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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4일 수요일

"정문헌, 자기가 만든 법률도 기억못하나?"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10-24일자 기사 '"정문헌, 자기가 만든 법률도 기억못하나?"'를 퍼왔습니다.
대통령기록관에 남북정상회담 기록 공개 요구…예문춘추관 법안 대표 발의

▲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정발언을 제기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005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제정을 주도했음에도, 대통령기록관 측에 해당 법률을 어겨서라도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23일, 전날 정 의원이 새누리당 대북게이트 위원들과 함께 대통령기록관을 항의방문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록 일체 공개를 요구한 점을 두고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에 있는 대통령 지정기록물을 보여 달라는 퍼포먼스였다. 참으로 황당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대통령지정기록물 공개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의결이 이루어진 경우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발부한 영장이 제시된 경우에 해당되는 경우만 공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더군다나 이번 논란에 핵심에 있는 정문헌 의원의 행동은 더욱 황당하다. 정문헌 의원은 지난 2005년 11월 22일 '예문춘추관법'이라는 법안, 즉 현재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에 모태가 되는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인물"이라고 질타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11월 한나라당 의원들은 '예문춘추관(藝文春秋館)' 제정법을 발의했는데, 당시 정 의원의 대표발의를 맡았다. 해당 법률은 대통령 퇴임 후 5년, 10년, 30년, 50년이 되는 해에 청와대 회의를 통해 기록물의 공개 범위와 대상을 정하고, 퇴임 후 100년이 되면 국가안위와 관계된 부분을 제외한 모든 기록물의 공개를 의무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
특히 해당 법률에는 엄격한 공개 원칙이 담겨 있는데, △ 특정기록물은 제1항(2년·5년·10년·30년)이 정한 시점이 되기 전까지는 공개·열람되지 안되며, 누구도 그 제출을 요구할 수 없다 △ 다만, 춘추관이 특정기록물을 효율적으로 관리·보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나 해당 대통령이 형사상의 소추를 받아 그 증거로써 필요한 경우 △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의 찬성 의결이 이루어진 경우 등은 예외로 한다는 점 등이 담겨 있다.
당시 정 의원은 "조선시대 말기 존재했던 사관제도를 부활시켜, 대통령의 역사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고 통치행위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결국, 형사소추 문제와 관련된 사건이 아니고서야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뜻. 더군다나 2007년 남북정상회담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라 30년간 비공개로 하는 기록물이다. 그럼에도, 정 의원은 자신이 만든 절차를 모두 무시한 채 막무가내로 정보를 공개하라고 말한 것.
정보공개센터 측은 "과연 역사적으로 이런 행동들이 어떻게 평가받을지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한다. 사실 대통령지정기록물 논란은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때마다 불거져 나온다"며 "우리나라의 기록문화가 자리 잡기에는 우리나라 정치권의 문화가 너무 후진적이다. 스스로 반성이 필요한 대목으로 보인다"고 거듭 질타했다.
이를 두고 트위터 여론 역시 "법을 만든 사람이 법을 어기자고 땡깡을 부리는 꼴이군요", "자신이 만든 법률도 기억하지 못하나?", "국익보다 당리나 개인 이해득실을 우선시하는 철학 없는 새누리당. 그들의 본질은 자가당착적 모순덩어리", "멍청함에도 정도가 있어야지", "이런 수준의 인간이 2005년도에도 국회의원이었는가" 등의 질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트위터리안들은 "대표 발의한 법안이라고 하지만, 자신이 직접 법안을 작성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히 다른 자가 만들어 준 것은 아닐까? 혹은 베끼기?" 등의 비아냥이 잇따르는가 하면, 일각에선 "왜, 이명박 대통령도 무슨 말 했는지 다 공개해보지"라면서 정치공세를 목적으로 대통령 자료를 공개하라는 요구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도 다수.
한편, 트위터에선 과거 노 전 대통령이 방북 이후 열린 제51차 상임위원회에서 "NLL을 두고 북측과 논의한다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며 "어쨌든 NLL은 건드리지 않고 왔다"라는 발언을 담은 동영상이 퍼지면서 트위터리안들은 "정 의원과 새누리당 측이 제기한 의혹의 답이다. 정치생명까지 걸었으니 응당한 책임을 잘 준비를 하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2012년 6월 13일 수요일

[사설] 가당찮은 북의 이념논쟁 개입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2일자 사설 '[사설] 가당찮은 북의 이념논쟁 개입'을 퍼왔습니다.

