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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23일 화요일

흥국생명식 마구잡이 정리해고,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23일자 기사 '흥국생명식 마구잡이 정리해고,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를 퍼왔습니다.
[정리해고 연속기고·③] 경영 악화 가능성 때문에 해고?…실제론 매년 흑자

국정감사 기간을 맞아 정리해고가 연일 이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달 20일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청문회'를 연 데 이어, 한진중공업 이재용 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업장에서 정리해고자가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은 오는 10월 중순 '정리해고 철폐 선언운동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정리해고 실태를 고발하는 기고를 (프레시안)에 6회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정리해고 연속기고

① "정리해고는 과연 불가피한가? 현실은…"
② "그 잘나가는 회사의 정규직들은 왜 잘렸나?"

지난 IMF 경제 환란 이후 고통분담이라는 미명 하에 정리해고제를 도입한지 10년이 넘었다. 1998년 현대자동차 정리해고를 시작으로 대우자동차, 태광산업, 외환카드, 코오롱, 흥국생명,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등에서 정리해고가 강행되었고 제조업, 사무직,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 업종을 가릴 것 없이 구조조정은 전 부문에 걸쳐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구조조정에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다. 구조조정에 있어 정리해고는 최후의 수단이다. 그런데도 기업은 사람을 자르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어 있지 못한 우리 현실에는 해고는 생계불안과 심리적 열패감을 불러일으켜 생존마저 위협한다. 그래서 해고는 살인이다.

흥국생명의 예를 보면 정리해고가 얼마나 심각하게 악용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매년 수백억 원씩 흑자가 나는 기업에서 확인할 수도 없는 장래에 경영이 나빠질 수 있다는 이유로 정리해고를 강행하였다. 정리해고 대상자 70%를 노동조합 간부로 하여 노동조합도 와해되었다. 남은 직원들은 노동 강도가 너무 심해졌고, 회사는 퇴사한 직원들을 콜센터, 지점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흑자 회사가 미래 경영상의 위기로 정리해고

흥국생명은 태광그룹 계열사로 매년 흑자 나는 회사였다. 그런데도 2005년 1월 정리해고를 강행하였다. IMF 이후에도 단 한 번의 적자도 없었다. 그런데 장래에 경영이 나빠질 수 있다는 가능성 하나로 정리해고가 이루어졌다.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노동법의 단서는 회사 입장에서는 그저 낙서에 불과할 뿐이었다.

▲ 흥국생명 연도별 당기순이익 현황 및 직원 현황.

표는 IMF 이후 흥국생명의 당기순이익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단 한 번의 적자도 없었고 오히려 흑자폭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2004년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는데, 그 이유는 부동산 취득, IBNR(이연상각신계약비 115억 원), 희망퇴직 위로금(73억 원), 전산장비구입(212억 원)등 400억여 원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전산장비 구입금액과 퇴직위로금만 합해도 전년도 흑자를 넘어선다.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가 있다고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전년도 대비 흑자폭이 감소하면 정리해고 정당?

그러나 법원은 일시적인 지출로 인한 흑자폭 감소를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인정하였고, 회사가 노동조합과 협의 없이 희망퇴직 대상자를 일방적으로 선정해도 문제 삼지 않았다. 하지만 동일한 해고 사유를 두고 처음에는 완전히 다른 판결이 나왔다. 부당해고 사건에 있어서 대한민국 검찰이 회사를 기소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흥국생명의 경우 검찰이 해고자들의 고발을 받아들여 부당해고 약식명령을 구하였다. 형사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흥국생명과 사장에게 1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하였다. 동일한 해고 사건에 대해 다른 해석의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 2006년 9월 서울지방법원은 흥국생명 정리해고 사건을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흥국생명 해복투

이처럼 흥국생명의 해고자들이 정리해고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부당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흑자폭 감소를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인정한 것 외에도 정리해고 절차를 대부분 위반하였는데도 법원이 회사의 주장에 손을 들었기 때문이다. 법원의 판결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희망퇴직을 노조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했고, 희망퇴직 대상자를 미리 선정하였다. 법원은 이 대상자가 희망퇴직을 거부하자 정리 해고되었음에도 회사가 해고회피노력을 했다고 인정하였다. 희망퇴직자의 대상자가 사실상 정리해고 대상자임에도 노조와 협의를 거치지 아니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하여 정리해고의 절차 위반으로 부당해고로 판결한 쌍용자동차 해고사건(대법원 2005.11.25. 선고 2005다38270 판결)과 상반된 판결이다.

