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청계천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청계천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1월 18일 금요일

[이철재 칼럼]물로 흥한 MB, ‘드디어’ 물로 망하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1-18일자 기사 '[이철재 칼럼]물로 흥한 MB, ‘드디어’ 물로 망하다'를 퍼왔습니다.
청계천 ‘환경영웅’이 4대강 사업으로 ‘환경파괴’

MB 정권 임기를 한 달 여를 앞둔 17일, 감사원은 “4대강 설계부실로 16개 보중 15개 문제, 수질 악화, 비효율적 준설계획” 등 4대강 사업이 총체적 부실과 다름없음을 지적하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는 그간 4대강 사업의 실체적 부실을 공식적 부실로 인정하는 것이다. 청와대와 국토해양부 등은 부정하고 있지만, 4대강 곳곳에서는 댐 시설이 유실되고 붕괴되는 등 계속해서 부실 증거가 쏟아졌다. 대형 건설사들이 불법적인 담합으로 공사비를 부풀린 것도 드러난 바 있다. 

ⓒ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 4대강으로 살렸다더니.. "낙동강이 썩어가고 있다" 항공촬영으로 바라본 구미보. 상류에서부터 낙동강 물은 심각하게 썩어가고 있다.

MB를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한 결정적 계기는 청계천 사업이었다. 반세기 동안 두텁고 어두운 콘크리트 덩어리에 짓눌려 있던 청계천을 복원한 것은 과정 및 의도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에도 나름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MB는 외신에서 ‘환경영웅’이란 칭호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도 청계천처럼 성공시키겠다던 MB는 시작부터 심각한 부실로 일관했다. 한반도 대운하에 이어 4대강 사업도 국민의 절대 다수가 반대했고, 국내외 전문가와 환경단체 등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석인 목소리를 냈지만 MB 정권은 이 사업을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전으로 밀어붙였다. 이번 감사 결과는 MB가 자신의 욕심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국토 및 생태계를 파괴 하는 등의 ‘환경파괴’를 자행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환경단체 매도했지만, 실제로는 MB 멘붕 및 자기편 경고

그래서 였을까. 4대강 사업에 대해 MB는 그제 국무회의에서 매우 히스테리적 반응을 보였다. 4대강 사업을 태국으로 수출하게 됐는데, 환경단체들이 이를 반대하는 것을 두고 ‘반국가적, 반애국적 행동’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MB는 ‘관계 부처가 체크해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환경운동연합 등 4대강 복원 범대위, 운하반대교수모임 등이 4대강 사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해 온 것은 MB 정권 출범부터였다. 이에 대해 MB 정권은 4대강 사업 초기 4대강 반대 진영을 ‘반대를 위한 반대’ 집단 또는 ‘좌파들의 이념전술’로 매도하여 왔다. 4대강 사업 추진을 위해 환경단체 및 환경 인사를 표적 수사까지 벌인 정권은 4대강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때부터는 환경단체의 어떠한 목소리도 아예 무시해 왔다. 

그랬던 MB가 왜 갑자기 환경단체를 비난했을까? 두 가지로 볼 수 있지 않을 까 싶다. 첫 째는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과 조선일보 등의 비판적 입장 변화가 불안감을 가중시켜 ‘멘붕’상태까지 가게 했었을 가능성이다. 오늘 감사원 감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 MB와 청와대는 이미 내용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박근혜 당선인도 원론적이지만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4대강 저격수 최병성 목사가 오마이 뉴스에서 지적했듯이 MB 정권이 같은 편에게도 뒤통수를 맞는 형국이다. 

MB가 환경단체를 반국가, 반애국 집단으로 지칭한 두 번 째 이유는 환경단체에 대한 경고가 아니라 자기편에 대한 경고 및 SOS로 해석 될 수 있다. 즉 수출까지 하는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온 환경단체와 다를 바 없다는 뜻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관계 부처의 대책 역시 환경단체에 대한 대책보다 같은 편에 대한 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17일 한국일보 황영식 논설위원은 (세상만사) 「'4대강' 때리기」 칼럼을 통해 MB 정권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제는 기술적 보완책에 지혜 모아야” 한다면서 “(4대강 사업은) MB 퇴임 후 재조명 재평가 될 것”이라는 것이 황 논설위원의 핵심 주장이다. 그러면서 “정부 교체기를 틈탄 현재의 논란 또한 대부분 비본질적”이라 말하고 있다. 