북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들의 방북 때 행적을 공개할 수 있다며 우리 쪽 이념논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북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그제 ‘종북세력 척결 광란으로 차례질 것은 조소와 수치밖에 없다’는 제목의 공개 질문장을 통해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정몽준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언행을 공개할 뜻을 내비쳤다.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차치하고라도, 체통을 잃어버린 결례이자 부질없는 짓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의 의도는 몇 가지로 풀이할 수 있다. 우선 12월 대선 정국에 대한 개입이다. 조평통은 “종북 소동은 위기감을 조성해 선거 정국을 보수 재집권에 유리하게 몰아가기 위한 것”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하지만 북과 관련한 움직임은 최근 치러진 선거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벌인 북의 판문점 총격 사건이 북풍이 위력을 발휘한 마지막 선거일 것이다. 이때 총격 사건이 안보심리를 부추기면서 여당인 신한국당이 대승을 거뒀다. 김대중 정권 때인 2000년 4월 총선 직전의 6·15 남북정상회담 발표와 2010년 6월 지방선거에 앞서 서둘러 발표한 천안함 사건 조사는 의도와 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우리 쪽의 종북논쟁을 물타기하고 여권이 더는 종북공세를 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자는 뜻도 있을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이 “여러 곳을 참관하면서 친북 발언을 적지 않게 했다”거나 정 의원과 김 지사를 겨냥해 “방북 발언 모두 공개 시 남조선 사람들이 까무러칠 것”이라고 한 대목에서 그런 의도가 엿보인다. 또 일부러 우리 쪽의 반발을 부추겨 ‘적대적 공존관계’를 강화하자는 생각도 있을 수 있다. 취약한 3대 세습 체제를 공고하게 하는 게 당면과제인 북으로서는 우리 쪽과 대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런 사정과 관계없이 북의 태도는 천박하고 가당찮다. 남북은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으면서도 화해와 협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통일을 이뤄야 하는 특수관계이다. 이런 맥락에서 박 전 위원장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화해와 협력 차원에서 방북하면서 의전적인 차원에서 좋은 말도 하고 선물도 줬을 수 있다.
북이 이런 것까지 끄집어내어 공개니 뭐니 하면서 겁박하는 것은 선의를 악의로 갚는 하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북은 이런 공세가 도리어 그들을 불신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쪽 당사자들도 무분별한 종북공세가 이런 개입의 빌미를 주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2011년 12월 20일 화요일

김정일 사망, MB는 김영삼 반면교사 삼아야


이글은 대자보 2011-12-19일자 기사 '김정일 사망, MB는 김영삼 반면교사 삼아야'를 퍼왔습니다.
[공희준의 일망타진] 한반도의 냉엄한 현실과 북한 급변사태 대비해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작스러운 사망은 그동안 우리가 너무나 내부적인 정치적 화두들에만 자폐적으로 몰두해왔음을 통렬하게 일깨워주었다. 특히 이른바 ‘생활정치 제일주의’에 광신적으로 매몰된 ‘축소지향형 정치집단’의 득세는 대한민국이 마치 북유럽 여러 나라들과 같은 안온하고 안전한 국제정치적 환경을 누리고 있는 것과 같은 어처구니 없는 착시현상을 불러온 것이 사실이다.

이명박 정권 등장 이래로 남북관계는 심각한 퇴행을 거듭하였다. 김영삼 정권이 집권할 당시에 벌어졌던 상황과 놀라울 만큼 대단히 흡사하다. 더군다나 한반도는 물론이고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치명적으로 위협하는 북한 핵 문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해결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김영삼 정부 당시에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였고,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숨졌다. 김일성이 사망하자 한국 정부는 대책 없고 비이성적인 북한 붕괴론에만 매달리다가 한반도의 위기를 오히려 심화시켰다. 이명박 정권은 김영삼 정권의 전철을 답습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크다.

다행히도 그때는 김대중이라는 불세출의 거인이 한반도 정세가 전면적 파국으로 빠지지 않도록 튼튼한 안전판 역할을 훌륭하게 맡아주었다. 허나 현재는 무능하고 식견 짧은 김영삼의 후예들이 집권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들마저 장악하고 말았다. 문재인과 유시민의 대북관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그것에 가까울지, 김영삼 전 대통령의 그것에 가까울지는 물어보나 마나다. 노무현 정권이 출범하자마자 정권 수뇌부가 가장 먼저 착수한 정책은 대북송금 특검 수용이었다. 역대 수구냉전 정권들과 마찬가지로 정권의 이익을 위해 남북관계를 거리낌 없이 희생시킨 것이다.

