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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0일 토요일

부가세 올려 복지하자고? “부자감세 지키려는 궤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09일자 기사 '부가세 올려 복지하자고? “부자감세 지키려는 궤변”'을 퍼왔습니다.
[경제신문 톺아읽기] 세율 낮지만 세수 비중 가장 높아… “부자감세 철회, 직접세 강화가 우선”

복지재정 확충을 위해 부가가치세를 15%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부가가치세를 비롯해 간접세가 늘어날수록 중산층과 서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진다는 건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상식이다. 가뜩이나 우리나라는 간접세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다. 부가세를 인상할 경우 부자 감세를 하면서 서민들 호주머니를 털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조선일보가 “지난 35년 동안 10%로 고정돼 온 부가가치세 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면서 김승래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의 논문을 인용했다.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대선 후보들의 복지 공약을 추진하면서 재정 건전성을 지킬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부가세 인상”이라는 논리다. 김 교수는 “복지 공약을 실현하려면 현행 10%인 부가세율을 장기적으로 15%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제도 김 교수의 주장을 비중있게 인용했다. “기초 생활필수품 면세 제도로 인해 부가세율을 올려도 취약계층이 지는 부담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김 교수는 소득 재분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부가세 인상으로 확보한 재원을 취약계층에 직접 보조금 형태로 지급해 역진성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해 버핏세를 걷자”는 주장도 함께 내놨다. 

조선일보 11월9일 6면.

이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사회당 정권이 결국 친기업으로 우회전했다”면서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고 대신 부가세를 인상해 세원 부족분을 메우기로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올랑드는 부가세를 올리는 것은 기업의 부담을 일반 소비자와 노동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이라며 반대 깃발을 흔들어댔지만 10.8%에 이르는 실업률과 경기 침체를 배겨낼 재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부가세 세율. ⓒOECD 2010년 기준.

먼저 우리나라 부가세 세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 평균은 18.5%다. 33개 회원국 가운데 부가세 세율이 10% 이하인 나라는 우리나라와 오스트레일리아(10.0%), 스위스(8.0%), 캐나다(5.0%), 일본(5.0%) 밖에 없다. 그러나 부가세가 전체 세금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나라는 32.8%로 OECD 평균 31.3% 보다 높다. 단순히 부가세 세율의 문제가 아니라 의존도를 따져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부가세가 전체 조세에서 차지하는 비율 ⓒOECD 2010년 기준.

소득세가 전체 조세에서 차지하는 비율 ⓒOECD 2010년 기준.

반면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4.3%로 OECD 평균 23.9%보다 크게 낮다. 납세자연맹에 따르면 국세 세목 기준으로 집계한 간접세 비중이 2010년 기준으로 53.1%에 이른다. 미국은 10% 내외, OECD 평균은 20% 내외다. 간접세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소득세와 법인세, 사회보장세를 더한 직접세 비중이 우리나라는 GDP의 17.1%로 OECD 평균 24.4% 보다 낮다. 

한국경제가 부가세 인상에 무게를 싣는 것과 달리 매일경제는 부정적이다. 매일경제는 지난달 30일 사설에서 “정치권이 손쉽게 복지 재원을 마련하려고 부가세 증세론을 펴는 것은 지나치게 편의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국내총생산(GDP)의 30%에 이른다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그 10%만 세금으로 거둬도 30조원이 넘는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부가세 증세론은 그런 다음에 논의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소장은 “최근 부가세 세율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짚고 넘어갈 건 부가세가 세율은 낮지만 세수 의존도는 매우 높다는 사실”이라면서 “우선 순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보편적 증세를 하려면 가장 총량이 큰 소득 공제를 줄이는 게 우선이고 사회보험료(국민연금)를 높이는 게 그 다음이고 부가세를 올리는 건 그 다음에 논의 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조세연구원 성명제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28일 보고서에서 “부가세 부담이 역진적이기 때문에 세율을 인상하면 형평성 차원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는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힌 바 있다. 가계소득 대비 부가세 부담률이 평균 3.6%인데 소득 최하위 1분위(3.6%)에서 상위 9분위(3.5%) 까지 큰 차이가 없고 10분위에서만 3.1%로 다소 낮게 나타나 대체로 소득에 비례한다는 분석이다.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도 부가세 세율 인상에 대한 입장이 엇갈린다. 새누리당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지난달 16일 “부가가치세는 35년 동안 세율이 한 번도 변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가 “당장 증세를 전제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캠프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캠프 홍종호 서울대 교수는 “부가세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홍헌호 소장은 “재정 지출은 급증하는데 돈 나올 데가 없는 상황이라 진보진영에서도 부가세 세율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들이 있지만 15%는 지나치고 1~2%포인트 인상하는 정도는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 소장은 “담배 소비세를 1000원 정도 인상하는 것도 대안인데 당장 4조원 이상 세수가 늘어나는 데다 장기적으로 건강보험 부담을 완화시켜 재정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2012년 1월 20일 금요일

