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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6일 토요일

박원순 "창조경제? 가까이 있는데 하늘에서 찾아"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4-05일자 기사 '박원순 "창조경제? 가까이 있는데 하늘에서 찾아"'를 퍼왔습니다.
5일 국회의원 회관 특강 ... 진주의료원에도 쓴소리
▲ 박원순 시장 국회 보좌관 모임 초청강연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국회 보좌관 연구 모임인 새정치연구회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요새 '창조경제'를 저 멀리 하늘에서 찾는 것 같다. 가까이 있다. 즐거우면 많은 것이 창조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원순씨, 정치를 말하다' 특강에서 '개념 정립' 논란을 겪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의제 '창조경제'에 대해 한 말이다. 이 특강은 시민사회단체 출신 보좌관 모임인 '새 정치 연구회'의 초청으로 열렸다. 

창조경제뿐만이 아니었다. 박 시장은 이날 질의응답을 통해 행정의 갈등조정 역할, 현장 중심의 혁신, 정당 개혁 등을 거론하며 청와대와 국회를 뜨끔하게 했다. 또 경남 진주의료원 휴업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을 지지 방문해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창조경제, 저 멀리 하늘서 찾는 것 같다"

박원순 시장이 이날 특강에서 "즐거우면 창조된다"고 한 까닭은, 핵심 근간인 '창조성'은 사라진 채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 융·복합을 통한 수요 창출에만 무게가 쏠리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앞서 여야는 '창조경제'를 두고 개념이 모호하다는 비판을 해온 바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융합형 선도형 경제"라고 설명했고,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는 "기술추격형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종록 미래부 2차관은 "두뇌를 활용해 세계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해석이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나오는 상황에 박근혜 대통령이 한 가지를 더 보탰다. 그는 지난 4일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층간소음 해결도 창조경제"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적인 측면에서 층간소음을 줄일 방법을 찾으면 그것 역시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창출하는 '창조경제'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아이디어'와 '참여'를 강조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서울시의 빅데이터 공개를 꼽았다. 이는 이미 있는 자원을 '아이디어'로 재활용한 경우다. 그는 "오바마 미 대통령은 당선 후 첫 임기에 데이터베이스를 만인에 공개하며 2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창출 효과를 얻었다는 기사를 읽은 적 있다"며 "서울시는 일반 정보공개는 물론, 빅데이터도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의 창업 음식점에 대한 빅데이터를 공개하면 어느 동네에 어떤 식당이 과잉인지 알게 되고 사람들이 지하철 몇 번 출구로 주로 나가는지, 주요 이용 시간대가 어디인지 다 공개한다면 어느 곳에 어떤 가게를 열어야 하는지 안다"며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시민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수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원전에 쓰인 (위지동이전)을 봐도 한국민들은 신이 있는 민족으로 나온다, 문화예술을 통해 창조경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런던시도 이 같은 창조경제로 전체 GDP의 20%를 만들고 있는데, 서울시에는 세계 어디에나 있는 100층짜리 랜드마크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산·도봉산처럼 국립공원이 있는 대도시는 (서울 말고) 아무 데도 없다, 서울처럼 백제·조선 등 1000년 이상 수도 역할을 한 곳도 없다"며 "전 세계에 없는 많은 특징들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참여'도 중요한 재료라고 밝혔다. 그는 "시민의 힘을 극대화시키면 저절로 다 잘 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청 신청사에 마련할 시민청이 그 예였다. 박 시장은 "서울시청 신청사 1·2층에 '시민청'을 만들었는데 10만 명 정도가 왔다"며 "서울시는 그곳에서 결혼식도 하고, 시장도 만들고, 마음껏 하시라고 했다, 이처럼 틀거리를 만들면 시민들이 다 알아서 한다"고 역설했다. 

"정당, 시민 대변하려면 시민을 주인으로 모셔야"

"입장이 다른 양쪽의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박원순 시장의 답변은 정부조직개편 협상 등에서 드러난 정치권의 '협상력 부재'를 다시 생각케 했다. 박 시장은 "정치적으로 갈등은 없을 수 없고 저는 모든 사람의 시장으로서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며 "(특정 사안에 대해) 반대할 만한 분들을 다 만나고 그분들의 얘기를 들어서 많이 해결했다"고 답했다. 

서울시 수방대책 마련 당시 1시간 넘게 싸우며 토론한 일, 자신이 보수 성향의 향토예비군 명예회원이 된 일, 우면산 산사태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과의 만남 등을 예로 들며 "처음에는 거친 소리가 나오지만 (숙의의 과정을 거치면) 얘기들이 훨씬 평화적으로 오가고 조정할 수 있다, 어떤 민원이든 골치 아프지만 그럴수록 만나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갈등조정관을 만들어서 사전에 갈등이 있을만한, 예산편성시 예측되는 상황에 대해 미리 예방적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고도 밝혔다. 

'뜨거운 감자'로 대두된 정치 혁신 문제에 대해서도 박 시장은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 행정의 핵심은 서울시민 스스로 행정에 참여하고 스스로 정책 입안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며 "정당도 (당원과 국민들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인 것처럼 (정치에) 신나게 참여할 수 있고 스스로 당의 주인이 될 수 있게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박 시장은 "시민운동의 경우 회비를 받아 생존하려면 자발적 회원이 많아져야 하고 그 회원이 단체의 주인의식을 가져야 회비도 열심히 낸다"며 "얘기를 듣기론 민주당이나 기존 정당들의 전체 당비가 시민단체보다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다, 말하자면 시민과 관계없는 당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나라 정당이 시민의 삶에 천착하고 진정한 대변자가 되려면 시민들을 당의 주인으로 모시려는 노력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혁신은 멀리서 오는 게 아니라 현장에 있다, 현장에 가면 시민이 바라는 것이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며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쭉 적은 뒤 바로 실천한다, 예산 없이 할 수 있는 일도 많다"고 덧붙였다. 

"진주의료원 폐업? 서울에도 적자 시립병원 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특강을 마치고 경남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중인 김용익 민주당 의원을 찾아 홍준표 경남지사를 비판했다. 홍 지사는 지난 3일 진주의료원 휴업을 강행했다. 

