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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6일 화요일

문재인 "강바닥 아니라 사람에, 일자리에 재정 투입하겠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15일자 기사 '문재인 "강바닥 아니라 사람에, 일자리에 재정 투입하겠다"'를 퍼왔습니다.
전국 상공인과 간담회… "재벌, 반칙·특권으로 지배력 유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더 높이 멀리 날기 위해선 수출과 내수 양 날개가 모두 튼튼해야 한다"며 중소기업 성장을 통한 내수 확대를 의미하는 이른바 '포용적 성장'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15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국 상공인과의 대화'를 주제로 열린 전국 상공인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성장과 일자리 문제에 대해 크게 네 가지 주제로 의견을 밝혔다. ▲경제의 어려움과 뉴딜의 필요성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과 양날개 성장 ▲문제는 기업이 아니고 재벌, 새 경기규칙의 필요성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창출-새로운 경제의 토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4대 성장전략 등이다.

문 후보는 우선 시장만능주의와 양극화, 과도한 규제완화가 시스템 리스크를 키운 점을 들어 "지금 상황은 여러모로 1930년대 대공황기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미국 대공황을 벗어나게 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을 해법으로 들었다. 그는 "뉴딜의 핵심을 테네시계곡 개발사업 등 토목사업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하지만 실제 핵심은 제도 개혁, 즉, 규제의 제도화, 복지의 제도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기업, 자영업자, 골목상권은 하루하루 버티기가 어렵다. 이런 시대적 상황은 우리에게 '한국형 뉴딜'을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의 시대정신이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의 두 단어로 집약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라고 말했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국상공인과의 대화' 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 후보는 또 경제 패러다임 대전환을 제시했다. 그는 "성장의 고용효과는 날로 떨어지고 세계불황 속에서 수출확대도 쉽지 않다"며 "재벌체제를 강화하고, 4대강 토목 공사를 일으키고, 부자 감세를 단행한 이명박 정부가 그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앞서 나가고 중소기업이 튼튼하게 뒤를 받치는 경제, 제조업과 창의적인 첨단 산업, 문화 산업이 나란히 발전하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환경에서 새로운 경기 규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미국에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 경제의 선두주자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는 반면, 한국경제에는 1970년대 이후 이렇다 할 대기업이 출현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요?"라고 물은 뒤 "문제는 대기업이 아니라 공고한 재벌체제다. 반칙과 특권으로 지배력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일자리는 개인에게도 중요하지만 우리 경제의 건전한 성장과 발전에도 아주 중요하다"며 "일자리의 보고인 중소기업을 강력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안으로 출마선언에서 밝힌 '4대 성장 전략'을 강조했다. 경제민주화와 중소기업 중심의 '포용적 성장', 서비스 산업에 초점을 맞춘 '창조적 성장', 재생 에너지를 통한 '생태적 성장', 사회 여러 조직과 연계한 '협력적 성장' 등이 그것이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도 문 후보는 '포용적 성장'을 강조했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노동법안은 노동시장에서 부작용, 오히려 일자리창출 어렵게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문 후보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소비할 시간조차 없는 근로시간으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내수 확대에 한계가 있다"면서 "기업하기 좋으면서 동시에 일하기 좋은 나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강바닥에 재정을 투입했지만 나는 사람에, 일자리에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제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선후보가 경제단체를 방문해 경제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처음이다. 대한상의는 여타 경제단체와 달리 대·중소기업 모두를 회원으로 두고 있어 실질적으로 경제계를 대표하고 있다.

앞서 대한상의는 대선후보들의 경제공약과 경제현안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대선후보측에 기업인들과 간담회에 참석을 요청했고, 문 후보 측에서 제일 먼저 초청에 응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방상공회의소 회장, 서울·지역의 중소기업 대표 등 400여 명의 상공인이 참석했다.  