"정권 바뀐들 '증세 거부감' 못 넘으면 말짱 도루묵"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9일자 기사 '"정권 바뀐들 '증세 거부감' 못 넘으면 말짱 도루묵"'를 퍼왔습니다.
['MB감세'의 그늘] "'부자증세·복지증세' 의제화 시급"

-'MB감세'의 그늘☞①"부자 감세는 양보해도, '삼성 감세'는 포기 못 해" 이른바 'MB감세'의 핵심은 소득세 감세에 있다. 소득세는 소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사실상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세금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소득세 변동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세금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현혹시키기 위해서는 소득세 인하는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정권을 잡자마자 유가환급금이라는 이름으로 1400여만 명에게 2조7000억원의 소득세를 환급해준 MB정부는 뒤이어 발표된 감세안을 통해 8-17-26-35%의 소득세율을 6-15-24-33%로 2%p씩 인하하는 내용을 그 전면에 내세웠다.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소비진작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감세의 가장 큰 수혜자인 고소득층은 서민중산층에 비해 소비성향이 훨씬 낮다는 점에서 소득세율 인하는 애초부터 고소득층의 지갑을 열기위한 정책이었다기 보다는 고소득층의 지갑을 채워주기 위한 정책에 불과하다. 이런 의미에서 부자감세의 실체를 꿰뚫어 본 국민들에 의해 35% 최고세율을 33%로 인하하는 방안이 좌절된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소득세 감세 혜택은 누구에게 얼마나 돌아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1인당 감세액은 부동산양도소득자가, 감세총액은 근로소득자가 가장 많았으며, 고소득층이 저소득층에 비해 수십배 많은 감세혜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신고 소득에 대해 각각 감세전후의 세율을 적용해본 결과인데, 1인당 평균 감세혜택은 근로소득자 29만원, 종합소득자 27만원, 부동산 양도소득자 157만원으로 나타났다.

양도소득자의 감세혜택이 큰 것은 감세이전 9~36%의 세율이 6~35%로 세율 인하폭이 크고, 건당 소득도 다른 소득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주택을 양도한 사람들은 건당 832만원의 감세혜택을 얻고 있어 부동산 부자들이 소득세율 인하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억원이 넘는 고소득층의 경우 1인당 170만원의 감세혜택을 얻는 반면, 2천만원이하 저소득층은 불과 5만원 정도의 감세혜택을 얻고 있어 계층별로 30~40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이는 그나마 35%의 최고세율을 33%로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계산한 결과인데, 만약 원래 감세안대로 최고세율도 2% 내렸다면 소득이 2억이 넘는 고소득자의 경우 근로소득자는 1인당 486만원, 종합소득자는 1인당 824만원의 추가 감세혜택이 주어지는 것으로 예상되었다. 정말이지 최고세율을 내리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할 수 있다.

