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재벌기업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재벌기업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5월 1일 수요일

속 빈 경제민주화, 돈 앞에 무릎 꿇나


이글은 진실의길 2013-04-30일자 기사 '속 빈 경제민주화, 돈 앞에 무릎 꿇나'를 퍼왔습니다.
[집중 분석] 재벌기업들, ‘박근혜식 경제민주화’ 판단 끝냈다

대선 후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의 핵심사항인 기존순환출자 해소와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에 대해 반대하거나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재벌의 지배구조에는 절대 손대지 않고 단지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만 시정하도록 하겠다는 게 박 대통령의 말하는 ‘경제민주화’다.


박근혜식 경제민주화? 몸에서 악취 나도 옷만 깨끗하면 된다는 것


기존순환출자 해소 등 재벌기업 지배구조의 적절한 개선이 선행되지 않고는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근본적으로 시정될 수 없다는 게 경제민주화를 말할 때 인정해야 하는 ‘상식’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경제민주화는 경제권력 집중현상의 완화를 말하는 게 아니다.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 채 대기업의 부당행위만 단속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재벌기업의 폐해를 해소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으려면 일정 부분 환부에 칼을 대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그렇지만 칼을 대지 않고 단지 곪아있는 부위를 깨끗이 닦아내는 것으로 끝내려는 게 ‘박근혜식 경제민주화’다. 옷만 깨끗하게 세탁해 입는다면 몸이 더러워 악취가 난다해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식이다.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은 ‘재벌기업의 겉옷 세탁’과 ‘환부 겉 닦기’에 치중돼 있었다. ▲부당내부거래와 일감몰아주기 근절 ▲대기업 불공정행위 금지 ▲대기업범죄 처벌 강화 ▲중고기업과 골목상권 보호 ▲가맹점 사업 불공정행위 근절 등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기형적이고 모순적... 눈치 챈 재계


경제5단체 등 재계의 반발이 만만찮다. 공약 이행이 어려운 상황이 돼 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경제민주화가 ‘겉치레’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재계가 눈치를 챘기 때문이다. 국민들에게는 경제민주화를, 재계에는 경제활성화를 주문하는 정부의 이중적 태도에서 약점을 발견하고 집중적으로 반격을 펴기 시작한 것이다.



경제민주화 추진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동시에 기업규제를 적극 완화해 경제활성화와 경제성장을 촉진하겠다고 말하는 정부다. 말로는 ‘투트랙 전략’이라지만 내용을 보면 모순적이고 기형적이다. 한 몸에 달린 두 발이 한쪽 발은 동쪽으로, 다른쪽 발은 서쪽으로 가려한다.


경제민주화도 하고 투자촉진도 하겠단다. 각자 정반대 방향으로 내달리는 두 마리 토끼를 한손으로 잡아보겠다는 거나 다름없다. 신출귀몰한 능력이 있다 해도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재벌기업들이 어떤 판단을 했을까.


재벌기업들, ‘박근혜식 경제민주화’ 판단 끝냈다


정부의 입장이 모순적이고 내용이 부실하다는 점을 제대로 간파한 모양이다. ‘경제민주화 법안 입법 저지’를 목적으로 국회를 항의방문 하는 등 과감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저들이 정부의 태도를 지켜보며 어떤 판단과 결론에 도달한 걸까. 재벌기업의 속마음으로 들어가 보자. 아마도 이럴 것이다.



정반대의 두 개념을 동시에 말하는 정부. 무슨 의미일까? 재벌규제법 만들겠다면서 동시에 규제완화를 얘기한다.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면서 경제성장과 투자촉진을 주문한다. 한마리는 왼쪽으로 다른 한 마리는 오른쪽으로 튀는 토끼를 다 잡겠다고 말한다.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한쪽에 진심이 있고 다른 쪽은 단지 포장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결국 한 마리만 붙잡게 될 거다.






