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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5일 수요일

윤창중과 주진우의 운명… ‘한국 이었다면’과 ‘아니었다면’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15일자 기사 '윤창중과 주진우의 운명… ‘한국 이었다면’과 ‘아니었다면’'을 퍼왔습니다.
[데스크칼럼] 권력의 ‘성폭력’과 ‘겁박질’ 그리고 대통령의 선택

두 사건이 동시에 진행됐다. 한 사건은 ‘한국이었다면’, 또 다른 사건은 ‘한국이 아니었다면’ ‘사건’이 될 수 없는 사건들이다. 전자는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고 후자는 (시사인) 주진우 기자의 ‘구속영장청구’건이다. 

윤창중 성추행 사건은 그 의미와 성격이 일파만파로 확대되어 가고 있지만, 사건의 발단은 주미 대사관의 ‘인턴’ 직원을 자신의 ‘사용자’인 윤창중 대변인이 ‘성추행’한 데서 시작됐다. 한국 청와대 내에서 대변인과 인턴사이에 이런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다면 과연 이번처럼 수사기관 신고와 외부 공개가 이뤄질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져본다. 

청와대는 지난 13일까지 30명의 인턴직원을 뽑기위해 원서를 받았다. 그 중 다수 인원인 17명이 홍보수석실에 근무할 예정이라고 한다. 윤 대변인이 이들 인턴직원들 중 한 사람에게 이런 행위를 했다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인턴을 어르고 달래서 말 한마디 새어 나가지 못하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윤창중 씨와 현지 공관 관계자가 윤 씨의 성추행에 놀라 울고 있는 해당 인턴의 방에 갔다고 한다. 무위로 끝났지만 윤씨와 공관 관계자들이 사건을 무마시키려 했다는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성추행 의혹사건으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CBS노컷뉴스

이 사건은 인턴과 한 방을 사용한 한국문화원의 여직원이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하면서 공식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한국문화원의 직원은 일종의 내부고발자인 셈이다. 사표까지 쓰며 고발했다고 하니 그 용기와 정의감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만약 이 사건이 한국에서 일어났다면, 과연 그 직원이 이런 내부 고발의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단언할 수 없는 일이지만, 아마도 권부의 실력자를 경찰에 신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 이유는 그 직원에게 용기와 정의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한국에선 수사기관의 권력비리에 대한 수사의지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서도 이미 잘 확인하고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했던 권은희 수사과장의 외압폭로 사례에서 보듯 수사 실무자가 의지를 가진다 해도 권부의 눈치를 보는 수뇌부가 압력을 행사해 수사를 막아버리거나, 국정원 내부고발 직원의 경우처럼 내부고발자만 징계 등으로 다치게 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권력에 순종하는 수사기관은 국정원이나 경찰뿐만 아니다. 거악을 척결해 사회정의를 실현한다는 검찰 또한 마찬가지다. 검찰은 최근 (시사인) 주진우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친척 간 살인사건에 관한 기사에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가 해당 기사를 쓴 기자들을 고발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그 누구라도 기자와 언론사의 보도에 대해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수사기관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고발할 수 있다. 검찰이 해당 기자를 수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 기자는 네 차례에 걸쳐 성실히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네 차례나 소환해 조사해놓고 ‘증거인멸’을 구실로 구속 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소속이 분명하고 도주의사가 없는 기자를 권력자에 대한 기사를 썼다고 구속시키겠다는 민주주의 국가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14일 오전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가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행히도 주 기자는 법원에 의해 풀려났다 하지만, 주 기자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서울의소리)란 작은 인터넷신문의 백종은 발행인은 결국 구속되고 말았다. (서울의소리)도  박 대통령 친인척 살인 사건을  인용 보도해 박지만 씨로부터 고소당한 상태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한국사회가 유신시대로 회귀할 것이란 우려가 컸다. 윤창중 성희롱 사건과 주진우 구속영장청구 사건은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권부의 실력자가 출장기간 중 인턴사원을 성추행한 사건은 국민에게 권력자의 기고만장함을 보여준다. 또한 수사기관이 최고권력자의 가족과 관계된 사건을 기사화 한 기자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독재시대 권력자의 하수인들이나 하는 언론통제의 ‘겁박질’이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도 부친의 원죄를 인식하고 있기에 ‘신 유신시대가 도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민주적 리더십으로 성공적으로 국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퇴임 후 듣는 대통령이 되고 싶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에서 권력자 그 누구라도, 그 어떤 잘못이라도 내부 고발할 수 있으며, 언론의 견제와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민주적 소통의 사회 분위기를 대통령이 앞장서 조성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 아니어서 혹은 한국이기 때문에 발생할 권력형 사건들이 재임기간 동안 수시로 일어나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할 것이 분명하다.


윤성한 편집국장 |gayajun@gmail.com   

2012년 11월 2일 금요일

성폭력' 논란 교수 "이 기사 나가면 소송할 겁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1-01일자 기사 '성폭력' 논란 교수 "이 기사 나가면 소송할 겁니다"'를 퍼왔습니다.
[단독] 소송 걸린 사람만 5명…'카카오톡 대화'도 명예훼손 주장

"모텔에서 논문지도를 하자"고 발언하는 등 여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려대 H 교수가 피해를 제보한 여학생들을 포함해 총 5명을 고소했다.

지도교수였던 H 교수에게 성추행·성희롱을 당했다고 최초로 제보한 여학생 2명은 지난 8월 무고죄로 맞고소된 상태다. 고소인은 H 교수와 남제자 J 씨였다. 이밖에 해당 학생들과 성추행 등 피해 상담을 한 다른 교수 등 주변 사람들까지 고소에 휘말렸다.

J 씨는 지난 3월 H 교수를 비판하는 고려대 대학원총학생회의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오히려 여제자들이 허벅지, 엉덩이를 만지는 등 해당 교수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의보도자료를 배포한 인물이다. (☞관련 기사 : "고려대 교수, 여학생에게 '모텔 가자'고 성희롱")

최초로 성폭력을 제보한 2명 외에도 성추행 피해를 추가 제보한 또 다른 여자 대학원생 A 씨도 H 교수로부터 고소당했다. H 교수의 측근 제자와 A 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가 H 교수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는 이유에서다. A 씨는 지난 4월 학내 양성평등센터에 지도교수인 H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바 있다. 