그러므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사상 최초의 남북정상 회담을 성사시키고, 남북관계의 발전에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한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정치에 임해야 할 것이다. 그들마저 한반도의 냉엄한 현실과 북한의 급변사태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수수방관하면서 당장의 인기와 지지율에 급급해 친노세력 식의 얄팍한 ‘내수용 정치’에만 몰입한다면 우리 민족에게는 더 이상 아무런 희망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통일을 외면하는 정치인과, 통일이 필요 없다고 믿는 무리가 진보진영의 미래와 개혁세력의 운명을 주도하는 엽기적인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한다. 민주당 재건의 길은 남북관계 정상화의 길에서 찾아야 한다. 민주당이 해체되었다고 평화롭고 정상적인 남북관계까지 덩달아 아예 완전히 해체당해야만 하겠는가? 
글쓴이는 정권탈환의 본진 누리집(http://soobok.or.kr/) 운영자입니다.

[사설] 한반도 안정이 최우선이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19일자 사설 '[사설] 한반도 안정이 최우선이다'를 퍼왔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 중병설이 나돌았지만 최근 회복 기미를 보이던 그의 급작스러운 사망은 충격적이다. 북한뿐만 아니라 한반도 및 주변 정세 전반에도 심대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 위원장 사망 발표와 동시에 후계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승계를 강조함으로써 체제 안정에 대한 의구심에 쐐기를 박았다. 북한이 이후 사태 전개를 제대로 통제하리라고 누구도 장담할 순 없지만 권력 공백에 따른 급변사태가 바로 뒤따를 정도로 체제가 허약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럴수록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김 위원장의 사망과 그것이 불러일으킬 한반도 및 주변 정세 변동은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에 비견될 만하다. 당시 북한은 현실 사회주의체제 붕괴 뒤 극도의 어려움에 봉착했고, 핵위기로 한반도는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가는 위기상황을 맞고 있었다. 이후 17년간 북을 통치해온 김 위원장은 경제위기와 자연재해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북한 체제를 재건하고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했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건설도 받아들였다. 악의 축으로 규정하며 체제 존립을 위협한 미국 조지 부시 정권에 맞서 핵무기도 개발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혹독해서 그가 약속한 강성대국은 인민을 먹여살리는 것조차 어려운 처지가 됐다.
정세변동의 정략적 이용 경계해야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상황은 어떤 면에선 김 주석 사망 때보다 더 열악하다. 지난해 공식화한 김정은 후계체제는 긴 세월 동안 권력승계 수업을 받은 김 위원장 때와는 달리 아직 굳어지지 못했고, 경제상황도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못했으며, 대량 탈북 사태에서 보듯 체제 이완의 징후마저 뚜렷해졌다. 남북관계는 더 경색돼 있고, 주변 정세도 17년 전 못지않은 격변기를 맞고 있다. 북 체제의 불안정성은 그만큼 더 커졌다.
이런 긴박한 시기에 남북관계가 17년 전보다 더 경색돼 있다는 건 치명적이다. 현 정권 등장 이후 남북관계는 두 차례의 정상회담이 거둔 성과 이전으로 되돌아갔다. 지난해의 천안함·연평도 사태 이후엔 거의 전면적인 단절 속에서 긴장만 높아졌다. 김 위원장 사망 발표까지 남쪽이 어떠한 이상징후도 포착하지 못한 현실이 이런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남쪽이 북의 정세 변동과 관련해 쓸 수 있는 카드는 거의 없다. 이것이야말로 이런 긴박한 시기에 최대 위험요소일 수 있다. 북을 압박해서 굴복시키거나 체제 붕괴를 통한 흡수통합까지 염두에 둔 남쪽 강경론자들이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사실상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상황은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근시안적이고 무책임하며 위험한 것인지 다시 한번 보여준다.
우리는 당연히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그들과 협의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독자적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극도로 제한돼 있는 이상, 상황을 우리가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가기 십상이다. 이 또한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내년의 총선과 대선까지 앞둔 우리의 유동적인 정치상황도 불안 재료다. 정권 차원에서 이런 상황을 이용하려는 욕심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그랬다가는 자신들뿐 아니라 민족 전체에 치명적 손실을 가하는 심각한 사태를 부를 수도 있다. 게다가 중국의 급부상과 미국의 상대적 쇠퇴 속에 동아시아 정세가 근본적인 구조변동을 겪고 있고, 특히 내년은 이들 주요국의 정치 상황이 동시에 바뀔 수도 있는 권력교체기다. 이런 이행기에 안팎의 정치세력이 김 위원장 사망이 촉발할 정세 변동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불장난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