어느 토끼를 선택할까? 경제민주화일까, 경제활성화일까? 경제복지일까, 경제성장일까? 입법규제일까, 규제완화일까? 정부가 우리 재벌에게 원하는 게 뭐지? 돈이다. 우리 재벌들이 곳간을 열어 투자하는 걸 간절히 원하는 정부 아닌가. 게다가 박 대통령은 뼛속까지 ‘박정희 스타일’이다.


그렇다면 확실하다. 결국 경제성장, 투자확대, 규제완화, 이런 것과 딱 어울리는 ‘토끼’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니 쫄 필요없다. 우리에겐 돈이 있다. 막판에 돈과 우리의 요구를 맞바꾸면 그만이다. 게다가 그냥 버리는 돈이 아니라 이윤이 수반되는 투자 아닌가.



재계 입법 저지 행동 돌입, 힌트 준 이는 박근혜-현오석


아마도 이런 식의 판단이 섰을 게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경제5단체가 지난 26일 공동성명을 통해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등 기업 이해가 걸린 사안에 대해 국회가 신중을 기해 달라’고 주장한데 이어 29일에는 직접 국회를 방문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법안 전체에 대해 '과잉입법'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국회를 압박하는 일종의 ‘입법저지 로비’를 한 것이다.


재계가 이렇게 판단하고 이렇게 행동할 수 있도록 힌트를 제공한 사람은 다름아닌 박 대통령과 현오석 부총리다.


“경제민주화는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를 만드는 것이지 어느 한쪽을 옥죄려는 것은 아니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에 무리한 측면이 있어 기업활동을 억누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
“경제민주화는 원칙이 있는 시장경제를 세우는 것이고, 그것이 기업에게 절대 불편을 주는 것은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오석 부총리)




이제 ‘박근혜식 기업프렌들리’ 시작되나


국회를 방문해 새누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경제5단체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투자 침체와 일자리 축소 등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식의 ‘협박성 주장’을 폈고, 이에 대해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경제활성화)가 불이 붙으려면 기업 쪽에서 투자가 일어나야 하는데 기업들이 전과 달라진 분위기 때문에 주저하는 것 충분히 이해한다”며 “앞으로 상황이 바뀔 것이니 이 점을 염두해 두고 투자하면 될 것”이라고 응대했다.


이런 분위기에 떠밀려 경제민주화 관련 13개 주요법안의 국회 처리가 불투명해지고 말았다. 여야가 6인 협의체를 구성해 올 상반기에 처리하기로 한 핵심법안 중 일부는 폐기된 거나 다름없게 됐으며, 상당수의 법안은 내용이 달라지거나 통과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가 ‘속 빈 강정’이라는 걸 눈치 챈 재계가 ‘돈의 힘’을 앞세워 반격을 가하자 새누리당은 꽁지를 내렸고, 정부의 목소리는 한껏 낮아졌다. 

어정쩡하게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던 정부가 ‘머니 파워’를 앞세운 재계의 역공에 무릎을 꿇은 셈이다. 이제 ‘박근혜식 기업프렌들리’가 시작될 모양이다.

육근성

2012년 7월 25일 수요일

공무원 박사 논문 자료, 국회의원에겐 왜 숨겼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24일자 기사 '공무원 박사 논문 자료, 국회의원에겐 왜 숨겼나?'를 퍼왔습니다.
홍종학 "10대 재벌 세액공제 혜택, 전체의 53% 달해"

재벌기업이 정부가 제공한 세제혜택을 집중적으로 누렸으나, 정작 정부 부처는 재벌 감싸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4일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자산상위 10대 대기업이 전체 법인세 납부액 중 17.2%만 납부했음에도, 임시투자세액공제액 비율과 R&D세액공제액 비율은 전체공제액의 절반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즉, 재벌이 내는 법인세 규모는 전체 기업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이들이 누리는 세액공제 혜택의 크기는 전체 공제의 절반 수준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홍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현재 상위 10대 재벌이 받은 임시투자세액공제 규모는 1조1260억 원으로 전체 공제액(2억1165억 원)의 53.2%에 달했다. R&D세액공제 규모도 전체 공제액 1조5185억 원의 42.2%인 6405억 원에 이르렀다.