A 씨는 명예훼손으로 피소된 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동료가 나에게 카카오톡을 보내 H 교수의 사생활을 거론하며 성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식의 대화를 이끌었다"며 "나는 상대방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대화로 나눴을 뿐인데, 마치 내가 대화를 이끈 것처럼 편집된 자료가 경찰에 증거로 제출됐다"고 말했다.

▲ 지난 3월 26일 고려대 대학원 총학생회가 서울 안암캠퍼스 민주광장 앞에서 연 기자회견. J 씨는 당시 "오히려 여제자가 해당 교수의 허벅지, 엉덩이를 만지는 등 해당 교수를 성추행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성추행 상담 진행한 다른 교수도 명예훼손으로 피소

성희롱 사건 제보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도 무더기로 소송에 휘말렸다.

H 교수는 해당 여학생들과 성희롱·성추행 문제로 상담을 진행한 또 다른 B 교수도 지난 7월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상담 자리에서 B 교수가 H 교수의 사생활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B 교수 측은 "당시 면담자리는 성희롱·성추행을 당했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리였지, 의도적으로 H 교수를 비난한 바 없다"고 맞받았다.

H 교수는 "B 교수가 성희롱 사건을 배후 조종했다"고 주장했지만, B 교수는 "면담 요청이 있기 전까지 나는 두 대학원생과 잘 아는 관계도 아니었고 내가 두 사람을 매수할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B 교수는 "타 교수의 박사과정 학생을 교수가 선동했다는 것은 대학원 문화를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설사 내가 두 사람을 매수했다고 치더라도 나중에 제3의 (성추행 피해) 제보자가 나타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H 교수의 지도제자가 아닌 대학원생 C 씨도 H 교수에게 고소를 당했다. H 교수의 측근 제자가 카카오톡 및 전화로 H 교수를 비판하자 "정상이 아닌 것 같다"고 답장을 보낸 것이 빌미였다. C 씨는 성폭력 제보자들의 같은 학과 동료다. 

C 씨는 "H 교수의 측근 제자가 H 교수의 성적 문란, 금전 제공 압박을 토로하기에 맞장구를 쳤을 뿐, 내가 먼저 그 제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H 교수를 험담한 적은 없었다"며 "이는 수많은 전화를 누가 먼저 걸었는가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C 씨는 "지난 9월 경찰 대질심문에서 해당 제자는 자신이 H 교수의 이야기를 꺼내 먼저 험담했으며 나는 대부분 들어주는 입장이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톡 대화가 명예훼손인가는 논란"

H 교수의 잇따른 고소가 검찰에서 받아들여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는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공공연하게 특정 개인의 명예를 훼손해야 한다"면서 "교수가 대학원생에게 한 상담은 사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명예훼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변호사는 "A 씨와 C 씨의 경우, 카카오톡을 한 상대가 교수의 측근이라면 측근과 나눈 대화에는 전파가능성이 없다"며 "게다가 상대방이 먼저 꺼낸 대화에 맞장구를 쳤다면 이들에게는 고의가 없었기 때문에 명예 훼손 구성요건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막걸리 한 잔 마시면서 둘이 뒷담화를 했다고 치자. 이런 것까지 다 처벌하면 어떻게 사느냐"고 반문하며 "그래서 명예훼손으로 형사처벌을 강하게 하는 나라일수록 후진국"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변호사는 "이 사건을 검사가 기소한다면 그 사실 자체가 코미디"라면서도 "다만 경찰 조사를 받고 불기소 처분을 받을 때까지 대학원생들에게는 고소 과정 자체가 큰 스트레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희롱 제보자들은 "우리에게 맞고소를 하는 건 그렇다고 쳐도, 아무 상관없는 주변 교수와 다른 대학원생에게까지 고소하는 건 너무하다"며 "피해사실을 알리고 싶어도 다른 사람에게까지 2차 피해가 너무 확산돼서 도저히 알릴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대학원 총학생회 관계자도 "피해자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 함께 사건을 공모했다고 지목된 셈인데, 학내에서 일어난 일을 학내 중재기관을 통해서 해결하지 않고 굳이 이런 식으로 해결해야 하느냐"며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는 행동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보다 더 고질적인 문제"

앞서 지난 3월 고려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여학생들은 "지도교수인 H 교수가 허벅지, 등, 팔을 더듬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했고 모텔에서 놀다 가자는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고발한 바 있다.

제보자들은 "대학원 사회에서 이런 일(성희롱)은 으레 있는 일이라고 해서 참으려고 했지만,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며 "이런 관행이 고쳐지지 않으면 후배들이 같은 일을 당해도 말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대학원을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폭로했다"고 밝혔다.

이에 고려대학교 양성평등센터는 지난달 '가중징계 의견'을 첨부해 H 교수를 교내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검찰은 지난 9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B 교수는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의 경우 동료 관계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났지만, 이번 사건은 교수와 대학원생의 권력관계에서 장기적·지속적으로 일어난 만큼, 고려대 의대생 사건보다 더 고질적인 문제"라며 "소송 등 2차 가해로 피해자가 마치 가해자로 둔갑됐다"고 비판했다.

H 교수 "나는 결백…언론사·양성평등센터에 소송걸 것" 

각종 고소에 대해 H 교수는 "고가의 선물 및 해외여행 강요, 조교비 횡령, 성희롱, 성추행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물증이 있다"며 "상대방이 대학원총학생회의 대자보와 언론보도를 통해 허위로 나를 망신시켰다"고 말했다.

H 교수는 "내가 고소를 많이 한 것은 사건의 핵심이 아니"라며 "공정하지 않으면 법적 구제 절차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부당하다면 무고로 (나를) 고소하면 될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나를 가해자로 모는) 대학원총학생회의 대자보와 언론 보도도 나한테는 성희롱이다. 그 표현물을 보고 내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내가 결백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대학원총학생회에도 징계조치를 요구할 것이며, 사실을 왜곡한 모든 언론들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민사소송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평등센터의 '징계 의견'에 대해서는 "모텔 가자는 말에 대해서도 반박자료가 다 있는데도 양성평등센터가 편파적인 조사를 했다"며 "양성평등센터의 불공정한 처분에 대해 교내기관과 사법기관 등 국가기관에 민원을 넣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톡 고소에 대해서는 "판례를 보면 단 한 명에게 (명예가 훼손되는) 말을 해도 기소되기 충분하다. 카카오톡도 있고 증인도 있다"며 "범인들은 곧 기소될 것이다. 며칠 전에 검사에게 (기소 관련한)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두 대학원생을 고소한 J 씨는 "고소한 건은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인데, 고소에 대해 어디서 들었느냐"며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취재에 응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H교수 사건 대책회의는 1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H 교수의 파면과 그 측근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기로 했다.


