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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19일 일요일

F-35 미 제조사 “산업협력 하려거든 5000억원 내놔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김종대의 디펜스21 2012-08-16일자 기사 'F-35 미 제조사 “산업협력 하려거든 5000억원 내놔라”'를 퍼왔습니다.


F-35를 생산하는 미국의 록히드마틴사는 한국이 차기전투기사업(FX)에서 자사와 “항공 산업 협력을 하기 위해서는 총4억6000만불을 먼저 투자하라”고 우리 방위사업청에 요구해 왔다. 기존의 전투기사업의 경우 전투기를 사 주면 도입비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한국 항공업체의 대응구매 및 산업협력을 보장해주던 절충교역(off-set) 방식을 적용했던 데 반해, 이번의 록히드마틴의 요구는 전투기 사업비와 별도로 한국의 선투자를 요구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7월 30일에 방위사업청이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의뢰하여 전 방산업체 발송한 ‘F-X사업 산업협력(IP) 참여 희망업체 파악’이라는 공문을 통해 밝혀졌다. 공문에 따르면 록히드는 한국이 도입하기로 한 차기전투기 60대 분에 대하여 “F-35를 선정할 경우 ▲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인프라 ▲ 주익 및 동체 조립체 ▲ 수평 및 수직 미익 조립체 분야에서 한국 방산업체가 산업협력(IP : Industry Partnership)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럴 경우 한국이 F-X 사업과 별도로 투자를 해야 하는데, 그 금액은 앞의 세 분야가 각기 6천570만불, 2억6470만불, 1억2710만불로 총 4억5750만불에 달한다. 방위사업청은 공문에서 “특정업체의 산업협력을 위해 한국정부가 투자하는 것은 특혜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부적절”하므로 “국내업체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업체에 공문을 발송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내용을 소개한 3장짜리의 간략한 공문만으로 록히드의 의도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공문을 접수한 업체 관계자들은 “한마디로 참여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황당한 제안”이라는 반응이다. 우선 록히드가 말하는 산업협력(IP)이라는 방식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작년부터 록히드는 F-35를 통해 한국과 산업협력을 하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으나, 그 내용은 F-35 프로그램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고, 미국이 공동 투자국 9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 3000대의 F-35를 판매하고 나면, 그 이후에 발생하는 판매물량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시장성이 분명치 않다. 설령 3000대 이외에 추가 판매물량이 있다고 해도 이미 F-35를 생산하는 기존에 참여하는 국가들이  강하게 기득권을 요구할 경우 우리의 참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산업협력을 한다 하더라도 그 범위가 한국이 구입하는 60대 분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우리 돈으로 5000억원 이상을 요구하는 선행투자가 업체 차원에서 이루어지려면 최소한 그 10배에 해당되는 5조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그러나 8조3000억원을 투입하는 현재 F-X사업은 F-35의 경우 전자장비와 특수복합소재 등 전투기 원가의 상당부분이 록히드 몫이고, 이걸 제외한 우리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조립 및 엔진구성품은 불과 1~2조원 밖에 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공문에서는 그 예상 사업 범위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체 관계자는 “이런 공문으로 5000억원 투자를 하라는 것은 분명 횡포에 가깝다”며 “투자를 결정하는 이사회에 상정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추가적인 제안이 없는 한 록히드 측의 산업협력 제안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복수 업체가 산업협력 입찰에 응하지 않으면 경쟁의 취지도 무색해진다. 방위사업청은 산업협력 업체 의향서를 이번 달 20일까지 제출받고, 예비입찰 공고 후 9월 4일까지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항공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입찰이 불과 한 달여 만에 결정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정부 간 거래(FMS) 방식으로 판매되는 F-35는 절충교역(off-set)을 할 수 없도록 발목이 잡혀있기 때문에 반드시 절충교역을 하도록 되어 있는 한국 무기시장에 변칙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현재 F-15SE를 공급하는 미국의 보잉사와 유로파이터를 공급하는 유럽의 EADS사는 이미 한국 업체에 상당한 물량이전을 절충교역 제안서에 포함시켜 놓은 상태다. 특히 이 두 회사가 제안한 물량이전은 아예 전투기 또는 민항기 분야에서 특정 사업권을 한국 기업에 제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고, 한국 기업에게 선행투자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회사의 매출 성장을 위해 이번 절충교역이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되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데 반해 록히드 측의 산업협력 방식은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한국기업에게 먼저 돈을 내놓으라는 식이다.

