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노림수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노림수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2월 3일 일요일

"쌍용차에 9억 달러 투자", 노림수는 따로 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3-02-01일자 기사 '"쌍용차에 9억 달러 투자", 노림수는 따로 있다?'를 퍼왔습니다.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마힌드라의 쌍용차 투자 계획 진실 게임

"도대체 디젤엔진 장착 트랙스는 언제 출시된다는 거야?"

요즘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로부터 심심치 않게 듣는 얘기이다. 조만간 한국에 출시될 쉐보레 트랙스는 배기량 1.4 가솔린 터보엔진을 탑재한다. 1.7 디젤엔진을 탑재한 모델 출시 시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SUV 차량 하면 디젤엔진인데, 'GM이 국내 소비자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생길 법도 하다.

B-세그먼트 SUV

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파고들면 관심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쉐보레 트랙스는 이런 종류의 차로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차종이기 때문이다. 어떤 종류냐고? 이름 하여 B-세그먼트 SUV!

세그먼트(segment)는 좀 편하게 말하면 '차급'을 뜻한다고 보면 된다. 이를테면 기아차의 모닝이나 GM의 쉐보레 스파크 같은 경차는 A-세그먼트에 속하며, 뒤로 갈수록 차급이 커진다. B-세그먼트는 흔히 '소형차'로 불리는 차급으로, 액센트(현대), 프라이드(기아), 아베오(GM)가 포함된다. C-세그먼트는 흔히 '준중형차'로 불리는 차급이며, 아반떼(현대), 포르테(기아), 크루즈(GM)가 속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내에서 볼 수 있었던 SUV는 최소한 C-세그먼트 이상의 차급을 기반으로 설계된 것이었다면, 이제 처음으로 B-세그먼트 SUV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세상에! 액센트나 프라이드, 아베오와 같은 기반과 차급의 SUV라니? 그래서 보통은 '소형 SUV'라고 부르기도 한다.

게다가 기아차의 K9 신차가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이래, 완성차업계 대부분이 '신차 가뭄'이라 불릴 만큼 새로운 차종을 내놓지 않던 차에 출시되었다는 점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요즘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들이 기존 차의 부분변경 모델로 먹고사는 수준 아니던가?

SUV가 소형화하면 당연히 여기에 들어가는 파워트레인에도 관심이 간다. 지난 글에서 언급한 바 있는데, 기존 한국의 SUV는 아무리 작아도 (투싼ix, 스포티지R 등) 최소한 배기량 2.0 이상의 엔진을 탑재한다. 그런데 트랙스에는 배기량 1.4 가솔린 또는 1.7 디젤이 장착된다. 세상에! SUV에 배기량 1.4와 1.7 엔진이 탑재된다고?

늘어나는 SUV 수요

경제가 어려운데 수요가 늘어나다니? 그렇다. 작년 한국 자동차 내수시장은 전년(2011년) 대비 2.9% 감소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준중형·중형·대형차 등 승용차 부문이 일제히 판매가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SUV는 판매량이 오히려 늘어났다.

현대차·기아차·한국GM·르노삼성·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작년 SUV 총판매량은 25만262대로 전체 판매에서 21.3%를 차지했다. 2011년에 SUV 판매량 비중은 18.2%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판매량이 15.4% 늘어나 중형 23만8117대(20.3%), 준중형 21만9188대(18.6%)보다 더 많이 팔린 것이다.

사실 이건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추세가 변화하고 있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 직후에는 값싼 소형차·경차가 각광을 받았다면, 이제 점점 구매자들의 눈은 SUV나 다목적차량(MPV)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대형 SUV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서, 완성차업계는 너도나도 앞다투어 소형 SUV 개발에 나서기 시작했다.

여전히 재정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럽 내수시장은 계속 침체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미국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있고, 중국 내수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놀랍게도 러시아를 비롯한 몇몇 동유럽 국가의 자동차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 소형 SUV 쉐보레 트랙스. ⓒ연합뉴스

불붙은 경쟁

이런 시장 추세에 힘입어 소형 SUV는 2011년에만 세계적으로 30만 대가 팔렸고, 앞으로도 매년 30%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는 GM이 가장 앞서 트랙스를 출시하게 되며, 연말에는 르노삼성이 QM3, 즉 '캡쳐(Captur)'를 출시할 예정이다.

캡쳐의 파워트레인은 1.6 디젤과 2.0 가솔린인데, 아직 어떤 모델이 먼저 출시될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게다가 캡쳐는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생산되어 수입될 예정이다. 르노 측은 한국 수요를 보아가며 부산공장 생산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1.6 디젤이 출시될 경우, 어쩌면 한국에 소개되는 첫 번째 디젤엔진 탑재 소형 SUV가 될지도 모른다.

