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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8일 화요일

朴 "예결위 상설화하라", 정치쇄신 태풍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1-07일자 기사 '朴 "예결위 상설화하라", 정치쇄신 태풍'을 퍼왔습니다.
"잘못된 관행들 고쳐야", 의원연금-불체포특권 등 급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7일 예산안 '쪽지 처리' 파문과 관련, "국회와 정부는 힘을 합쳐서 예결위 상설화 등을 통해 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기지 않도록 노력해나갔으면 한다"고 지시, 예결위 상설화 등 정치쇄신이 급류를 탈 전망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에 따르면, 박근혜 당선인은 이날 오전 금융연수원 별관 회의실에서 열린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와 관련 국민들이 걱정과 우려가 컸고 여러 비판이 나왔다"며 국민적 비판을 거론한 뒤 이같이 말했다.

박 당선인은 더 나아가 "깨끗하고 신뢰받는 정부가 되게 하기 위해 여러 잘못된 관행을 하나하나 고쳐 나갈 때 국민들이 깨끗하고 신뢰받는 정부로 믿음을 줄 수가 있고, 그렇게 될 때 또 우리가 추진하는 정책들도 더 국민들의 공감을 받으면서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가 있다"며 "이런 점에서 깨끗하고 신뢰받는 정부가 되기 위해 고쳐야 할 관행에 대해 세심하게 살펴주고 반드시 실행해야 된다"며 다른 잘못된 관행들의 대대적 타파도 지시했다.

박 당선인은 "대한민국의 큰 목표인 선진국으로 들어가기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이 바로 사회적 자본을 쌓는 것"이라며 "사회적 자본이란 것은 결국 한마디로 말하면 '신뢰 사회'다. 신뢰를 서로 갖는 사회를 만들자고 할 때 그냥 말만 비춰갖고는 되지 않고 구체적으로 특히 지도자들이라든가 정부라든가 이런 데에서 앞장서서 노력할 때 상당히 사회적 자본을 쌓는 데 촉진이 될 것 같다"며 여야에 공약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의 이같은 지시로 인해 '쪽지 예산'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예결위 상설화를 비롯해, 대선때 여야가 경쟁적으로 약속했던 국회의원 국민연금 폐지, 불체포특권 폐지, 의원 연봉 및 정원 감축, 무노동무임금 등 각종 정치쇄신을 둘러싼 논의가 1월 임시국회에서 급류를 탈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오전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 당선인의 의지가 감지된듯 정치쇄신 주장이 봇물터졌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새정부 출범과 함께 정치도 쇄신되어야 새정부의 개혁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예산심의 속기록 작성 의무화의 엄수를 위해 작성하지 않았을 경우의 벌칙도 검토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고, 국회 이외의 장소에서 예산안을 심사하는 것을 법규로 금지해야 할 것이다. 또 밀실, 쪽지 예산 심의의 폐단을 근절하고 벼락치기 심의를 없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결위를 상설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회의원 연금제도를 쇄신하고, 국회의원 정수 축소하고, 국회 윤리위원회의 과반이상을 외부인으로 구성하는 등 실질화 시키고, 불체포 특권을 폐지하고, 허위사실에 관한 면책특권은 폐지하는 등 면책특권을 제한하고, 무노동 무임금은 당연히 적용하고, 세비를 투명화하는 등 정치쇄신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며 "가칭 정치쇄신위원회 인선과 논의범위에 대해 최고위원들께서 논의해달라"며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필요하다면 예산백서 발간이라든지 예결위의 개편에 관한 문제까지도 포함해 당에서 개선책을 마련했으면 한다"며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예결위 상설화 등 구체적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 차원에서는 처절한 혁신을 준비하고 있고, 국회차원에서는 특권포기와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대선 때문에 유보되었던 정치쇄신에 속도를 낼 것이다. 국회정치쇄신특위를 곧장 가동해서 그동안 새누리당과 합의됐던 일에 대해 확정하고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예산안과 관련해 여러 비판이 있다. 새겨듣겠다"며 "전문성과 책임성은 물론이고 투명성 지키기 위해서 우리당이 늘 주장하고 지난 대선 공약이었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상설화를 통해 과감한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1월 국회에서 바로 시작할 것"이라며 1월 임시국회에서의 정치쇄신안 처리를 약속했다.

박 당선인과 여야가 이처럼 동시에 정치쇄신 공약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곧 소집될 1월 임시국회에서 정치쇄신이 급류를 탈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엄수아 기자 

2012년 12월 22일 토요일

성공하고 싶다면 야당을 존중하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21일자 기사 '성공하고 싶다면 야당을 존중하라'를 퍼왔습니다.