 /김윤나영 기자

2012년 9월 8일 토요일

성희롱 가해자 4명중 1명 공무원·교직원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9-07일자 기사 '성희롱 가해자 4명중 1명 공무원·교직원'을 퍼왔습니다.
인권위 접수 970건 중 284건 차지... "공적기관, 대책 이전에 자성해야"

▲ 김기용 경찰청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 북관 1층에서 '성폭력ㆍ강력 범죄 총력 대응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 권우성

'아동 성폭행' 및 소위 '묻지마 범죄'를 막고자 정부에서 연일 강력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은 성폭력범죄자를 '물리적 거세'로 처벌하는 법안을 내놨다. 경찰은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두고 불심검문을 한 달 간 시행하겠다고 선포했다. 검찰 역시 지난 7월 교육과학기술부 등과 '성폭력 대책협의회'를 열고 재범가능성 있는 미성년자 성폭력범에 대해 최소 10년 이상 구형한다는 무관용 대응 방침을 세운 바 있다. 

그렇다면 강경책을 내놓는 이들 기관의 '성·인권감수성'은 어떤 수준일까. 

검경·학교·국회에서도 "남자랑 잤지" "나이 마흔 젖가슴 만진 것 가지고..."
 

국가인권위원회가(이하 인권위) 발간한 을 보면 2004년 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인권위에 접수된 성희롱 진정사건은 총 970건. 이중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지자체)·교육기관·공공기관 등 공적기관에서 성희롱이 발생한 건수는 284건이다. 전체의 약 30%다. 성희롱 피진정인 약 4명 중 1명은 공적기관 소속인 셈이다. 

ⓒ 신수빈

교육기관은 121건, 국가기관(검경·행정부·국회 등)은 67건, 지방자체단체는 59건, 공공기관(공기업·공법인 등)은 37건이었다. 

특히 아동과 여성 등 성폭력 범죄로부터 취약한 약자들을 돌봐야 할 학교와 검찰·경찰의 성희롱 발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을 제외한 국가기관·교육기관의 성희롱 진정건수는 총 188건이다. 공적기관 총 발생건수의 66.1%다. 이중 초·중·고교는 50건, 대학교·대학원은 49건, 검찰·경찰은 27건으로 각각 1, 2, 3위를 차지했다.

인권위가 시정 권고한 사례들을 보면 공적기관의 성 인권침해 수준이 더욱 드러난다. 

제주의 한 중학교. A교장은 2학년인 소영(가명)이를 교장실로 불렀다. 가출했다 돌아온 소영이를 훈계하겠다고 했다. 교장의 시선은 소영의 눈이 아닌 가슴을 향했다. "너 가슴 크지?"라고 물었다. "모텔 갔지? 남자랑 잤지?"라고도 물었다.

정미숙(가명)씨는 경찰서에 갔다. 강제추행 사건 피해자로서 조사받기 위해서였다. 경찰은 대뜸 정씨에게 "정확히 위치가 어디쯤이냐, 윗부분인지 아랫부분인지 젖가슴인지?"라고 질문했다. 정씨는 성적수치심을 느꼈다. 조사가 끝나갈 즈음 경찰에 "왜 여성 경찰이 사건을 조사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경찰은 "처녀도 아닌 나이 마흔 젖가슴 한 번 만진 것 가지고 무슨 여형사냐"라고 답했다.

손미경(가명)씨는 한 의원실 소속 직원이었다. 새해를 맞아 의원실 차원의 회식이 열렸다. 손시는 동료들과 함께 회식에 참가했다. B씨도 왔다. 다들 술이 얼근하게 취할 즈음이었다. 손씨는 술에 취해 소파에 누워 있었다. B씨가 다가왔다. 입을 맞췄다. "가슴을 만져도 되겠느냐"고도 물었다고 한다.
  
ⓒ 신수빈

ⓒ 신수빈

"공적기관에서도 성적 인권침해 발생... 자성하며 대책 내야"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공적기관 스스로 내부에서 일어나는 성 인권침해의 한계를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영경 새사회연대 사무처장은 "경찰·국회 등의 기관들은 잠재적 범죄가 일반 시민만의 문제인 것처럼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사실은 이런 기관 내에서도 성적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한다"며 "공적기관 내부의 성 인권침해 문제를 자성하며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연 전 인권위 차별시정본부 성차별팀장은 "공적기관들은 여성가족부가 여성발전기본법에 의해 성희롱 예방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기관들이다"라며 "상대적으로 성희롱의 안전지대로 인식되는 이곳들에서 제기된 성희롱 사건 비율이 약 30%인 것은 심각하고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라고 2008년 6월 '성희롱 시정 활동 평가 및 성희롱 규제의 실효성 제고' 토론회 발제문을 통해 설명했다.

이 팀장은 "공적기관이 민간기업체에 비해 조직 내 양성평등이 상당히 달성된 것으로 여겨지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성차별적 관행 및 문화가 잔존한다"며 "의식과 문화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주영(imjuice)

2012년 9월 6일 목요일

음란물 뺨치는 성범죄 보도…누가 피해자를 두번 죽이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06일자 기사 '음란물 뺨치는 성범죄 보도…누가 피해자를 두번 죽이나?'를 퍼왔습니다.
['성폭력', 제대로 이야기하기·⑤] 성폭력 상담자들이 성폭력 보도 비판하는 이유

"핸드폰에는 나체 상반신 사진이 있었다. 가슴을 자신의 팔로 'X'자로 가리고 얼굴은 수치스러운 듯 옆으로 돌린 채였다." 소설의 한 대목이 아니라 기사 속 문장이다. 지난 8월 발생한 서산 아르바이트생 자살 사건에 대한 기사다. 

"나주 성폭행범 수법 보니, 피해여아 볼을…경악", "나주 성폭행 범인, 여아 볼 물어뜯어 경악". 최근 온 국민을 공분케 한 나주 성폭행 사건 관련 기사의 제목이다. 기사 본문의 "아이 볼 물어뜯으며 짐승 짓 했다"는 문장은 엽기 소설의 한 대목 같기도 하다.