 /서어리 기자

2012년 6월 29일 금요일

[사설]반교육적인 일제고사, 존립 근거 잃었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8일자 사설 '[사설]반교육적인 일제고사, 존립 근거 잃었다'를 퍼왔습니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줌’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요약하면, 교육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시험은 교육의 정도를 평가하고 측정하는 수단일 터이다. 만약 수단이 목적에 위배된다면, 아니 목적을 부정한다면 어찌할 것인가. 그 수단은 폐기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사흘 전 전국 초·중·고교에서 치러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가 그런 예가 될 듯하다. 일부 학교에서 성적을 올리기 위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수단을 위해 목적을 내팽개친 셈이니 가치전도 현상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일제고사 당일 성적이 우수한 학생과 부진한 학생을 짝짓는 식으로 자리를 바꿔 부정행위를 사실상 조장했다고 한다. 또 다른 초등학교에선 성적이 좋지 않은 아이들의 답안지를 교감이 나서서 고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런가 하면 모 중학교에서는 상위권 학생이 자신의 문제지에 답을 크게 쓴 뒤 옆자리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가 된 것은 부정행위뿐이 아니다. 충남의 한 초등학교에선 일제고사에 대비한 자체평가 점수에 따라 신, 귀족, 평민, 천민, 노예로 신분을 구분한 뒤 아이들에게 자기 신분을 큰소리로 말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반교육적 행태가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일제고사의 반교육·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 이른바 ‘0교시’와 야간 자율학습을 강제 실시하고, 점수가 많이 오르면 현금이나 놀이동산 이용권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교육현장의 파행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조직적인 부정행위 의혹까지 보태졌으니 일제고사의 존립 근거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본다. 내년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일제고사는 어떤 형태로든 변화를 맞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그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교육당국은 일제고사 당일의 부정행위 의혹을 모두 규명해 사실로 드러나면 관련자를 징계하는 등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또한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지난 5년간 치러온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통렬한 자기반성을 하기 바란다. 편법과 반칙을 가르치는 시험은 시험이 아니며, 편법과 반칙을 묵인하는 학교는 학교라 부를 수 없다.

2012년 6월 28일 목요일

‘반칙’ 가르치는 일제고사… 조직적 부정행위 묵인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8일자 기사 '‘반칙’ 가르치는 일제고사… 조직적 부정행위 묵인'을 퍼왔습니다.

ㆍ학교 측이 오히려 조장

전국 초·중·고교생 176만여명을 대상으로 올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가 치러진 지난 26일. 충북의 ㄱ여중에서는 시험문제를 일찍 푼 상위권 학생 1명이 자신의 문제지에 답을 커다랗게 쓰기 시작했다. 옆자리에 있는 학생들은 이 답을 그대로 OMR 카드에 적은 뒤 같은 방법으로 정답을 시험지에 큰 글씨로 옮겨 적었다. 답안은 순식간에 반 전체로 퍼져 나갔다. 시험 감독을 맡은 교사는 모른 척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부정행위에 가담한 ㄱ여중의 한 학생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증거사진을 올려놓았다. 경향신문이 일부 문제지에 적힌 답안을 확인한 결과 이 학생이 표기한 답은 정답이었다. 이 학교는 시험 전 ‘성적향상도가 가장 높은 학급은 에버랜드 리조트로 졸업여행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한 곳이었다. 이를 감독·지도해야 할 충북도교육청은 3년 연속 학업성취도 1위를 기념하는 비석을 청사 앞에 세웠을 정도로 일제고사 성적을 중요시해 왔다.

일제고사 당일 일부 학교에서 교사들의 묵인 아래 학생들이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학교가 부정과 반칙을 저지르도록 학생을 유도한 것이다.