둘째, 지난 2000년 12월 흥국생명은 광화문 본사 사옥을 모기업인 태광산업에 매각하였는데 이는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임에도 해고회피노력으로 인정하였다. 오히려 흥국생명은 정리해고 기간인 2004년 12월 부동산을 매입(293억 원)을 하지만 법원은 이를 외면했다. 세상에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하면서 고가의 부동산을 구입했는데, 법원은 단지 '방어적 목적의 부동산 구입'으로 인정하는 친절함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흥국생명은 투자수익 목적으로 부동산을 샀다.

셋째, 흥국생명은 일부 사업을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의 개인회사로 아웃소싱하였지만 이를 해고회피 노력으로 인정하였다. 흥국생명의 전산 부분을 도급한 회사는 태광시스템즈, 시설 및 사옥관리를 도급한 회사는 태광리얼코로 이호진 회장이 100% 출자한 개인회사다. 이후 이 회사의 지분 소유구조는 이호진 회장 51%, 아들인 이현준 49%로 바뀌었다. 흥국생명의 분사 및 도급은 대주주를 위한 편법 상속을 위한 것으로, 부당내부거래인 '일감 몰아주기'임에도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 주었다.

넷째, 법에는 정리해고 이후 신규직원 채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흥국생명은 지점의 정리해고 이후 지점의 총무를 다시 아르바이트(계약직)로 채용했어도 법원은 이를 위법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는 사무지원수수료를 지점장에게 지급하고 이 돈을 지점장이 다시 총무에게 지급하였는데, 법원은 "개인사업자인 지점장이 지점에 총무를 채용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또한 2006년 11월부터 매년 10여명 이상의 신규직원을 채용했음에도 단지 정리해고자에게 재고용 제의를 가지고 신규채용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 지난 2월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 선고를 앞두고 '엄벌촉구 108배'를 하는 해고자. ⓒ흥국생명 해복투

흥국생명, 정리해고 후 4천억 원 들여 부동산투기

흥국생명은 법원을 기망하고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정리해고 때 폐지했던 총무직을 부활하여 신입사원을 채용하였고, 아웃소싱하였던 회사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회사로 밝혀져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특히 흥국생명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재정건정성이 악화되고 있는 2009년 3월 광화문 본사빌딩을 4300억여 원에 다시 매입하였다. 당시 직원들의 임금은 반납시키면서 이호진 회장과 태광산업은 부동산 매각으로 1800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흥국생명의 정리해고로 노조는 파괴되었다. 노동조합의 감시가 사라진 가운데 대주주인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의 비자금 사건이 터졌다. 이 회장은 결국 횡령 및 업무상 배임 등으로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이러한 사회적 지탄을 무시하였다. 올해 금융감독원은 흥국생명에 고액배당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럼에도 사측은 횡령죄로 감옥에 있는 이호진 회장을 위해 141억 원을 배당하였다. 미래경영상의 이유가 아니라 미래의 탐욕을 위해 정리해고를 한 것이다. 정리해고 이후 흥국생명은 단 한 번도 적자가 나지 않았으며, 미래 경영상 위기는 전혀 닥쳐오지 않았다. 정리해고라는 주홍글씨에 때문에 해고자들만 죽어나고 있을 뿐이다.

기업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정리해고를 남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제 정부가 앞장서 그 대책을 제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정리해고는 도산 수준에만 가능하게 법을 개정하고, 불법 정리해고에 대한 처벌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부가 세습되는 것을 넘어 학벌과 직업까지 세습되는 사회로 가고 있다.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고통과 정리해고의 칼바람까지 자식들에게 세습할지 모르겠다.

 /김득의 흥국생명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간사

2012년 7월 24일 화요일

'적자'는 공기업에 '흑자'는 민간에게?!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7-23일자 기사 ''적자'는 공기업에 '흑자'는 민간에게?!'를 퍼왔습니다.
[기고]'인천공항 급유시설' 민간위탁, 국토부 "저의는 무엇인가?"

