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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3일 수요일

"대통령 되려면 '1만1000원의 기적'을 호출하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02일자 기사 '"대통령 되려면 '1만1000원의 기적'을 호출하라"'를 퍼왔습니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건강보험 하나로 100만원 상한제'를 대선 공약으로

대통령선거가 임박해오고 있건만 좀처럼 정책 의제가 뜨지 않는다. 핵심 선수로 세 명이 정해졌지만 정책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등 포괄적인 의제는 오래전에 등장했지만 논점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후보 단일화 구도가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탓이지만, 후보들이 구체적인 정책을 예각적으로 제시하지 않는 것도 주요한 이유이다.

문재인·안철수, 정책 의제 경쟁 벌여라

이러다간 정말 11월 중순까진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줄다리기로, 나머지 대선 한 달은 최종 야권후보에 대한 검증 논란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투표장에 나가야될지도 모르겠다. 일반 시민들의 세상살이가 고달픈 상태에서 민생을 다루는 정책 의제가 실종된다는 것은 권력을 쥔 여권의 책임을 추궁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을 의미한다. 야권에 속하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적극적인 정책 경쟁이 절실한 때이다.

남은 기간,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국민의 민생 염원을 집중할 수 있는 의제로 무엇이 있을까? 나는 야권 후보들이 병원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정책 공약으로 '건강보험 하나로 100만 원 상한제'를 내걸기를 희망한다.

우리나라에서 5000만 국민 모두에게 해당되면서 민생 불안의 핵심 뿌리에 있는 문제가 병원비이다. 동네 병원에서 치료하는 가벼운 감기 정도야 그럭저럭 견딜만하다. 하지만 누구든 중병이나 만성질환에 걸릴 수 있기에 병원비 불안을 떨쳐 버릴 수 없고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근심은 더욱 커진다. 절박한 마음에 가계비를 쪼개면서까지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는 까닭이다. 2009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78%가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있다. 가구당 보유한 보험이 평균 3.6개이고 평균 매월 18만 원씩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다(연금, 종신 등 특약을 포함하면 월 28만 원).

병원비 해결 못하는 국민건강보험

누구든지 중병에 걸릴 수 있다. 젊었을 때 건강했더라도 세상을 떠나기 이전에는 대부분 병원신세를 오래 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질병과 그에 따른 병원비를 걱정하고 있고, 이 문제에 사회가 함께 대응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이 출발했다.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이 병원비를 모두 해결해준다면 우리가 병원비를 걱정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무상의료가 실현되고 있는 선진국 국민들처럼 말이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빈약하다. 현재 국민건강보험이 제공하는 보장률이 6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병원 원무과에서 발급받은 병원비 명세서에 총 금액이 1000만 원이면 대략 600만 원은 국민건강보험이 책임지고 환자가 약 400만 원을 본인부담금으로 내는 구조이다. 중병이 재발하거나 입원기간이 길어질 경우 본인부담금은 수천만 원에 이를 수 있다.

왜 병원비를 함께 해결하자며 만든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이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가? 국민건강보험이 가난하기 때문이다. 올해 의사, 약사 등 의료공급자가 청구한 병원비 총액이 약 64조 원에 이른다(의원, 약국 진료비 포함). 그런데 국민건강보험이 가진 돈은 40조 원이다. 그 결과 나머지 24조 원이 환자 본인부담금으로 전가되고 중병에 걸리거나 비급여 진료가 많은 경우일수록 환자의 병원비 부담이 커진다.

해결방법은?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늘리면 된다. 만약 국민건강보험이 올해 24조 원을 더 지출할 수 있었다면 5천만 국민 모두가 단돈 1원도 부담하지 않는 완전 무상의료를 누렸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환자본인부담금을 모두 없애 필요는 없다. 환자에게 상징적인 책임을 부여하기 위해 일부 본인부담금이 존재할 수 있다. 바로 '100만 원 상한제'이다. 이것은 어떤 경우도 환자 1인당 급여, 비급여 진료를 모두 포함해 1년에 본인부담금 총액 한도를 100만 원으로 정하자는 제안이다.