아마도 감사원의 감사 발표가 늦게 나왔다면 그간 4대강 사업에 대해 찬동했던 언론 및 일부학자들도 MB 편에서 입장을 밝혔을 지도 모른다. 황 논설위원의 주장은 4대강 사업을 찬동해 온 인사들이 주장한 ‘4대강 사업을 시간을 두고 평가하자’라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 

한편 감사원의 이번 발표는 감사원이 2년 전 밝힌 4대강 감사 내용을 뒤집는 것으로 감사원의 부실 감사 및 독립성 훼손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월 감사원은 “하상 퇴적토 준설과 노후 제방 보강, 댐 건설 등으로 홍수 예방, 가뭄극복, 기후 변화 대비 등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혀 MB 정권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됐다.

4대강 사업 책임 분명히 해야

ⓒ낙동강지키기부산시민운동본부 4대강으로 살렸다더니.. "낙동강이 썩어가고 있다" 항공촬영으로 바라본 합천보 상류와 회천합류지의 모습. 회천에서 흘러온 물이 합천보에 갖혀진 물로 인해 하류로 흘러가지 못하고 오히려 상류로 역류하여 흐르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민주주의는 훼손됐고, 생명은 경시됐다. 그에 따라 우리 사회의 상식과 이성은 심각할 정도로 마비됐다. 엉뚱한 곳에 막대한 혈세를 쏟아 부은 결과 정작 서민생활과 국토 보전에 쓰이지 못해 피해가 가중됐다. 인류 역사 상 자연의 막대한 파괴의 후유증은 장기간 동안 피해를 누적시켰다. 4대강 사업도 마찬가지일 듯하다. 

당장 올 봄 상수원 수질 악화가 우려된다. 또한 장마 시기 4대강 곳곳의 붕괴 위험도 빼놓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1,650 억 원이 들어간 평화의 댐 3차 증고 사례처럼 4대강 사업을 위한 법체계 때문에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토건사업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류지천을 대상으로 한 4대강 2단계 사업과 지난 대선 시기 새누리당이 적극 찬성했던 친수구역활용에 관한 특별법도 마찬가지로 크게 심각한 상황이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 역시 조선일보의 4대강 비판적 흐름과 같이 조직 생존 본능에서 비롯됐다. 정권의 권력이 강할 때는 그들의 눈치와 입장을 살피더니, 신권력이 눈앞에 들어서면서 살기 위해 치졸한 술수를 쓰는 것이다. 감사원의 이번 4대강 감사만으로는 이 사업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기 어려운 것은 감사원 스스로 권력의 허수아비가 됐기 때문이다. 

제대로 진단해야 심각한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 역시 상식적 이야기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와 4대강 책임자 진상조사를 위한 청문회 등이 필요한 이유이다. MB와 같은 당 소속이자 대한민국의 차기 대통령으로서 박근혜 당선인이 4대강 사업 부실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당연한 상식이 아닐까 한다. 4대강 사업의 주무부처였던 국토해양부와 수자원공사에 대한 해체 수준에 이르는 근본적 고찰 없이는 4대강 사업과 같은 현상이 또 발생할 수 있음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 / 시민환경연구소 객원연구원

2012년 7월 6일 금요일

시민들과 함께 떠난 ‘청계천 오염 여행’


이글은 경향신문 2012-07-05일자 기사 '시민들과 함께 떠난 ‘청계천 오염 여행’'을 퍼왔습니다.

ㆍ시각예술가와 동행… “직선 물길에 수돗물 흐르는 ‘가짜’에 익숙하도록 만든 것 큰 문제”

4일 오후,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청계천에 모여들었다. ‘청계천 녹조투어’란 색다른 주제를 내걸고서다. 오염의 상징인 녹조를 감상하겠다는 투어 참가자들은 하자센터의 지속가능한 도시학교 수강생 등이다. 신중하지 못한 도시계획의 표본인 청계천을 직접 구석구석 살피러 나선 것이다. 청계천과 광장시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이어지는 답사를 이끈 이는 도시생태를 고민하는 예술가 모임 ‘리슨투더시티’의 박은선씨(32)다.

