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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19일 월요일

‘나프타의 멍에’ 노동자에 고스란히…캐나다, 수십만명 실직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18일자 기사 '‘나프타의 멍에’ 노동자에 고스란히…캐나다, 수십만명 실직'을 퍼왔습니다.

 FTA 깨어진 약속 ② 1% 대 99%
다국적 기업들 철수해도안전망 없어 속수무책
지니계수도 10.8%↑일자리정책, ISD 휘말려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 사는 조지 패너(36)는 지난 15년간 자동차 제조공장을 아홉 군데나 옮겨다녔다. 처음에는 중소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기술을 익혀 다국적 기업으로 이직했고, 최근에는 공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어쩔 수 없이 이직했다. 지난달 3일에는 아홉 번째 직장이자 세계 1위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가 런던의 디젤기관차 제조공장을 폐쇄했고, 패너는 동료 직원 450명과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
캐터필러가 공장을 폐쇄한 이유는 임금 50% 삭감, 연금제도 폐지, 의료 혜택 축소 등의 새 근로조건을 캐나다 자동차산업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아서다. 이에 회사는 폐쇄한 기관차 제조공장을, 산업노조의 힘이 약한 미국 인디애나주로 옮길 계획이다. 회사의 경영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 아니다. 캐터필러는 지난해 49억달러(5조5200억원)의 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2010년(27억달러)에 견줘 83%나 늘어난 것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다. 기관차 제조공장 앞에서 캐터필러의 보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던 패너는 “온타리오주에서 일자리를 다시 구할 수 있을지 암담하다. 아내, 딸과 헤어져 석유 채굴을 하러 다른 주로 옮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이후 캐나다 사람들은 시장 경쟁 논리를 앞세우는 대기업에 대항하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플램버러 지역 주민들은 지하수를 지키겠다며 투자자-국가 소송(ISD)을 제기해 채석장 사업 인허가를 받아내려는 다국적 시멘트업체에 맞서고 나섰다. 캐나다 자동차산업노조(CAW) 제공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발효 후 캐나다 상위 1%는 경제적 이득을 얻었지만, 나머지 99%는 산업구조가 재편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제학자인 짐 스탠퍼드는 “나프타의 ‘에너지 공유’ 정책에 따라 캐나다의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이 미국으로 대거 수출됐다. 그래서 캐나다 달러 가치가 올라가고, 캐나다산 상품과 노동력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2000년에 미국 달러의 67% 수준이었던 캐나다 달러의 가치가 지난 10년간 폭등해 미화와 동등해졌고, 그사이에 57만개의 일자리가 제조업 부문에서 사라졌다. 반면, 대미 수출 증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자원 부문에서 저숙련, 저임금 노동력을 흡수하고 있다.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1920년대 이후 처음으로 캐나다의 소득 분배 상태가 악화됐다.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10.8%나 상승해 2011년 현재 0.324를 기록했다. 선진국 가운데 소득 불평등이 가장 심한 미국(0.378)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불평등 진행 속도는 캐나다가 빠르다. 스탠퍼드는 “나프타가 발효될 때 정부는 승자와 패자가 생기겠지만 재분배로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과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법인세와 소득세를 삭감하라고 압박해 정부의 재정 수입이 줄었고, 덩달아 사회복지 지출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나프타 발효 때 국내총생산(GDP)의 43%였던 재정 수입 규모는 지난해 38.2%로 떨어졌고, 정부 지출도 49.7%에서 43.2%로 감소했다. 고용보험부터 노인연금까지 사회보장제도가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스티븐 클라크슨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정치학)는 “캐나다 같은 중소국이 세계 최강국과 경쟁 논리로 맞서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정부의 산업 정책도 나프타에 어긋나는 ‘보호무역주의’라고 압박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물산과 한국전력이 70억 캐나다달러(약 8조원)를 투자해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와 체결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이 투자자-국가 소송(ISD)에 휘말린 것이다. 삼성물산 등은 2016년까지 총 2500㎿ 규모의 세계 최대 풍력·태양광 발전 및 생산 복합단지를 온타리오주에 건설해 20년간 운영하기로 계약했다. 주 정부는 캐나다 현지 부품과 노동력을 25% 이상 의무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비싼 값에 사들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미국 텍사스주 재생에너지 개발업체인 메사(MESA)파워그룹이 “나프타 위반”이라며 손해배상금 7억7500만 캐나다달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팀 캐리 자동차산업노조 런던지역 대표는 “예전에는 캐나다에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타이어 등 일정 부품을 캐나다산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프타 위반이라서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기업의 탐욕을 제어할 정부 규제를 시행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토론토/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2012년 3월 1일 목요일