소득세율 인하로 인한 감세총액은 근로소득자가 2.7조원, 종합소득자(사업소득자)가 1조원, 양도소득자가 1.2조원 등 연간 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다른 소득자에 비해 근로소득자의 감세액이 큰 것은 과세대상자가 다른 소득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감세전후의 유효세율을 비교해본 결과 근로소득자는 4.53%에서 4.37%로, 종합소득자의 경우 13.92%에서 13.26%로 유효세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율인하로 인한 당연한 효과인데 종합소득자에 비해 근로소득자의 유효세율 감소폭이 작은 것은 근로소득공제가 일부 축소되었고, 신용카드공제의 요건이 좀 더 까다롭게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근로소득공제와 신용카드공제는 근로소득자에게만 적용되는 공제제도인데, 기존에는 급여 중 500만원까지는 100% 공제해주던 것이 80%로 축소되었고, 신용카드공제도 신용카드 사용액 중 급여의 20%가 넘는 금액에 대해 적용하던 것이 급여의 25% 초과 금액에 대해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되면서 근로소득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말에 국회에서는 한나라당 단독으로 과세표준 3억 초과분에 대해 38%의 세율을 적용하는 이른바 부자증세안을 통과시켰다. 이 방안에 따라 38%의 세율을 적용받을 사람은 근로소득자 1만명, 종합소득자 2만3천여명 등 19백만명에 이르는 전체소득자의 0.2%도 되지 않으며, 이로 인한 소득세 추가세입도 국세수입의 0.3%에 불과한 7천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 방안은 야당이 주장해온 과세표준 1억2000만원 내지 1억5000만원 초과분에 대한 40% 세율에 턱없이 부족할뿐 아니라, 한나라당에서 거론되어온 부자증세의 방안에도 미흡한 방안이다. 박근혜 위원장이 소득세 최고세율 신설에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부자증세가 좌초되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국민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증세방안이 지니는 의미또한 적지 않다. 사실 IMF 사태 이후 우리나라에서의 세금정책이란 곧 감세정책를 의미했다. 즉 종부세 신설 등 극히 예외적인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감세의 대상과 수위를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세금정책의 전부였고, MB정부 출범 후 지난 4년도 여당의 부자감세와 야당의 부자감세 철회만이 대립되어왔다. 하지만 이번 여당의 38% 세율 신설로 인해 그동안의 감세냐 감세철회냐의 논의는 무의미해졌고, 또한 부자증세냐 아니냐의 대립도 뛰어넘어면서 부자증세가 대세로, 국민상식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미 박근혜 위원장은 최고소득세율 신설보다는 자본소득과세 강화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한나라당의 이번 세율 인상을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한 민주당도 제대로 된(?) 부자증세를 장담하고 있다. 부유세, 사회복지세 등 그동안 증세를 통한 복지확대를 일관되게 주장해온 진보정당도 부자증세 논의에 결코 빠질 수 없다.

우리나라는 조세부담율도 낮고, 복지재정도 빈약하다. 그 어떤 정부도, 어떤 정치세력도 다른 나라에 비해 5%나 낮은 조세부담율, OECD 평균의 40%에 불과한 공공복지지출로는 양극화, 고령화와 같은 국가적 과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작은세입-작은지출" 구조를 "적정세입-적정지출"구조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는 소득세를 늘이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소득세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각자의 세금부담능력에 따라 누진적으로 부과하는 세금이어서 소득재분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세금이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소득세 비중이 너무나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지재정 확대와 소득재분배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득세를 늘리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소득세를 늘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세소득이 늘어나야 하는데 최근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등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자영업자의 증가로 소득자는 증가해도 소득은 별로 늘어나지 않는양상이 소득세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실제 근로소득자가 매년 늘고, 고소득자도 급증하고 있지만 근로소득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2008년 3915만원에서, 2010년 3854만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비정규직 등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늘어나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인데, 세금을 내고 싶어도 소득이 없어 생겨나는 문제이니 만큼 이는 세금정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충분한 소득이 있고, 세금을 낼 능력도 있지만 세금을 내지 않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소득을 의도적으로 나라살림을 좀먹게 하는 탈세도 문제이고,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면제해 준 소득도 문제이다. 탈세는 조세제도와 세무행정 전반에 대한 심각한 국민불신을 야기한다. 조세개혁에서는 국민동의가 필수적이니만큼 탈세를 뿌리뽑아야 하지만, 탈세는 몇몇 제도개선만으로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전적으로 세원을 보다 투명하게 노출시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꾸준히 강구되어야 하며, 이와 함께 세무조사를 통해 탈세을 사후적으로 색출하기 위한 노력도 함게 병행해야 한다. "탈세해도 안 걸린다, 행여 걸리더라도 세금 내면 그만이다"라는 사회적 통념을 바꾸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세무조사의 범위와 강도로는 어림도 없다. 세무조사는 대폭 강화되어야 하며 탈세에 대해서는 확실한 경제적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면 세무조사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정치적 의도에 의한 세무조사는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

