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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13일 토요일

김무성, 반성도 없이 '정동영 부유세' 흉내?


이글은 대자보 2012-10-12일자 기사 '김무성, 반성도 없이 '정동영 부유세' 흉내?'를 퍼왓습니다.
[기자수첩] 1년 전 '세금폭탄 악몽' 비난‥이제는 '시대적 소명' 찬양


박근혜 대선캠프 사령탑 첫 일성‥2년 전 '정동영표 부유세' 

'친박 좌장'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박근혜 캠프 복귀 첫 일성으로 '부유세 신설'을 주장해 파란이 일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11일 박근혜 대선후보의 선거 사령탑인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김 본부장은 첫 행보로 이날 오후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선대위 중앙위 워크숍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2012 대선의 시대적 소명'이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리고 '부유세 신설'을 주창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을 비판하는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부유세는 현재 여야 정치권에서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정도만 주장하고 있을 정도로 강력한 부자증세 정책이다.  

그런데 박근혜 선대위 사령탑인 김 본부장이 취임 첫 일성으로 느닷없이 '정동영표 부유세'를 들고나와 여야를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문재인 캠프 경제좌장인 이정우 교수는 12일 "깜짝 놀랐다. 정말 뜻밖"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유세는 이론적으로 썩 좋은 세금이 못 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혀, 마치 여야가 뒤바뀐 느낌마저 주고 있다.  

부자증세 미적거리는 야권에 '호통'까지  

김 본부장은 이날 '2012 대선의 시대적 소명'이란 특강에서 "재정건정성 유지와 복지 재원 확충을 위해 증세를 해야 한다"며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증세에 미온적인 야권을 향해서 오히려 호통을 쳤다. "야권은 증세를 하지 않고 현재 예산을 절약해서 복지를 한다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세금을 늘리지 않는 복지 확대는 우리나라 재정 여건에서 절대 불가능하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에 대해서도 "이명박 정부 들어 감세정책을 썼는데 과연 옳았는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됐는가에는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증세를 통한 고통분담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역대 선거를 보면 이기는 선거 전략은 시대정신에 따라 국민 눈높이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 쇄신해 나가는 것이었다"며 "경제민주화나 정치쇄신과 같이 시대흐름에 맞는 정책을 박근혜 후보가 주도적으로 선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에 대한 전폭적 지지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김 위원장에게 딴지를 걸어온 이한구 원내대표는 선대위 인선에서 배제됐다. 

김무성 부유세 VS 정동영 부유세 

이날 김무성 본부장의 부유세 신설 논리들은 2년 전 정동영 상임고문이 선도적으로 주창했던 논리 그대로였다. 사실상 판박이였다.  그러나 김 본부장이 주장한 부유세는 증세를 통한 재정건정성 확보가 주목적이고 복지 확대에는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는 점에서 복지 확대에 방점을 두고 조세정의와 재정건전성을 모두 고려한 '정동영표 부유세'와는 궤를 달리한다.  김 본부장은 이날 특강에서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생각하지 않는 과잉 복지 포퓰리즘의 정치세력에 절대 정권을 넘겨서는 안된다"며 선별적 복지를 강조했다. 그는 또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이 '과잉 복지'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며, 해당 국가를 "국가 지도자를 잘못 만나 거지 국가로 전락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정동영 복지 철학'과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증세라면 '세금폭탄 망령'이라며 학을 떼던 새누리당에서 강력한 부자증세 정책인 부유세를 '시대정신'이라며 들고나온 점은 주목할 만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부유세 말바꾸기·진정성 논란 

