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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6일 수요일

“우리 회사 팔아 부족한 세입 메우겠다고요?”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26일자 기사 '“우리 회사 팔아 부족한 세입 메우겠다고요?”'를 퍼왔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은 7년째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알짜 공기업을 사기업에 파는 것을 MB 정부는 ‘선진화‘라고 부른다. 인천국제공항의 야경 모습.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한겨레21 2011.10.24 본지 882호.

2013년도 정부 예산안
 ‘세외수입’ 37조…공기업 팔아치우나
기업은·산업은·공항공사 등 정부보유 지분 매각 재추진

공아무개씨는 대학교를 졸업한 뒤 취업전쟁을 뚫고 공기업에 입사한 3년차 직장인이다. 입사만으로도 자랑스러웠고 급여는 물론 복지와 업무도 만족스럽다. 하지만, 공씨는 국가 예산안이 매년 발표될 때마다 짜증이 난다.‘왜 정부는 매번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를 팔아치우겠다며 매각 대금을 예산안에 기대 수입으로 잡아놓을까? 정작 매각 절차는 번번이 불발됐잖아?’2013년 예산안의 세입 항목 가운데 ‘세금 외 수입’은 37조4000억원에 이른다. 세외수입엔 기업특별회계 영업이익(우정사업본부 수익 등), 경상이전수입(벌금, 과태료 등)과 기타 정부 보유 유가증권의 매각대금, 한국은행의 잉여금 납입액 등이 포함된다. 특히 2013년 예산안에서는 올해 예산안에 견줘 세외수입이 9조1000억원(32%) 증액됐다. 기업특별회계와 경상이전수입에 별반 차이가 없었음에도, 세외수입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정부 보유 유가증권 매각대금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업은행 5조1000억원, 산업은행 2조6000억원, 인천공항공사 4000억원씩을 세외수입으로 책정해 내년 수입으로 계상하고 있다. 그러나 2006년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2010년 인천공항공사, 그리고 올해부터는 산업은행까지 세외수입으로 잡혀 있지만, 번번이 매각 과정이 좌초되거나 국회 심의에 실패해 왔다. 또 변동성 강한 시장 상황에서 정부가 예상한 만큼의 매각 수익을 거둘지도 불투명하다.퇴근 뒤 경제 기사를 읽던 공씨는 다시 한번 짜증이 치밀었다. ‘부자 감세 논란 기사’ 탓이었다. “법인세 깎고 부자들은 감세한다는데, 결국 우리 회사 팔아서 부족한 세입 메우겠다는 건가요?”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2012년 7월 3일 화요일

MB “국회 설득뒤 처리”…한일 군사협정 ‘폭탄 돌리기’?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02일자 기사 'MB “국회 설득뒤 처리”…한일 군사협정 ‘폭탄 돌리기’?'를 퍼왔습니다.

 삼각군사협력 물살 한·미·일 연합훈련이 시작된 지난달 21일, 일본 해상자위대의 구축함인 쿠라마, 한국 해군의 구축함인 문무대왕함, 미국 핵항모 조지워싱턴호(앞쪽부터)가 제주도 남쪽 해역에서 열을 지어 이동하고 있다. 미해군누리집 갈무리

