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지방자치단체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지방자치단체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1월 2일 수요일

투자자국가소송, 이제 골목을 노린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31일자 기사 '투자자국가소송, 이제 골목을 노린다'를 퍼왔습니다.
[연속 기고 - 론스타 ⑤] 지방자치단체와 ISD

2012년 11월 22일, 론스타가 결국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소송(ISD)을 제기했다. 10년간 지속된 론스타 문제가 왜 생겼는지, 제2의 론스타 사태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짚어봐야 할 대목이 많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치 공학이 모든 이슈를 삼켜버린 듯한 대선에서 론스타와 ISD는 주요 쟁점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론스타 문제는 그렇게 적당히 묻어버려도 좋을 만큼 만만한 사안이 아니다. 찬찬히 쟁점들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대선은 끝났지만, 론스타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에 (프레시안)은 론스타 문제를 집중 조명하는 김익태 변호사의 글들을 게재한다. 김 변호사는 미국 변호사로서 헌법재판소 헌법연구원을 지냈고, 현재 통상교섭본부 민간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이 분야 전문가다. 2012년 8월 한미FTA와 ISD 문제를 다룬 (소송당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책도 펴냈다. (편집자) 

[연속 기고 - 론스타]
 ① "론스타 소송, 패소하면 전 국민이 5만 원인데…"
② ISD, 일본이 식민지 조선에 투자금 내놓으라는 격
③ 전두환 정부는 미국 무기 회사에 얼마를 건넸을까?
④ '제2의 론스타'로 가는 지름길 민영화, 박근혜는…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말이 있다. 오랑캐를 이용하여 오랑캐를 친다는 중국의 전술이다. 대통령 선거전이 한참 뜨거웠던 2012년 11월 론스타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국제투자중재재판소(ICSID)에 투자자-국가 소송(ISD)을 제기했을 때 떠오른 말이었다. 어쩌면, 론스타라는 오랑캐를 이용해서 ISD라는 오랑캐를 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가 생겼다. 대한민국은 ISD로부터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하던 근거 없는 낙관론이 무너지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주류 정치권 어느 진영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ISD 문제에 대해 대선 후보들의 진일보한 입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슈는 부각되지 않았고 국민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왜일까? 생각을 해봤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여전히 피부로 다가오는 이슈가 아니었기 때문일 성싶다.

그렇다면 좀 더 피부로 다가오는 사안들을 얘기해 보자. 바로 지방자치단체의 문제이다. ISD 문제는 외환은행 매각으로 발생한 론스타 소송과 같이 중앙정부와 관련된 거대한 소송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저 멀리 경남 남해군에 화력발전소가 지어졌다면, 경북 영주의 수돗물 민영화가 현실화되었다면, 그리고 동네의 코스트코 주말 휴무를 서울시가 계속 강제한다면 발생할 수 있는 생활 속의 이슈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있다.

지자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나름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고 그것이 순기능이다. 그런데 이러한 지자체의 순기능이 ISD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2011년 미국의 메사전기회사(Mesa Power Group)가 지방정부의 조치에 이의를 제기하며 캐나다를 상대로 제소한 ISD 사건이 있다. 에너지 재생산 프로그램 운영 시 일정량은 지역 생산할 것을 지자체가 강제하자, 해당 기업이 '이는 외국투자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반발하면서 발생한 사건이다. 메사전기회사는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8000억 원을 요구하며 소송을 걸었다. 사건은 아직 계류 중이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우리 지자체에도 유사한 조치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1년 고양시는 시가 발주하는 공사 계약에 대하여 50% 고양시민을 고용할 것을 의무화했다. 그런데 이러한 시의 조치가 법적 분쟁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먼저 국내의 사법 구제 절차에만 한정해 보자. 고양시민들로 구성된 하도급 업체와 관계가 좋은 A사가 있고, 이와 대조적으로 작업 인력의 대부분을 서울시민으로 충당하는 B사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B사는 고양시의 이러한 정책에 불만을 품고 행정소송이나 헌법소원을 할 수 있다. 판결 내용에 상관없이 사건은 국내에서 종결된다. 하지만, B사가 외국인 건설업자일 경우, 혹은 외국인 투자자가 B사의 주식을 일정 지분 소유하고 있을 경우를 상정해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이 외국인 투자자는 곧바로 ICSID로 직행할 것이다. 멀게만 느껴지던 ISD가 이제는 골목으로 들어오는 상황이다.

