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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26일 월요일

‘닥치고 단일화’는 정치쇄신에 길항한다 민주당과 후보단일화의 문제


이글은 미디어스 2012-11-26일자 기사 '‘닥치고 단일화’는 정치쇄신에 길항한다 민주당과 후보단일화의 문제'를 퍼왔습니다.

정리되는 안철수 전후보 집무실 25일 오후 서울 공평동 안철수 대선후보 선거사무실에 마련되었던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집무실이 언론에 공개된 가운데 캠프 관계자가 안 전후보의 집무실을 정리하고 있다. 2012.11.25/뉴스1

공식선거운동 기간 직전까지 역대 유례가 없는 지지율의 제3후보였던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면서 결선투표제와 같은 선거제도에 관한 논의는 더 어려워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87년 체제’의 선거제도에 대한 불만은 각계 각층에서 있어왔고, 보수진영의 ‘4년 중임제 개헌안’과 참여정부의 ‘중대선거구제 논의’와 진보진영의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등 개헌 내지는 개헌에 준하는 변혁이 필요한 다양한 조치들이 논의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현재의 선거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정치발전의 지체의 문제를 제도의 문제로 치환하는 제도결정론에 빠질 우려가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각각의 제도들이 과연 한국의 정치현실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산출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심도있게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시 실행이 난망해진 결선투표제

그러나 대선에서의 결선투표제만큼은 위의 대안들만큼 혁신적인 조치들이라기보다는 ‘87년 체제’에 대한 하나의 보완으로 기능할 수 있는 정도의 제도였다 볼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개헌이 필요한 정책이란 주장과 법률개정만으로 가능한 정책대안이란 주장이 팽팽하지만, 다른 대안들에 비하면 비교적 그 제도의 효과를 예측하기 쉬운 미세한 수준의 조정임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결선투표제 논의가 진보진영과 정치학계 일각에서만 머물렀던 이유는 이것이 새누리당과 민주당 보수양당의 이해관계에 합치하지 않음은 물론이요, 평범한 유권자들의 수준에서 그 필요성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선전이 야기한 긴장함은 그런 지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3자구도가 팽팽한 상황을 새누리당 지지층은 오락프로그램 보듯 즐길 수 있었지만, 야권성향이나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지자들로서는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지 않으면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다시 정권을 내준다는 공포가 있었고, 안철수 지지자로서도 만일 결선투표가 있었다면 안철수가 2위로 충분히 올라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불공정한 언론/여론 공세에 무릎꿇고 말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결선투표제의 필요성에 공감할 유인이 생기는 상황은 결선투표제라는 제도의 시행동력을 위해선 좋은 상황이었다 볼 수 있다. 또 보수진영에서도 2002년을 떠올리며 이렇게 정체성이 다른 두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통해 서로의 표를 빨아들이는 모습을 보느니 보다는 결선투표를 통해 제3후보의 지지층을 갈라먹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을 것 같다. ‘후보단일화 안개정국’이 한참인 시점에 조선일보가 느닷없이 사설에서 결선투표제를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한 것이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다. (관련 기사)

그러나 서두에 말했듯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이번 대선에서의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비약적으로 상승했으되 결선투표제의 실행동력은 떨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결선투표제 없이 현행제도에서 후보단일화 논의를 밀어붙이는 것이 제 정파에게 이득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 선거이기 때문이다. 물론 ‘염통이 쫄깃’했던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서는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나, 상당수 지지자들은 또 당의 선택에 납득할 것이다. 지지자들이 각을 잡고 강하게 요구해도 당론을 바꾸기 어려운데 상황이 이렇다면 ‘유권자 절반의 동의’는 힘들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이전 비평기사에서 분석했듯 문재인 후보의 당선가능성은 안철수 후보 지지층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관련 기사).

