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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6일 목요일

앵커도 ‘멘붕’… 뉴스 조작 MBC, 해명도 ‘멘붕’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05일자 기사 '앵커도 ‘멘붕’… 뉴스 조작 MBC, 해명도 ‘멘붕’'을 퍼왔습니다.
“‘조작’이라는 지적 억울”…방통심의위, 전체회의 회부

런던 올림픽 중계 도중 뉴스 화면을 조작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던 MBC (뉴스데스크)가 방송통신심의의위원회 전체회의에 회부됐다. 의견진술에 나선 윤영무 MBC 뉴미디어뉴스국장은 “잘못했다”면서도 ‘조작’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억울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방통심의위(위원장 박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5일 오후 회의에서 지난 7월27일 방송된 MBC 에 대해 심의를 벌였다. MBC는 당시 'MBC-구글 올림픽 SNS 현장중계'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런던과 서울 주요 지역의 응원 모습을 ‘실시간 쌍방향 중계’로 전달한다면서 영국 트라팔가광장과 영국 채링크로스의 한인식당, 서울 코엑스를 연결한 화면을 보여줬다.

문제는 MBC가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이라며 방송한 화면이 MBC 여의도 사옥 6층 뉴미디어뉴스국 사무실이었다는 점이었다. 당시 배현진 아나운서는 “이곳은 또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인데요. 다들 모여 계시네요”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면에 비춰진 이들은 MBC의 계약직 직원들이었다. MBC는 구글코리아와 공동으로 ‘구글플러스’의 행아웃 온에어(다자간 동시 화상통화의 생방송 기능)를 통해 생생한 응원 열기를 전한다고 홍보했었다. MBC 노조 민실위는 7월31일 보고서를 내어 “김재철 사장이 자신의 치적 홍보를 위해 뉴스 팩트까지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 지난 7월2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이날 의견진술에 나선 윤영무 국장은 “저희가 실수한 부분은 잘못됐다. 사과드리겠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나 곧이어 윤 국장은 “그러나 조작이라고 하는 부분은 너무 말이 안 된다”며 “그걸 조작할 이유도 없고 그걸 조작해서 제가 얻는 이익이 뭐가 있겠나. 그런 것들이 너무 억울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조작’이 아닌 ‘실수’였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서면의견진술서에서 당시 방송에서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을 화상으로 연결할 계획이었으나, 사전에 구글 측과 시간 및 일정이 조율되지 않은 탓에 직원들이 모여 응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자 급히 화면을 뉴미디어뉴스국으로 변경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뉴미디어뉴스국은 중계 테스트를 위해 상시 연결돼 있던 상황이었다. 

제작진은 앵커멘트에는 애초 ‘구글코리아 사무실’이라는 대목이 들어갔지만, 특정 회사를 밝히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있어 ‘서울의 한 사무실’이라고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것이 급작스럽게 화면을 바꾸면서 미처 멘트를 손보지 못해 빚어진 ‘실수’라는 게 제작진의 해명이었다. 윤 국장은 “다른 의도는 하나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당시 방송이 ‘녹화방송’이었다는 점이다. 권혁부 소위원장은 “녹화였다면 장소가 사실과 다르게 언급됐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제작 당시와 방송 시간 사이에 그걸 바로잡을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윤 국장은 “저는 당시 런던에 있었지만 실무 책임자 설명을 들어보니까 방송 5분 전에 편집해서 넘겨줬다고 한다”면서 “책임자가 (부장·팀장) 두 사람이었는데 실제로 (잘 못 됐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앵커멘트를 고쳐야 하는데 우리 진행자들이 ‘멘붕상태’에 왔던 것 같다”는 말도 했다. 

위원들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엄광석 위원은 “녹화 시작은 몇 시부터 했냐”고 물었다. 뉴미디어뉴스국 황태선 SNS뉴스부장은 “6시부터 했다. 방송은 9시에 나갔다”며 구글에서 뉴미디어뉴스국으로 화면을 옮겨 녹화를 시작한 시점은 “6시 50분”이라고 밝혔다. 엄 위원은 “그럼 (방송 시점인) 9시까진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텐데 그럼 당연히 빨리 앵커멘트를 수정하자는 얘기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재차 물었다.