[토요판] 커버스토리
보수가 보수에게|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박 당선인 뒤엔 절반의 반대자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은
야당에 먼저 손을 내미는 것

진정한 정치쇄신을 하려면
대통령 권한이 견제받아야 한다
입법·사법부가 제 역할 하고
공직사회는 공공성 회복해라
신뢰를 주면 국민은 기다려준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박근혜 당선인이 야당에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합리적 보수주의자’인 윤여준(73) 전 환경부 장관의 주문이다. 뿌리부터 보수인 그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통합당의 국민통합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파격’을 감행했다.보수주의자가 왜 문재인을 돕는지를 얘기한 그의 문재인 방송 찬조연설은 커다란 화제를 낳았다.윤 전 장관은 인터뷰 요청에 “이긴 쪽 얘기를 들어야지, 진 쪽 말을 들어서 무엇하겠느냐”고 거절했다. “오랜 경험과 지혜를 들려주는 것이 사회 원로의 의무가 아니냐”고 간곡하게 설득한 끝에 20일 오전 서울 마포 그의 사무실에서 마주앉을 수 있었다.-이번 대선 결과를 보면 세대간 지역간 균열이 심하다. 선거전 역시 보수와 진보 진영으로 나눠 치러졌다. 새 정부가 풀어야 할 갈등 요인이 매우 많아 보인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나?“선거가 막판에 보수 대 진보 양자대결로 가면서 이념대결로 다시 재편됐다. 이념갈등이 살아나서 다시 극한대결 양상이 벌어지면 국민들은 또 정치권을 통째로 불신하고 혐오해서 다른 데서 대안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과거 대통령들은 선거기간에는 야당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무도 안 지켰다. 그래서 실패했다. 박 당선인은 현실적으로도 이걸 안 지키면 국정을 원만하게 운영할 수가 없다. 절반의 반대자가 있고, 더구나 국회법이 고쳐져서 과거처럼 다수가 맘대로 (법안을) 처리할 수도 없다. 야당을 국정동반자로 인정하고 존중하면 야당도 극렬하게 저항할 수 없고 야당이 그렇게 하는 것을 국민이 용납하지도 않는다. 당선인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박 당선인도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려는 생각이 강할 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통합 말고 또 무엇이 필요하겠는가?“중장기적으로는 정치쇄신을 해야 한다. 지금 내놓은 방안은 대통령 권력 약화인데, 이것은 근원적인 것은 아니다. 국내외적으로 위기가 상존하는 때는 지도자가 신속히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대통령 권한을 분산시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대통령을 견제해서 균형을 이루느냐가 중요하다. 입법과 사법부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하고,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또 무너진 국가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 공직사회의 공공성과 정치 중립성을 회복해서 관료의 효율성과 능률화를 이뤄내야 한다. 경제민주화와 민주주의의 기반인 중산층 회복도 중요한 과제다.이런 것을 임기 안에 다 해결할 수는 없더라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하면 국민들이 참고 기다릴 것이다. 그런데 새 정부가 그런 일을 할 것이라는 신뢰가 무너지면 국민들은 오래 참지 않을 것이다. 이미 너무 많은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과거 정부 사례를 보면 첫 인사가 매우 중요한데.“인사가 제일 중요하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좌우된다. 그런데 엠비정부는 초대 내각과 대통령실을 자기와 친한 사람이나 아는 사람을 썼다. 그렇게 구성하는 바람에 거기서 민심의 반은 떠났다.”-대통령의 리더십도 중요하지 않나. 박 당선인은 소통에 문제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박 당선인은 비대위 시절 얘기를 들어보면 비대위 결정이 올라간 뒤에 이유도 모른 채 완전히 뒤바뀌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럴 바엔 왜 비대위가 필요하느냐는 무력감을 많이 느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유능한 측근이 있으면 자리를 주면 된다. 따로 비선을 만들어 했다가는 정말 재앙이 올 것이다.”인터뷰 도중 그의 휴대전화는 쉴 새 없이 울렸다. 가족과 친구, 지인 등이 그를 걱정하고 위로하는 전화였다. 그는 “누굴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을 했는데, 위로받을 게 뭐 있나. 이왕이면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 됐더라면 좋기는 했겠지만, 이제 끝났으니 당선인이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민주당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가?“내부 사정은 잘 몰라도 선거에 졌으니 책임론이 나올 것이다. 이른바 친노라는 세력은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을 것이다. 책임을 모면하려다가는 책임을 결국 지면서도 비겁하게 보이게 된다. 그러니 오히려 당당하게 책임을 지는 게 낫다.전당대회에서 재정비할 텐데 내가 보기에는 지금 저 모습으로 친노가 물러나고 다른 세력이 대신한다고 해서 국민이 신뢰하겠는가? 나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 한국 정치판에 지각변동이 올 것이다.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은 박근혜 후보가 됐지만 이것이 새누리당에 대한 신뢰는 아니다. 이긴 쪽도 변화를 겪는 게 불가피하다.”-안철수 전 후보가 신당을 만들 것이라고 보나?“세력화를 안 하고 어떻게 정치를 하나. 관념세계에 있을 때는 정당을 안 만들고도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텐데 아마 두달간 겪으면서 그 판단이 얼마나 비현실적이었는지를 뼈저리게 깨달았을 것이다. 안 후보에 대한 상당한 지지는 아직도 살아 있다. 당선된 대통령이나 양당이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급속하게 다시 에너지가 살아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안의 귀국이 빨라질 수도 있다고 본다. 현실정치권에 다른 대안이 없다. 다만 안 교수도 이번에 좋은 경험을 했으니 앞으로 다시 등장할 때는 다른 수준의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김종철 기자 phillkim@hani.co.kr

2012년 11월 26일 월요일

‘닥치고 단일화’는 정치쇄신에 길항한다 민주당과 후보단일화의 문제


이글은 미디어스 2012-11-26일자 기사 '‘닥치고 단일화’는 정치쇄신에 길항한다 민주당과 후보단일화의 문제'를 퍼왔습니다.

