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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5일 목요일

몽둥이 찜질에 똥 지리고... 왜 말 못했냐고요?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11-14일자 기사 '몽둥이 찜질에 똥 지리고... 왜 말 못했냐고요?'를 퍼왔습니다.
[리뷰] '진실을 위한 고통' 영화 (남영동1985)

  
▲ 영화 <남영동1985> 포스터 ⓒ 아우라픽쳐스

"고통스러운 영화다." 

남영동 1985) 시사회를 마치고 함께 영화를 본 동료들이 이구동성으로 내뱉었다. 영화를 보고 감동이나 재미를 느끼는 게 보통이다. 호러물, 납량극처럼 공포를 주는 영화도 있지만, 그러나 (남영동 1985)는 '고통' 그 자체다. 

12일 저녁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 M2관.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 1985) 시사회가 열렸다. 주최 측의 배려인지는 모르겠으나 고 김근태 의장(민주화운동청년연합 초대의장, 민주당 상임고문)과 함께 활동했던 '민청련동지회' 회원들에게 맨 앞열(A열)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미 한 여성회원은 집에서 심장약을 먹고 왔다며 영화에서 받을 충격을 걱정했다.

회원들은 김근태 의장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이 끝까지 영화를 볼 수 있을지를 걱정했다. 김 의장과 함께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무지막지한 고문을 당하고 지금까지도 고통을 받고 있는 민청련 회원과 가족들은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이정희 대선후보들도 객석 중앙에 나란히 앉았다. 

시사회에 앞서 감독과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객석을 향해 인사를 했다. 정지영 감독은 "김근태 의장이 받았던 그 고통을 공유하자"며 영화 내용을 암시했다. 김근태 의장에 해당하는 '김종태' 역을 맡은 박원상씨에 이어서 고문기술자 이근안에 해당하는 '이두한' 역(극중에서는 '장의사'라는 별명으로 불린다)을 맡은 배우 이경영씨가 나서서 인사말을 했다. 

"다시는 (남영동) 같은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유명 배우, 화려한 무대에 즐거워야 할 시사회는 곧 무언가 터질 것 같은 긴장감으로 가득찼다.         

'완전한 항복'을 받아내는 고문의 기술들

▲ 민청련 김근태 의장(맨 왼쪽)이 1988년 6월 30일 김천교도소에 출소한 날 아침 후배 이해찬 의원, 장영달 전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뒤쪽 오른쪽 현수막을 들고 있는 이가 필자다. ⓒ 진성준 의원실

영화는 27년 전인 1985년 9월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시작된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민청련 초대의장 김종태를 잡아들였다. 처음에는 북한 간첩과 접선을 하고, 부산에서 몰래 배를 타고 평양을 다녀온 '빨갱이 간첩'으로 몰아갔다. 그러나 고문을 통해 거짓 자백을 받아내는 형식으로 이런저런 알리바이를 맞춰보지만 '오바했다'고 판단한다. 결국 수사관들은 김종태를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배후에서 조종해 국가전복을 노리는 '폭력 혁명가'로 만들어낸다. 

여기에는 고문이 동원된다. 잠 안 재우기, 반복해서 조서 쓰기, 몽동이 찜질과 발길질, 욕탕에 머리 처박기 등 '낮은 단계의 고문'이 시작된다. 김종태는 이 단계에서 이미 무너지고 '항복'을 하게 된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진술서는 작성된다. 그리고 고문 때문에 항복했다는 수치심과 자신의 허위 자백으로 끌려와 자신과 같은 고문을 당할 동지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극한의 고뇌에 몸부림친다. 사랑하는 아내, 아들딸은 환상 속에서 맴돈다.

그러나 그들의 고문은 계속된다. 이른바 '높은 단계의 고문'이 김종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이것을 '공사를 치른다'고 했다. 칠성판에 발가벗겨진 채 몸은 묶인다. 그들은 '완전한 항복'을 요구한다. 신념은 물론 자존심, 인격, 체면, 수치심 등 모두 내던질 것을 요구한다. 물고문, 고춧가루고문, 성기고문, 전기고문…. 

이러는 사이 고문기술자를 비롯한 수사관들은 프로야구 중계를 듣고, 여자친구 문제, 가족들 문제, 시험과 승진 등 일상의 대화를 나눈다. 야만성, 잔혹한 자신의 행위 곁에는 항상 그들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놓여져 있다. 고문기술자 이두한은 물고문, 전기고문을 하면서 휘파람으로 (클레멘타인) 노래를 분다. 그는 고문을 즐긴다.

잠시 고문이 멈춘 사이, 항복한 줄 알았던 김종태는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을 뿐이다"라고 마지막 외마디를 지른다. 이 말에 격분한 남영동 '윤사장'(문성근 분)과 이두한은 김종태의 목에 개줄을 달고 개처럼 기어서 짖게 하고 개밥을 먹게 하고, 또 다시 칠성판에 들어오게 한다.