▲ 지난 7월2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황 부장은 “7시5분에 녹화가 끝났는데 그 당시 (런던 트라팔가광장에 임대한) 스튜디오를 빨리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고, 윤 국장은 “방송을 하다보면 데스크를 봤는데도 지명이나 이름이 틀리게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멘붕’ 상태가 오면 사실 눈에 안 보이고….”라고 답했다. 윤 국장은 또 “방송 5분 전에 (편집 본을) 넘겼고, (화면) 6개가 다 연결됐다는 데 흥분했던 것 같다”며 “앵커도 (화면에 등장했던 사람들이) 뉴미디어뉴스국 직원인지 모른다. 그래서 더 모르는 상태에서 넘어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국장은 ‘억울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이걸 그냥 부풀려서 (조작이라고) 얘기하다보니까 신문에 나고 뭐하니까 전부 이상해서…”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그는 “이걸 (SNS 중계시스템을) 오바마 대통령이 활용했더라. 장소라는 것 보다는  화면에 나온 사람들에 대한 다자 간 토크이기 때문에 이게 장소라는 게 큰 의미가 없구나 하고 뒤늦게 제가 알게 됐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이름하고 장소 같은 것들은 절대로 틀려서는 안 된다는 게 방송의 엄정함이라고 생각한다”는 설명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위원들의 질타는 이어졌다. 김택곤 위원은 “조작이라는 비판에 대해 매우 억울해하는 부분이 일면 이해가 된다”면서도 “그러나 단순한 실수라고 강변하시기엔 좀 옹색하다”고 지적했다. 권혁부 소위원장도 “바로잡을 수 있는 여유는 충분히 있었다고 보인다”며 “행여나 그 정도는 ‘익스큐스(Excuse)’할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박성희 위원은 “가장 중요한 건 시청자와의 신뢰의 관계”라며 “그런 사고가 있었을 때 즉시 새로운 멘트에서 빨리 잘못을 인정하는 게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윤 국장은 “앞으로 이런 일은 절대로 없을 거고 이번 한 번만큼은 위원님들이 너그럽게 양해를 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조작이라는 건 우리가 얻을 이익이 있어야 조작”이라는 말도 반복해서 강조했다. ‘SNS 중계’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려다 벌어진 ‘실수’라는 점을 감안해 달라는 얘기였다. 권 소위원장도 “뉴미디어를 통해서 다양한 요소들을 담아내는 새로운 시도를 한 점은 평가 할 만하다”면서도 “그게 공교롭게도 자사 사무실을 쓴 것이 문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제재수위 논의에서 권 소위원장은 ‘행정지도’ 수준의 징계 의견을 냈다. 그러나 박성희 엄광석 위원이 ‘주의’ 의견을 내자 권혁부 소위원장도 ‘주의’ 의견에 맞췄다. 장낙인 위원은 ‘경고 및 관계자 징계’ 의견을 냈다. 그러나 김택곤 위원이 “진술인과의 관계”를 이유로 기권 의사를 밝히면서 제재수준에 대한 합의는 불발됐다. 김 위원은 “오늘 나온 진술인과는 사회부에서 같이 몇 년을 일했다”며 “심의위원으로서의 책임을 게을리 했다는 지적은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결국 해당 안건은 ‘미합의’로 전체회의에 회부됐다. 


한편 MBC는 해당 사건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열어 윤 국장과 황 부장 등 관련 책임자들을 문책할 예정이지만, 노조는 ‘꼬리 자르기’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2012년 8월 10일 금요일

시청자우롱 MBC 뉴스조작 실무자만 징계하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09일자 기사 '시청자우롱 MBC 뉴스조작 실무자만 징계하나'를 퍼왔습니다.
뉴미디어 부장 등 징계절차…"전형적인 꼬리자르기, 외국에선 사장 물러날 일"