정리되는 안철수 전후보 집무실 25일 오후 서울 공평동 안철수 대선후보 선거사무실에 마련되었던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집무실이 언론에 공개된 가운데 캠프 관계자가 안 전후보의 집무실을 정리하고 있다. 2012.11.25/뉴스1

공식선거운동 기간 직전까지 역대 유례가 없는 지지율의 제3후보였던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면서 결선투표제와 같은 선거제도에 관한 논의는 더 어려워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87년 체제’의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은 각계 각층에서 있어왔고, 보수진영의 ‘4년 중임제 개헌안’과 참여정부의 ‘중대선거구제 논의’와 진보진영의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등 개헌 내지는 개헌에 준하는 변혁이 필요한 다양한 조치들이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현재의 선거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정치발전의 지체의 문제를 제도의 문제로 치환하는 제도결정론에 빠질 우려가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각각의 제도들이 과연 한국의 정치현실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산출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심도있게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시 실행이 난망해진 결선투표제

그러나 대선에서의 결선투표제만큼은 위의 대안들만큼 혁신적인 조치들이라기보다는 ‘87년 체제’에 대한 하나의 보완으로 기능할 수 있는 정도의 제도였다 볼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개헌이 필요한 정책이란 주장과 법률개정만으로 가능한 정책대안이란 주장이 팽팽하지만, 다른 대안들에 비하면 비교적 그 제도의 효과를 예측하기 쉬운 미세한 수준의 조정임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결선투표제 논의가 진보진영과 정치학계 일각에서만 머물렀던 이유는 이것이 새누리당과 민주당 보수양당의 이해관계에 합치하지 않음은 물론이요, 평범한 유권자들의 수준에서 그 필요성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선전이 야기한 긴장함은 그런 지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3자구도가 팽팽한 상황을 새누리당 지지층은 오락프로그램 보듯 즐길 수 있었지만, 야권성향이나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지자들로서는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지 않으면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다시 정권을 내준다는 공포가 있었고, 안철수 지지자로서도 만일 결선투표가 있었다면 안철수가 2위로 충분히 올라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불공정한 언론/여론 공세에 무릎꿇고 말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결선투표제의 필요성에 공감할 유인이 생기는 상황은 결선투표제라는 제도의 시행동력을 위해선 좋은 상황이었다 볼 수 있다. 또 보수진영에서도 2002년을 떠올리며 이렇게 정체성이 다른 두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통해 서로의 표를 빨아들이는 모습을 보느니 보다는 결선투표를 통해 제3후보의 지지층을 갈라먹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을 것 같다. ‘후보단일화 안개정국’이 한참인 시점에 조선일보가 느닷없이 사설에서 결선투표제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한 것이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다. (관련 기사)

그러나 서두에 말했듯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이번 대선에서의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비약적으로 상승했으되 결선투표제의 실행동력은 떨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결선투표제 없이 현행제도에서 후보단일화 논의를 밀어붙이는 것이 제 정파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 선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염통이 쫄깃’했던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서는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나, 상당수 지지자들은 또 당의 선택에 납득할 것이다. 지지자들이 각을 잡고 강하게 요구해도 당론을 바꾸기 어려운데 상황이 이렇다면 ‘유권자 절반의 동의’는 힘들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이전 비평기사에서 분석했듯 문재인 후보의 당선가능성은 안철수 후보 지지층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관련 기사).

그러나 ‘똥줄이 타는 건’ 대선후보와 그 주변 인물들일 뿐 민주당 전체는 아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문재인이 되나 안철수가 되나 별로 신경쓰지 않던 상당수 민주당의 의원과 당료들이 ‘국회의원 정수 축소’와 ‘중앙당 폐지’와 같은 안철수 정치쇄신 발언에 반발하여 문재인 후보를 전격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물론 기자는 안철수 후보의 정치개혁 방안이 올바른 방향이었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러나 자당 후보를 지키는데에 미온적이던 민주당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침해하는 정치개혁안에 강하게 반발한 현실은 민주당이란 집단 내부의 어떤 균열을 보여주는 바가 있다. 비록 안철수 후보의 정치개혁 방안이 바른 길은 아니었을지라도, 그가 ‘기득권의 저항’에 직면했다는 주장엔 일말의 진심이 있는 것이다.

