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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0일 금요일

경실련, 지하철 9호선 '8대 의혹' 공식제기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4-19일자 기사 '경실련, 지하철 9호선 '8대 의혹' 공식제기'를 퍼왔습니다.
감사원에 특별감사 청구, "투기자본의 폭리 막아야"

경실련이 19일 서울지하철9호선 민간사업자 특혜 의혹과 관련, '8대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에 특별감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경실련이 감사청구서를 통해 제기한 8대 의혹은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 상부구간을 분리하여 민자사업을 추진하여야 할 어떠한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민자사업방식으로 추진된 점 ▲우선협상대상자가 2002년 울트라컨소시엄에서 2003년 현대로템컨소시엄으로 변경된 점 ▲당초 현대로템컨소시엄이 기본요금 700원을 제안했으나 실시협약서에서 1천원으로 상향조정해준 점이다.

또한 ▲민간사업자가 전체 사업비의 1/6만을 투자했지만 타 지하철노선과 비슷하거나 높은 요금이 책정된 점 ▲이해할 수 없는 높은 금융이자율을 인정한 점 ▲강남순환민자도로와 달리 9호선 민자사업에 대하여는 MRG조항을 삭제하는 협상을 진행하지 않은 점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의 2대 주주로 등장한 점 ▲기타 서울시와 서울시민의 이익과 배치되는 실시협약체결 등의 의혹도 제기했다.

경실련은 ‘서울 지하철 9호선 사업추진과정에 있어 많은 의혹이 있고, 특히 수십명의 전문가가 투입된 협상단의 협상결과가 오히려 민간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귀결된 것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감사청구가 대기업과 투기자본의 폭리를 국민 혈세로 보장해 온 민간투자사업들을 전면 재검토하고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경실련이 제기한 8대 의혹 전문.


□ 민자사업 주요 추진 경위




1..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 상부구간을 분리하여 민자사업을 추진하여야 할 합리적이거나 특별한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민자사업방식으로 추진을 결정하였던 이유

- 서울시는 1999. 11. 20. 산하기관인 시정개발연구원에 ‘9호선 민자유치방안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하여, 약 1년 뒤인 2000. 12월에 타당성 조사보고를 제출받았음(당시 고건 시장).

- 그런데 IMF 외환위기 이후 전체 12호선까지 계획된 지하철노선은 전면 철회되었음에도, 1999년도에 갑자기 지하철 9호선 건설계획이 민자사업을 전제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배경이 없음. (참고로 1999.3월경 민간투자법령에서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일명 MRG)가 도입되었으며, 공교롭게도 그 직후에 9호선에 대한 민자사업이 검토된 것으로 보임)

- 특히 당시 서울시가 부분적 민자유치방식을 위주로 검토한 배경은 서울지하철의 부채였음에도, 완공 후 운영하면서 발생하게 될 우발채무(운영수입보장액)에 대하여는 전혀 검토하지 않았음.

- 오히려 터널토목공사분 1.7조원을 재정으로 완공 후 제공하는 등 대부분이 재정으로 투입되는 것을 알고서도 일부민자를 추진한 것은 타당성조사의 명백한 부실이자 오류임.

2. 서울시는 2001. 10. 31. 민간투자시설사업기본계획을 고시한 후 2002. 5. 13. 단독 제안한 울트라컨소시엄을 협상대상자로 선정하였으나, 2003. 5. 26. 기본계획을 재고시하여 같은 해 11. 1. 현대로템컨소시엄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변경시킨 정당한 사유

- 우리나라 민자사업의 경우, 상당한 재정지원 및 MRG가 있는 특혜제도하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사업을 포기할 이유는 전혀 없으며, 이러한 사례 또한 존재하지 않음.

- 서울시는 2001. 10. 31. 민자사업기본계획이 고시된 후, 2002년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직전인 같은 해 5. 13. 울트라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함.(지분율 : 울트라건설 40%, Parsons 20%, 머큐리 15%, 로템 10%, 쌍용건설 10%, 강원레일테크 5%)⇒ 그러나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당선된 이후, 공교롭게도 이미 선정된 협상대상자를 교체시킨 것은 합리적 의심을 품게 하는 부분임. 최근 언론보도에서 협상대상자 교체사유가 재무상태 보완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나, 이러한 재무상태는 우선협상대상자 평가에서 이미 평가가 이루어진 것으로 서울시의 해명대로라면 평가기관의 평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음.