성범죄 전문가들은 성범죄가 얼마나 가학적이었는지 낱낱이 보도하는 언론의 최근 행태가 2차 피해를 양산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활동가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도가니 사건 때도 독자가 상상하게끔, 성인물이나 포르노 소설처럼 보도하는 행태가 있었다. 나주 성폭력 보도 역시 그런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산 아르바이트생 사건 이후 최근의 나주 사건까지 흉악 성범죄가 잇따르며 한국 언론은 지금 성범죄 보도로 달아올라 있다. 언론이 세상에 성범죄 문제를 알려 해결책 모색의 계기를 마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 성범죄 보도 열기는 그야말로 환영할만한 것일 터다. 그러나 (프레시안)과 인터뷰한 성범죄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 지난 8월 20일 오전 서산경찰서 앞에서 시민사회단체가 서산아르바이트생 사건과 관련, 경찰의 엄정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알권리라고? 피해를 전시하는 것"


최지나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성범죄를 둘러싼 언론의 보도는 "알권리 보장이 아니라 피해를 전시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나주 사건 보도를 보면 언론이 조장하는 2차 피해가 너무 심각하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실제로 '나주 성폭행'이란 키워드로 뉴스를 검색하면 "직장 근육층과 주위 괄약근층 파열로 인한 인공항문(장루) 시술"을 받고 있다고 자세하게 기술한 뉴스가 수도 없이 뜬다. 한 발 더 나가 "중요 부위가 5㎝가량 손상"됐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한 기사도 다수였다. 

최 씨는 "어떤 시술을 받았는지 어떤 부위가 어떻게 상했는지 (언론이) 알권리란 명목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것이 다 2차 피해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전남대병원 송은규 원장(맨왼쪽)을 비롯한 의료진들이 3일 오후 전남대병원 6동 7층 회의실에서 성폭행 피해를 겪은 나주 아동의 건강상태를 브리핑한 뒤 일어서고 있다. ⓒ뉴시스

피해여성을 예외적 존재로 만들어가는 언론

흔히 성범죄 피해여성은 수동적이며 자살을 시도할 정도의 우울함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존재로 인식된다. 이 이미지를 확대 재생산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언론이라고 최 씨는 밝혔다. 

최 씨는 최근의 기사를 예로 들었다. (조선일보)는 4일 '성폭행당한 여성, 뇌가 바뀐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성폭행 피해를 겪은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겪은 여성 12명의 뇌 영상 검사 결과를 공개하며 "모두 그동안 정신 불안 증세로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숱한 언론 매체가 이를 따라서 보도했다. '피해여성 뇌'로 검색하면 현재 약 40개에 달하는 기사와 영상이 쏟아진다. 최 씨는 "언론이 사회적 편견을 조장하면서 (피해여성을) 굉장히 특수하고 예외적이며 괴물 같은 존재로 만들어 버린다"고 말했다.

"성범죄 관련 기사에 여자가 쭈그리고 앉아있는 어두운 사진을 쓰는 것부터가 그런 이미지를 조장한다"며 최 씨는 "성폭력을 이겨내고 밝게 살아가는 여성도 많다"고 강조했다.

상담자들이 성범죄 관련 보도를 잘 보지 않는 이유


김미순 전국성폭력상담소 협의회 공동대표는 "우리 같은 경우는 솔직히 기사를 잘 보지 않는다. 특히나 텔레비전을 잘 안 본다"며 "너무나 (보도가) 디테일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기자의 양심상 그게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의문을 제기한 김 대표는 "(나주 아동의 경우) 빗속에서 이불에 싸여 발견됐다는 정황만 들어도, 그 정도만 보도해도 충분히 추측 가능하다.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하면 다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나도 성폭력 상담소에서 일하는 상담원이지만 아이가 번복진술이나 추가진술하는 상황을 피하려고 이게 성폭력이 확실하다고 확신하면 아이가 더 얘기하고 싶어 해도 그만둔다"며 "(상담원인 나도 그런데) 일반인이 그렇게 자세히 알아야 하느냐"는 물음을 던졌다.

최근 나주 성폭행 사건을 둘러싼 보도를 접한 시민이 피해 아동의 어머니를 향해 쏟아내는 비난 역시 언론이 조장한 2차 피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그 부모가 이제 거기에서 살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우리는 이중 삼중으로 '부모 자격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아닌 '생존자'로 부르는 이유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활동가는 "피해자를 무력하고 소극적인 사람으로 규정하지 않기 위해 여성단체는 '피해자'보다 '생존자'라는 표현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피해자라고 하면 그 사람이 당한 일에 대해서 상상을 하게 된다"며 "그 이후에 그의 삶이 얼마나 불행해졌는지보다 이후에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는지, 사회에 돌아와서 그 피해의 상처에서 벗어났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지 그저 "너는 불행하겠구나"라고 단정 짓는 시선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 씨는 강조했다. 

또한 영상매체의 경우 성범죄를 보도할 때 어떤 영상물을 내보낼지를 고심해야 한다고 이 씨는 지적했다. 이 씨는 "얼마 전 뉴스에서 아동 포르노에 대한 보도를 보는데 교복 입은 여성의 모습을 비춰주더라. 성범죄 관련 보도의 경우 이처럼 보도 자체가 에로물처럼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비판했다.

성폭력 '생존자'가 토크쇼에 나올 수 있는 사회…"피해는 수치가 아니다"

이렇듯 1차 피해뿐 아니라 거듭되는 2차 피해에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는 쉽지 않다. 김미순 대표는 "외국의 토론회에 가면 (참가한 외국인이) 과거에 겪은 피해를 당당하게 말하더라"며 피해 사실을 수치로 치부하지 않는 선진국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한국성폭력상담소가 2003년부터 개최해온 "성폭력생존자 말하기 대회"가 거의 유일한 '말하기'통로다. 미국에선 성폭력생존자 말하기대회가 1971년부터 이미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토크쇼에 등장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1986년 첫 방송 후 2011년까지 25년간 미국 최고의 토크쇼로 군림한 (오프라 윈프리 쇼)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겪었던 일을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한다. 

