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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박근혜 정부는 지금, "폐쇄…실종 상황"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30일자 기사 '박근혜 정부는 지금, "폐쇄…실종 상황"'을 퍼왔습니다.
[기자수첩]'갈등'도 '내치'도 '외교'도 모두 방관하는 이상한 대통령

▲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박근혜 대통령 동상ⓒ뉴스1

중앙일보는 점잖게 ‘박근혜 정부가 시험대에 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표현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말한 “박근혜 정부는 실종 상황”일 것이다. 지금, 어디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
강정, 밀양, 진주의료원, KTX민영화 등 갈등 사안이 도처이다. 중앙일보 같은 보수 언론조차 “전국에 ‘갈등지도’가 그려질 만큼 갈등 이슈가 곳곳에서 돌출하고 있다”로 표현하고 있다. ‘내치’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사안들이 전국에 뻗쳐있지만, 이 건들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어느 사안에도 입 한번 뻥긋하지 않았다.
‘내치’ 뿐만 아니다. ‘외교’ 문제도 마찬가지다. 탈북자 9명이 북송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한국 대사관은 연락을 받고도 사실상 상황을 방기하고 방치해버렸다. 6.15 공동행사 개최를 제 발로 차버린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6자회담 제안에도 전혀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상황도 심란하긴 매한가지다. 계속되는 망언을 그냥 맥없이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고, 엔저에 따른 수출 경기 악화에도 호들갑만 있을 뿐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보인다.
윤창중 사건에 대한 짤막한 사과 이후 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에 대해선 아예 침묵이다. 기세를 드높였던 ‘경제 민주화’ 관련해선 남양유업 사태가 터지고, CJ대한통운 문제가 겹쳐지고, 편의점주들의 잇따라 자살하는 상황까지 치달았지만 역시 침묵이다. ‘지하 경제 양성화’의 신념은 (뉴스타파)에 의해 조세피난처에 투자한 기업과 개인들의 명단이 공개되는 전혀 의외의 호기로운 상황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근래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의 중심에 섰던 것은 딱 한 번, ‘시간제 일자리’ 관련 발언을 통해서였다. 박 대통령은 “고용률 70% 달성과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가 중요한데, ‘시간제 일자리’라는 표현에서 편견을 쉽게 지울 수 없으니 공모 등을 통해 이름을 좋은 단어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후 엄청난 비판과 논란에 직면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현실을 전혀 모른다”고 비판했고, 박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경제지들마저 ‘‘반듯한’ 표현부터 고용률 70%를 목표로 인센티브 제안을 한 것까지 이미 실패한 이명박 정부의 2010년 제안을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할 정도이다.
예고된 갈등들을 방치하며 그 갈등이 절정을 향해가는 상황은 방기하며,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의 업무들에는 무능하거나 무기력하다. 권력 주변의 몰염치한 비리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당선의 기반이 됐던 약속들은 모르쇠이다. 그 대신 권력의 이해관계를 위해 검찰이 충성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사건들이 고강도로 정국을 장식하고, 대통령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만 집어 말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 29일자 중앙일보 1면.

취임 100일을 맞이한 시점에서 국정을 컨트롤함에 근본적 장애가 발생하고 보기에 따라서는 아예 작동을 하지 않는 것 같은 상황까지 치달은 것은 단순히 권력의 무능을 넘어서 사회 전체에 심각한 암운을 드리운다. 결국, 이 상황에 개입하고 개선을 도모해야 할 것은 언론의 역할인데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에서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안는지, 역시 박근혜 대통령마냥 상황을 방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참여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이명박 정부 역시 ‘라디오연설’이란 형식을 통해 국정의 상황을 공유하기 위한 제스처라도 했었다. 그 소통방식이 일방적이란 비판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방통행은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가히 ‘폐쇄’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이 뭘 하는지 몰라 근황을 궁금해야 하는 상황을 당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3년 5월 28일 화요일

박근혜정부, 방송장악 어떤 변화있나?

이글은 플러스코리아 2013-05-27일자 기사 '박근혜정부, 방송장악 어떤 변화있나?'를 퍼왔습니다.
‘이명박근혜’의 언론장악, 얼마나 갈까? MBC, ‘김재철 시즌2‘ 시작

[칼럼 플러스코리아]오주르디 정치칼럼= 이명박(MB) 정권이 심혈을 기울였던 ‘과업’ 중 하나가 방송장악이었다. ‘낙하산 인사’로 제 사람을 사장에 앉혀놓고, 그를 통해 내부의 요직을 ‘충성파’로 채워 나갔다. ‘공정방송’을 주장하며 사측에 맞선 노조에 대한 핍박은 군부 독재시대에 버금갈 수준이었다. 


MBC, YTN, KBS 등을 장악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대표적 보수신문인 조선, 동아, 중앙 등에게 방송 진출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을 날치기 통과시켜 ‘종편시대’를 열었다. 이로써 방송언론은 ‘보수’라는 한 가지 색깔만 갖게 됐다. 정부와 권력을 견제해야 할 방송언론은 공정성을 포기하고 ‘친여 보수’라는 한 가지 제복으로 갈아 입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다. 청와대 주인이 바뀌고 권력지형도 달라진 만큼 MB정권의 방송장악에도 어떤 변화가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는 이들도 있었다.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방송언론의 ‘보수화’가 더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MBC에는 ‘김재철 시즌2’가 시작됐다. 새롭게 MBC의 지휘봉을 잡은 김종국 사장은 편파 보도로 크게 논란이 돼 온 김장겸 정치부장에게 보도국을 맡겼다. 김재철 체제에서 김 국장과 함께 편파보도의 선봉에 섰던 이들을 요직에 배치했다. 