- 특히 새로운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로템컨소시엄은 현대건설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15%의 지분을 보유하였고, 최초 협상대상자의 지분참여자인 로템은 25% 지분으로 주간사로 등극하였고, 나머지 울트라건설 및 강원레일테크는 각 1.16%로, 쌍용건설은 0.7%로 각각 지분을 나눠서 참여하였음.⇒ 사업권을 포기한 컨소시엄 참여업체를 새로운 컨소시엄에 참여시킨 것 또한 일반적인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움.(지분율 : 로템 25%, 현대건설 15%, 포스콘 2.33%, 포스데이타 2.33%, 대우Eng. 1.16%, LG산전 1.16%, 강원레일테크 1.16%, 울트라건설 1.16%, 쌍용건설 0.7%, 신한은행 등 5개 은행 50%(각10%))⇒ 2005.5.16. 실시협약시에는 변동이 있었음.

3. 현대로템컨소시엄의 2002. 9. 30.자 사업제안서 중 기본요금은 700원(2003. 1. 2. 기준 불변가격)이었음. 그런데 서울시는 2005. 5. 16. 실시협약서에서는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기본요금을 약 43%가량 높게 1,000원(2003. 1. 2. 기준 불변가격)으로 승인해 주었음. 민간사업자가 사업제안을 과도하게 낮게 제출하지 않았을 것임을 가정할 때, 제안내용보다 43% 높게 기본요금을 상향조정한 것은 명백한 특혜에 해당함.
 

- 먼저 현대로템컨소시엄의 기본요금 제안내용은 최초 제안자인 울트라컨소시엄의 600원보다 100원 많은 700원(2003.1.2.기준)으로, 새로운 컨소시엄이 최초 제안자보다 17% 많게 제안한 것은 의문임. (참고로 2003년 당시 지하철 기본운임은 700원)

- 민자사업은 절차상 상당수의 전문가들(교수, 박사, 변호사, 회계사 및 관련공무원 등)이 협상단으로 참여하는데, 그러한 협상과정은 서울시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임. 그런데 2005. 5. 16.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민자지하철 9호선 실시협약서를 통해 승인한 기본요금은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것보다 43%나 높은 1,000원(2003.1.2.기준) 이었음.

- 제안내용보다 엄청나게 높게 기본요금을 책정해 주었다면, 적어도 운영수입보장과 같은 대체 특혜조항 등은 빼야함이 타당할 것인데, 오히려 서울시 재정과 서울시민에게 불리하게 협상을 진행한 당사자들의 배임행위를 감사해야 함.⇒ 협상단 참여자의 명단(성명, 소속, 직책 등)과 협상내용을 전면공개하고, 잘못된 협상에 대하여 서울시민에게 사죄해야 함.

- 참고로, 재고시는 2003. 5. 26.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로템컨소시엄의 불변가격기준이 2003. 1. 2.이라는 것은, (당시 이명박 시장 당선이후) 최초 울트라컨소시엄이 교체될 것임을 미리 인지하였음을 강하게 추정케 함.

4. 서울지하철9호선 민자사업에 대해 민간사업자는 전체 사업비의 1/6만을 투자했지만, 타 지하철노선과 비슷하거나 높은 요금이 책정된 합리적인 이유

- 2000.10월 시정연은 예상한 초기사업비 2조 4,162억원의 79.6%인 1조 9,004억원을 공공부담금으로 하였고, 나머지 20.4%인 4,938억원만이 민간 부담금이 됨을 잘 알고 있었음.


- 2009년 개통이후 투입사업비 현황을 보면, 총건설비는 3조 4,580억원이고 그 중 민간자본은 5,631억원임. 이러한 민간자본은 총건설비의 16.3%(1/6보다 적은 수준임)에 불과한 수준임. 