반면 이들 재벌이 낸 법인세 납부액은 6조7445억 원으로 전체 세액 39조1545억 원의 17.2%에 그쳤다.

홍 의원은 정부가 이처럼 재벌에 유리한 현실을 공개하는 것도 사실상 꺼려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조사는 홍 의원이 윤영선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의 박사학위 논문 자료와 기재부에서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진했다. 홍 의원은 "정부 세액공제제도를 통해 재벌·대기업에만 혜택이 집중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자료는 홍 의원이 과거 기재부와 국세청 등에 공개를 요청했으나, 당국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윤 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일반인에게도 공개된 자료다.

홍 의원은 정부가 "국회 요구에는 자료제출을 거부하면서 일반인에게는 국세정보를 제공"했다며 정부의 이 같은 태도가 "재벌·대기업에 대한 특권·특혜를 숨기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재벌에 대한 정부 특혜를 타파하고 이를 대학생 반값 등록금, 청년고용 문제 등을 통해 중산층과 노인, 서민에게 투자하는 게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희 기자

공무원 박사 논문 자료, 국회의원에겐 왜 숨겼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24일자 기사 '공무원 박사 논문 자료, 국회의원에겐 왜 숨겼나?'를 퍼왔습니다.
홍종학 "10대 재벌 세액공제 혜택, 전체의 53% 달해"

재벌기업이 정부가 제공한 세제혜택을 집중적으로 누렸으나, 정작 정부 부처는 재벌 감싸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4일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자산상위 10대 대기업이 전체 법인세 납부액 중 17.2%만 납부했음에도, 임시투자세액공제액 비율과 R&D세액공제액 비율은 전체공제액의 절반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즉, 재벌이 내는 법인세 규모는 전체 기업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이들이 누리는 세액공제 혜택의 크기는 전체 공제의 절반 수준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홍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현재 상위 10대 재벌이 받은 임시투자세액공제 규모는 1조1260억 원으로 전체 공제액(2억1165억 원)의 53.2%에 달했다. R&D세액공제 규모도 전체 공제액 1조5185억 원의 42.2%인 6405억 원에 이르렀다.

반면 이들 재벌이 낸 법인세 납부액은 6조7445억 원으로 전체 세액 39조1545억 원의 17.2%에 그쳤다.

홍 의원은 정부가 이처럼 재벌에 유리한 현실을 공개하는 것도 사실상 꺼려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조사는 홍 의원이 윤영선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의 박사학위 논문 자료와 기재부에서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진했다. 홍 의원은 "정부 세액공제제도를 통해 재벌·대기업에만 혜택이 집중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자료는 홍 의원이 과거 기재부와 국세청 등에 공개를 요청했으나, 당국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윤 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일반인에게도 공개된 자료다.

홍 의원은 정부가 "국회 요구에는 자료제출을 거부하면서 일반인에게는 국세정보를 제공"했다며 정부의 이 같은 태도가 "재벌·대기업에 대한 특권·특혜를 숨기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재벌에 대한 정부 특혜를 타파하고 이를 대학생 반값 등록금, 청년고용 문제 등을 통해 중산층과 노인, 서민에게 투자하는 게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희 기자

공무원 박사 논문 자료, 국회의원에겐 왜 숨겼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24일자 기사 '공무원 박사 논문 자료, 국회의원에겐 왜 숨겼나?'를 퍼왔습니다.
홍종학 "10대 재벌 세액공제 혜택, 전체의 53% 달해"

재벌기업이 정부가 제공한 세제혜택을 집중적으로 누렸으나, 정작 정부 부처는 재벌 감싸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4일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은 "자산상위 10대 대기업이 전체 법인세 납부액 중 17.2%만 납부했음에도, 임시투자세액공제액 비율과 R&D세액공제액 비율은 전체공제액의 절반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즉, 재벌이 내는 법인세 규모는 전체 기업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이들이 누리는 세액공제 혜택의 크기는 전체 공제의 절반 수준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홍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09년 현재 상위 10대 재벌이 받은 임시투자세액공제 규모는 1조1260억 원으로 전체 공제액(2억1165억 원)의 53.2%에 달했다. R&D세액공제 규모도 전체 공제액 1조5185억 원의 42.2%인 6405억 원에 이르렀다.