MBC, 김재철 보다 더한 ‘김재철 시즌2‘ 시작   

편파보도에 대한 MBC 기자들의 반발이 고조되던 2011년 2월, 김재철 전 사장이 김장겸 현 보도국장을 정치부장에 임명한다. 서울시장 재보선, 총선, 대선 등 굵직한 선거를 거치는 동안 MBC의 정치관련 뉴스는 편파보도로 얼룩졌다. 대표적인 사례를 추려보았다.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노골적으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편에 섰다. MBC노조가 발간한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나경원 후보에 대한 의혹 보도는 65초에 그쳤지만 박원순 후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는 한달여간 375초 방송돼 무려 6배나 더 많았다.   
▲안철수 전 후보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검증없이 보도해 물의를 빚었으며, 안 전 후보 사찰 의혹과 관련해 핵심증거인 경찰교육원장의 발언 내용을 누락시킨 채 보도한 바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도록 여론조사 기관을 교체했다는 의혹도 있다. 양자 대결에서 처음으로 안 후보가 1위를 차지한 직후 ‘코리아리서치’에서 ‘한국리서치’로 조사기관을 바꿨다.   
▲정홍원 총리 후보자에 대한 위장전입 의혹을 누락시켜 보도했다.   
▲최근에도 윤창중 성추행 사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 중대한 현안에 대해 핵심적인 의혹 제기를 피하거나 늦게 보도하는 등의 편파보도 사례가 잦다. 

▲ MBC 현 상황 © 오주르디

MBC노조는 김 보도국장을 ‘170간 파업 사태’를 촉발시킨 ‘주범’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한다. 또 새롭게 임명된 보도국 정치부장, 경제부장, 취재센터장 등도 편파보도에 앞장섰던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편파 보도 책임자들이 더 책임있는 자리로 갔으니 편파보도 기조가 더 굳어질 것”이라고 성토했다.   시사프로그램, 라디오, 아나운서 등이 소속돼 있는 편성제작본부의 주요 보직은 ‘김재철 체제’의 사람들이 그대로 눌러 앉았다. 파업에 참여했던 PD와 앵커들은 한직으로 밀려났다. 육아휴직를 끝내고 복직한 MBC의 대표적 앵커 김주하 기자는 자체 뉴스사이트를 관리하는 ‘인터넷뉴스부’로 발령 받았다. 휴직 전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파업에 적극 동참한 데에 따른 보복성 인사로 보인다.  YTN, MB의 잔재 그대로   YTN 사태도 달라진 게 없다. YTN노조는 배석규 사장을 “김재철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한다. 해직 사태 장기화, 노조에 대한 소송남발, 보복성 징계, 편파 보도, 법인카드 과다 사용 등을 지적하며 강력하게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또 MB정권이 YTN을 장악하기 해 벌인 불법사찰의 내부 연루자가 보직팀장으로 발령한 것을 두고 YTN 기자회는 “중대 범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소송 절차가 진행중인 당사자를 영상아카이브팀장으로 발령한 것은 최악의 인사”라며 배 사장을 규탄했다. 

▲ YTN 현상황 © 오주르디

YTN 영상직군 기자들도 성명을 냈다. “영상아카이브팀장은 YTN사찰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라며 "그런 사람을 보직팀장에 임명한 것은 인사권자인 배석규 사장이 불법사찰의 수혜자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직된 노종면 기자가 속해있는 YTN 노조는 지난 3월 서울지검에 이명박 대통령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YTN 불법사찰, 직권남용,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MB가 불법 비선조직을 만들어 국민 세금을 유용하고, 직권을 남용해 공무원들을 민간인 사찰이라는 불법 업무에 투입함으로써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 했다는 게 노조가 밝힌 고소의 이유다.   KBS의 우경화, 권력 눈치보기 더 심각해져  KBS도 마찬가지다. 대선 몇 달 전 심야 날치기로 이길영 이사장을 선출하는 등 새누리당 추천이사들이 KBS를 장악했다. ‘새누리당 KBS’가 뽑은 새 사장은 길환영이었다. KBS 노조가 자체 투표를 통해 불신임 결의(88%)한 바로 그 인물이다. 편파보도와 편향적 프로그램을 제작해 KBS의 공영성을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아온 인물을 사장 자리에 앉힌 것이다.   그는 200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TV제작본부장과 콘텐츠본부장을 지내며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하는 다큐멘터리 제작
▲이병철 삼성 창업자 생일 기념 ‘열린음악회’ 방송
▲방송인 김미화 블랙리스트 파문
▲G20 특집 프로그램 과다 편성 등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 KBS 현 상왕 © 오주르디