- 그렇다면 9호선 민자지하철은 타 지하철노선과 비교하여 운임이 1/6수준이 되어야 하거나, 원가운임을 고려하더라도 1/3수준을 초과하는 것은 산술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움. ⇒ 이는 물론 협상단의 잘못된 협상과 그에 근거한 특혜내용이 포함된 실시협약서 날인이라 하겠음.

- 설령 당시 민간사업자와 운임 및 재정지원이 협상이 어려웠다면, 총 건설비의 1/6정도에 대하여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전액 재정으로 건설하는 것이 월등히 유리하였음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었을 것임.

5. 이해할 수 없는 높은 금융이자율 : 선순위채 7.2%, 후순위채 15%vs. 지방채는 4% 수준 (cf. 서울시도치철도공채증권 6.04%)

- 민자사업은 민간자본의 창의성과 효율성을 전제로 하고 있는바, 효율성이 없다면 전제를 충족시키지 못하므로 민자사업 추진을 강행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고서는 설명되지 않음. ⇒ 서울시와 협상단은 민간투자법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도 없었다고 보여짐.



- 현재 민간사업자는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고 하나, 실제로는 Risk가 전혀 없는 후순위채를 위한 금융비용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임. 당시 협상단이 이러한 몰랐을 리가 없었을 것인바, 그럼에도 매우 비효율적인(지방채 4% vs. 후순위채 15%) 민간자본 투자를 촉진하였다는 것은 과다한 금융비용을 인정한 특혜라고 할 수밖에 없음. ⇒ 특히 실시협약서를 날인할 2005년 5월경에는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금리안정 및 부동산 등의 자산거품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시기였음.

- 아울러 실시협약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민간운영업체 쪽에 세전 10%, 세후 8.9%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했음.

6. 강남순환민자도로는 실시협약변경을 통해 MRG를 삭제하였지만, 9호선 민자사업에 대하여는 MRG조항을 삭제하는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시 됨.

-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의 주요 경위는 다음과 같음.○ 2000. 2. : 민간제안서 접수○ 2001. 2 : 협상대상자 지정(두산건설컨소시엄)○ 2002. 6. 27 : 실시협약체결○ 2006. 6. 22 : 실시협약변경체결(최소운영수입보장 80%→삭제)○ 2007. 7. : 착공

- 지하철 9호선 터널공사가 민간사업자에게 인계된 시점은 2008년경으로, 실시협약을 체결한 2005년 및 강남민자도로의 MRG가 삭제된 2006년경에도 착공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상태임.

- 상기 강남민자도로는 당시 이명박시장의 재임기간 시작시 실시협약이 체결되었고(‘02.6.27), 끝날 무렵에 실시협약이 변경(’06.6.22) 되었음. 이러한 상황에서 본다면 당시 서울시는 강남민자도로 뿐만 아니라 지하철9호선 민자사업에 대하여도 MRG 조항에 대한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였던 것임.⇒ 경실련은 2006. 1월경 대구~부산 민자도로의 폭리를 보도하면서 민자사업의 구조적이고 특혜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였음. 그 중 시민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은 폭리구조, 높은 사용료, MRG 특혜조항 등이었음.

- 만약 당시 서울시가 강남민자도로와 달리 지하철 9호선에 대하여 MRG 조항 삭제 재협상을 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의문임. 서울시의 해명에 따르면 당시 민자사업자 금융약정을 체결한 이후라서 MRG 삭제가 어려웠다고 하나, 이는 변명에 불과함. ⇒ 만약 당시 서울시가 MRG 특혜조항의 삭제필요성을 인식한 상태에서도 단순히 금융약정체결을 이유로 특혜조항을 삭제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에 해당될 것이고, 또는 민간사업자가 재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 계약해지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서울시에 이익이 됨을 몰랐을 리가 없을 것이기 때문임.

7.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의 2대 주주로 등장한 사안
 

-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2008년,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의 2대 주주로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새롭게 등장함.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아들인 이지형씨가 한때 맥쿼리IMM 자산운영 대표였다는 점에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던 바 있음.

