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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1일 일요일

론스타 ISD는 관가(官家) 금기어?


이글은 아시아경제신문 2012-11-10일자 기사 '론스타 ISD는 관가(官家) 금기어?'를 퍼왔습니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대한민국 정부와의 소송전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특혜·'먹튀' 논란에 이어 한국 정부의 첫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상대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뒤집어 쓴데다, 자칫 돈을 물어줘야하는 송사(訟事)를 앞둔 탓에 이번 사안을 직접 다루는 관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앞서 론스타가 보낸 중재의향서를 보면 수신인은 이명박 대통령, 참조로 김성호 주 벨기에 및 유럽연합 대사 대행과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으로 돼 있다. 론스타가 보낸 문서를 보면 "한국 정부는 (중략) 론스타와 관련해 임의적이고 차별적인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해 왔다"며 "그 결과 론스타는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돼 있다.

이어 "6개월 내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한ㆍ벨기에 투자협정 제8조 3항에 따라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이번 분쟁의 중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이 문서가 지난 5월 21일 발신됐으니 오는 20일 이후면 ISD를 통해 한국 정부를 제소하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 문서를 받은 후 공개하지 않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이 공개하라며 정보공개 청구소송까지 제기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었다. 이후 론스타가 먼저 8월에 공개한 후에야 정부는 뒤늦게 문서를 공개했다.

투자분쟁에 휘말린 적도, 이런 일을 담당할 전담조직도 없는 탓에 정부는 부랴부랴 관계부처 합동TF를 꾸렸다. 국무총리실과 그 산하의 기획재정부, 법무부, 금융위원회, 외교통상부, 국세청 등 5개 부처 담당자들이 모였다. TF가 언제 모여 회의를 하는지, 무슨 대비책을 논의하는지는 철저히 비밀이다. 취재를 하는 것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자료를 요청하는 데도 묵묵부답이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정보가 공개될 경우 구체적 소송전략이 노출돼 국가의 중대한 이익이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에 박힌 답을 내놓는다.

담당 관리들은 취재과정에서 론스타나 ISD 얘기만 꺼내도 민감하게 대응한다. 최근 통화한 금융위원회 은행과의 한 공무원은 '법률대리인 선임비용을 어떻게 준비했냐'는 소송전략과는 별 관계없는 질문에 "(자신이) 그런 사항을 공개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다소 신경질적인 이 같은 반응은 이번 사안을 대하는 관료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TF 내 부처들간 손발도 잘 맞지 않는 모습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박주선 의원실은 최근 국무총리실 담당부서에 론스타의 ISD제기와 관련해 금융위와 국세청이 예비비를 썼는지 물었다. 총리실은 금융위원회와 국세청에 확인한 결과 예비비를 쓴 적이 없다고 답했다. 금융위 담당자에 물어보니 "총리실이 확인한 적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최근 공개된 내년도 관련예산에 대해 묻자 법무부의 담당과장은 "그 내용이 공개됐느냐"며 오히려 되묻는 지경이다. 론스타의 주장에서 사실관계가 틀린 부분이 아무리 많더라도, 이런 공무원들에게 소송을 맡겨도 될까.

결국 극소수 관료들에 의해 몰래 추진돼 문제가 됐던 론스타 사태는, 마지막까지 밀실에서 논의되다 끝날 것으로 보인다. 차이점이 있다면 앞의 일이 일부 공직자가 특혜를 봤을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일 테고, 뒤의 일은 당장 소송비용과 패소했을 때 천문학적인 돈을 세금으로 물어줘야 한다는 것일 테다.

이번 일에 꾸준히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박주선 의원은 "감추는 게 능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허술하게 체결된 한-벨기에 투자보장협정으로 인해 시작된 론스타 ISD에 대한 대응은 자신감만으로는 안된다"면서 "예산을 아끼려고만 할 게 아니라 정확한 협정문 분석과 사례연구를 통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2012년 5월 30일 수요일

한미FTA '뇌관'들 터진다..론스타.MS, 정부에 소송거나


이글은 민중의소리2012-05-29일자 기사 '한미FTA '뇌관'들 터진다..론스타.MS, 정부에 소송거나'를 퍼왔습니다.
론스타 '과세불복' 협의요청, MS 국방부에 SW불법복제 수백억 배상 요구

지난 3월 15일 발효된 한미FTA의 뇌관이 곳곳에서 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국세청에 세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해 투자자국가소송제(ISD)까지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국방부를 상대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에 대해 수백억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의 자회사인 벨기에 법인 'LSF-KEB홀딩스'는 지난 9일 외환은행 지분 매각에 따른 양도소득세로 납부한 3915억원 납부가 부당하다며 돌려달라는 경정청구를 남대문세무서에 제출했다. 

이어 론스타는 22일에는 벨기에 한국대사관에 "한국 정부가 론스타의 외환은행과 관련된 투자자금 회수와 관련해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조치를 했고, 모순적이고 자의적으로 과세함에 따라 손해를 입었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협의를 요청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경영주체가 벨기에에 세운 자회사였다는 점과 2008년 4월 론스타코리아를 철수시켜 한국에 사업장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한-벨기에 이중과세방지협정에 따라 한국이 아닌 벨기에에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한국이 세금을 거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차별적 과세가 아니라며 론스타의 납세는 적법하다는 입장이다. 론스타가 이에 불복할 경우 한미FTA에 포함된 투자자국가소송제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론스타는 지난 1월 27일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와 하나금융지주가 체결한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승인함에 따라 8년만에 4조 7천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떠났다. 