 
ⓒ뉴시스

지자체는 ISD로부터 안전? 정부의 이상한 논리

그런데, 이 문제에 관해서 정부는 이상한 논리를 펼치며 '지방자치단체는 ISD 소송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2012년 6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행된 "한미FTA 주요 내용"을 보면, "ISD 대상으로서 협정상 의무 위반 외에 투자 계약 및 투자 인가 위반 사항을 포함(제11.16조)"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투자 계약은 중앙정부와의 계약에 한정하고 지방정부 및 국영기업체는 제외"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미FTA 주요 내용", 96페이지).

이러한 입장은 언론을 통해서도 이미 확인된 바이다.

외교통상부는 서울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을 둘러싼 서울시와 '메트로 9호선' 간 갈등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외국인 간 계약은 ISD 제소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지자체 계약은 국가소송 성립 안 돼" 외교부, 일부 주장 반박, (동아일보) 2012년 4월 14일)

이러한 주장은, 일견 지방자치단체는 ISD 소송에 대해 면책권이 있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한미FTA 제11장 제1절 제3조(제11.1.3조)를 보면, 투자분쟁을 야기할 수 있는 투자유치국의 조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11.1.3. 이 장의 목적상, 당사국이 채택하거나 유지하는 조치라 함은 다음을 말한다.가. 중앙 지역 또는 지방 정부와 당국이 채택하거나 유지하는 조치, 그리고나. 중앙지역 또는 지방 정부나 당국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여 비정부 기관이 채택하거나 유지하는 조치"

이 조항의 의미에 대해서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먼저, ISD 소송의 당사자 자격은 당사국인 투자 유치국이다. 즉, 중앙정부를 의미한다. 지방자치단체는 당사자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위 조항에서 밝힌 바와 같이 당사국이 채택하거나 유지하는 조치의 내용은 광범위 하다. 지방정부나 당국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는 비정부 기관이 채택하거나 유지하는 조치까지 포함하고 있다. 소송의 당사자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소송의 원인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주정부의 조치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가 ISD 소송을 하면 주정부가 아니라 연방정부가 소송의 당사자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일 뿐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도 "ISD의 피소 당사자는 중앙정부로 지자체가 될 수 없으며 그 책임 또한 중앙정부가 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시가 ISD 영향평가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자, 정부가 이에 대해 반박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서울시의 의견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대부분이 사실관계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박원순 시장이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에 대해 "미국 기업이 지방자치단체를 ISD 제소할 가능성이 급격히 늘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법무부 법무실장은 "ISD의 피소 당사자는 중앙정부로 지자체가 될 수 없으며 그 책임 또한 중앙정부가 진다"고 설명했다." ("지자체엔 ISD 소송 못 건다", [중앙일보] 2011년 11월 9일) 