그러나 ‘똥줄이 타는 건’ 대선후보와 그 주변 인물들일 뿐 민주당 전체는 아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문재인이 되나 안철수가 되나 별로 신경쓰지 않던 상당수 민주당의 의원과 당료들이 ‘국회의원 정수 축소’와 ‘중앙당 폐지’와 같은 안철수 정치쇄신 발언에 반발하여 문재인 후보를 전격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물론 기자는 안철수 후보의 정치개혁 방안이 올바른 방향이었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러나 자당 후보를 지키는데에 미온적이던 민주당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침해하는 정치개혁안에 강하게 반발한 현실은 민주당이란 집단 내부의 어떤 균열을 보여주는 바가 있다. 비록 안철수 후보의 정치개혁 방안이 바른 길은 아니었을지라도, 그가 ‘기득권의 저항’에 직면했다는 주장엔 일말의 진심이 있는 것이다.

후보단일화, 민주당의 '꽃놀이패'

민주당 입장에선 후보단일화 논의와 같은 꽃놀이패가 없다. 자당 후보의 지지율이 높을 때는 지지율을 근거로 경쟁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자당 후보의 지지율이 낮을 때는 무소속 후보나 군소정당에 대한 지지는 ‘바람’일 뿐이므로 좀 더 관망하자고 한다. 그러면서 언론과 여론을 앞세워 ‘안 될 놈은 안 된다’는 얘기를 유표하면서 결국엔 그 후보를 거꾸러뜨리고야 만다. 물론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 이후 후보단일화 논의를 너무 광범위하게 사용하면서 경기도지사 선거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처럼 자당 후보가 단일후보가 안 되는 경우를 겪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해프닝에 불과할 뿐 대선과 같은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민주당과 진보언론과 진보지식인의 삼각동맹을 앞세운 여론전에 당해낼 이는 없다는 것을 이번에 그들은 증명했다. 정책성향으로 봐서는 당연히 안철수 후보보다는 문재인 후보 측에 기울여야 할 (구)진보정당 지지자들 중 일부가 안철수 후보에 (지지까지는 아니더라도) 감정이입을 한 사연엔 ‘민주당발 후보단일화 논의’에 대한 염증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사실 2012년 대선의 안철수 후보나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의 유시민 후보처럼 본인의 지지율이 한때나마 민주당 후보를 앞선 경우엔 그래도 후보단일화 논의에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편이다. 훨씬 더 참담한 것은 양강후보의 등락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지지율을 가진 군소후보의 경우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의 패전의 멍에를 홀로 뒤집어쓰고 ‘노인제’라는 영예로운 별명을 얻었다. 그가 선거 후 토로한 것은 ‘(후보단일화) 논의를 하려고 해도 민주당 측에서 전혀 접촉이 없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노회찬 후보에게 접촉한번 하지 않았으면서 경기도지사 심상정 후보가 사퇴하자 우상호 대변인의 이름으로 ‘노회찬의 결단을 바란다’는 논평을 냈다. 비용은 지불하지 않고 과실만 가져가겠다는 전형적인 ‘놀부 심보’다.
그렇다면 당시 심상정 후보의 사퇴 역시 민주당 소속 후보가 아니었던 유시민 당시 국민참여당 후보와의 교감을 통해 가능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2010년 선거당시 ‘심상정-유시민 밀약설’을 지금에 와서 검증할 수는 없지만 당시 그런 얘기가 파다했고 그 후 국민참여당도 합류하는 진보대통합 논의가 시작되어 통합진보당이 탄생한 것만은 사실이다.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이 밀약설의 진위여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유시민 후보는 같은 군소정당의 후보였기 때문에 향후 정국을 고려해서 심상정 후보에게 뭔가 약속하거나 배려할 것이 있었다는 정치공학적 진실이다. 물론 민주당 역시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에서 그랬듯 처음부터 협상을 하면 일부 후보를 ‘치워주는’ 종류의 보상은 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보상의 몫도 군소정당에게는 적게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고, 민주당이 현 상황을 즐기기만 할 뿐 후보단일화가 거듭 요구되는 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민주당이 다른 야권 후보에게 후보단일화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역사의 죄인’ 운운하는 것은 (물론 당에서 이런 표현을 쓰지는 않고 지지자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비판이지만) 적반하장에 가깝다. 야권지지성향의 유권자들이 후보단일화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저 1987년 대선 후보단일화의 실패의 기억 때문이다. 물론 당시 후보단일화 실패의 책임을 김대중에게만 물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절반의 책임은 가져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정치세력의 후예들이 다른 정파에게 이후 세월 동안 후보단일화를 전가의 보도처럼 들이미는 현실은 코미디에 가깝다. 그들은 자꾸 현재의 시간을 1987년에 포개는 연극을 시연하면서, 그 연극의 악역의 위치에 자신들의 지도자인 김대중이 아닌 다른 후보를 밀어넣고 현명한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한다. 덕분에 1987년 이후 25년이 지났어도 상관없이, 그동안 새누리당 후보가 집권하더라도 독재의 가능성은 사라졌다는 객관적 현실과는 상관없이, 우리는 언제나 ‘1987년 김대중의 선택’ 앞에 직면해야만 한다.