KBS 새노조는 길 사장 취임 이후 “KBS뉴스가 전체적으로 우경화되고 있으며 권력 눈치보기가 심해졌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사례로
▲현오석 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을 파헤친 탐사보도팀 취재를 불방 시켰으며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늦어지는 이유를 ‘야당의 발목잡기’라며 편파적 주장으로 일관했고
▲미래부 출범으로 ‘언론장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숨긴 채 미래부 논란을 ‘여야의 정치적 공방’으로 몰아간 점
▲MB 퇴임 특집방송을 하며 MB를 가장 훌륭한 대통령으로 미화한 사실 등을 꼽았다.   ‘이명박근혜’의 언론장악, 얼마나 갈까?   불공정 인사도 문제다. KBS노조는 길 사장 취임 이후 부적격한 인물들을 보도본부의 핵심으로 기용하고 내부 반발이 심한 이화섭 보도본부장을 교체하지 않고 버티는 등 능력 위주가 아닌 ‘충성심’을 인사의 잣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MB가 떠나고 정권이 바뀌었지만 방송은 MB 당시 그대로다. 공정성은 더욱 훼손돼 방송언론의 권력 눈치보기는 더 심각해진 상태다.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은 사라지고 권력을 위해 존재하는 불공정방송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MB정권의 ‘방송장악’이 열매를 맺기 시작하자 박근혜 정부가 그 열매를 힘 들이지 않고 따먹는 꼴이다. ‘이명박근혜’의 방송장악이 얼마나 갈까. 한가지 색깔만 고집하는 저들의 탐욕이 산산조각 나는 때가 반드시 오고 말 것이다. 다양성의 사회다. 한 가지로는 오래 버틸 수 없다. 

(본 칼럼은 본지 기사화에 동의하여 게재함을 밝힙니다. 출처/사람과 세상사이)


오주르디 칼럼 

2013년 4월 2일 화요일

죽었다 깨어나도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할 수 없는 이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01일자 기사 '죽었다 깨어나도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할 수 없는 이유'를 퍼왔습니다.
[선대인 칼럼] 정말 창조경제 하고 싶다면 ‘창조적 감수성’ 똘똘 뭉친 이들 포진시켜야

박근혜 대통령이 핵심 국정목표로 내세운 ‘창조경제’를 두고 정치권과 관가가 연일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목표를 이해하는 관료와 정치인들이 없어서 서로 갑론을박을 벌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사실 수십 년 동안 정반대 방향의 행정관행과 사고방식에 젖어온 사람들에게 갑자기 ‘창조경제’를 하라니 이해될 리가 있나. 더구나 ‘창조경제’는 누가 시키고, 거기에 맞춰 따르는 식과는 정반대의 경제 개념이다. 정부가 4대강사업 하듯이 대규모 재정을 직접 투입해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투자해 자연스러운 문화 및 산업생태계가 발현되도록 하는 것이다. 역대 어떤 정부의 정치인과 관료들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니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내세운 창조경제와 무관하게 원래 의미의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한 번 살펴보자.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워싱턴DC, 텍사스주 오스틴, 시애틀. 이 미국 도시들의 공통점을 아는가. 이들 지역은 예술가, 음악가, 동성애자들이 많이 산다. 또 이른바 첨단기술산업들이 발전해 있다. 이런 첨단기술산업들이 주는 고용과 고임금의 기회와 삶의 질을 누리려는 고학력층 인재들이 많이 산다. 

이들 지역은 저명한 지리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가 대표적인 ‘창조 도시’로 꼽는 미국의 도시들이다. 창조도시는 지난 20~30년 전부터 급속히 팽창하기 시작해 선진산업국가에서 지속적으로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해내며 지속적 발전을 해나가는 도시를 말한다.

이런 창조부문의 일자리로 플로리다 교수는 과학과 엔지니어링, R&D, 기술 기반 산업, 미술 분야, 음악, 문화, 심지적인 일과 디자인 분야, 또는 보건 금융 법률 등 지식 기반 전문직 분야 등을 들고 있다. 이 창조 부문 일자리는 미국 내 일자리의 약 30%를 차지하며 이들 일자리에 돌아가는 임금은 전체의 47%에 이른다. 그만큼 고부가가치 일자리라는 사실이다. 

플로리다 교수는 이런 창조 부문이 번창하는 창조도시가 되기 위한 요건으로 크게 3T를 들고 있다. 여기서 3T는 기술(Technology), 재능을 가진 인재(Talent), 관용도(Tolerance)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고부가가치 창조경제 시대에 걸맞게 기술과 인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잘 수용되는데 관용도에 이르면 많은 이들이 갸우뚱하게 된다.

관용도는 여러 문화적, 예술적 개방성과 생각과 가치관, 성적 취향 등의 다양성을 의미한다. 이처럼 개방성과 다양성을 갖춘 지역일수록 재능을 가진 이들에 대한 편견 없는 ‘문턱 낮은 도시’가 되고 그들이 가진 실험적인 아이디어들을 꽃 피우고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미국내 삼성반도체 공장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한 텍사스 오스틴이 대표적 사례다. (‘도시와 창조계급’(리처드 플로리다 지음, 푸른길) 110~111쪽에서 발췌 요약했다.)