박 시장은 "서울에도 시립병원이 10개가 넘는데 적자가 나고 있는 병원이 있다"며 "경남에는 '보호자 없는 병원' 모델도 있고, 전국에 다 이런 도립·시립 병원들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그는 "(지방의료원에 대한) 중앙 정부의 지원이 많아지면 주민들의 의료 공공성이나 무상 지원 등 할 수 있는 게 참 많을 것"이라며 "브라질에 가서 보니 거의 무상의료시스템이 자리 잡혀 있어 정말 놀랐다, 처음에 어떤 위상을 갖고 설계하느냐가 중요한데 지금 와서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더라"고 말했다.

2013년 3월 2일 토요일

김종훈, 서울시 지원 수백억 받고도 특허등록 '0건'


이글은 노컷뉴스 2013-03-01일자 기사 '김종훈, 서울시 지원 수백억 받고도 특허등록 '0건''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MOU체결…미 당국 승인 없이는 기술 이전 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 달아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미국 벨연구소 사장 시절 서울시와 연구 협약을 맺으면서 수백억원의 예산 지원을 받았지만, 국내기업으로의 기술 이전이나 특허 등록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미 당국의 승인 없이는 기술 이전을 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는데, 향후 한·미 간 국익이 충돌할 경우 김 후보자가 우리 정부측 입장을 충실히 대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서울시가 민주통합당 우원식 의원과 박양숙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세계유수연구소 지원현황'을 보면, 서울 벨연구소는 2008년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3개 국내 대학과 함께 R&D(연구개발)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사업비 200억원을 받았다. 

또 서울시로부터 상암동 DMC 산학협력연구센터에 있는 입주공간도 제공 받았다. 2224㎡ 규모이지만, 연간 임대료는 3500여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서울 벨연구소는 지난 2005년과 2006년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이 김종훈 미국 벨연구소 사장과의 MOU(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서울에 유치한 연구소다. 

당시 서울시는 협약 내용을 토대로 "서울 벨연구소가 국내기업에 기술이전을 하고, 서울시가 지적재산권 지분의 30%를 갖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사업 시행 5년째를 맞도록 기술 이전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특허 실적도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벨연구소 이름으로 특허를 신청한 '특허출원'은 1건에 불과했고, 특허를 인정 받은 '특허등록'은 단 1건도 없었다. 벨연구소가 현재 3만 3천여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이처럼 '미흡'한 실적은 서울시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다. 서울 벨연구소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퍼주고도 지적재산권 등 실효성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자성에서다. 

CBS가 입수한 지난해 11월 '수시평가' 자료를 보면, 총평에서 "특허 등 지적재산권 확보 차원의 노력이 추가적으로 요구된다"고 언급돼있다. 

2011년 보고서에서는 "원천기술 연구 미진, 지식재산권 확보전략 필요", 2010년 보고서에서도 "해외학술지를 포함한 연구논문 게재 미흡, 특허출원부분 미흡, 벨연구소의 기여도가 연구진행에 있어 많이 낮다고 판단"이라는 내용 등이 보완 사항으로 지적됐다.

이밖에도 "미국 벨연구소의 향후 현금출자 및 구체적 지원 요망", "연구성과금 및 연구관리 인건비가 연구실적에 의해 과도하게 계상"이라는 등의 지적을 받았고, 종합평점도 해마다 70점대의 낮은 점수에 그쳤다. 

이와 함께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미국의 입장이 충실히 반영된 MOU 조항이다. '2006년 서울시-벨연구소 MOU'를 보면 "본 협약과 관련한 특정한 제품, 소프트웨어, 기술 정보는…(중략)…반드시 적절한 미합중국 정부기관에 의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나와있다. 


"어느 품목이라도 미국 수출법과 규제에 부합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 배포, 이전, 전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사실상 미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기술 이전이 가능하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놓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통상적으로 이런 조항을 반드시 넣진 않는다"며 "다만, 미국의 경우 북한에 IT 관련 핵심 부품이 넘어가는 것을 법적으로 규제하기 위해 요구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미국인 기업가로서 소속 국가의 입장을 대변하고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이런 경력을 가진 인물이 우리나라의 핵심 과학기술과 창조경제를 이끌 수장을 맡는 게 과연 적절한지를 놓고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후보자는 '이중국적' 보유 사실과 미국 CIA(중앙정보국)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경력 등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시의원은 "세계유수연구소라 하는 벨연구소를 수백억원을 들여 유치했는데, 실제로는 특허출원도 미흡하고 연구성과도 미미해서 시민의 혈세가 낭비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자수성가한 벤처 사업가로만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국내에서의 행적들을 살펴보면 과연 김 후보자가 우리나라의 창조경제를 이끌어갈 수장으로서 적합한 인물인지 굉장한 의구심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200억원을 들여 벨연구소를 지원해줄 때는 그 연구소가 가진 기술력을 이전 받기 위함인데 애초부터 (기술 이전을) 기대할 수 없는 MOU를 체결해놓았다"며 "결국 김 후보자가 벨연구소 이름으로 서울시 예산을 거저 먹은 격"이라고 질타했다.

 CBS 김효은 기자

2013년 2월 6일 수요일

박원순 서울시장 '재선 출마'에서 희망을 품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2-06일자 기사 '박원순 서울시장 '재선 출마'에서 희망을 품다'를 퍼왔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 재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국 CNN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3년은 너무 짧다"고 말하며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 다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겠다고 재출마 계획을 밝혔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출마는 그가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2011년 9월에 프레시안과 가졌던 인터뷰에서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박원순 당시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오세훈 전 시장의 잔여임기 3년 정도론 부족하다"면서 "재선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재출마 선언을 서울 시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것은 재보궐 선거로 서울시장에 취임한 박 시장이 그동안 그리 나쁘지 않은 서울 시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청보다 더 빠른 박원순 시장의 트위터 시정'

박원순 시장은 다른 여타의 지자체장과 다르게 온라인을 활용한 적극적인 쌍방향 시정 활동을 벌이는 시장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다양한 서울 시장 역할을 하는데 시민에게 호감은 받은 최근의 사례가 폭설로 인한 등교 시간 관련 멘션입니다.