이렇듯 소형 SUV 개발에는 이 차급에 맞는 엔진 개발이 생명과도 같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점점 배기량을 줄이되 연비와 마력을 개선하는 것이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SUV 하면 디젤엔진을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배기량 1.2~1.7 사이의 디젤엔진 개발 기술이 핵심이다.

그러다보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현대기아차이다. 올해 신차 출시 계획 자체가 부실한 편인데다, 트랙스나 캡쳐와 동급의 소형 SUV 모델 출시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조만간 카렌스 후속이 나올 예정이고 1.6 디젤엔진 장착 모델이 포함되어 있지만, 보통 사람들은 카렌스 하면 LPG 엔진을 떠올린다. 게다가 카렌스는 정통 SUV라기보다는 왜건형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SUV 전문업체인 쌍용차가 현재 2014년 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명 'X100'이란 신차를 준비 중인데, 이 차가 바로 B-세그먼트 SUV이다. 파워트레인 역시 배기량 1.6 디젤과 가솔린 엔진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야흐로 전쟁을 방불케 할 수준으로 소형 SUV 부문 경쟁이 불붙은 것이다. 그러던 시점에 지난 1월 10일, 쌍용차 무급 휴직자 복귀 노사 합의 소식이 타전되었다.

최종 병기 : 소형 SUV에 장착할 1.6 디젤엔진 기술

쌍용차 노사가 무급 휴직자 450여 명의 3월 복귀를 합의했던 바로 그날(1월 10일), 이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 파완 고엔카 사장의 말을 인용하며 "향후 4~5년에 걸쳐 쌍용차에 9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 보도한 바 있다. 연일 쌍용차 소식이 톱뉴스를 장식하면서, 쌍용차 주식도 상한가를 쳤다.

마힌드라와 쌍용차가 뭔가 투자를 한다면 그것은 'X100' 관련 플랫폼과 1.6 디젤엔진 개발이 될 것이다. SUV 전문업체가 현재 시장에서 각광받는 B-세그먼트 SUV를 개발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하나 있다. X100 개발 계획과 관련해 쌍용차 이사회에서 내려진 상반된 결정이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위 자료는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쌍용차가 공시한 자료 중, 작년 10월 31일에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기 위한 총회 소집 공고 자료에 포함된 이사회 활동 내역의 일부이다. 쌍용차 이사회는 총 6명(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위 자료에 등장하는 5명의 이사와 이유일 대표이사가 구성원이다.

X100 개발 계획과 관련한 안건은 1차 이사회와 4차 이사회, 두 차례 다뤄지게 된다. 그런데 2월에 열린 1차 이사회에서는 전원 찬성으로 X100과 1.6 엔진 개발이 승인되었으나, 7월에 열린 4차 이사회에서는 사외이사 전원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여 '보류' 결정이 나게 된다.

아니, 사외이사들은 2월에는 찬성해놓고 7월에는 왜 모두 반대했을까? 이들은 쌍용차의 신차 개발을 원하지 않는단 말인가? 이 안건을 제외한 다른 모든 안건에서, 사외이사는 물론이고 사내이사들 모두 단 한 차례의 '반대' 표도 행사해본 적이 없다. 유독 이 안건에만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물론 정보가 제한되어 있는 나로서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이 자료를 토대로 독해를 시도해볼밖에.

그런데 7월 이사회에 올라온 안건 제목이 이전 안건과 좀 다르다. 2월 이사회에는 그저 X100과 1.6 엔진 개발임에 반해, 7월 이사회에는 "MOU(양해각서) 및 M&M(마힌드라&마힌드라)과의 거래 관련 부속계약 체결 승인"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그저 쌍용차의 X100 및 1.6 엔진 개발이 아니라, 쌍용차와 마힌드라의 합작(joint) 개발 문제가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해 11월 14일 올라온 분기보고서에는 "제4차 이사회 제6호 의안은 모든 거래와 관련된 제약 관계를 구체화하여 차기 이사회에서 재심의 하기로 함"이라고 적혀 있다. 여기서 말하는 '거래'란 당연히 쌍용차와 마힌드라 그룹 사이의 거래를 뜻한다. 아니, 그렇다면 X100 및 1.6 엔진 개발과 관련해서 둘 사이에 무슨 거래를 하고 거기에서 '제약 관계'란 또 뭐란 말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우리는 상하이차의 '먹튀' 경험을 뼈저리게 겪지 않았던가? 당시 상하이차가 노렸던 것은 쌍용차의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이었다. 이 기술은 당시 정부 국책사업으로 쌍용차에발주하여 개발하던 것이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쌍용차의 가장 큰 매력은 디젤엔진 기술이라는 것이다.