한편 29일자 내일신문에 따르면 국방부는 MS사로부터 컴퓨터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와 관련 수백억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을 청구당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내일신문에 "MS사가 군내에 자사의 소프트웨어 정품을 사용하지 않은 컴퓨터와 서버의 소프트웨어 사용횟수에 따른 사용료 지불문제에 대해 국방부와 공동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조만간 실태파악이 끝나는 대로 적정한 합의를 도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MS사는 군이 사용하는 20만대의 컴퓨터와 서버를 대상으로 불법복제 등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신문은 군의 소프트웨어 무단 사용은 미군과의 연합작전에도 차질을 주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져 국방부의 무사안일한 대응이 비판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MS사의 국방부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조사는 지난 3월 15일 "중앙정부는 정품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저작물 사용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이 담긴 한미FTA가 발효된 데 따른 것이다.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2012년 3월 25일 일요일

캐나다 교수 “ISD, 한국은 우리 실수 반복말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21일자 기사 '캐나다 교수 “ISD, 한국은 우리 실수 반복말길”'을 퍼왔습니다.

FTA 깨어진 약속 ③ 재협상은 가능한가외국 법률가들 “한국법원이 ISD중재 재심할 수 있게 바꿔야”
2010년 8월31일 미국·영국·싱가포르 등 9개국의 법률가 53명이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정부는 투자자-국가 소송제를 검토해 폐기하거나 축소하고, 국내 사법제도를 강화해 투자자를 포함한 시민과 공동체에 이익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자-국가 소송제는 1960년대에 태어나 지난해까지 2676개 투자협정(BIT)에 도입됐지만, 중재사건이 급증한 것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이 발효된 1994년 이후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나라는 미국으로, 전체(390건)의 31.5%를 차지한다. 거스 밴 하튼 캐나다 요크대 교수(오스굿 홀 로스쿨)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본을 수출하는 국가인데다 문화적으로도 소송에 거부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투자자-국가 소송제에 반대하는 국가들도 생겨났다. 오스트레일리아가 2004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이 제도를 제외시켰고, 브라질 의회는 입법주권을 제한하는 제도라며 투자협정의 비준 동의를 줄곧 거부하고 있다. 투자자-국가 소송제가 포함된 투자협정 81건 가운데 독일·일본과의 협정을 제외한 79건을 국회 비준 절차 없이 행정부가 발효시킨 우리나라와 대조적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흑인과 백인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흑인우대정책이 2007년 다국적 기업의 공격을 받고 난 뒤에, 인도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공격으로 복제약 출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 탓에 투자자-국가 소송제를 더는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또 미국 투자자에게 호된 신고식을 치른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등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협약에서 잇따라 탈퇴했다.
이들 국가는 어떻게 투자자-국가 소송제에 맞설 수 있었을까? 는 지난달 2~10일 캐나다와 미국의 전문가 13명에게 이 질문을 던졌다. 국제환경단체인 ‘지구의 벗’의 윌리엄 워런 연구원은 “정부의 의지에 따라, 특히 선거 결과가 재협상이든 폐기든 결정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자동차 산별노조(CAW) 소속 경제학자인 짐 스탠퍼드는 “정부는 협정을 철회할 힘이 있지만 대기업으로부터 끊임없이 압박을 받고 있다. 국민이 크고 분명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1998년 캐나다 정부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며 집권했지만 여론이 잠잠해지자 1992년 나프타를 체결해 버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대해 미국 시민사회는 미국의 주 정부들이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시민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토드 터커 연구원은 “대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며 “정치환경은 10년 전보다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주 정부는 “한국의 사법제도가 발전돼 있다”며 “미국-오스트레일리아 자유무역협정처럼 투자자-국가 소송제를 제외하자”는 소수의견을 의회에 밝힌 바 있다.
“중재인 독립성 등 확보해 캐나다 실수 반복 말길”남아공·인도, ISD 수용 중지…에콰도르 등은 탈퇴대기업 규제 필요 인식 미 주정부도 재협상 우호적
하튼 교수는 지난해 9월 발표한 연구논문 ‘투자자-국가 소송제 개선’에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첫째, 국제사법재판소 재판관처럼 중재인의 임기를 정하고 다국적 기업의 변호사를 겸임할 수 없도록 한다. 둘째, 무작위로 중재인을 선정해 당사자와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도록 독립성을 보장한다. 현재는 양 당사자가 중재인을 1명씩 지명하고 의장을 맡을 나머지 한 명은 양쪽이 합의해 선임하기 때문이다. 셋째, 투자자의 무분별한 청구를 방지할 사전심사제를 도입한다. 이밖에도 캐나다 정부를 변호했던 스티븐 슈리브먼 변호사는 “중재 판정이 내려지면 국내 법원이 절차와 결과를 검토하고, 중재 판정을 뒤집을 수 있는 재심제를 도입하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하튼 교수는 “우리는 힘든 과정을 거쳐 교훈을 얻었다”며 “한국은 캐나다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처음부터 잘 해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 오타와 토론토/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