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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1일 목요일

치안 등한시하는 ‘보수’ 세력들을 보았다


이글은 시사IN 2013-02-29자 기서 '치안 등한시하는 ‘보수’ 세력들을 보았다'를 퍼왔습니다.
파출소 증설 청원운동 과정에서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안전임을 깨달았다. 이것은 진보 진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2011년 8월 어느 행사장에서 한 학부모가 다가와 질문을 던졌다. “파출소를 신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지방자치단체의 업무가 아니긴 하나, 나는 이를 선거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그러잖아도 내가 주최하는 (원룸 생활 개선 주민토론회)가 얼마 뒤 잡혀 있었다. 가장 중요한 주제였던 치안에 대해 이렇게 결론이 모아졌다. 첫째, 범죄 예방이 중요한데 폐회로TV(CCTV) 설치 등은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둘째, 치안은 복지나 문화와 함께 나아지는 것이므로 당장의 획기적인 해결책은 없다. 셋째, 그래도 어쨌거나 우리 동네 실정상 파출소가 하나 더 있어야 한다.

치안 공백이 우려되는 구역의 학부모들, 지역의 자율방범대와 시민단체, 그리고 애로사항 많은 일선 경찰관들을 면담하면서 파출소 증설이 필수불가결한 일임을 재확인하고, 관련 법률과 전례를 검토하며 청원서 양식을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점점 더 의문이 커져갔다. 지역 국회의원은 재임 기간이 8년에 이르도록 무엇을 했나? 지역 유지들도 이 과제를 숙원사업으로 다루지 않았다.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심지어 청원운동을 시작할 때도 “파출소 신설? 택도 없다 카던데” “기관장들 다 모셔서 추진위부터 꾸려서 와요” 같은 냉소주의와 관료주의에 직면했다. 화가 난 나는 그날로 합의된 주민들끼리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기초적인 치안마저 외면하는 보수

ⓒ경찰청 제공 2012년 9월28일 김기용 경찰청장(오른쪽 앞)이 서울역파출소를 방문했다.

마침 겨울이 다가와 거리 서명을 두 차례밖에 하지 못했다. 그러나 진미동 자율방범대원들과 천생초등학교 학부모들과 내가 발품을 팔아 알음알음 받아온 서명은 본격적으로 청원운동을 공언하기도 전에 3700명에 달했다. 목표인 1만명을 채울 수 있는 토대였고, 뒤로 물러나 있던 주민을 설득할 근거였다. 설명을 듣고 이의를 제기하는 주민은 거의 없었다. “김 의원이 아이템 잘 잡았다”라는 소리도 들었다. 봄에는 총선 후보자들에게 정책 제안도 했다. 3명이 수용 의사를 밝혔고 그중 야권 단일후보는 공보물을 통해 공약했다. 결과는 응답 안 한 후보가 당선됐지만 주요 의제로 올리는 데는 성공한 셈이다.

그런데 그즈음 최종 성사가 성큼 다가왔다. 동네 여론도 여론이거니와 경찰 내부에서의 건의가 크게 작용하면서 파출소 증설이 기정사실이 되었다. 계속 서명을 받아야 하는 부담을 덜어 홀가분한 동시에, 청원을 제출하고 나서 정부의 ‘수리’ 답변을 듣는 짜릿함을 경험하지 못해 아쉬웠다. 사실 과제가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다. 공무원 정원이 강고히 묶인 탓에 우리 동네를 담당하는 경찰 인력이 늘어나는 건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참여 주민들이 얻은 자신감은 만만치 않았다. 의원의 권한 범위를 떠나 풀뿌리운동가의 심정으로 함께 나선 나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돌아보면 그 전에도 그랬다. 주민들은 어떠한 원내 활동보다 단수 피해 시민소송단 모집이나 경상북도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 주민발의운동 같은 일에 더 크게 호응했고 내 보람도 그때 더 컸다.

파출소 증설 청원운동 과정에서 나는 현재의 시대정신이 ‘안전’임을 깨닫기도 했다. 만성적 경제위기와 만연한 폭력 속에서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바로 ‘안전’이었다. ‘보편적 복지’도 그러한 맥락에 포함되어 있으며, 무상급식 때문에 학교 안전을 위한 예산이 줄어든다고 호도했던 자들도 이 점에 발 디뎠을 것이다. ‘안전’은 보수적 가치일까? 글쎄. 나는 파출소 증설처럼 기초적인 대책마저 등한시하는 ‘보수 세력’을 보았고, 절대 다수의 주민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앞장서서 추진하는 ‘선진 주민’ 또한 겪었다. 로컬 푸드, 도시 농업, 공동 육아, 탈핵, 비정규직 차별 폐지, 의료 공공성 강화 등을 곱씹어보라. 장담하건대 ‘안전’은 위기의 진보 진영에게 주어진 돌파구가 될 것이다. 


김수민 (구미시의회 의원·녹색당+, kimsoomin.)