텍사스 주의 오스틴은 지난 20여 년간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하이테크 산업 발전 사례로 언급된다. 1984년 설립된 델컴퓨터 사의 성공에 힘입어, 오스틴은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개발 거점이 되었다. 오늘날 이 도시는 1750개가 넘는 하이테크 기업들이 입지하고 있으며, 이 기업들에서 11만 명이 넘는 사람들(오스틴 전체 고용자 수의 20%)이 근무하고 있다. 하이테크 산업의 선도적 거점으로서, 오스틴은 지역에서 교육 받은 지식 노동자 풀과 광범위한 레크리에이션 기회 그리고 높은 삶의 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 도시 노동력의 교육 수준은 상당히 높다.(중략) 오스틴은 환경과 레크리에이션 어메니티(Amenity)를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초석으로 만든 대표적 도시다. (중략) 사실 오스틴은 라이브 음악과 얼터너티브 영화에 있어서는 미국 최고의 도시 가운데 하나로 유명하며, 암벽 등반, 활 사냥, 산악 자전거타기와 같은 야외 레크리에이션 활동과 더불어 다양한 야간활동을 즐길 수 있다. 이 도시는 경제, 레크리에이션, 환경 부문 모두에서 미국 최고의 도시 반열에 올라 있다.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사업하기 좋은 도시 1위, ‘포천’이 선정한 하이테크 산업도시 1위, ‘POV매건진’이 선정한 붐타운 2위, ‘워킹 매거진’이 선정한 가장 걷기 좋은 도시 5위 그리고 ‘바이시클링 매거진’이 선정한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 6위 등이 그것이다. (중략) 오스틴은 또한 라이프스타일과 삶의 질 문제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 도시는 고급 인재를 유치하고 보유하기 위해 레크리에이션 어메니티와 문화 어메니티 조성을 기반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창조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물질적 기반을 만드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되며 첨단산업 기반과 살기 좋은 라이프스타일 문화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뛰어난 인재들이 몰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PMG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첨단산업 노동자들은 급여 조건에 이어 해당지역의 삶의 질을 일자리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가족 및 친구와의 근접성, 기업의 각종 부수적 혜택, 스톡옵션, 기업 안정성 등을 압도하는 조건이었다. (‘도시와 창조계급’ 113쪽에서 재인용) 창조도시는 한 마디로 다양성과 개방성이 넘치며 총체적으로 매력 있는 생활환경이 갖춰질 때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이 추진하는 전략은 여전히 개발시대의 ‘한 방 신화’에 기대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가리지 않고 각종 경제자유구역이니 혁신도시니 국제자유도시니 하는 이름들을 내걸었지만 각종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이타워 24층에서 바라본 송도 전경. ©연합뉴스

대표적 사례로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사업들을 살펴보자. 정부는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송도, 영종, 청라지구를 각각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했다. 송도는 지식정보산업, 바이오, 첨단산업클러스터 단지로, 영종은 운북복합레저단지, 용유무의관광단지, 영종물류복합단지, 메디시티로 개발하며 청라지구는 레저스포츠단지와 첨단산업단지, 로봇랜드 등을 조성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계획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인천은 인천항과 인천공항을 끼고 있지만 서울의 위성도시에 가까운 지역으로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금융이나 첨단산업, 관광 기능을 제공할 수 없었다. 대중국 수출입 기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천 자체도 서울과 차별화되는 매력적인 창조도시 기반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런 상황에서 거의 텅 비어있던 송도와 청라, 영종도 등에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하며 각종 세제 및 개발상의 특혜를 제공했을 뿐이었다. 고층 건물과 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들어섰지만 삶의 질 측면에서 세계적 기업들이 찾아오고 싶은 어떤 매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당초부터 부동산 개발 중심으로 접근하다 보니 한 때 아파트 투기가 극성을 부렸으나 그것이 신기루였다는 것이 확인된 순간 투기 거품도 급속히 가라앉고 있다. 이들 도시들을 건설하기 위해 2조원을 넘게 들여 인천대교를 건설하는 등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고, 인천시는 막대한 부채를 쌓아 올렸다. 또한 이들 지역에 신도시들이 들어서면서 구도심의 주택가들이 텅 비고 상가가 죽으며 구도심과 신도시 지역이 함께 유령도시로 전락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사업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부와 정치권의 다수는 여전히 ‘한 방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4대강사업부터가 그렇고, 전북 주민들의 새만금사업 유치 열기나 부산과 경남북 주민들의 동남권 신공항 유치전이 모두 그런 환상에서 나온 것이다. 사실은 세금으로 경기장 건설 등 막대한 건설사업을 벌이게 돼 오히려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가 되기보다는 재정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 그렇게 열을 올린 것도 바로 이런 환상 때문이다.

하지만 전남도와 전남 영암군이 F1 그랑프리 대회를 유치했다가 이미 수천억 원에 이르는 빚더미에 올라앉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그것은 신기루일 뿐이다. 그것은 그들 사업이나 행사 유치를 통해 이득을 보는 재벌건설업체와 지역토호세력, 정치인과 정부 관료들, 그리고 그런 기회를 노린 외지 부동산 투기세력에게는 좋을지 모르나 결코 시민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정말 아시안게임이나 F1 대회를 치르고 새만금이나 경인운하사업을 할 돈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복지시설을 짓고 다양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지역의 인재를 키웠더라면 한국경제는 중장기적으로 훨씬 더 좋아졌을 것이다. 

경제 발전은 그렇게 한 방에 이뤄지지 않는다. 차근차근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경제구조를 만들고 그렇게 조성된 양질의 생활환경 속에서 인적 자원과 자본, 기술, 문화환경 등이 결합할 때 생겨난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이들이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도 생겨날 수 있다. 