박씨는 수표교 근처에 이르자 청계천 물속에 손을 담그고 돌 위에 쌓인 모래를 흩어냈다. 모래가 없어지자 돌 위의 검푸른 녹조가 드러났다. 박씨는 “서울시는 녹조를 가리기 위해 가짜 하천에 끊임없이 마사토를 붓고 있지만 근본적 치유가 아니라 겉모습만 꾸미는 화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광화문부터 오간수문까지 이들이 거닌 청계천 구간에는 녹조가 끼지 않은 돌이 없었다.

청계천을 가로지르는 광통교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다. 하지만 지금 광통교는 새 돌을 덧대 겨우 다리를 이은 꼴이다. 반대로 수표교와 오간수문은 복원한 청계천 폭보다 길다는 이유로 가짜 다리를 놓았다. 진짜 수표교는 장충단공원에, 오간수문은 중랑하수처리장에 방치돼 있다. 

시각예술가 모임인 ‘리슨투더시티’가 마련한 ‘청계천 녹조 투어’에 참가한 젊은이들이 지난 4일 청계천 광통교 부근에서 작가 박은선씨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청계천의 ‘진실’을 비로소 알게 됐다고 말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박씨는 “원래 지형에 대한 치밀한 고려 없이 조경 디자인에 문화재를 맞추려고 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답사가 진행될수록 참가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심희린씨(20)는 “청계천 복원에 대해 그동안 이렇게까지 몰랐나 싶다”며 “도시개발과 근접한 공학을 전공하지만 이런 일을 알려주는 수업은 없었다”고 밝혔다. 정리나씨(24)는 “청계천 공사가 문제라는 걸 얼핏 들었지만 문화적 가치까지 훼손시켰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빗줄기가 드문드문한 저녁, 청계천 곳곳에 붙은 대피 안내문도 눈에 띄었다. 청계천은 비만 오면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통행이 금지된다.

박씨는 “청계천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가짜에 익숙해지도록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선 물길에 수돗물이 흐르는 가짜 하천을 즐기게 된 사람들은 이제 진짜 하천과 자연물을 오히려 불편하고 낯설게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청계천을 자주 찾았다는 이자연씨(23)는 “청계천에서 맥주 마신 사진 같은 게 멋져 보였는데 인공하천을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온 나를 오늘에야 발견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청계천 복원위원회를 구성했지만 구체적인 재복원 계획은 아직 없다. 복원위의 한 위원은 “문제는 알지만 현실적으로 어떻게 손을 댈지 방법적인 부분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청계천을 도심 유원지로 만들 건지, 자연하천으로 복원할 건지 목적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2시간여 청계천을 살핀 일행은 종로5가 광장시장에 이르렀다. 빈대떡 골목은 손님으로 가득했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골목은 인공하천처럼 세련되지 않아도 찾는 이들이 줄지 않는다. 빈대떡을 먹던 백정은씨(20)는 “오랜 시간 공들이지 않고 자신의 임기 내에 도시계획을 끝마치려는 당국자들의 성과주의를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한 자리에 들어설 예정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찾았다. “세계적인 건축가가 설계했지만, 이곳에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나 자취는 전혀 떠올릴 수 없는 공간이 돼버렸다”는 박씨의 말에 이곳저곳에서 일행들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김여란 기자 peel@kyunghyang.com

2012년 1월 23일 월요일

청계천 고가 밑 보물창고, 누가 파괴했나? '국보'를 쓰레기 취급한 MB, 참 특이합니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1-20일자 기사 ' 청계천 고가 밑 보물창고, 누가 파괴했나?'국보'를 쓰레기 취급한 MB, 참 특이합니다'를 퍼왔습니다.
[현장] 박경리도 통탄한 '청계천 사기'... 그리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도전


▲ "청계천처럼 옳은 일은 반대가 있어도 해야 한다"고 우체국 집배원을 청와대에 모아놓고 일장 훈시하는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청계천과 4대강 사업도 반대가 많았지만, 옳은 일은 반대가 있어도 해야 한다"고 지난해 11월 25일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에게는 국민들로부터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는 만능 방패가 있습니다. 청계천입니다. 한미FTA 반대 목소리에는 청계천과 4대강 사업을 방패로 사용했고, 4대강 사업 반대에는 청계천을 근거로 강행했습니다.