후보단일화, 민주당의 '꽃놀이패'

민주당 입장에선 후보단일화 논의와 같은 꽃놀이패가 없다. 자당 후보의 지지율이 높을 때는 지지율을 근거로 경쟁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자당 후보의 지지율이 낮을 때는 무소속 후보나 군소정당에 대한 지지는 ‘바람’일 뿐이므로 좀 더 관망하자고 한다. 그러면서 언론과 여론을 앞세워 ‘안 될 놈은 안 된다’는 얘기를 유표하면서 결국엔 그 후보를 거꾸러뜨리고야 만다. 물론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 이후 후보단일화 논의를 너무 광범위하게 사용하면서 경기도지사 선거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처럼 자당 후보가 단일후보가 안 되는 경우를 겪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해프닝에 불과할 뿐 대선과 같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민주당과 진보언론과 진보지식인의 삼각동맹을 앞세운 여론전에 당해낼 이는 없다는 것을 이번에 그들은 증명했다. 정책성향으로 봐서는 당연히 안철수 후보보다는 문재인 후보 측에 기울여야 할 (구)진보정당 지지자들 중 일부가 안철수 후보에 (지지까지는 아니더라도) 감정이입을 한 사연엔 ‘민주당발 후보단일화 논의’에 대한 염증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사실 2012년 대선의 안철수 후보나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의 유시민 후보처럼 본인의 지지율이 한때나마 민주당 후보를 앞선 경우엔 그래도 후보단일화 논의에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편이다. 훨씬 더 참담한 것은 양강후보의 등락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지지율을 가진 군소후보의 경우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의 패전의 멍에를 홀로 뒤집어쓰고 ‘노인제’라는 영예로운 별명을 얻었다. 그가 선거 후 토로한 것은 ‘(후보단일화) 논의를 하려고 해도 민주당 측에서 전혀 접촉이 없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노회찬 후보에게 접촉한번 하지 않았으면서 경기도지사 심상정 후보가 사퇴하자 우상호 대변인의 이름으로 ‘노회찬의 결단을 바란다’는 논평을 냈다. 비용은 지불하지 않고 과실만 가져가겠다는 전형적인 ‘놀부 심보’다.
그렇다면 당시 심상정 후보의 사퇴 역시 민주당 소속 후보가 아니었던 유시민 당시 국민참여당 후보와의 교감을 통해 가능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2010년 선거당시 ‘심상정-유시민 밀약설’을 지금에 와서 검증할 수는 없지만 당시 그런 얘기가 파다했고 그 후 국민참여당도 합류하는 진보대통합 논의가 시작되어 통합진보당이 탄생한 것만은 사실이다.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이 밀약설의 진위여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유시민 후보는 같은 군소정당의 후보였기 때문에 향후 정국을 고려해서 심상정 후보에게 뭔가 약속하거나 배려할 것이 있었다는 정치공학적 진실이다. 물론 민주당 역시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에서 그랬듯 처음부터 협상을 하면 일부 후보를 ‘치워주는’ 종류의 보상은 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보상의 몫도 군소정당에게는 적게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고, 민주당이 현 상황을 즐기기만 할 뿐 후보단일화가 거듭 요구되는 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민주당이 다른 야권 후보에게 후보단일화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역사의 죄인’ 운운하는 것은 (물론 당에서 이런 표현을 쓰지는 않고 지지자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비판이지만) 적반하장에 가깝다. 야권지지성향의 유권자들이 후보단일화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저 1987년 대선 후보단일화의 실패의 기억 때문이다. 물론 당시 후보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김대중에게만 물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절반의 책임은 가져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정치세력의 후예들이 다른 정파에게 이후 세월 동안 후보단일화를 전가의 보도처럼 들이미는 현실은 코미디에 가깝다. 그들은 자꾸 현재의 시간을 1987년에 포개는 연극을 시연하면서, 그 연극의 악역의 위치에 자신들의 지도자인 김대중이 아닌 다른 후보를 밀어넣고 현명한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한다. 덕분에 1987년 이후 25년이 지났어도 상관없이, 그동안 새누리당 후보가 집권하더라도 독재의 가능성은 사라졌다는 객관적 현실과는 상관없이, 우리는 언제나 ‘1987년 김대중의 선택’ 앞에 직면해야만 한다.

