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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6일 금요일

"MB여, '종북(終北)주의'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하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06일자 기사 '"MB여, '종북(終北)주의'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하라"'를 퍼왔습니다.
[정욱식의 '오, 평화'] 미국의 신군사전략과 한국의 선택

군비 삭감 시대에 접어든 미국의 새로운 군사 전략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등장 이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군사비를 늘려온 미국은 최근 극심한 경제난과 재정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간 최소 4500억 달러, 미 의회가 올해에 재정 적자 삭감안 합의에 실패하면 추가적으로 5000억 달러의 군사비를 줄여야 할 형편이다. 이는 대규모의 군비 지출을 전제로 했던 군사 전략의 수정이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미국은 한국과 군사동맹 관계에 있는 반면 북한과는 적대 관계에 있다. 미국의 군사 전략 변화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임을 예고해주는 대목이다. 한국에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미제 무기 수입, 주한미군 기지 이전 비용 증액 등 주로 '돈'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다. 또한 한미연합방위체제에서 한국이 더 많은 역할과 기여를 하고 지역적ㆍ세계적 역할도 늘려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이명박 정부의 '한미 전략동맹'에 상당 부분 담겨 있기도 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미동맹 사이에 대북 군사전략을 놓고 '엇박자'나 한국이 '독박'을 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신군사전략은 중국 견제와 봉쇄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한국에도 엄청난 전략적 부담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우리가 미국의 신군사전략을 예의주시하면서 현명한 대응책을 세워야 할 까닭들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신군사전략의 방향은?


작년 봄 로버트 게이츠 당시 국방장관에 의해 시작된 군사 전략 재검토는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챙길 정도로 중대 사안으로 부상했다. 오바마는 지난 9월 이후 6차례에 걸쳐 펜타곤 관리들과 전략 협의를 가진데 이어, 5일(현지시간)에는 펜타곤을 직접 방문해 '국방 전략 검토(Defense Strategy Review)'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 국방장관 및 합참의장과 나란히 할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이 펜타곤 문서를 발표하는 자리에 등장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새로운 군사전략의 방향은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과 야심을 줄이고 아시아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1월 4일자 는 새로운 군사 전략은 "중국과 같은 적대국들이 미국의 개입을 저지하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과 정밀 레이더를 사용하려는 시도를 극복할 수 있는 무기 체계에 투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막대한 운영유지비가 소요되는 항공모함도 11척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는데, 이 역시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의 신군사전략에서 주목할 것은 육군과 해병대 감축 방침이다. 펜타곤은 작년에 이미 2015년부터 2만7000명의 육군과 1만5000~2만 명의 해병대를 감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미국이 공식적으로 이라크 전쟁 종식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감축을 선언하면서 추가적인 감축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 국방부는 현재 57만명의 육군을 49만명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4일자 가 보도했다.

주목할 것은 감축 이유이다. 예산 절감은 기본이다. 가장 중요한 사유는 군사 전략의 변화에 있다. 1990년대 이후 유지해온 '윈-윈 전략'을 사실상 폐기하고, 하나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도모하는 한편, 다른 지역에서는 적대국에 대한 군사적 견제와 봉쇄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엄청난 예산과 군대 투입이 불가피한 '대규모의 안정화 작전'을 더 이상 수행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는 "새로운 전략 문서는 육군과 해병대의 규모가 더 이상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대규모의 장기적인 안정화 작전을 수행할 필요에 의해 결정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업무보고를 듣기 위해 통일부를 찾았다. ⓒ청와대

미국, '북한 안정화 작전' 꺼린다

바로 이 지점에 한국과 미국의 중대한 '엇박자'가 존재한다. 이명박 정부 들어 한국의 대북 군사전략의 핵심은 '북한 급변사태 대비'에 맞춰졌고, 그 핵심은 급변사태 발생시 한미연합군을 투입해 흡수통일을 달성한다는 데에 있다. 노무현 정부 때까지 '개념계획'으로 있었던 '5029'를 작전계획 수준으로 격상한 것도 이러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 급변사태 발생시 대규모의 미군을 투입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확보ㆍ탈취ㆍ파괴ㆍ유출 차단 등 제한적인 임무만 맡고 엄청난 인적ㆍ물적 피해가 불가피한 안정화 작전은 한국이 알아서 하라는 의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 미국의 의도는 이미 드러난 바 있다. 미국은 신속하게 대북감시태세(워치콘)와 대북방어태세(데프콘)를 격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북한의 "평화롭고 안정적인 권력 전환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불필요하게 북한군을 자극해 김 위원장 사망이라는 '돌발 변수'가 '급변사태'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다.

'흡수통일'이라는 몽상에 사로잡혀 '기다리기 전략'으로 일관해온 이명박 정부는 물론이고 차기 정권을 꿈꾸는 정치인들도 이와 같은 변화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미국조차도 북한의 급변사태를 원하지 않는다. 미국은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하더라도 대규모의 군사적 개입에 나설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를 이유로 외부 세력이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분명해진다. 북한의 급변사태를 '통일의 호기'로 바라보면서 무력 흡수통일을 꿈꾸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위험천만한 것이라는 점이. 그래서 정신차려야 한다. '북한은 곧 망할 것'이라는 '종북(終北)주의'에서 깨어나, 남북관계와 주변국 관계를 어떻게 새롭게 맺어가야 하는가를.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2011년 12월 8일 목요일

"MB정부, 정권 말기에 3차 F-X 사업 왜 서두르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1-12-07일자 기사 '"MB정부, 정권 말기에 3차 F-X 사업 왜 서두르나?"'를 퍼왔습니다.
[정욱식의 '오, 평화'] "1,2차 사업 기간 평균 20개월인데 10개월만에 추진"