▲ 폭설이 내렸던 2월 3일 저녁 박원순 시장 트위터.

지난 2월 3일 서울시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폭설이 내리면서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등교 시간과 관련한 궁금증을 가졌고, 이에 교육청보다 오히려 박원순 시장 트윗 계정에 문의하기도 했습니다. 정확한 등교 시간을 몰랐던 학생과 학부모의 질문에 박원순 시장은 정확한 교육청 발표라며 유치원,초,중,고 모든 학교의 등교 시간이 1시간 늦춰졌다고 답글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이 어떤 큰 사례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사실 등교 시간 연기 공지가 교육청에서 개별학교로 내려가는 것이 늦어 2월4일 아침 10시에나 공식적인 등교 연기 문자를 받은 학생과 학부모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장의 트위터가 매우 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잘 활용되고 있으며, 시민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반값등록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보여준 박원순 시장'

반값등록금이 정치권에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기에 대학들은 반값등록금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사립대학교들은 등록금 인하는 소폭으로 하고, 수업과 복지 관련 예산, 장학금은 대폭 삭감하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연세대의 경우 학교 등록금이 2,3% 인하됐다고 성적우수자로 선발된 학생들의 장학금을 중단하기도 했는데, 이는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는 서울시립대의 사례와는 정반대였습니다.
서울시립대는 지난해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에 따라 '반값등록금' 제도를 도입해 등록금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서울시립대의 2013년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은 인문사회계열이 102만2000원, 공학계열 135만500원, 음악계열 161만500원으로 현재 국내 4년제 대학의 한 학기 평균 등록금 평균 335만3000원과 비교하면 절반입니다.

▲ 서울시립대가 공개한 등록금 대출 추이, 출처:서울시립대.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이 절반으로 낮아지자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 수가 대폭 감소했습니다. 이렇게 학자금 대출이 줄어들면 대학생 신용불량자가 줄어드는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여기에 서울시립대 합격생의 수능 성적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일은 대학이 가만히 앉아서 우수한 학생을 유치한 사례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앞서 말한 사립대들은 대학등록금을 소폭만 낮춰 국가장학금이 줄어 들어 성적 우수학생들이 장학금 대신 학자금 대출을 받게 만들었는데, 서울시립대의 경우 국가장학금 예산을 정부로부터 많이 받을 수 있었었던 요인이 바로 반값등록금 때문이었습니다.


서울시립대처럼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면 국가장학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이는 우수한 학생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수한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으니 대학생 신용불량자를 예방할 수 있으며, 아르바이트보다 학업에 전념하게 하여 대학과 학생이 모두 발전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반값등록금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이유는 서울시립대처럼 학교가 본연의 임무인 교육에 충실하게 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꼭 시행되어야 할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시장 한 명이 바뀌면 정책이 변화되고 이는 근본적으로 사회의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2014년 지방선거와 19대 대통령 선거'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의 정책을 꾸준히 이어 나가기 위해 재출마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시장의 재출마와 19대 대통령 선거는 어느 정도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내년 2014년 지방선거는 앞으로의 박근혜 정부를 가늠하는 잣대와 정치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 박원순 시장의 19대 대선 출마 가능성을 놓고 만든 도표이지만, 결국(재선된다면) 임기 1년을 앞두고 대선에 뛰어들 박원순 시장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박원순 시장의 임기는 2014년 6월 30일까지 입니다. 2014년에는 지방 선거가 있기 때문에 박원순 시장은 재임 기간에 선거를 치르게 되는데 현직 단체장은 선거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재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박원순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의 임기는 2018년 6월 30일까지입니다. 그런데 2017년에는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박원순 시장처럼 지자체장들의 변화가 있다면 19대 대선의 향방이 미묘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0년 시행된 민선5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참패했습니다. 시장이나 도지사, 구청장,광역의원 숫자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많은 승리를 거둔 요인은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정부 불신임과 많은 시민의 자발적인 투표참여 때문입니다.
지방선거에 승리한다고 대선에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대선과 지방선거는 다른 유형이기도 하면서 지자체장들이 야당이라고 반드시 그 지역의 대선 투표에서 야당이 승리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대선 패배 이후 가졌던 정치에 대한 외면과 실망을 2014년 지방선거로 회복할 수는 있다고 봅니다.

'2014년 지방 선거를 새로운 희망으로'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박원순 시장의 사례에서 보듯이 지역에 사는 시민의 삶은 대통령과는 다르게 나름 행복할 수 있는 면도 있습니다. 특히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지자체장의 권한이 강화됐고 이는 실질적인 정책의 변화를 통해 이들이 정치를 새롭게 만들거나 바꿀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대선 패배 후 가졌던 유권자들의 상처를 회복시키고 정치를 외면하며 떠났던 사람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문제는 많습니다. 현재 민주당의 모습과 행태를 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당론이 아닌 지역정책을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야권연대가 끌고 나간다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습니다.

▲ 2010년 고양시 지방선거를 이끌었던 '무지개연대' 출처:이무열의 좌충우돌 세상읽기.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야권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무지개 연대'를 만들었습니다. 무지개연대는 고양시장과 지방의회, 광역의회를 석권하면서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무지개 연대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정당 정치에 속해 있는 의제는 배제하고 정책 의제, 그것도 지역에 맞는 정책을 중심으로 정책 연대를 했기 때문입니다. 

야권 단일화를 정당의 사상이나 노선에 따르자면 한도 끝도 없이 갈등이 나옵니다. 그러나 지방에 맞는 정책 의제만을 논의한다면 당리에 따라 분열되는 후보가 아닌 진짜 국민연대 후보를 낼 수 있습니다.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최적의 후보를 선정해 그들의 공약을 널리 알리고 그들과 함께 지역 정치에 참여한다면 지방자치제가 제대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 야권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모여 '무지개 연대'를 만들었습니다. 무지개연대는 고양시장과 지방의회, 광역의회를 석권하면서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무지개 연대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정당 정치에 속해 있는 의제는 배제하고 정책 의제, 그것도 지역에 맞는 정책을 중심으로 정책 연대를 했기 때문입니다. 