어떤 '맏형'이 될 것인가

물론 민주당은 1987년의 책임을 지금의 민주당이 지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며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는 별개라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정치평론의 언어가 우리를 1987년 이전의 상황으로 돌려보내는 일종의 ‘사이코드라마’라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과거 역사의 책임을 부정할 거라면 ‘수십 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제1야당’ 운운하며 무소속 후보와 군소정당 후보를 압박하는 일만은 그만둬야 한다. 
민주당은 이번 단일화 협상에서 스스로를 ‘맏형’이라 비유하면서 이미지 메이킹에 상당한 도움을 얻었다. 그런데 이 비유는 의도하지 않게 굉장히 들어맞는 구석이 있다. 이 ‘맏형’을, 형제 자매가 많은 시기에 태어나 자기보다 더 똑똑한 동생들은 공장에 보내고 혼자서 대학을 가는 한국 산업화시기의 그 맏형으로 이해한다면 말이다. 그간 이 ‘맏형’께서는 동생들에게 무언가를 양보하기 보다는 그 맏형의 지위로 인한 지대를 추구했다. 후보단일화 논리와 사표방지 논리로 야권내부에서 많은 이득을 보았다.
그러나 산업화시기 부모들의 맏아들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은 그 맏형이 대학졸업 후 번듯한 직장을 얻은 후 집안을 일으킨다는 기대에서 성립한다. 민주당이 그런 맏형이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많다. 2002년 대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선전(당시 공표되지 않은 대선기간 여론조사에서 7~8%의 지지율까지 나왔다)을 막기 위해 자신을 지지해서 탄생하는 정권은 진보정당의 원내진출과 성장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의 호소 때문이었든, 정몽준 이탈로 인한 사표방지 심리의 발동 때문이었든, 권영길의 최종 득표율은 3.9%에 그쳤다. 하지만 참여정부에서조차도 소수정당의 문턱을 낮춰준 일은 없다.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민주당에서 추진한 것이 아니라 진보정당에 뜻이 있는 이들이 1인1표 지역구 선거에 대한 헌법소원을 통해 헌재판결을 이끌어내어 생겨난 제도적 산물이다.
앞서 말했듯 소수정당 후보의 처지는 이번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도 더욱 처참하다. 그들의 처지가 난감한 것은 그들이 안철수 후보가 그랬던 것처럼 ‘사퇴’라는 카드를 유효적절하게 쓰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권자들은 유력후보의 사퇴만을 기억하며, 그때에라도 그 뒤를 떠받치는 정치세력이 아닌 인물만을 기억한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 무소속이었기 때문에 이번의 결단이 그에게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라도 그의 결단은 그를 도와줬던 캠프 사람들에게는 전혀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
만약 당신이 한국 사회에서 민주당과 다른 이념과 가치를 지닌 정당을 키워나가야겠다는 목표설정을 한다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도대체 선거라는 국면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게 된다. 선거에 나오지 않아도 고사하게 되겠지만, 선거에 나와 완주한다는 이유로 고사당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광 팔아’ 얻은 이득으로 언젠가 제대로 한판 끼워보겠다는 야망의 계획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일단 민주당이 광을 사주지도 않을뿐더러, 광을 팔든 안 팔든 현행 체제에서 고스톱 판의 플레이어는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전략적 투표와 장기적 제도개혁이라는 두마리 토끼

결국 사람들은 민주당의 쇄신을 요구하고, 다양한 정치적 지향을 품는 정당이 존재하기를 바라지만, 이런 요구는 그들이 평소에 하는 행동에 비해 모순적인 데가 있다. 이런 요구가 가능하려면 공평동 진심캠프 앞에서 울려퍼진 ‘닥치고 단일화’란 구호가 사라져야 한다. 그런 구호가 있는 한 민주당은 지대를 추구할 것이고 정치쇄신은 난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 어떠한 전략적 투표도 추구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 정권이 들어서 정치 자체를 후퇴시킬 위험성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가능한 일은 무엇일까. 현행 제도 하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략적 투표를 하되, 그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더 나아가 유권자들이 복잡한 전략적 투표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적 개선안을 고민하는 것이다. 결선투표제는 이번에 대두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그 하나의 예시다. 여러모로 제도개혁에 대한 논의가 어려워진 시국이지만, 유권자들이 나름의 전략적 투표를 하면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나갈 때 무언가가 바뀔 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러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은 이 거대한 촌극의 반복일 뿐이다. 

한윤형 기자  |  ahriman@mediaus.co.kr

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정수장학회 장학생들 쉬쉬하는 까닭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29일자 기사 '정수장학회 장학생들 쉬쉬하는 까닭은'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부산고법 “박정희 김지태 땅도 강제헌납 받았다”

부일장학회(정수장학회 전신) 설립자인 고 김지태씨의 재산이 군사쿠데타 세력에 의해 강제 헌납됐다는 판단이 또 나왔다. 부산고법은 김씨 유족이 정부와 부산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 이전등기 등’ 청구소송 판결에서 “김씨의 증여 의사 표시는 대한민국 측의 강박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장학생 선발과정에서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여부와 박정희에 대한 의견을 묻거나, 선발된 학생들에게 박 후보와 박정희 관련 행사 참석여부를 강요한다’는 의혹과 관련해 해당 장학생들이 쉬쉬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동아일보가 인터뷰했다.
올 초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의 이명박 대통령의 ‘급사(急死)’를 언급한 트위터 글로 최근 비난을 받으며 지난 주말 사이 문재인 후보 캠프의 청년특보실장직을 사퇴한 데 이어 28일엔 김성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의 ‘영계’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다음은 29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노조 파괴’ 컨설팅 또 있었다)
-국민일보 (“학살을 멈추게 하는 것은 국제사회 의무다”)
-동아일보 (빅데이터로 본 청소년 자살 인터넷글 6만9886건 분석/수요일 밤 12시 “외로워” 트윗은 소리없는 비명)
-서울신문 (600쪽 정책집 전달에서 기초수급자 탈락 구제요청까지/유권자들 “응답하라, 박·문·안”)
-세계일보 (대선 변수 투표율 높이기 야 ‘투표시간 연장’ 이슈화)
-조선일보 (글로벌 위기+원고 처음 겪는 이중고)(사진톱 [가을의 수채화를 품고 2만5000명이 달렸다])
-중앙일보 (“안철수와 단일화 양보로는 어렵다”)
-한겨레 (후보단일화 새 화두 “세상 바꾸는 토대 만드는 게 중요”)
-한국일보 (박 “북이 NLL 존중해야 공동어로 논의” 문 “공동어로 통해 NLL 확실하게 유지” 안 “서해 충돌 방지하려면 핫라인 필요”)