여하튼 7월 이사회 결정에 따라 10월 31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가 소집되었다. 당시 주주 자격으로 참여한 조합원에 따르면, 그 자리에서 이유일 사장은 "마힌드라와 합작(joint)을 해낼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그리고 그 총회의 주요 안건은 바로 사외이사 한 명을 새로 선임한 것이었다. 티에리 물롱에 이사가 작년 7월 2일 사임하게 되어 공석이 된 사외이사 자리에, 과거 포드사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도미닉 디마르코가 선임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모두 우연일 뿐일까?

두 개의 투자계획 : X100과 B100

사실 지난 1월에 나온 마힌드라의 9억 달러 투자 계획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파완 고엔카 사장이 지난해 국정조사 자리에서 밝힌 바 있고,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쌍용차인수 완료 후 2011년에 마힌드라가 쌍용차 발전 계획을 밝히면서 언급한 것이기도 하다. 사실 2년 동안 말로만 떠들고 있는 계획이다.

이와는 반대로 마힌드라가 실제로 투자 계획을 집행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자국 인도 공장과 연구소에 마찬가지로 500억 루피(약 9억 달러)를 투자하여 신차와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계획은 이미 지난해부터 3년짜리 프로젝트로 시작된 것으로서, 2014년 말에 완료될 계획이다.

그래서 겉으로 봤을 때에는 마힌드라에 2개의 투자 계획이 병존한다. 하나는 자국 인도에 500억 루피를 투자하여 한 개의 플랫폼(B100)과 세 개의 엔진을 개발하고, 나머지 하나는 한국 쌍용차에 495억 루피를 투자하여 마찬가지로 한 개의 플랫폼(X100)과 세 개의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다. 두 개의 투자계획은 5억 루피라는 액수 차이를 제외하면 쌍둥이처럼 닮아 있어서, 파완 고엔카 사장은 언론에 "두 개의 투자 계획은 각각 독립된(separate)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 일단은 믿어보도록 하자.

그런데 인도 자국 투자 계획은 내년 말까지 완료하는 것인 반면, 쌍용차에 대한 투자 계획은 향후 4~5년간이라 한다. 그럼 2016~2017년에나 끝나는 투자 계획? 뭔가 미심쩍다. 게다가 투자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라는 점도 의문이다. 파완 고엔카 사장은 누누이 "마힌드라와 쌍용차가 함께 투자"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마힌드라 본사에서 투자비 일체를 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파완 고엔카 사장은 인도 최대의 영자 일간지 와 한 인터뷰에서, 향후 4~5년간 쌍용차와 함께 마련할 9억 달러의 투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자기 자본 투자보다 외부 차입이나 쌍용차 자체 이익금으로 충당한다는 얘기이다.

"투자금은 기본적으로 외부 차입(debt)과 내부 이익금(internal accruals)으로부터 충당할 예정이며, 필요하다면 마힌드라가 직접 자기 자본을 투자할 수도 있다. 아마도 쌍용차는 외부에서 자금을 빌려와야 할지도 모른다. (The investment will come from debt and internal accruals and M&M may infuse fresh equity if required. Ssangyong may need to borrow externally.)"

그뿐이 아니다. 최근 쌍용차 국정조사 문제가 사회 쟁점이 되자, 파완 고엔카는 와 한 인터뷰에서 국정조사를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 그런데 인터뷰 끝부분에 그는 꽤 의미심장한 얘기를 남겼다. '외부 투자'란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의 옛 주인인 상하이차 '먹튀' 논란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는 점도 의식하고 있었다. "앞으로 4년간 1조원을 투입해 신차 3종과 엔진 6종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 투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1월 24일자)

우리가 직접 국정조사 하자

의문은 다시 한 번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절묘하게도 인도 자국에서 투자 계획이 종료되는 시점(2014년 말)이, 쌍용차가 X100을 출시할 목표로 삼은 시점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2014년 말에 출시되어야 할 차는 X100이 아니라 B100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

문제는 'B100'이라는 차가 베일에 가려 있다는 점. 그래서 마찬가지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 몇몇 자동차 마니아들과 딜러들에 따르면, 놀랍게도 'B100'은 아예 A-세그먼트 즉 경차에 기반을 둔 SUV라는 주장이다. 파워트레인 역시 B-세그먼트 SUV보다 한 체급 낮은 배기량 1.2~1.3 엔진을 장착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B100의 출시 시점은 X100 이후가 될 것이 분명하다. 경차 기반의 SUV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매우 모험적인 시도이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B-세그먼트 SUV를 제작하고 판매한 경험을 기반으로 해서 제작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힌드라 입장에서 X100과 1.6 엔진 개발은, B100을 성공시키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할 생명수와도 같은 기술이다. 그렇다면 혹시 2014년 말까지 종료되는 투자계획 자체가 X100 프로젝트 아닐까? 앞으로 4~5년간 투자한다는 계획은 외부 차입을 위한 립서비스에 불과한 것이고 말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그저 '의혹'에 불과하다. 그러나 실제로 해봄직한 의문들 아닌가?