차기전투기 평가점수의 18.4%를 차지하는 경제적, 기술적 편익에 대해 록히드 측이 물량이전이 아닌 산업협력 방식을 고집할 경우 F-35에는 상당한 감점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은 관계자는 “록히드의 산업협력 제안은 감점이 아닌 득점 요인”이라고 말을 하고 있어 여러 관계자들로부터 어리둥절한 반응을 얻고 있다. 방사청 해명대로라면 우리 업체들의 참여 분위기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김종대 편집장  jdkim2010@naver.com   

2012년 7월 27일 금요일

[세상 읽기] 서울에 온 미국의 ‘안보장사꾼’ / 김종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26일자 기사 '[세상 읽기] 서울에 온 미국의 ‘안보장사꾼’ / 김종대'를 퍼왔습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유달리 국내 방위산업체들에 무기 수출을 독려하는 이명박 정부에 미국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둔 적이 없다. 미국 정부는 국내 방산업체의 명품 무기로 알려진 청상어·홍상어 어뢰는 미국제 하푼 대함미사일의 기술을 베낀 것이고, 신궁 휴대용 대공미사일도 역시 미국제 스팅어 미사일의 기술을 도용한 것이라는 심증을 키워왔다. 외형과 적용 기술이 미국제 무기와 똑같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2009년에 국내 한 방위산업체가 독자개발한 F-16 전투기의 전파방해장비(ALQ-200)를 파키스탄에 수출한다고 하자 미국 정부는 “알카에다가 있고, 중국제 전투기를 사용하는 파키스탄에 미국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장비를 판매하겠다는 거냐”며 한국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적성국 무기 수출을 규제하는 바세나르 체제까지 들먹이며 야단치는 미국 정부를 달래느라고 우리 업계 관계자는 진땀을 빼야 했다. 특히 중국 전투기에 미국 장비가 부착된다는 심각한 문제제기에 우리는 “파키스탄 수출은 포기하겠다”는 약속까지 덧붙였다.그러던 중 지난해 8월에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F-15K 전투기의 센서인 타이거아이의 봉인을 한국 공군이 무단으로 뜯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즉시 미 국무부 수석부차관보가 이끄는 11명의 일행이 서울에 들어와 당시 을지프리덤가디언 군사연습 기간임에도 한국의 관계자를 불러내 거의 막말에 가까운 언사를 구사하며 소동을 부렸다. 서슬 퍼런 미국의 태도에 우리 쪽은 한-미 공동조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해명을 믿지 않은 힐러리 국무장관이 김성환 외교부 장관에게 한국의 무단 기술도용을 기정사실화한 항의서한을 보낸 때가 10월이다. 마침 서울을 방문한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은 김관진 국방장관과 2시간30분의 회담 중 1시간을 타이거아이 의혹을 따지는 데 할애하면서 “한국의 불법 방산기술 유출을 방지하는 대책을 수립하라”는 훈수까지 늘어놓았다.이렇게 미국이 한국 정부를 다그치던 지난해 10월 미국 언론은 “미국 정부가 파키스탄에 전파방해장비(ALQ-211)를 4900만달러어치 판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우리에게 위험한 국가라고 지목한 파키스탄에 한국 기업이 수출을 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한국 기업의 수출물량을 가로채서 미국 기업에 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패권적이고 이중적인 미국의 태도에 속을 앓던 방위사업청은 올해 7월 기술통제관이라는 직위를 신설했다. 방사청은 기술통제관을 우리 방산기술 유출을 보호하기 위해 신설했다고 말하지만 작년에 타이거아이 사건을 통해 미국에 약속한 후속 대책의 일환이라는 점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최근 수출이 추진되는 한국 무기를 보면 독일과 협력하여 제작한 잠수함이라든지, 유럽 회사와 협력한 헬기 등 주로 유럽 방산기술들이다. 반면 미국과 협력하면 온갖 설움을 다 받고 수출도 봉쇄된다. 오직 한-미 동맹 강화라는 명분으로 합리화될 뿐이다. 미사일 주권, 원자력 주권도 빼앗기고, 방위산업 자립도 물건너가는 마당에 현 정부는 미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정권 말기의 대규모 미국제 무기 도입이 추진될 모양이다. 더군다나 미국 정부는 유달리 자신들에게 협조적인 이명박 정부가 끝나기 전에 무기 판매 계약을 서두르고 있고, 주한미군 기지 이전,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약속도 받아내려고 몹시 바빠졌다. 지금 서울에 와 있는 미 국방부의 애슈턴 카터 부장관은 김관진 장관과 회담을 마치고 평택, 오산의 미군기지로 달려갈 예정이다. 그런 카터 부장관에 대해 ‘안보 장사꾼’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확산되는 중이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2012년 4월 22일 일요일

