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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4일 수요일

‘종탑농성’ 재능교육, 이번엔 “일감 몰아주기” 논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23일자 기사 '‘종탑농성’ 재능교육, 이번엔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퍼왔습니다.
재능교육 노동자들의 의혹 제기, 사측 “노사문제 해결을 위한 노조의 문제제기”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재벌 계열사 간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교육기업으로 유명한 (주)재능교육이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하는 부당내부거래를 통해 편법으로 부를 대물림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와 연대단체들 구성한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2일 오후 12시 대검찰청 앞에서 ‘일감몰아주기·공정거래법 위반 (주)재능교육 처벌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책위는 재능교육이 “명백한 위법행위임과 동시에 편법으로 부를 대물림하여 상속세와 증여세를 포탈하는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이를 통해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다른 업체들의 경쟁을 저해하여 시장 질서를 상당히 교란시키는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를 넘어서는 위법행위에 대하여 관련 법률에 따라 철저한 조사를 진행한 후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라며 재능교육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재능교육지부 유명자 지부장은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쌍용자동차가 회계조작을 통해 정리해고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처럼 정리해고 등의 노동문제가 잘못된 경영관행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생각에 노동조합이 나서서 재능교육 사측의 위법 행위를 알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 22일 12시 대검찰청 앞에서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투쟁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재능교육이 어떤 위법을 저질렀다는 것일까. 재능교육은 지난 1977년 ‘한국프로그램재능교육원’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립되었다가 87년 현재의 상호 명으로 이름을 바꾼 대표적인 교육기업이다. 계열사로는 재능인쇄, 재능e아카데미, 스스로미디어 등이 있다. 
 
재능교육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시달리는 이유는 재능교육을 비롯한 계열사의 지분 전체를 재능교육 박성훈 회장의 일가족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능교육은 2011년 기준으로 박성훈 회장이 전체 주식의 91%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를 회장의 부모와 부인이 소유하고 있다. 재능인쇄는 박성훈 회장이 30%, 아들 박종우가 40%, 부인 안순모가 20%, 딸 박주연과 박정은이 각각 5%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스스로미디어는 박종우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재능e아카데미는 스스로미디어 가 60%, 박종우가 30%, 박주연과 박정은이 각각 5%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아가 위 계열사들의 매출 대부분은 재능교육 또는 계열사 사이의 내부거래에 의한 것이다. 재능인쇄는 2011년 총 매출액 292억 원 중 90%에 달하는 262억 원을 재능교육, 재능e아카데미, 스스로미디어, 재능유통 등 관계사들을 통해 취득했다. (2012년 3월 공시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결과) 스스로미디어 역시 2011년 매출총액 17억 원 전부를 재능인쇄와 재능교육을 통해 취득했다. 재능e아카데미도 마찬가지다. 2011년 매출액 100억 8000만원 중 재능교육 계열사와의 거래액이 100억 2000만원이다. 
 
이처럼 재능교육 계열사가 박성훈 회장 일가족의 소유인 데다 계열사 매출의 대부분이 내부거래에 의한 것이다 보니 회장이 일가족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공정거래법은 부당하게 특수 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대하여 가지급금·대여금·인력·부동산·유기증권·상품·용역·무체재산권 등을 제공하거나 현저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여 특수 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이자 부당한 지원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특수 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게 ‘현저한 규모’ 혹은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였을 경우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일감 몰아주기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일감을 몰아줘 특수 관계에 해당하는 회사를 키워주고, 그 회사의 주식을 지배주주 및 계열사가 소유하는 방식으로 부를 대물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재능인쇄, 스스로미디어, 재능e아카데미 등은 모두 재능교육의 계열사이자 박성훈 회장 가족 소유의 회사로, ‘특수 관계인’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재능인쇄는 2011년 70억, 2010년 40억, 2009년 60억, 2008년 60억, 2007년 60억 등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그리고 이 배당금은 재능인쇄의 대주주인 박성훈 회장 일가에게 돌아갔다. 대책위는 이에 비추어 스스로미디어, 재능e아카데미 등 다른 계열사들의 배당금도 회장 일가에게 돌아갔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재능교육 본사 이치열 기자 truth710@


재능교육의 상속증여세법 위반여부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민변은 재능교육지부에 보낸 법률위반 검토서에서 재능교육이 상속증여세법의 증세 대상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2011년 신설된 상속증여세법 제45조3은 ‘수혜법인과 특수 관계법인 간의 거래비율이 30%를 초과하고, 내부지분율이 30% 이상이며. 수혜법인의 지배주주 지분율이 3%를 초과할 경우 수혜법인의 세후 영업이익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다.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편법상속에 대해 과세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률이다.
 