부산고법도 ‘김지태 재산헌납’ 강압성 인정

부일장학회(정수장학회 전신) 설립자인 고 김지태씨의 재산헌납에 당시 군사쿠데타 세력의 강압성이 있다고 인정한 법원의 판결이 또 나왔다.
경향신문 등에 따르면, 부산고법 민사5부(윤인태 부장판사)는 김씨 유족이 정부와 부산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 이전등기 등’ 청구소송 판결에서 “김씨의 증여 의사 표시는 대한민국 측의 강박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군사정부의 다소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에서 중앙정보부가 이 사건 토지를 증여하지 않으면 김씨나 가족 등의 신체와 재산에 어떤 해악을 가할 것처럼 위협하는 위법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10월 29일자 1면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가 “강박으로 의사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여지를 완전히 박탈당한 상태에서 헌납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증여 의사 표시를 무효로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신 증여 의사 표시를 취소할 수는 있었으나 이미 시효(10년)가 지났다며 원심대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28일 밝혔다. 김씨 유족이 정수장학회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2월 내린 결론과 유사하다.
김씨 유족이 소송을 통해 돌려달라고 요구한 땅은 김씨가 1958년 부일장학회를 설립하려고 산 뒤 본인, 부산일보, 부일장학회 임원 명의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했다가 1962년 언론 3사(부산일보·한국문화방송·부산문화방송) 주식과 함께 국가에 헌납한 1만5735㎡다. 현재 부산 부산진구, 남구, 해운대구에 있는 이 땅의 소유권은 1962년 7월 정수장학회(당시 5·16장학회)로 넘어갔다가 이듬해 7월 정부로 귀속돼 대부분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

“나 영계 좋아해” 막말이 대선 망친다…설화주의보

18대 대통령 선거를 52일 앞두고 각 후보 캠프가 구성원의 ‘입단속’에 바짝 신경 쓰고 있다. 올 초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의 이명박 대통령의 ‘급사(急死)’를 언급한 트위터 글로 최근 비난을 받으며 지난 주말 사이 문재인 후보 캠프의 청년특보실장직을 사퇴한 데 이어 28일엔 김성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의 ‘영계’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김 위원장이 지난 24일 당직자 간담회에서 젊은 남성 당직자가 사진을 찍자 ‘나 영계를 좋아하는데, 가까이 와서 찍어요’라고 말한 사실이 삽시간에 확산됐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왜 김 위원장을 중용했는가”라며 “‘성(性)누리당’의 본성이 되살아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10월 29일자 1면

국민일보에 따르면, 여야 모두 예기치 않았던 설화(舌禍)가 잇따르자 이날 각 선거캠프에서는 ‘말실수 경계령’을 내렸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요즘은 입조심과 함께 손가락(SNS)도 조심해야 한다”고, 다른 당직자는 “새누리당이 우리 측 인사들의 ‘SNS 과거사’를 집중적으로 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국민은 전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 구도가 보수와 진보의 감정대결 양상으로 치러지다 보니 사소한 말실수들이 진영 간 대결을 부추기는 데 악용되고 있다”며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지만 여야 어느 쪽도 정책 대결과 같은 뚜렷한 대결 전선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정수장학회 장학금 받은 학생들 쉬쉬하는 까닭

‘장학생 선발과정에서 박근혜 대선후보 지지 여부와 박정희에 대한 의견을 묻거나, 선발된 학생들에게 박 후보와 박정희 관련 행사 참석여부를 강요한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수장학회 장학생 일부에 대해 동아일보가 인터뷰했다.
정수장학회 장학생의 모임인 청오회(靑五會)와 졸업생 모임인 상청회(常靑會)를 박 후보의 외곽 지원단체로 지목하면서 정치세력화하고 있다는 야권의 의혹제기에 대해 동아일보는 “인터뷰한 47기 장학생 대학생 20명은 전부 ‘박 전 대통령과 박 후보와 관련한 행사에 참석을 강요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서울지역 대학에 재학 중인 A씨(22·여)는 “장학회에서 ‘참석해 달라’고 당부한 행사는 올해 5월 장학금 수여식이었을 뿐 박 후보와 무관했다”고 말했다고 동아는 전했다.
그러나 동아는 장학생 일부가 장학회 주최의 행사에 참가해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며 박 전 대통령의 생가 방문행사에 참석한 학생은 본보 인터뷰에 응한 20명 가운데 2명이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10월 29일자 12면

