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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8일 수요일

대선주자들의 ‘재벌개혁 동상이몽’


이글은 시사IN 2012-08-07일자 기사 '대선주자들의 ‘재벌개혁 동상이몽’'을 퍼왔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가 화두이지만, 그 내용은 정치 세력마다 다르다. 특히 재벌의 소유지배 구조를 둘러싸고는 격렬하게 충돌한다. 이들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경제민주화’는 ‘뜨거운 얼음’ 같은 개념이다. 돈이 지배하는 ‘1원 1표’ 원리의 경제(‘시장과 자본’) 영역을 ‘1인 1표’의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재조직하겠다는 것 아닌가. 자본의 본성은 끝없는 축적이다. 자신의 몸집을 불리는 것 말고는 관심이 없다. 그러나 경제 영역을 자본에게만 맡기면 약육강식이 만연해 사회가 분열되고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근대 이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부가 경제 영역에 개입해 자본을 통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자본 통제’ 혹은 경제민주화의 정도가 나라마다 다를 뿐이다.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대한민국 헌법에 삽입된 것은 1987년 10월의 9차 헌법개정안에서다. 그러나 1948년 제헌 헌법에서부터 ‘사회정의의 실현과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이라는 조항은 존재했다. 국가가 대자본에 맞서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행위는 건국 때부터 어느 정도 당연시되었던 셈이다. 그러나 한국의 역사적 특수성에 따라 경제민주화의 개념에도 다양한 의미가 담기게 된다.

1990년대는 박정희 시스템에 대한 해체가 서서히 진행되다 IMF 구제금융 사태를 계기로 급진적 완결로 이어지는 연대다. 당시 경제민주화 담론은, 박정희의 국가 주도 경제개발 모델과 정경유착에 대한 사회적 ‘안티테제’ 성격을 띠게 된다. 경제민주화의 의미는 ‘국가의 자본통제’가 아니라 ‘국가로부터 자본의 해방’이었던 것이다. 

ⓒ캐리돌제작 시사IN양한모

1990년대 초반 당시 경실련, 참여연대 등 ‘민주 시민단체’들과 개혁적 경제학자 중 상당수는 ‘관치 반대’ ‘금융 자율화’ ‘재벌 개혁’ 등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국가 규제는 구악(舊惡)처럼 간주되었고, 이에 부응한 정부는 규제개혁위원회를 신설해 부동산·노동·사회서비스 등에 대한 각종 규제 철폐에 나선다. 당시의 경제민주화는 일종의 ‘반국가주의 경제개혁’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호황기였던 1990년대 초·중반에 재벌 개혁은 쉽지 않았다. 

재벌은 ‘돈 많은 사람’이 아니라 ‘기업집단’을 일컫는 말이다. 재벌 가문은 다수의 기업들을 피라미드 형태로 조직해, 작은 투자금으로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었다. 외부 자본이 대기업 지분을 사들여 재벌 가문의 경영권을 빼앗기도 힘들었다. 대기업 주식을 대량 매입하려면 정부의 인허가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덕분에 국내 재벌들은 경영권을 다른 자본에 빼앗길 염려로부터 해방되어 자동차, 반도체 등 장기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었다. 여유 있는 계열사들이, 융자나 출자로 이런 ‘미래산업’ 부문의 ‘어린 기업’에 엄청난 돈을 투자해 성장시켰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업집단 시스템의 장점이 일상적 정경유착 등 사회적 폐해로 이어진 것도 사실이다.