지난해 2월 방영된 "아버지와 오빠에게 성폭행당하다 – 앞으로 나선 쌍둥이 자매"편에선 5살 때부터 성폭행을 당해온 쌍둥이 자매 켈리와 캐시가 출연했다. 9살 때 사촌오빠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오프라 윈프리는 "오빠와 아빠가 한 일 때문에 당신의 영혼을 죽게 하지 말라"고 이들에게 당부했다.

▲ 어린 시절 겪었던 성폭행 피해를 책을 통해 고백하고 성범죄 예방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에린의 <오프라 윈프리 쇼> 출연 모습. 자막의 생존자(survivor)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오프라 윈프리 쇼>캡처

2004년 자신의 성범죄 피해 경험을 서술한 책 (도둑맞은 어린 시절)을 출판한 에린 메린 역시 쇼에 출연해 "나는 앞으로 나아갔다"고 당당하게 선언했다. 이어 "우리는 아이들에게 성적 학대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다"며 아동 성범죄에 안일한 미국 사회를 비판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피해자가 나서기 어려운 이유를 "인종차별이 서양에선 심각한 범죄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선 범죄라는 인식이 약하듯이 인식의 차이가 있다"며 "성범죄 역시 미국,영국,호주 등에선 나이 많은 사람에게도 심각한 범죄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인식은 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복권 기금으로 성폭력 피해자 지원, 한계가 뚜렷

4일 경찰청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성폭력 피해 건수는 총 1만 9498건이었지만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원스톱지원센터와 해바라기 여성아동센터의 지원을 받은 피해자는 1만2430명으로 63.7%에 머물렀다. 

현재 서울,경기,강원,전남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지역의 원스톱 지원센터는 각각 하나뿐이다. 전남,대전,제주에는 아동전문 심리치료를 제공하는 해바라기 센터가 아예 없다.

여성가족부는 복권기금 사업을 통하여 피해자의 치유·회복 프로그램을 지원해 왔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가 연구해 2012년 3월 발표한 (성폭력피해자 치유회복프로그램 효과성분석 및 매뉴얼개발)을 보면 2010년 복권기금 피해자 치유·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관은 66개다.

이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인 상담 진행의 어려움으로 25%의 상담원이 "대상자 개인 사정으로 치료 중단"을 꼽아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23%는 "복권기금의 회기 제한으로 프로그램이 중단되거나 다른 지원을 끌어와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홍보가 부족해 대상자 모집이 어렵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한편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여성부에 치료비 지원을 요청한 성폭력 피해자는 1인당 평균 6만1000원의 지원만 받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에 반박했다. 

"전체 지원액을 피해자 수로 나눠도 그것보단 많이 나오는데 무슨 기준으로 그런 기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애초에 1인당 얼마라고 정해놓은 한도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나주 피해 아동이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나주 피해 아동의 치료비가 1000만 원이라던데 아마 피해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지원될 것이다"라며 "지원금이 500만 원을 초과할 때는 시군구 단위 해당 병원의료진과 심의회를 한 번 열면 되는데 나주 피해 아동의 경우 피해 정도가 심해서 끝까지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성폭력', 제대로 이야기하기

☞ 여성 머리채 잡고 모텔 끌고가야만 성폭력?
☞ 화학적 거세로 성욕 억제하면?
☞ '죽일 놈' 성폭행범, 처벌 강화가 정말 답일까?
☞ 성폭력 피해 아동에게 이래도 되나?

 /남빛나라 기자

2012년 9월 4일 화요일

선정적인 성폭력 보도, 범죄 예방에 전혀 도움 안 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04일자 기사 '선정적인 성폭력 보도, 범죄 예방에 전혀 도움 안 된다'를 퍼왔습니다.
[긴급기고] 과장된 공포가 피해의식 내면화… 남성에 대한 의존성, 성폭력의 악순환 구조 고착화

연일 성폭력과 관련된 뉴스가 나온다. 지난 몇 달 거의 매일 포털 사이트 메인에 성폭력 뉴스를 본 것 같다. 지난 주 금요일만 해도 ‘잠자던 여아 이불 째 납치 성폭행. 어떻게 이런 일이(나주 7세 여아 성폭행사건)’라는 충격적인 보도가 아침신문과 뉴스에 나오더니 오후에는 ‘집안에 숨어 있다가 주부 성폭행 시도‘라는 뉴스가 포털 사이트 메인에 떴다. 주말 내내 온통 성폭력 뉴스뿐이다. 빈번한 성폭력 관련 뉴스는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그럴수록 대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이웃이 범인인 ’통영어린이 성폭행사건‘이나 ’나주 7세 여아 성폭행사건‘은 그동안 모르는 사람만을 경계했던 아동성폭력에 대한 편견을 바꾸는데 일조할 수 있다. 아동성폭력은 대부분 아는 사람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에 주변인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은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폭력 보도는 많이, 자주 하는 것이 성폭력 근절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언론에 보도되어 시선을 끄는 사건들은 대부분 전형적인 성폭력의 모습은 아니다. 실제 성폭력의 80%는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하고 심한 폭력이 개입되거나 살인까지 이루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언론에서는 극소수의 ‘싸이코패스’나 ‘환자’에 가까운 자극적인 사건을 주로 선택한다. 이는 성폭력에 대한 한정되고 왜곡된 정보만을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성폭력에 대한 미디어의 예외적인 관심이 만들어 낸 또 다른 오해는 요즘 성폭력 사건이 부쩍 늘었다는 착각이다. 성폭력의 발생비율은 신고율과 관계가 높아 판단하기 어렵다. 수치만 놓고 보자면 서구 국가의 아동성폭력 발생률이 우리보다 훨씬 높다. 신고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처벌수위뿐만 아니라 피해에 대한 주의를 더욱 많이 기울이는 요즈음 성폭력이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세상이 갈수록 흉흉해지고 있다는 판단은 실제적인 범죄율에 기초하기 보다는 언론의 보도방식에 대한 정서적 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성폭력 관련해 언론의 힘은 지대하다. 최근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함께 필자가 수행한 연구에 의하면 주로 언론의 보도를 통해 여성들은 성폭력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두려움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극단적인 성폭력 사건에만 높은 빈도로 쏠리는 언론보도 방식은 그 선정성이나 과도한 공포의 확산 때문에  역기능이 큰 보도로 서구 문화권에서는 오랫동안 비난받아왔다. 특정의 극단적인 사건에 대한 과장된 보도는 일반적인 성폭력 발생에 대한 관심과 대처능력을 오히려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성폭력 외의 다른 중요한 현실을 가리며 강경한 공안통치의 명분이 되기도 한다. 유괴나 아동 성폭력 등 큰 불안을 낳을 범죄를 알리면서 치안에 대한 강경대처를 통해 지도자의 리더십을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것은 많은 우파정권에서 사용해온 방법이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이후 이전 정권의 몇 배 이상의 성폭력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아동성폭력사건에 직접적 개입을 즐겨한다. 엘리베이터에서 아동이 납치당할 뻔했던 사건을 직접 해결하려고 이 대통령이 경찰서를 방문했던 모습은 꽤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0년 부산 여중생을 성폭력 살해하고 엄청난 언론보도를 이끌었던 김길태 사건도 그렇다. 갑자기 언론이 이 사건에 폭발적인 보도를 시작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한 관심을 보인 직후였다. 검거 된 이후에도 온갖 기사로 거의 보름여를 끌었던 김길태 사건을 보도하면서 법무부장관이 보호감호제의 재도입을 천명하였던 것을 우연의 연속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성폭력 두려움은 성폭력 피해와 또 다른 차원에서 여성에게 문제가 된다. 과장된 공포로 여자아이를 보호할수록 여자아이들은 자기 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우고 트라우마적 피해의식을 쉽게 내면화한다. 아동보호는 아이 자신보다는 어른과 사회가 자연스럽게 수행해야할 덕목이지 아이에게 공포와 피해의식을 강조하고 자기 몸단속을 강조해서 해결될 수 없는 일이다. 자기 몸단속, 피해의식은 여성이나 아이가 피해를 입을 경우 자기 비난을 키우고 과장되게 피해를 확대해석하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공포가 큰 여성일수록 막상 그런 현실에 닥쳤을 때 오히려 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무력함에 빠지게 된다. 

