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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8일 일요일

정치테마주 거품 10조 빠져, 아직도 거품 남아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11-18일자 기사 '정치테마주 거품 10조 빠져, 아직도 거품 남아'를 퍼왔습니다.
정치테마주 134개 종목 분석 결과

비정상적으로 급등했던 정치 테마주들의 거품이 꺼지면서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10조원이 날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에서 대선 테마주로 알려진 134개 종목에 대해 작년 6월 이후 주가를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 규모는 지난해 6월 초 7조4천167억원이었으나 테마주 과열과 함께 한때 최고 20조원 수준까지 급팽창했다.

이 기간 종목별로 주가가 최고치였을 때의 시총을 합하면 19조9천634억원에 달했다. 이달 16일 종가 기준 시총 합계는 9조9천759억원으로 최고치에 비해 9조9천875억원이 감소했다. 테마주 거품 붕괴로 약 10조원이 허공으로 날아간 것이다.

해당 종목들의 시총 최저치 합계인 5조2천71억원과 최고치를 비교하면 14조7천563억원 차이를 보였다.

분석 대상 134곳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무소속 안철수 후보 등 이번 대선과 관련된 인물이나 정책 연계성 및 풍문 등으로 주가가 급변하며 테마주로 꼽힌 종목들이다.

정치 테마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상급등 현상이 나타나며 기승을 부렸다. 이번 분석에서는 이번 대선과 직ㆍ간접적으로 관련해 이상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추이를 살펴봤다. 

같은 기간 134개사의 주가 최고점을 최저점과 비교하면 평균 268.2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16일 종가 기준으로 이들 종목의 최저점 대비 상승률은 평균 98.59%였다.

테마주 소멸 등으로 주가가 내려가자 169.95%포인트에 해당하는 상승분을 반납한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최저점 대비 상승률이 평균 100%에 가까운 상태여서 추가 하락 가능성도 충분하다.

안철수 테마주 써니전자는 최저점 대비 3,146.15%까지 상승했다가 현재는 상승률이 981.54%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자리 공약 관련 테마주인 에스코넥은 1,109.75%까지 뛰었으나 현재는 저점 대비 620.34% 상승한 수준이다.

문재인 테마주인 우리들생명과학과 바른손은 각각 1,064.24%, 1,044.07%까지 치솟았다가 상승률이 767.37%, 306.78%로 내려앉았다.

그 외 우리들제약(816.44%), 미래산업(782.98%), 신일산업(770.08%), 안랩(752.80%) 등도 주가가 크게 올랐다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무분별하게 테마주 투자에 뛰어들었던 개미들이 고스란히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9월 테마주 매매에 대해 분석한 결과, 손실액 대부분인 99.26%가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로 파악됐다.

실적 등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투기적인 수요로 부풀려진 위험한 종목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금융당국의 각종 대책 등으로 정치 테마주들의 주가가 많이 내렸지만 아직도 완전히 사그라지지는 않았다. 게다가 대선이 임박하자 후보 단일화 등을 둘러싸고 최근 다시 테마주가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관계 당국이 제도 개선과 투자 경고 등으로 주의를 당부해왔고 투자자들도 테마주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거품이 많이 빠졌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많은 피해자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2년 9월 19일 수요일

빚 못 갚겠으면 집 팔면 되지, 이게 대책이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18일자 기사 '빚 못 갚겠으면 집 팔면 되지, 이게 대책이야?'를 퍼왔습니다.
‘세일앤리스백’은 은행의 ‘꼼수’… 거품 떠받치기, 또 다른 폭탄 돌리기 될 수도

300만원의 월급을 받는 직장인 A씨는 아파트 대출 이자로 한 달에 90만원을 낸다. 월급의 30%다. 그만큼 다른 가계 지출을 줄여야 한다. 더구나 얼마간의 예금과 한 채뿐인 아파트 등 자산을 팔아도 대출금을 갚기 어렵다. 