지자체의 조치, ISD 사유 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미성년자의 과실에 대해서 부모가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민법의 원리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미성년자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소송의 원인 제공자는 되는 경우이다. 지자체가 취하는 모종의 조치가 ISD 소송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당사자는 중앙정부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자체는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니 ISD 소송을 신경 쓰지 않고 어떠한 조치도 자유롭게 채택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결국은 지자체의 조치로 인한 ISD 소송의 비용은 고스란히 중앙정부에서 충당할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설명에 의하면 ISD 소송은 "중앙정부와의 계약에 한정"한다고 하는데, 한미FTA 제11.16조 어디에도 ISD 소송의 근거는 "중앙정부와에 계약에 한정"한다는 문구는 없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앞 다투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 하고 있다. 코트라 외국인투자통계시스템의 발표에 의하면, 서울시의 경우만 하더라도 2007년 1842건, 2008년 1721건을 비롯하여 해마다 약 1300여 건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게다가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위하여 인센티브까지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외국인투자 지원조례 제15조, 제16조에 의거하여, 외국인투자비율 30% 이상 외국인투자기업 중 고용인원 10명을 초과하는 기업에 대해 1인당 월 100만 원씩 최대 6개월분을 기업당 2억 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또한, 외국인 투자기업이 R&D센터를 유치할 시, 외국인투자촉진법 제14조의 2, 서울시 외국인투자지원조례 제14조에 의거, 투자금액의 일정 비율을 현금 지원한다. 국비 40%, 시비 60%의 비율이다.

인센티브는 비단 이러한 서울시의 경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지역인 인천광역시나 경기도의 경우, 부지 제공이나 세금 감면은 기본 옵션이며, 서울시와 같이 현금 지급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인센티브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에도 존재한다. 문제는 이러한 인센티브 제공이 지자체의 사정에 의해 어느 날 중단되거나, 혹은 형평의 문제에 의해 변경되는 경우다. 수십억 원에 이르는 혜택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제공하면서도 이제는 되려 ISD 소송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인센티브 제공에 대한 애초의 약속을 지키면 될 것 아니냐면 할 말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환경이나 교통과 같은 공공정책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조치에 대해서도 ISD 소송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수도권과는 다르게 지방에 유치된 외국인 투자의 경우 화학제조와 같이 환경에 예민한 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친환경적인 조례를 제정했다고 가정해 보자. 외국인투자회사는 투자 환경의 변화로 인해 투자에 손실을 입었다며 간접수용을 들어 ISD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멕시코 지자체의 환경조치에 이의를 제기하여 180억 원을 배상받은 미국 회사 메타클레드를 생각해 보면 쉽게 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18대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면서 '교통정책과 관련한 ISD 소송이 현실화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모든 후보자가 민자로 건설된 거가대교와 마창대교의 반값 통행료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2007년 캐나다 정부가 제정한 "국제 교량과 터널에 관한 법"에 의해 통행료가 규제 대상이 되자, 미국 투자자인 디트로이트 국제 교량 회사가 캐나다 정부를 제소한 사건이 떠올랐다. 외국인 투자가 섞여 있을 것이 거의 당연시되는 민자 교량에 대해 통행료를 반값으로 내리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 전에 후보자들이 자본 구성 비율에 대한 분석이라도 해보았는지 궁금하다.

이러한 모든 사항이 지자체가 외국인 투자와 관련하여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에 대한 대비는 중앙정부가 일차적으로 주도해야 한다. 지방정부와 법적 네트워크를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울러 지자체의 조치로 인한 ISD 소송 시 재정 부담 기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ISD 소송의 당사자는 대한민국이지만, 지자체의 행정조치나 조례에 근거한 소송인 경우 지자체의 법적 책임에 대한 부분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연재가 일주일 정도 지연되었다. 대선 결과에 대한 국민적인 반응이 극대화되던 시점에 ISD 관련 연재가 눈에 들어올까 싶어서였다. 그 와중에 한 예능 프로그램을 보았다. 남자들끼리 게임을 해서 완장을 차고 제한된 시간 동안 리더 역할을 하는 내용이었다. 독재자부터 무개념 리더까지 다양한 리더십이 교차하는 동안, 두세 명은 여전히 비슷한 처지에서 비슷한 노역(?)을 하면서 푸념을 늘어놓는다. "리더가 바뀌어도 우리의 삶은 별반 달라지는 게 없다"고 말한다. 이 땅의 민초들을 암시하는 대사이지만, 동시에 내게는 ISD 이슈를 연상시키는 지점이었다. 오십보백보 차이로, 정치권의 어느 진영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이 이슈는 그래서 계속 제기되어야 하며, 연재는 계속되어야 할 것 같다.


