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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8일 수요일

'CNK 다이아 사건'에 어른거리는 MB 조카의 이름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07일자 기사 ''CNK 다이아 사건'에 어른거리는 MB 조카의 이름'을 퍼왔습니다.
BBK 사건 때도 등장하는 '크레딧스위스' MB와 무슨 관계?

카메룬 다이아몬드 스캔들로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CNK 주가조작 사건에 이상득 의원의 아들 이지형 씨와 우리투자증권이 연루돼 있다는 주장이 7일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우제창 의원은 7일 CNK에 유입된 해외 자금의 출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우리투자증권→크레딧스위스→브림(BRIM,이지형 씨 재직 회사)→CNK'로 이어지는 투자의 고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이지형 씨가 제이리(Jay Lee)라는 이름으로 마케팅담당 이사를 맡고 있는 헤지펀드 회사 브림이 주선해 크레딧스위스 싱가포르지점이 CNK에 120억 원을 투자했는데, 그에 앞서 우리투자증권이 크레딧스위스에 투자를 했었다는 사실이 포착된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의 크레딧스위스 투자, 그리고 이어진 크레딧스위스의 CNK 투자, 이 사이에 이지형 씨가 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지난 2008년 1월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 인수위 시절, 한국투자증권이 미국 메릴린치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가 최소 1조 4000억 원의 평가손이 발생했던 사건에서도 이와 닮은 꼴 구조를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정권 실세의 가족이 메릴린치로부터 투자를 받는 조건으로 한국투자공사를 움직여 메릴린치에 투자토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공사가 메릴린치에 투자할 때 한국투자공사 투자운용본부장(CIO)을 맡아 핵심 역할을 한 인사가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구안옹(Guan Ong)씨다. 구안옹 씨가 싱가폴에 설립한 헤지펀드 회사가 브림이고, 브림의 마케팅 담당 이사가 이상득 의원의 아들이자 이 대통령의 조카인 이지형 씨다. 구안옹 씨와 이지형 씨는 동업 관계인 것이다. 등장하는 회사와 인물이 브림, 이지형 씨, 구안옹 씨로 유사하다.



▲ 압수수색당하는 CNK 본사 ⓒ뉴시스

"'MB조카 회사'가 우리투자, 크레딧스위스 움직여 CNK에 투자"

지난 2011년 2월 22일 CNK의 전신인 코코엔터프라이즈는 스위스 투자은행인 크레딧스위스 싱가포르 지점으로부터 1000만 달러(약 120억원)를 대출받았다. 한 달여 후인 3월 25일 코코엔터프라이즈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CNK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때 오덕균 CNK 대표는 외교부가 낸 "다이아몬드 4.2억 캐럿 매장"이라는 허위 보도자료와 함께, 크레딧스위스로부터 투자받은 사실을 적극 홍보해 주가 부양의 호재로 활용했다.

우제창 의원에 따르면 "당시 오덕균 대표가 크레딧스위스가 중소기업에 제공한 최초의여신을 CNK가 받았다고 홍보했는데, 그와 관련해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된다"며 "크레딧스위스의 CNK 주식 600만 주 담보 대출 경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크레딧스위스는 왜 CNK에 120억을 대출했을까? 이와 관련해 구안옹 씨가 설립하고 이지형 씨가 이사로 재직중인 회사 브림이 주목된다. 브림의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금융 투자 사업자(프라임 브로커)에는 '크레딧스위스증권(Credit Suisse Securities)'이 기재돼 있다. 즉 브림과 크레딧스위스는 일종의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사이다.

우 의원은 "크레딧스위스의 CNK 대출에는 브림의 구안옹과 이지형 씨가 개입됐을 개연성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이 투자가 이뤄지기 앞서 우리투자증권이 브림에 투자를 한다. 우리투자증권은 2007년말 싱가포르에 'Woori Absolute Partners(WAP)'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펀드를 직접 운영했지만, 2009년 11월 30일 별안간 브림에 자금 운용을 맡기게 된다. 당시 크레딧스위스 투자를 주도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는 황성호 대표다.