반면 이들 재벌이 낸 법인세 납부액은 6조7445억 원으로 전체 세액 39조1545억 원의 17.2%에 그쳤다.

홍 의원은 정부가 이처럼 재벌에 유리한 현실을 공개하는 것도 사실상 꺼려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조사는 홍 의원이 윤영선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의 박사학위 논문 자료와 기재부에서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진했다. 홍 의원은 "정부 세액공제제도를 통해 재벌·대기업에만 혜택이 집중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자료는 홍 의원이 과거 기재부와 국세청 등에 공개를 요청했으나, 당국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윤 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일반인에게도 공개된 자료다.

홍 의원은 정부가 "국회 요구에는 자료제출을 거부하면서 일반인에게는 국세정보를 제공"했다며 정부의 이 같은 태도가 "재벌·대기업에 대한 특권·특혜를 숨기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재벌에 대한 정부 특혜를 타파하고 이를 대학생 반값 등록금, 청년고용 문제 등을 통해 중산층과 노인, 서민에게 투자하는 게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대희 기자

2012년 2월 8일 수요일

검·경 수사권 조정, 국민 눈으로 보면…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07일자 기사 '검·경 수사권 조정, 국민 눈으로 보면…'을 퍼왔습니다.
[금태섭 칼럼]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해법(2)

지난번 글(☞바로가기)에서 수사권 조정 문제의 초점이 빗나가 있다는 얘기를 했다. 즉 수사권 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검찰과 경찰 중 누가 수사권을 어떤 방식으로 행사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관한 논의는 없고 경찰이 검찰의 수사'지휘'를 어느 범위까지 받아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수사권 조정 문제의 해법을 찾으려면 수사권 자체를 누가, 어떻게 행사해야 하는지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수사권 문제의 본령이기 때문이다.


먼저 필자의 의견을 결론적으로 밝힌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는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고) 경찰에서 전적으로 담당한다.둘째,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폐기하고(즉 중수부를 비롯한 특별수사 부서는 모두 폐지하고 형사부의 인지수사 기능도 없애고), 검찰은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에 대한 2차적, 보충적 수사만을 한다.셋째, 경찰이 범죄와 관련해서 하는 권한행사는, 그것이 내사이든 수사이든 전부 검찰의 지휘를 받는다.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된 근거는 차차 자세히 밝히겠지만, 일단 이 글에서는 알기 쉽게 그림을 통해서 현재 수사권이 어떻게 배분되어 있는지,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에서 어떤 구상이 있었는지, 그리고 수사권 자체를 조정하면 어떻게 되는지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글은 논문이 아니고 수사권 조정 문제에 관한 모든 쟁점을 열거하거나 그에 대한 논박을 빠짐없이 열거하지도 않는다. 검찰과 경찰에서 주장된 내용을 거칠게 요약하고 대체적인 방향을 제시해보려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그러한 전제에서 보면 수사권 조정 문제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1. 현재의 상황