지금까지 본 것처럼 창조경제의 성격상 탑다운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지시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관료들이 대통령의 뜻하는 ‘창조경제’가 뭔지 눈치 살핀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창조경제는 사실 그런 일방적 지시와 눈치 살피기의 정반대편에 있는 개념이다. 더구나 박근혜정부가 임명한 현오석, 서승환 등 주요 경제정책 라인은 창조경제와는 거리가 먼 개발경제론자들이다.

사실 한국의 관료들 대부분이 창조경제라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운 업무 방식과 문화에 젖어 살아온 사람들이다. 그런 이들에게 창조경제라고 아무리 떠들어봐야 될 리가 없다. 문화정책이라고 하면 예술가들을 키우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껏해야 창작스튜디오라는 건물 짓는 사람들, 홍대 앞을 산업뉴타운으로 지정해 오히려 가난한 예술가들을 내쫓는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창조경제는 머리로 이해하기 이전에 감성과 감각으로 이해하는 이들이 그나마 추진할 때 가능한 일이다. 정말 창조경제를 하고 싶다면 민간의 창조적 감수성으로 똘똘 뭉친 이들을 정부의 주요 포스트에 포진시켜야 한다. 그 포스트의 주요 인사들은 지금 국장급 관료들보다 평균 20년 가량은 젊은 세대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전에는 진정한 의미의 창조경제는 죽었다 깨나도 안 될 것이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 | battiman@hanmail.net  

2013년 3월 8일 금요일

朴정부 첫 부동산대책 ‘빅카드’ 없다

이글은 파이낸셜뉴스 2013-03-07일자 기사 '朴정부 첫 부동산대책 ‘빅카드’ 없다'를 퍼왔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야당 부자감세 반대장벽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주무부처인 국토부 반대
TV 완화 등 금융규제는 새 금융위장 후보가 반대



이르면 이달 말 발표 예정인 새 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을 앞두고 막상 시장활성화를 위해 꺼내들 '빅 카드'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규제를 비롯해 굵직한 부동산 핵심규제 완화는 발표 전부터 야당이나 관련부처의 반대로 손발이 묶여 있어서다. 주거복지 강화와 부동산시장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새 정부 정책구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핵심규제, 야당반대·부처장벽

7일 주택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분양가상한제 폐지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는 부자감세혜택 등을 이유로 야당 반발이 거세 대책에 포함시켜도 난항이 예상된다.

재건축 시장 활성화를 위한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가 여전히 안전문제로 반대하고 있는 등 국회 동의가 필요한 부동산 핵심규제들은 하나같이 야당이나 관련부처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시장활성화 대책으로 내놓아도 규제완화 발표→반대 직면→도입 무산이 반복된 MB정부의 궤적을 그대로 따라가 시장 혼란만 자초할 것으로 보여 정권 초반 정책신뢰성 확보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나마나한 대책으로 자칫 전 정부와 다를 게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어 현실성 있는 시장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남은 것은 국회 동의가 필요없는 금융규제 완화지만 이 역시 녹록지 않아 보인다.

얼마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출신인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완화할 계획이 없다"고 밝혀 주무부처인 재정부와 사전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부동산시장 규제완화에 대한 난맥상으로 새 정부가 준비 중인 종합부동산대책은 시장활성화보다는 주거복지 강화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LTV 완화 등 숨통 터줘야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전문위원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굵직한 방안들은 대부분 야당 장벽에 막혀 있어 새 정부가 현실적으로 마땅히 내놓을 만한 게 없다"며 "새 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은 시장활성화보다는 행복주택 등 주거복지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최근 재건축 시장 반등 등 시장 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회 문턱을 넘지 않아도 되는 방안들로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우스푸어 구제책과 연계한 LTV 완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우스푸어들이 집값 하락으로 기존 이자부담에 원금상환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시장 회복 때까지 LTV를 높여 숨통을 터주자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취득세 등 미세한 세율조정은 법개정과 국회동의 절차가 필요한 현 시스템보다는 시행령 등으로 가능토록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제적 판단사항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끼어드는 것을 막고 정부가 부동산 시장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2013년 3월 1일 금요일

박근혜정부의 국정비전을 보며


이글은 대자보 2013-02-28일자 기사 '박근혜정부의 국정비전을 보며'를 퍼왔습니다.
[창비주간논평] '시대교체'는 보수와 진보의 동시 혁신이 있어야 가능

박근혜정부가 출범했다. 예상대로 썩 흔쾌한 분위기는 아니다. 격렬했던 18대 대선에서 51.6%의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지만, 취임에 즈음하여 44%까지 지지율이 떨어졌다(한국갤럽 2013.2.22). 이 때문인지 보수신문에서조차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감, 그런 기분·활력·분위기조차 시들한 것은 전에 없던 일"이라는 평이 나온다(조선일보 2013.2.22). 

박근혜정부에 대한 기대가, 예상 밖으로 또는 예상대로, 빠르게 식어가고 있는 데는 정책과 인사에 실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정부의 출범과정에서는 분명히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의 '실패'를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특히 연이어 '실패'를 거듭했던 야권의 입장에서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조한 "공정하게 듣고 아울러 살펴본다"(公聽幷觀)는 태도를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새 정부의 출범 전후로 시들한 분위기

박근혜정부의 국정비전은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로 제시되었다. 여기에는 국민행복과 국가발전의 선순환, 국민행복을 바탕으로 한 한반도시대의 개막, 지구촌의 행복시대에의 기여 등 요소가 포함된다. 즉 개인의 행복과 국가-한반도-세계를 연계하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물론 선거과정에서는 '국민행복'이라는 키워드만 제시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이나 안철수캠프에서도 공약을 열거했을 뿐 통합적인 국정비전을 내놓지는 못했었다. 