이름은 같아도 내용은 딴판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로 드디어 재벌 개혁의 호기가 도래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정부에 구제금융 210억 달러를 빌려주는 대가로 ‘자본시장 자유화와 개방’을 요구했다. 재벌 대기업의 주식(과 경영권)을 국내외적으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하라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기득권 세력인 재벌 가문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축소해 기업집단을 해체하거나 느슨하게 만드는 ‘재벌 개혁’이 필요했다. 말하자면 당시 ‘경제민주화’로 불린 재벌 개혁은 IMF로 상징되는 국제 금융자본의 요구이기도 했던 것이다. 대기업을 ‘관치’와 기업집단에서 ‘해방’시켜, 주주들의 ‘단기 수익 추구’에 부응토록 하라는 이야기다(주주자본주의). 경제민주화와는 이름은 같지만 상반되는 흐름이다.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나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승일 박사가 국내 ‘경제민주화 운동’에 대해 “해외 금융자본이나 주주의 뜻에 따라 대기업을 운영하게 해서 자본에 대한 사회의 통제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경제 자유화일 뿐이다”라고 비판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대선을 앞둔 올해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경제민주화를 주장하지만 그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각 세력의 경제민주화 슬로건 아래는 재벌, 국가(관치), 주주자본주의 등에 대한 상반된 전통과 철학이 깔려 있다. 이에 더해 재벌과의 밀착 정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려는 정략 등이 복합되어 각종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여야가 내놓고 있는 경제민주화 공약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하나는 대자본이 다른 계층(노동자, 중소기업, 영세 자영업자)에 가하는 경제적 폭력을 억제하기 위한 ‘공정거래’의 영역이다. 여야는 이 부문에서 거의 일치하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여야는 또 하나의 경제민주화 공약인 ‘재벌 소유지배 구조 개혁’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충돌한다. 각 정치 세력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새누리당:재벌의 힘을 제대로 쓰자

새누리당 혹은 박근혜 캠프의 주장은 재벌그룹의 넘치는 힘을 일부러 줄일 것이 아니라 외부로 분출시키자는 것이다. 그래서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재도입을 반대하고 순환출자도 ‘신규’에 대해서만 금지하자고 한다. 여기에는 새누리당이 재벌과 역사적으로 가까운 관계였다는 점도 일조하고 있을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전략통 중 하나인 신동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기업집단 자체를 무력화하면 안 된다. 민주당이 경제력의 균형을 원한다면 우리는 경제력 있는 자가 그 힘을 제대로 쓰라는 견해이다”라고 말했다. “대기업 집단은 빵집 등 골목 상권이 아니라 미래 산업이나 첨단기술이 필요한 부문에 진출해서 세계와 제대로 된 경쟁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일부러 재벌그룹의 힘을 뺄 필요는 없다.” 그는 ‘골목 상권 침입’ 등은 관련 법률만으로도 충분히 규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의 재벌 규제 정책은 무엇인가. 대표적으로는, 최근 김재원 의원이 발의한 ‘국민연금 의결권 강화’ 법안이 있다. 사실상 정부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은 한국 주요 대기업들의 최대 주주 중 하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재벌 총수의 지배권을 지원해주는 거수기 구실을 해왔을 뿐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총수 가문 견제에 연기금을 사용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김재원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재벌 총수들이 횡령·배임죄를 저질러도 최대 주주 중 하나인 국민연금은 손 놓고 보기만 했다. 이번 법안은 국민연금공단이 공공성에 기반해서 주주권을 의무적으로 행사해 경제민주화를 달성하겠다는 취지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르겠으나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진정성을 의심한다. 김현미 의원은 새누리당이 재벌 소유지배 구조도 함께 건드리지 않으면 규제를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열린우리당이 집권했을 때 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는 법안 개정을 추진한 적이 있다. 그런데 당시 한나라당의 박근혜·유승민 의원 등은 ‘연기금 사회주의’라며 색깔 공세를 펼쳤다. 지금 와서 태도를 바꿨지만 도무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0년 9월 청와대에서 열린 대기업 총수 초청 간담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앞줄 왼쪽) 등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민주당:재벌 지배력 근본적으로 줄여야

민주당의 ‘경제민주화론’에서는 재벌 소유지배 구조 개선이 중추를 이룬다. 민주당 이용섭 정책위 의장은 “출총제,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가 재벌 개혁의 핵심이다. 이런 내용이 없는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주장은 진정성이 없는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이상직 의원은 지난 7월20일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기업의 주인은 총수가 아니라 주주이며, 주주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만큼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과의 이런 차별성을 계속 강조하려 할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라디오 방송에서 “경제민주화의 출발은 시장에 넘어가버린 권력, 재벌에 넘어간 권력을 되찾는 것이다. 바로 재벌 개혁이다”라고 경제민주화를 정의한다. 