어떤 '맏형'이 될 것인가

물론 민주당은 1987년의 책임을 지금의 민주당이 지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며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는 별개라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정치평론의 언어가 우리를 1987년 이전의 상황으로 돌려보내는 일종의 ‘사이코드라마’라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과거 역사의 책임을 부정할 거라면 ‘수십 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제1야당’ 운운하며 무소속 후보와 군소정당 후보를 압박하는 일만은 그만둬야 한다. 
민주당은 이번 단일화 협상에서 스스로를 ‘맏형’이라 비유하면서 이미지 메이킹에 상당한 도움을 얻었다. 그런데 이 비유는 의도하지 않게 굉장히 들어맞는 구석이 있다. 이 ‘맏형’을, 형제 자매가 많은 시기에 태어나 자기보다 더 똑똑한 동생들은 공장에 보내고 혼자서 대학을 가는 한국 산업화시기의 그 맏형으로 이해한다면 말이다. 그간 이 ‘맏형’께서는 동생들에게 무언가를 양보하기 보다는 그 맏형의 지위로 인한 지대를 추구했다. 후보단일화 논리와 사표방지 논리로 야권내부에서 많은 이득을 보았다.
그러나 산업화시기 부모들의 맏아들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은 그 맏형이 대학졸업 후 번듯한 직장을 얻은 후 집안을 일으킨다는 기대에서 성립한다. 민주당이 그런 맏형이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많다. 2002년 대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선전(당시 공표되지 않은 대선기간 여론조사에서 7~8%의 지지율까지 나왔다)을 막기 위해 자신을 지지해서 탄생하는 정권은 진보정당의 원내진출과 성장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의 호소 때문이었든, 정몽준 이탈로 인한 사표방지 심리의 발동 때문이었든, 권영길의 최종 득표율은 3.9%에 그쳤다. 하지만 참여정부에서조차도 소수정당의 문턱을 낮춰준 일은 없다.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민주당에서 추진한 것이 아니라 진보정당에 뜻이 있는 이들이 1인1표 지역구 선거에 대한 헌법소원을 통해 헌재판결을 이끌어내어 생겨난 제도적 산물이다.
앞서 말했듯 소수정당 후보의 처지는 이번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도 더욱 처참하다. 그들의 처지가 난감한 것은 그들이 안철수 후보가 그랬던 것처럼 ‘사퇴’라는 카드를 유효적절하게 쓰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권자들은 유력후보의 사퇴만을 기억하며, 그때에라도 그 뒤를 떠받치는 정치세력이 아닌 인물만을 기억한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 무소속이었기 때문에 이번의 결단이 그에게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라도 그의 결단은 그를 도와줬던 캠프 사람들에게는 전혀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다.
만약 당신이 한국 사회에서 민주당과 다른 이념과 가치를 지닌 정당을 키워나가야겠다는 목표설정을 한다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도대체 선거라는 국면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게 된다. 선거에 나오지 않아도 고사하게 되겠지만, 선거에 나와 완주한다는 이유로 고사당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광 팔아’ 얻은 이득으로 언젠가 제대로 한판 끼워보겠다는 야망의 계획이 가능한 것도 아니다. 일단 민주당이 광을 사주지도 않을뿐더러, 광을 팔든 안 팔든 현행 체제에서 고스톱 판의 플레이어는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전략적 투표와 장기적 제도개혁이라는 두마리 토끼