국정비전의 철학적 기초가 튼튼해야 집권세력의 통치능력이 확보되고 이와 연계된 개별 정책의 추진력이 강화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어느 정당이나 정치세력도 비전 형성에 자원을 제대로 투입한 적은 없었다. 특히 야권에서는 비전과 정책 연구의 초보적 시스템조차 마련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국정비전에 대해 별다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한국의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관료집단을 제어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웅변하는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국정비전 달성을 위한 5대 국정목표를 ①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②맞춤형 고용·복지 ③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④안전과 통합의 사회 ⑤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으로 선정했다. 이와 관련하여 경제민주화가 국정목표에서 사라졌으며 대신 창조경제라는 개념이 등장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더 나아가 이것이 성장주의로 복귀하는 징후라는 추측도 제기되었다. 

경제민주화 공약의 실천을 지켜보자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지만, 제시된 국정목표가 대선공약과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박근혜 후보가 '국민행복 10대 공약'에서 제시한 경제민주화 공약은 9번째 순위에 있으며, 창조경제는 5번째 순위에 있었다. 공약 단계에서 창조경제는 일자리정책의 일환이고 경제민주화는 공동체정책의 한 요소였다. 국정목표를 제시하면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맨 앞으로 내세우고 그 안에 창조경제 공약과 경제민주화 공약을 함께 배치했다. 취임사에서는 경제부흥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함께 거론했다. 

이제는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공방을 벌리는 것보다는 약속된 정책이 제대로 이행되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야권도 집권했을 경우 어떻게 해야 자신들의 정책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박근혜정부 경제민주화 정책의 구체적 집행을 단속해야 한다. 

문재인 후보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신규 순환출자는 물론 기존 순환출자분에 대해서도 3년 안에 단계적으로 해소하도록 하는 강력한 금지방안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내수기반이 취약한 조건에서 재정투입보다는 투자와 수출을 촉진하는 총수요정책과 함께 순환출자가 구조화되었던 역사적·제도적 경로의존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제도들 사이에는 상호보완성이 존재하기 마련이므로 기존 제도의 폐기나 전환은 일관된 목표 하에서 마찰을 줄이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주요 후보가 공통적으로 제시한 경제민주화 공약은 신규 순환출자 금지,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집중투표제 도입, 연기금 주주권 강화 등이고 이는 인수위에서 제시한 '14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어 있다.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가 비금융 계열사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한도를 더 제한하고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를 축소하는 금산분리 강화방안도 살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사실상 폐지하여 중소기업청장, 감사원장, 조달청장에게 불공정거래 사건에 고발요청 권한을 부여하도록 계획했다.  

'시대교체'는 보수와 진보의 동시 혁신이 있어야 가능 

박근혜정부에 대한 회의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원인이 비전과 정책 자체의 변화나 후퇴 징후 때문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실행능력을 포함한 통치능력에 대한 의구심이라 할 수 있다.

140대 국정과제에는 지배주주 등의 횡령, 사면권 상신, 회계부정에 대한 법 집행을 엄격하게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과연 누가 어떤 시스템 속에서 이를 집행할 것인가? 박근혜정부는 출범 전 인사과정에서 이러한 물음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 당선인이 아무리 원칙과 법질서를 강조해도 이를 잘 실행할 것으로 믿을 만한 인사와 시스템이 보이지 않았다. 공약 실행의 의지와 능력은 대통령 한 사람에 모두 집중된 것처럼 보이고 새 정부를 구성한 인사들은 과거 시대를 상징하는 갖가지 의혹에 휩싸여 있다. 선거과정에서 절박하게 호소했던 '새 시대'의 메시지는 이제 국민들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출발부터 난조에 빠져 있지만 야권의 경우도 평소에 비전 형성과 정책 실행능력을 갖추는 문제를 더욱 깊이 고민해야 한다. 선거 당시 안철수캠프는 격차해소와 정치혁신을 주장하고 혁신경제와 재벌개혁위원회를 제안했지만, 국민들은 그러한 일을 누가 어떻게 행할지를 알 수가 없었다. 민주통합당은 상대적으로 급진적인 경제민주화 방안을 내놓으면서도 창조·혁신 관련 정책은 아예 거론하지 않았다. 게다가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통합당이 보여준 전략과 능력은 많은 국민에게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박근혜정부가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야권이 경제민주화나 복지국가의 개념이나 슬로건 수준에서 박근혜정부를 공격하는 것만으로 대안세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격차의 확대와 성장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혁신의 과제는 여전하다. 결국은 문제를 인식하는 학습 능력과 문제를 해결하는 작동 가능한 시스템 형성 능력이 관건이다. '시대교체'는 보수의 혁신과 진보의 혁신을 함께 필요로 한다.

* 글쓴이는 한신대 경제학 교수입니다.* 본문은 디지털 창비(http://weekly.changbi.com) 2013년 2월 28일자 주간 논평입니다. 