김무성 본부장의 부유세 주장으로 '말 바꾸기'와 '진정성 부족' 논란도 일고 있다. 특히 1년 전까지만 해도 정동영 상임고문이 부유세 주장을 펼칠 때,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세금폭탄' 운운하며 증세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 바 있다. 박근혜 후보를 비롯한 새누리당과 보수언론도 당시 정동영을 비난하거나 비아냥거리기 일쑤였다. 김무성 본부장은 2011년 1월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무상복지는 전 정권의 세금폭탄 악몽으로 되돌아가자는 주장"이라며 맹비난했다. 박근혜 후보도 1월 23일 "복지를 왜 돈으로만 보고 생각하는지 안타깝다"며 "따뜻한 사회적 관심이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한 보수언론은 라는 칼럼에서 "시대정신 운운하며 부유세를 들먹이는 건 한마디로 언어도단"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런데 불과 1년 반 만에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선거 사령탑이 '정동영 부유세'를 토씨 하나도 안 틀리고 그래도 들고나온 것이다.  통합진보당은 12일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에서 뒤늦게나마 부유세를 거론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부유세 언급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김무성표 부유세는 증세를 통한 재정건정성 확보가 목적으로, 이를 복지예산으로 투입하는 데에는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무성 본부장은 부유세의 목적을 보다 분명히 해야 한다"며 "복지예산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한낱 말잔치에 불과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서민에 복지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단순히 증세분을 구멍난 데로 돌릴 생각이라면 '부자에게 세금을, 부자에게 복지를'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며 "김무성 본부장의 계산도 혹시 부유세를 통한 '변종 부자감세'라면 깜짝 진보 코스프레는 이쯤에서 포기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통합진보당은 "박근혜 후보의 대선정책과 정반대라 실현되기도 어렵겠지만, 어차피 새누리당에는 어울리지 않는 옷 아니냐"며 부유세 도입 진정성에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MB 감세정책·양극화로 고통받은 국민에게 반성과 사과는? 

시대정신에 맞고 좋은 정책이라면, 누가 주창자였든 원조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든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여야를 막론하고 서로 빌려 쓰는 게 옳은 일이다. 1년 전에는 잘 몰랐지만, 야당 정치인의 주장이 선견지명이었고 시대정신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동영 상임고문이 부유세를 주장할 때, 거의 정신 나간 사람 취급하며 비난하고 비아냥거렸던 것에 대해 최소한 미안한 마음의 표시는 하는 게 인지상정 아닐까.  또한 자신들의 정책이 잘못됐다는 걸 뒤늦게 깨달아 이제부터 부자증세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면,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감세와 친재벌 정책으로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그 때문에 고통을 받아온 서민들에게 반성과 사과부터 먼저 하는 게 순서 아닐까.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빠진 채 정책의 '깜짝 전환'은 선거에서 표를 의식한 말 바꾸기와 진정성 부족으로 이해되기 쉽다. 박근혜 후보가 그토록 강조해 왔던 '국민의 신뢰'를 더 잃게 될 수도 있다.  

박진철 

2012년 9월 8일 토요일

MB정부, '독립군 토벌대' 백선엽 찬양에 혈세 6억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07일자 기사 'MB정부, '독립군 토벌대' 백선엽 찬양에 혈세 6억'을 퍼왔습니다.
국방부 '백선엽 뮤지컬' 제작'…KBS '백선엽 다큐' 논란 2탄

이명박 정부가 '독립군 토벌대'에서 활약했던 백선엽을 모델로 다룬 뮤지컬을 제작하는데 6억 원을 쏟아부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지난해 7월 KBS의 '백선엽 다큐' 제작과 관련해 '친일 미화' 논란이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혈세를 들여 '백선엽 미화'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이 7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군 창작 뮤지컬 예산서'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전쟁 당시 1사단장을 지냈던 백선엽을 모델로 하는 '약속(영어명 The Promise)' 제작에 올해 2억 원을 배정했다. 2013년에는 4억 원을 쏟아 붓게 된다. 미국 공연도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 공연은 국내 공연 평가 결과와 예산 확보 가능시 추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뮤지컬의 시나리오 컨셉과 관련해 국방부는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지구 전투를 배경으로 하며 재방한 종군기자(히긴스)가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국가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던진 한 장교와 미군의 약속을 주제로 하여 동맹의 의미를 감동 있고 스펙터클하게 묘사"하며 "국군 학도의용군, 소년병, 주민 등이 자신을 희생하여 풍전등화의 대한민국을 구해내는 과정에서의 개인적 갈등을 복성으로 구성"하고 "전사에 기초하되(학도병, 소년병, 1사단장, 8군사령관, 용전 등) 영웅의 이야기가 아닌 참전장병의 입장에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한다. '난타'로 유명하고, 이명박 정부 문화관광체육부장관으로 하마평에 올랐었던 송승환 감독이 예술감독을 맡는다. "군 복무중인 특정 연예인이 주연을 맡도록 돼 있다"는 말도 들린다.