협정체결 필요성은 거듭 강조

이명박 대통령은 2일 ‘밀실 처리’ 비판을 받은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군사정보협정) 체결을 재추진하도록 지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회와 국민에게 (한-일 군사정보)협정의 내용을 소상하게 공개하고 설명해 오해가 없도록 조처하라”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 협정은 이미 러시아를 비롯한 24개국과 체결을 했고, 앞으로 중국과도 체결이 필요한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협정”이라며 협정 체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이 대통령의 지시는 협정 체결을 재추진하되 국회의 ‘동의’를 먼저 구하라는 취지다. 이 협정은 이미 국무회의를 통과한 터라 정부가 그대로 협정문에 서명만 하면 되지만, ‘국회를 설득한 뒤 협정문에 서명하겠다’고 한걸음 물러난 셈이다.그렇다고 이 대통령이 ‘백기’를 든 것은 아니다. 이번 협정 체결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자세는 여전하다. 박정하 대변인은 “이 협정이 현재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정부는 최선을 다해 국회에 설명을 할 것이고 그에 따라 국회에서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의 장담과는 달리 22조원을 쏟아부은 4대강 사업도 가뭄 해소에 무용지물인 상황에서 브라질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4대강 사업으로 홍수와 가뭄 모두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뉴시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의지가 관철이 될지는 미지수다. 야당은 협정 폐기를 요구하고 있고, 여당도 부정적 기류가 높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국회 설득이 성공하지 못했을 경우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청와대 안에선 국회 보고 뒤 서명 절차에 곧바로 들어가자는 강경론도 없지 않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협정은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고 한번 보류한 사안으로, 철회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단은 여론 동향을 좀더 지켜본 뒤에 결론을 짓는다는 쪽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하 대변인은 ‘국회 설득에 실패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엔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청와대의 이런 기류는 일단 국회 논의 절차를 밟아나가면서 인책론을 피해보려는 시도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2012년 6월 27일 수요일

국립공원 케이블카 사업, 내륙 6곳 모두 탈락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6일자 기사 '국립공원 케이블카 사업, 내륙 6곳 모두 탈락'을 퍼왔습니다.

ㆍ한려해상 1곳만 선정… 기준 맞추면 재추진 ‘불씨’ 남겨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사업 대상지로 해상형인 한려해상국립공원만 유일하게 선정됐다. 환경파괴 논란을 불러온 지리산·설악산·월출산 등 내륙 국립공원 6곳은 모두 탈락했다. 

환경부는 그러나 지리산과 설악산은 해당 지자체가 심의기준에 맞춰 사업계획을 다시 제출할 경우 시범사업 선정을 재추진키로 해 논란의 불씨는 남겼다.

정부는 26일 국립공원위원회를 열고 경남 사천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계획변경안을 가결하고 해상형 국립공원 삭도(索道·케이블카)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전남 구례군과 전북 남원시, 경남 산청·함양군(이상 지리산 권역), 강원 양양군(설악산 권역), 전남 영암군(월출산 권역)이 낸 공원계획안에 대해 “삭도 가이드라인 및 검토기준에 부합하는 사업계획은 없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위원회는 6곳 모두 검토기준인 기술성·공익성·경제성·환경성 등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탈락 사유를 보면 양양군이 제출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계획서의 경우 케이블카가 주요 봉우리인 대청봉과 23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걸어서 쉽게 대청봉 접근이 가능한 거리다. 대부분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산 정상부에 케이블카 이용객이 대거 접근할 경우 훼손이 불가피하다. 산청군이 제출한 계획서에는 지리산 제석봉과 46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으며, 사업예정지 일대에는 반달가슴곰, 삵 등의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었다.

환경부는 그러나 “지리산·설악산에 대해서는 향후 환경성·공익성·기술성 등 부적합 사유를 해소하고 사업계획을 다시 제시하는 경우 내륙형 국립공원 삭도 시범사업 선정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월출산에 대해서는 “1년에 34만명 정도로 내방객이 많지 않아 케이블카를 놓는 게 적합하지 않아 시범사업의 필요성이 없다”고 못박았다. 반면 지리산과 설악산에 대해서는 “지리산은 연간 내방객이 260만명, 설악산은 380만명 수준으로 일부 탐방로 훼손이 높고 쓰레기도 많이 발생한다”며 “케이블카가 관광수요를 충족하고 국립공원을 보호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그러나 “설악산·지리산 5곳 이외에 더 이상의 시범사업 대상지 선정은 없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는 시범사업 부결 결정을 환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의 결정은 우리나라 국립공원에는 더 이상 케이블카가 필요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환경부와 국립공원위원들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이날 부결을 계기로 케이블카 설치를 가능하도록 한 ‘자연공원법’ 재개정 운동을 벌여 추가 설치 논의를 막기로 했다. 지리산생명연대는 “앞으로 케이블카 설치 검토조차 할 수 없도록 현 정부가 개정한 자연공원법을 재개정하는 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들의모임의 윤주옥 처장은 지리산·설악산 케이블카 추가 검토 가능성에 대해 “국립공원에 사람들이 많이 가는 것을 케이블카를 통해 해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