과거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소유하고 있던 시절, 수많은 '먹튀' 의혹이 있었지만 실제 법정관리로 가기 전까지는 쉬쉬했었다. 자칫 상하이차 심기를 건드리면 괜히 안 좋은 영향만 끼치는 것이 아닐까, 중국과 통상 마찰을 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 그러나 결국 '먹튀'로 귀결되었다.

이제 쉬쉬해서는 안 된다. 그러다가 똑같은 일을 다시 당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지난해 국회에 출석해 당당하게 증언했던 고엔카 사장이, 국정조사 하면 마치 기업이 절단날 것처럼 호들갑 떠는 것도 이상하다.

그런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국정조사가 아니라 '여야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민주통합당은 이게 국정조사로 가기 위한 디딤돌이라 변명하지만, 당장 당사자인 쌍용차지부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사실상 국정조사 요구를 저버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 좋다. 쌍용차 77일 점거파업에 대한 무자비한 진압은 이명박 정권의 책임이지만, 애초에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팔아먹은 것은 노무현 정권과 현재의 민주통합당 아니던가? 그들에게 맡겨놓는 것도 불안한 상황인데, 그렇다면 노동자와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국정조사를 해보자.

앞서 소개한 상당수 내용들은 외신에만 보도될 뿐 국내 언론은 일체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어 실력이 있는 분들이 쌍용차와 마힌드라 관련 외신 보도들을 소개하도록 하자. 자동차 마니아들은 자신의 정보력을 바탕으로 여러 의혹들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하자. 쌍용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영업소에서 일하는 딜러들 역시 회사 관리자와 매니저들이 쏟아내는 얘기와 정보들을 종합해보자.

벌써부터 여야 협의체에서 쌍용차 지원에 대한 논의 의제가 다뤄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래, SUV 전문업체 하나 제대로 키우기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 하지만 재주는 곰이 넘고 생색은 엉뚱한 자들이 내는 상황은 없어야 할 것 아닌가. 게다가 우리 노동자 세금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면, 그거야말로 우리가 당당하게 '조사권'을 발동할 근거가 되는 것 아니겠는가.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

2012년 10월 5일 금요일

김재철 MBC사장 방문진 또 불참 “고도의 노림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04일자 기사 '김재철 MBC사장 방문진 또 불참 “고도의 노림수”'를 퍼왔습니다.
불참사유 “해임안 절차 진행되지 않아서”?…방문진 이사들 격앙

김재철 MBC 사장이 방송문화진흥회의 의견청취 자리에 또다시 불참했다. 그는 불참 사유로 자신의 해임안이 제출된 상황에서 의견청취 자리에 나가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해 방문진 이사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날 방문진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김 사장이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한 의견청취 자리에 지방 출장을 이유로 들어 불참하자 4일 오후에 의견청취를 듣기로 결정함에 따라 마련된 자리였다.
하지만 김 사장은 이날 오후 방문진 사무처에 불참 사유서를 제출하고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20일 업무보고 총평 자리에도 나타나지 않은 것을 포함하면 이번이 세번째 불참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의견 청취 뿐 아니라 지난 20일 불참해 듣지 못했던 업무보고 총평까지 들을 계획이었지만 김 사장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김 사장은 사유서를 통해 "앞서 9월 27일 제가 방문진 의견청취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저에 대한 해임안이 발의된 후 저의 신임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가 회사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마땅치 않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사장은 "노조가 170일간의 불법 파업 기간 동안 저에 대해 제기한 각종 근거없는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회사 특보를 통해 상세하게 밝힌 바 있고, 그 가운데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노조의 고소, 고발로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에 대한 의혹도 해소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 사유서대로라면 MBC 대주주인 방문진이 결정한 의견청취 자리도 필요없다는 얘기이다.
김 사장은 또한 "저는 9기 방문진이 출범한 이후 일부 이사님들이 발의한 해임안에 대해 빠른 결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 저에 대한 신임 절차를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문화방송 사장으로서 저는 저에 대한 신임이 확정된 상태에서 방문진 이사님들이 가지고 계신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방문진 야당 추천 이사들은 김 사장의 의견 청취 내용을 바탕으로 해임안 의결 과정을 거치기로 계획했지만 김재철 사장은 정반대로 해임안 의결을 전제로 출석에 응하겠다는 강수를 둔 셈이다. 