성폭력의 두려움은 여성의 삶을 위축시키고 주체적 활동 범위를 제한한다. 상당수의 여대생이 부모님의 귀가시간 통제를 받고 있다. 명분은 성폭력 위험이다. 여성은 보호의 대상으로 한정되고 남성 일반에 대한 과장된 피해의식을 키우는 동시에 보호자로서 남성에 대한 의존성을 강화시킨다.  여성이 위축되고 옷차림을 조심하고 밤길을 나다니지 않는 등 자기를 통제하는 여성성을 내면화할수록 남자다움은 더 폭력적이고 공격적인 형태로 규정된다. 여성의 성폭력 두려움이 커질수록 일상적인 성폭력의 이유가 되는 성별 고정관념이 더욱 강화되는 성폭력의 악순환 구조가 계속된다.  

성폭력 보도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성폭력 사건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정성과 과장된 공포의 확산에 대한 성찰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성폭력 보도를 많이 한다고 정의가 실현되고 성폭력 없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권인숙 명지대 교수 | media@mediatoday.co.kr  

2012년 7월 18일 수요일

한일 군사협력 아닌 과거청산부터 해라


이글은 대자보 2012-07-17일자 기사 ' 한일 군사협력 아닌 과거청산부터 해라'를 퍼왔습니다.
[시론] 과거청산과 평화를 위한 한일민간의 연대가 더욱 절실하다.

1. 일본의 군사화와 과거문제에 대한 대응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은 한일 군사협력의 강화를 가져와 일본의 군사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일본은 원자력법 개정을 통해 핵무기 개발의 가능성을 높였고, 일본 총리 직속의 위원회의 집단적 자위권을 요구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일본 PKO의 집단자위권을 추진하는 등 일본의 군사화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정보보호협정은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돕는 협정이다. 

- 최근 일본 우익들이 일본대사관 앞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평화비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라며 말뚝을 세웠다. 

- 일본 외무성은 최근 자국 뉴욕총영사에게 재미 한인들이 추진하고 있는 위안부 기림비 건립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의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일제강점기 미쓰비시 중공업에 강제동원 피해를 본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 대한 피해배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미쓰비시 측은 일본 최고재판소 판결을 근거로 개인 보상에는 응할 수 없고 이미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국가간 해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2. 일제 강점기 피해자 

1) 일본군 '위안부' 

일본군 ‘위안부’의 경우 피해자가 20만명으로 이중 조선인은 80%로 추산되고 있지만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는 234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본군 '위안부' 지원대상 (2012.2 기준); 생략 

2) 강제동원자 

일본이 저지른 아시아태평양정쟁(1931-1945)에 연인원 800만명에 달하는 조인인이 전쟁에 동원되었다. 이들은 노무자로 군인과 군무원이라는 이름으로, 군수공장에서 군 시설물 공사장에서 탄광에서 그리고 전쟁터에 동원되었다. 10대 남녀 청소년부터 60대의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남녀가 일본의 침략전쟁에 동원. 노무자와 군무원들이 동원되어 공출품목을 생산하고 군 시설공사를 했던 작업장만 해도 1만개소가 넘는다. 국내를 제외한 78만명의 해외동원 피해자 중 피해신고가 들어온 것은 22만건이다. 피해자로 인정받은 21만명 가운데 한국 정부의 지원금을 받은 사람은 약 7만7000명에 불과하다. 

; 생략 ; 생략 

3. 과거사, 끝나지 않은 현재- 성노예, 전시 성폭력 

"보통 때는 그렇게 사람이 많지 않아, 하루에 15명 정도 상대해야 했지만, 주말에는 말할 수도 없이 많았다. 50명이 넘었던 것 같다"(김복동 증언,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 증언2집,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신대 연구회, 1997. 한울) 

"다시 그 기억들을 되새김질하는 것이 무척 힘들다.... 내 순결을 빼앗고 나를 이렇게 만든 놈들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심정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내 원통한 심정을 풀 수 있겠는가. 이젠 더 이상 내 기억을 파헤치고 실지 않다." (김학순) 

"성폭력은 우리의 중요한 무기였다.... 우리는 그것을 콩고정부를 자극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사용했다. 성폭력은 그 정부가 우리와 타협을 원하도록 이끌었다." 2009년 도큐멘터리 "전쟁의 무기: 콩고에서 강간에 대한 고백"에서 테일러 사령관(National Congress for the Defense of the People)의 증언 

"아마 무력분쟁에서 군인보다 여성이 더욱 위험할 것이다." 2008년 5월 윌튼파크 회의, Maj.Gen(Ret.) Partick Cammaert 

- 일본군 '위안부'는 일제하 일본군의 승리를 위한 군의 사기 충전용으로 여성들이 강제 동원되어 여성의 몸이 전쟁터가 된 일본군의 성노예이다. 