우 의원은 이와 관련해 "메릴린치 투자로 1조 4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발생시킨 장본인(구안옹)이 운영하는 헤지펀드에 우리투자증권이 2000만 달러를 투자한 셈"이라며 "우리투자증권이 운용하는 헤지펀드 총 규모 9500만 달러 중 20%를 넘는 금액을 실적이 검증되지 않은 신생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결국 모종의 '뒷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남는다. 우 의원은 "우리투자증권은 이지형과 구안 옹을 보고, 2천만 달러를 BRIM에 투자했을 가능성 높다"며 "브림이 크레딧스위스의 CNK 주식담보대출을 주선하는 댓가로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2000만 달러를 투자받았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CNK 주가조작의 큰 그림은 2009년 해외에서 이미 그려지고 있던 것일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우리금융 "구안옹 씨, 큰 손실 본 것 맞으나 몇 안되는 채권 전문가" 

관련해 우리투자증권 측은 헤지펀드 운용을 브림에 맡겨 사실상 '투자'를 한데 대해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불안한 상황에서 주식형 펀드에만 쏠려 있는 투자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채권형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브림에 20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브림에 투자한 것은 2009년이었고, 이지형 씨가 브림에 입사한 것은 2011년"이라며 "이지형씨가 우리투자증권 투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브림의 대표이사인 구안옹이 한국투자공사의 CIO로 재직 당시 메릴린치 주식을 잘못매입하여 큰 손실(1조 4000억 원 이상)을 본 것은 사실이나 아시아 채권분야에 있어서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 연속 더어셋(The Asset)지에 의해 아시아 달러 채권 투자자로 선정되는 등 아시아 채권 시장에서 몇 안 되는 전문가"라며 "그래서 우리가 구안옹이 설립한 채권형 헤지펀드에 가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레딧스위스

BBK 사건 때도 등장하는 '크레딧스위스'는 MB와 무슨 관계? 

BBK,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 CNK 등 이명박 대통령이나 이 대통령 친인척과 관련된 사건에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곳이 크레딧스위스(Credit-Suisse)다.

크레딧스위스는 프라이빗 뱅킹(PB), 투자은행(IB), 자산운용(AM) 등을 운영하며 스위스 및 유럽, 중동, 아프리카, 북미지역, 아태지역 등에서 영업한다. 서울에도 지점이 있다. 서울지점은 직원 108명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만 무려 1089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BBK 김경준, 에리카 김 등은 지난해 2월 140억 원을 스위스 계좌에서 주시회사다스 측에 송금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당시 김경준 씨 측의 스위스 알렉산드리아 인베스트먼트 계좌가 크레딧스위스 은행이다. 크레딧스위스가 미국의 계좌 동결 조치를 어기고 140억 원을 다스에 송금해준 것이다.

이 대통령의 '치적'으로 포장된 UAE 원전 수주 과정에서 200억 달러의 건설 자금 조달 관련 금융 설계 및 컨설팅 주관사 역시 크레딧스위스였다. 크레딧스위스는 당시 거액의 컨설팅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득 의원의 아들 이지형 씨의 '동업자'인 구안옹 씨는 크레딧스위스 영국지점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경력도 있다.

한국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업체 CNK에 120억 달러를 빌려준 곳도 크레딧스위스다. CNK 오덕균 대표는 지난해 2월 25일 주주총회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2월 22일에는 세계적인 금융기관인 크레딧스위스 은행 싱가포르지점으로부터미화 1000만 달러(약 120억 원)를 조달하였습니다. 크레딧스위스 은행의 글로벌브랜치들과 애널리스트들의 자료 수집 및 카메룬 현장방문 등을 토대로 상당기간 저희 CNK사를 분석하여 대출을 받게 되었습니다. 크레딧스위스 은행에서는 당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결과 사상 처음으로 중소기업에 대규모 대출을 결정하였습니다. 크레딧스위스는 당사의 1차 상업 생산을 위한 개발자금 조달이라는 의미와 함께 향후 당사와 자원분야 협력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진출에 파트너로써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글로벌 시너지를 갖게 될 것입니다."