야권 단일화를 정당의 사상이나 노선에 따르자면 한도 끝도 없이 갈등이 나옵니다. 그러나 지방에 맞는 정책 의제만을 논의한다면 당리에 따라 분열되는 후보가 아닌 진짜 국민연대 후보를 낼 수 있습니다.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최적의 후보를 선정해 그들의 공약을 널리 알리고 그들과 함께 지역 정치에 참여한다면 지방자치제가 제대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말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치 투쟁을 우선시되는 면만 강조됐습니다. 이제 정치로 우리의 삶을 가장 쉽게 변화할 수 있는 지방자치부터 다시 시작했으면 합니다.
정치연대는 깨지거나 반목, 그리고 서로 아픔을 줄 수 있는 여지가 너무 많습니다. 우리의 정치 역사가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의 사례처럼 야권연대 후보이지만 정당색이 옅고 정치적 노선보다는 실제 행정을 잘할 수 있는 정치인이 많이 생겨난다면 정치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희망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정치] - 수원 '지동벽화마을' 그 아름답고 눈물겨운 이야기
[정치] - '청계천VS수원천' 사람이 다르면 하천도 달라진다
[정치] - 박원순 시장 때문에 잠도 못 자는 서울시 공무원
[정치] - '서울시장 박원순'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자신이 원하는 대통령이 패배했다고 실망과 좌절 속에 살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사는 지역을 움직이는 한 사람만 바뀌어도 우리는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지역과 내게 필요한 정책을 누가 어떻게 할지에 대해 들어보고 검증하고 후보를 선정하여, 그 후보를 밀어주기에는 지금부터 해도 늦을 수 있습니다.
이제 투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내가 사는 지역을 위해 스스로 작은 정치 활동을 해야 합니다. 거창한 정치사상을 위한 정치활동이 아니라 내 앞길의 보도블록을 쓸데없이 뜯어 고치는 것을 막고 그 돈으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써달라고 외치는 자발적인 시민 정치입니다.

세상은 희망을 품고 사는 것만으로 삶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희망의 끈을 절대로 놓지 않기를 여러분에게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여러분이 바로 희망입니다.

아이엠피터  |  impeter701@gmail.com

2012년 11월 7일 수요일

임대아파트의 겨울, 가난은 이웃도 원수로 만든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1-06일자 기사 '임대아파트의 겨울, 가난은 이웃도 원수로 만든다'를 퍼왔습니다.
[도시 속 외딴섬, 임대아파트·②] 겨울이 두려운 주민들

진보신당 서울시당이 영구임대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미 2009년 12월에 임대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지금까지도 꾸준히 공공임대주택에 관심을 두고 관련한 논평을 발표해왔다.

실태조사는 9월과 10월에 걸쳐 강서구의 한 영구임대아파트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단순한 설문조사 방식이 아닌 직접 대면을 통한 인터뷰를 진행했고, 총 25명의 주민을 취재했다.  - 도시 속 외딴섬, 임대아파트①도박집에 가출한 아내…오갈데 없는 부녀에게 "방 빼"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주민의 불만은 무엇일까.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자신의 삶에 대한 불만'이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미흡한 아파트 시설 관리'가 아니었다.

삶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양상은 다양했지만 출발점은 하나로 모였다. 바로 '고정된 저 수입' 구조이다. 조사 대상 주민의 대부분은 일정한 직업이 없었다. 당연히 소득도 없다. 인터뷰에 응한 25명의 주민 중 20명(80%)이 소득이 없는 상태였다. 나머지 5명 중에서도 1명(정규직)을 제외하고는 아르바이트와 공공근로를 단기적으로 하고 있을 뿐이었다.

조사에 응한 주민의 평균 월수입은 51만8000원이고, 월수입이 50만 원 미만인 가구(차상위라 소득이 아예 없는 가구 포함)가 20가구(80%)나 되었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비나 기초노령연금, 장애급여, 참전명예수당으로 겨우 생활하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저축하는 가구는 위에서 언급한 직업이 있는 1명뿐이었고, 나머지 24명(96%)은 '저축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초수급비 등으로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것에만 지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금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진보신당 서울시당

부담되는 겨울철 난방비

이러한 저 수입은 가계 지출의 작은 변화에도 큰 부담을 준다. 하지만 주민에게 임대료 자체는 사실상 큰 부담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임대료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고시 제 2009-679호 '영구임대주택의 표준임대보증금 및 표준임대료' 고시를 보면, 서울시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법정영세인의 표준임대료는 ㎡당 1568원이다. 대부분 주민은 평균 3만4000원, 최대 5만 원의 임대료로 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관리비다. 주민들은 관리비를 얼마나 내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여름과 겨울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었다. 여름은 1~2만 원이라고 대답한 주민들이 많았다. 그럼 겨울은 어떨까. 5만 원 이상이 대부분이었으면, 10만 원 이상이라는 응답도 상당수였다. 10만 원에 달하는 난방비는 앞에서 언급한 월 평균 수입의 20%에 달한다.

주민들은 입을 모아 겨울철 난방비가 부담된다고 했다. 심지어 겨울철 난방비가 부담돼 보일러를 켜지 않고 겨울을 난다는 주민도 있었다. 영구임대아파트의 특성상 대부분 주민이 장애와 고령으로 건강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높은 난방비 때문에 찬방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난방비만 문제가 아니다. 저 수입은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장애 요소로도 작용한다. 일단 집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1차적인 지출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단지 밖으로 나간다면 2차적인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그래서 저 수입으로 인한 사회적 배제가 일어나고 있다.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주민 간의 불신도 문제

저 수입도 문제지만 '주민 간 불신'도 임대아파트 주민의 큰 문제다. 인터뷰에 응한 주민 중 9명(36%)이 '단지 내 범죄 및 소란행위'를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꼽았다. 이는 주민이 20년 가까이 이웃으로 살면서 생긴 다양한 문제들 때문에 상호불신이 누적된 결과로 보인다. 또한, 주민 스스로 단지 내에 퍼져있는 가난·장애·고령화 등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진보신당 서울시당

그 결과 법적으로 보장된 임차인대표회의와 선거에 관한 불신이 굉장히 높았다. 임차인대표회의는 임대주택법 제29조에 보장된 것으로 '1. 임대주택 관리규약의 제정 및 개정, 2. 관리비, 3. 임대주택의 공용부분·부대시설 및 복리시설의 유지·보수, 4. 그 밖에 임대주택의 관리에 관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임대사업자와 협의할 수 있는 기구이다.