뮤지컬은 1사단 소속 병사들의 사연을 집중적으로 그린다. 1사단은 백선엽이 사단장으로 있었던 곳이다. 김광진 의원 측은 "마치 1사단장의 비중이 적은 것처럼 나오지만 결국 초점은 다부동전투의 승리와 백선엽 사단장과 병사들의 승리로 귀결되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 측은 "국방부에 문의한 결과 '특정 인물이 중심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렇다면 백선엽을 모델로 한다'는 수많은 오보 기사에 반박하라'고 주문하자 '그럴 이유가 없다'고 답하더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백선엽 미화' 움직임은 유독 적극성을 띠었다. 지난 2010년 <중앙일보>는 백선엽 회고록을 장기 연재했고 공영방송인 KBS는 백선엽을 미화한 '전쟁과 군인'이라는 특집다큐멘터리를 내보냈다. 당시 시민단체의 반대로 방영이 연기되기도 했지만, KBS는 방영을 밀어붙여 논란을 일으켰다. 이 가운데 국방부가 정부 예산을 들여 백선엽 미화 뮤지컬을 제작하는 상황이다.


▲ KBS가 지난해 방영한 '백선엽 다큐'의 장면 캡쳐

'독립군 토벌대' 장교 백선엽은 누구?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연구실장은 "백선엽은 1930년대 후반 간도협조회, 신선대 등과 함께 만주에서 가장 악랄하게 조선인 항일세력을 탄압한 조직 중 하나인 간도특설대 장교로 복무한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설명했다.

간도특설대는 일제가 간도 지역의 조선인 항일유격부대를 제거하기 위해 '조선인으로 조선인을 다스린다'는 정책에 의해 설립한 만주국 특수부대다. 민족문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이들이 '토벌'한 독립군 및 민간인은 172명에 달한다. 백선엽은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반민족행위자'로 규정한 인물이기도 하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백선엽은 민간인 민족문제연구소가 만든 친일인명사전, 정부 세금으로 만든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조사 보고서에서 '친일파'로 공인된 '친일파 2관왕'이다. 그런 그를 국가가 기념하겠다는 것은 모순 중의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방 사무국장은 "백선엽은 국적이 세번 바뀌었다. 위키피디아 한국어판에는 한국으로만 돼 있지만 일본판에는 일본, 만주국, 대한민국 세 곳이고, 미국판에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방 사무국장에 따르면 백선엽은 1920년 평양사범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사범학교를 졸업하면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됐지만, 백선엽은 지원해 만주군관학교에 입학했고, 이후 간도특설대에 들어간다.

간도특설대와 관련해 방 사무국장은 "간도특설대는 한 마디로 조선인을 통해 조선인을 잡는다는 취지로 만든 것이며, 만주에 출몰한 항일 빨치산을 토벌하기 위해 만든 곳인데 여기에서 상당한 전과를 올린다. 이들은 '3광정책', 살광(殺光), 소광(燒光), 창광(猖光) 을 기본으로 했는데, 모조리 죽이고, 모조리 불태우고 모조리 빼앗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방 사무국장은 "당시 간도특설대의 활약을 기록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항일빨치산을 그냥 죽이지 않는다. 불태워 죽이고, 배를 갈라 빈깡통에 집어 넣는다. 포로로 잡힌 여성을 강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방 사무국장은 "백선엽은 간도특설대 활동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국내에서 발간된 회고록, 일본에서 발간된 회고록 모두에 집어 넣었다. '항일 부대원 중에 조선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쩔수 없었다'는 취지의 내용이 백선엽의 회고록에 나온 변명"이라고 말했다.

방 사무국장은 "군인은 사망할 시 대전국립묘지로 가게 돼있는데 백선엽만이 사망하지도 않았는데 서울현충원에 안장시키겠다고 약속을 받아냈다. 명예원수를 주자는 제안까지 나온다. 살아 있는 백선엽의 동상이 파주에 들어섰다. 백선엽의 뮤지컬이 만들어지고 있다. 수많은 혈세가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 보고서에 적시된 백선엽 관련 기술은 다음과 같다.