 /김익태 변호사

2012년 10월 11일 목요일

6000원 아끼려고 국가기관이 최저임금 어기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10일자 기사 '6000원 아끼려고 국가기관이 최저임금 어기나?'를 퍼왔습니다.
심상정 의원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최저임금 미달액 총 5억여 원"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사례가 26건에 달하는 등 국가기관이 최저임금을 어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 2010년 대전광역시 건설관리본부는 노동자 15명에게 각각 최저임금보다 400원 적은 임금을 지급해 총 6000원을 아끼려고 최저임금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무소속 심상정 의원은 10일 위와 같은 국가기관의 최저임금 위반사례를 발표했다. 심 의원이 발표한 바로는 2008년부터 2012년 6월까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및 부속기관 등이 저지른 최저임금 위반 건수는 26건이다. 이 중 대부분이 시정조치 및 행정종결에 그쳤으며 기소 사례는 2건에 불과했다.

심 의원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의 최저임금 미달액은 총 5억 2000만 원이고 피해 노동자는 481명이다. 이 중 창원시 시설관리공단은 76명에게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지급해 총 4억 6000여만 원의 미달액을 기록했다.

피해 노동자 수는 서울시 양천구 시설관리공단이 101명으로 가장 많았고 창원시 시설관리공단이 76명, 춘천이 67명 순이었다.

심 의원은 "15명의 노동자가 최저임금보다 400원을 더 받지 못해 근로감독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 최저임금의 현실"이라며 "민간부문 노동자들은 더욱 상황이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심 의원은 "전년도에 비해 올해 최저임금이 고작 280원 올랐다"고 지적하며 "최저임금이 실질적인 생계비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2013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은 486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인 4580원보다 6.1%(시간당 280원) 올랐지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요구했던 시간당 최저임금인 5600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최저임금 발표 이후 한국노동연구원이 "소비자물가지수(CPI, 2005년 기준)를 반영한 한국의 실질 최저임금 수준은 3.06달러로 비교 대상 주요국 중에서 꼴찌"라고 밝히는 등 최저임금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일각의 비판이 이어졌다.

 /남빛나라 기자

2012년 6월 26일 화요일

설악산ㆍ지리산ㆍ월출산…MB 시대 수난


이글은 프레시안 2012-06-26일자 기사 '설악산ㆍ지리산ㆍ월출산…MB 시대 수난'을 퍼왔습니다.
[기고] 등산로 폐쇄한 뒤 돈 내고 케이블카 이용하라고?

환경부는 26일 10시, 국립공원위원회를 열어 일곱군데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한 공원계획변경신청안에 대한 심사를 할 예정이다. 지리산, 설악산, 월출산,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모두 국립공원을 통과하거나, 정상부까지 향하는 케이블카 건설계획을 세우고 환경부에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 중 해상국립공원인 한려해상국립공원은 케이블카가 국립공원 구역을 통과하는 노선이 그나마 짧지만, 다른 육상국립공원들은 그동안 허용되지 않았던 정상봉우리 턱밑까지 케이블카 건설을 할 계획이라 환경훼손 논란과 사회적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후 추진된 규제완화 정책은 국립공원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2010년 환경부는 자연공원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결국 각 산의 정상부까지 케이블카가 들어설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버렸다. 2010년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내용은 1967년 국립공원제도가 지정된 이후에 처음으로 정상부 지역의 규제를 푼 것이다.

각 산의 정상부는 생태계보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인공시설물을 최소한으로 하도록 해 왔었다. 사실상 모든 국립공원 어디에서든 케이블카가 건설 가능하도록 케이블카 노선길이를 2Km에서 5Km로 연장하고, 정류장높이를 9m에서 15m로 높였다.