1년 동안 본인부담금액 총액이 50만 원인 경우 추가 혜택은 없을 것이다. 반면 본인부담금 총금액이 500만원인 사람, 5000만 원인 사람은 100만 원만 지불하면 되므로 각각 400만 원, 4900만 원씩 혜택을 보게 된다. 이렇게 1년에 본인부담금을 100만 원만 한도 이상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면 사실상 대한민국에서 병원비 불안은 해소된다고 볼 수 있다.

  
ⓒ뉴시스

가입자·기업·정부 각각 30%씩 더 내자

100만 원 상한제를 실현하는 데 얼마의 돈이 추가로 필요할까? 약 14조 원이다(일부 하위계층 보험료 지원 재정까지 포함). 현재 국민건강보험 재정 40조 원이 54조 원으로 늘어나면 된다. 정말 우리에게 14조 원을 더 늘릴 능력이 없는 것일까?

현재 국민건강보험 재정은 가입자, 기업, 정부 3자가 함께 마련한다. 예를 들어 직장가입자가 5만 원을 내면, 기업도 같은 금액을 낸다. 그리고 정부는 직장가입자, 기업, 지역가입자가 낸 보험료 총액의 20%를 보조한다. 원래는 의료보험이 직장과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던 시절에, 직장가입자 보험료의 절반은 기업, 지역가입자 보험료 절반은 정부가 지원했었다. 현재는 직장과 지역이 통합된 까닭에 정부 지원금 계산방식도 지역으로 한정하지 않고 보험료 총수입 기준으로 수정되었는데, 현재 국고지원금은 애초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몫으로 간주될 수 있는 재정이다.

그 결과 현재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국민건강보험 월 보험료 수준은 엇비슷하다. 가구당 직장은 9만2000원, 지역은 7만7000원이고, 가구원수 1인당 기준으로 환산하면 직장, 지역 모두 약 3만7000여원이다(건강보험하나로 시민회의 추정 금액).

국민건강보험이 14조 원을 추가로 조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보험료를 30% 인상하자! 그러면 가입자의 보험료, 기업의 분담금, 정부의 지원금이 동시에 30%씩 오르게 되어, 가입자가 14조원의 약 절반을, 기업과 정부가 나머지 절반을 책임지게 된다.

가입자가 추가로 내야할 몫을 전체 국민으로 나누면 1인당 월평균 1만1천원이다.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가 이 방안을 '1만 1천원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물론 1만 1천원은 평균금액이다. 하위계층은 월 4천원, 중간계층은 9천원, 상위계층은 4만원 정도 추가로 납부한다. 재벌대기업 임원들은 어떨까? 현재 국민건강보험의 보험료 상한액이 매우 높아서, 월소득이 7810만원을 넘는 고소득자는 매월 68만원을 더 납부하게 될 것이다.

국민건강보험료 30% 인상! 인상률 수치만 보면 깜짝 놀랄만하다. 하지만 국민 1인당으로 환산하면 월평균 1만1천원이다. 하위계층은 더 금액이 작다. 형편껏 내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우리도 1년에 본인부담금이 1백만원을 넘지 않는 멋진 병원비 해결제도를 가지게 된다! 보험료는 소득에 따라 부과되고 급여는 아픈만큼 지급되는 사회연대원리로 설계되어 있는, 이 아름다운 제도를 왜 우리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을까?

당장 추가 보험료 지출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가계 부담을 절약하는 일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2009년 기준으로 전체 가구 78%가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해 있고, 매월 의료와 관련해 내는 보험료만 평균 18만 원에 이른다. '건강보험 하나로'가 실현되면 4인 가족은 평균 4만4000원을 더 내게 되지만, 대신 앞으로 월 18만 원의 민간의료보험을 낼 필요가 없어진다.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과 보험료, 어디서 결정되나?