정영하 위원장 "김재철 MBC는 인사청문회 취재조차 안 했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2-29일 기사 '정영하 위원장 "김재철 MBC는 인사청문회 취재조차 안 했다"'를 퍼왔습니다.
"파업 목표 김재철 사장 퇴진 뿐", "간부들조차 흔들리고 있는 상황"

MBC 파업이 30일째를 맞고 있다. ‘종결 투쟁’을 선언하며 “국민의 품으로 MBC를 되돌리겠다”는 MBC노동조합의 파업은 노조원이 아닌 간부들까지 파업에 동참하고, 드라마PD들도 파업 동참을 검토하고 나서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강도가 세지고 있다. 이 와중에 회사에 출근조차 하지 않던 김재철 사장이 법인카드로 호텔과 백화점 등에서 수억 원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배임’ 혐의에 휩싸여 있다.

▲ 정영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장이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김재철 사장 퇴진" 요구를 하고 있다. ⓒ이승욱
파업 30일 째를 맞아 CBS라디오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한 MBC노동조합 정영하 위원장은 현재의 MBC는 “완전히 망가졌기 때문에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파업의 구체적 목표는 “공정방송을 망가뜨린,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린 김재철 사장 퇴진 한 가지 뿐”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현행 노동법에서 현재의 파업을 불법 파업이라고 하더라도 공영방송 노동자들에게 “근로조건보다 중요한 것은, 복지후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정방송을 지키는 것”이라며 “현재 월급도 못 받고 있지만 파업에 동참한 모든 조합원들이 그걸 알고 있다”고 밝혔다.
‘내곡동 사저 의혹, 한미 FTA 문제들, 10.26재보선 편파 보도, 김문수 도지사 119 전화 사건’ 등 지난 2년 간 MBC에서 벌어진 공정 방송의 후퇴 양상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언급한 정 위원장은 “김재철 사장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지향점을 보인 것은 시청률과 예능․오락뿐”이며 MBC 내부에 “민감한 상황들은 언급하지 않는다는 방향성이 제시됐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MBC보도국의 후퇴 양상을 설명하며 단적으로 “장관 인사청문회의 경우 아예 취재조차 안 했다”며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청문회 특별취재단조차 구성되지 않는다”며 보도국의 퇴행적 행태를 고백했다.
정 위원장은 현재 MBC 내부 상황에 대해 “보직 간부 등 비조합원까지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며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간부들조차 “많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드라마PD들의 파업 참가에 대해서는 “드라마는 제작 여건상 세우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회사가 선전하고 있는 것처럼 ‘이 역할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로 “50명의 드라마 피디가 기명으로 김재철 사장을 받들기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는 성명을 낸 사실”을 환기했다.
MBC에 이어 KBS가 파업을 준비 중이고 YTN마저도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가는 등 방송사 전체가 파업에 돌입하는 상황에 대해 정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 아래에서 언론 장악이 지난 4년 간 얼마나 심하게 노정되어 있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라며, “진작했어야 한다는 지적에 백번 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석고대죄 드린다”며 “정권의 언론 장악에 대해서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려는 자성이고 자정활동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