8. 기타 서울시와 서울시민의 이익과 배치되는 실시협약체결 등 특혜

- 추정교통수요의 과다추정 : ‘09년(16.5만명) → ’39년(33.0만명)- 서울시의 감독권 행사 포기- 계약해지시 손해금 산정 불리 등

최병성 기자

2012년 4월 17일 화요일

15조원 국민 혈세, 재벌에게 통째로 넘기자고?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17일자 기사 '15조원 국민 혈세, 재벌에게 통째로 넘기자고?'를 퍼왔습니다.
[기고] "KTX 민영화의 역습, 시작일 뿐이다"

총선이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청와대와 정부가 입장을 발표했다. 청와대는 차질 없이 정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화답하듯 국토부는 KTX 민영화를 위한 사업자 선정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여당의 총선승리로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업들을 자신 있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지하철 9호선의 기습적인 요금인상 공고는 시민사회에 민영화에 대한 문제를 환기시키는 사건으로 떠올랐다. 만약 국토부가 지하철 9호선의 요금인상 방침을 사전에 알았다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라고 지하철 9호선을 말렸을 것이다. 지하철 9호선 측은 '총선이 끝난 마당에 정치적 고려에 따른 요금인상 계획 연기 방침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이미 계획하고 있었던 요금인상안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지점은 따로 있다. 당장 지하철 9호선의 요금인상 방침에 따른 논란이 아니라 그동안 진행되어온 민간투자방식이 이대로 지속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사회적 관심을 쏟아야 할 때다.

정부와 기업이 말하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 도입은 그 취지와 명분에서 사회전반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업에 정부의 재정부담을 완화해주고 민간의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비용절감은 결과적으로 시민들의 부담을 줄여 정부, 기업, 시민이 모두 윈윈하는 정책이라고 정부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민간자본의 수익창출이 최고의 목표로 전환되면서 민자사업은 재앙으로 전이되고 있다. 특히 사업추진 과정에서 편법과 비리가 횡행하고 정부재정을 눈 먼 돈으로 착각하고 이권에만 매달린 사람들의 카르텔이 견고하게 형성되어 사회의 중요한 축을 훼손시키는 일이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간접자본(SOC)은 일반 시장경제의 흐름과 상당히 다른 패턴의 재정운용 방식을 갖고 있다. SOC 부문이 그동안 공공부문의 책임으로 건설되고 유지되었던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시장경제의 논리와 방식으로 투자와 이윤확보가 시도될 경우 인천공항철도에서 보여지듯이 민간재벌이 단물만 빼먹고 엄청난 적자를 공기업에 떠넘기거나 지하철 9호선처럼 과도한 요금으로 시민들을 압박할 것이다.

SOC 부문, 특히 철도산업은 초기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사업이다. 선로나 역사, 차량 등의 기본시설과 운용장비에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고 이 비용은 장기적인 운용과정에서 회수되는 특징을 갖는다. 때문에 철도의 건설과 운영에 관한 합리적인 재원의 분담방식이 요구된다.

철도관련 SOC에 대한 투자에 대비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하나는 '일본형'이고 다른 하나는 '유럽형'이다. 일본과 유럽의 철도요금은 상당히 높은 수준인데 각각의 사회가 갖는 사회문화적 특성으로 인하여 그 지원 방식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나 대비되는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가 감당하는 교통요금의 바탕에는 시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본 기업, 편의점 알바생에게도 교통요금 지원 

