표혁명이 세상을 바꾼다①] 청년 스스로 '정책'을 만든다

지난 10.26 재보궐 선거 이후, 2030세대가 정치권의 화두가 됐다. 각 정당은 '청년정책'을 만들어 청년노동, 청년주거의 대안을 제시했고, 청년비례대표 선출과정을 통해 청년국회의원 후보를 만들었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들어간 지금, 정치권에서 2030세대에 대한 관심은 사라진듯 보인다. 아니, 반대로 2030세대 스스로가 정치참여를 통해 자신들의 삶을 바꿔야한다는 분위기가 크지 않다. 제대로 된 청년정치인도, 청년들의 눈길을 끄는 청년정책이 없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먹고 사느라 바빠 '정치참여'에 등 돌릴 수 밖에 없었던 10년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 연간 1천만원이 넘는 대학등록금, 높은 전월세 집값까지...먹고 사는 것에 대한 고민과 불안이 문제다. 청년들에게 투표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먼 이야기거나 혹은 괜한 걱정을 하는 사치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재벌 대기업으로 경제가 집중되고,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양산되었다. 그리고 등록금은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올랐다.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불안과 고통은 오롯이 청년들에게 집중되었다. 청년들은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사회적 관심이 적었고 스스로가 각자의 삶을 바꾸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치참여에 소홀했다. 

지난 2004년 총선에서 20대 후반의 투표율은 43.3%로 50대 투표율 74.8%에 비해 31.5% 낮았다. 2008년 총선에서는 20대 후반 총선 투표율이 24.1%로 60대 이상 투표율 65.5%에 비해 무려 41.4% 낮았다. 



ⓒ양지웅 기자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와 청년유니온 등이 지난해 5월11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에서 '최저임금 지키기 공동캠페인'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 임금 현실화와 최저임금 위반업체에 대한 처벌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청년들의 낮은 투표율 결과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세트 하나 사먹지 못하는 시급을 받는 아르바이트생, 수 천만원 빚쟁이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졸업생으로 나타났다. 또 밤샘 노동시간을 버텨도 월급 100만원 정도의 비정규직 말고는 취직할 곳이 없는 청년의 슬픈 현실로 나타났다. 

변화 가능...'무상급식'도 '반값등록금'도 '투표'가 만들어

청년들의 열악한 노동, 고액의 등록금, 비참한 주거형태는 청년들만의 문제도 아니고 청년들이 자처한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사회구조의 문제이고 또한 복잡한 권력의 문제이다. 하지만 그 변화의 주인공은 그 어떤 세대도 아니고 바로 2030세대, 청년들만이 할 수 있다. 

과거의 낮은 투표율은 올해 2012년 더 많은 새로운 투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혼자 도서관에서, 고시원에서 개인의 잘못이라고 자책했던 이야기들을 사회에 요구하고 얻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변화는 그렇게 시작된다'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이후,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대학생들이 몇 년간 광장에서, 거리에서 외치던 구호가 선거를 통해 결실을 맺으면서 서울시립대에서는 반값등록금이 시행되고 있다. 2010년 6.2 지방선거 이후에는 10년간 외치던 초·중학교의 무상급식이 이뤄졌다. 

두 번의 선거를 통해 투표가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경험을 했다. 

직접 '최저임금'을 협상하고 당장 고액 등록금에서 벗어날 수도 있어

이제 청년들이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표장에 나서야 한다. 최저임금, 과도한 노동시간이 고통스럽다면 '투표를 하면 된다' 고액 등록금에 빚을 지고 미래를 담보 잡혔다면 '투표를 하면 된다' 빛도 들지 않는 반지하와 고시원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투표를 하면 된다' 

청년들 스스로가 최저임금위원회에 청년당사자를 위원으로 넣자고 요구하자. 투표를 통해, 이 요구를 내세우자. 총선과 대통령선거 이후에는 청년이 최저임금을 협상할 수 있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의 경험처럼 투표를 통해서 '반값등록금 시행'을 지지하면 당장 내년에 등록금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 투표를 통해 청년들 스스로가 공공기숙사를 확대하고, 미분양된 빈집들을 수리해서 우리에게 생활할 공간을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바늘구멍 뚫기보다 힘들다는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청년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확대하라고 목소리를 내면 청년고용할당제를 통해 고용인원을 늘릴 수도 있다. 비정규직과 인턴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일자리를 달라고 요구하면 그렇게 될 수 있다. 우리세대 청년들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짊어지고 있는 부조리한 사회의 문제에 함께 목소리를 내면 바꿀 수 있다. 

이제 4.11 총선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 청년들이 앞으로 살아갈 우리 사회를 디자인하기 위한 시작은 스스로의 이해관계에 맞는 투표를 함으로써 될 수 있다.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투표를 통해 세상은 바뀔 수 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과거에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던 '2030세대'에게 있다. 


ⓒ양지웅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에서 '3.30 반값등록금, 교육공공성 완전실현 프로젝트 보고있나' 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퍼레이드를 하며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고 있다.

청년유니온 정책팀장 양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