재능교육 계열사들은 총매출액의 대부분을 계열사들 간의 거래에 의존하고 있고, 이는 정상거래비율인 30%를 크게 초과하는 것이다. 지배주주의 지분율 역시 3%를 훨씬 초과한다. 민변은 재능인쇄만 해도 약 5억 7천억 원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능교육 홍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장님 일가가 주식을 소유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회가 허용한 범위 이내라고 알고 있다”며 “그 범위 이외에 부당한 부분이 있는지는 저희들이 일일이 해명하거나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이 위법 행위인지 공식적으로 제기되기보다 궁금증과 의혹이 제기되는 수준이라 공식적인 대응을 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회사의 재무나 경영은 굉장히 디테일하게 알아야 말할 수 있는 부분인데 노조의 제보사항 만으로 디테일한 문제에 대해 거론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럽다”며 “언론이 껍데기가 아니라 자세한 사항을 알아보고 보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노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반대급부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윤호 기자 | ssain@mediatoday.co.kr 

2013년 1월 13일 일요일

과세 당국은 삼성에 공로상 줘라


이글은 한겨레21 2013-01-14일자 제944호 기사 '과세 당국은 삼성에 공로상 줘라'를 퍼왔습니다.
[표지이야기] 대한민국 상속증여법은 삼성의 ‘세습 혁신’을 쫓아온 결과… 다른 재벌 기업은 삼성 따라하다 망신당하거나 ‘일감 몰아주기’ 등 새로운 방법 개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올해도 ‘혁신’을 경영 화두로 던졌다. 그는 지난 1월2일 신년하례식에서 “도전하고 또 도전해 새로운 길을 가는 성장의 길을 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렇듯 끊임없는 경영 혁신과 도전은 지금의 글로벌 기업인 삼성을 일궈낸 힘이다. 그러나 삼성의 혁신이 경영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삼성의 리더들은 국가의 자원을 총동원해 만들어진 글로벌 기업을 이씨 일가의 가족기업으로 유지하기 위한 ‘세습 혁신’도 멈추지 않았다. 삼성 리더들은 세금 없는 부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줄곧 도전했고, 대부분 성공했다.

» 삼성전자 제공

공익법인·비상장사·주식연계채권…

삼성의 ‘세습 기술’은 간단하다. 총수의 그룹 지배권을 과세 당국이 세금을 물릴 수 없는 방식으로 2·3세에게 승계하는 것이다. 세법의 허술한 구멍을 찾아내 과감하게 파고들면 게임 끝이다. 이런 삼성 스타일은 창업주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공익법인’을 적극 활용했다. 공익사업에 기부한 재산에 대해선 상속·증여세를 내지 않도록 규정한 당시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법)의 허점을 노린 것이다. 그는 1965년 삼성문화재단 등 공익 재단을 설립한 뒤 차근차근 주요 계열사의 주식을 이전한다. 1977년 후계자로 낙점된 이건희 당시 동양방송 이사는 공익재단으로부터 이 주식을 되산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오롯이 재산을 물려주는 훌륭한 방법이다. 경제개혁연구소의 보고서 ‘재벌 승계는 어떻게 이뤄지나-삼성그룹’을 보면, 이런 방식 등을 통해 이건희 회장은 아버지가 사망한 1987년 당시 총자산 11조5천억원이던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181억원의 증여·상속세만 내고 승계받는다. 과세 당국은 한참 뒤인 1990년에야 공익법인을 통한 변칙 증여를 제한하도록 상증법을 고쳤다.
이건희 회장이 3세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 부와 경영권을 넘겨주는 과정은 더 교묘하고 대담하다. 일단 이건희 회장은 아들이 27살이던 1995년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에 앞서 아들 손에 실탄으로 60억8천만원을 쥐어준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전무는 16억원의 증여세를 낸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거의 유일한 정상적인 세금 납부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를 종잣돈으로 에스원·제일모직 등 상장 직전의 계열사 주식이나 전환사채(CB·일정한 조건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 등을 사 모은다. 비상장 주식의 향후 상장 차익에 대해 선 제대로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얼마 뒤 이 계열사들이 증시에 상장돼 주가가 급등하자 이재용 부회장은 매입한 주식을 되팔아 수백억원대 차익을 거뒀다.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다. 이때도 과세 당국은 부랴부랴 상증법을 개정했지만, 이미 삼성은 손을 턴 뒤였다.
화룡점정은 그다음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부풀린 자금으로 주요 계열사의 CB·신주인수권부사채(BW·미리 정해진 가격에 신주를 살 수 있는 채권) 같은 주식 연계 채권을 본격적으로 매입한다. 주식거래보다 덜 눈에 띄고 증여세 부과의 연결고리도 약한 신종 채권을 활용한 것이다. 그 유명한 삼성에버랜드 CB가 이때 등장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에버랜드가 1996년 발행한 CB를 실제 가격의 10%에도 못 미치는 주당 7700원에 매입한다. 이런 대박의 기회는 다른 주주인 이건희 회장과 계열사들이 인수 권리를 포기한 덕분에 찾아왔다. 곧 이재용 부회장은 전환권을 행사해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더 나아가 1998년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지배권까지 손에 넣게 된다.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기타 계열사’의 순환 지배구조가 완성됐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48억여원을 들여 이뤄낸 마법이다.