백선엽(1920~생존)은 평양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군인의 길을 택하여 1940년 만주국군 봉천군관학교 제9기로 입학하여 이듬해 12월 봉천군관학교를 졸업하고 만주 동부 파오칭에 있던 보병 제28단에서 견습사관을 거쳐 민주국군 소위로 임관하였다.

그후 약 1년간 자무스에서 신병훈련대 소대장으로 근무한 다음 1943년 2월에 만주 간도성 명월구에 있던 항일무장 독립세력을 탄압하던 간도특설대로 전임되어 해방될 때까지 항일무장세력에 대한 탄압활동과 일제의 침략전쟁에 협력하였다.

1. 백선엽은 1942년 만주국군 소위로 입관한 이래 1945년 일제의 패전에 이르기까지 만주국군 장교로서 일본의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하였다. 그중에서도 1943년 2월부터 만주지역 항일무장 독립세력을 무력으로 탄압하던 간도특설대에서 이들에 대한 탄압활동을 전개하였고, 또 1944년부터 1945년에 걸쳐 간도특설대원으로서 일본군의 '대륙타통작전'의 일환으로 열하성으로 들어가 기동지역에서 중국군 팔로군을 '토벌'하는 작전에 종사하였다. 또 1945년 봄부터 일제의 패전 당시까지 연길지역 국경수비 임무에 종사하는 등 일제의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하였다. 백선엽의 이러한 행위는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2조 제10호 "일본제국주의 군대의 소위 이상의 장교로서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한 행위"에 해당한다.

이상의 내용을 근거로 허여, 백선엽의 행위를 <특별법> 제2조 제10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친일반민족행위로 결정한다.

"국가 예산으로 반역사적 공연 진행하는데 분노"

김광진 의원, 민족문제연구소, 역사정의실천연대과 김상덕 반민특위 위원장 후손 김상덕 씨, 차리석 임시정부 국무위원 후손 차영조 씨, 조경환 의병장 후손 조세현 씨, 독립운동가 유희준 선생 후손 유종하 씨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대한민국의 헌법을 무시하는 처사이고, 정부가 국가의 예산으로 반역사적 공연을 진행하는 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방부는 당장 뮤지컬 기획을 중단하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이름 없이 쓰러져간 항일 독립군들의 업적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군의 명예와 자부심을 높이라"고 요구했다.

/박세열 기자

2012년 8월 24일 금요일

보수언론의 음험한 '박비어천가' <긴급진단>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8-23일자 기사 '보수언론의 음험한 '박비어천가' (긴급진단)'을 퍼왔습니다.

박근혜가 지난 20일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자 조선·중앙·동아일보를 비롯한 보수신문들은 그날부터 22일까지 그를 미화하고 찬양하는 기사와 논평을 다투어 내보내기에 바빴다. 일일이 세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그런 글들 가운데 대표적인 보기를 들어보겠다.

·조선일보: ‘대통령의 딸, 대통령 후보 됐다···위기 불안의 시대 준비된 지도자가 필요’, ‘중·고등학교 6년 동안 1등 놓친 적 없어’, ‘본선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나와의 싸움···불통·고집 이미지는 실체 없는 낙인찍기’, ‘22세 퍼스트 레이디···한 인간으로서의 꿈을 던져야 했다’, “고독의 세월 18년···‘정치와 무관했지만 뉴스 꼭 챙겨봐’”

·중앙일보: ‘민주 허 찌른 박근혜 경선 사흘 전···100% 대한민국 말하려면 봉하마을 가야’, 칼럼 ‘주요국 최초 여성 대통령 될까’(“세계는 지켜보는데 박근혜의 대선가도에는 비바람이 몰아친다. 반대 세력은 총공세를 편다. 민주당이든 안철수든 단일후보를 만들려 한다. 이미 무혐의로 굳어진 두개골까지 이용해 ‘유신의 딸’을 공격하고 있다.”)