처리하는 사건의 숫자, 수사 인력 등 형식적인 면만 봤을 때 경찰과 검찰은 (그림1)과 같이 수사권을 나누어서 행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일상적인 범죄 사건은 경찰이 수사한다. 음주운전, 단순 폭행 등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건들은 물론 살인, 강도, 성폭력 등 강력사건도 거의 모두 경찰의 손을 거친다. 수사 인력의 수로 보더라도 경찰과 검찰의 비중은 10:1 정도로 봐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검찰은 사회적으로 이목이 집중되는 중요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경우가 많다. 고위 공직자의 뇌물 사건, 재벌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대형 경제사건 등은 대부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등 검찰에서 인지수사를 한다.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체감하는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행사 비중의 차이는 숫자로 보는 것만큼 크지 않다. 더구나 검찰은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에 대해서 수사지휘를 한다. 경찰에서 자체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건은 한건도 없다. 모두 검찰로 송치해야 하고 지휘를 받아야 한다. 결국 훨씬 적은 인력과 사건 수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그림2)처럼 실질적으로 거의 경찰과 비슷한 정도의 수사권을 행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형사절차에서 검찰이 행사하는 권한은 수사권만이 아니다. 검찰은 기소권한을 독점하며, 재판에 관여하고,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형을 집행한다. 이러한 모든 권한을 종합해보면 검찰은 형사 사법에 있어서 실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경찰과 비교할 때 절대적 우위에 서게 되는 것이다. (그림3)이 그러한 현재의 상황을 나타낸 것이다.


2.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기존의 논의

수사권 조정 논의가 시작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위에서 본 것과 같이 강력한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자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런데 어찌된 연유에서인지 검찰의 직접적 수사권이 아닌,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축소하자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었다(물론 중수부 폐지론 등도 주장되기는 했으나, 이것은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 논의된 것이 아니라 별도의 검찰 개혁 과제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수부로 대표되는 검찰의 수사권을 축소하자는 주장은 부정부패 척결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반박에 부딪히기 쉽다는 점, 그리고 오랜 기간 검찰에 눌려온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행사하고 싶다는 염원을 실현하고 싶어 한 것 등이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의 수사권 조정은 중대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즉 수사지휘권을 폐지 혹은 축소하는 만큼 검찰의 권한은 줄겠지만, 바로 그만큼 경찰의 권한은 강력해지는 것이다. 거칠게 말하자면, 국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국가기관이 행사하는 권력의 총량에는 변화가 없고 행사의 주체만 달라지는 것이다.

만일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전면적으로 폐지한다면 (그림4)와 같이 된다(물론 현재 경찰도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완전히 폐지하자는 주장은 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는 논의의 편의를 위해서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본 것이다).



(그림4)를 현재의 상황을 나타낸 (그림3)과 비교해보면 확실히 검찰의 권한은 일부 줄어들지만, 그동안 검찰의 통제를(수사지휘를) 받던 경찰의 수사권은 훨씬 강력해진 것을 볼 수 있다. 이 지점이 바로 검찰이 수사권 조정 논의에 반대하는 논거가 된다. 즉 우리나라 경찰은 대부분의 외국의 경우와 달리 지역화, 분권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단일조직으로 되어 있다. 15만 명의 경찰이 하나의 지휘체계를 따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이 통제받지 않고 '독자적인' 수사권을 행사할 때 만일 권한의 남용이 이루어지게 되면 정말 커다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서 흔히 나오는 말 중에 '경찰 파쇼보다는 검찰 파쇼가 그나마 낫다.'는 말이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물리적인 힘으로 볼 때 검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경찰조직이 독자적으로 권한을 행사하게 되는 것보다는 검찰이 수사에 관한 주도권을 가지는 것이 그나마 안전하다는 것이다(이런 말은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당시에 나온 말이기도 하다). 검찰이 수사지휘권의 유지를 주장하면서 '인권보호'를 그 이유로 내세우는 것도 강력한 경찰 조직을 통제해야 한다는 논리에서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의 수사권 조정 논의는 커다란 진전이 없이 지지부진을 거듭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3. 수사권 자체의 조정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검찰의 지나치게 강한 권한을 축소하는 동시에 경찰의 권한 남용도 방지하기 위해서는 수사권 자체의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림5)가 바로 그러한 조정이 이루어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림5)에서 검찰은 직접 수사권을 갖지 않는다. 즉 권한이 상당히 축소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경찰이 권한을 남용할 우려도 크지 않다.