손해에 대해선 무죄, 배임은 유죄

“삼성은 상속증여법상의 규제 공백을 찾아내서 충분히 활용했다. 과세 당국은 삼성을 쫓아가며 규제를 만들었다. 삼성이 상증법 발전에 기여했다는 말은 이 때문에 나온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회계사

결국 이 과정에서 회사에 수백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이건희 회장은 법정에 서게 됐지만 2009년 5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는다. 불법 승계 과정에 대한 면죄부를 얻은 셈이다. 다만 법원은 삼성에버랜드와 판박이인 삼성SDS BW 헐값 발행 사건에선 이건희 회장의 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물론 형량은 집행유예에 그쳤다. 무결점 경영권 승계 과정에 ‘옥에 티’가 생긴 정도다. “삼성은 상증법상의 규제 공백을 찾아내서 충분히 활용했다. 과세 당국은 삼성을 쫓아가며 규제를 만들었다. 삼성이 상증법 발전에 기여했다는 말은 이 때문에 나온다.”(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회계사)
삼성의 성공은 다른 재벌에는 독이 됐다. 삼성이 한번 써먹은 방법에 대해선 정부가 뒷북 대응을 한다며 각종 규제를 강화한데다 시민단체 등의 감시도 더 따가워진 탓이다. 일부 재벌은 삼성의 CB와 BW 저가 발행 기술을 변형한 수법들을 구사했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두산그룹이다. 지주회사인 (주)두산은 1999년 해외에서 1억달러 규모의 BW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상당한 물량의 특혜성 BW가 박정원 당시 두산주류 BG 사장 등 4세들에게 흘러든 사실이 밝혀져 편법 경영권 승계 의혹이 제기됐다. 문제가 커지자 두산은 2003년 BW를 모두 소각했다.
삼성 스타일을 피해 새로운 방식을 개척한 재벌들도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유행한 ‘일감 몰아주기’가 훌륭한 대안이 됐다. 재벌 총수가 자식 앞으로 유망한 회사를 넘겨준 뒤 계열사의 일감을 몰아줘 매출을 올려주면, 자식은 이 과정에서 생긴 주식 매매 차익 등으로 주요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아들 정의선 부회장이 2001년 설립한 현대 글로비스가 모범답안으로 통한다. 이번에도 과세 당국은 느릿느릿한 대응으로 올해 7월에야 처음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를 할 예정이다.
‘삼성공화국’을 통째로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한 이건희 회장의 승계 과정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아들의 왕국은 지금의 계열사간 순환출자에 의존한 지배구조를 전제로 유지될 수 있는 까닭이다. 지금 들끓고 있는 사회적 요구대로 이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은 빈약한 지분 때문에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배권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하늘은 삼성 편이다. 바람막이가 돼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있는 덕분이다. 박 당선인은 이미 후보자 시절에 “기존 순환형 출자 구조는 그냥 두는 게 맞다”고 못박았다. 박 당선인은 금산분리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중간금융지주의 의무화를 보완책이라며 내걸었다. 예컨대 삼성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전환시켜 한쪽에는 삼성전자 같은 비금융회사들을 두되, 다른 한쪽에는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통해 화재·카드·증권 등 금융회사들을 편입시키라는 뜻이다. 이때 중간지주사는 사업부문을 손자회사로 분리한 삼성생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법에 따라 삼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일반 지주회사인 삼성에버랜드가 가진 금융회사들의 지분을 팔아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이다. 결국은 삼성 총수 일가의 경영권 유지에 보탬이 되는 방식이다.