정답 공유 학업성취도 평가가 실시된 26일 충북의 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이 같은 반 학생들과 정답을 공유한 시험지(왼쪽 사진)에 답이 크게 표시돼 있다. 풀이 과정을 써내야 하는 수학 서술형 2번 문제의 답도 큰 글씨로 적혀 있다. | 트위터 캡처

대전의 ㄴ초등학교는 일제고사 당일 성적 우수 학생과 부진 학생을 짝짓는 식으로 좌석을 재배치했다. 학교 측이 기초학력 미달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부정행위를 조장한 셈이다.

일제고사 이튿날 중3 학생들이 주 회원인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일제고사 때 ‘커닝’이 횡행했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담임선생님이 부진아가 안 나오면 피자를 돌리겠다네요. 그러니까 애들이 상의하면서 풀더라고요” “(시험 감독) 선생님 한 분은 밖에 나가기 일쑤였고 남은 한 분은 본체만체했다” “그러는 주제에 학교에서는 과연 도덕 과목을 가르칠 수 있기나 할까”라는 글이 올라왔다.

대전의 ㄷ초교는 운동부 학생들을 불러 모은 뒤 답안지 작성 ‘비법’을 지도하기도 했다. 학교 측은 “일제고사 시험지를 받으면 앞에 나오는 가장 쉬운 문항 대여섯 개만 풀고 나머지는 앞에 푼 답에서 빈도가 가장 낮은 번호를 한 줄로 찍으라”고 안내했다. 학교와 교사가 부정행위를 유도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일제고사의 존립 근거를 뒤흔드는 것이어서 교육과학기술부의 뒤처리가 주목된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해당 학생들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취지인 시험이 단위학교의 교육성과를 측정하는 도구가 되면서 편법과 부조리를 유발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2011년 11월 23일 수요일

[사설] 명분도 염치도 없는 종편의 합동개국 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22일자 사설 '[사설] 명분도 염치도 없는 종편의 합동개국 쇼'를 퍼왔습니다.
조선·중앙·동아·매경의 종합편성채널(종편) 4사가 새달 1일 합동개국 축하쇼를 연다. 종편 4사는 이 행사에 이명박 대통령 등 정·재계 인사를 대거 초청했다고 한다. 온갖 특혜와 반칙으로 종편을 밀어붙이더니 마지막엔 이 대통령까지 등장시켜 울력성당을 하려는 모양이다.
종편 4사의 합동개국은 축하는커녕 동의조차 할 수 없다. 의회민주주의를 유린한 날치기를 통해 태어난 것 자체가 씻을 수 없는 잘못이다. 그런데다 출범 과정에선 정부의 일방적 비호 아래 시장질서를 무시하고 자기 이익 추구에만 골몰했다. 이런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언론의 공익성과 공공성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낯부끄럽다.
종편은 국회에서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 입법 논의가 진행중인데도 직접 광고영업에 돌입해 광고시장을 약육강식의 전쟁터로 만들었다. 또 채널 번호를 놓고는 에스오(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의 협상에서 막판까지 20번 안쪽의 연번제 전국 단일번호를 달라고 압박했다. 개별 에스오의 사정을 무시한 막무가내식 요구에 종편 채널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종편의 이런 횡포는 염치를 차리지 않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노골적인 밀어주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종편의 시장질서 교란 행위는 아예 외면하고 채널 협상 과정에서 직접 종편을 편드는 등 ‘종편 대변자’나 다름없는 노릇을 했다. 종편 체제가 보수정권과 보수 성향 신문재벌의 결탁이었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그런 만큼 이 대통령의 참석 여부와 관계없이 민주당 등 야권은 축하쇼 불참을 결정해야 한다. 구구하게 따져볼 것 없이 지난 4·27 보궐선거 때 야 4당과 시민사회가 작성한 정책연합 합의문에 분명한 이유가 나와 있다. 야권은 이 합의문에서 종편을 ‘태생부터 위헌·위법적인 방송’이라고 규정하고 선정 과정의 위법·특혜에 대한 국정조사, 특혜를 바로잡을 방송법 개정 등을 명시해 놓았다. 야권은 이 합의문의 정신을 충실히 따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