경북지역 장학생 C씨는 올해 청오회 대구경북지부가 주최한 팔공산 등산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엔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 일정이 포함돼 있었다. C씨는 “행사 참여 학생 10명 중 5, 6명이 생가에 들어가 절했고 강압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나는 이번 대선에서 야권 후보를 지지하기 때문에 분향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 공방이 가열됨에 따라 장학금 수혜 학생 대다수는 자신이 정수장학회로부터 장학금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걸 꺼리는 분위기이다. 서울 사립대 재학생 D씨(21·여)는 친구들로부터 “정수장학회 수혜 학생들은 박 전 대통령을 숭배해야 한다는데 비정상적으로 보인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D씨는 오해를 바로잡고 싶었지만 ‘장학회 도움을 받더니 정수장학회를 옹호한다’는 소문이 날까 봐 자신이 수혜 학생이라는 사실도 말하지 못했다고 동아는 전했다.
장학생 선발 시 정치성향을 따진다는 야당 측의 주장과 관련해 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는 E씨는 “면접관 4명이 장래희망이나 군 입대 일정, 학업 계획을 물었고 평범한 인성면접이었다”며 “장학회 운영 자체는 정치적 편향성 없이 이뤄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구려·발해는 당 지방정부” 미의회보고서 역사왜곡

미국 의회가 다음 달 발간하는 동북아시아의 역사적·지정학적 관계를 조명하는 보고서에서 고구려와 발해가 당나라의 지방정부라는 중국 측의 왜곡된 주장을 담을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 측의 주장도 함께 담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진위 파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왜곡된 주장과 진짜 역사를 무분별하게 병기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고 서울신문 등이 전했다.
28일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 의회조사국(CRS)은 다음 달 중순 발간할 보고서에서 한반도에서 급변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중국의 역할 등을 전망하면서 한반도와 관련한 중국 측 역사 인식을 소개할 예정이다. 서울신문은 고구려와 발해가 당나라에 예속된 지방정부라는 중국 측 주장과 함께 과거 조선과 청나라의 국경 설정 관련 기록 등에 대해 기술하면서 한국 등 주변국의 상반된 입장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 10월 29일자 6면

소식통은 “중국 측 입장을 옹호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중국이 이런 무리한 주장을 한다는 것을 소개하는 쪽에 가깝다”면서 “어느 편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게 아니라 각자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기술한 보고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상원 외교위원회의 요청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통일 이후 중국의 움직임과 역할 등을 예상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면서 “부록으로 중국의 일방적인 역사관을 소개한 것이기 때문에 크게 논쟁거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내 일각에서는 이 보고서가 이른바 ‘동북공정’을 통해 왜곡된 역사를 주장하는 중국의 억지에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CRS 보고서는 전 세계 오피니언리더들이 두루 숙독할 정도로 권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왜곡된 주장을 전파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통상부는 동북아역사재단 등의 전문가를 보내 CRS 측에 우리의 주장을 설명했으며, 그 내용도 보고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쇄신 대선 최대 쟁점?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적극적인 문제제기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화답’으로 정치쇄신이 이번 대선의 쟁점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은 “불안한 정당체제 위에 서 있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대선 과정에서 정치쇄신 문제로 연결되면서 주목도가 높아진 것”이라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문·안 후보 등 유력 주자 3인은 캠프 내에 정치쇄신 기구를 설치하는 등 정치쇄신 행보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새정치위원회를 구성하고, 기득권 폐지와 선거제도 개선, 반부패 등 정책을 밝히고 있다. 안 후보는 보다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면서 협력의 정치, 직접민주주의 강화, 특권 폐지 등 ‘정치개혁 3대 방향’을 제시한 데 이어 분야별 세부안을 발표하고 있다.
경향은 “후보들의 공약이 비슷한 점도 정치쇄신을 대선 의제로 밀어올리고 있다”며 “문·안 후보는 물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까지도 경제민주화와 복지 정책을 포함한 여러 공약이 비슷한 반면 정치쇄신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은 비교적 선명해 차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 후보가 내놓은 국회의원 정수 축소 등 정치 기득권 포기 과제를 두고 문 후보가 연일 “찬성하기 어렵다”고 반박하고 있기 때문.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28일 “안 후보로선 문 후보의 정책 노선에서 차별화가 크지 않아 민주당 변화 등 정치 영역의 문제를 계속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표시간 연장 대선 의제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8일 “40년 동안 꼼짝도 않는 투표시간을 국민이 바꿔달라”며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국민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한다”고 밝히고 나섰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정치적 주장”이라며 반대해 투표시간 연장이 대선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경향신문 등에 따르면 안 후보는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열린 ‘투표시간 연장 국민행동’ 출범식에 참석해 “투표시간 연장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며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투표시간을 2시간 연장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100% 대한민국을 말한다”며 “그 말이 진심이라면 100% 유권자에게 투표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앞장서 선거법 개정에 동참하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안 후보 캠프는 투표시간 연장 국민입법 청원운동을 개시했다.
문 후보도 세종시에서 열린 대전·충남·세종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일 때문에 투표하지 못하는 수백만 국민이 투표할 수 있게 하려면 저녁 9시까지 투표시간을 연장해야 한다”며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시간 연장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영경 공동선대위원장도 브리핑에서 “안철수 캠프의 투표시간 연장 국민행동 출범을 환영한다”며 “투표시간 연장은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뜻이며, 바로 국민의 뜻”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선규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투표)시간을 늘리자는 것은 대선을 앞둔 정치적 주장”이라며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 제시하지 말고 국회에서 진지하게 논의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특검 MB 큰형 이상은 회장 30일 소환 통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79) 다스 회장에게 30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34)씨가 지난 25일 진술한 내용에 모순점이 없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세욱(5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행정관에게도 검사를 보내 시형씨 진술 내용에 대한 보충조사를 벌였다.
이광범 특검은 28일 기자들에게 “30일에 나와달라고 (이 회장에게) 얘기를 했다”며 “최종 조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 측은 이날 밤까지 특검팀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시형씨에게 사저부지 매입대금 중 6억원을 현금으로 빌려준 핵심 참고인이다.
시형씨는 검찰 조사 당시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이 대통령의 지시로 큰아버지인 이 회장에게 현금 6억 원을 빌리고, 어머니 김윤옥 여사 명의의 땅을 담보로 6억 원을 대출받아 내곡동 부지를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또 이 대통령이 ‘먼저 네 이름으로 땅을 산 뒤 나중에 내 이름으로 명의를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 실무작업을 청와대에 맡겼을 뿐 본인은 사저부지 매입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특검에 출석해서는 일부 진술 내용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등에 따르면, 시형씨는 특검에서 “이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날짜는 5월 23일이 아니라 24일”이라고 고친 것으로 전해졌다. 시형씨는 이 진술을 입증하기 위해 자신이 이용한 KTX 기차표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 서면답변서에서 ‘내곡동 부지를 되팔아 매각대금으로 큰아버지에게서 빌린 돈을 갚을 생각이었다’고 했으나, 특검 조사에서는 ‘당장 모두 갚기는 어려우므로 장차 갚을 생각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경향은 전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친박 독식뒤 불통·색깔론·독재미화…‘헌누리’ 된 새누리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3일자 기사 '친박 독식뒤 불통·색깔론·독재미화…‘헌누리’ 된 새누리'를 퍼왔습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왼쪽 넷째)와 김수한 새누리당 제18대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셋째)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임명장 수여식 뒤 악수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재오 “한나라때 경선룰로는 안돼” 김문수도 “독선”
당내선 “5공출신 인사 국회의장 내정 등 예견된 퇴행” 