MBC가 시청자를 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올림픽 뉴스영상 조작 사태에 대해 실무책임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징계 절차에 들어가 내부에서 전형적인 꼬리자르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MBC는 파업 기간 권재홍 보도본부장의 일방적 주장을 뉴스데스크를 통해 전달해 사유화 논란을 일으키고, 언론중재위원회까지 가서 보도의 사실 여부를 다투면서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뉴스조작 논란은 시청자를 속이는 행위가 명백히 드러나면서 관련자 문책 없이 넘어갈 경우 채널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MBC는 지난 27일 뉴스데스크에서 구글의 SNS망을 이용해 영국 런던과 서울의 주요 지점을 연결, 실시간 응원 모습을 쌍방향으로 중계하는 리포트를 내보면서 한 사무실에 모여있는 있는 직원들의 모습을 비추고 배현진 아나운서가 "이곳은 또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인데요. 다들 모여 계시네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면에 나온 곳은 여의도 MBC 사옥 6층 뉴미디어뉴스국 사무실로 밝혔졌고, 기업체 직원이라고 하는 것도 뉴미디어뉴스국 소속 계약직 직원으로 드러났다.
앞서 민주방송실천위원회는 지난 31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폭로했으나 MBC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사과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징계 등 후속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MBC의 무대응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올림픽에서 실수를 연발한 MBC가 이제는 뉴스까지 조작하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고, MBC는 관련 실무 책임자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지난 8일 특보를 통해서 "SNS 생방송관련 ‘기업체 사무실’로 표시한 것에 대해서는 경위서를 받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며 "같은 회사 내에서 일방적인 매도는 곤란하지만 방송 사고에 대한 타당한 지적에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용구 보도국장은 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실무적인 선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며 "객관화해서 하려고 한 것인데 오류가 났다. 지나치게 확대돼 보도된 측면도 있지만 회사에서 중하게 여겨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MBC는 징계 대상자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에 새로 조직 개편돼 신설된 뉴미디어뉴스국 소속 SNS뉴스부의 황태선 부장이 징계 대상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황 부장은 뉴스 조작 논란을 일으킨 장면을 제작했던 실무 담당자로서 자막 표기를 통해 의도적으로 사실 왜곡을 한 당사자이다. 황 부장은 뉴스 조작 논란 설명 요구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황 부장이 뉴스 조작 논란을 일으켰던 실무 책임자라면 관리 책임자로  뉴미디어뉴스국 윤영무 국장도 징계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민실위는 보고서를 통해 황태선 부장이 "(윤영무) 국장이 (문제의) 기사를 다 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영무 국장은 런던 현지에 있어 상황을 정확하게 모른다는 입장이지만 황 부장의 말대로라면 사실 왜곡 여부를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MBC 관계자는 "인사위와 징계 대상자만이 징계 현황을 알 수 있다"며 "윤영무 국장의 경우 사전에 사실 왜곡 여부를 몰랐을 가능성도 있어 윤 국장이 징계 대상자에 포함됐는지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BC가 징계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힌 데 대해 MBC 노조는 최근 특보를 통해 "실무부서로 책임을 돌리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를 하고 있다"며 뉴스 조작 화면이 사전 녹화물이라는 점에서 윗선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고의적인 조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MBC 노조는 이에 따라 권재홍 보도본부장, 황용구 보도국장, 최기화 부국장, 문호철 편집 1부장도 징계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두고 김경환 상지대 교수(언론광고학부)는 9일 "이번 경우는 실수도 아니고 의도적으로 팩트를 방송사에서 왜곡한 것"이라며 "시청자들을 우롱한 것이다. 외국 같으면 사장이 물러날 일"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 2008년에는 일본 공중파 TV인 간사이 TV가 시사교양프로그램에서 낫토(일본의 청국장)의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하면서 실험을 했지만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자 실험 데이터를 조작했다. 하지만 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사과 방송까지 해야 했다. 나아가 일본민간방송연맹에서 간사이 TV는 제명을 당하고 사장까지 사임하는 일이 벌어졌다.
김 교수는 "MBC에서 일어난 일은 A라는 사실이 있는데 B라고 주장한 사실 조작이다. 논란이 많은 공정성 문제가 아니라 객관성 자체가 틀린 뉴스를 내보낸 건데 이에 엄격하지 않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실수와 조작은 엄연히 다르다. 이런 식이라면 MBC 뉴스는 조작해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소스를 준 사람이 의도적으로 왜곡한 게 아니라 방송사 자체가 조작을 한 것인데 잘못을 걸러내야 할 데스크도 걸러내지 못했다"며 "채널 스테이션 이미지가 나빠지니까 실무자 책임을 물어 징계하는 정도로 하고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윗선도 더욱 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