하지만 동 대표 선출 과정에서 이해관계를 둘러싼 여러 잡음이 나오면서 선거에 대한 불신마저 팽배한 상황이었다. 이웃에 대한 불신, 동 대표 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많아 대의기구에 대한 불신도 매우 높은 상태였다. 게다가 앞에서 살펴본 저 수입 구조 때문에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꺼리는 상황에서 임차인대표회의에 참여할 유인이 매우 낮아 보인다.

박원순 시장이 해야 할 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9월 13일 서울시 강서구 가양아파트를 찾았다. 1박 2일간 주민의 고충 및 지역 현안, 민원 등을 청취하는 현장회의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고위 실무진과의 '후기 간담회' 자리에서 임대주택 종합대책을 주문했다고 한다.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목소리를 듣고, 종합대책을 주문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겨울은 다가오고 있다. 아니, 이미 겨울은 시작됐다. 앞에서 살펴봤듯이 영구임대아파트 주민에게 겨울은 잔인한 계절이다. 월수입의 많은 부분을 난방비로 지출하게 되면, 당연하게 다른 곳의 지출을 줄여야 한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후 서울 은평뉴타운 우물골의 한 미분양아파트에 마련한 현장시장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과 같은 고정된 저 수입으로는 대응을 하기 어려운 일이다. 서울시는 종합대책은 종합대책대로 준비하되, 그와 별개로 영구임대아파트 주민에게 겨울 난방비를 시급하게 지원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마을 만들기가 가장 필요한 지역은 사회적 약자들이 모여 사는 영구임대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말한 '후기 간담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주거, 복지 제공이란 두 축에서 (벗어나) 일자리 등의 경제정책과 자조적 주민조직도 필요하다"고 했다. 적극 동의한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주민의 대다수는 일자리도 소득도 없다. 저 수입으로 인해 단지 밖, 아니 방 밖으로도 쉽게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민에게 기초생활수급비를 늘리는 것 이외에도 주민이 일자리 매개형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도록 서울시 차원의 계획과 지원이 필요하다. 낮은 수입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배제를 막아야 한다.


 /황종섭 진보신당 서울시당 조직부장

2012년 10월 28일 일요일

원순씨의 서울은 소중하다


이글은 한겨레21 2012-10-29일자 제933호 기사 '원순씨의 서울은 소중하다'를 퍼왔습니다.
[표지이야기] 10월27일로 취임 1년, ‘법·제도·뚜렷한 결과물 없다’는 비판 속 ‘콘크리트 없이 삶 바꾸기’는 성공할 수 있을까전임 시장 손때 없는 2013년 예산안으로 온전한 평가 가능해

»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 1천만 명에게 진보적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좋은 사람’을 넘어 ‘좋은 시장’이라는 것을 보여줄 박원순표 대표 정책은 무엇일까. 탁기형 기자

풍문으로 들었다. 서울시장이 잘하고 있다는 말을. 풍문으로 들었다. 시장 한 명이 바뀌니 삶이 바뀌더라는 그 말을.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월27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전임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스스로 무릎 꿇고, 지지율 5%의 박원순이 50%의 안철수와 악수 한 번으로 자리를 바꿔 앉은 지 벌써 1년이다.

결과 못지않게 과정을 지지하는 민주주의

박원순은 두꺼운 텍스트다. 사회 혁신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그냥 반짝 아이디어가 아니다. 외국 사례를 검토하고 현장을 답사하고 시민의 말을 듣고 전문가의 시각을 보탠, 이미 익어 꼭지만 따면 되는 것들이 많다. 거기에 집행력도 강력하다. 생각하기 전에 추진부터 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다르다. 한국의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민간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를 만들고 키워낸 그다. ‘준비된 시장’이라는 그에게 본청 공무원만 1만6천 명에 달하는 서울시장 자리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은 빈말이 아닐 것이다.
‘새벽 5시 기상→문안→경연→조회→주강→민생업무→석강.’ 조선 왕의 바쁜 일상 밑에 주황색 형광펜으로 줄을 그었다. ‘공부와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이 부족하자 세종은 새벽 2~3시에 일어났다’는 부분에는 빨간 펜으로 밑줄을 쳤다.

시장이 바뀌니 생활이 바뀌었다? 솔직히 실제적인 변화를 체감하기는 아직 힘들다. 1년은 전임 시장들이 저질러놓은 일을 뒤처리하기에도 벅찬 시간이다. 그런데도 서울시장 박원순에 대한 평가는 후하다. ‘내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이라는 그의 선거 슬로건은 시민참여형 시정으로 변주돼 나타났다. 끊임없이 경청하고 토론하고 수정하는 박원순 스타일은 그 ‘과정’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감동시켰다. 결과 못지않게 과정을 지지하는 민주주의가 작동한 탓이다.
박원순은 중요하다. 박원순은 1천만 명을 대상으로 진보적 가치를 제시하고 실행하고 판단받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예측할 수 없는 대선 결과에 따라 박원순의 서울은 한동안 외로운 ‘진보의 기지’로 남을 수도 있다. 그래서 현명한 어느 시장의 선한 의지에만 기대는 시정은 불안하다. 서울에서의 성공은 대한민국에서의 성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현실이 그렇다. 실패도 마찬가지다. 박원순의 서울, 박원순의 실험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10월17일 오후 2시30분. 서울시청 신청사 6층 시장실은 여성 20여 명으로 복작거렸다. 박원순 시장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 에 출연한 ‘경력 단절 여성’들이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1시간 동안 박 시장은 결혼·가사·육아 등을 이유로 직장 등의 사회 경력이 이어지지 못한 여성들의 경험을 듣고 정책적 대안을 함께 고민했다. 이날의 결과물은 여성들이 직접 제작하는 (여성 재취업 가이드북)에 담기게 될 것이다. 박 시장은 여성들의 답변을 유쾌하게 이끌어내는가 하면, 방송 중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들어온 반응을 잊지 않고 소개했다. 이날 방송도 “시민이 시장이다”를 함께 외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서류 더미와 책들로 가득한 시장실 한쪽 벽에는 (조선의 왕으로 살아가기)라는 책의 신문 서평이 오려져 잘 짜인 액자에 모셔져 있다. ‘새벽 5시 기상→문안→경연→조회→주강→민생업무→석강.’ 조선 왕의 바쁜 일상 밑에 주황색 형광펜으로 줄을 그었다. ‘공부와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이 부족하자 세종은 새벽 2~3시에 일어났다’는 부분에는 빨간 펜으로 밑줄을 쳤다. 그렇게 서울시장 업무를 보겠다는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일을 한다.