'알짜' 방산 공기업 KAI, 재벌에 넘어간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21일자 기사 ''알짜' 방산 공기업 KAI, 재벌에 넘어간다'를 퍼왔습니다.
정책금융공사, 한국항공우주 지분매각...한진.한화 유력, 삼성.현대차도 관심


ⓒKAI 국내 유일의 항공방위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민영화 될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가 방위산업체인 알짜 공기업 한국항공우주산업(KAI, Korea Aerospace Industries)에 대해 지분매각을 통한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인수자로는 한진, 한화, 삼성, 현대 등이 유력한 상황이다. 재벌에 알짜 공기업을 넘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는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지난해 6월 KAI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이어 대주주의 지분매각이 가능해진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민영화에 시동을 걸었다. 다만 4.11총선을 의식해 매각 주관사 선정을 늦추고 매각 일정을 총선 이후 공개하기로 했다. 

총선이 끝나자 지난 19일 정책금융공사는 전격적으로 민영화 일정을 공표했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4월 중 매각 자문사 선정을 시작으로 M&A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책금융공사는 이달 중 매각자문사 선정한 뒤 6월초 매각주관사 통해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현재 KAI의 최대주주는 한국정책금융공사로 지분 26.4%를 보유하고 있다. 민간 기업은 삼성테크원(10%), 현대자동차(10%), 두산(5%)이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정책금융공사와 3개 민간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56.4% 중 40% 이상의 지분을 매각해 민간 인수자가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KAI민영화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진영욱 사장은 "이번 매각대금을 중소기업 대출 지원, 벤처캐피탈 자금 지원 등 고유 업부에 필요한 재원에 사용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본질은 인천공항공사, 산업은행에서 볼 수 있듯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차원의 민영화인 것으로 보인다. 

KAI 인수전에 뛰어들 기업으로는 한진그룹, 한화그룹과 기존 주주인 삼성, 현대, 두산이 꼽히고 있다. 대한항공을 계열사로 둔 한진그룹은 지난해 상장 전부터 KAI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한진은 미국의 보잉사나 유럽의 에어버스 제작사인 EADS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산업이 그룹의 모태인 한화그룹도 관심을 갖고 있다. 여기에 삼성, 현대차, 두산 등도 추가 지분확보를 통해 KAI 경영권 확보에 뛰어들 가능성도 남아 있다. 

진영욱 사장은 "여러 루트를 통해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유효경쟁은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진영욱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
KAI의 주가(20일 종가)는 3만 1150원으로, 시가총액은 3조 363억원에 이른다. 지분 50%+1주의 최소 매각 가치만 1조 5천억원이 넘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할 경우 거래 규모는 2조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항공방위산업부문 국내 시장점유율 100%에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고등훈련기 T-50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우량기업이 된 공기업을 재벌에 팔아치우는 데 곱지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KAI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2857억원, 영업이익은 1060억에 달하며, 올해 1분기 매출액이 3천 3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었다. 당기순익 역시 같은 기간 492%나 폭증했다. 

한편 KAI매각 총대를 맨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재무부 은행과장, 재정경제부 국제금융담당관, 한화증권 사장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취임한 인물로 '강만수 사단'으로 꼽히고 있다. 진 사장은 지난 2008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재직시절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 투자 건에 대한 사후관리 미비 등으로 무려 1조6000억원의 적자를 냈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다시 KAI 사장으로 중용됐다. 

97년 외환위기 당시 당시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장으로 외환위기의 유탄을 맞고 공직에서 물러났으며, 당시 재경부 차관이던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이 각별히 아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