여기에서의 A씨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현실 속에서 A씨 같은 ‘하우스 푸어’는 108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모두 가처분소득의 10% 이상을 한 채뿐인 아파트 담보대출 원리금으로 지출하는 이들이다. 가구원까지 합치면 약 374만 명 수준이다. 이들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비중은 평균 41.6%에 이른다. 하우스푸어 중 38.4%는 지난 1년간 부채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었고, 향후 1년간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구도 22만5000가구(19.3%)나 된다. (관련자료: [하우스푸어의 구조적 특성], 현대경제연구원 2011.5.23)

▲ ⓒ현대경제연구원

은행이 집 사서 임대해준다?…“또 다른 폭탄 돌리기”

이처럼 하우스 푸어가 한국 경제의 ‘뜨거운 감자’로 지목되면서 관련 대책들도 쏟아지고 있다. 최근 하우스 푸어 지원책으로 묘사되는 ‘세일 앤 리스백’ 제도도 그 중 하나다. 은행이 아파트의 소유권을 넘겨받아 이를 다시 채무자에게 임대하는 방식이다. 채무자는 ‘골칫덩이’로 전락한 아파트를 은행에 넘겨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더는 대신, 임대료만 지불하고 계속 거주할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다. 향후에 이를 다시 살 수 있는 조항(Buy back)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기업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 중인 부동산 자산을 리스회사에 매각할 때 쓰이던 방식이다.

이와 비슷한 ‘트러스트 앤 리스’ 제도도 오르내린다. 우리은행이 최근 이 같은 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5년간 아파트를 신탁회사에 넘기고, 은행은 채무자가 지불하는 임대료 중 일부를 지급받는다. 5년 후 채무자가 빚을 다 갚을 경우 아파트의 소유권을 찾아올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신탁회사가 이를 처분하여 수익금을 은행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새누리당은 금융권이 출연한 기금 형태의 특수목적회사(SPC)나 배드뱅크가 집을 사들인 뒤, 이를 임대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폭탄 돌리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17일 국회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민주통합당 김현미 의원과 무소속 박원석 의원,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다. (자료집 다운로드)

백주선 변호사는 “금융기관이 한 푼도 손실을 보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의도가 저변에 깔려 있고, 5년의 환매기간 내지 신탁기간 동안 문제를 뒤로 미루자는 안일함이 배어 있다”고 비판했다. 5년 동안 채무자가 주택담보대출 금액을 다 갚을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자칫 모든 부담을 채무자의 ‘미래’에 떠넘기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 ⓒCBS 노컷뉴스

은행은 왜 책임 안 지나…“은행의 ‘꼼수’”

백 변호사는 은행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소득능력에 다라 대출을 해줘야 한다는 금융의 기본원리를 망각하고, 마구잡이로 주택담보대출을 늘린 게 (하우스 푸어 문제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하우스 푸어를 108만 가구로 추정할 때, 그 10%인 10만 8000가구를 대상으로 전국 주택 평균가격 1억1812만원에 산다고 가정해도 필요한 자금은 12조7000만원에 이른다”며 “(여기에) 공적자금을 집어넣는 것은 무리한 대출을 해 준 은행은 전혀 손해 보지 않고 책임을 면제받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권정순 변호사(서울시 주거재생지원센터 갈등조정관)도 “어느 하우스푸어가 5년 후 원리금을 모두 변제하고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겠냐”며 “결국 위 제도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5년 후로 미루는 것에 불과하며, 금융기관이 주도하여 논의를 진행하다보니 금융기관의 손실은 가급적 최소화하면서 담보채무자들이 주로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채무자 입장에선 주택가격 상승이 유일한 ‘희망’인데,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같은 제도가 은행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은행이 ‘임대료’라는 명목으로 또 다른 ‘거치식 대출’을 유지하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을 초과한 부채에 대해 채무재조정을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폭탄 돌리기’인 셈이다. 또 연체 중인 주택담보대출을 ‘거치형 이자납입식’으로 변경해 이를 장부에서 제거함으로써 사실상 ‘분식회계’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은행 김용선 거시건전성분석국 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LTV 평균이 48%이고, 80% 초과하는 대출이 0.1%밖에 안 된다”며 애초 제도가 도입됐던 미국의 경우와는 달리 “담보 가치가 충분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자기 집을 신탁회사에 맡기거나 은행에 파는 것보다 개인적으로 팔아 채무관계를 해소하는 게 훨씬 더 유리한 상황”이므로 “활성화 가능성에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 이형일 과장은 “정부는 현재로서는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4일"정부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채무자 ‘맞춤대책’ 필요…‘통합도산법’ 개정해야

백주선 변호사는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면서도 신속하게 채무조정을 통해 채무자를 경제에 신속히 복귀시키는 방안이 하우스 푸어에 대한 대책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내놨다. 소득에 비해 부채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 기존의 3~5년 거치기간이 끝나면 원금을 일시에 상환하는 형태의 대출을 장기모기지론으로 바꿔 20~30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 채권을 주택금융공사 같은 공기업이 매입할 수 있도록 자본금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 ⓒCBS 노컷뉴스