2012년 10월 4일 목요일

영광·기장 인근 주민들 “불안해서 못살겠다, 원인 밝힐 때까지 원전 가동 중단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03일자 기사 '영광·기장 인근 주민들 “불안해서 못살겠다, 원인 밝힐 때까지 원전 가동 중단해야”'를 퍼왔습니다.

원전 2기가 잇달아 멈춰 서면서 불안감에 시달리는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3일 원전의 고장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할 때까지 가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한수원을 이제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며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고, 시민사회단체는 “정확한 고장 원인을 밝히지 않고 가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틀째 발전을 중단한 영광 5호기 인근 상산리 4개 마을 주민들은 “2002년 상업운전을 개시한 후 17번이나 고장이 났다”며 불안해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바깥나들이와 들녘에 일을 나가면서도 “정말 불안해서 못살겠다”며 원전사고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버든마을 이장 주병규씨(49)는 “원전에서 이렇게 사고가 잦은 것은 원천적으로 무슨 결함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솔직하게 사고 원인을 발표하고, 주민들의 정신적인 피해에 대해서도 적절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고장 원인을 정확히 밝힐 때까지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근본 원인을 밝혀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제어봉 계통의 문제가 왜 자꾸 발생하는지를 확인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근본 원인을 확인하지 않고 문제가 발생한 부품만 교체해서 다시 가동하게 되면 같은 문제는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이 밀집한 부산 기장군 주민들의 불안감도 한층 높아졌다.

조기상씨(48)는 “정확한 고장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수원은 재가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안전보다는 전기 생산에만 몰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이지영씨(46·부산 부곡동)는 “고리 1호기 정전 은폐 사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의 마약사건이 터지고, 한수원 간부들이 대거 교체됐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하루에 원전 2기가 고장을 일으켰다니 더 이상 한수원을 믿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권기정·배명재 기자 kwon@kyunghyang.com

2012년 7월 28일 토요일

'신이 내린 땅' 두물머리…정부-농민 갈등 깊어간다


이글은 노컷뉴스 2012-07-28일자 기사 ''신이 내린 땅' 두물머리…정부-농민 갈등 깊어간다'를 퍼왔습니다.
마지막 4대강 공사현장…강제철거 앞두고 긴장감 팽배…농가 4곳 강제수용 거부

 

마지막 4대강 공사현장으로 알려진 경기도 양평의 두물머리. 국토해양부가 다음달 6일 이주를 거부한 4개 농가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통보한 가운데, 두물머리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26일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두물지구 사업 외부인은 간섭말라!', '한강살리기 사업은 우리의 숙원이다' 등 현수막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3년째 공사를 반대하는 시민·종교단체 등이 두물머리에 들어오면서 주민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취재진을 경계하는 눈빛도 보였다. 

5대째 거주한 주민 손기용(57) 씨는 "지역 주민들이 모두 환경사업을 반대하는 것처럼 오인돼 억울하고 정치판의 중심에 서는 느낌"이라며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신이 내린 땅'으로 불릴 만큼 비옥한 5만평 규모의 두물머리 유기농지에서 경작을 하던 농가는 11곳. 현재 7개 농가가대체부지와 저리 융자를 받고 떠났다. 남은 4개 농가는 정부와 대립하면서 농사일에 전념하지 못했다. 이에 일부 비닐하우스는 뼈대만 남거나 군데군데 찢겨진 채 잡초만 무성했다. 

12년차 두물머리 농민 서규섭(45) 씨는 "정부가 4대강 사업 때문에 철거를 하려고 하는데 두물머리는 가뭄이나 홍수가 나지 않는 곳"이라며 "영농법인 단체 등에게 맡겨 유기농업을 유지하자는 제안도 거절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사업시행자인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임광수 하천국장은 "유기농지라도 하천법상 영농행위가 금지돼 있다"며 "전국 4대강 사업지에 편입된 비닐하우스 3만 3,000동이 철거됐는데 두물머리만 봐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서규섭 씨 등 4명은 지난 24일 행정대집행 효력정지 신청과 행정대집행 계고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달 6일 오전 6시 비닐하우스 29개동에 대한 강제 철거를 진행할 방침이어서 두물머리를 둘러싼 갈등은 커질 전망이다.

CBS 고무성 기자

'신이 내린 땅' 두물머리…정부-농민 갈등 깊어간다


이글은 노컷뉴스 2012-07-28일자 기사 ''신이 내린 땅' 두물머리…정부-농민 갈등 깊어간다'를 퍼왔습니다.
마지막 4대강 공사현장…강제철거 앞두고 긴장감 팽배…농가 4곳 강제수용 거부

 

마지막 4대강 공사현장으로 알려진 경기도 양평의 두물머리. 국토해양부가 다음달 6일 이주를 거부한 4개 농가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통보한 가운데, 두물머리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26일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두물지구 사업 외부인은 간섭말라!', '한강살리기 사업은 우리의 숙원이다' 등 현수막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3년째 공사를 반대하는 시민·종교단체 등이 두물머리에 들어오면서 주민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취재진을 경계하는 눈빛도 보였다. 