▲ 김재철 MBC 사장 ©연합뉴스

방문진 이사들은 김 사장의 세번째 불참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야당 추천 권미혁 이사는 "불신임 절차 핑계를 대고 있는데 해임안 안건은 상정됐을 뿐, 이날은 사장 의견을 듣기로 했던 것"이라며 분을 터뜨렸다. 야당 추천 최강욱 이사도 "이런 식으로 하면 해임안에 추가 사유가 생기는 게 아니겠느냐"고 경고했다.
하지만 김재철 사장이 해임안이 의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참을 한 자체가 실제 해임안 표결 자체에 들어갈 경우 부결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오히려 야당 추천 이사들을 압박하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임안이 가결될 조건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해임안 의결 절차에 돌압했다가 부결이 되면 김 사장 거취 문제는 일단락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재철 사장의 거취 문제에 대한 방문진의 일정이 지연될 경우 재파업 돌입 의사를 밝힌 MBC 노조의 입장도 주목된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방문진이 김재철 사장의 의견을 청취하자는 것은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을 따져본 후 신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신임이 결정되고 의견을 말하겠다는 것은 방문진을 무시한 것을 넘어 오만한 짓을 벌인 것"이라면서 의견청취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 홍보국장은 또한 "김재철 사장의 시간끌기 전략에 일부 여당 이사들이 동조하고 있는데 노조의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사장이 사유서에서 5일부터 10일까지 예정된 베트남 출장을 마치고 11일 방문진 이사회에 출석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는 오는 8일 예정돼 있어 김 사장의 출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홍보국장은 "당초 김 사장의 베트남 출장은 2일부터 5일까지 예정돼 있는 것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감 증인 출석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10월 3일 수요일

서울교육청 이대영 대행 강경발언은 ‘보수단일후보’ 노림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0-03일자 기사 '서울교육청 이대영 대행 강경발언은 ‘보수단일후보’ 노림수?'를 퍼왔습니다.

ⓒ뉴시스 시교육청 안에서는 지금까지 추진해온 '곽노현표 혁신 정책'을 '2개월' 권한대행이 되돌릴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연일 강경 발언을 쏟고 있는 배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대영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이 연일 '反 곽노현' 발언을 쏟아내는 것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시교육청 안에서는 지금까지 추진해온 '곽노현표 혁신 정책'을 '2개월' 권한대행이 되돌릴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연일 강경 발언을 쏟고 있는 배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대영 교육감 권한대행 "내년 사업, 전면 재점검 필요"

이 권한대행은 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서울교육협의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새롭게 추진되거나 확대될 사업들은 예산이나 적합성을 따져 전면 검토하거나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권한대행은 이날 중으로 각 과에서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 목록을 제출하라고 주문했는데, '곽노현표 정책'에 대해 수정이나 폐지 요구를 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이 권한대행은 일선 학교에서 학생인권조례에 구애받지 않고 학교 규칙을 자율적으로 만들게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곽 전 교육감의 핵심 추진 사업인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교과부가 무효 확인 소송을 내는 등 충돌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교과부의 손을 들어준 발언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강경 발언과는 달리 지금까지 시교육청이 추진해온 사업들이 중단되거나 내년도 사업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2013년 교육청 사업과 예산 책정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주민참여 속에 계획을 수립중인 상황으로 되돌리기 힘든데다 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에서도 통과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서울시민이 발의해서 통과된 학생인권조례를 교과부 임명직인 교육감 권한대행이 중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중앙권력이 교육 자치에 역행하는 결정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를 앞두고 부담요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곽노현 교육감이 들어선 이후 예전처럼 관료 중심으로 예산을 짜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짜고 있다"며 "교육청 정책사업을 줄이고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을 늘리자고 의견을 모은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뒤집으려고 할 경우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시의회도 그간 교육청의 고민을 잘 알고 있는데 80일짜리 권한대행이 뒤집으려고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빈 수습기자 이대영 권한대행이 무리하게 혁신 교육 지우기에 나설 경우, 서울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의회 통과 어려운 '혁신 정책 지우기', 이 권한대행은 왜?

그간 서울시교육청 장학사, 교육과학기술부 대변인 등을 두루 거치는 등 교육계 상황에 정통한 이 권한대행이 이 같은 분위기를 모르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렇다면 시의회에서 통과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권한대행은 왜 연일 무리한 발언들을 쏟아내는 것일까.