박 당선인 “기존 순환형 출자 구조는 그냥 둬야”

이런 사정 탓에 삼성은 수십조원의 지주회사 전환 비용과 경영방어권을 이유로 펄쩍 뛰는 모양새지만, 진심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의 지적이다. “삼성은 아마 박 당선인의 공약이 시행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더 강화될 것이다.” 완전한 이재용 시대를 열기 위한 삼성의 세습 혁신은 현재진행형이란 얘기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삼우 폭풍성장 뒤에는 ‘사돈’ 현대차가 있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29일자 기사 '삼우 폭풍성장 뒤에는 ‘사돈’ 현대차가 있다'를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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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인 사장 아들 신성재씨
정몽구 회장 딸과 1997년 결혼
최근 10년간 매출 46배 급증
신성재씨 하이스코 사장 된 해
자동차용 강판 납품도 뛰어들어
매출의 86% 현대차그룹서 발생
‘일감 몰아주기’ 대표적 사례 주목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조사 방침을 밝힌 가운데,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삼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자동차용 강판 등을 현대차와 기아차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돈인 신용인씨가 운영하고 있다.삼우는 현대차그룹의 사돈 기업이 된 이후 매출액이 최근 10년여 동안 50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매출 대부분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하이스코,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주력 계열사에서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은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중)으로 정 회장 사위인 신성재(현 현대하이스코 사장)씨의 ‘돈줄’ 노릇을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10년간 매출 성장률 약 50배 삼우는 2001년 매출 177억원에 임직원 수 117명의 중소기업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남부럽지 않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2011년 매출은 8166억원, 영업이익 283억원에, 임직원 수는 256명이다. 10년간 매출 성장률이 46배로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3.47% 수준이었다.현대·기아차의 다른 1차 협력사와 비교하면 삼우의 성장이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을 좀더 분명히 알 수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최근 오픈한 동반성장포털(winwin.hyundai.com/winwin)을 보면, 이 회사의 1차 협력사의 지난 10년간 평균 매출 변화는 2001년 733억원에서 2011년 2113억원으로 2.9배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평균 영업이익률은 2.57%로 역시 삼우보다 낮다.삼우의 폭발적 성장의 비밀은 거래 기업을 살펴보면 좀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이 회사의 국내 매출액의 90% 가까이가 현대차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1년의 경우 전체 매출액(8166억원) 가운데 현대자동차(4875억원)와 기아자동차(2091억원), 현대제철(49억원), 현대모비스(5억원), 현대건설(7억원), 현대하이스코(30억원), 현대글로비스(5억원)와 거래한 게 86.5%에 이른다. 삼우가 만든 제품과 서비스의 수요처가 대부분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셈이다. 여기에 신 사장의 동서인 정태영씨가 대표로 올라 있는 현대커머셜과 얽힌 금융거래도 예사롭지 않다. 2011년 삼우는 현대커머셜과 거래를 시작해 모두 300억원의 자금을 빌렸다. 금리는 은행 등 1금융권 수준인 연 7% 전후반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현대커머셜로부터 200억원을 차입했다.