결국 사람들은 민주당의 쇄신을 요구하고, 다양한 정치적 지향을 품는 정당이 존재하기를 바라지만, 이런 요구는 그들이 평소에 하는 행동에 비해 모순적인 데가 있다. 이런 요구가 가능하려면 공평동 진심캠프 앞에서 울려퍼진 ‘닥치고 단일화’란 구호가 사라져야 한다. 그런 구호가 있는 한 민주당은 지대를 추구할 것이고 정치쇄신은 난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에서 어떠한 전략적 투표도 추구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 정권이 들어서 정치 자체를 후퇴시킬 위험성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가능한 일은 무엇일까. 현행 제도 하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전략적 투표를 하되, 그 각자의 선택을 존중하고, 더 나아가 유권자들이 복잡한 전략적 투표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적 개선안을 고민하는 것이다. 결선투표제는 이번에 대두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그 하나의 예시다. 여러모로 제도개혁에 대한 논의가 어려워진 시국이지만, 유권자들이 나름의 전략적 투표를 하면서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나갈 때 무언가가 바뀔 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러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은 이 거대한 촌극의 반복일 뿐이다. 

한윤형 기자  |  ahriman@mediaus.co.kr

2012년 11월 23일 금요일

민주당·안철수 캠프 “고인에게 죄송… 국민의 명령 되새기겠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11-23일자 기사 '민주당·안철수 캠프 “고인에게 죄송… 국민의 명령 되새기겠다”'를 퍼왔습니다.
후보 단일화 촉구하며 투신한 50대 남성에게 애도의 뜻 밝혀

민주통합당과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투신한 50대 남성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양 캠프는 고인이 남긴 유서의 내용을 인용해 “한 사람은 수레를 끌고 한 사람은 밀면서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겠다”, “땀을 흘려 일하고도 힘들게 살아가는 농민을 보살피겠다”는 뜻을 전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후보 단일화 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에서 중앙선대위원장단회의가 열리고 있다.ⓒ뉴스1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의 이학영 선대위원장단은 23일 오전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제9차 중앙선대위원장단 회의에 참석해 “고인께 사죄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인이 남긴) 말씀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전순옥 선대위원장 또한 “마음이 착잡하고 무겁다”며 “고인과 유가족에게 죄송하다”고 전했다.
단일화 협상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다짐도 이어졌다. 김민영 선대위원장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만 고집한다면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다”며 “단일화와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명령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인영 선대위원장은 “쏘아붙이듯이 상대방에게 서로 야박해서는 안 된다”며 “자기 이익을 기준으로 해서 유불리를 타산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만드는 반듯한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캠프의 유민영, 정연순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유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다.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 전북 완주군에 사는 유모씨(53)는 자택이 있는 아파트 13층에서 후보 단일화를 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했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2012년 11월 21일 수요일

만일 이렇게 하시면 두 분께 ‘미래’는 없습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21일자 기사 '만일 이렇게 하시면 두 분께 ‘미래’는 없습니다'를 퍼왔습니다.
[기고]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께 드리는 ‘건방진’ 고언