이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이외로 간단하다. 최저임금이 매년 노동계, 경영계, 공익위원 3자가 참여하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되듯이, 국민건강보험료는 가입자, 의료공급자, 공익위원 3자가 참여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매년 표결로 결정된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경총, 음식업중앙회 등 가입자대표 8명, 의사협회, 병원협회, 제약협회, 약사회 등 공급자 대표 8명, 정부가 임명한 공익대표 8명, 그리고 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차관 등 총 2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국민건강보험료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의료수가, 급여적용 범위 등 국민건강보험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 그 역할의 중요성에 비해 국민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사회적 정책결정기구이다.


보통 국민건강보험료 협상은 매년 10월에 시작돼 11월 중하순께 표결로 마무리된다. 만일 올해 1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에서 보험료 30% 인상을 의결하면, 가입자, 기업, 정부 몫이 함께 30%씩 늘어나고 곧바로 100만 원 상한제가 가능해진다. '민간의료보험 대신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100만 원이 넘는 모든 병원비는 국민건강보험 하나로'가 실현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획기적인 보험료 인상과 이와 연동한 보장성의 확대 안건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다루어진 적은 없다. 손익계산만 따진다면 가입자는 약 7조 원을 내고 14조 원의 급여 혜택을 볼 수 있는 반면 기업, 정부는 혜택은 없이 추가 재정 책임만 지게 된다. 따라서 이 안건을 기업, 정부가 먼저 제시할 이유가 없어 보이고 실제 그렇게 되었다. 가입자는 어땠을까? 보장성의 전면 확대를 위해 대대적인 국민건강보험료 인상을 내건 적이 있는가? 가입자 대표 역시 보험료 인상을 회피해 왔다. 대다수 국민들이 지닌 국민건강보험료에 대한 저항감이 반영된 대응이다.

그 결과 국민건강보험료는 다음해 병원비 지출의 자연증가분 정도를 따라잡는 수준에서 인상돼 왔고,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은 60%대 초반에 머물러 왔으며, 이러한 상태를 이용해 민간의료보험이 자신의 시장을 확장해 왔다.

언제까지 이러한 방식으로 살아야 할까? 가입자들은 과중한 본인부담금과 민간의료보험료로 허리가 휘고, 기업과 정부는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낮은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어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

문재인·안철수, 국민건강보험료 인상 내걸어라!

곧 10월 중순부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내년 건강보험료와 보장성 범위를 둘러싼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급식, 보육에 이어 무상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크다. 올해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는 '건강보험 하나로 100만 원 상한제'를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

대통령 후보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민들의 병원비 걱정을 해결하겠다는 민생 후보라면 국민들에게 국민건강보험료 인상을 통해 가입자, 기업, 정부 3자가 함께 병원비를 책임지는 '건강보험 하나로'를 제안하길 바란다. 당장 올해가 어렵다면 자신이 집권한 첫 해인 2013년 11월엔 반드시 '100만 원 상한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이를 위해서 국민건강보험료 인상을 사회적 논의로 올려 국민의 동의를 꼭 구하겠다고 말이다. 국민건강보험료 논란이 생기겠지만 옳은 길이라면 단호해야 한다. 그래야 정책 경쟁도 생기고 후보의 국정운영 비전과 능력도 제대로 검증될 수 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사설] 돈 빌려줄 테니 집 사라는 정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2일자 사설 '[사설] 돈 빌려줄 테니 집 사라는 정부'를 퍼왔습니다.