ⓒ제공 : NEWSIS 연평균 매출액 227억원, 영업이익 79억원, 매년 벌어들이는 현금수익 연평균 171억원의 알짜 부문 '인천국제공항 급유시설'을 민간위탁하겠다는 국토부의 '저의'가 무엇인가?

인천공항급유시설은 항공유를 공급하는 공항 내의 완전한 독점 영업시설물로써 IMF시절 정부 재정이 모자라 민간업체가 건설비용의 일부를 투자한 댓가로 그동안 무상으로 운영해 온 시설이다. 이 시설의 지난 10년간 경영성적은 연평균 매출액 227억원에 영업이익 79억원. 민간사업자의 투자비회수 금액인 영업권감가상각비가 매년 약 92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급유시설을 운영하여 매년 벌어들이는 현금수익은 연평균 171억원에 이른다. 민간사업자가 탐낼만한 안정적 흑자를 유지하는 독점 영업시설인 것이다. 

문제는 오는 8월13일이면 민자사업자의 무상사용기간이 끝나게 되는데, 정부가 급유시설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매각하면서 운영은 무조건 민간 위탁하라고 공문에 못 박아 지시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정부 방침은 지난 2009년 말, 무려 1,400억원 이상의 부채로 파산상태에 이른 또 다른 민자시설인 인천공항에너지(주)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던 정부 정책의 선례와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국민들이 사업성 없는 천문학적 적자 기업은 공기업에 떠넘기고 항공안전보안시설물로써 안정적 흑자 영업시설은 민간에 넘기는 반국익 친재벌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다. 

더구나 그동안 인천공항급유시설을 운영해 온 민간사업자는 투자비를 회수하고도 ‘08년과 ’11년 당기순이익이 75억원과 79억원임에도 160억원과 100억원에 이르는 과도한 배당을 일삼았고, 매년 9억 이상의 기부금도 대부분 자기 그룹 관련기관을 지원하는 목적으로 사용했으며, 자기 기업의 그룹회장을 임원으로 등재해 놓고 10년 동안 출근 한 번 하지 않았음에도 매년 2억원 이상의 급여를 지급했고, 정부를 속여 163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되는 등 수 많은 경영상의 폐단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무조건적 민간위탁을 고집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국민들이 현 정부의 도덕성에 의문을 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연일 이어지는 언론과 정치권의 급유시설 민간위탁 문제제기에 대해 지난 17일, 본인을 비롯한 국회 국토해양위회 소속 4명의 국회의원이 '급유시설 민간위탁 졸속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발표 하였다. 하지만 정부는 막무가내식으로 민간위탁을 추진하고 있다. 

ⓒ제공 : NEWSIS 인천국제공항 급유시설 민간위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중인 민주당 주승용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과 위원들

도대체 파산 난 부실기업은 공기업에 떠넘기고 시장경쟁도 발생할 수 없는 완전 독점이자 안정적 흑자 영업시설물은 무조건 민간위탁하려는 국토해양부의 저의는 무엇인가? 

얼마 전, 한 언론사의 급유시설 관련 인터뷰에서 "돈 되는 걸 민간이 하는 건 당연하잖아요."라고 말하는 국토해양부 관계자의 말을 들었다. 전경련 직원이나 할 말이지 국가 자산을 관리하는 공직자가 할 말이 아니다. 공공성과 시장 독점성, 국익과 관계도 살피지 않고 돈 되는 국가자산은 민간이 하는 것이 왜 당연하다는 것인가? 

지난 1일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면 작년말 기준 공공기관 부채는 463조5천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2조가 증가했다. 국가재정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다. 이런 상황에서 돈 되는 건 당연히 민간이 해야한다는 철저한 친재벌 논리로 무장한 사람들이 공직에 앉아 국가자산을 관리하는 한 국가재정이 튼실해질리 만무하다.

"인천국제공항의 공항시설들을 통합 운영함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추후 인천국제공항의 확장 개발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어 인천국제공항의 세계적인 공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필요한 조치일 수 있는 점도 고려"하라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제언처럼 공항 내 독점사업이자 항공안전보안시설인 급유시설은 공공부문이 담당하여 그 수익과 운영 노하우는 인천공항 동북아허브공항의 경쟁력경화를 위한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주승용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