민주당 재벌 개혁 정책의 핵심인 출총제는,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들이 순자산의 30%까지만 다른 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순환출자 금지와 함께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3년 안에 해소하도록 할 계획이다. 더욱이 재벌그룹들은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지주회사 형태로 기업집단 형태를 바꿔도 곤경에 처할 것이다(17쪽 상자 기사 참조). 지주회사제에 대해서도 ‘자회사 지분율’을 20%에서 30%로 높이는 한편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역시 200%에서 100%로 낮추는 법안이 제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참여연대 출신 김기식 의원은 출총제 대상을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에서 30대 집단으로 확대하고 출자총액 한도를 25%까지 낮추는 더 강력한 법안도 내놓았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재벌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출총제 폐지, 환율 조작, 금융지주회사법 개정 등 재벌에 줄 수 있는 것은 다 줬지만 돌아온 것은 없더라는 인식이다. 민병두 의원의 말을 들어보자. “이명박 정부는 대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주면서 재벌과 일종의 신사협정을 맺은 바 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이 뭐냐. 고졸 사원 몇 명 채용해준 것밖에 없다. 정운찬 교수가 아무리 동반성장 이야기해도 재벌들은 코웃음 칠 뿐이었다.”

그래서 민병두 의원은 재벌의 경제 지배력을 근본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횡포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본다. “재벌 계열사가 이명박 정부 치하에서 500여 개나 늘어났다. 그중 일부가 빵집 등 골목 상권으로 침투하면서 자영업자들이 피폐해진 것이다. 근본적인 차단 의지를 보여야 한다.”


안철수:아직은 모호한데…

사실상 안철수 원장의 ‘대선 공약집’으로 불리는 (안철수의 생각)은, 지금까지 여러 세력이 제출한 경제민주화 담론의 집대성이라고 할 만하다. 안철수 원장 역시 “재벌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면서” 중소기업·노동자·자영업자·농민 등 상대적 약자들이 희망을 갖기 힘든 경제구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정거래 부문’(대자본과 다른 사회 계층 간의 관계에 해당하는)에서 단호한 제도 개혁을 요구한다. “재벌의 부당 내부거래와 같은 불공정한 거래, 편법상속과 증여, 중소기업의 기술 인력 빼가기 등 모든 위법 행위를 철저히 막아야 하고” 이에 대해 징벌적 배상제, 내부고발자 보호 및 포상 등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범죄의 경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나 병합선고, 즉 모든 죄의 형량을 합산해서 처벌하는 방식으로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 원장에겐 새누리당과 민주당에서 입법되지 않은, 혁신적인 경제민주화 방안도 있다. 예컨대 기업의 최고 의결기구로 주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이사회에 대해 “노동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노동시장에 대해서도,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같은 일을 하는 정규직·비정규직의 임금을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등 급진적 의견을 제시한다. 복지제도를 확대하려면 ‘보편 증세’(부자 증세뿐 아니라 중·하층 이하 계층도 형편에 따라 세금을 늘리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새누리·민주당이 감히 제안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 잠재적 대선 후보로는 최초로 ‘기업집단법’을 제기했다. 존재하지만 아직 ‘법률적 실체’로 인정되지 않고 있는 기업집단(과 이를 총체적으로 지휘하는 총수)을 법률로 규율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기업집단 내에서 계열사 간의 지원이 인정되는 한편 경영실패 시에는 총수에게 법률적 책임을 지울 수 있다. 

그러나 재벌 소유지배 구조에 대한 안 원장의 입장은 대단히 불투명하다. 순환출자는 “유예기간을 주되 단호히 철폐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출총제에 대해서는 “정권에 따라 없앴다 부활했다 하는데, 그렇게 쉽게 바뀔 수 있는 것 말고 일관성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좀 더 연구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는 극히 모호한 태도를 보일 뿐이다. 그래서 안 원장이 출총제 재도입을 찬성하는 것인지 반대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이는 아마 안 원장이 ‘재벌개혁론’과 ‘주주자본주의 경계론’ 사이에서 아직 확고한 노선을 선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안철수의 생각)에는, 재벌 개혁과 주주자본주의 규제의 필요성이 동시에 언급된다. 예컨대 “재벌 개혁이 잘 돼도 외국 자본이 다 집어삼킬 가능성이 있으니 투기자본으로부터의 방화벽도 구축해야 하고” “최근 각국 기업들이 주주 중심주의라는 고립된 개념 아래 사회성과 공익성에 대한 인식이 희박해지면서 국가, 노동자, 소비자, 지역주민 등 이해당사자들의 이익을 외면하는 경향이 커졌다”라는 식이다.