반면 소득으로 부채를 상환하기 곤란한 하우스 푸어도 있다. 백 변호사는 이 경우에는 주택을 공공이 매입하여 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법이 해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우스 푸어의 대부분은 임대주택으로 전환이 어려운 아파트 소유자인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손해를 보더라도 아파트를 싼 가격에 내놓고, 일부라도 부담을 더는 게 방법일 수는 있다. 그러나 한꺼번에 이 같은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경우 주택가격의 폭락으로 경제위기가 도래할 우려가 있다는 게 백 변호사의 판단이다. 

따라서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채무조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개인회생 등 채무조정제도를 이용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백 변호사는 “정기적인 소득이 있는 채무자는 개인회생시 3~5년의 변제기간이 끝난 후에도 10년 동안 원금을 나누어 갚고 못 갚는 부분은 면책 받도록 하고, 변제기간 동안에는 채권자가 경매를 진행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채무자(신용소비자)를 보호하는 방안도 시급하다고 백 변호사는 제안했다. ‘주택담보 과잉대출규제법’ 또는 ‘공정대출법’을 제정해 만기일시상환 방식의 대출을 금지하고,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대출을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법정 최고이자율 한도를 연 20%로 낮춰, 이를 초과하는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에 대한 상환 의무도 ‘무효’로 해 은행과 대부업체들의 ‘약탈적 대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김효연 국회 입법조사처 금융외환팀 입법조사관은 “하우스 푸어가 도산으로 가기 전 단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우스 푸어가 채권채무 조정을 진행하기에 앞서 어떤 절차가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것인지 상담할 수 있는 상담제도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권정순 변호사는 2009년 도입이 무산됐던 ‘통합도산법’ 개정안을 19대 국회가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 금융기관과 채무자의 이익을 공평하게 조정하면서도 채무조정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법정화된 도산절차”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관련 법안은 19대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박원석 의원 안, 박영선 의원 안, 정부 안)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2012년 8월 5일 일요일

일본식 버블 붕괴 진정 남의 일일까?


이글은 한겨레21 2012-08-06일자 제922호 기사 '일본식 버블 붕괴 진정 남의 일일까? '를 퍼왔습니다.
[선대인의 숫자 경제] 일본의 부동산 상승·하락 패턴 이미 국내에서 비슷하게 진행돼 폭탄 돌리기하듯‘연착륙’ 외치며 되레 거품 키우는 정부 불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극심해지자 한국이 일본식 부동산 거품 붕괴를 겪을 것인지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과도한 가계부채와 소득 정체, 저출산·고령화 여파 등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은 2008년 하반기부터 장기 대세 하락 흐름에 들어갔다고 진단해왔다. 그 과정에서 과도한 가계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주택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와 기득권 언론 등에서 ‘좌빨’ 딱지 붙이듯 ‘폭락론자’라는 딱지를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로서 상당한 가능성이 있는 일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도쿄와 지방, 시차 두고 연이어 상승·하락

일부에서는 일본의 부동산 거품은 일시에 폭락했는데 한국은 맥주 거품 빠지듯 서서히 빠질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국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1991년 하반기부터 전국적으로 일시에 폭락한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실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좀 다르다.
(그림1)을 참고로 살펴보자. 우선, 일본 도쿄 시내 23개 구의 지가지수(명목지수) 추이를 보자. 참고로, 일본은 땅값(지가)을 중심으로 통계를 내므로 상업지와 주택지 지가를 따져보는 게 정확하다. 일본의 경우 상업지의 부동산 거품이 심했는데, 상업지에 비해 주택지 부동산 가격 상승폭이 작지만 상승·하락 패턴 자체는 거의 일치한다. 도쿄 시내는 이미 전국의 부동산 거품이 정점에 이른 1991년보다 4년 전인 1987년 폭등세를 마무리하고 거의 정점에 이르러 1988년에 고점을 찍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듬해인 1989년 도쿄 시내 집값이 소폭 하락했으나, 1990~91년에 다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1988년의 정점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다음으로 한국의 수도권과 비슷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는 광역도쿄권 지가 추이를 보자. 광역도쿄권은 도쿄 23구와 근교 시나가와현, 지바현 등의 도시를 모두 포함한 지역을 말한다. 이들 지역은 상승폭이 도쿄 시내 23개 구에 비해 완만한 편이지만 비슷한 상승·하락 패턴을 보이고 있다. 1989년 상승이 주춤하다가 1991년까지 연속 2년 정도 완만하게 상승한 뒤 1992년부터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쿄 23개 구의 상승분을 제외하고 생각해보면 도쿄 23개 구가 상승한 뒤 외곽 지역의 지가가 뒤늦게 따라 올라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도쿄 외에 오사카·나고야 등 일본 6대 도시 및 그 외 도시 지역의 지가 추이를 보면 도쿄권과 달리 1990년까지 지속적으로 지가가 상승한 뒤 1991년 무렵부터 상승세가 꺾이다가 폭락한다. 도쿄의 상승이 마무리된 1988년 이후 다른 도시들이 뒤늦게 따라 올랐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종합해보자. 집값 상승기 때는 도쿄 외곽을 비롯한 전국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도쿄 23구의 패턴을 2년 정도 시차를 두고 따라 올랐다. 그리고 도쿄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빠지기 시작하자 다른 지역도 시차가 있지만 대체로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비유하자면, 용머리(핵심지역)가 치솟아오르면 용꼬리(비핵심지역- 지방)가 따라 오르다가 용머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다시 용꼬리가 떨어지는 식의 패턴을 보이고 있다.