청와대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일부 완화하겠다고 한다. 엊그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내수활성화 대책회의에서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함께 나온 방안이다. 총부채상환비율 규제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실수요자의 특성에 맞춰 일부 보완을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빚을 더 내는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가계부채 문제는 국제신용평가사들이 꾸준히 지적해온 한국 경제의 대표적인 리스크다. 규제를 완화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속화하면 한국 경제의 신인도에 심각한 타격이 올 수 있다. 빚을 낸 사람들이 하우스푸어로 내몰리고 은행의 건전성이 훼손됨은 물론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정부 안에서도 금융위원회 등은 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에 강력히 반대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얼마 전까지 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풀었는데도 부동산 경기는 제자리에 있고 가계부채만 늘리는 게 아닌가 싶어 못한다고 못박았다. 곧 규제를 완화해도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이 없고 가계부채만 늘릴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국토해양부가 줄곧 요구한 규제 완화에는 새누리당도 가세했다고 하는데,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눈앞의 선심에만 급급한 모양이다.총부채상환비율은 부채 상환 능력을 소득으로 따져 대출 상환액을 일정선 아래로 제한하는 것으로, 주택담보대출 비율과 함께 핵심적인 투기 방지 장치다. 담보로 제공되는 집값이 비싸도 대출받는 사람의 소득이 높지 않다면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없게 하고 있다. 현재 서울은 50%, 인천과 경기 지역은 60%로 제한하고 있다. 기본 틀을 유지한다면 소득의 범위를 넓혀주는 방식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득이 낮아도 자산이 있는 사람들은 빚을 더 낼 수 있게 된다. 정부가 돈을 빌려줄 테니 집을 사라는 격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 상황에서 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는 부동산 경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하우스푸어만 늘릴 가능성이 크다.지난해 말 가계부채가 921조원이다. 2007년 665조원에 비해 4년새 무려 37% 이상 늘어났다. 가계부채의 3분의 1이 주택담보대출인데, 지난 5월말 국내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계속 상승해 0.85%까지 올랐다. 지금은 가계부채를 조정하는 게 급선무인데, 도리어 이를 확대하겠다는 발상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박근혜 의원의 말 한마디에 집값 상승과 부동산 투기 우려가 있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검토되는 것도 걱정스럽다.

MB, DTI 규제 풀기로. '4대강 카지노'도?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7-22일자 기사 'MB, DTI 규제 풀기로. '4대강 카지노'도?'를 퍼왔습니다.
골프세와 다주택자 세금 인하, 자칫하면 신용등급 강등

정부는 22일 부동산경기 부양을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일부 완화키로 해 파문을 예고했다. 

또한 새누리당과 합의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서두르고, 이밖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세수 감수를 우려해 반대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재건축부담금 부과중지 등도 추진키로 해 가계부채를 파국적 상황으로까지 악화시키며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 거센 후폭풍을 몰고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함께 카지노 복합리조트도 허용키로 해, 4대강 주변부에 대규모 카지노를 세우려는 대구 등의 민원도 받아들이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으면서 야당과 시민단체 등의 거센 반발도 예고했다.

정부는 지난 21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내수활성화 민관합동토론회에서 이같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이 밝혔다. 

정부는 "DTI 규제의 기본틀은 유지하되 실수요자 특성에 맞춰 일부 불합리한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밝혀 아파트값이 급락하고 있는 강남을 포함한 수도권 등에 DTI 규제를 완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날도 DTI 규제 완화는 재계가 강력 건의하고 국토해양부가 적극 호응하면서 금융위원회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13일까지만 해도 "DTI를 풀었는데도 부동산 경기는 제자리에 있고, 가계 부채만 늘리는 게 아닌가 싶어 못한다"며 DTI 규제 완화에 반대했었다. 불과 여드레만에 입장을 바꾼 셈.