- 일본군 '위안부'는 국가와 군대에 의한 체계적인 여성폭력으로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일본의 행위는 전쟁범죄, 인도에 반하는 범죄를 구성한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일본의 국가책임은 당연하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지난 50년간 침묵을 깨고 증언하였다. 그들을 침묵하게 한 요인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사회의 정절이데올로기 때문이었다. 정절이데올로기 때문에 자신의 가족, 심지어 부모에게조차 말하지 못했다. 순결이데올로기가 지배적인 가부장제 사회에서 '위안부'라는 낙인은 여성의 삶에 치명적이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이 침묵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우리 안의 가부장성 때문이었다. 

-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은 피해자의 관점(victim-oriented perspective)에 서야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인도성과 존엄과 인권에 대한 존중에 기초하여 처우받아야 하며,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의 안전, 신체적 심리적 안정과 사생활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국가는 국내법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폭력이나 트라우마를 겪었던 피해자가 정의와 배상을 위한 법적 행정적 절차에서 다시 트라우마를 겪지 않도록 특별한 고려와 배려를 하도록 규정하는 것을 확보해야 한다. 피해자는 재판에 대한 평등하고 효과적인 접근, 피해 대한 적절하고 효과적이고 즉각적인 배상, 위반 행위와 배상 장치와 관련한 정보들에 대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피해자에게는 각 사례의 위반의 중대성과 상황에 비례하고 필요한 범위내에서 원상회복, 금전배상, 재활, 만족, 재발 방지의 보증을 정한원칙에 규정된 바와 같이 완전하고 효과적인 배상을 제공해야한다. (국제인권법의 중대한 위반 행위와 국제인도법의 심각한 위반 행위의 피해자 구제와 배상권리에 관한 기본원칙과 가이드라인(A/60/509/Add.1) ) 

4. 해결되지 않은 과거 청산 

- 일본 정부는 그동안 종군'위안부'문제를 부인해오다가 1990년대 들어 이 문제가 대두되자 일본군 '위안소'에 대한 국가관여를 부분적으로 인정하기에 이르지만 1965년 한일이 체결한 ‘한일협정’의 부속협정인 ‘청구권·경제협력에 관한 협정’ 제2조 “양국의 모든 청구권에 관한 문제는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을 확인한다”에 따라 법적 책임은 없다고 주장해왔다. 일본의 법적 책임 부정과 함께 관련 범죄자에 대한 불처벌(impunity)과 피해자에게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 

- 2011년 8월 30일, 헌법재판소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한일 청구권협정에 의하여 소멸되었는지에 관하여 한일 간에 분쟁이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협정에 의하여 해결된 것인지에 관한 분쟁이 있음에도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고 있는 외교통상부의 부작위는 위헌이라고 확인하는 결정을 내렸다. 

- 2012년 5월 24일 대법원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1965년 체결된 청구권협정은.. 일본의 국가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나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피고들이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여 원고들에 대한 채무이행을 거절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하여 신의성실에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 전쟁범죄 및 인도에 반하는 죄에 대한 공소시효 부적용에 관한 협약 

전쟁범죄와 인도에 반하는 죄에 대하여는 공소시효의 기한이 없다는 국제법상의 원칙을 확인하고 있다. 

- 국제인권법의 중대한 위반 행위와 국제인도법의 심각한 위반 행위의 피해자 구제와 배상권리에 관한 기본원칙과 가이드라인(A/60/509/Add.1) 등으로 결실 

- 일본군 '위안부'문제와 같은 전시의 여성폭력은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 유고슬라비아, 르완다, 수단, 콩고, 시에라레온 등에서 반복되어 나타났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형사법정들과 특별법정이 설립되고 유엔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다. 

- 1995년 세계여성회의의 베이징 선언 및 행동강령 

무력 분쟁 수행중의 강간은 전쟁범죄이며 특정 상황에서는 제노사이드를 구성한다는 것, 여성에 대한 전쟁 범죄에 책임이 있는 모든 범죄자를 소추함과 동시에 피해 여성에 대한 완전한 보상을 제공할 것 등이 명기하고 있다. 

- 여성・평화・안보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325, 1820, 1880, 1888, 1960호 채택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8년 6월 19일 채택한 1820호는 성폭력을 전쟁의 전술로서 인정하고 무장갈등의 모든 당사자는 민간인에 대항하는 모든 성폭력 행위를 즉각 완전히 중지할 것을 요구(op2)하였다. 성폭력 문제에 대한 대응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후속 결의 1888호, 1960호 채택하였다. 

5. 한일 정부는 군사협력이 아니라 과거 청산을 위한 협력을 

- 일본군 '위안부'문제와 일제하 강제동원 피해는 일본의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산물이다. 일본은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한일협정을 내세우며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한일협정을 내세우며 청구권문제에 소극적이다. 아시아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동아시아 4천만 민중을 고통을 안겨 준 일본은 역사적 책임을 지지 않고 '과거'를 망각하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피해자들이 생존해있고 지금도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일제가 안겨준 피해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이다. 과거를 청산하지 않는 일본과 군사협력은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지원하는 길이며, 일본이 군사대국화 되었을 때 다시금 전쟁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 한국정부와 일본정부는 군사협력이 아니라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비롯한 올바른 한일 과거사 청산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광주의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을 비롯한 민간의 과거사 청산 활동은 피해자를 지원하며 일제시기 피해문제에 소극적인 정부를 대신해 과거청산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헌법재판소의 판결과 대법원의 판결을 이끌어냈다. 과거청산을 위한 여성과 시민사회의 활동은 피해자 할머니들 뿐 만 아니라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사회를 위한 강력한 원동력으로서 희망을 주고 있다. 군사협력이 아닌 과거청산과 평화를 위한 한일민간의 연대가 더욱 절실하다. 

