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통신비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통신비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9월 11일 화요일

허리 휘는 통신비의 비밀, 이제 방통위가 답하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11일자 기사 '허리 휘는 통신비의 비밀, 이제 방통위가 답하라'를 퍼왔습니다.
[기고] 침묵하는 통신 규제 당국, 밝히라는 사법부

우리나라 이동통신 이용자 숫자는 5250만 명을 넘었다. 우리나라 인구가 5080만 명 정도이니까 이동통신이용자 수가 인구수를 넘는 셈이다. 이미 이동통신은 보편적 서비스가 되어 있는 셈이다. 이처럼 거의 모든 시민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일 뿐만 아니라 통신비가 가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기준으로 7%를 넘어섰다. 그만큼 이동통신비용은 가계의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부담이 간단치 않은 것은 소득이 낮은 계층이라 할지라도 통신비 비중은 소득이 높은 계층 못지않게 높다는 사실에서 잘 나타난다.

그런데 통신비 부담은 앞으로도 더 높아지면 높아졌지 낮아질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 그 까닭은 소비자들의 이동통신서비스가 음성 중심의 2세대 서비스에서 점차 데이터 중심인 3세대, 4세대 서비스로 옮겨 가고 있을 뿐 아니라 3세대, 4세대 서비스의 가격은 2세대 서비스보다 훨씬 더 인상된 수준으로 책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용자는 이미 3000만을 넘어섰으며, 그중에서 4세대 LTE 이용자 수도 지난달 말 1000만을 넘어섰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가격 대비 성능이 높아져서, 같은 성능이라면 가격을 낮추더라도 사업자에게 기술 혁신에 의한 이익이 보장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동통신요금은 2세대에서 3세대로 옮겨갈 때 무려 20%에서 25% 정도 수준까지 인상된 가격을 지불해야 하고, LTE 요금은 3세대 때의 소비패턴을 유지할 경우 다시 3세대보다 20%정도 인상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므로 가정에서 식구 한 명이 2세대에서 3세대, 3세대에서 4세대로 옮겨갈 경우 통신비 부담은 서비스전환자 1인당 20%에서 30%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것은 통신단말기 월별 분담가격을 제외한 것이다.

가격 경쟁이 실종된 한국의 이동통신시장


그런데 통신비 가격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이동통신사업자나 통신 규제 당국, 그리고 많은 경우 언론조차 마치 우리나라의 이동통신요금이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변동에 따라 변하는 것처럼 설명한다. 그러한 대표적인 예가 경쟁을 활성화함으로써 가격 인하를 유도해야지, 시장 외적인 개입으로 가격 변동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동통신요금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시장의 수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 적이 없다. 그 이유는 이 시장이 정상적인 경쟁이 이루어지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시장은 공공자원이자 희소자원인 무선주파수를 할당받아야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원천적인 독과점시장이며, 그것조차 주파수 할당의 사업자 간 불균형 문제 때문에 정상적인 품질경쟁조차도 어렵게 된 "실패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국책연구소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0년도 통신시장 경쟁 상황 평가에서도 이동통신시장은 "경쟁이 미흡한 시장"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을 정도다.

이렇듯 시장의 실패가 일어난 시장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에는 통신 규제 당국이 가격 결정에 개입한다. 그것이 바로 시장지배사업자인 1위 사업자의 가격을 인가하는 요금 인가 제도이다. 요금 인가제가 1위 사업자의 가격을 규제하는 제도라 하더라도 그 외의 사업자들이 1위 사업자의 인가요금보다 가격을 훨씬 낮추어 가격경쟁을 한다면 경쟁가격수준이 형성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2위, 3위 사업자의 가격 수준 또한 1위 사업자의 인가 요금 수준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심지어 3년 전 스마트폰 요금제가 나왔을 때에는 아예 3개 이동통신사의 가격체계가 완전히 동일했다. 한마디로 우리의 이동통신시장은 가격 경쟁이 실종된 시장이며 사실상 통신 규제 당국의 요금 규제 가이드라인에 의해 가격 수준이 결정되는 시장인 셈이다.

ⓒ뉴시스

그렇다면 당연히 방송통신위원회가 어떻게 현재의 이동통신요금 수준을 "인가"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통신소비자들은 현재의 이동통신요금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데 반해, 통신 규제 당국은 현재의 이동통신요금이 적정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니 이러한 인식의 괴리를 가져오는 요인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간 참여연대를 비롯해서 시민사회단체들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이동통신 요금 인가 관련 자료의 공개를 요구해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그간 방송통신위원회가 밝힌 것은 업체별 총괄원가 총액과 원가보상률 지표, 딱 두 가지뿐이었다. 그 외의 모든 관련 자료는 영업 비밀이라서 공개할 수 없다거나 아예 자료 자체가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그런 한편으로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의 요금 수준을 인가했으면서도 "요금 인하 방안"을 강구한다는 자기모순적인 발언만 계속했다.

그런가 하면 작년에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기본요금을 1000원 인하한다고 발표하면서 왜 인하가격이 1000원인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이유를 밝히지도 않았다. 월 1000원은 가입자당 월평균 3% 정도 가격 인하 효과를 가져오는데, 앞서 설명했듯이 이미 스마트폰 요금은 이전 요금체계에서 20%에서 25%, 작년에 인가한 LTE 요금은 스마트폰 요금에서 다시 20% 정도 인상한 가격이므로 작년의 기본요금 1000원 인하에도 불구하고 요금은 오히려 대폭 증가하였다.