어느 협량한 시사평론가의 애 타는 고언이자 당부의 말씀으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두 후보 진영에서 일하는 분들도 같이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방금 막 자정이 지났으니, 오늘이군요. 오늘밤 열리는 TV토론회는 ‘승부’ 내려는 토론이 아닙니다. 그러니, 이기려 하는 분이 집니다.
그럴 일은 없을 거라 여깁니다만, 만에 하나, 단일화협상 중단 원인이나, 룰협상 난항의 까닭을 두고 ‘사실관계’를 밝힌다며 옥신각신 티격태격 하시면, 다 집니다. 두 분만 지는 게 아니고, 세력교체를 바라는 최소 절반의 국민이 지게 되는 겁니다.  
국가지도자 후보로서의 두 분 각자의 ‘깜냥’, 겸손히 보여주시면 ‘점수’ 땁니다. 단일화 이후에 대한 연대/제휴방안과 국가비전, 간단 명쾌 확실하게 밝히는 분이 점수 땁니다. 그렇게 하시는 게, 곡절 끝에 재개된 단일화협상이 그나마 ‘시너지’를 확보하는 길 입니다.
‘아름다운 단일화’는 애시당초 가능하지도 않았고, (사실 말들만 그랬지) 그렇게 크게 기대도 안했습니다. 경쟁이란게 본시 ‘아름답기’는 힘든 거 아니던가요. 다만, ‘페어 플레이’만 된다면, 그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많이들 생각하며 긴 시간 기다리고 지켜봐왔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그러나 오늘 밤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경쟁’이라는 이름 하에 서로 얼굴 세우려 들면 ‘급 실망’하실 국민들, 많습니다.
참모들로부터의 보고 이전에, 두 분이 이미 잘 체득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만일, “보고를 못 받아서 잘 모르신다”고 하면, 이만저만한 사단이 아닙니다. 
사실 단일화논의가 늦어도 너무 늦어져서 국민들 ‘비교 고민권’을 빼앗은 것, 사실 아닙니까? 그런데 어땠습니까? 협상 시작 하루만에 중단파동을 맞아 무려 닷새를 선문답 같은 고공전으로 날리지 않았습니까? 그러다 겨우 재개되는가 싶더니, 공론조사표본선정을 둘러싸고 “언론플레이 했다, 사과하라” “무늬만 통 큰 맏형” 같은 가시돋힌 설전 오갔습니다. 많은 분들이 근심 어린 눈길로 얼굴 찌푸렸습니다.
이게 두 분이 며칠 전 합의발표한 ‘새정치’ 입니까? 두 분은 직업적 정치인 출신이 아닙니다. 정치에 입문한 지 1년도 안된 ‘신인’ 들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십시오.
'단일화를 통한 세력교체'는 과반 국민의 명령입니다. 입으로만 국민 들먹이면, 집니다. 왜요? 국민을 깔 본 것 이기 때문입니다. 10년 전 국민이 아닙니다.
TV토론 전략이요? 어제 하루 죙일 고민과 열공에, 연습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다 필요 없습니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겸손이 유일한 답 일 겝니다. 주어진 발언시간 안에 말씀 잘 하시려고 연습하지들 마십시오. 이번 토론회는 ‘이기기 위한 토론회’가 아니라는 것을 100분 동안 확실하게 보여주는 분이, 선택되는 자리입니다. 불행히도 기회는 단 한번, 오늘 밤 뿐 입니다.
그러실 분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아직 미합의된 단일화룰 가지고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으며 “축구하재서 동의했더니 자기네는 손발 다 쓰겠다고 한다”느니, “무늬만 통 큰 거”라는 류의 말씀들이 혹여 나온다면, 유감스럽지만, 두 분께 미래는 없습니다.
그런데, 두 분만의 기회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에, 이렇게 건방진 말씀 드리는 바입니다. 송구합니다. 

이강윤 시사평론가

'화면빨’ 잘 받으시려면, 숙면이 최고라 하더군요. 상대 제압할 논리 어떻게 펼칠까 궁리하지 마시고, 상대가 나보다 나은 점 생각하시면서 잠 청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푹 주무시게 돼서, 오늘밤 TV에 멋지게 잘 나온 답니다. 제 어설픈 ‘아는 체’가 아니고, 방송메이크업 담당자 분들의 귀띔이니, 귀담아 들으셔도 좋을 듯 합니다. 
두 분은, 거꾸려 넘어뜨려야 할 ‘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국민들이, 최소 반입니다. 과반 국민의 요구와 열망은 ‘국민의 명령’ 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우물에 앉아 하늘을 보는 어리석은 자의 걱정이었습니다. 