교육계에서는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진행될 서울시교육감 재선거를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대영 권한대행 외에도 이규석 전 교과부 학교지원본부장, 남승희 전 서울시 교육기획관 등 10여명이 교육감 선거 보수진영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보수진영의 경우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표 분산을 결정적 패인으로 보고있는 만큼 이번 선거에선 단일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권한대행이 다른 후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反 곽노현' 발언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의회에서는 5일 이 권한대행을 출석시켜 강도 높은 비판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관계자는 "이 권한대행이 곽노현 정책 반대 발언을 하는 등 선거를 앞두고 교과부에 신호를 보내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며 "따끔하게 질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임명한 권한대행이 시민들이 선출한 교육감이 추진해온 정책을 무력화시키려고 해선 안된다"며 "그간 서울시교육청이 계획한 정책과 예산을 권한대행이 급격하게 지우려고 할 경우 시의회가 나서서 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 권한대행이 두달여 동안 해야할 일은 다음 교육감이 교육 정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현 교육감의 사업을 잘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 권한대행이 앞으로도 서울시민들을 외면하고 교과부 총독 노릇을 할 경우 감사를 통해 바로잡는 등 혁신 정책이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혜규 기자 jhk@vop.co.kr

2012년 8월 29일 수요일

'박근혜 빅카드' 안대희는 안철수 겨냥한 노림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29일자 기사 ''박근혜 빅카드' 안대희는 안철수 겨냥한 노림수?'를 퍼왔습니다.
[대선읽기] '안대희 효과', 실체 있나…문제는 '소통'이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대법관 출신 안대희 정치쇄신위원장을 영입한 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초반 '차떼기 수사'의 주역으로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을 초토화시켰던 '원흉'을 영입한 것이다.

그렇지만 차떼기 수사 파장으로 새누리당이 박근혜를 선택하게 됐고, '천막 당사'로 상징되는 쇄신이 가능했던 점을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만은 아니다.

오히려 대법관 퇴임 48일만에 대선 캠프로 직행한 안 위원장의 행보나, 노무현 사람으로 각인된 그의 이미지가 뒤집혔다는 점 등에서 파격적이라는 말을 쓸 수 있겠다. 특히전자의 경우 박 후보의 대선 승리를 상정한다면, 사법부 수장급 인사가 '예비 내각'으로 직행하는 것이 될 수 있어 논란의 여지는 많다. 그러나 이것도 과거 이회창 전 대법관이 감사원장과 총리를 거쳐 여당인 신한국당,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로 나선 적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한국 정치사에서 이상한 일만은 아니다. 후보 확정 후 봉하마을을 찾은 박근혜 후보의 '결단'의 연장선에서 '노무현의 사람' 영입을 바라볼 수도 있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점은 정치 쇄신으로 포장된 '안대희 영입'에 숨겨져 있는 박근혜 후보의 노림수다.

 
▲ 안대희 정치쇄신위원장 ⓒ뉴시스

안대희-남기춘, 공정 + 재벌개혁 겨냥한 포석?

박근혜 후보는 28일 안대희 위원장과 함께 정치쇄신위원으로 남기춘 전 서울지검장도 영입했다. 남 전 지검장은 지난해 1월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다가 "부당한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검사복을 벗었다. 그는 '칼잡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재벌가 비리를 엄정하게 수사해 주목 받은 인사다. 영화 '공공의 적 2'에 등장한 검사의 실제 모델이 남 전 지검장이었다.

정치권력과 재벌권력에 맞섰던 검사로 유명세를 탄 두 사람의 영입은 다분히 현재 대선에서 지지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의 주요 이미지인 '공정성'을 겨냥한 인선이라 할 수 있다. 안 원장이 자신의 성공스토리를 통해 '공정성'을 보여줬다면, 박근혜 후보는 실제 부당한 권력에 맞섰던 두 명의 검사 영입을 통해 '공정성'에 대한 의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재벌 변호사로 변신한 재벌 수사 검사

하지만 두 검사의 행보를 자세히 보면 과연 이들이 '대쪽 검사'라 칭송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대희 위원장은 앞서 지적한 것처럼 대법관 퇴임 후 48일 만에 정치권에 발을 디뎠다. 노무현 정부에서 승승장구했던 인사가 박근혜 캠프로 간 것도 전형적으로 '양지만 좇는' 권력지향형 검사의 행보라 할 수 있다.

재벌 수사로 유명한 남기춘 전 지검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6월 결국 김앤장에 '취업'을 해버렸다. 김앤장이 한화 그룹 비자금 사건의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남 전 지검장은 구설수에 올랐다. 한화 그룹 수사 검사가 한화 그룹 변호 회사에 들어간 셈이다.