장기 대세 하락 흐름 피할 수 없다

도쿄 23구를 서울 강남으로 보고, 광역도쿄권을 수도권으로 보면 한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2007년 초까지 서울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은 폭등한 뒤 고점 상태에 있었다. 버블세븐의 폭등세가 마무리된 뒤 2008년 중반까지 경기도와 인천, 서울 외곽까지 급등세가 확산됐다. 이후 2008년 말 세계적 경제위기로 수도권 지역이 일시 급락했으나, 이후 주택 가격이 2009년 상반기부터 일정하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도권 주택시장은 침체기를 그렸고, 그간 상대적으로 덜 오른 지방으로 주택 가격 오름세가 번져갔다. 처음에는 부산·대전 등 대도시로 번져가더니 이후에는 충남·경남·전북 등 대도시가 아닌 지역까지 번져나갔다. 하지만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이런 지방의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사이 서울 강남의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집값은 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이 지금까지 진행돼온 과정이다. 일본에서 일어난 용머리·용꼬리의 상승·하락 패턴이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진행돼온 양상이다. 물론 이런 흐름이 향후 일본식의 급락세로 이어질지, 상대적으로 완만한 하락세의 지속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장기 대세 하락 흐름은 피해갈 수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향후 주택 가격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든 이 점만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일본에서도 부동산 거품이 일순간에 꺼졌던 것은 아니다. 도쿄의 부동산 가격도 정점에서 3~4년가량 버텼지만, 결국 거품 붕괴의 압력을 이기지 못했다. 지금까지 진행돼온 과정만 보고서 한국에서는 일본식 폭락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자기 임기만 피하면 된다는 임기응변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미 국내 부동산 거품이 심각한 상태에서 부동산 거품을 키우지 않고, 하우스푸어를 양산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 동안 부동산 시장이나 이에 대한 정부 대응은 큰 틀에서 내가 경고하거나 우려한 대로 흘러왔다. 그사이 나는 조금이라도 일찍 시작해 단계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빼나가자고 제안해왔다. 하지만 현 정부는 ‘연착륙’을 부르짖으면서도 사실상 부동산 거품을 키우는 정책을 펼쳐왔다. 그 결정판이 얼마 전 청와대에서 장장 9시간여에 걸쳐 진행한 ‘끝장토론’ 직후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분 완화와 골프장 개별소비세 인하 등이었다. 자기 임기 안에만 가계부채, 부동산 거품 폭탄이 터지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에서 나온 임기응변적 대응이었다. 그 결과 이명박 정부는 폭탄을 다음 정권에 떠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부동산 거품과 가계부채는 더더욱 부풀어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서운 일이다.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

2012년 6월 26일 화요일

거품 빠지는 '버블세븐' 아파트, 이유는?