광복절 즈음 치고 나간 보훈 정책

» 지난 10월17일 서울시장실에서 인터넷 방송 <원순씨의 서울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 ‘서울은 ~이다’ 코너에서 출연자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서울을 설명하고 있다. 정용일 기자

지난 1월30일 박 시장은 1300곳에 이르는 뉴타운·정비사업 구역에 출구전략을 제시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정책 행보를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2002년 시작된 뉴타운 정책은 소유주와 세입자, 주민과 개발업체 사이에 숱한 충돌과 혼란을 일으키다 10년 만에 나갈 구멍을 찾게 됐다. 콘크리트를 들이붓지 않아도 시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박 시장의 지향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출발이었다. 박 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은 지난 9월11일 발표한 마을공동체 5개년 기본계획에 가닿는다. 뉴타운 사업 등 개발로 쓸려나간 공동체 가치 복원이 핵심이다. 2017년까지 마을 975곳을 복원해 복지와 경제, 교육과 육아 등을 주민 주도로 해결하는 커뮤니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 등을 나눠쓰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공유도시도 같은 맥락이다. 뉴타운·인공 청계천 복원(이명박), 한강 르네상스·디자인 서울(오세훈) 등 눈에 보이는 외형적 하드웨어는 거대도시 서울에 차고 넘친다. 그러니 이제는 사람들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꿔 삶의 질을 높이는 소프트웨어를 새로 갈아끼워 넣겠다는 것이다. 다른 정책(표 참조)들을 보더라도 차이는 확연하다. 큰 예산이 들지 않으면서도 복지·의료·문화·여성 분야 등에서 정책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는 내용들에 방점이 찍혔다. 지난 광복절 즈음에는 보수가 선점하던 ‘보훈’ 정책까지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며 치고 나갔다.

» 박원순 서울시장의 2012년 주요 정책

시장과 협력하고 때로는 시장을 견제하는 자치구와 시의원들의 평가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민주통합당)은 “서울시라는 거대한 항공모함의 방향을 돌리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데 생태·공동체·복지라는 큰 틀을 정립해 보여주는 데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패러다임 변화에 성공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뉴타운 출구전략 역시 실효성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박원순이었기에 할 수 있는 방향 전환이었다”고 평했다. 다만 “하드웨어에 과잉 투자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강남과 강북, 부자 자치구와 가난한 자치구 사이의 편차는 고려해야 한다”며 신규 투자에 다른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4선인 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민주당)도 “모든 개발이 ‘삽질’은 아니다. 토건과 결별하겠다며 개발을 억제하다 보니 성동구처럼 피해를 보는 지역도 생긴다”면서도 “그동안 서울시정이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사업을 지나치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온 점도 있다”고 박 시장의 방향 전환을 거들었다.
대부분의 새누리당 소속 구청장들은 박 시장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반면 김용석 서울시의원(새누리당)은 정책적으로 긍정할 부분과 정치적으로 비판할 지점을 구분해 설명했다. “무소속 시장은 어떤 장점과 한계를 가지는지, 기성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실망에 박 시장이 어떤 답안을 내놓을지가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 있었는데 너무 빨리 당적(민주당)을 가졌다”고 지적하면서도 “일부 우려와 달리 비교적 성공적으로 시장직에 안착했다고 본다”고 평했다. 박양숙 서울시의원(민주당)은 “지난 1년은 전임 오세훈 시장이 편성한 상당수의 사업 계획과 예산 편성을 이어받았기 때문에 오롯이 ‘박원순 시정’으로 평가하기 힘들다”며 “하지만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쪽으로 큰 틀에서 시정의 기조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 무상급식,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시의회가 이전부터 추진해온 사안으로 ‘박원순 작품’이 아니라며 ‘시정 6개월’을 박하게 평가했던 강희용 서울시의원(민주당)도 좋은 점수를 매겼다. “초반에는 여러 혼선이 있었지만 시정 목표와 중심에 시민이 굳건히 자리잡는 시간들이었다. 시민의 재발견이다.”