남 전 지검장은 최근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변호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상득 의원 구속을 야기한 임 회장을 잠시나마 변호했던 그의 이력은 '깨끗한 검사' 이미지를 상쇄시킬 뿐이다. 남 전 지검장 영입의 '정치적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바보야, 문제는 '소통'이야!

또 이런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할 필요도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새누리당에 필요한 것이 과연 '새인물 영입'이었을까.

이른바 '김종인 효과'는 올 초 새누리당이 당명을 바꾸고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할 때 그 덕을 톡톡히 봤다. 재벌 개혁론자이고, 야권에 가까운 것으로 분류됐던 김종인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의 '의지'를 업고 단박에 쇄신의 아이콘이 됐다. 경제민주화라는 상징성도 거머쥐었다. 이후 새누리당은 처절한 '인적 쇄신'작업에 돌입했다. 결과는 총선 승리였다.

결과론적인 분석이라고 하더라도, 당시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에게 필요한 것이 있었다면 그 답은 '인적 쇄신'이었다. 구세대를 상징하는 인물들이 우수수 떨어져나갈 때, 박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에 비판적이었던 이상돈 중앙대 교수, 27살의 이준석 비대위원, 역시 27살의 손수조 당시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후보를 영입했다. 그리고 총선이 끝난지 4개월이 지난 지금, 박 후보는 '안대희 영입'이라는 또 다른 카드를 꺼내들었다.

'안대희 효과'가 있을까? 관련해 최근 주목할만한 여론조사가 나왔다. 와 , 동아시아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일부터 나흘 동안 전화면접조사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8.9%가 "안철수 교수의 소통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박근혜 후보의 "소통 능력"이 좋다고 답한 응답자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57.3%)에게조차 뒤진 54.9%에 불과했다.

이어 차기 대통령의 중요한 자질로 응답자의 46.4%는 소통을 잘하는 대통령을 꼽았고, 27.2%는 국정운영이 뛰어난 대통령, 22.9%는 도덕성이 뛰어난 대통령을 꼽았다. 국정 운영 능력에서 박근혜 후보가 1위를 했지만 유권자들은 '소통'을 더욱 중시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선을 앞둔 박근혜 후보의 '환부'가 어디인지 명확히 드러난 셈이다.

박근혜 후보가 해결해야 할 핵심 문제가 '소통 부족', '사당화'라는 점은 지겹게 지적돼 왔다.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했던 '비박' 주자들은 "독재"라는 말까지 동원해 박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지난 7일 한 토론회에서 "당이 두번이나 위기에 빠졌을 때 살려낼 수 있었던 비결은 국민과 통했기 때문"이라며 "국민하고는 통한 것인데 정치권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정치공세라고 본다"고 '소통 부족'에 대한 비판을 일축했다.

지난 26일 박 후보가 서교예술실험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가 건넨 녹음기를 보고 "녹음기가 있으면 진솔한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며 돌려주는 모습을 보면 '소통'에 대한 박 후보의 인식이 크게 변한 것으로도 볼 수 없다. 사당화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선 캠프 역시 박 후보의 측근들이 재배치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친위' 인사들에게 둘러싸여 외부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구조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지적의 '홍수' 속에서 박근혜 후보의 선택은 '새인물 영입'이었다. 당의 비리를 캐낸 검사를 영입하고, '노무현 사람'을 영입하는 방식은 '김종인 영입'과 같은 '파격 인사'의 재탕일 뿐이다. 8개월 째 '인물 영입'에만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한번 효과를 본 '이벤트'는 두번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정치권 통설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다. 김종인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라는 상징성이라도 있었다. 안대희 위원장은 '소통'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가? 부정적이다.

관련해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박근혜 후보가 정공법을 버리고 우회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박근혜 후보가 '소통 부재'라는 자신의 '환부'를 제대로 보지 못했거나, 보고도 덮으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미이다. 이 소장은 "결국 '정치권의 때가 묻지 않은 외부 인사 영입'은 새누리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는 안철수 원장의 활동 공간을 자꾸 넓혀주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수'는 냉정하게 봤을 때, 큰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희-남기춘 영입의 진짜 목적은...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두 전직 고위 법조인 영입을 두고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대선 과정에서 검찰의 움직임은 '변수'가 될 수 있는데, 검찰 내부에 영향력이 강한 두 거물급 인사들을 영입한 것은 결국 '검찰 길들이기'의 일환이 아니냐"는 것이다. 안대희 위원장은 취임 일성에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었다. 박근혜 후보가 의도한 안대희, 남기춘 영입의 '컨셉'은 그들의 향후 행보가 보여줄 것이다.