이에 대해 ‘주주자본주의 경계론’의 원조라고 부를 만한 국민대 조원희 교수와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은 비판적이다. 재벌 가문의 지배력 축소가 주주자본주의의 강화로 나타날 수 있는데, 재벌 개혁과 주주자본주의 규제를 병행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안 원장의 시각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조원희 교수는 기업집단을 적극적으로 긍정한다. “대기업 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산업과 업종에 따라서는 필요하고 더욱 효율적일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대자본을 작게 쪼개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것을 사회적으로 통제할 것이냐이다.” 정승일 위원은 “야당들은 주주자본주의 규제보다 재벌 규제가 시급하다고 말하지만 출총제를 잘못 실시했다간 재벌그룹들이 대규모로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이를 외국자본이 인수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라며 “무엇보다 그동안 기업집단들이 힘을 모아 대규모 장기 자금이 필요한 미래 산업에 투자하는 메커니즘이 파괴될 수 있다”라고 걱정한다. 재벌그룹의 소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상속세로 납부된 재벌그룹 상속 지분의 국가 보유 또는 공익재단 보유 같은 조치를 통해 재벌그룹의 소유권을 부분적으로 사회적 통제하에 넣을 것”을 주장한다. 

한편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대기업 소유지배구조 안정화에 주력하는 반면 ‘노동시장 정책’은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웨덴은, 대기업 지배구조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노동조합 강화로 노동자의 협상력을 높였기 때문에 기업 실적이 서민층에 전달된 경우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독일에서는 노동시장을 지나치게 유연화해서 기업은 부자지만 불완전 노동자가 도리어 늘어나는 불균형이 발생되고 있다. 이처럼 새누리당의 태생적 한계(반노동)로 인해 독일의 부정적 사례가 국내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의견들을 감안하면 ‘뜨거운 얼음’인 ‘경제민주화’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결정되어 있지 않다. 각 정치세력들은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오는 대선 때까지 경제민주화를 둘러싸고 치열한 쟁투를 벌이며 다양한 방안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실질적으로 채워 넣는 결정권은 시민에게 있다.

이종태 기자 | peeker@sisain.co.kr 

2012년 6월 28일 목요일

일본 힘 빌려 북한 막는다? 군사협정 몰래 통과시킨 이유는…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6-28일자 기사 '일본 힘 빌려 북한 막는다? 군사협정 몰래 통과시킨 이유는…'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솎아보기] 국무회의 기습 통과… 미국의 중국 견제 들러리, 일본도 동상이몽

꼼수의 결정판이다. 정부가 일본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안을 26일 비밀리에 국무회의를 통과시켰다.
정부는 국무회의를 통과시키면서 사전 안건 목록에도 올리지 않았고 결과 브리핑도 하지 않았다. 확인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요구에도 정부 당국자는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하다가 결국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되면서 국무회의 통과 사실을 실토했다.
언론보도가 없었다면 국민의 안전과 안보에 직결된 사안인 군사협정을, 그것도 국민 정서상 반발이 큰 일본과의 협정을 비밀리에 통과시키려고 한 것이다. 비밀작전 하듯 급하게 처리하려는 꿍꿍이 속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
당장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협정 체결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반발하고 있다. 협정 내용도 문제다. 일본의 군사적 개입을 허용하는 관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해 동북아 군비 경쟁이 심화돼 군사적 긴장도 자연스럽게 고조될 수밖에 없다.
통합진보당 상황은 꼬일대로 꼬이고 있다. 당 대표 선거가 온라인 투표 시스템 오류로 전면 중단되면서다. 부정, 부실 선거를 두고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선거중단 책임을 두고도 확산되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아몰레드’ 기술이 협력업체 직원을 통해 경쟁국으로 유출돼 산업기술 보안에 대한 헛점이 드러났다.
배우 고 고 장자연씨에게 성접대를 받은 명단에 포함됐다며 논란이 됐던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재판 증인대에 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7부(이인규 부장판사)는 “방 사장이 장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고 말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의 공판에 방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28일자 아침종합신문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반칙 가르치는 일제고사)
국민일보 (검, 피의자 인권보호 '나몰라라')
동아일보 (90조 시장가치 아몰레드 중국-대만으로 기술 샜다)
서울신문 (기술 매국)
세계일보 (전국 34만 가구 보증금 리스크)
조선일보 (정당이란 이름이 부끄러운 진보당)
중앙일보 (가뭄 진압 출동한 경찰 물대포(포토뉴스))
한겨레 (한-일 군사정보협정, 국무회의서 몰래 의결)
한국일보 (90조 시장 차세대 아몰레드 기술 도둑 맞았다)