트라우마, 진실을 대할 때 풀린다

▲ 김근태 민청련 초대의장. 1988년 9월 30일 성남민청련 창립식에서 '민족민주운동의 진로'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 최경환

세월이 흘러 김종태는 정부의 장관이 되어 감옥에 갇힌 고문기술자 이두한을 찾아간다. 이두한은 김종태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한다. 그러나 김종태의 귓가엔 그가 고문을 하면서 천연덕스럽게 부르던 (클레멘타인) 휘파람 소리가 들려온다. '트라우마'다. 가해자가 아무리 용서를 구해도 끝까지 남아있는 지울 수 없는 고통과 치욕의 기억. 

고문, 수감, 의문사, 열사, 반인권적 공권력 희생자, 민간인학살 등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자들이 너무도 많다. 그들과 그 가족들은 지금도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 살고 있다. 김근태 의장은 고문의 피해가 파킨슨병으로 전이되어 1년 전 세상을 떠났다. 고문의 피해는 대인기피, 우울증, 피해의식, 반복되는 악몽 등 그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한다. 

필자도 남영동 대공분실 '출신'이다. 대학 3학년 때인 1981년 6월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가 30여 일 동안 '낮은 단계의 고문' 상태에서 지냈다(그뒤 옥인동 대공분실에서 10여일, 모두 43일간 불법 감금상태에 있었다). 김근태 의장이 남영동에 끌려가기 4년 전 일이다. 이른바 '학림사건' 관계자다. 지난 6월 대법원의 무죄판결이 나면서 신경정신과를 찾았다. 

의사가 물었다. "왜, 그런 고통을 주위에 말하지 않느냐?'고. 나는 한순간 말을 잇지 못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치욕을 당한 건 말하기 힘들어요. 본능이지요. 감추려고 하는 거지요. 몽둥이 찜질을 당하면서 나도 모르게 똥을 지리고, 군홧발에 걷어차이면서 죽을 것 같아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여자선배를 목욕탕에 들여놓고 그것을 훔쳐본 경찰놈들을 눈앞에서 보면서 한마디도 하지 못한 무기력한 내 모습을 누구한테 말할 수 있겠습니까. 평생 가지고 사는 거지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기가 두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영화를 보아야 한다. 지난 10월 18일 국가폭력 희생자들의 치유를 목적으로 광주에 트라우마센터가 세워졌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센터의 책임을 맡은 강용주 선생은 1985년 이른바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고문을 당하고 무려 14년간이나 감옥생활을 했다. 그는 비전향 최연소 장기수다. 그 또한 고문 피해자이면서 트라우마 치료 의사다. 내가 신경정신과 의사와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자 강용주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말해야 합니다. 말해야 풀립니다. 감춰둔다고 해서 감춰질 수 없고, 그게 트라우마를 더욱 깊게 합니다. 치욕, 분노는 잠재의식으로 내면에 쌓이게 되고 다른 방식으로 '배설'을 하게 됩니다. '배설'은 치유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을 더욱 깊게 파괴하는 것입니다. 진실을 회피해서는 치유될 수 없는 게 트라우마입니다."

(남영동1985)도 마찬가지다. 진실을 접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진실을 시각영상으로 확인하는 일은 더욱 두려운 일이다. 아유슈비츠의 진실도, 마루타의 진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남영동 1985)는 비정상적인 국가체제가 인간을 얼마나 잔악하게 만드는지, 또 인간의 본성, 영혼이 얼마나 쉽게 파괴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가 이 영화를 꼭 보아야 하는 이유는 진실을 직면했을 때 치유의 길이 있기 때문이다.

휘파람 소리에 섞여 있는 비웃음 

▲ 김근태 의장은 고문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았다. 김근태 의장은 2011년 12월 30일 향년 6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 최경환

감옥에 갇힌 고문기술자 이두한이 김종태에게 용서를 구할 때 김종태의 귓가에 들린 (클레멘타인) 휘파람을 들으며 나는 또 다른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나는 그 휘파람이 아직도 고문을 하고 인권을 유린한 세력의 후예들, 그 정치적 유산과 기득권과 가치들을 공유하고 있는 세력들이 고문 피해자들과 가족들을 비웃는 소리로 들렸다.

그 휘파람에는 (남영동1985) 같은 영화를 냉소하는 비웃움이 섞여 있었다. 나만의 느낌이었을까. 숨죽여 고통 속에 영화를 보고 있는 나를 포함한 관객 모두를 조롱하는 휘파람 소리였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너희들 해봤자지, 너희들은 우리한테 당하게 돼 있어.'