금융위원회는 앞서 지난 17일 새누리당과의 당정협의에서 가계부채가 이미 위험 수준인 1천조원을 넘어서면서 국내외에서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DTI 규제를 풀 수는 없다고 강력 반대하며, 규제를 풀면 한국 가계부채를 신용등급 강등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S&P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결국 이 대통령이 금융위의 반대를 묵살하고 재계와 국토부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한편 정부는 주택가격 하락 등에 따른 기존 차입자의 만기연장 관련 부담을 완화해주는 방안을 검토키로 해, 만기연장시 가산금리를 매기는 은행 등에 가산금리를 매기지 말고 만기를 연장해주라는 압력이 가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정부는 이밖에 해외골프보다 국내골프를 유도해 국내 소비를 활성화시킨다는 명분아래 골프장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이 또한 소비 활성화보다는 난립으로 도산위기에 직면한 골프업계의 민원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또한 MB가 밀어붙인 4대강 자전거길을 통한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국내관광 활성화 및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키로 했다. 

또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 복합리조트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사전심사제를 조기에 도입, 조속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키로 해 대구 등이 추진하는 4대강 주변 카지노 건립 등도 허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강한 의혹도 낳고 있다. 

김 경제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 토론회 논의사항을 정부 차원에서 종합 검토ㆍ추진키로 했다"며 "23일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후속조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제지원은 내달 초 세제개편 방안에 반영할 것"이라며 "재계는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내수 활성화 과제를 구체화해 조기에 추진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섭 기자

2012년 4월 26일 목요일

“반값등록금 도입했더니 서울시립대 부재자 투표율 껑충”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5일자 기사 '“반값등록금 도입했더니 서울시립대 부재자 투표율 껑충”'을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 반값등록금 정책간담회, 물가연동제·상한제 추진·기숙사 확대 등 논의

“19대 국회에서 민주당-통합진보당이 합쳐서 과반이 안 되기 때문에 반값등록금 정책 추진이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어차피 국민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무상급식, 반값 등록금 문제가 이렇게 얘기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지 않나."(안진걸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 정책팀장)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가 시민들과 격의 없는 대화의 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5일 서울시립대학교에서 민주통합당과 대학생 단체 등의 반값등록금 정책간담회가 개최됐다. 문 대표가 청년이슈에 관해 소통하는 자리를 제안해 열린 자리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를 비롯해 반값등록금국민본부, 청년실업넷, 청년유니온, 민달팽이유니온, 한국대학생연합 등이 참석해 반값등록금․청년주거권․청년실업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민주통합당 측에서는 문성근 당대표, 김광진 장하나 청년비례 당선자, 백재현 정책위 수석부의장, 심연미 교육전문위원, 안민석 교육위 간사 등이 참석했다. 

자리에 참석한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서울시립대에 반값등록금이 적용된 이후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학생은 “4·11총선에서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부재자 투표 신청률이 40프로에 육박하고 부재자 투표율이 80프로가 될 정도로 정치의 중요성에 많이 각성했다”며 “민주통합당의 자세에 따라 20대의 투표율과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 등이 꾸준히 대학등록금에 문제를 제기해왔던 것이 이제 국회로 공이 넘어갔다는 얘기다. 

민주통합당은 반값등록금 정책을 실현하려는 구체적인 행동을 국민에게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도 나왔다.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이 25일 오후 서울시립대에서 열린 대학반값등록금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학생들과 함께 등록금문제를 토론하고 있다.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직접 정책협약을 맺었던 김종민 전 시립대 총학생회장은 “일단 상임위 구성이 되면 교육위에서 확실하게 반값등록금 관련 정책을 안건에 부쳐야 한다”며 “본회의 때 부결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 최소한 상임회의에서 어떻게든 통과시켜서 (본회의 안건으로 넘어가) 국민의 눈에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떤 세력이 실현하려고 하고 어떤 세력이 막는지 국민의 눈에 분명히 보여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요즘 당론 믿는 국민 정말 없지 않나. 맥쿼리랑 박원순 시장이랑 지금 싸우고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것이 좋다”며 “철저하게 시민들 편에서 싸운다는 것을 눈에 보이고 시민이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 같은 참석자들의 발언을 귀담아 들으며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반값등록금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해결과제 중 하나는 ‘예산 확보’라고 할 수 있다. 민주통합당은 반값등록금 재정 확보가 불가능한 일이 아니며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해왔다. 이날 문성근 대행은 “복지 예산은 부자 증세해서 처리하면 된다. 결국 의지의 문제”라며 “기업체와 최상위 소득계층의 증세 도입 등등의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통합당은 반값등록금 정책을 위한 추가 재원이 3조 4천억 원가량이라고 추정치를 제시한 바 있다.