5대째 거주한 주민 손기용(57) 씨는 "지역 주민들이 모두 환경사업을 반대하는 것처럼 오인돼 억울하고 정치판의 중심에 서는 느낌"이라며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신이 내린 땅'으로 불릴 만큼 비옥한 5만평 규모의 두물머리 유기농지에서 경작을 하던 농가는 11곳. 현재 7개 농가가대체부지와 저리 융자를 받고 떠났다. 남은 4개 농가는 정부와 대립하면서 농사일에 전념하지 못했다. 이에 일부 비닐하우스는 뼈대만 남거나 군데군데 찢겨진 채 잡초만 무성했다. 

12년차 두물머리 농민 서규섭(45) 씨는 "정부가 4대강 사업 때문에 철거를 하려고 하는데 두물머리는 가뭄이나 홍수가 나지 않는 곳"이라며 "영농법인 단체 등에게 맡겨 유기농업을 유지하자는 제안도 거절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사업시행자인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임광수 하천국장은 "유기농지라도 하천법상 영농행위가 금지돼 있다"며 "전국 4대강 사업지에 편입된 비닐하우스 3만 3,000동이 철거됐는데 두물머리만 봐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서규섭 씨 등 4명은 지난 24일 행정대집행 효력정지 신청과 행정대집행 계고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달 6일 오전 6시 비닐하우스 29개동에 대한 강제 철거를 진행할 방침이어서 두물머리를 둘러싼 갈등은 커질 전망이다.

CBS 고무성 기자

2012년 3월 22일 목요일

구럼비 발파 강행... 가장 MB스러웠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21일자 기사 '구럼비 발파 강행... 가장 MB스러웠다'를 퍼왔습니다.

ⓒ양지웅 기자 21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구럼비가 발파되고 있다.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해군측은 21일 1.5t의 화약을 동원, 구럼비 바위 일대에 대한 발파 작업을 벌였다. 지난 19일 청문 절차 등의 이유로 해군측이 발파를 중단한지 이틀만이었다.

제주 해군기지 사업은 강정마을 선정부터 공사 과정까지 소통없는 일방통행의 연속이었다. 강정마을이 제주해군기지 예정지로 선정된 지난 2007년부터 마을 주민들은 선정 과정의 부당함, 제주 해군기지 설계 과정에서 부적절함 등을 내세워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을 벌였지만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해군기지 건설을 막으려는 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의 투쟁은 눈물겨웠다. 지난 2007~2008년 주민들은 제주 시가지에서 온 몸에 물집이 생기는 것을 감수하며 삼보일배와 도보순례를 벌였다. 김태환 전 제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도 추진했다. 

평화롭던 마을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해군기지 찬성측과 반대측으로 나뉘면서 갈등이 일어났다. 해군기지를 반대한 주민은 찬성측 주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 와중에 강제 토지수용에 들어가면서 “이제 해군기지 건설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자포자기하는 주민들도 늘어났다.

주민들이 외롭게 투쟁하던 강정마을에 평화활동가들이 찾아온 것은 2010년 무렵이었다. 천주교 문정현 신부는 강정마을로 주소를 옮겼으며 노벨평화상 후보인 영국의 평화활동가 앤지 젤터도 강정마을에 거주하며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벌였다. 통합진보당 현애자 전 의원은 온몸에 쇠사슬을 휘감고 공사를 저지했으며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된 양윤모씨는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외치며 옥중에서 59일간 단식하기도 했다. 

ⓒ트위터 @pass324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운동가, 야권 정치인들이 강정마을을 지키려 안간힘을 썼지만 이명박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공사 강행은 멈추지 않았다.
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이 투쟁을 벌이자, 정치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야5당으로 구성된 제주해군기지조사단은 제주해군기지 사업의 재검토를 촉구했고 국회는 여야 합의로 제주 해군기지 관련 예산을 정부 원안인 1327억원에서 43억원으로 대거 삭감시키며 사실상 공사를 중단시켰다.

그러나 MB정부는 변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2011년 집행되지 않은 국방부 예산 1084억원을 활용해 기지 건설에 들어갔다. 주민들의 반대 속에 강정마을 일대에 공사장 펜스를 쳤던 MB정부는 화약운반에 대한 승인이 떨어졌던 지난 6일 이후 구럼비 일대를 하나둘씩 파괴시켜 나갔다.

최근에는 제주도가 “15만t급 크루즈 선박 2척이 접안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나올 때까지 공사 정지 명령을 검토한다”며 청문 절차에 들어갔지만 정부는 청문이 진행중인 상황에서도 구럼비 바위에 대한 폭파를 감행했다.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이 제주도를 방문해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지 5시간만에 진행한 전격적인 발파 작업이었다.

구럼비 바위가 산산조각인 상황에서도 주민들은 투쟁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강정마을회 조경철 부회장은 “청문 과정에서도 정부가 구럼비 바위를 파괴한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억장이 무너진다. 정부가 앞으로도 강행을 할 경우 모든 방법을 동원해 기지 건설을 막겠다”고 말했다.

정혜규 기자jhk@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