최근 강기훈 유서대필조작사건, 장준하 선생 암살 의혹, 민청학련 사법살인 등 과거사의 여러 현안들에 대한 일부 정치권과 보수진영의 태도를 볼 때 그 휘파람 소리는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라 지금 우리 현실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역사의 화해는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여기에는 세 가지 조건이 따라야 한다. 진실의 규명, 가해자의 사과, 정의의 회복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진실 규명은 기득권 권력 앞에 가로막히고, 가끔 보여주는 가해자들의 사과는 정치쇼에 불과하고 진심이 없다. 더욱이 정의의 회복, 즉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제도화하고 굳건히 세우는 일은 아직도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대선에서 좋은 정부가 세워져 과거사 현안들을 정리하고, 지금도 트라우마로 육제척,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수많은 국가폭력희생자들의 치유와 재활을 위해 국가와 사회가 함께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 (남영동 1985)과 같은 영화가 많이 나와, 거들먹거리며 휘파람을 불고 있는 가해자들을 부끄럽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개인의 트라우마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를 치유해야 한다.  

서독의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대통령은 1985년 5월 8일 서독의회에서 독일 패전 40주년 기념연설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비록 이 연설은 독일 민족이 저지른 나치 전쟁과 유태인 학살을 반성하는 말이지만 지금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에 눈을 감은 사람은 현재에 대해서도 소경이 되며, 비인도적 행위를 기억할 것을 거부하는 사람은 또다시 그 과오를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

비록 (남영동 1985)는 두렵고 무서운, 고통을 주는 영화이지만, 진실을 바라볼 줄 아는 용기를 가진 국민만이 미래를 열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 11월 22일 개봉 예정. * 필자 최경환은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 (사)행동하는 양심 상임이사로 일하고 있다. 1981년 '학림사건'으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43일간 불범감금되어 고문을 당하고 1년 6개월 수감생활을 했다. 출소 후 김근태 의장과 민청련 활동을 함께 했으며, 지금은 '민청련동지회' 회장으로 있다.


최경환(beyondiom)

2012년 8월 16일 목요일

김종인 "박근혜, 최경환 말대로 경제민주화 포기하면 필패"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8-16일자 기사 '김종인 "박근혜, 최경환 말대로 경제민주화 포기하면 필패"'를 퍼왔습니다.
"김무성, 캠프에 들어와 무슨 엄청난 일 할 수 있겠나"

친박핵심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경제민주화 이슈를 대선까지 이어갈 수는 없다"고 말한 데 대해 박근혜 캠프의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은 16일 "그렇게 해서는 본선 절대로 승리 못한다"고 박근혜 후보에게 강력 경고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최경환 의원이 무슨 의미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지금 대선 전에 경제민주화를 포기한다, 이렇게 하면 박근혜 후보는 그걸로 인해서 자기 국민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상실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인 최경환 의원은 지난주말 언론과 만나 “경제민주화 이슈를 대선까지 이어갈 수는 없다”며,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서 법안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서도 “캠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의 입장에 대해선 "이게 무슨 어제 오늘 얘기가 나온 것도 아니고 비대위 시절에 이 문제를 갖다가 거론을 해서 이걸 소위 정강정책의 중요한 과정도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그렇게 해서 정강정책에 들어갔고 이것이 총선에도 이걸 갖다가 앞에서 내세웠고 지난번 박근혜 후보께서 대선을 왜 나가느냐 하면서도 제일 첫번째로 지적한 사항이 경제민주화를 하겠다, 이렇게 나온 거"라며 "이걸 도중에 저버린다고 할 것 같으면 그 상태에서 박근혜 대표는 국민을, 일시적으로 국민을 이용하기 위해서 한 일이구나라는 이러한 판단을 받았을 적에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거라는 건 뻔히 알지 않겠나? 박근혜 대표가 이 문제를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그쪽으로 따라가리라고 저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현재 요청하는 사항"이라며 "지금 우리 사회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없고 전혀 정치인들이 하는 말에 대해서 믿지를 않는데, (경제민주화를 포기한다면) 그래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유권자들을 갖다가 어떤 식으로 흡수를 하려고 하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한구 원내대표가 지난 주말 언론에 “현재의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고용 없는 성장도 문제지만, 성장이 없으면 고용도 없다. 재벌을 손보면 양극화가 해소되나"라고 말한 데 대해서도 "성장을 갖다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경제정책을 하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성장이라고 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모든 것을 같이 조화를 이끌어나가는 것이지, 그 일반적인 얘기인 것처럼 성장이 무조건 중요하다? 지금 우리나라 사회가 이 형태가 돼버렸냐 할 것 같으면 그 간에 소위 대통령들이 전부 다 우리 박정희 대통령 콤플렉스에 걸려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맹목적으로 대통령이 되면 무조건 성장, 성장하는데, 상황이 여러 가지로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이뤄질 수 없을 때는 성장을 못하는 것"이라며 "지난 50년 동안의 역사를 볼 것 같으면 굉장히 일변도로 성장성장 해 오지 않았나? 그 현상에 대한 정확한 인식도 없이 예를 들어서 747 같은 그런 구호도 나오고 말이죠. 그렇게 되니까 사회의 갈등이 모순들을 갖다가 한 번도 조정을 해 본 우리가 역사가 없다. 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이렇게 참 갈등 구조 속에서 과연 미래가 보이느냐, 일반 국민들이 사실은 희망을 제대로 갖지 못할 것 같으면 우리가 지금까지 예컨대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국민의 역동성을 갖다가 발휘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친박핵심들이 보수대연합을 명분으로 추진하는 '김무성 대선 선대위원장설'에 대해서도 "솔직히 얘기해서 그 사람이 캠프에 들어와서 특별히 대선에 엄청난 무슨 일을 할 수 있다, 이런 판단을 하는 건 너무 과도한 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이 김무성 영입에 찬성하며 '예선캠프가 움막이면 본선캠프는 대궐규모여야 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대선캠프가 궁궐같이 된다고 대선에 표가 많이 모여드는 건 아니다"라며 "대선캠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는 거지 이 사람, 저 사람 저렇게 대선캠프에 다 몰려왔다가 그래서 그 자체가 무슨 틀을 갖다가 급조화시킬 수 있는 그런 수단은 절대 될 수가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지금 박근혜 대표가 대권을 지향하면서 발표한 여러 가지 내용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것들을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어떻게 실천하겠다고 하는 그러한 모습이 보여야지, 그런 거 저런 거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이 사람만 잔뜩 모아놓은다고 해서 선거의 효율을 가져올 수 없다"고 강력 경고했다.