상황이 이러하자 지역경제활성화를 명목으로 지방자치단체는 경쟁적으로 케이블카 건설에 뛰어들어, 지리산에는 무려 남원, 산청, 함양, 구례 등 네군데 지자체가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1980년 내장산국립공원에 케이블카 건설 이후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건설된 사례가 없을 만큼, 관광패턴이 변했고 국립공원관리가 보존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케이블카는 국립공원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을 들어 계속 반대해왔다.

 ⓒ연합뉴스

등산로 폐쇄하고 돈 내고 케이블카 이용하라고?

지난 19일, 케이블카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공청회에서 지방자치단체 6곳의 케이블카 건설계획은 모두 부실해서, 환경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조차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양, 영암, 남원, 함양, 산청이 제출한 광장조성계획은 자연공원법 시행령을 위반하고, 지리산권 4개 지자체(남원, 산청, 함양, 구례)는 상부정류장을 '국립공원 특별보호구' 내에 건설할 계획을 수립해 환경부 가이드라인 중 '정류장 및 지주설치지점 회피지역' 부분에 부합하지 않는다.

더구나 지자체들은 케이블카로 환경훼손 논란이 일자 설악산의 오색구간, 지리산의 백무동, 뱀사골 등 주요 구간 등산로를 폐쇄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1년에 1000만 명 이상이 산을 찾는 현실에서 사회적 합의도 없이 이렇게 유명한 등산로를 폐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등산로 폐쇄하고 돈을 내고 산 정상부로 가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라고 하는 게 공익성이 있는 일인지도 쟁점이 된다.

경쟁하는 지자체들은 서로 자신들의 계획으로 국립공원도 지키고,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환경정책평가원(KEI)이 분석한 결과, 구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B/C 분석 결과 1을 넘지 못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논쟁은 국립공원관리정책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 국립공원은 국토 면적의 약 5%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 생물종의 75%를 담당한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 설악산(2005년), 지리산(2007년), 월악산(2009년)은 IUCN(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 세계자연보전연맹)에 의해서, 생태계가 우수하고 잘 관리되고 있으며 자연상태 그대로나 그에 가까운 상태로 유지하도록 관리해야할 가치가 있는 'IUCN 카테고리 2등급'으로 지정받은 곳이다.

'카테고리 2등급'은 '이용'보다는 '보전'에 해당하는 등급이다. 환경부는 설악산, 지리산, 월악산이 보전가치가 높다고 평가하여 이들 국립공원을 IUCN 카테고리 2등급으로 지정받아 놓고서는 이와 모순되게 정상부까지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국립공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케이블카 추진으로 나타났듯이 지난 5년 동안 우리나라 국립공원관리정책은 계속 후퇴했다. 2008년 취임 첫 해, 이명박 대통령은 '희망세상농업포럼'이라는 대선조직에 있었던 엄홍우 씨를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으켰다. 엄홍우 씨는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전력도 있다.

국립공원, 이명박 대통령 만나 수난

이렇게 시작한 국립공원 관리정책의 비전문성과 후퇴는 지난 5년 내내 이어졌다. 2010년 국립공원구역조정 기간이 아닌데도 앞당겨서 국립공원이었던 곳을 제외한 결과, 육상국립공원 1.7%가 줄어들었다. 보존보다는 이용정책을 강화하다 보니 국립공원 전체에 탐방로가 국립공원 탐방로가 2007년 대비 2011년 30% 늘었지만, 탐방로에 대한 훼손 복구비는 2007년 계획 대비 50% 삭감돼 산사태 위험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작년 2011년에는 새로운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에 촛불 때 경찰청장으로 악명 높은 어청수 전 경찰청장을 임명해서 국립공원 업무 전문성을 또 다시 훼손하더니 2개월 만에 경호처장으로 임명해 버리는 일도 있었다.