앞에서 본 것처럼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에서 경찰은 '견제'의 논리를 내세운다. 검찰과 경찰이 각각 수사를 함으로써 서로 견제를 한다는 것이다. 경찰은 물론 순수한 의도에서 그런 주장을 한다고 믿지만, 검찰의 막강한 권한이 남용될 때 일어나는 부작용을 여러 차례 목격한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경찰마저 검찰처럼 '독자적인' 수사권을 행사하게 된다는 소식은 별로 반가운 것이 아니다. 양쪽 기관 모두 '독자적인' 수사권을 행사하지 못 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식이다.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검찰의 논리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모순은, 직접 수사를 하는 경찰을 통제하지 않으면 인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고 하면서도 검찰 스스로는 아무런 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런 일이 없지만, 과거 검찰은 직접 음주단속까지 벌인 일도 있다. 법적으로는 지금도 검찰이 직접 음주단속을 할 수 있다. 경찰이 음주단속을 할 때는 지휘를 받아야 하는데, 왜 검찰이 할 때는 지휘 없이 독자적으로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검찰의 답변이 궁색해질 수밖에 없다.

수사권은 국가 권력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권한 중 하나이다. 인권 침해의 소지가 크고 통제 필요성이 가장 절실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수사에 관한 권한을 직접 수사권과 수사지휘권으로 나누어서 각각 경찰과 검찰에 배분하면 자연히 양 기관 사이에 견제가 이루어진다. 경찰은 명실상부한 수사기관으로서 자리를 잡게 되지만 검찰의 지휘를 받는 것이고, 검찰은 경찰이 하는 모든 수사(내사 포함) 활동을 지휘하지만 직접 수사권을 발동하지 못 하는 것이다. 나는 이 방법이 수사에 관한 권력을 통제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회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수사권의 조정이 이루어지면 우리 경찰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권력기관이 수사기관을 장악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을 설명하고, 검찰이 행사하게 될 보충적 수사권의 범위 등 그 밖에 이와 관련된 문제들을 보려고 한다.

수사권 조정 논의가 가장 뜨거울 때 경찰이 내세운 구호는, "비리 검사에 대한 수사권만 넘겨주면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나머지 쟁점은 검찰의 입장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서 검찰은 검사의 인권도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국민들의 심정적 지지를 얻지는 못 했다. 위에서 본 수사권 자체의 조정 방식을 채택하면 이 문제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다음 회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한다.



/금태섭 변호사

2012년 1월 26일 목요일

5년 뒤엔 '친박 비대위' 대신 '친삼성 비대위' 뜰 수도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25일자 기사 '5년 뒤엔 '친박 비대위' 대신 '친삼성 비대위' 뜰 수도'를 퍼왔습니다.
미국식 금권정치 직행하는 한나라 '당쇄신안'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돈봉투 파문으로 궁지에 몰리면서 미국식 원내정당화를 당 쇄신 해법으로 내놨다. 정치쇄신분과 위원장인 이상돈 비상대책위원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국위 체제로 당을 바꾸면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직을 없애고 의회는 원내대표 중심으로 하는 방안을 이번주 비대위에서 공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쇄신안이 "미국식 정당체제로 가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비대위의 당 쇄신안이 이상돈 비대위원의 말처럼 '획기적인' 내용이라 볼 수는 없다. 지난해 11월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대표도 부자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저비용 미국식 정당시스템' 도입을 언급한 바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식 정당모델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의 집권당이던 민자당(한나라당의 전신)에서도 검토된 바 있다. 당시 민자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3천3백억의 비자금을 '정당운영비'로 사용했다는 검찰 수사결과가 나오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었다.