·동아일보: “박 경선캠프 해단식 ‘행복을 주는 사람’ 합창하고···건배사는 ‘대박’”, “박근혜 ‘젊은 층 소통하기 위해 찢어진 청바지 입겠다’”

이런 글들 가운데는 박근혜가 ‘문제가 많은 가족관계를 정리하라’고 조언을 하거나 ‘최태민 스캔들은 이미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고 단정을 내리는 내용이 미화나 찬양과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다.
‘관영화한 상업방송’도 ‘박비어천가’를 합창하는 데 동참했다. KBS는 박정희와 그의 시대를 미화하는 드라마를 제작해서 방영하겠다고 나섰다가 논란이 일어나자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인 내년 1월에 내보내겠다고 ‘정정 발표’를 했다. 야권 후보가 당선되어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뜻일까? 20일 밤 MBC (뉴스데스크)의 앵커는 “박 후보가 첫 여성 대선후보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당의 위기 때마다 선거 전면에 나서서 승부수를 던졌고 그것이 적중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고 말한 뒤 “2007년 경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패했을 땐 깨끗이 승복해 지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칭찬했다.

▲ (고양=뉴스1 2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지명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전 대표가 밝게 웃고 있다. 2012.8.20/뉴스1

음험한 ‘박비어천가’의 압권은 조선일보 22일자 1면 머리에 실린 ‘50% 비박(非朴)을 향한 헌화’라는 기사였다. 거기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 “박 후보가 김·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전직 대통령은 박 후보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50% 진영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박 후보의 측근은 ‘박 후보가 두 전직 대통령의 묘소를 찾음으로써 100% 대한민국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전날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에서 ‘이념과 계층, 지역과 이념을 넘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국민대통합의 길을 가겠다’ ‘보수니 중도니 진보니 하는 이념적 구분보다는 100% 대한민국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박근혜한테 등을 돌린 비박이 50%’라는 산술의 근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이 말을 뒤집어 보면 박근혜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50%라는 뜻이니 그는 이미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 아닌가? 세계 그 어디에 보수와 진보와 중도의 차이도 없이 100% 국민통합을 이룬 나라가 있는가? 이렇게 허황한 정치적 수사를 바탕으로 박근혜의 대선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는 기사야말로 음험한 ‘박비어천가’의 대표작임이 분명하다.
1997년과 2002년의 대선 결과를 보면 승패는 박빙의 차이로 결정이 났다. 김대중은 이회창보다 39만여 표, 노무현은 이회창보다 57만여 표를 더 얻어 가까스로 승리할 수 있었다. 투표자의 2~3% 차이로 승패가 결정났던 것이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는 새누리당 경선투표 당일인 20일 안철수의 48.7%보다 3.4%포인트 뒤진 45.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튿날 이른바 ‘컨벤션 효과’에 힘입어 48.4% 대 45.8%로 역전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안철수가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박근혜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4월 19대 총선에서 드러났듯이 박근혜가 이끌던 새누리당은 수도권과 20~40대 연령층에서 야권에 참패했다. 박근혜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유권자들의 주력은 김대중·노무현 진영 사람들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이다.
이승만 정권 시기에는 ‘만송족’이라고 경멸을 당하던 언론인들이 이승만과 그의 후계자로 정해진 이기붕을 향해 ‘이비어천가’를 불렀다. 박정희가 1961년 5월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뒤 18년 동안 신문과 방송에서는 ‘박비어천가’가 그치지 않았다. 전두환· 노태우·김영삼 정권 때도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일부 언론인들의 아부와 찬양은 계속되었다.
‘용비어천가’는 훈민정음 창제의 주역인 세종이 신하들에게 명령해서 만들게 한 봉건왕조 시대의 시가(詩歌)이다. 그것은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뒤 ‘역성혁명’이라고 주장한 그의 할아버지 이성계를 신격화하거나 초인적 영웅으로 떠받드는 노래이다. 조선 개국 과정에서 이성계의 아들들(세종의 아버지를 포함)이 벌인 피비린내 나는 살육을 잘 알고 있던 그는 고려 왕조의 결함과 정치적 무능을 강조하면서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형제들이 ‘하늘의 명에 따라’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당위성을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알리려는 목적으로 용비어천가를 짓게 했던 것이다. 그 노래 안에서 이성계는 ‘말 위에 올라 탄 큰 범을 한 손으로 치시고, 싸우는 황소를 두 손으로 잡으신’ 천하장사로 나타난다. 그는 ‘노루 여섯 마리와 까마귀 다섯 마리를 화살로 맞추시며, 비스듬히 기운 나무를 날아 넘으시는’ 초인으로 칭송된다.
용비어천가를 읽은 사람들 가운데 그 내용을 사실이라고 믿은 이는 없었을 것이다. 임금 집안의 ‘신화 창조’라고 넘기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선거를 넉 달 가까이 남기고 지금 나타나는 ‘박비어천가’는 보수신문의 독자들이나 텔레비전 시청자들이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찬양과 미화의 색채를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그래서 음험하다는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21일 이명박 정권 4년 반 동안 언론인 444명이 해직과 징계 등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MBC가 219명으로 가장 많고, KBS가 133명, YTN이 51명, 국민일보가 20명, 연합뉴스가 13명이다. 그들 가운데 대다수는 자유언론 또는 공정방송을 위해 장기간 파업을 하다가 회사로 복귀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21세기 대명천지에 신문과 방송에서 울려 퍼지는 ‘박비어천가’를 어떤 심정으로 듣고 있을까?