■ 삼우의 성장사 충북 음성군 대소면 오류리에 본사를 둔 삼우의 전신은 1984년 경기도 용인시에 있던 우림산업이었다. 주로 자동차 사후수리(A/S)용 부품 보관용기 등을 제조·판매했다. 대표는 신성재 사장의 부친인 신용인씨가 맡았다. 하지만 신성재 사장이 정 회장의 셋째딸 윤이씨와 1997년 결혼한 직후 삼우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완전히 바뀐다.1998년 7월 삼우는 충청도 음성군에 공장을 새로 짓고 제조품목도 상용자동차(버스나 트럭)용 휠로 전환했다. 애초 현대·기아차는 상용차 휠은 계열사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가 맡고 있었는데, 1998년 사업 조정을 하면서 삼우에 일감을 넘겨줬다. 신성재 사장이 현대정공에서 현대강관(현 현대하이스코)으로 자리를 옮긴 시기였다.삼우의 두번째 성장 발판은 2005년과 2011년에 만들어졌다. 각각 충남 당진군(현 당진시)과 울산 남구에 공장을 지어 자동차용 강판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로부터 자동차용 열연·냉연 강판을 넘겨받아 가공처리한 뒤 현대·기아차에 납품을 하는 게 주된 일이었다. 삼우가 자동차용 강판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한 해인 2005년은 공교롭게도 신성재씨가 현대하이스코 사장에 취임한 해이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일감을 떼어준 모양새다.

■ 삼우는 신성재의 돈줄? 삼우는 비상장사로 지분 100%를 가족들이 보유하고 있다. 사장인 신용인씨가 50%, 아들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이 25%, 나머지는 신성재 사장의 자녀인 우진(19)·우택(16)·우현(8)군이 나란히 8.33%씩을 보유하고 있다.특이한 점은 삼우의 배당성향이 신 사장 일가의 지분 취득 시점부터 급격히 올라갔다는 점이다. 신성재 사장과 자녀들이 삼우 지분을 취득한 것은 2008년 5월이다. 부친인 신용인씨와 더불어 지분 25%씩을 각각 보유하고 있던 김아무개, 오아무개씨로부터 넘겨받았다. 이후 배당성향은 종전 10%대에서 2009년 26%, 2010년 32%, 2011년 35%로 수직상승했다. 이에 따라 신성재 사장과 그 자녀들이 받은 배당금도 2억5000만원(2008년), 4억원(2009년), 9억원(2010년), 17억5000만원(2011년)으로 빠르게 불어났다.또한 신 사장이 공격적으로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식 매집에 나선 것도 삼우 지분 취득 이후다. 신 사장은 지난해 5월 기아차 주식 2830주를 장내 매수했고, 같은 해 8월엔 현대차(120주), 기아차(880주), 현대건설(830주), 현대하이스코(1420주)를 사들였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삼우가 신 사장의 계열사 지분 취득을 위한 자금줄 구실을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월 경제개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신 사장은 1997년부터 2010년까지 모두 23억원을 투자해 79억원을 벌어 연평균 투자수익률이 104.4%로 나타났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2012년 7월 9일 월요일

SK 일감 몰아주기, 이 와중에 편드는 신문도 있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09일자 기사 ' SK 일감 몰아주기, 이 와중에 편드는 신문도 있네'를 퍼왔습니다.
[경제뉴스톺아읽기] 납품단가 최대 72% 부풀려 지원… 346억원 과징금이 과도해서 논란?

“씨앤씨(SK C&C)는 지난해 7월 공정위 직원이 보는 앞에서 이미 확보된 증거서류를 탈취해 달아나는 대담한 행동을 저질렀다. 서류 탈취를 주도한 김아무개 상무는 검사 출신으로, 회사의 윤리·준법경영을 책임지고 있다.…공정위는 ‘해당 임원은 사전에 직원들과 공정위가 이미 확보한 증거를 탈취하기로 모의했다. 사건 직후에 공정위가 자료 원상회복 및 컴퓨터 조사를 요청했으나 거부했고, 임직원들은 관련문서 삭제, 외부 저장장치 자택 보관 등 회사지침에 따라 허위진술 및 조사거부를 했다.’”(한겨레 9일자 4면 기사(총수 배불린 ‘SK짬짜미’…임원 주도로 공정위 증거 탈취까지))
공정거래위원회가 SK그룹의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를 적발하려고 하자, SK C&C측에서 조사 방해를 한 정황이다. 재벌 총수와 관련된 일에 대기업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또한 ‘경제 민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정부나 정치권이 이 같은 기업의 조직적인 반발을 극복하는 게 현실적인 과제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SK 계열사에 대한 이번 공정위의 제재는 지난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진 이후 대기업에 대한 첫 제재로 주목된다. 공정위는 8일 SK텔레콤 등 7개 SK 계열사가 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은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SK C&C와 전산시스템 관리·유지보수 계약을 맺어 SK C&C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인건비 단가를 시장의 정상가격보다 현저히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346억 원을 부과했다.
과징금은 SK텔레콤 250억 원, SK이노베이션 37억 원, SK네트웍스 20억 원, SK마케팅앤컴퍼니 13억 원, SK건설 9억6000만 원, SK에너지 9억 원, SK증권 8억 원 등이다.