이렇게 이 대통령이 사사건건 청계천을 애호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청계천 복원 덕에 대통령이 되었고, 많은 사람에게 청계천 복원은 잘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민이 청계천의 진실을 안다면 '청계천 방패'도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취임사에 담긴 비밀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002년 7월 2일 서울시장 취임사에서 "청계천 복원은 개발의 시대가 가고 역사, 문화, 환경의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대역사로 서울의 얼굴을 바꿀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얼굴을 바꾸는 사업"이라며 "광통교, 수표교 등 청계천의 옛 다리는 청계천 복원사업과 함께 본래의 자리에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또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일자리 10만 개가 창출될 것"이라고 공언하였습니다.

바로 여기에 청계천의 모든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22조 원짜리 4대강 사업에서 34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했던 이 대통령. 그런데 총사업비 3649억 원이 소요된 청계천에서 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요? 따져볼 필요도 없는 사기극이지요. 서울시장 취임사부터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했습니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거짓이야 넘어간다고 칩시다. 문제는 "광통교, 수표교 등 청계천의 옛 다리는 청계천 복원사업과 함께 본래의 자리에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취임사입니다.


▲ 다리가 줄줄이 놓여 있는 걸 보여주는 옛 청계천 사진. ⓒ 국가기록원

'한양도성도'와 '동국여지비고' 등의 고지도에 따르면 청계천에는 송기교, 모전교, 광통교, 광제교, 장통교, 수표교, 하랑교, 효경교, 마전교, 오간수문, 영도교 등 총 11개의 다리가 있었습니다. 이중 18세기 이전에 사라진 광제교를 제외한 나머지 다리는 변동이 없습니다.

그리고 1900년경에 송기교와 모전교 사이에 신교(新橋)가 새로 설치되었고, 1918년 수표교와 하랑교 사이에 관수교(觀水橋), 1920년대 초에 청계4가에 주교(舟橋)가 설치되었습니다. 그리고 건설 연대를 알 수는 없지만 관철교(貫鐵橋)와 방산교(芳山橋)가 1950년대 말 청계천이 복개되기 전까지 존재하였습니다. 청계천엔 총 15개의 다리가 존재했던 것입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 모토는 "서울의 역사성과 문화성 회복"이었습니다. 그래서 청계천의 옛 다리들을 "본래의 자리"에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하겠다고 공언한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15개의 다리 중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약속한 대로 복원된 다리는 몇 개나 될까요? 놀랍게도 단 하나도 없습니다. 

아름다운 수표교를 '바른 자리' '바른 모습'의 청계천으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본래의 자리"에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던 청계천 수표교에 다녀왔습니다. 거무튀튀한 4개의 쇠기둥 위에 나무를 깎아 만든 다리가 '수표교'라는 명찰을 달고 서 있었습니다. 아니 이게 그 유명한 수표교란 말입니까? 세종2년 1420년에 청계천에 세워진 대표적 다리가 맞습니까? 그래서 600년의 세월을 견디느라 다리 난간마다 다 갈라지고 터진 것일까요? 


▲ MB '가카'께서 "바른자리 바른모습"으로 복원한 수표교입니다. 수표교의 이름표를 달고 있는 청계천 수표교. 600년의 세월을 견디느라 바래고 갈라진 것일까요? 이건 가짜입니다. ⓒ 최병성

한미FTA 강행의 근거로 제시하며, 이 대통령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던 청계천에는 나무를 깎아 수표교의 모양만 낸 가짜 다리만 있을 뿐, 600백 년 역사의 숨결이 깃든 수표교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은 사기였습니다. 

매서운 겨울바람 맞으며 진짜 수표교를 찾아 나섰습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본래의 자리"에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하겠다고 약속한 2002년 7월로부터 벌써 9년 6개월이 지났건만, 수표교는 아직도 남산으로 오르는 장충단공원 한구석에 처박혀 있습니다.


▲ 진짜 수표교는 여기에 처박혀있네요. 남산 장충단 오르는 도로 옆에 자기 자리를 떠난 수표교가 처박혀 있습니다. ⓒ 최병성

▲ 이게 진짜 수표교입니다. 600년의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 멋과 기품을 잃지 않고 당당히 서 있습니다. ⓒ 최병성

이리저리 오가며 수표교를 살펴보았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이었습니다. 그저 놀랍고 아름답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오랜 역사의 흔적이 담긴 옛 다리들을 많이 만나보았지만, 이렇게 멋진 다리는 처음 만난 듯했습니다.