현재 요금이 적정수준? 방통위, 근거 밝혀야

지난주 참여연대가 제기한 '요금 인가와 관계된 회계자료 공개 요구' 관련 행정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바로 이러한 비합리적이고, 모순적이며, 심지어 수상쩍기까지 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요금 인가 내용에 대하여 투명성을 요구한 지극히 당연한 판결이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이동통신서비스가) 국민의 삶에 필수적인 서비스에 해당하여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어야 함에도, 망 구축 등에 막대한 자본을 요하는 기간산업으로서 통신산업의 특성상 자연독점적 내지 과점적 시장에서 공급됨으로 인하여, 이에 따라 발생하는 시장 실패 등 부작용과 이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고, 위와 같은 통신산업의 공공적 특성 등에 비추어 피고가 감독, 규제하고 있는 이동통신서비스 요금 결정 등에 관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피고의 감독, 규제 권한 행사에 관한 투명성 및 정당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자료를 공개한다 하더라도, 그렇게 하여 사업자들의 초과이익 규모가 밝혀진다 하더라도 왜 그러한 수준을 통신 규제 당국이 "적정한 수준"의 요금이라고 평가하고 인가하였는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을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제까지 통신요금과 관련된 회계자료를 공개한 적도 없지만 그러한 가격 수준이 왜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해 왔으며, 규제 당국도 존재 여부를 밝히지 않는 자료에 대해서 법원이 공개를 결정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통신 규제 당국이 계속 유구무언으로 침묵만을 지킨다면, 밝혀진 자료를 토대로 현재 요금 수준의 정당성 여부를 시민사회가 따져서 공론화하는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시민-소비자를 위한 통신 규제 당국은 없었으니까.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

2011년 11월 25일 금요일

한국의 부자들, 부끄러운줄 알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1-23일자 기사 '한국의 부자들, 부끄러운줄 알라'를 퍼왔습니다.
미국에서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 등 미국의 큰 부자들(super rich)이 스스로 나서서 부자 증세를 주창하면서, 큰 부자들에게 부과하려는 세금의 이름을 ‘버핏세’라고 부르고 있다. 큰 부자들이 경제위기 국면에서 국가의 재정 건전성과 서민복지를 위해 세금을 더 내자는 ‘좋은 취지’인 것이다. 

얼마 전에는 미국의 백만장자들이 국회 의사당으로 몰려가 ‘부자 증세’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여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소득100만 달러(11억3천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이 지난해 결성한 ‘재정건전성을 위한 애국적 백만장자들’이라는 비정부기구에서 미국 국회가 재정적자에 대한 대책으로 반드시 부자감세를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큰 부자들이 개별적으로 부자증세를 촉구하긴 했지만, 부자들이 집단적 시위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참다운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의무)’가 아닐까.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집단적으로든, 개별적으로든 큰 부자들이 부자증세를 추진한다거나 호소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지금도 끊임없이 불법과 비리를 일삼고, 중소기업 및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탐욕에 눈이 먼 재벌·대기업들과 천민 자본주의식 갑부가 판을 치는 한국에서 그런 희망은 부질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 안 한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편으론 그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호소하고, 동시에 시민사회와 국회가 나서서 재정 건전성도 제고하고 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에도 반드시 필요한 부자증세를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서 참여연대는 법인세와 관련해서, 1)과세표준 2억 원 이하의 기업에 대해서는 현행과 같이 10% 유지 2)과세표준 100억 원 이하까지의 기업에 대해서는(중소기업에 해당하므로) 이명박 정부 들어 이루어진 감세를 유지하여 현행과 같이 22% 유지 3)과세표준 100억원 초과 1천억원 이하까지의 기업에 대해서는 이명박 정부 들어 이루어진 감세를 철회해 2008년 당시의 세율인 25% 적용 4)과세표준 1천억 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에 대해서는 27% 세율의 최고구간을 신설해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맞게 증세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 법이 적용되게 되면 2012년을 기준으로 총 7조3371억원의 세수증가가 예상된다. 

또, 참여연대는 소득세와 관련해서는 1)과세표준 8800만 원 이하 구간에 대해서는(서민 중산층 가구이므로) 2008년 이후의 감세 유지 2)과세표준 8800만 원 초과 구간에 대해 2012년 시행 예정된 추가 감세 취소(즉, 현행 35%세율 유지) 3)전체 근로 소득자의 0.5%가 되지 않는 과세표준 1억2천만 원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 최고구간을 신설하고 42%의 세율을 부과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제출했다. 이 법이 적용되게 되면, 2012년을 기준으로 총 1조8258억 원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 우리는 이것을 한국판 버핏세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이 현재 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130여조 원이나 적은 상황에서, 또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노령화와 양극화 등에 대비하기 위한 복지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국회는 지금 즉시 부자감세 철회와 부자증세에 나서야 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도 민생예산, 복지재정 확대에 대한 요구와 호소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그렇지만 참으로 실망스럽게도 이명박 정권은 이 같은 절박한 민심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과중한 교육비·주거비·의료비·통신비 고통과 부담에다 물가·전세·일자리 대란(실업과 비정규)·가계부채대란(이자폭리 부담)까지 겹쳐지면서 우리 국민들의 삶이 참으로 고달프기만 한데,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정부마저도 이런 문제들의 해결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으니 우리 국민들의 민생고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안타깝게도 자살률은 1위, 출산율은 꼴찌 수준의 나라가 돼버린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을 ‘민주(民主)공화국’이 아니라 ‘민살(民殺)공화국’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민살공화국, 이 얼마나 슬픈 개념인가. 이명박 정권이 안 한다면, 지금 당장 국회라도 나서서 부자감세 철회와 큰 부자 증세, 그리고 동시에 민생·복지·교육·일자리 예산의 대폭 확대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