조직 업무까지 시민단체가 하는 거 아냐

박원순표 정책들에 대한 시민사회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단순히 정책 방향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하는 빈도가 잦아졌고 폭도 깊어졌다. “만족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횟수는 많아졌다. 지금도 거버넌스(협치)를 말하기에는 어색하지만 시민단체와 공무원들 사이에 발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서종균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하면서 민관이 협력하는 접점들이 생겨나고 있다. 같이 일을 하다 보니 삐딱하게만 보지는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손종필 서울풀뿌리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예산위원장).
뻣뻣한 결들은 공무원 조직에서 주로 나타난다. 영혼이 가벼운 공무원 조직은 수장을 따라간다지만, 시민운동을 하던 박 시장의 업무 스타일은 그런 공무원들에게조차 여전히 낯설다. 민선 1기 조순 시장(1995~97) 시절부터 서울시에서 근무해온 한 공무원은 “시민단체는 현행법을 넘어서는 부분까지 고민할 수 있지만 공무원들은 법 테두리 안에서 일을 해야 한다. 시장은 여전히 시민단체가 옳고 공무원이 틀렸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본청 공무원은 “시민단체에 과도하게 무게가 실려 있다”고 했다. 그는 “시민단체들이 뚜렷한 논리를 갖고 있지 않은데도 오히려 시장의 생각을 오염시키는 경우가 있다”며 “괜히 테크노크라트가 나오겠나. 40~50대 공무원들이 젊은 시민운동가에 비해 전문성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젊은 운동가들에게 자존심이 뭉개졌을 때 어떻게 신명나게 일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지금까지 수직적 관료체계에 익숙했던 공무원들에게 시민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는 박원순 스타일은 엄청난 변화였던 셈이다. 사후 민원 등을 예방하려고 정책 수립 과정에서부터 시민과 시민단체 의견을 사전 검토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괜히 테크노크라트가 나오겠나. 40~50대 공무원들이 젊은 시민운동가에 비해 전문성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젊은 운동가들에게 자존심이 뭉개졌을 때 어떻게 신명나게 일할 수 있겠느냐.”-본청 공무원
서울시 조직에서 수행하던 업무를 시민단체가 맡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도 따라 나온다. 서울연구원(옛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일하는 한 비정규직 위촉연구원(석사급)은 “박 시장이 추진하는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100여 명에 달하는 위촉연구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고 있다”며 “연차별 일괄 정규직화가 아니라 공채 형식의 정규직화가 추진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는 결국 기존 인력들을 구조조정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구조조정은 결국 우리가 싱크탱크 역할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시민단체가 대신할 수 있다는 얘기 아니겠느냐”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본청과 산하 투자·출연기관 비정규직 2916명 가운데 1054명(36.1%)을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일괄 전환하는 한편, 나머지 비정규직들에 대한 고용 개선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서울시 주진우 노동보좌관은 “반드시 기준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위촉연구원들의 경우에는 정규직화 예외 기준이 적용된다. 현재 용역 연구를 통해 검토가 진행 중이지만 다른 비정규직들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시민이 시장’이라는 박 시장의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박원순이 부재하는, 박원순 이후의 서울은 어떻게 될까. 많은 예산과 인력을 들이기보다 관계를 구축하자는 박 시장의 정책들이 다른 시장으로 바뀌어도 지속될 수 있을까. 박 시장은 지난 10월16일 과의 인터뷰에서 변화는 거스를 수 없다고 했다. “내가 특별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조하는 게 아니다. 이미 우리 시대가 그렇게 변화하고 있고, 그렇게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여전히 나한테 오는 민원·요구·압력은 전부 하드웨어다. 이미 있는 건물도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데 건물을 지어달라고 한다. 정책 비전은 내가 제시하지만, 내가 이래라저래라 말하기보다 전문가·시민사회·주민 참여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있다. 협력적 파트너십과 거버넌스에 의해 만들어진 정책은 다음 시장이 쉽게 바꾸기 힘들 거라고 본다.” 자신이 바꾼 게 아니라 그런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는 시대적 흐름이 이미 자리잡았다는 얘기다.

‘지하철 9호선 계약서’ 정보공개로 ‘말뚝 박기’

현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지역계획학)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마을공동체 사업 등은 조례나 시책, 캠페인에 의지해서 진행되는 사업이다. 제도로서 자리잡지 않으면 금방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시장의 구상과 아이디어는 좋은데 기존 정책 패러다임과 다르다 보니 이를 받쳐주는 현실의 법과 제도가 없다. 대안 임대주택 건설도 실적이 미미한데 이 역시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 공중전화처럼 예산이 투입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조 교수는 “인구 1천만의 국제도시 서울에는 마을뿐만 아니라 국제비즈니스·금융산업 기능 등도 있어야 한다. 산업구조·노동여건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이 필요하다. 도시계획을 시민 참여나 몇 가지 상징적 키워드만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미 서울에는 돌이킬 수 없는 ‘박원순식 말뚝박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시 정보소통광장(http://gov20.seoul.go.kr)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통틀어 가장 적극적이고 앞선 형태의 정보공개가 이뤄지고 있다. 정보공개는 만연한 지방 부패를 막는 강력한 항생제가 될 수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소장은 이렇게 평가했다. “여전히 서울시 내부의 저항이 있기는 하지만 과거에는 절대로 공개되지 않았던 민감한 계약서, 예를 들어 지하철 9호선 계약서 같은 것들이 공개되고 있다.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던 도시계획위원회 회의록도 공개하기로 했다. 이렇게 정보공개 대상에 오른 것들을 시장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비공개로 돌아설 수는 없다.” 말뚝을 박았다는 얘기다.
“구상과 아이디어는 좋은데 기존 정책 패러다임과 다르다 보니 이를 받쳐주는 현실의 법과 제도가 없다. 마을공동체 사업 등은 조례나 시책, 캠페인에 의지해서 진행되는 사업이다. 제도로서 자리잡지 않으면 금방 끝날 수 있다.”-조명래 단국대 교수

» 지난 4월30일 정규직으로 전환된 서울시 비정규직 직원들이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한겨레 이정아 기자

박 시장에 대한 평가는 이제부터가 진짜라고 한다. 박원순표 2013년 서울시 예산안이 그 잣대다. 2012년 예산은 전임 오세훈 시장의 손때가 많이 묻었다. 손종필 서울풀뿌리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예산위원장은 “박 시장 1년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는 2013년 예산이 시의회에 제출되는 11월1일에 시작될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서울시정을 움직이고 재선 이후의 밑그림을 그릴지가 예산을 통해 드러난다. 지난 1년 동안의 고민의 결과가 묻어날 것이다.” 제대로 해보겠다는 정보공개 관련 예산이 거의 늘지 않았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들린다. 강희용 시의원은 “부동산·주택·교육 등 서울시의 문제가 대한민국 문제다. 박원순표 예산이 적용되는 내년에는 일반 시민들도 박 시장에 대한 평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박 시장이 너무 작은 문제, ‘스몰 폴리시’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이 ‘선택과 집중’을 못한다는 지적은 공무원 조직과 시민단체에서도 두루 나온다. 자잘한 것까지 다 챙기며 ‘만기친람’하다 보니 박 시장이 뭘 했는지 깊이 각인된 게 없다는 것이다. “조순 시장은 여의도광장을 공원으로 만들었다. 고건 시장은 원지동 추모공원의 단초를 열었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과 버스전용차로를 시민에게 선사했다. 박원순 시장은 마을공동체를 내세운다. 이제 ‘박원순 서울’의 대표상품이 될 수 있을지 보여줄 차례다. 시민들은 친근한 시장도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는 확실한 리더이기를 바란다. 좋은 사람이 좋은 시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김용석 시의원)