세종 2년 처음 건설된 수표교에는 난간이 없었으나, 1890년경 다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새롭게 난간을 설치했습니다. 수표교는 두 시대의 만남인 셈이지요. 수표교가 청계천을 떠나 장충단 공원으로 이사 온 이유는 1959년 청계천 복개공사 때문입니다. 광통교를 비롯해 청계천의 다리와 유물들을 그대로 덮는 복개공사를 하면서, 유독 수표교만은 훼손하지 않고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청계천의 여러 다리 중 수표교가 가장 아름답고, 가장 뛰어난 다리라는 걸 당시 사람들도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 '가카'는 가짜를 너무 좋아해! 가카는 가짜로 국민을 속여왔지만, 진짜와 가짜의 차이는 아주 큽니다. 여러분은 어떤게 더 좋아보이시나요? 이렇게 아름다운 다리니 아무리 개발에 미쳤어도 무조건 복개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 최병성

▲ 진짜와 가짜의 차이! 가카께서 국민을 속이려 모양을 똑같이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진짜는 수백년 세월에도 변함없는데, 가카의 가짜는 갈라지고 터지고... 아이고, 흉합니다. ⓒ 최병성

만약 수표교가 바른 자리에 바른 모습으로 복원되었다면, 청계천은 지금처럼 세계 최대의 '누워있는 분수'라는 오명을 쓰진 않았을 것입니다. 콘크리트 어항에 썩은 물만 흐를 뿐, 청계천 그 어디서도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하천이라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그 흔한 정자도 하나 없습니다. 죽은 다슬기를 닮은 국적 불명의 소라탑을 세우면서 역사·문화는 깡그리 무시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청계천은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이 꼭 찾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청계천의 시작점에서 기념사진만 찍곤 바로 자리를 뜹니다. 바빠서냐고요? 아니지요. 청계천엔 더 이상 볼 게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토록 멋진 수표교가 있었다면 청계천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곳이 되었을까요? 또 얼마나 더 많은 외국인이 이곳을 찾아와 우리 조상의 뛰어난 건축 기술을 보며 감탄했을까요?


▲ 청계천에 찾아 온 관광객 그러나 청계천의 시작점에서 사진만 찍고 그냥 우르르 몰려나갑니다. 볼 게 없기 때문이지요. ⓒ 최병성

▲ 바른자리, 바른 모습으로 돌아와야 할 수표교입니다. 수표교와 빨래하는 아낙네와 물장구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그리고 청계천변 석축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수표교가 장충단공원이 아니라 청계천 자기 자리에 돌아와야 할 이유입니다. ⓒ 자료사진

청계천 고가도로 밑에 숨어있던 보물창고, 누가 파괴했나

청계천의 심각한 문제는 수표교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청계천에 가득했던 역사·문화를 깡그리 파괴했다는 사실입니다.

청계천은 그 자체로 조선의 역사와 숨결이 담겨있는 유물이었습니다. 청계고가도로 밑 콘크리트로 뒤덮인 청계천에는 40여 년간 어둠에 감춰져 있던 문화재들로 가득했습니다. 그 유명한 오간수문의 교각과 홍예석, 기초바닥석을 비롯하여 15개 다리의 다양한 흔적들과 석축들이 역사를 간직한 채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 복개된 청계천 다리 밑의 유물들입니다. 청계천을 복개하면서 청계천 안에 있던 역사 유물들을 그대로 두고 시멘트로 덮었습니다. 세로 기둥들은 복개천 기둥이고, 가로의 돌이 바로 조선의 역사 유물입니다. ⓒ 서울시 복원 자료

▲ 오간수문을 비롯하여 역사 유물들로 가득했던 청계천입니다. ⓒ 서울시

복개되었던 청계천의 콘크리트를 걷어냈을 때 많은 이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썩은 물만 흐르는 시궁창으로만 여기던 청계천에 엄청난 역사의 보물들이 그대로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다시 돌아올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인 청계천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의 기대와 꿈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자신의 임기 안에 완공하기 위해 모두 파괴했기 때문입니다. 

▲ 청계천을 따라 늘어서 있던 석축들입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다 파괴되었습니다. ⓒ 서울시

청계천 복원에 관한 서울시의 서류들을 찾아냈습니다. '청계천 유적주변 건축물 관리계획'(2005.5)에 따르면 수표교는 원형 그대로 복원을 추진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리고 수표교의 이전 복원을 위한 구체적인 설계도까지 있습니다. 