이글은 프레시안 2012-06-26일자 기사 '거품 빠지는 '버블세븐' 아파트, 이유는?'을 퍼왔습니다.
"대형 수요층 줄어 다른 지역보다 가격 더 떨어져"

강남, 분당, 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 아파트값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 재건축 단지 하락세와 집값 하락을 주도한대형 아파트가 버블세븐에 집중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앞으로 버블세븐 침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2년 6월 현재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916만 원으로 조사됐다.서울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는 여전했다. 서울 수도권은 1200만원, 지방광역도시는 573만 원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위축된 주택 매수심리로 서울 수도권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떨어진 2008년에 비해서도 가격이 더 하락했다는 점이다. 2012년 6월 현재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서울 1730만 원(↓6만 원) △경기 947만 원(↓15만 원) △인천 786만 원(↓17만 원)으로 2008년 말 단위 가격에 비해 아파트값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불패 신화의 근원지인 강남, 서초, 송파, 양천, 평촌, 분당, 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의 3.3㎡당 평균 매매 값도 6월 현재 1890만 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말보다도 3.3㎡당 27만 원 정도 낮아졌다. 같은 기간 버블세븐을 제외한 서울·경기 지역이 3.3㎡당 15만 원 떨어진 것과 두 배 가까운 차이다.

버블세븐의 하락세는 서울시의 재건축 속도조절과 줄어드는 아파트 거래량이 원인으로 꼽힌다. 버블세븐 지역이 중대형 위주로 공급된 지역이다 보니 수요층의 트렌드가 중소형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거래량이 급속도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버블세븐이 포진된 수도권의 경우, 대형 아파트 가격 약세가 두드러졌다. 전용 85㎡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3.3㎡당 매매 값은 2008년 말 기준 평균 1551만 원에서 2012년 6월 현재 1437만 원으로 113만 원가량 낮아졌다. 반면 85㎡이하의 소형 아파트는 단위당 2만 원가량 낮아져 6월 현재 1090만 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올해만 하더라도 수도권 아파트값은 1.3% 가량 빠진 반면 버블세븐은 2.5%나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송파가 2.9% 떨어지며 가장 높은 하락폭을 보였고 강남(-2.8%), 평촌(-2.7%), 양천(-2.6%), 서초(-1.7%), 분당(-1.6%), 용인(-1.4%) 등이 뒤를 이었다.

 /허환주 기자

2011년 11월 28일 월요일

[사설] 서민 내세워 건설업자와 투기세력 감싸는 국토부장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27일자 사설 '[사설] 서민 내세워 건설업자와 투기세력 감싸는 국토부장관'을 퍼왔습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엊그제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택정책에 대해 서울시민을 서울 밖으로 몰아내는 반서민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뜬금없는 권 장관의 발언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전셋값 상승에 따른 불만을 서울시에 떠넘기려는 얕은 속셈이 있는 듯하다. 뉴타운 사업 같은 주택정책의 실패에 대해 책임져야 할 당사자는 정부·여당이다. 서민 주거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서울시를 겨냥해 반서민 운운하는 것은 더없는 적반하장이다.
권 장관은 서울시가 재건축 규제를 안 한다고 하면서도 지나치게 공공성을 강조해 걱정이라고 했다. 녹지율을 많이 확보하고 경관을 생각해 층수를 제한하면 주택 총량이 부족해져 결국 구매력이 떨어지는 계층은 서울 밖으로 밀려나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최근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안이 보류된 것을 겨냥해 입맛대로 몰아친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 정책은 큰 틀에서 변한 게 없다. 임대 비율을 높이고 녹지와 아파트 배치 문제 등에서 공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유도하겠다는 정도다. 강남 재건축안이 보류된 것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재건축에 따른 수익률이 낮아 스스로 속도조절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서울시가 주택 공급을 줄이겠다고 한 적이 없으며 국토부 또한 전세난민을 방지하기 위해 재건축 속도조절 정책을 펴온 터였기에 티격태격할 일이 없다.
박 시장은 공공주택 공급 확대, 뉴타운 사업 재검토, 서민 주거지원책 확대 등으로 서민의 주거안정 유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대주택은 비율을 낮추자는 게 아니라 현재 4인 가구 중심의 아파트를 1~2인 중심의 아파트로 지어 공급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임기가 끝나는 2014년 6월까지 공공임대주택을 원래 계획보다 2만가구 이상 늘려 8만가구 공급하겠다고 한다. 또 재개발·재건축 속도를 조절하고 기존 주택개량을 통한 마을 공동체를 형성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일부 재개발·재건축 추진 지역의 집값은 사업이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 이는 터무니없는 집값의 거품이 빠지고 투기수요가 사라지는 정상화 과정으로 봐야 한다. 물론 개발이익을 기대한 투기세력이나 건설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국토부 장관이 서민을 내세워 실제로는 건설업자와 투기세력을 감싸다니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