이강윤·시사평론가 | media@mediatoday.co.kr  

후보단일화, '게'도 '구럭'도 다 잃을텐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2-11-21일자 기사 '후보단일화, '게'도 '구럭'도 다 잃을텐가?'를 퍼왔습니다.
[기자수첩]운명의 TV토론을 앞둔 두 후보에게

게도 잃고 구럭도 잃는 것일까? 문재인-안철수 후보 모두 그렇다. ‘아름다운 단일화’는 퇴색됐고, 과정이 그 자체로 정치 혁신이 되는 단일화도 빛을 잃고 있다. 유권자들의 뇌리에는 이제 후보가 되기 위한 양 진영의 악전고투만 강렬해지고 있다.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은 이미 오래 전에 예고된 상황이었다지만, 지금 상황은 바로 본선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본선 경쟁력에 위협을 주고 있다.  
워낙에 복잡하고, ‘주장’이 난무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누구의 어떤 말을 온전히 믿어야 하는지 조차 의심되는 순간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당사에서 쓰여진 기사와 공평동 캠프에서 송고된 기사의 톤과 뉘앙스는 확연히 다를 정도다. 논쟁의 강도가 가열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출입 기자들도 캠프의 입장에 동화되어가는 공동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양 후보 진영은 그렇게 갈라지고 있는 중이다.

같은 곳을 보는 문재인-안철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오른쪽)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18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마치고 나서며 악수하고 있다. 2012.11.18/뉴스1

양 후보 진영은 같은 상황에 대해 다른 말들을 하고 있다. 20일 밤, 협상 중단 상황에 대해서도 양 후보 진영은 ‘협상이 중단됐다’는 사실만 같게 말했을 뿐,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이 가능한 브리핑을 했다. 문 후보 측은 ‘무리한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며 협상 내용을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반면, 안 후보 측은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 유출됐다’며 ‘합의 정신을 어겼다’고 반발했다.
이렇다 보니, ‘익명의 관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익명의 관계자’가 등장하는 언론 보도일수록 차이가 더 커지고 입장이 더 사나워지다보니 다시 이 보도들이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공개적으로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말하는 의원들까지 나올 정도니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감정적인 언사들이 여과 없이 공론장을 난타하는 상황이야 말로 꼴불견이자, 추태다. 역대 단일화 가운데 가장 ‘가치 연대’에 가깝다던 두 후보 진영이 어쩌다 이런 백병전을 치루고 있는 것인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양 후보의 지지자들은 더하다. 트위터 등에서 지지자들이 설전을 벌이는 것을 보면 흡사 ‘같은 하늘아래 살아갈 수 없는 원수’의 그것처럼 서로를 할퀴고 있다. 가해와 피해의 구도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서로를 겨누는 상황은 ‘지지자들이 하나가 되는 단일화’에 가장 반하는 상황으로, ‘단일화 이후’의 문제를 벌써 걱정해야 하는 그런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양보는 상보적인 것이다. 니가 먼저 양보하면 내가 양보한다는 자세로는 어려운 일이다. 지금, 민주당의 논리는 애당초 성립될 수 없는 단일화였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정권교체’를 최우선 가치로 삼으면서 ‘야권후보 적합도’로 단일후보를 뽑자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모든 것을 양보해서라도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문 후보의 ‘진심’은 사라지고 ‘반드시 정당 후보인 우리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위세’만 과시되는 모습이다.
논란 끝에 물 건너간 공론조사의 문제만 하더라도 그렇다. 문 후보 측은 ‘펀드가입자 vs 당원 및 대의원’의 표본이 안 후보 측의 ‘꼼수’라고 공개 힐난했다. 하지만 안 후보 측 입장에서 보자면 ‘단일화 방법을 제시하라’는 문 후보 측의 제안에 ‘여론조사+공론조사’의 방식을 제안했을 뿐이다. 공론조사의 방법론이 문 후보 측이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라면 이를 협상을 통해 수정, 보완했으면 될 일이었다. 동의할 수 없더라도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힐난할 일은 아니었다.
애당초 이번 단일화가 ‘비대칭적 현실’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명백했다. 정당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계속 단일화를 하자고 매달렸던 상황 자체부터가 그랬다.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범 우리 편으로 정권교체가 되어야 한다’는 목적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수단의 정당성을 지속적으로 유예해왔던 것은 민주당 자신이었다. 이제와 그걸 간과하고 수단의 문제로 상대를 옭죄는 것은 굴복을 요구하는 것밖에 안된다.