세금 면제 소득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금융소득이다. 현재는 이자와 배당에 대해 비과세와 저율과세를 폭넓게 허용하고 있으며, 실제 세금을 내는 이자와 배당소득이라 할지라도 그 금액이 4천만원을 넘지 않으면 14% 단일세율을 적용하는데 그친다. 금융소득이 4천만원이 넘을 경우에만 금융소득종합과세라는 이름으로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 금융자산을 10억원 넘게 가지고 있는 금융부자들이 2010년 현재 13만명이고 이들의 1인당 평균자산은 34억원, 연소득 2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10억이 넘는 금융자산에 정기예금금리 수준인 4% 수익률만 적용해도 이들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고, 2억원이 넘는 이들의 소득을 감안했을 때 마땅히 35%의 최고세율로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0년의 실제 금융소득종합과세자는 48,907명에 불과해서 금융부자 3명중 1명만이 누진세율로 세금을 내고 있다. 상당수 금융부자들이 비과세나 세금우대 금융상품을 이용하여 세금을 면제받거나 낮은 세금만을 부담하고 있다. 실제 국세청 통계로도 금융소득 중 종합과세금융소득의 비중은 2008년 19.2%, 2010년 18.5%로 나타나 극히 일부만이 누진세율을 적용받는 비중이 극히 작고 그나마 점점 줄어들고 있는 반면, 비과세 금융소득이나 저율의 세금우대 금융소득은 2008년 32.1%, 10년에는 35.3%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기준을 4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대폭 낮추고. 이른바 절세형 금융상품에 대한 정비를 통해 비과세 금융상품과 세금우대 금융상품을 대폭 줄여 나가야 한다.

연도별 금융소득 현황



*괄호안의 숫자는 전체 금융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금융소득에서 또 하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문제이다. 현재는 비상장주식과 대주주 보유분 상장주식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고, 나머지 대부분의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주주 기준이 보유주식이 주식총수의 3%이상이거나, 보유주식총액이 100억 이상일 정도로 높기 때문에 2010년에 주식양도차익으로 세금을 낸 사람은 2만2000여명에 불과하다.

474만명의 주식투자자는 물론, 1만주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가 36만 5천명이라는 사실에 비줘보더라도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는 사람의 비중은 너무 적다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6~35%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주식은 10%, 나머지 주식은 20%의 단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2010년에 신고된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과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비교해봤을 때 단일세율 적용으로 1인당 평균 3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에 달하는 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식을 팔아 수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얻고 있는 고소득자에 대해 10%~20%의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으며, 능력에 따른 세금부담이라는 국민 상식에도 반하는 만큼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누진세율로 과세하는 것이 마땅하다.

주식양도차익에 누진세율 적용시 추가 세금


▲ *중소기업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관계로 단일세율에 의한 세금은 10%와 20%의 중간인 15%를 적용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물적 토대로서 증세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진보정당은 물론이고 민주당까지도 증세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으며, 부자증세와 복지증세를 증세의 기본방향과 원칙으로 인정하는 것에서도 별다른 이견이 없는 듯하다.

또한 부자증세의 구체적 방안으로 과세표준 1억2000만 원 내지 1억5000만 원 초과 소득에 대해 40% 최고세율을 적용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기준을 완화하여 금융소득에 대한 누진세율을 강화하고,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도 확대 적용해야 하는 데에도 차이가 없는 듯하다. 한나라당조차 위장 부자증세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지금은 주장으로서의 증세가 아닌 실천으로서의 증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적어도 세금문제에 있어서만은 다가오는 총선이 서로의 차이를 드러내는 과정이기 보다는 부자증세, 복지증세의 공동실천을 합의해가는 과정이기를 기대해 본다.