김종철 (언론인)  |  cckim999@naver.com

2012년 8월 1일 수요일

김일성 찬양하면 학점 잘줬다고? 자고 일어나니 난데없는 ‘종북교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31일자 기사 '김일성 찬양하면 학점 잘줬다고? 자고 일어나니 난데없는 ‘종북교수’'를 퍼왔습니다.

울산대 교수, 보안법 위반혐의 기소
“김일성회고록, 분단문학 자료일뿐
”과제물 평가점수 학점 10% 불과
“검찰·언론 사실 왜곡해 종북몰이”

이아무개(55) 울산대 교수는 최근 검찰과 보수언론에 의해 졸지에 ‘종북’ 교수로 낙인찍혔다. 그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국문학사 등을 강의하면서 380여명의 수강 학생들에게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읽고 김상문을 써내게 했다는 혐의(국가보안법의 이적행위)로 지난 23일 불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그는 31일 “이 사실을 검찰이 아닌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다”며 “2년 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경찰청에서, 지난 4월 울산지검에서 조사받은 일이 있지만 이후 아무 연락이 없어 그냥 지나간 줄 알았다”고 털어놓았다.그는 특히 검찰이 언론을 통해 “김일성을 찬양하는 감상문을 낼수록 좋은 학점을 주는 등 학점을 미끼로 학생들에게 종북행위를 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학점 평가방법은 과제물 10%, 중간·기말시험 80%, 출석 10%로 배점해 종합하기 때문에 과제물 점수가 종합점수를 좌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과제물 평가도 대개 분량이나 제출 시점 등 형식적 요건의 충족 정도만 봤을 뿐 그 내용이나 종류와는 무관했다”고 덧붙였다.그는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 남한의 문학작품까지 포함해 남북한의 다양한 자료 가운데 학생들이 선택해 읽고 과제물을 내도록 했고, 회고록은 이 가운데 하나였다”며 “국문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우리의 언어로 된 다양한 자료를 접하도록 했던 것도 학점을 미끼로 한 종북행위냐”고 되물었다. 그는 검찰이 “수업시간에 김일성을 ‘장군님’으로 부르게 하고 김일성에 대해 비판적인 학생을 강의실 밖에 내보낸 적도 있다고 학생들이 진술했다”고 한 발표에 대해서도 “스승으로서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는 일로, 완전한 왜곡”이라고 항변했다.그는 “검찰이 문제삼는 자료는 분단문학사의 온전한 구도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수집한 참고자료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충분히 용인될 수 있는 것들”이라며 “이를 이유로 처벌한다면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 교수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는 졸업생 박아무개씨는 “김일성을 찬양하거나 장군님으로 부르라고 시킨다고 해서 그렇게 할 대학생이 어디 있겠느냐”며 “이 교수는 수업시간에 그런 걸 시킬 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교수는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편하게 생각했던 교수”라며 “수업 도중 학생을 나가라고 할 분도 아니고 그런 걸 본 적도 없다”고 했다. 같은 대학의 김연민 교수(산업경영공학)는 “검찰이 기소사실을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고 언론에 먼저 퍼뜨려 대학에까지 ‘종북’ 바람몰이를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이태승 당시 울산지검 공안부장(현 부산지검 공안부장)은 “이 교수에 대한 기소 내용은 오랜 수사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모두 밝혀질 것”이라며 “모든 기록이 법원에 넘어갔기 때문에 법원에서 기소사실을 당사자에게 통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