한국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F-X) 3차 사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약 8조3000억 원을 들여 60대의 차세대 전투기를 도입할 예정인 이 사업에는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 및 보잉사의 사일런트 이글(F-15SE), 그리고 유럽 EADS의 유로파이터 등이 경합 중이다. 그러나 공군은 스텔스 기능이 가장 우수한 F-35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건국 이래 최대 무기 도입 사업 3차인 F-X 사업에 대해 따져봐야 할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국가 재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반면 복지·교육 등 민생 부문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무기 도입에만 8조3000억 원, 운영유지비를 포함할 경우 30~40조 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사업을 서둘러 추진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복지 증대 요구를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며 비난해왔는데, 정작 미국 등 해외 군수산업체 주머니 채워주기에는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실제로 MB 정부는 내년에 사상 최대 규모인 14조 원에 달하는 무기 구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권 말기에 너무 서두르고 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6일자 에 따르면 MB 정부는 내년 1월 제안서를 발송해 6월에 회신을 받고 9월까지 시험평가와 업체별 협상을 벌인 뒤 기종결정평가위원회에서 심의해 10월까지는 최종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한다. 불과 10개월 안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1차 F-X 사업 때의 27개월, 2차 F-X 사업 때의 13개월에 비해 너무나 촉박한 것이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연기, 최고 대우의 국빈 방문 등 미국의 MB에게 준 선물을 무기 도입 퍼주기로 보답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한국 공군은 이미 군사적으로 적대 관계에 있는 북한의 공군력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분별한 군비 증강은 북한에게 '핵 억제력 강화'의 빌미를 강화시켜줄 우려가 크다. 미국 정보기관들조차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한국에 대한 재래식 군사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 위협을 거론하고 있지만, 우리가 이들 나라와 군비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해적인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이미 한국은 국력에 비해 이들 나라보다 훨씬 많은 군비를 지출하고 있다. GDP 대비 중국보다는 2배, 일본보다는 3배나 많은 군사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임기 내 차세대전투기도입사업(F-X사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2009년 오산 공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해 전투기를 살펴보는 이명박 대통령. ⓒ뉴시스

펜타곤 보고서, 'F-35는 문제투성이'

유력한 후보로 검토되고 있는 F-35가 과연 가격 대비 성능이 입증된 기종인지도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의 작전 실험 평가국(Director of Operational Test andEvaluation)의 2010년 보고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국방전문잡지인 가 올해 1월 18일 인용보도한 것에 따르면, F-35 전투기는 "조종기기, 항공전자기기,제트 엔진 재연소 장치, 헬멧장착영상표시기(HMD)에서 이전에 발견되지 않은 문제점들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제트 엔진 재연소 장치에서 발생하는 굉음이 기체의 흔들림 현상을 유발해 엔진이 최고 출력을 발휘하는데 장애를 조성한다고 전했다. 또한 HMD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F-35는 조종석 디스플레이에 의존해온 이전 전투기들과는 달리 헬멧 가리개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핵심 정보를 조종사에게 전달한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자세한 문제점을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추후 실험평가시 보완되어야 할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아울러 중간 수준의 받음각(전투기의 익현(翼弦)과 기류의 방향으로 생기는 각도) 실험에서 예상보다 옆으로 미끄러지는 현상이 크게 발생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한 는 "여러 구성요소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펜타곤의 F-35 사업 책임자인 데이비드 벤렛 해군 중장의 지적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최근 미 항공잡지인 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여 동안 불거진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분석한 결과, 변경과 비용의 수준에서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러난 문제점들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이들 문제를 종합해보면 생산 속도를 늦추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2년 약 7000만 달러로 추정됐던 F-35 1기당 가격은 현재에는 1억5000만 러로 추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이명박 정부가 3차 F-X 사업으로 이 기종을 선택할 경우 60기 도입 가격만도 10조 원을 넘어서게 되고, 사업 예산인 8조3000억에 맞추려고 할 경우에는 도입 대수를 줄여야 할 형편이다.

펜타곤의 '무리수'가 겨냥한 곳은?

이처럼 F-35에 여러 가지 결함이 드러나고 개발ㆍ생산 비용이 폭등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의 6일 보도에 따르면, 펜타곤은 12월 5일 F-35 개발을 위한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존 매케인은 "스캔들이자 비극"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이 대규모의 군비 삭감 시대에 돌입했는데, 역사상 가장 비싼 무기를, 그것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난 F-35 계약을 맺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이다.

그렇다면 펜타곤은 왜 이런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일까? 개인적인 견해로는 해외 무기 시장을 겨냥한 로비의 성격이 짙어 보인다. 현재 F-35 구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나라들은 한국을 비롯해, 이스라엘, 인도, 일본, 캐나다 등이다. 그런데 F-35 개발 비용이 폭등하고 성능상의 결함이 드러나고 있으며 예정보다 생산 시기가 늦춰질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이중적인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해외 판매가 부진해질 경우 F-35 개발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은 록히드마틴사의 경제적 손실이 막대해진다. 또한 생산 규모가 줄어들어 생산 단가는 높아질 것이고, 이는 펜타곤의 구매 계획에도 큰 차질을 안겨주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펜타곤이 나서 록히드마틴사와 가계약을 체결하면, 이를 근거로 록히드마틴사와 펜타곤은 해외 구매자들을 설득·압박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믿고 있을 공산이 크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F-35를 비롯한 대형 무기 도입 사업들이 안고 있는 막대한 재정상의 부담과 비용 대비 효과, 그리고 한반도와 동북아 군비경쟁 격화 우려 등은 면밀히 따져봐야 할 문제들이다. 그런데 임기 말에 접어든 MB 정부는 서두르고 있다. 더구나 사업이 본격화될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다. 이들 사업을 면밀히 검증해야 할 국회와 언론의 역할을 기대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