이일영

2013년 2월 26일 화요일

보수 '눈엣가시' 전교조…박근혜 정부에서 운명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3-92-25일자 기사 '보수 '눈엣가시' 전교조…박근혜 정부에서 운명은?'을 퍼왔습니다.
[분석] 朴, 6년 전 "정통성 부정 단체…방관하면 안돼"

박근혜 : 전교조와 깊은 유대관계를 가지고 계셨죠? 서울시 교육감 이수호 후보와도 지난 8일 광화문 광장에서 지지도 하셨고, 문 후보는 교육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계신겁니까?

문재인 : 전교조와 관계가 무슨 문제가 됩니까. 박 후보 말에는 전교조는 불신한 세력이라는 의미가 내포하고 있는것 같은데, 이런 것이야 말로 이념적으로 어떤 분리를 하고 계신 것 아닙니까?

박근혜 : 이념 교육 (등으로) 학교 현장을 혼란에 빠트린 전교조와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까? 이념 편향적인 정치교육을 중단하고 출범했을 때 (정신인) 참교육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이들이 정치에 휘둘려서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전교조에 대해 잘못된 점을 생각 안하고 유대를 강화해간다면 이것이야 말로 동조하는 것이 아닙니까?

문재인 : 그 분들 가운데 옳은 것은 공감하는 것입니다. 전교조를 상대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은 이념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 전교조가 변질이 돼 학교현장을 혼란에 빠트리는 것에 대해서 우려스럽게 생각을 하지 않으신것 같습니다.

문재인 : 옳은 주장은 받아들이고 옳지 않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 뿐입니다.

25일 취임식을 가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토론 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와 주고받은 '문답'이다. 박 대통령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박 대통령 취임을 전후로 정부가 전교조의 '법외 노조화'를 추진해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의 노조규약 9조 1항이 노동조합법 등에 명시하고 있는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면 노조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에 위배된다고 봤다.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문제 삼은 것이다.

때문에 노동부는 시행령 9조2항(조합 설립 신고 반려사유가 발생한 경우 행정관청은 30일의 기간을 정하여 시정을 요구하고 그 기간 내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해 노동조합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하여야 한다)에 따라 전교조를 '법외 노조'로 통보할 수 있다. '법외 노조'가 되면 전교조는 조합비 원천 징수 등 정부에서 제공하는 각종 편의를 박탈당하게 된다.

 
▲ 2006년 12월 23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반(反)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지향하는 뉴라이트 교사연합 창립대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박근혜(오른쪽부터) 대표, 국민중심당 심대평 공동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등 참석자들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노동부는 현재 규약 시정 명령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규약 시정 명령을 내리게 되면 30일 내에 규약을 수정해야 한다. 이를 거부하면 자동으로 '법외 노조 통보'를 내리게 된다. 현재 전교조 조합원은 6만여 명이고, 해직자는 20여 명이다. 해직자들은 크게 시국선언, 사학 비리 투쟁, 민주노동당 소액 후원금 납입, 주경복 교육감 선거 운동 등과 관련된 교사들이다.

노동부는 전교조의 '법외 노조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전교조는 지난 23일 제65차 전국대의원회의를 거쳐 '전교조 탄압 대응 투쟁 계획(안)'을 의결, 해직자의 조합원 배제를 거부했다. 아직 정부는 확정된 입장을 내 놓고 있지 않지만, 새 정부 신임 고용노동부장관이 임명되기 전 노동부가 '규약 시정 명령'을 내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새 노동부장관의 첫 과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달 4일 있을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쏠린다.

보수의 '눈엣가시' 전교조 공략, MB가 시작하고 朴이 마무리?

더 크게 보면 박근혜 정부 출범을 전후로 전교조에 대한 '법외 노조화'에 적극 나서는 상황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의 배경에 "전교조 척결"을 주장해 온 뉴라이트 성향 단체들이 있다는 점이 눈에 띤다. 뉴라이트 성향 단체들이 모인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국민연합)은 전교조가 노동위원회, 행정소송 등에서 패소한 후 '법외 노조'를 통보하라며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국민연합은 2010년 박재완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국민연합 홈페이지에 나온 이 단체 상임 지도위원의 면면은 화려하다. 고영주 국가정상화추진위원장을 비롯해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 김진홍 목사, 김홍도 금란교회목사,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서경석 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 박세직 재향군인회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들 '뉴라이트' 성향 단체들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서정갑 본부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철거하고 영정을 강탈해 실형을 받았던인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특사 대상에 포함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진홍 목사는 이명박 대통령 지지자로 유명한데, 2007년 대선 기간에 이 대통령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전적도 있다. 이른바 '전교조 퇴출 운동'을 벌인 단체의 주요 인사들과 이 대통령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추진된 전교조 '법외 노조화'를 박근혜 정부가 마무리하게 되는 그림이다.