/박세열 기자 

2012년 1월 5일 목요일

불난 데 기름! '저축은행 쇼크' 원인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5일자 기사 '불난 데 기름! '저축은행 쇼크' 원인은?'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5년, 빛과 그림자·2] 예정된 실패, 금융 정책

학술단체협의회와 은 이명박 정부의 지난 4년간의 각 분야별 정책을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지난 10월 29일 학술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각 분야의 전문가의 글이 실리고, 나중에는 책으로도 묶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997년 외환 위기를 계기로 가장 급격한 구조 조정의 회오리에 휘말린 부문은 금융 부문, 특히 은행이다. 관치 금융에 대한 반작용은 신자유주의적 개혁 과정을 통해 은행을 단기 수익을 중시하는 '금융 회사'로 탈바꿈하였다.

그러나 최근 미국발 위기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대외 취약성은 금융 시스템의 구조 재편의 방향과 내용에 대한 진지한 반성의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은행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손실 노출이 적었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양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혼란을 겪었다. 이는 외환 위기 이후 진행된 일련의 구조 조정 과정이 성공적이지 못했음을 방증한다.

은행 시스템의 구조 재편의 롤 모델이었던 영미계 은행이 최근의 위기에 더 취약했던 주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은행의 본질적인 역할을 경시한 채 독립적인 산업으로서 수익성만을 지나치게 추구하였으며 그 결과 금융 부문이 지나치게 팽창하였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은 거래 극대화(수수료 등 수익 극대화)를 지향했는데 이는 새로운 자산 운용과 자금 조달을 통한 대형화 전략으로 구체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자산과 부채는 질적으로 성격이 변화하였고 특히 개별 금융 기관을 넘어 시스템 전체의 위험과 취약성을 증대시켰다. 그러나 이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결국은 거대한 세계적 금융 위기(더 나아가 실물 경제의 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이에 대한 반성과 검토가 세계적으로 진행되어 온 결과 최근 금융 비지니스 모델과 금융 규제가 대폭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은 그동안 소홀했던 중개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각 국 정부와 정책 당국자 간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금융의 본래 기능 즉 산업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기업 금융)의 강화도 이에 포함된다.

이처럼 최근의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각국 차원에서도 새로운 금융 질서를 위한 금융 규제 개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금융 당국은 한국 금융의 후진성이라는 특수성을 강조하면서 세계적 조류(금융 규제 강화)에 역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선진국에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발 금융 위기의 원인이자 위기의 파급 루트가 된 대형 복합 금융 기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고 하고 있다. 금융 기관의 위험한 행동 및 그에 따른 '이윤의 사유화와 손실의 사회화'를 억제하자는 취지다. 그런데 우리 금융 당국은 금융 공기업의 민영화 또는 금융 기관 간의 인수 합병을 통해 '메가 뱅크'를 육성하고, 자본시장법의 개정을 통해 투자 은행과 헤지펀드와 같은 투기적이고 위험한 금융 활동을 조장하려 하고 있다.

이른바 "비즈니스 프렌들리"로 표현되는 이명박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는 금융 정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더 구체적으로는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서 금융 부문을 더욱 강조하면서 금융-산업 분리 완화, 금융 공기업의 민영화, 메가 뱅크 정책, 투자 은행과 헤지펀드의 육성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금융 산업 정책은 그 정책 방향의 측면에서 많은 논란을 낳았으며, 2007~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파고 속에서 일부는 무산되었고 일부는 표류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서민 금융이나 중소기업 금융 정책은 실행의 당위, 필요성이라는 면에서는 올바로 인식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실제 시행된 정책은 그 지속 가능성, 충실성 등 내용 측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금융 정책이 난맥상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 산업 정책의 방향이 기본적으로 잘못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금융 선진화 방안'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점 가운데 하나는 이 비전이 취하고 있는 금융의 역할에 대한 관점이다. 전통적으로 금융 부문은 실물 부문에 비해 덜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생산 기능에 부차적인 혹은 보완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즉, 금융은 생산 영역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정보의 생산과 리스크의 배분 기능을 통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다루어졌다. 그러나 금융 선진화 방안은 이러한 전통적인 금융의 자금 중개 관점과 더불어 미래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서 금융 부문의 독자 산업화를 추구한다.