정부가 일본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안을 지난 26일 대한민국 정부와 일본국 정부 간의 비밀정보보호에 관한 협정안이라는 이름으로 통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총리 주재로 한 국무회의에서다. 체결안은 이명박 대통령 재가와 양국 외교장관의 서명만 남아있는 상태로 협정안이 일본을 통과하면 이번 주 중 양국은 협정 서명식을 갖을 예정이다.
꼼수의 결정판 드러났다
그런데 정부는 감쪽같이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지난 4월 북한 로켓 발사 이후 북한 정보에 대한 상호공유 필요성이 있다고 하지만 국민 설득 과정도 없었고, 협정 내용에 대한 문제점을 듣는 공청회 자리 하나 마련하지 않았다.
국민 정서상 일본에 대한 반발 등이 예상됐겠지만 무슨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것처럼 국무회의를 통과시킨 것은 쉬이 납득되지 않는다.
지난 5일 광북회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앞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서도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 이래 대한민국이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부터 안전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렇지만 역대 어느 정권도 그것을 이유로 일본과 군사협정을 논의한 적도 없다"면서 "같은 민족의 군사적 위협을 해소하는데 다른 나라도 아니고 과거 우리 민족을 도탄에 빠뜨렸던 일본의 힘을 빌리려는 발상은 북한으로 하여금 민족 정체성마저 상실했다는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또한 김관진 국방장관도 지난달 17일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대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5월 중 일본을 방문해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을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국민적 관심이 크고 정치권에서도 졸속처리 문제를 지적하는 만큼 졸속처리하지 않고 앞으로 국회 차원의 논의를 거쳐 처리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정부는 결국 꼼수를 부렸다. 경향신문 (한·일 군사협정 꼼수 ① 즉석안건으로 몰래 ② 명칭서 ‘군사’ 빠져 ③ MB 부재 중 기습)이라는 기사를 보자. 경향신문는 26일 국무회의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을 비밀리에 의결하는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국무회의 안건 실무 담당자에 따르면 안건은 국무회의 사흘 전까지 온라인 국정관리 시스템에 올려야 하고 제목과 내용을 국무회의 전날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군사협정안을 일반 안건이 아닌 즉석 안건으로 올려 언론이 관련 사실을 알 수 없게 했다.
국무회의가 끝난 뒤에도 김용환 문화부 2차관은 관련 사실을 브리핑하지 않았다. 더욱이 27일 세계일보가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이 조만간 국무회의에서 통과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간 뒤에도 정부는 관련 사실에 대해 확인해 주지 않거나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 경향신문 3면