▲ 수표교를 원형 그대로 복원한다는 서울시 자료입니다. ⓒ 서울시 청계천

청계천 복원에 대한 서울시의 또 다른 서류인 '청계천 복원공사 추진 현황'(2004.6)을 살펴보았습니다. '지표조사'와 '시굴조사' 그리고 2003년 12월 11일~2004년 6월 10일까지 '발굴조사' 기간이 나와 있습니다. 특히 보고서 하단에 '추진현황-현장조사완료'라며 광교교·수표교·양안석축·하랑교·효경교 등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일 아랫줄에 '보존장소: 광교·양안석축(역사박물관후정)·수표교·하랑교·효경교·오간수문(중랑하수사업소)'이라는 아주 특별한 문구가 눈에 확 띄었습니다. 바로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이 자랑하는 청계천의 모든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 가카의 위대한 역사 보전 방식이 여기 있습니다. 하천에서 나온 것은 하수종말처리장으로! ⓒ 서울시

서울시가 언급한 중랑하수사업소란 중랑구 하수종말처리장을 말합니다. 청계천에서 나온 수백 년 된 역사 유물들이 중랑구 하수종말처리장에 아주 멋지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서울시장 임기가 끝난 지가 벌써 몇 년이고, 심지어 대통령 임기도 이제 일 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 청계천의 역사유물들이 아직도 하수종말처리장 마당에 따스한 햇볕과 시원한 빗줄기를 맞아가며 잡초들과 함께 뒹굴고 있습니다.

이명박식 문화재 복원은 '자연과 함께!'라는 참 특이하고 놀라운 기술입니다. 청계천 유물을 왜 하수종말처리장에 처박아 놓았을까요? 설마 하천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하천에서 나온 것은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이게 바로 이 대통령이 외친 '바른 자리' '바른 모습'의 진실입니다.


▲ 가카는 청계천의 소중한 문화 유적들을 어떻게 했을까요? ⓒ 서울시

▲ 이렇게 열심히 캐내셨습니다. 복원하기 위해서? 아니요. 한자리에 모아 잘 보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 서울시

▲ 이렇게 한자리에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역사 유물을 구경하기 위해 멀리 돌아다니면 다리 아플까봐, 배려심이 많은 가카께서 중랑구 하수종말처리장 한 자리에 잘 보관해 놓았습니다. 시원한 비바람과 멋진 눈보라도 맞고 있습니다. ⓒ 황평우

▲ 하랑교, 효경교도 잘 보관되어 있군요. 녹색을 좋아하는 가카 덕에 조선의 역사 유물들이 잡초 속에 어울려 있습니다. 가카의 '바른자리' '바른 모습'으로 복원한 청계천의 진실이 여기 다 있습니다. ⓒ 황평우

도대체 이명박 대통령은 청계천을 언제 '바른자리'에 '바른 모습'으로 되돌려 놓으려는 것일까요? 4대강 사업은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밤낮없이 강행하더니, 자신이 약속한 청계천은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역사 파괴'라는 청계천의 진실을 국민이 모르니, 심심하면 한미FTA와 4대강 사업의 합리화로 청계천을 둘러대고 있습니다. 청계천이 대국민 사기이듯, 경제주권을 포기한 한미FTA와 4대강 사업도 국민을 속이는 날림과 부실 덩어리에 불과합니다.

본래의 자리에 본래의 모습으로 청계천 옛 다리들을 복원하겠다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약속은 사기극으로 끝났습니다. 그래도 다리 15개 중에 광통교는 복원했다고요? 아닙니다. 광통교는 본래의 자리에서 상류 150m 위로 이전 복원됐습니다. '본래의 모습'과는 거리가 아주 멉니다.


▲ MB표 청계천 복원은 '복원'이 아니라 '파괴'였다고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도 자신의 트윗에 밝히고 있습니다. ⓒ 전우용

고 박경리 선생님이 통탄했던 이유

이명박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공사를 지켜보던 박경리 선생님은 2004년 3월 8일자 에 '청계천, 복원 아닌 개발이었나!'라는 특별기고를 통해 탄식했습니다.