마을공동체는 대표상품이 될 수 있을까

‘서울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뀝니다.’ 박 시장이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운동에서 사용했던 또 다른 슬로건이다. “서울시가 변하면 다른 지자체가 바뀐다. 중앙정부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계속 일종의 모델이 되고, 확산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협력해서 사회를 이 단계에서 저 단계로 옮겨버리는 것이 필요하다.”(대담집 [시민은 현명하다] 중 박원순 시장) ‘박원순의 서울’은 그래서 중요하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시민단체와 공무원 거버넌스
희망제작소는 관변기관?

“실무적으로 보면, 시민사회단체로부터 형식적으로 의견 수렴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좀더 깊숙이 서로 원하는 것을 파악해 의견을 조율했다.”
박원순 시장 취임 뒤 변화를 묻자 서울시 예산담당관 김정한 과장은 이렇게 답했다. 실제 서울시는 올해 초 ‘참여예산제 운영 조례안’을 만들려고 좋은예산센터 등 관련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을 두루 접촉했다. 공동 워크숍을 세 차례 열어 시와 시민사회단체 합의안을 만들기도 했다. 워크숍에 참여했던 손종필 서울풀뿌리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예산위원장은 시의 이런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생각보다 예산과가 오픈돼 있었고 시민사회단체를 파트너로 인정한다는 느낌이었다. (합의안에)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다른 지역 조례안보다 나은 안이라 시와 합의를 했다. 그 뒤 시의회에서 더 나은 안이 나왔고, 결국 시의원 발의로 조례가 제정됐다.”
박 시장이 시민사회와의 소통에 대해 따로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시장이 시민단체 출신이고, 소통을 강조하게 되면 공무원 처지에선 의식을 하게 된다. 형식적인 안을 시행하는 걸 시장이 원하지 않을 거 아닌가. 시민사회와 소통하지 않으면 이런 조례는 공무원 편한 대로 간다. 물론 이런 절차를 밟으면 일은 더 많아진다.” 김 과장의 설명이다.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옛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 2월 경제학자나 관료 출신이 아닌 이창현 국민대 교수(언론정보학부)가 원장에 취임했다. 서울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새 원장은 시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정책을 만들자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며 “예전엔 연구과제가 다 대외비거나 대부분 공무원들이 제안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들이 연구과제를 제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마을공동체 사업 등은 박 시장이 이끌어온 민간 싱크탱크 ‘희망제작소’에서 지난 5년간 연구한 내용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시·구 공무원들이 희망제작소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거나 교육을 받으러 오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희망제작소는 올해 ‘NPO 경영학교’ 사업으로 서울시 보조금을 지원받아 일부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권기태 희망제작소 기획홍보실장은 “박 시장이 설립했다는 이유만으로 (시와 함께 일을 하기가) 조심스러워 보조금 논란 이후 서울시 사업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리했다”며 “그러나 박 시장의 정책을 예전부터 연구해왔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정보공유 등을 외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권 실장은 “현재 서울시와는 공무원들의 자문에 응하는 정도, 서울연구원과는 시민을 중심에 둔 사회 혁신 및 도시정책 연구, 아이디어 공유 등 거버넌스 활성화 차원에서 교류 협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2012년 8월 17일 금요일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8-16일자 기사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끝났다"'를 퍼왔습니다.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 올 겨울이 지나면 새로운 대통령을 뽑게 된다. 5년전 '경제 살리기'를 내걸고 당선된 이명박 정권은 오히려 경제는커녕 씁쓸한 어록들만 남겼다. '프레스바이플'은 MB정권의 어록들을 정리해본다. (편집자주)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2006년 3월 11일. 미국을 방문 중이던 그는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어떤 사람은 재산을 마이너스로 신고했는데 나보다 돈을 더 펑펑 쓰더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경기도지사를 지냈던 손학규 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돈으로 정치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개발의 시대, 부정축재의 시대에는 돈으로 하는 정치가 가능했지만 새로운 시대, 청빈의 시대에는 높은 도덕성, 즉 노블리스오빌리제의 덕목이 지도자에게 강력히 요구된다"고 반박했다.
'돈 없는 사람 정치하던 시대는 갔다'는 말이 논란이 되자 이 대통령은 "'이익을 창출'하는 게 주요 임무인 CEO 경력을 가진 정치지도자의 출현이 국민 혈세를 낭비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국가경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돈이 없다는 것만으로 정치인의 청렴 지수의 척도가 될 수 없다"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주변의 유혹을 이길 수 있을 만큼, 살만큼 살 정도로 여유 있는 집안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한 대통령의 측근들은 모두 금전문제로 구속되거나 형사처벌을 받았다.
MB의 멘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파이시티로부터 금품을 수수했고,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은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돈 있는 사람'의 임기 중 수많은 측근은 저축은행 비리혐의 등으로 구속된 진풍경을 낳았다.
사실 돈 없이 정치계로 뛰어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통령 선거 후보의 기탁금만 5억 원이 든다. 최소한 집 한 채를 팔아야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는 것. 정당정치를 활성화하고 개인 후보의 난립을 막자는 제도이지만 돈이 없는 인사는 대통령 후보도 할 수 없거나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야만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돈이 없다면 정치권에 발도 못 담그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이계덕 기자  |  dlrpejr@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