엄수아 기자 

2012년 4월 18일 수요일

고개숙인 박근혜, 김형태-문대성 출당키로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4-18일자 기사 '고개숙인 박근혜, 김형태-문대성 출당키로'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내상 입어, "인격살인" 운운하던 최경환 등 궁지 몰려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17일 밤 제수 성추행과 논문 표절 의혹을 사고 있는 김형태·문대성 당선자를 당 자체 조사를 통해 조속히 출당시키기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이 지난 13일 "사실확인이 먼저"라며 사법당국과 대학측의 진상조사후 결정하겠다고 비대위원들의 출당 요구를 일축한지 나흘만의 입장 변화다.

17일 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일부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김형태 사건은 더이상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판단을 했다"며 "최대한 빨리 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해서 출당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박 위원장 최측근인 이혜훈 의원이 이날 오전 "당 윤리위가 가동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윤리위 소집 가능성을 거론했던 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윤리위 소집후 출당' 방침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이는 김형태 당선자가 밝힌 '성추행 녹취록'의 목소리가 언론 자체조사결과 김 당선자의 것으로 확인되는 등 사실관계가 분명해지자, 박근혜 위원장도 더이상 '사실확인'을 이유로 당 안팎의 거센 출당 압박을 도외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6일 오전 비대위에서 민간 비대위원들이 당 자체조사와 윤리위 회부 주장이 나왔을 때만 해도 단호히 이를 일축했던 박 위원장은 결국 김형태·문대성 출당 쪽으로 결심을 굳힌 모양새다.

김형태 성추행 의혹의 경우 당이 의지만 있으면 자체적으로 전문가에게 의뢰해 김 당선자가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강변하는 '성추행 녹취록의 목소리'의 진위 여부를 신속히 확인할 수 있고, 문대성 논문 표절의 경우는 오자까지 복사 수준으로 표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내는 물론 외국언론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한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박 위원장은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호된 비난을 자초한 셈이다.

사태가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박 위원장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박 위원장 주변의 일부 친박 핵심들에게도 결정적 책임이 있다는 게 일반적 지적이다. 한 예로 경북도당위원장이자 박 위원장 핵심측근인 최경환 의원은 17일 오전 와의 인터뷰에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원칙대로 단호히 조치할 것이라면서도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두 사람에 대해 인격 살인을 할 수는 없다는 게 그간 당의 입장"이라며 그동안 제기된 세간의 의혹들을 '인격살인'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일부 친박핵심이 이렇듯 시간끌기식의 대응을 해온 배경에는 이들이 문제의 김형태·문대성 당선자를 적극 공천한 주역들이기 때문에 끝까지 면피 차원에서 버티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예상밖의 총선 압승으로 크게 고무돼 있던 박 위원장과 새누리당에 찬물을 끼얹으며 큰 타격을 안겨준 모양새다. 특히 총선을 통해 수도권과 2040세대의 비판적 여론이 엄존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상황에서 이런 사태가 재발함으로써 박 위원장이 받은 내상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여기에다가 박 위원장이 일부 측근들로부터 잘못된 정보와 판단을 주입받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