경향신문에 따르면 국방부 당국자는 “한·일 간에 실무협의가 진척됐지만, 협정 체결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다음주 국무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외교부 당국자도 “협정 의결사실 공개는 상대국도 준비됐을 때 하는 것인데, 아직 일본이 우리만큼 진도가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께 설명드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협정 이름도 바뀌었다. 당초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이었던 이름은 정보보호협정으로 변경됐다. 경향신문은 "협정의 군사적 성격을 감추려는 꼼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에 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점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국민을 속이는 꼼수를 부리면서까지 급하게 일본과 군사협정을 체결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향신문은 미국을 배경으로 들었다. 경향신문은 "지난 14일 워싱턴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에서 미국 측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조속히 체결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고 한 정부 당국자는 말했다"며 "당시 김성환 장관은 일본과의 군사협정은 국민 정서상 문제가 있다고 말했으나 미측이 강하게 압박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아시아·태평양으로의 회귀’ 정책에 따라 미국은 한일간 군사협력 뿐 아니라 호주, 인도, 베트남 등과 소규모 다자협력체 구축해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이 재정적자로 인한 국방예산 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한일 군사 협력은 미국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북한 로켓 발사가 한일 군사 협정 체결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국민 정서를 고려해 신중하게 처리하겠다는 외교·국방 당국의 약속에도 불구, 갑자기 비밀리에 협정이 통과된 것은 이 시기를 넘기면 당분간 협정 체결이 어렵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게다가 일본 내에서 조만간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말을 넘길 경우 당분간 군사협정을 맺기 어려워진다는 게 양국 공통의 인식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과 같은 군사협정 체결 추진 이면에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신안보전략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정부가 일본과 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서두르는 데는 미국의 이러한 압력이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정보보호협정 체결 이후 미국이 더 높은 수준의 일본과 군사협력을 요구해올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정부에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한-일 군사정보협정을 바라보는 미국과 일본의 속내가 2010년 11월 내부고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 전문에 적나라하게 공개돼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9년 4월13일 도쿄의 미 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미·일·한 3자 안보협력에 대한 한·일 관료와 학계의 견해’라는 제목의 전문에는 일본은 미국과 한국을 포괄하는 3자 안보 협력에 전적으로 찬성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에 유사 사태가 터졌을 때 자위대를 동원해 자국민들을 무사히 소개하기 위한 게 찬성의 근거다.
한겨레는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로부터 일본 시민들을 소개할 수 있는 집결지, 피난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 (이들을 일본으로 수송하기 위한) 항구와 공항 등의 정보뿐 아니라 자위대의 비행기나 함선이 한반도에 진입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아베 노리아키 일본 외무성 미일안보조약 담당 부국장의 의견을 소개했다.
또한 도쿄 미 대사관의 8월14일치 전문에는 에드워드 라이스 주일미군 사령관이 대포동 2호(북한은 인공위성 주장) 발사를 지적하며 “세 나라는 정보 공유 등 필요한 정책과 작전상의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성향 신문들은 하지만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협정 내용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것도 모자라 일본의 군사 능력을 적극 홍보했다.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협정이 맺어지면 양국이 수집한 북한 관련 정보와 국제 테러 및 해적, 재해에 관한 정보들을 교환하게 된다"며 "‘꿩 잡는 게 매’라는 속담이 있듯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도발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는 한·일 간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이번 협정 체결에 큰 기대감마저 나타냈다. 동아일보는 "일본의 대북 감시능력은 한국보다 ‘몇 수 위’로 평가된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궤도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이지스구축함을 6척이나 운용하고 있다. 이 함정들은 탄도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SM-3 미사일도 탑재하고 있다. 한국 해군은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없는 이지스구축함 2척을 실전배치한 상태"라며 일본 군사 능력을 적극 홍보했다.
또한 "일본 방위성은 올 4월 작성한 ‘장거리미사일 발사검증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탐지를 위해 서해에 이지스함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 방안이 확정되면 일본의 북한 미사일 관련 첩보와 동향 파악이 더 정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사설

일본이 보유한 정찰 위성의 능력에 대해서도 "일본은 지상 6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광학위성 2기와 야간·악천후에도 촬영이 가능한 레이더위성 2기 등 모두 4기의 감시위성을 운용하고 있다"며 "일본 항공자위대가 보유한 10여 대의 공중조기경보기와 육상의 장거리 대공레이더도 한반도 주변에서 신호정보(SIGINT)와 영상정보(IMIMT) 등 각종 대북 군사첩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끝으로 동아일보는 군 정보 당국의 말을 인용해 "분초를 다투는 위기 상황에서 미국을 경유해 제공받는 일본의 대북 정보와 첩보는 가치가 떨어지거나 전달 과정에서 가공돼 활용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며 “한미일 3국의 대북 감시태세를 극대화하려면 한일 간에도 정보공유 체제가 필요하다"며 이번 협정의 체결 필요성을 적극 홍보했다.
나아가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한반도 안보를 강화한다는 명분이라면 당당하게 국민을 상대로 설득에 나서야 한다"며 "일부에서는 독도를 분쟁지역화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과 군사정보 협력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편협한 생각"이라고 훈계했다.
사실상 이왕 통과됐으니 일본 군사 정보를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군사 협정 내용상 군비 경쟁이나 일본의 군사력 확대 위험에 대한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역시 관련 기사를 다뤘지만 절차성의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거나 군사 협정 내용에 대한 비판은 찾아볼 수 없다.