 /박세열 기자

2012년 4월 8일 일요일

“이번 총선이 김용민 심판 선거냐? 불법사찰 심판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07일자 기사 '“이번 총선이 김용민 심판 선거냐? 불법사찰 심판해야”를 퍼왔습니다.
보수언론 공세에 누리꾼 ‘정권심판 물타기 노림수’ 역풍

여성비하, 노인폄하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김용민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월계동 사슴아파트3단지 경로당에서 어르신의 손을 잡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뉴스1

보수언론 공세에 누리꾼 ‘정권심판 물타기 노림수’ 역풍

보수언론이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김용민 논란’에 대한 반발이 온라인에서 거세다. 누리꾼들은 “이번 선거가 ‘김용민 심판’ 선거가 아니다”라며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과 정권에 대한 책임을 묻는 투표 행위를 구분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일자 1면 사진은 김용민 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후보가 지난달 12일 파업 중인 국민일보 노조 주최 행사에 참석해 기독교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사진이다. 는 ‘여성·노인에 이어 종교도 모독한 제 1야당 후보 한국 정치가 창피하다’는 제목으로 사진과 기사를 내보냈다. 1면 톱이다. 뒤이어 3면에도 ‘김용민 막말 파문 확산’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기사를 펼쳐서 썼다.
도 1면에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김용민 후보에 대해 “당이 명쾌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한 내용을 인용해 김용민 후보의 사퇴론이 제기되고 있다는 기사를 썼다. 4면에서는 ‘김용민 막말의 끝은 도대체…’라는 제목으로 김용민 후보의 문제 발언 등을 기사화했다. 도 1면과 4면 두 개 면에 걸쳐 김용민 후보의 막말발언을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상에서는 오히려 김용민 후보의 ‘말실수’보다 중요한 것은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조중동 역풍’이 불고 있다.
조국 교수는 7일 트위터를 통해 “청와대가 개입한 대규모 불법사찰이라는 조직적 반민주헌정범죄가 야당 후보가 8년 전 30살때 성인용 인터넷방송에서 내뱉었던 막말과 욕설에 다 묻혀지려고 하고 있다. 위기! 특히 박빙지역이 위험하다”고 썼다. 조국 교수는 또한 “저는 김용민(@funronga) 후보께 향후 정치적 선택이나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성평등교육을 권할 것입니다. 한국 사회의 많은 남성처럼 김 후보도 성편향을 갖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이를 적극 교정하리라 믿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트위터에서는 1면 사진을 올린 트윗이 리트윗돼며 퍼지고 있다. MBC노동조합 공식 계정(@saveourmbc)은 “오늘자 조선 1면 헤드라인 ‘한국 정치가 창피하다’ . 무슨 집단도착증 환자같이, 지들 기억은 다 지웠나? 친일에 독재 찬양에 반인권, 국민들은 니들이 부끄럽다”고 트윗을 썼다. 해당 트윗은 400여차례 리트윗됐다. 선대인씨도 “명백한 민주주의 유린을 김용민으로 물타기하는 당신네가 판매 1위라는 게 100만배쯤 더 창피하다”고 썼고 백찬홍씨는 1면 사진을 올리고 “‘조선이 신문이면 두루망리 화장지는 팔만대장경입니다’”라고 비아냥댔다.
이번 선거에서 정작 중요한 민간인 사찰 등의 논란은 묻히고 김용민 막말 논란이 부각되는 것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높았다. MBC 노동조합 트위터는 “오늘자 조.선.일.보.를 보면, 조선일보가 꼽는 이번 선거 최대 화두는 ‘김용민 심판’인듯 합니다. 이명박 심판론 vs 김용민 심판론을 원하는건가???”라고 질문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야권의 정권심판론에 대해 새누리당과 보수언론들은 김용민 논란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선거쟁점이 정권심판론과 김용민 논란 사이의 대결구도가 되어버리면서 불법사찰 문제가 상당히 묻혀버리는 양상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트위터이용자 @paradox***는 “조선일보는 김용민 막말을 1면 톱으로 올렸답니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가 ‘김용민심판’이랍니다. 기가 막혀 말도 안 나옵니다. 총체적 부정부패와 국가위기가 김용민이지난 4년간 정치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랍니까?”라고 비판했다. 트위터 이용자 @mettay***은 “조선일보는 지금 대선을 하는 줄 아는 모양입니다. 김용민을 1면 톱으로 뽑았네요. 이러다 시사돼지에서 국민돼지 되겠네요. 조선일보의 의도 뻔합니다. 불법 사찰 게이트를 김용민이 한 말을 짜집기하여 막말게이트화 하려는 것입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