-------------- * 위는, 시민평화포럼 등이 2012년 7월 11일에 개최한 「한일 군사협력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필자가 발제한 내용임. 
* 필자는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의 정책위원장이다. 
* 본문은 (대자보)와 기사제휴협약을 맺은 평화전문 인터넷신문 (평화만들기) http://www.peacemaking.co.kr 2012년 7월 16일자 (제5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정경란 

2012년 3월 14일 수요일

‘유시민-시민논객’ 백토 설전 영상 화제…“밤새 웃었다”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3-14일자 기사 '‘유시민-시민논객’ 백토 설전 영상 화제…“밤새 웃었다”'를 퍼왔습니다.
트위플 “허술 공격했다 멘탈 붕괴…되레 해명기회 줬네”

13일 밤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대학생 시민논객간에 벌어진 ‘전교조 성폭력 사건 무마 의혹’ 설전이 네티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각종 동호회와 인터넷 카페에 해당 부분만 편집한 동영상이 급확산되는 등 토론거리가 됐다.

한 시민논객은 이날 ‘총선쟁점’을 두고 벌어진 여야간 토론에서 유시민 대표에게 “토론 중에 두 당의 공천을 보고 신입사원을 뽑는다고 했는데 통합진보당을 보면 성폭력 사건을 무마하려는 전교조 위원장을 당선 가능 선에 공천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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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차라리 그런 분보다는 신입사원이 낫다고 본다”며 “아직까지도 국민들이나 피해자들의 성토가 그치지 않고 피해자들도 아파하고 있는데 이런 분을 공천하는 당의 패륜은 뭔지 궁금하다”고 원색적인 단어를 면전에서 사용하며 질문을 했다. 더 나아가 그는 “서기호 전 판사를 영입할 때 본인이 끝까지 모르셨다고 했는데 이번 정진후 전 위원장 공천에 있어서 본인이 몰랐던 거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덧붙여 물었다. 

이에 유 대표는 “질문의 취지에 정확히 답하기 위해서 한 가지만 확인을 하고 답을 드려야겠다”며 “정진후 전 위원장이 성폭력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다고 하신 근거가 있냐”고 되물었다. 

이에 시민논객은 “2차 가해자에 대한 재심위원회가 09년에 열린 것을 아느냐”며 말을 바로 잇지 못하고 관련 자료를 뒤적거린 뒤 “2차 가해자들에 대한 조치를 경고로 낮췄다”고 답했다. 

유 대표는 “좀 잘못 알고 계신 것이다. 민주노총에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당시 전교조위원장이던 분이 그 사건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않고 좀 무마하려는 의혹이 있어서 그 분이 제명이 됐다”며 “그 뒤에 오신 전교조 위원장이 정진후 후보이다, 책임있는 전임 위원장을 제명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전교조의 징계재심 위원회에서 그 징계 수위를 낮추는 결정을 했다”며 “피해자 모임 쪽에서 징계 수위를 낮추면 안 된다고 하니까 정진후 전 위원장이 동의한다 이렇게 하고 대의원대회에 재심위원회의 징계수위를 낮춘다는 결정을 번복하는 안을 올렸다”고 이후 상황을 밝혔다.

유 대표는 “6시간 동안 대의원들이 토론한 끝에 표결했는데 가부가 동수가 나와서 징계재심위원회의 표결을 뒤집는데 정 전 위원장이 실패했다, 그 점을 반성했다”며 “이런 것을 성폭력 사건을 무마하려는 사람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는 질문하는 분이 엄밀하게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시민논객은 “피해자의 발언과는 좀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제동을 걸었다. 

유 대표는 “사실관계를 좀 더 확인을 하라. 제가 드리는 말씀이 정확한 사실관계이다”며 “그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이 해주리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시민논객은 다시한번 “성폭력 사건은 피해자 중심주의라는 것 알죠. 피해자분이 인터뷰한 것도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유 대표는 “물론이다. 저희가 피해자들에게서 여러 문서도 받아보고 직접 만나 대화도 해봤다”고 답했다.

해당 부분은 3분 31초짜리 영상으로 만들어져 인터넷에 급확산됐다.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네티즌들은 “100분 토론에서 유시민 대표에서 질문했다가 제대로 역관광당한 시민논객(혹은 알바로 추정되는..)의 영상”, “안타까운 녀석.... 저러고 자기는 우익이라고 떳떳하게 말하고 다닐까”, “요즘 애들은 한 논객 하거든요? 예!? 그 애가 커서 된게 새누리당이다”, “아우 창피해, 그냥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이 있지”, “누가 적어준 거 들고 나와서 함부로 떠들다가 X된 거 아녀?”, “애잔하다”, “저 나이에 보수 짓거리하는 저런 얼뜨기가 있다니 여기서 교육의 중요성을 알게 되네요. 정말 무식한 인간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 근거없이 낭설을 해대는 멍청이를 뭐라고 불러야 될지 참 마음이 안쓰럽네요”, 

“100분 토론에서 어리버리하던 시민논객 결국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군. 분석 좀 하고 유시민에게 덤비지. 새벽에 당신 때문에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유시민 대표 같은 상대에게 질문하기엔 시민논객의 준비가 너무 허술한데? 내용 숙지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무작정 질문했구만. 물론 오히려 그 덕분에 모호하게 알고 있었던 것을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었네. 고마워요 알바”, “백분토론 시민논객이 통진당 정진후의 성폭행 무마 의혹을 어설프게 공격하다가 오히려 유시민씨가 그간 쌓인 오해를 풀 해명의 기회를 주는군요! ㅋ 이 분 저번 회에도 선대인씨한테 어설프게 덤볐다가 오히려 김진표를 잘근잘근 씹을 기회를 주셨죠”, 

“유시민 공격했다가 멘탈붕괴된 백분토론 시민논객 동영상”, “어제 병신된 시민논객은 말투나 표정으로 볼 때 그냥 유시민을 까고 싶어서 나온 게 분명하다. 게다가 ‘패기’라는 단어까지 쓰면서 도발을 했지만.... 실패!”, “100분토론 대박..시민논객. 유시민 대표에게 질문한 대학생, 알바인 듯....당황한 표정이 일품...ㅋㅋ.알바야..돈벌기 힘든 거 알겠지?”, “시민논객의 질문, 성폭력 사건을 다시 공론화하고, 통진당과 통진당 공천자들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도 있는 질문에, 유시민의 적극적 대처와 적절한 설명으로 오히려 반전! 발목잡던 이슈를 깔끔히 정리!! 와우~ 역시 유시민!”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이날 토론에는 유 대표 외에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과, 남 의원은 박선규 前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패널로 출연해 공천논란, 한미FTA와 제주 해군기지, 총선 전망 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