일본의 경우 철도 민영화의 성공사례로 알려지고 있고 실제로 철도산업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의 하나이다. 철도 전문가들은 철도산업의 특성상 흑자를 내는 것이 쉽지 않고 또한 이런 문제를 단순히 흑자나 적자의 논리가 아니라 철도의 사회경제적 필요성과 역할, 철도가 창출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를 고려하는 것으로 경영상의 문제를 탈피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본의 일부 민영철도가 흑자를 달성하고 있는 것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일본 사회의 특징은 에도시대를 거쳐 메이지 유신을 거치며 현재에 이루기까지 사적이면서 가부장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근대 유럽이 시민사회로 발전하면서 사회적 공동체의 중앙기관인 국가의 역할이 강조된 반면 일본은 백성의 생활을 보장하는 단위로서 국가보다는 사적공동체가 그 책임을 맡았다. 일본의 근대화와 전후 복구과정에서 기업들은 일본국민들의 생활을 보장하는 기본 단위가 되었고 이것이 신자유주의가 도입되기 전까지 '가족 같은 직장, 정년까지의 고용보장' 등으로 일본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이런 문화 속에 일본 철도는 민영화된 일반 철도의 시스템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일본의 철도요금은 국민소득수준을 감안해도 상당히 높다. 그런데 이렇게 높은 철도요금이 사회적 저항없이 유지되는 비결은 무엇인가? 그것은 국가의 보조금이 아니라 기업이 교통요금의 상당부분을 부담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사적인 이용이 아닌 생산활동을 하기 위한 모든 철도요금을 기업이 부담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임시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시간당 임금 외에 교통요금이 지불되고 있다. 이렇게 지원되는 교통요금은 이용한도가 차면 개인이 추가분을 지불해야 하는 정액제 시스템이 아니라 실제 이용한 만큼 보전되는 것으로 상당히 파격적인 제도다. 만약 이러한 기업보조가 이뤄지지 않으면 일본사람들의 교통이동권은 심각하게 침해 받을 것이다. 이렇게 처리된 기업의 교통 보조금은 연말에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을 통해 정부지원이 이루어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이용자가 많은 철도회사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자를 못 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와 같이 일본은 기업이 공적부조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에 철도투자에 대한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특히 일본은 철도회사의 자립채산과 이윤확보를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환경 속에서 운임수입을 통하여 자본비와 운영비뿐만 아니라 적정이윤을 확보하는 설계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정부는 각종 철도투자기구를 설치하여 막대한 보조금을 지불하고 있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유럽 학생은 열차버스 무료, 직장인은 정액제로 무제한 이동 보장 

유럽의 경우에는 철도를 공공재로 분류하여 공적보조와 적자의 보전을 기본으로 하는 공공수송정책을 취하고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의 특성상 어느 특정 부분의 부실이 결국은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한계비용운임결정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것은 철도의 사회적 역할과 사회경제적 효과를 반영하는 것으로 교통혼잡비용과 환경오염비용 등 도로교통 대비 사회적 기여도가 높은 철도의 특성을 반영하여 투자원칙을 정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직장인은 월6-8만 원 정도의 교통비를 지불하고 서울에서 평택정도의 통근 거리를 통근열차와 버스에 대해 제한 없이 이용하고 있다. 또한 이 비용 중 취업자들은 회사에서 50%를 지원해주고 있다. 독일은 프랑크푸르트 대학의 예만 보더라도 통학을 하는 학생들은 열차와 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사실 무료라기보다는 최근 인상된 연간 300유로(한화 47만원)정도의 대학 등록금에 포함되어 있는 학생회비에 교통비가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공공교통은 국가가 정책적으로 시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정착돼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절대적으로는 교통요금이 선진국들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상대적으로는 높은 교통요금을 시민들이 부담하고 있다. 통근이나 통학을 하는 시민들의 교통비는 고스란히 이용자들의 몫이다. 사회공공재에 대한 시민권적 인식이 부재하고 이를 위한 재원마련에 정부나 기업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에서 국민소득수준에 비해 높은 교통요금을 지불하고 있다. 심각한 일은 이런 상황에서도 문제가 개선될 여지가 보이기는커녕 더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중심에 철 지난 대안인 민영화가 있고 그 추진 방법의 일환인 민간투자사업이 존재한다.



ⓒ철도노조

민자사업, 비효율 높이고 폭리 취해…국민 부담 증가 

한국의 민간투자사업은 어떤 방식인가? 실상은 말만 민자사업일 뿐 공공투자재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행사업자의 자기자본비율이 30%에 불과하고 재정지원 30%와 정부보증으로 빌린 자금을 합하면 70%에 이른다. 더 큰 문제는 민자투자사업의 실행원가가 총공사비의 60%에 불과해 사업시행자는 거의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 사업을 수행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민간투자사업이 토건자본의 무한이윤 창출을 보장하는 창구로 전락한 것이다.