▲ 9일자 경향신문 17면.

또 공정위는 회사 증거서류를 탈취하는 등 조사를 방해한 SK C&C에 2억 원, 관련 임직원 3명에게 9000만 원씩 과태료를 부과했다. 올해 들어 대기업이 공정위 조사 방해로 제재를 받은 것은 지난 3월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다.
SK C&C 등 전산시스템 통합(SI) 계열사의 업무는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64%에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아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업종으로 꼽혀왔다. 최태원 회장 일가의 총수 SK C&C 지분은 모두 55%로 이 중에서 최 회장이 44.5%를 가지고 있다. SK C&C는 그룹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있는 회사다. 따라서 이번 SK 건은 재벌 총수들이 어떻게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번 과징금 부과 사유에서 핵심은 ‘인건비 부당지원’이었다. 한겨레 4면 기사(총수 배불린 ‘SK짬짜미’…임원 주도로 공정위 증거 탈취까지)에 따르면, SK 계열사들은 SK C&C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5~10년 장기간 계약을 맺고 2008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5년간 1조7714억 원을 지급했다. 이 중 비중이 가장 높은 인건비(9756억 원)의 단가를 시장 정상가보다 현저히 높게 지급해 부당지원을 했다.
정부 고시단가 대비 SK C&C 인건비 단가를 비교해보면, SK C&C와 SK계열사인 SK텔레콤 간 비율은 97%인 반면 SK C&C와 비계열사인 하나은행 간 비율은 63%에 불과했다. 삼성의 SI업체인 삼성 SDS와 삼성 계열사인 삼성증권 간 비율은 80%였고, LG SI업체인 LG CNS와 계열사인 LG유플러스 간 비율은 76%였다. SK C&C에 지원된 인건비 비율이 비계열사와 비교해 34%까지 격차가 나는 셈이다.
이를 두고 공정위는 SK 계열사들이 SK C&C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주면서 “(SK) C&C가 이를 통해 1200억 원 정도의 부당이익을 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부당이익은 총수 일가에게 넘어갔다. 한겨레에 따르면, 공정위는 SK C&C가 계열사로부터 높은 단가로 장기 수의계약을 맺어 많은 이익을 얻은 뒤 총수 일가에게 거액의 배당을 하고 기업 가치를 상승시켜 총수 일가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 일가가 최근 4년간 SK C&C를 통해 받은 배당금은 580억 원에 이른다.

▲ 9일자 한겨레 4면.

정리하자면, SK 계열사들이 재벌 총수 일가의 지분을 1대 주주로 하는 SK C&C에 일감을 부당하게 몰아줘 이익을 내고, 총수들은 수년 간 수백억 원의 이익을 얻는 구조인 셈이다. 또 이를 규제하려는 정부 조사에 대해 SK측 임원은 확보된 증거까지 탈취해 달아날 정도로 조사를 대담하게 방해하는 현실이다.
파이낸셜뉴스 13면 기사(하반기도 경쟁입찰 실태 공개 등 ‘칼바람’ 예고)에서 “공정위는 올 하반기에도 대기업들의 경쟁입찰 실시 여부, 베이커리 사업 일감몰아주기 사업 등에 대해서도 조사 발표를 앞두고 있어 재계의 긴장감이 가시지 않을 전망”이라며 “경쟁입찰 실시 여부 공개 대상은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10대 그룹”이라고 밝혔다.
주목되는 점은 이 같은 ‘부당 거래’에 대해 언론들이 보이는 입장이다. 전국단위 종합지 9곳 중에서 이 소식을 1면에 실은 언론은 서울신문 기사(계열사 부당지원 SK그룹 과징금 346억), 한겨레 기사(‘재벌 일감몰아주기’ 첫 제재…SK에 346억 과징금)뿐이다. 경제지 중에서 이 소식을 1면에 실은 곳은 한국경제 기사(SK에 과징금 346억 원)뿐이다. 주목되는 경제 뉴스인데도 대다수 언론이 재벌 총수와 관련된 이번 소식을 1면에 싣지 않은 셈이다.