▲ 지난해 12월 31일 야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상태에서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과 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통과시켰다. ⓒ뉴시스

/이종석 조승수 의원실 보좌관·회계사 

2011년 11월 25일 금요일

한국의 부자들, 부끄러운줄 알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1-23일자 기사 '한국의 부자들, 부끄러운줄 알라'를 퍼왔습니다.
미국에서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 등 미국의 큰 부자들(super rich)이 스스로 나서서 부자 증세를 주창하면서, 큰 부자들에게 부과하려는 세금의 이름을 ‘버핏세’라고 부르고 있다. 큰 부자들이 경제위기 국면에서 국가의 재정 건전성과 서민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내자는 ‘좋은 취지’인 것이다. 

얼마 전에는 미국의 백만장자들이 국회 의사당으로 몰려가 ‘부자 증세’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여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소득100만 달러(11억3천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이 지난해 결성한 ‘재정건전성을 위한 애국적 백만장자들’이라는 비정부기구에서 미국 국회가 재정적자에 대한 대책으로 반드시 부자감세를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큰 부자들이 개별적으로 부자증세를 촉구하긴 했지만, 부자들이 집단적 시위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참다운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의무)’가 아닐까.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집단적으로든, 개별적으로든 큰 부자들이 부자증세를 추진한다거나 호소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지금도 끊임없이 불법과 비리를 일삼고, 중소기업 및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탐욕에 눈이 먼 재벌·대기업들과 천민 자본주의식 갑부가 판을 치는 한국에서 그런 희망은 부질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 안 한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편으론 그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호소하고, 동시에 시민사회와 국회가 나서서 재정 건전성도 제고하고 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에도 반드시 필요한 부자증세를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참여연대는 법인세와 관련해서, 1)과세표준 2억 원 이하의 기업에 대해서는 현행과 같이 10% 유지 2)과세표준 100억 원 이하까지의 기업에 대해서는(중소기업에 해당하므로) 이명박 정부 들어 이루어진 감세를 유지하여 현행과 같이 22% 유지 3)과세표준 100억원 초과 1천억원 이하까지의 기업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들어 이루어진 감세를 철회해 2008년 당시의 세율인 25% 적용 4)과세표준 1천억 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27% 세율의 최고구간을 신설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맞게 증세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 법이 적용되게 되면 2012년을 기준으로 총 7조3371억원의 세수증가가 예상된다. 

또, 참여연대는 소득세와 관련해서는 1)과세표준 8800만 원 이하 구간에 대해서는(서민 중산층 가구이므로) 2008년 이후의 감세 유지 2)과세표준 8800만 원 초과 구간에 대해 2012년 시행 예정된 추가 감세 취소(즉, 현행 35%세율 유지) 3)전체 근로 소득자의 0.5%가 되지 않는 과세표준 1억2천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 최고구간을 신설하고 42%의 세율을 부과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제출했다. 이 법이 적용되게 되면, 2012년을 기준으로 총 1조8258억 원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 우리는 이것을 한국판 버핏세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이 현재 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130여조 원이나 적은 상황에서, 또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노령화와 양극화 등에 대비하기 위한 복지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국회는 지금 즉시 부자감세 철회와 부자증세에 나서야 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도 민생예산, 복지재정 확대에 대한 요구와 호소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그렇지만 참으로 실망스럽게도 이명박 정권은 이 같은 절박한 민심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과중한 교육비·주거비·의료비·통신비 고통과 부담에다 물가·전세·일자리 대란(실업과 비정규)·가계부채대란(이자폭리 부담)까지 겹쳐지면서 우리 국민들의 삶이 참으로 고달프기만 한데,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정부마저도 이런 문제들의 해결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으니 우리 국민들의 민생고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안타깝게도 자살률은 1위, 출산율은 꼴찌 수준의 나라가 돼버린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을 ‘민주(民主)공화국’이 아니라 ‘민살(民殺)공화국’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민살공화국, 이 얼마나 슬픈 개념인가. 이명박 정권이 안 한다면, 지금 당장 국회라도 나서서 부자감세 철회와 큰 부자 증세, 그리고 동시에 민생·복지·교육·일자리 예산의 대폭 확대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