보수 정권의 '반노조 정책'과 연관이 있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지난 14년 동안 전교조 조합원 중 해직교사가 포함되지 않은 적은 거의 없었다. 이런 관행에 노동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는 전공노의 법외 노조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력이 있다. 지난 2009년 10월 정부는 해직자들이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으로 활동 중이라는 점을 들어 규약 시정 명령을 내린 후 "해직자 4명이 여전히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법적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는 전공노의 반발을 제압하고 이를 밀어붙였다. 시민 사회나 야당 등에서는 다음 '법외 노조화' 타겟이 전교조였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에게 '전교조'란?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 단체…방관하면 안돼"

또 하나 주목할만한 부분이 전교조에 대한 검찰 수사 부분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정회 부장)는 지난 21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 출신인 박 모 씨 등 전교조 소속 교사 4명을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구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무려 1년 전 수사에 착수한 사건인데,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에 기소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명박 정권 말기에 정권의 눈엣가시로 여겨졌던 전교조 문제를 법외노조화 시키는 걸 목표로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여의치 않자 일단 언론들을 동원해서 검토 단계에 있는 법외노조화 문제를 기정사실화(했다)"며 "이 정권 출범 초기에 일부 보수, 우리나라의 보수층의 결집을 위한 도구로 전교조의 문제를 활용하고자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6년 2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전교조 교육실태 고발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전교조는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주고 있으며 우리의 과거사를 부끄럽게 생각하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더 이상 이런 단체가 학교를 장악하고, 우리 아이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도록 방관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6년이 흐른 지금 여전히 "이념 교육에 치중된" 전교조와 유대하는 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교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지 주목된다.


 /박세열 기자 

2013년 2월 25일 월요일

박은지 "박근혜정부 성시경은 성균관스캔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24일자 기사 '박은지 "박근혜정부 성시경은 성균관스캔들"'을 퍼왔습니다.
SNL코리아 시즌4…최민수 “MB정부, 시대의 겨울로 남지 않기를”, ‘글로벌 텔레토비’도

tvN ‘SNL코리아’가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시즌4로 돌아왔다. 지난 23일 방송 첫 회부터 지상파에선 볼 수 없는 정치풍자와 19금 유머코드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시즌4 첫 방송에 출연한 호스트 최민수씨는 방송인 박은지씨와 함께 출연한 ‘위캔드 업데이트’ 뉴스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5년과 라디오연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최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4년 5개월 동안 빠짐없이 했던 라디오연설이 마침표를 찍었다. 이 대통령은 그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일꾼이었다는 퇴임소감과 함께 라디오연설은 훗날 이명박 정부 5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대의 거울로 남으리라고 믿는다는 소회를 밝혔다”고 전한 뒤 “저는 (지난 5년이) 이 시대의 겨울로 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튼 한사람이라도 행복했다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18대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소방관 100여명이 취임식장 눈치우기와 의자닦이에 동원돼 논란이 일고 있다. 얼마 전 한 구급대원이 부족한 인력을 돕기 위해 화재현장에 투입됐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왜 인력이 부족한지 이제야 알겠다”며 소방대권을 동원한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최민수씨와 함께 등장한 박은지씨는 “새정부 인사를 두고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경기고 출신) 내각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며 “참여정부와 이명박정부 출범당시 성균관대 출신이 한 명도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30명 중 7명이란 (인사) 숫자는 그야말로 성균관 스캔들”이라고 촌평했다.

▲ tvN SNL코리아 시즌4 화면캡처.

SNL코리아는 이날 방송에서 19금 유머코드와 함께 정치풍자도 계속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코너에서는 청와대 권력이 교체되자 이명박 대통령을 무시하는 경호처의 모습을 담아 웃음을 샀다. 경호원들은 이 대통령에게 의자도 주지 않다가 포장마차 의자를 주는가 하면, 먹다 남은 초코파이를 간식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취임식 초대인사로 등장한 싸이(김민교 분)는 “나 완전히 새됐어”하고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쳐다봤다.
위켄드 업데이트 코너에 등장한 진중건(김원해씨 분)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잠깐만요 이게 왜 첫 번째 뉴스입니까. 지금 여기서 일베하는 사람 있습니까”라고 촌철살인의 언급을 했다.
지난해 SNL코리아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여의도 텔레토비’는 ‘글로벌 텔레토비’로 업데이트됐다. 박근혜 당선인 역을 맡은 뽀(김슬기씨 분)는 마이너스 통장을 남기고 떠나는 MB를 두고 “다음반장도 생각해야 될 거 아니야”라며 폭력을 휘두른다. 일본의 아베 역을 맡은 ‘야매’는 박 당선인에게 ‘신사참배’를 당선 선물로 준다. 중국의 시진핑 역을 맡은 ‘시핑’은 미국의 오마바 역을 맡은 ‘오바돌이’와 사사건건 대립하고 싸운다.
여기서 흥미로운 캐릭터는 북한의 김정은 역을 맡은 윗 동산 반장 ‘정으니’다. 정으니는 핵무기를 상징하는 폭탄을 들고 “내래 요거 터뜨려 버릴거야”라며 모두에게 겁을 주며 코믹하게 등장한다. ‘글로벌 텔레토비’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급변하는 한반도 외교정세를 풍자할 것으로 보인다.
SNL코리아는 미국 라이브쇼 SNL(Saturday Night Live)의 한국버전으로 2011년 12월 첫 방송된 이후 정치풍자와 19금 유머로 유명세를 탔다. 신동엽의 가세 이후 2012년 ‘여의도 텔레토비’, ‘이엉돈PD의 먹거리 X파일’등으로 인기를 모았다. 18대 대선 후보를 신랄하게 풍자했던 ‘여의도 텔레토비’의 경우 새누리당 측의 반발로 심의대상에 오르는 등 외풍을 겪기도 했다. 

23일 밤 방송된 SNL 코리아 <위크엔트 업데이트> 진행자 박은지(왼쪽)씨와 최민수씨

정철운 기자 | pierce@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