한국의 집권세력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출시했던 단골 메뉴가 '미국식 정당모델'인 셈이다. 때문에 미국식 모델의 도입이 '돈봉투' 같은 구태정치 청산을 위한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그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이상돈 비대위원의 경우 2006년 9월 열린우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정당이 선거 후보를 정하는 예비선거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당원에 국한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개방하는 것) 추진을 비난하며, 오픈 프라이머리가 "헌법에 보장하는 정치적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선거법 개정과 '한사람이 여러 정당의 프라이머리에 참여할 수 없도록 검증하는 장치'가 없는 과도한 오픈 프라이머리는 "사기극"이고 "헌법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오픈 프라이머리 없는 미국식 정당모델은 가능하지 않은데다(미국식 정당모델이 아니라도 오픈 프라이머리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미 한나라당은 다가오는 총선 공천에서 지역구의 80%를 개방형 경선으로 치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식 정당체제? '1%'의 잔치로 전락한 미국 선거


ⓒ자료사진 미국에만 독특한 이 정당모델은 또한 미국에만 독특한 '금권정치'와 밀접히 연관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재탕삼탕' 방송이라는 점을 논외로 하면, 미국식 정당모델 자체는 '돈봉투'에 대한 해법이 될 수는 있다. 미국엔 한국이나 유럽국가들과 같은 개념의 당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전당대회에 당원들을 동원하기 위한 '돈봉투'도 당연히 필요가 없다. 

그러나 미국에만 독특한 이 정당모델은 또한 미국에만 독특한 '금권정치'과 밀접히 연관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이상돈 비대위원이 '획기적인' 모델이라 일컫는 미국식 정당의 내용은 무엇일까? 

미국은 상·하원 의원들로 이뤄지는 의회정당과 정치자금 모금을 위한 선거정당, 즉 '전국위원회'가 분리돼있다. 전국위원회는 말 그대로 선거 정당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의 '당원'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선거시기에만 일시적으로 모여드는 지지자들, 즉 임시 당원이 있을 뿐이다. 또한 전국위원회의 목적은 상대진영보다 많은 기부금을 모아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므로, 일상적으로 자신의 비용과 노력을 들여 정치에 참여하는 당원이 필요치 않은 것이다. 

꾸준히 당비를 내는 실체적인 당원이 존재하지 않는 미국식 원내정당화는 기부금에 의존한 선거를 전제하는 것으로, 유럽식의 선거공영제와는 반대방향에 놓여있다. 남경필, 임해규 등 소위 '쇄신파'의원들이, 선거공영제의 주요 기둥인 국고보조금 폐지 주장을 시작한 것은 현재 한나라당이 구상중인 '정당 개혁'의 미래를 잘 보여준다. 미국의 정치 현실을 보면, 미국식 정당체제 도입의 결과도 예상할 수 있다. 

미국의 대통령, 상·하원의원 선거는 철저하게 '1%'의 잔치이며 금권정치 그 자체다. 미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동안 월가의 금융가에서 상·하원의원 등에게 후원된 돈은 50억 달러(약 5조 7000억원)였다. 2008년 한 해에만 월가의 전체 후원금은 2억2500만달러(약 2560억원)에 달했고 그 74%는 상·하원으로 흘러들어갔다. 이런 방식으로 미국에서는 칼라일, 골드만삭스, JP모건, 화이자 같은 거대 기업들과 정치인들이 합법적으로 유착한다. 선거제도조차 '자유방임'인 미국에선 후보자들의 재력 만큼 TV광고를 비롯한 유료매체(Paid Media) 이용이 가능하므로, 모금 규모로 당락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한국에서도 정치인과 재벌기업의 유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깝게는 삼성이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 1000여개를 만들고 정치권에 비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난 것처럼, 한국의 재벌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치권을 포획하고 요구사항을 관철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유착'이 은밀하고 불법적인 것이었다면, 미국식 정당제도의 도입은 이를 제도로서 공식화하고 처벌조차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나라당 비대위의 구상에서, '친이계·친박계' 대신 '친삼성계·친현대계'라는 계파가 등장할 미래를 보는 것은 지나친 우려일까? 

문형구 기자munhyungu@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