▲ 9일자 파이낸셜뉴스 13면.

더군다나 SK쪽을 편드는 언론도 있었다. IT 업체인 SK C&C와 관련된 이번 사안에 대해 IT 전문지들이 공정위 조사의 의문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디지털타임스는 1면 기사(‘SI 일감몰아주기’ 과도한 과징금 논란)에서 “공정위가 이번 조사에서 인건비와 유지보수요율 등 IT업계의 현실을 무시한 잣대로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며 “특히 IT 산업의 건전한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IT업계 현실을 무시한 과징금’이라는 주장은 행정소송에 나서겠다는 SK쪽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디지털타임스는 “SK C&C는 △토털 아웃소싱 △장기적 거래관계 △내외부 거래 이익률 차이 등을 문제 삼는 것은 IT서비스 산업의 특성을 몰라서라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또 디지털타임스는 “공정위 심사관들이 670억 원의 과징금을 제시했으나 전원회의에서 346억 원으로 조정된 것이 당초 공정위 조사에 다소 무리수가 있었다는 반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타임스는 사설(공정위, SW시장 왜곡 말아야)에서 “정부가 고시한 인건비 단가에 맞춰 지급한 것을 놓고 공정위가 법을 위반했다고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아니러니”라며 “공정위의 이번 제재는 IT업계에 단가 후려치기를 조장할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자신문도 12면 기사 제목을 이라고 꼽았다. 전자신문은 관련 사설은 게재하지 않았다.


▲ 9일자 디지털타임스 1면.

그러나 대체적으로 다른 언론에서는 ‘SK C&C가 과도하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비판이 많이 제기됐다. 파이낸셜뉴스는 사설(일감 몰아주기 근본 대책 만들어야)에서 “SK그룹은 부당지원은 없었다고 즉각 반박했지만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며 “업종 특성상 서비스 품질에 따라 단가가 달리 적용될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게 보기엔 가격차가 지나치게 많이 난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사설(대기업 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강력 제재해야)에서 “SK그룹이 공정위의 발표 내용을 강하게 부인하고 나서니 국민은 어리둥절할 뿐”이라고 밝혔다. 매경은 사설(일감몰아주기에 첫 과징금 때린 공정위)에서 “조직적으로 조사를 방해한 SK C&C 임직원들의 행위는 아무리 변명해도 지나쳤다”고 밝혔다.


▲ 9일자 경향신문 사설.

이번 사건에 대해 언론의 해법은 공정위의 철저한 감시·감독으로 모아졌다. 사설에 따르면, 언론의 해법은 △‘공정위의 감시를 강화·지속하고, 대기업 집단이 일감 몰아주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강력한 제재를 하는쪽으로 법적 장치가 강구돼야 한다’(경향신문) △‘일감 몰아주기는 유사 업종의 중소기업에 입찰 기회를 박탈하는 반시장적 행위이자, 편법 증여로 이어지는 통로이기 때문에 당국의 철저한 상시 감시와 차단이 필요’(한국일보) △‘정부 기관의 법 집행을 방해하면 처벌 수위도 높아지고 국민의 지지도 받기 어려워진다는 상황 변화를 재계가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매일경제) 등이다.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총수 배불린 ‘SK짬짜미’…임원 주도로 공정위 증거 탈취까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08일자 기사 '총수 배불린 ‘SK짬짜미’…임원 주도로 공정위 증거 탈취까지'를 퍼왔습니다.


재벌 ‘일감 몰아주기’ 첫 과징금 제재

C&C와 장기 수의계약…단가 최대 72% 높여 
최태원 회장 일가 4년간 C&C배당금 580억원
공정위 조사 조직적 방해 정황…회사쪽 “우발”

공정거래위원회가 8일 에스케이(SK)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행위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지난해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논란 이후 첫 제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당 지원 대상인 전산시스템통합(SI) 계열사의 업무는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64%에,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아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업종으로 꼽혀왔다.