"청계천 복원에 다소나마 관여한 만큼 나는 민망하고 부끄럽다. 시냇물에 분수가 가당키나 한가. 설계를 보아하니 청계천이 잡탕이 될까 두렵다. 단적으로 말해서 조경 때문에 복원이 희생되고 있는 것 같다. 복원한다는 풍선은 띄워놓고 수표교 복원은 유야무야, 그러니까 복원은 안 하겠다는 속셈이다.(중략) 결국 청계천은 30여년 전에 첫 개발에 의해 매장되었고, 이번에 개발에 의해 모든 유적은 '파괴'되고 '유실'될 위기에 놓여 있다. 지금의 형편을 바라보면서 미력이나마 보태게 된 내 처지가 한탄스럽다. 발등을 찧고 싶을 만치 후회와 분노를 느낀다. 차라리 그냥 두었더라면 훗날 슬기로운 인물이 나타나 청계천을 명실공히 복원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런데 놀랍게도 청와대에서 만든 4대강 사업 홍보책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복원했다는 청계천 사진과 함께 청계천 복원을 소망하는 박경리 선생님의 2003년 5월 7일자 기고문이 실려 있습니다. 발등을 찧고 싶을 만치 이명박식 청계천 복원이 통탄스럽다는 진실은 쏙 감추고, 박경리 선생님의 유명세만 이용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치졸함을 잘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청와대에서 만든 4대강 홍보책에 실린 박경리 선생님 기사. 박 선생님의 탄식은 감추고, 처음 복원하자고 했던 기사만 인용하고 있습니다. 참 얄팍하고 꼼수로 가득한 정권입니다. ⓒ 청와대

청계천 제대로 복원할 기회가 왔습니다

박경리 선생님은 기고문 마지막 줄에 "훗날 슬기로운 인물이 나타나 청계천을 명실공히 복원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라고 아쉬워했습니다. 맞습니다. 이명박 전 시장이 파괴한 청계천을 제대로 복원할 길이 조만간 열릴 것 같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계천을 제대로 복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기극을 총정리해 제가 쓴 책 북 콘서트가 지난해 11월 29일 서울시청에서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박원순 시장도 참석했습니다. 현장에서 저는 박 시장에게 청계천의 감춰진 역사 파괴의 진실을 보여 드렸습니다.

사진이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마다 박 시장의 얼굴은 놀람과 충격으로 일그러졌습니다. 그의 입에선 안타까움 가득한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개발방식은 잘못됐다"며 "청계천의 올바른 역사 및 생태복원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만들겠다"고 현장에서 공개적으로 약속했습니다.


▲ 청계천을 제대로 복원하겠다고 약속한 박원순 시장. 가카의 거짓말을 총정리한 가카께 올리는 헌정서인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북콘서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계천을 복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이원배


박원순 시장이 한강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겠다는 선거공약을 내걸긴 했지만, 청계천 복원까지 언급하자 화들짝 놀란 것은 보수언론이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대 자랑인 청계천에 박 시장이 정면도전을 선언했다며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아닙니다. 박원순 시장의 청계천 복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맞서기 위함이 아닙니다. 청계천의 옛 다리들을 '바른 자리'에 '바른 모습'으로 복원하겠다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약속을 대신 지키는 것뿐입니다.

청계천을 사랑하는 여러분, 아름다운 수표교를 언제까지 장충단공원에 두어야 할까요? 수표교가 청계천으로 다시 돌아오는 날, 그날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기극이 만천하에 들통 나는 날이 될 것입니다.

바로 이날을 위해 박원순 시장님의 주저없는 역사 바로 세우기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2012년은 청계천의 역사·문화·생태를 바로 세우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 새해에는 이 멋진 다리를 청계천에서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 멋진 수표교가 바른 자리, 바른 모습으로 종로3가에 돌아오면 행복한 청계천, 위대한 청계천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 여러분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 최병성

덧붙이는 글 | 2012년 새해 첫 기사를 청계천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제게 새해는 가카가 파괴하신 청계천을 바른자리 바른 모습으로 거듭나게하는 해요, 4대강을 다시 흐르게하는 해입니다. 다음달에 역사.문화.생태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청계천의 올바른 복원을 위한 포럼을 개최합니다. 가카의 위대한 뻥을 온천하에 낱낱이 밝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해온것처럼 앞으로 청계천의 감춰진 진실을 계속 연재해가겠습니다. 청계천이 바로 서는 그날까지... 많이 기대해주시고 응원해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