김광진 청년비례 당선자는 “이명박 정부 산하의 감사원에서 수행한 감사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올 1월에 등록금의 32퍼센트는 삭감이 가능하다는 결과보고가 있었다”며 등록금 삭감이 대폭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는 ‘인상률 상한제’인데 올해만 해도 등록금이 평균 3~4% 인하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는 무의미하다”며 “총액상한제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반값등록금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재정 확보뿐 아니라 사학재단비리 척결, 사립 대학구조조정도 동반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주문되고 있다. 지금처럼 방만하게 운영되는 대학재정을 놔두고 등록금을 지원하면 국민 세금이 매우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사학재단 비리가 드러나 문제가 되기도 했다. 백재현 의원은 “대학구조조정 관련 입법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갈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장 반값등록금으로의 이행이 어렵다 하더라도 보다 현실적인 접근에서 최소한 ‘물가연동제 도입’, ‘상한제 추진’ 등이 보완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평균 가계소득과 대비해서 적정한 대학 등록금의 수준을 판단해 책정하고 등록금 인상률이라도 줄여가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전국 평균 10퍼센트에 불과한 ‘대학 기숙사 수용률’도 중요한 문제로 거론됐다. 따로 나와 자취를 하는 대학생의 경우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생활비를 대폭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 의원은 “가장 적게 예산 들여서 할 수 있는 일이 기숙사 시설 늘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혜숙 숙명여대 총학생회장은 “숙명여대, 명지대 재단 등이 법인전입금을 재단측에서 부담해야 하는 부분을 학생들에게 등록금으로 전가했다”며 “사립학교법의 구멍은 19대 국회부터 정확하게 막아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해당 학교 학생위원으로 구성된 등록금심사위원회가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없는 문제도 지적됐다. 현 한국외대 총학생회장은 “학교가 예산안을 책정해왔는데 각 지출 분야가 뭉뚱그려 나와 있고 우리가 분석할 수 없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라고 전했다. 

최저임금제 얘기도 빠질 수 없었다. 사실상 ‘최저임금은 곧 청년임금’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대학생은 등록금, 생활비 등을 벌기 위해 하는 일은 대부분 아르바이트(시간수당제)일 수밖에 없으며, 해당 임금은 최저 임금과 동일한 수준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광진 청년비례 당선자는 “전경련, 중소기업 협동조합이라든가 연봉 5~6천을 받는 대표들이 최저임금제를 결정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최저 임금을 현실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문제 뿐 아니라, 현재 책정된 최저임금마저 지켜지지 않는 사업장이 비일비재한 현실도 지적됐다. 

심연미 민주통합당 교육전문위원은 “현행법에는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이 물가상승률의 1.5배로 돼 있다”며 “상한선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억제하겠다는 민주통합당 공약이 있었다”며 “전국의 평균 가계들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등록금을 낮추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안진걸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 정책팀장은 서울시 성동구의 ‘해피하우스’ 등 지방정부 차원에서 성공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대학생 거주대책을 예로 들었다. 그는 “1인당 10만 원 내고 대학생들 쾌적하게 살고 있는데 아주 평가가 좋다”며 “저는 민주통합당이 이제 지방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좋은 정책들을 전국적으로 묶어서 중앙정부에서 시행하도록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성근 대행은 “오늘 많이 배우고 힘도 얻었다”고 만족감을 표하며 “앞으로도 이렇게 대학 등을 다니며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가 끝난 직후 참석한 대학생들에게 인증샷을 찍자고 먼저 제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새미 기자 | psm@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