25일,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 대표발의로 24명 국회의원들은 "국립공원 케이블카 선정 중단 촉구 결의안"을 제출해, "국립공원 내 관광용 케이블카 사업 중단, 국립공원의지속가능한 자연보전정책 강화"를 촉구했다. 6월 19일 공청회가 개최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26일 국립공원위원회를 개최하여 케이블카시범지역을 선정하는 하는 것도 문제고,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건설을 위한 사전조사만 7년 넘게 걸린 호주와는 너무나 대비된다는 주장이다.

환경, 종교단체로 이루어진 국립공원케이블카반대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국민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케이블카는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과는 어울리지 않는 시설로 국립공원 정상부 훼손을 부채질하고, 생물종다양성 감소에 일조하며, 경관을 파괴하는 대표적 시설"로 "환경부는 스스로 정한 기준을 벗어난 각 지자체의 계획서에 대하여 있는 사실 그대로 국립공원위원회에 전달하여 국립공원위원들이 올바른 심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범국민대책위는 26일 오전 8시 15분부터 공원위원회가 열리는 10시까지 환경부 앞에서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고이지선 녹색당 정책담당 간사

2012년 5월 11일 금요일

[단독]‘세금 먹는 민자사업’ 향후 20년간 41조 소요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11일자 기사 '[단독]‘세금 먹는 민자사업’ 향후 20년간 41조 소요'를 퍼왔습니다.
ㆍ입법조사처 “과다한 수요 예측 법으로 막아야”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진행한 ‘임대형 민간투자사업’으로 향후 20년간 부담해야 할 재정 규모가 40조원에 이른다는 국회 입법조사처 분석이 나왔다.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은 수요 예측이 과다하게 이뤄진 상태에서 ‘최소운영수입’을 보장한 결과, 지난해에만 4882억원의 국민 세금이 투입됐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박주선 의원은 국회 입법조사처에 분석 의뢰해 이 같은 내용의 ‘민간투자사업 문제점 및 개선방안’보고서를 제출받았다고 10일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2006~2010년 임대형 민자사업에 임대료 및 운영비로 지급한 정부 자금은 1조540억원이지만 2011~2015년에는 8조6693억원, 2016~2020년에는 10조2734억원 등으로 커지면서 2035년까지 총 41조560억원이 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4.0% 규모이며 2010년 국가채무(392조원)의 11.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임대형 민자사업은 민간 투자자가 공공시설 등을 지어 정부에 빌려준 뒤 임대료를 받는 사업 방식이다. 

보고서는 “임대형 민자사업은 예산 제약으로 공급되지 않던 시설의 조기 공급을 통해 편익을 누리지만, 장기간에 걸쳐 민간 사업자에게 임대료와 운영비를 보전하게 되므로 건설뿐만 아니라 운영 단계 등 전 과정에 걸쳐 사업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간이 시설을 건설해 직접 운영하는 수익형 민자사업은 기본적으로 수요가 턱 없이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민자도로 가운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93.3%)를 제외한 모든 노선의 실제 교통량이 예상 대비 60% 이하였다. 서수원~평택 민자도로의 실제 교통량은 사업 전 예측의 38.1%에 불과했고, 인천공항 민자도로 42.5%, 부산~울산 민자도로 52.2%, 용인~서울 민자도로 52.3%, 대구~부산 민자도로 55.3%, 천안~논산 민자도로 57.4% 등으로 나타났다.

수요 예측이 잘못돼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였지만 정부는 민자사업을 진행한 업체에 ‘최소운영수입’을 보장했다. 이로 인해 정부가 지출한 금액은 지난해 4882억원이고,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금액은 2조3114억원에 이르고 있다. 

최소운영수입 보장 제도는 2009년 폐지됐지만 그 이전에 체결된 사업들은 해당되지 않아 당분간 적자 사업에 국민 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수요 예측을 위한 정부 지침을 법제화해 예측을 임의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민자사업의 과다한 수요 추정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창민·김지환 기자 risk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