민간 건설사들의 자체원가대비 실행원가 비율을 보면 협약서 공사비의 56% 수준의 실제 공사비가 지출되어 공사비에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다. 게다가 민간이 하면 효율화되어 비용이 더 낮아진다는 정부의 설명이 무색하게 고속도로의 경우만 보더라도 KM당 평균 건설단가는 민간투자 사업이 약 220억 원으로 국가가 담당했을 때의 157억 원보다 40% 이상(KM당 63억 원) 높다. 수의계약에 의한 사업자 선정과 발주처와 사업자 또는 사업자간 담합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민자 고속도로의 이용료는 도로공사가 관할하는 고속도로보다 훨씬 높게 책정되어 있다.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사회기반시설에 최근 십수년간 엄청난 민간투자사업이 시행되었다. 이것은 SOC분야의 광범위한 민영화로 한국 사회기반시설의 뿌리를 통째로 흔들어 놓을 만한 일이다. 특히 시장우선과 민간투자 활성화, 규제완화와 공기업의 민영화를 나아갈 지표로 삼고 있는 정책담당자들과 토건자본의 강력한 결합은 한국의 SOC발전에 크나큰 해악으로 작용하고 있다. 각종 수치의 왜곡과 장미 빛 전망을 양산하며 나중에 문제가 발생해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 한국개발연구원은 정부보조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수요예측이 민간투자 사업의 경우 50%이상 과다 측정되었다고 밝혔다. 정부와 토건자본은 사업 타당성을 확보하고 향후 운영수입을 안정적으로 챙기기 위해 수요예측을 부풀린다. 이런 수요예측 부풀리기는 업체의 입맛에 맞게 용역보고서를 작성해주는 한국교통연구원과 같은 전문용역기관의 몫이다. 이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방식은 업체의 투자수익률을 산정해 놓고 교통수요예측을 역산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정책부재와 재벌 편들기가 극에 달한 것이 현재 추진되고 있는 KTX 민영화다.

정부는 15조 원 투자, 알맹이는 재벌이 챙기나?

정부가 밝히고 있는 KTX 민영화의 내용은 지금까지의 민자투자사업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 이유는 애초 수서발 KTX는 철도공사가 갖고 있는 구조적 적자문제를 해결하고 철도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되어 있었다. 때문에 민간투자사업 대상도 아니었고 당연히 국가가 세금으로 기반시설 건설을 맡게 된 것이다. 그러나 토건재벌과 외국자본의 입장에서 영구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공적기반시설이 갖는 매력은 그 무엇보다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건설경기의 침체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창출과 역사주변의 개발이권까지 챙기게 될 경우 얻는 막대한 수익을 생각해볼 때 토건재벌의 입장에서는 사운을 걸고라도 도전해 볼만한 일이다. 더욱 유리한 것은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자처하며 기업에 모든 것을 넘겨줘도 아깝지 않아 하는 대통령과 정부가 있는 지금만큼 유리한 시기가 없는 것이다. 결국 이런 사정 속에 15조 원의 국민세금이 투자될 시설을 아예 통째로 재벌에 넘기는 일이 시도되고 있는 중이다.

철도시스템은 그 필요성과 중요성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경부선 철도나 서울시 지하철이 하루라도 운행을 중단하는 일이 벌어질 경우 벌어질 사회적 혼란은 이제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 만큼 시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런 기반시설은 무엇보다 먼저 그 사회적 역할에 따른 공적 시스템이 확고하게 유지되는 바탕에서 수익성이나 적자구조 개선의 문제가 논의 되어야만 한다. 사회적 자산의 무분별한 민영화가 불러오는 것은 비단 재벌들이 특혜를 가져가는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의 양극화를 촉진시키고 민주주의마저 훼손시키는 결과를 낳아 빈익빈 부익부 시스템을 고착화시키는데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철도와 같은 사회기반시설이 계층과 소득에 무관하게 시민들이 자유롭게 접근하고 이동할 수 있는 기본권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간선철도망을 특정 재벌에 넘기려하고 있는 현실은 절망적이다.

더군다나 불도저라는 별명에 걸맞게 사회적 반대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임기를 1년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KTX민영화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정권의 속내는 무엇인가? 지금이라도 한국 철도의 바람직한 발전전망에 대하여 정부와 의회, 철도전문가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여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철도를 만드는 노력을 경주할 때이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