그런데 금융 부문이 지나치게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경향들이 경제에 미치는 폐해는 심각하다. 무엇보다도 기업 및 실물 부문에 단기 수익 극대화 원리가 강요되면서 투자 둔화와 그에 따른 혁신 역량의 약화와 함께 부가 가치의 생산 및 분배에 있어 주주 이외의 이해 당사자의 발언권이 약화되었다.

그리고 생산적 활동보다도 투기적인 지대 추구 활동이 지배적이게 되었다. 무분별한 기업 인수 합병, 주식 및 부동산 버블, 자산 소득의 증가와 노동 소득의 감소 그리고 경제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등 국민 경제의 취약성을 증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금융이 실물 부문의 건전한 발전을 도우는 것이 아니라 왜곡된 방향으로 유도하고 안정적 성장을 방해하기에 이른 것이다.

금융이란 기본적으로 여유 자금을 보유한 이들로부터 자금이 부족한 이들로 자금을 중개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그 역할의 특성상 이중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즉, 자금의 중개 과정은 사적 이익이 추구되는 영역이면서 동시에 한 경제의 건전한 발전 및 안정성과 관련된 공공적 영역이다. 때문에 금융 기관은 이윤 창출을 추구하는 기업이면서 동시에 공공적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국가는 금융 기관에 대해서 일반 기업과는 달리 특별한 보호 및 지원 정책을 마련하거나 감독을 통하여 부실을 방지하고 있다.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금융 기관들의 부실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금융 기관에 엄청난 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은행을 금융 '회사'라고 하지 않고 굳이 금융 '기관'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금융기관들은 과도하게 안정성,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함으로써 지방, 중소기업, 서민 등을 금융적 활동에서 배제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금융 기관들이 담보 대출, 변동 금리 위주로 여신을 운용함으로써 담보 능력이 없는 서민을 소외시키고 있으며, 금융 시장의 변동 위험을 금융 소비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동시에 낙후 지역과 서민, 중소기업 등 금융 배제자에 대한 보호와 같은 금융 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고 있다.

본연의 자금 중개 기능과 그에 따른 리스크를 적절하게 관리함으로써 경제 전체의 효율성과 안정성에 기여하기보다는, 지나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추구한 결과 경제 전체의 자원 배분을 왜곡시켜 성장 잠재력을 감소시키고 거시 건전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단적으로 과다한 가계 부채나 부동산 버블 문제가 한 예이다.


ⓒ프레시안(손문상)
요약해 보자. 외환 위기 이후 정부는 금융 산업 구조 재편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과거의 관치 금융에 대한 반작용으로 금융 산업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최우선시하였다. 수익성 위주의 시장재편 과정에서 은행 등 금융 기관들의 대형화와 겸업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결과는 금융 시장 구조, 자원의 배분의 왜곡이었으며 나아가 전체 금융 시스템이 취약하게 된 것이다.

개별 금융 기관 장사 잘되고 직원들 봉급 올라간다고 경제가 잘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현실에서 적나라하게 밝혀졌다. 어려운 말로 은행의 합리성이 경제 전체의 합리성으로 직결되지 못한 것이다. 보다 공공적이고 사회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 모든 것이 이명박 정부의 잘못이라고 하면 아마 당국자들은 억울해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균형 있는' 평가를 해보자. 사실 금융의 문제점은 이명박 정부만의 책임은 아니다. 이미 외환 위기 이후 10년간 지속된 정책 기조의 결과이기도 하다. 다만, 이명박 정부는 그 기조를 더욱 철저히 밀고 나가려다가 세계 금융 위기를 맞았다. 위기를 계기로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는커녕 어떻게 하면 기존의 잘못된(!) 정책 노선을 관철시킬까만 요리 조리 궁리하다가 시간을 낭비하고 잘못된 금융의 해악이 커지는 것을 방치했다. 바로 이것이 잘못이다.

마지막으로 금융의 공공성 회복과 관련하여 반드시 지적되어야 할 점을 첨언하자면, 금융 당국의 정책 목표와 과정을 더 투명하게 하고 이를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론스타 특혜 의혹이나 저축은행 사태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경제 전반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금융 정책의 결정 및 진행 과정을 일부 엘리트 관료에게만 맡겨둘 수만은 없지 않은가.



/조원희 국민대학교 교수,홍수완 고려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