■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
 에스케이 계열사들은 에스케이씨앤씨(C&C)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5~10년 장기간 전산시스템 관리·운영 계약을 맺고 2008년부터 2012년 6월 말까지 5년간 1조7714억원을 지급했다. 이 중 비중이 가장 높은 인건비(9756억원)의 단가를 시장 정상가보다 현저히 높게 지급해 부당지원을 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이와 별도로 2006년부터 2012년 6월 말까지 전산장비 유지보수비로 2146억원을 지급하면서, 다른 계열사보다 유지보수요율을 20%나 더 높게 책정했다. 공정위는 씨앤씨가 이를 통해 1200억원 정도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추정했다.에스케이는 이에 대해 “인건비 단가는 정부의 소프트웨어 분야 고시를 준수한 것으로 2003년 공정위 조사와 2005년 법원 판결에서 정상가라는 인정을 받았고, 다른 업체들도 대부분 이를 적용한다”며 “텔레콤의 유지보수비가 높은 것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받은 대가”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2008년 이후 관련 시장에서 고시단가보다 낮게 거래하는 관행이 자리잡으면서 2012년 2월 고시단가가 아예 폐지됐다”고 재반박했다. 씨앤씨가 계열사와 거래에 적용한 단가는 다른 비계열사와의 거래보다 9~72% 높고, 다른 전산시스템통합 업체들보다 11~59% 높다. 또다른 전산시스템통합업체들도 계열사와 거래할 때 고시단가보다 할인하고 있다. 공정위는 “삼성은 최대 20% 정도, 엘지는 30~40% 정도 할인한다”고 설명했다. 또 텔레콤이 지급한 유지보수비는 다른 통신업체보다 1.8~3.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공정위는 씨앤씨가 계열사로부터 높은 단가로 장기 수의계약을 맺어 많은 이익을 얻은 뒤 총수 일가에게 거액의 배당을 하고 기업가치를 상승시켜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다고 설명한다. 최태원 회장 일가가 최근 4년간 씨앤씨에서 받은 배당금은 580억원에 이른다. 씨앤씨는 그룹 지배구조상 최상위에 있는 회사다. 총수 일가의 씨앤씨 지분은 모두 55%로, 이 중에서 최 회장이 44.5%(지난해 9월 말 이후 6.5% 매각)를 갖고 있다. 씨앤씨는 지주회사인 에스케이㈜ 지분을 31.8% 보유중이다. 에스케이의 지배구조는 최태원→씨앤씨→에스케이㈜→나머지 계열사로 이어진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 뉴시스
■ 대담한 조사방해 충격
 에스케이의 공정위 조사방해 내용은 특히 충격적이다. 씨앤씨는 지난해 7월 공정위 직원이 보는 앞에서 이미 확보된 증거서류를 탈취해 달아나는 대담한 행동을 저질렀다. 서류 탈취를 주도한 김아무개 상무는 검사 출신으로, 회사의 윤리·준법경영을 책임지고 있다.씨앤씨는 “개인의 우발적 행위로 회사 차원의 조직적 조사방해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해당 임원은 사전에 직원들과 공정위가 이미 확보한 증거를 탈취하기로 모의했다”며 “사건 직후에 공정위가 자료 원상회복 및 컴퓨터 조사를 요청했으나 거부했고, 임직원들은 관련문서 삭제, 외부저장장치 자택 보관 등 회사지침에 따라 허위진술 및 조사거부를 했다”고 반박했다. 공정위는 씨앤씨와 김 상무에게 법정 최고한도인 2억원과 5천만원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했다. 올해 들어 재벌의 공정위 조사방해 사건은 지난 3월 삼성전자에 이어 두번째다. 당시 재벌이 법 위에 군림한다는 비판이 거세자, 삼성은 관련 임직원에 대한 중징계와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부당지원 관행이 개선돼 대기업과 독립 중소기업 사이의 공정경쟁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정위는 일부 재벌이 총수 일가의 베이커리 사업에도 부당지원한 혐의를 포착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다른 재벌로 조사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채이배 연구위원은 “삼성·현대차·한진·한화·현대 등 다른 재벌도 에스케이와 비슷한 상황이어서 추가조사와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경제개혁연대는 최태원 회장 등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해 회사 손실을 배상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에스케이는 이날 계열사 공동명의의 입장 발표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하다”면서도 “부당한 방식으로 계열사를 지원하는 등 윤리경영에 위배되는 내부거래를 한 사실도, 의도도 없었다”고 공정위 발표를 반박했다. 에스케이는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