4·11 총선 이전 새누리당은 ‘정치쇄신’의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지난해 연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정치 전면에 등장한 박근혜 의원이 이를 진두지휘했다.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꿨고, 상징색도 보수를 뜻하는 파란색 대신 진보가 써온 빨간색을 채택했다. 정강정책에는 경제민주화 조항을 넣었다. 공천과정에서도 강경 보수로 지목된 현역 의원 다수를 대폭 물갈이했다. 그 결과 새누리당은 총선에서 일반의 예상을 깨고 단독 과반을 이뤘다.
총선 두 달이 지난 지금, 새누리당은 ‘도로 한나라당’ 으로 되돌아간 모양새다. 당 내부적으로는 친박계가 권력을 독식하면서 소통이 사라지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색깔론 공세에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독재정권 미화에까지 나서고 있다.
대선후보 경선 룰 다툼은 소통 부재와 일방적 밀어붙이기의 단적인 예다. 이재오 의원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비대위원장이) 자기한테 불리한 건 다 바꾸고, 비대위원장도 독식해 전권을 잡으려고 하지 않았느냐”며 “이제 한나라당 룰이 아닌 새누리당에 맞는 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날 당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후보 선출 규정 변경과 사당화에 대한 불만으로 (과거 이회창 총재 시절) 탈당까지 해 놓고 이제 와서 ‘선수가 룰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불통과 독선, 오만함의 발로”라고 박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박근혜 의원 쪽은 요지부동이다. 비박계 주자들의 강한 반발에도 경선관리위원회(위원장 김수한)는 13일 첫 회의를 열고 14일부터 후보등록을 받기로 결정했다. 친박계의 김재원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어떤 분은 실제 경선 참여 의사도 별로 없이 정치적 이익의 관철을 위해 불참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아닌가”라며 비박계 주자들을 비난했다.
최근 당 지도부의 색깔론 공세는 새누리당의 퇴행을 잘 보여준다. “국가관을 의심받는 사람은 국회의원이 돼선 안 된다”는 박 전 위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시작된 색깔론은 급기야 “간첩출신까지 국회의원이 되려고 한다”(이한구 원내대표)는 수준으로까지 나갔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통합진보당의 경선 부정도 문제지만 종북 문제 자체를 우리 당이 놓쳐서도 안 된다고 본다”며 “또 이게 대선에서 결코 불리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육사 출신의 한기호 의원이 5·16에 대해 “시간이 흐른 이후에 그것이 결론적으로는 구국의, 국익의 혁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군사 쿠데타를 두둔하고 나선 것도 최근 새누리당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정몽준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70년대의 ‘향수’가 새누리당을 엄습”하고 있다며 “한 사람의 권력 욕심이 중도보수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우려했다.
비박계의 한 의원은 13일 “당을 완전히 장악한 유력한 대선주자가 ‘국가관’ 발언을 하고, 5공화국의 하나회 출신의 측근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내정하는 상황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육사 사열 등은 이미 예견됐던 것”이라며 “당이 사당화돼서 견제할 세력도 없는 게 더 문제”라고 말했다.

김종철 기자phill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