통합진보당 사태 꼬일대로 꼬였다

설상가상 엎친데 덮친격이다. 한겨레는 당 대표 선거 온라인 투표 시스템이 오류로 인한 전면 중단이 되면서 "두쪽으로 나뉜 통합진보당 세력이 무엇을 하더라도 서로 믿지 못하고, 어떤 사안이든 마주보고 충돌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도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27일 새벽 진행 중이던 당 대표 온라인 투표가 전면 중단됐다. 시스템 오류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당 대표 선거가 부정, 부실 선거로 인한 당 내부 혼란의 수습책으로 꼽혔지만 선거가 중단되고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서로를 향해 선거 중단 책임론까지 제기했다.
선거 중단과 관련해 당권파 쪽 김미희 의원은 “비대위가 기존 투표 시스템을 믿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업체에 졸속 계약을 했다”며 “불신병과 조급증이 결국 초유의 투표 중단 참사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또한 "“초유의 투표 중단 사태에 책임지고 강기갑 혁신비대위가 총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이에 강기갑 후보 쪽 박승흡 대변인은 “현 상황을 슬기롭게 수습하고 당 지도부를 선출해 당을 빠른 시일 안에 정상화하는 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며 “당권파의 혁신비대위 총사퇴 요구는 전날 확정된 진상조사특위의 진실을 호도하는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맞받아쳤다.

▲ 한겨레 6면

2차 부실, 부정 선거 조사 결과를 두고서도 양측은 물러설 수 없는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다.한겨레는 "2차 진상조사가 부정선거의 핵심증거로 내세운 ‘미투표 현황 수시 열람’의 성격을 두고 양쪽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며 "중앙당 컴퓨터에서 1484건의 미투표 현황 조회가 이뤄진 것에 대해 특위의 보고서 내용과 특위 조사에 참여한 외부 전문가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외부전문가는 투표권자가 투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선관위에 문의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문의가 오면 당사자의 신원과 투표권 여부, 투표 여부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보고 있다. 중앙당에서 이뤄진 1484건의 조회 수 역시, 제주도 건설회사 사무실에서 이뤄진 미투표자 현황 조회가 6000여건이었다는 점과 비교해도 결코 많은 수치가 아니라는 게 외부 전문가의 판단이라고 한겨레는 전했다.
국가 핵심 기술 도둑 맞았다
국가 핵심 기술이자 기술 개발비만 각각 1조 3800억원과 1조 270억원이 투입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아몰레드’(LG는 화이트OLED) 기술이 협력업체 직원을 통해 중국과 타이완 등 경쟁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디스플레이의 핵심 기술이 담긴 실물 회로도를 협력업체 직원들이 납품장비에 달린 카메라로 낱낱이 촬영해 개인용 USB(휴대용 저장장치)에 담아 회사 밖으로 반출했지만 별다른 제재는 없었다.
디스플레이 패널의 검사 장비를 납품하는 오보텍 한국지사 직원 김모(36)씨 등은 올가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될 예정인 55인치 TV용 아몰레드 패널과 화이트OLED 패널의 불량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경기 용인의 삼성 공장과 파주의 LG 공장 생산 현장에 들어갔다.
이들은 패널 회로의 불량 여부를 점검하는 검사 장비의 카메라를 이용해 실물회로도에 대한 정밀 사진을 부위별로 15장 촬영했고 신용카드 형태의 USB에 사진을 옮긴 뒤 벨트와 지갑, 신발 밑창에 숨겨 현장을 빠져나왔다.

▲ 서울신문 3면

이들은 빼돌린 정보를 이스라엘 오보텍 본사로 전달했고, 경쟁업체인 BOE와 AUO 등의 영업을 담당하는 오보텍의 중국 및 타이완 지사에도 넘겨졌다.
한국일보는 사설을 통해 "아몰레드 기술의 유출에 따라 그동안 우리가 유지하고 있던 대외 기술격차가 급격히 좁혀질 우려가 있고, 결국 기술의 독점력을 약화시켜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며 "기술유출을 일삼는 산업스파이에 대해 단호하고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할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다"고 보도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증인대 서나

배우 고 장자연씨에게 성접대를 받은 명단에 포함됐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63)이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7부(이인규 부장판사)는 “방 사장이 장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고 말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의 공판에 방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27일 밝혔다.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방 사장을 신문해야 한다는 피고인 측의 증인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특히 논란의 한 가운데 서 있던 방 사장이 직접 출석해 성접대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표명할지 관심사다.

▲ 경향신문 10면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은 2009년 4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장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명단인) ‘장자연 리스트’에 조선일보 방 사장이 포함됐다”고 실명을 거론한 뒤 자신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두 차례에 걸쳐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게재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또한 검찰 조사를 받고 기자실에 들러 ‘장자연 리스트’ 문건 1장을 들고 ‘2008년 9월 룸살롱 접대에 저를 불러서 (지워진 부분) 잠자리 요구를 하게 만들었습니다’라는 내용 중 ‘지워진 부분이 조선일보 방 사장’이라고 말해 추가 기소된 바 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