대화하는 문재인-안철수 후보 18대 대통령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단일화 협상팀을 재가동 중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왼쪽)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19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스포츠월드에서 열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 대선후보 초청 농정 대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2012.11.19/뉴스1

민주당의 지지층이 단일하지 않은 상황에서 ‘펀드가입자 vs 당원 및 대의원’의 표본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무소속 후보vs정당후보'가 그렇다면 어떻게 공통적 기준을 갖고 표본을 마련해야 하는지도 마땅치 않음은 분명하다. 그걸 타결하는 것이 바로 ’협상‘이다. 여론조사 샘플도 마찬가지고, 공론조사의 표본 선정 방식은 ’협상‘을 통해 풀었어야 할 문제지 상대를 힐난할 게재는 아니다. 다만, 기계적 공정함을 맞추기 위해 모두가 표본을 밖에서 찾을 요량이라면 그동안 민주당이 주장해온 ’100만 경선인단 선출론‘이나 ’안정감 있는 정당후보론‘ 같은 주장들은 기만적으로 보인다. 현상적 ’지지‘로 유지되고 있는 후보와 정당적 ’질서‘로 기능하고 있는 후보의 존재 자체가 이미 비대칭적이란 걸 민주당은 자꾸 잊거나 혹은 잊은 척 해선 곤란하다.
안철수 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언젠가부터 안 후보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필요한 얘기는 적극적으로 하고, 그렇지 않은 얘기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뭉개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태도가 상황을 악화시키고, 문제를 증폭시킨다. 이렇게는 곤란하다. 단일화 과정에서 안 후보 측은 민주당의 애달픈 마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거의 모든 문제를 유리한 고지에서 논해왔다. 문 후보 측이 ‘꼼수를 부린다’고 비판하고 있는 ‘언론플레이’ 문제 역시 안 후보 측의 이런 태도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단일화 협상 막바지까지 안 후보 측이 민주당이 하면 ‘정당의 기득권’이고 내가 하면 ‘국민의 뜻’이란 억지로 일관한다면 이는 결국 지금껏 쌓아온 모든 것을 허물어지게 하는 ‘역린’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미 단일화 협상 중단 파문과 이후 보여준 행보 속에서 유일한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지지율’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잃어버린 상황이란 점을 분명히 환기해야 할 것이다.
문 후보 측을 향해 ‘합의되지 않는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비판할 게 아니라 협상의 전반적인 과정을 ‘국민의 뜻’에 여쭌다는 마음으로 공개적으로 풀어가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후보의 결정 이외에 권한이 없다면 차라리 깨끗하게 협상 팀이 물러나고 후보 간의 직접 협상으로 문제를 매조지 하겠다는 선언적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이제, 두 후보의 운명을 가를 TV토론이 몇 시간 앞으로 다가왔다. 안 후보의 출마 선언이 있고 처음으로 두 후보는 모두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고 TV토론 준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같은 시간, 여전히 협상팀은 협상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TV토론 이전에 단일화 협의를 끝내자”는 입장이다. 지금껏 단일화 과정에서 발생한 실기를 만회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그건 누가 단일후보가 되건 공통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21일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맏형’과 정권교체보다 정치혁신이 먼저라고 믿는 ‘진심’의 후보가 부디 상생할 수 있는 방안과 지혜가 정국을 '강타'하는 하루이길 바란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